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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출신 반소영, "학창시절 남고생들 코피 좀 쏟게했죠"
구혜선·남상미·박한별…. 2000년대 초 연예계에서 폭풍처럼 데뷔했던 인터넷 얼짱 출신 연예인들이다. KBS 2TV 수목극 '공주의 남자'에서 경혜 공주의 궁녀 은님 역을 맡은 신인 연기자 반소영(23)도 '얼짱' 타이틀로 2004년 연예계에서 데뷔한 케이스. 하지만 '얼짱'에서 연기자로 진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소속사 문제도 있었고, 무엇보다 연기를 하겠다는 열정이 부족했다. 반소영은 "어려서는 '얼짱' 타이틀이 부담이고 싫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이 생기고 나서는 내 무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연기자 반소영으로도 인정받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얼짱'은 어떻게 됐나."우연한 기회에 됐다. 얼짱 콘테스트에서 1등을 하면 전교생이 놀이공원에 보내주는 콘테스트가 있었다. 애교심이 불타, 친구들과 단체로 신청을 했는데 덜컥 2등을 했다. 놀이공원에는 못가고 피자 500판을 받았다. 전교생이 내 덕에 포식했다." -인기도 많았겠다."하루는 친구와 서울 연신내 물빛 공원에 놀러갔는데 다른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너 물빛 공원 지나갔다며. 다른 학교 남학생들이 널 보더니 코피를 터뜨려 물빛공원이 핏빛공원이 됐데'라는 글이었다. 하하. 남학생들에게는 인기가 있었지만 여고생들의 시기도 있었고 이상한 소문도 돌았다. 꼭 좋은 것 만은 아니었다." -'공주의 남자'에서의 역할을 소개해 달라."한국 역사상 가장 곡절이 많았다는 경혜 공주의 궁녀다. 내 실제 나이보다 5살이나 어린 역이지만 경혜를 보필하다보니 애늙은이가 됐다. 촬영장에서는 은금이가 아닌 은큼이라고 부른다. 드라마 속 내가 은큼하다나. 하하." -'얼짱' 출신이 공주도 아닌, 가인을 연기한다."나도 여자인데, 예쁘고 착한 역할을 하고 싶었다. 공주나 양갓집 귀수면 좋았겠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가 많이 바뀌었다. 선배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 다 예뻐 보인다. 중요한 것은 예쁜 얼굴과 역할이 아니라 연기라는 것을 배웠다. 자신감 있는 연기만 보여주면 화면에서 다 예뻐 보이더라." -어떤점이 끌려 '공주의 남자'에 출연하나."시놉시스가 매력적이었다. 워낙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를 좋아한다.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호기심도 컸다. 지금 시청률이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시청률 때문에 배우들이 제풀에 지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자 출연자가 많다. 사이는 좋나."다들 좋은 선배들이다. 특히 경혜 공주님이 잘 챙겨주신다. 하하. 홍수현 선배는 촬영분량이 많아 피곤할 텐데도 항상 친절하다. 야외 촬영이 많아서 덥고 벌FP까지 꼬이지만 얼굴 찡그리는 것 한 번 본적 없다. 최근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걱정이다. 잘 견뎌낼 것이라고 믿는다." -남자 배우들은 잘 해주나."박시후 오빠는 깔끔한 왕자님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개구쟁이다. 입 꼬리에 장난기를 머금고 항상 밝게 웃는다. 이민호 오빠, 김영철 선생님도 현장에서 뵈면 동생처럼 보살펴 주신다. 연기 지도해 주실 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 같다." -야외 촬영이 많아서 고생이다."여배우들은 햇빛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나름 미백 관리도 받고 우산도 쓰고, 선크림도 듬뿍 바르고 다니지만 피부가 까매졌다. 화면에 예쁘게 나와야 하는데 너무 힘들다. 그늘에 숨어있기 바쁘다." -데뷔 후 공백이 길었다."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욕심이 없었다. '재미있다'가 끝이었지 야망이 없었다. 오디션을 봐도 의욕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많이 떨어졌다. 회사 문제까지 겹쳐 혼자 일하게 되면서 공백기가 길어졌다. 덕분에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충실했고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다." -남자친구는 있나."없다. 진지하게 연기를 하다 보니 남자에 관심을 잃었다. 지금은 사생활을 버리고 일을 택한 결정이 잘 한 것 같다.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다. 독고진 같은 매력을 가진 남자와 진한 사랑을 해보고 싶다." -드라마를 하며 목표를 세웠나."제 이름까지는 아니라도 은금이라는 궁녀가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 지금은 연기가 많이 부족하지만 매순간 노력하고 있다.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2011.08.13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