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국제대회 부진, V-리그 왜 봐야 하나요?” 남자배구 뼈 때린 질문, 선수들의 생각은?
“국제대회 부진, V-리그를 봐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남자배구는 지난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남자배구가 메달 없이 AG 대회를 마친 것은 61년 만에 처음 있는 일. 뿐만 아니라 남자배구는 앞서 열린 아시아 챌린저컵(3위)과 아시아배구선수권(5위)에서도 연달아 고전하면서 아시아 변방으로 추락했다. 개막을 앞둔 V-리그에도 악재였다. 국제대회에서의 잇단 고전은 V-리그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오명 속에서 ‘V-리그를 굳이 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의문도 떠올랐다. 이 질문은 11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도 이어졌다.
통렬한 반성이 이어졌다. 항저우 AG에 참가했던 한선수(대한항공)과 허수봉(현대캐피탈)은 죄송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허수봉은 “최근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걸 느끼고 경험했다. 팬분들께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라면서 “다가오는 시즌엔 재밌고 이기는 경기 잘하는 경기 많이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한선수도 “생각한 것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선수들과 팬분들 실망이 컸을 것이다”라고 반성했다. 그 역시 “그만큼 V-리그에선 선수들이 조금 더 발전된 기량을 보여야 하고,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 모든 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V-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서재덕(한국전력)은 “국제대회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그 부족한 모습을 우리가 채워 나가야 한다. 반성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다가오는 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황승빈(KB손해보험) 역시 “국제 경기 통해 실망하신 팬분들이 많을텐데, V-리그를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수들도 다음을 바라볼 수 있도록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라며 반등을 다짐했다.
V-리그는 리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했다. 일본 실업 리그에서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이가 료헤이(일본·한국전력)나 몽골 출신 에디(삼성화재)와 바야르사이한(OK금융그룹) 등 피지컬과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대거 V-리그 코트를 밟는다. 이에 노재욱(삼성화재)은 “아시아쿼터가 도입됐으니 더 파워풀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시즌 V-리그를 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재덕도 “아시아쿼터로 료헤이가 왔는데, 일본 배구를 많이 배우고, (다른 팀이) 배우고 싶은 배구를 많이 보여드리겠다”라며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V-리그의 볼거리와 경쟁력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담동=윤승재 기자
2023.10.12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