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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진심이 닿다', 이동욱·유인나·박준화 PD로 3.8%가 의미하는 것
'진심이 닿다'는 로코 드림팀이 모여 잘 만든 드라마다. 각본을 제외하고 연기와 연출에서 흠잡을 데 없었고 로코의 본분에 충실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뭘까.28일 종영한 tvN 수목극 '진심이 닿다'는 로펌에 위장취업한 '우주 여신' 유인나(오진심)가 변호사 이동욱(권정록)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두 사람의 만남부터 엔딩까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정해진 길이 펼쳐졌고 거기엔 어떤 변주도 비틀림도 없었다.쉽고 뻔한 게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진심이 닿다'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드라마였다는 의미가 있으나 이동욱·유인나·박준화 PD가 모인 만큼 더 도전적인 작품을 기대한 시청자의 기준엔 못 미치는 작품이었다. 시청률도 1회에 4.7%(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가 최고 기록이며, 마지막 회에서 3.8%로 마무리됐다.이동욱과 유인나는 2년 전 tvN '도깨비'에서처럼 믿고 보는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눈빛만 부딪쳐도 설렘이 묻어났고 코믹 연기도 호흡이 척척 맞았다. 고백하는 장면이나 재회하는 장면, 키스신 등 중요한 변곡점에서도 제대로 감정을 건드리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동욱과 유인나의 연기는 권정록과 오진심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했다.로펌 식구들 캐릭터도 하나하나 살아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유인나의 덕후 오정세(연준규), 나르시시스트 심형탁(최윤혁)과 금방 사랑에 빠지는 박경혜(단문희)의 이야기, 장소연(양은지)을 짝사랑하는 박지환(이두섭) 등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에 극이 더욱 풍성해졌다.하지만 박준화 PD의 전작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다소 비슷한 구조가 아쉬웠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한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붙어있는 부회장과 비서가 과거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고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과 비서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마찬가지로 '진심이 닿다' 역시 변호사와 (위장 취업한) 비서가 비서의 스캔들을 해결한 것과 로펌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둘 중에서도 '진심이 닿다'가 더 쉬운 작품이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미스터리는 끝까지 시청자를 의심하게 했지만 '진심이 닿다'는 더 단순해진 얼개로 그런 긴장 요소로 작용하지 못했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03.29 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