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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7박 8일 일정인데 연습경기만 7경기, GS칼텍스는 왜 강행군을 택했나

비시즌 GS칼텍스는 2017년부터 8년째 일본 이바라키 현 히타치나카 시를 찾는다. "항상 이곳에서 좋은 기를 받아갔다"는 게 구단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GS칼텍스는 2018~19시즌부터 2021~22시즌까지 4시즌 연속 봄 배구를 경험했다. KOVO컵에서도 2017년 이후 4차례 우승했고, 최근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0년에는 KOVO컵 우승에 이어 2020~21시즌 V-리그 정규시즌 우승, 챔피언 결정전 우승까지 하며 V리그 여자부 최초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다.GS칼텍스는 올 시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8년간 팀을 이끌었던 차상현 감독과 결별했고 이영택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아웃사이드히터 강소휘(한국도로공사)와 최은지(흥국생명) 리베로 한다혜(페퍼저축은행) 등 주축 선수들도 FA(자유계약)으로 팀을 떠났다. 미들블로커 정대영과 한수지는 은퇴했다. 지난 시즌 공격을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와 재계약을 했지만, 새 판을 짜야 한다.무한 경쟁의 시간이다. GS칼텍스는 강원도 동해와 강릉 전지훈련부터 일본 이바라키 현 해외 전지훈련까지 숨 가쁜 옥석 고르기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무릎 수술 여파로 빠져 있는 세터 안혜진과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일본 전지훈련에서 빠진 주장 유서연을 제외하고 모두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6일부터 13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일본 전지훈련 기간 동안 GS칼텍스는 무려 7개의 연습경기를 잡았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7위에 올라 있는 배구 강국 일본의 S-V리그 팀들과 연습경기 강행군을 치르면서 실전 감각을 쌓고자 한다. 이영택 감독과 일본 여자배구의 연령별 대표팀을 담당했던 아보 기요시 코치의 복안이다.GS칼텍스는 그동안 자매결연을 한 히타치 아스테모 리바레와 주로 연습경기를 소화하면서 해당 구단의 연고지인 이바라키 현 히타치나카에서 주로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엔 이동이 잦다. 지난 6일 일본에 입국한 GS칼텍스는 2023~24시즌 1부리그 1위 팀인 NEC 레드 로켓츠와 가나가와 현 가와사키에서 2경기를 치른 뒤 히타치나카로 이동해 히타치 아스테모 리바레와 3경기, 구로베 아쿠아 페어리즈와 1경기, 2부리그에 속한 군마 그린윙즈와 1경기를 치른다. 이영택 감독은 “보통 2경기 하고 하루 쉬는 패턴으로 전지훈련을 했는데, 이번에는 훈련보다는 경기만 쭉 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훈련은 한국에서 할 만큼하고 왔다”라면서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한 차원 높고 또 빠른 템포의 배구를 펼치는 일본 팀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영택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행군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당근은 없다”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선수들은 수준 높은 일본 배구 선수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고 보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선수들에게 일단 맞붙으면서 경험을 해보라고 했다. 그다음 약속된 플레이를 주문하는데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오는 29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하는 KOVO컵을 앞둔 마지막 테스트 기간이다. GS칼텍스는 실전 압축 강행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윤승재 기자 2024.09.11 08:57
배구

준우승도 'OK', 오기상 매직 봤잖아 "다음 시즌에는 설욕을"

"감독님 말고 '오기상'이라고 불러달라." 한국 프로배구 남자부 최초의 일본인 사령탑인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이 취임 당시 당부한 말이다. 딱딱한 존칭 대신 '오기상(오기노 씨)'라는 부드러운 호칭으로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꾀했다. 오기노 감독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배구가 아닌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원팀' 배구를 하길 바랐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OK금융그룹은 확 달라졌다. 2016~17시즌 최하위에 떨어진 걸 시작으로 중하위권에만 머물렀던 팀은 올 시즌 8년 만에 봄 배구 무대에 올랐다. OK금융그룹은 봄 배구에서도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선승제)에 올랐다. OK금융그룹의 팀 컬러가 달라졌다. 그동안 외국인 에이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의 의존도가 높았던 OK금융그룹은 신호진, 송희채 등 국내 선수들에게 공격을 적절히 분산하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범실도 크게 줄었다. 올 시즌 OK금융그룹이 기록한 범실은 654개(139세트)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929개(리그 최다 5위)를 기록한 직전 시즌과 비교한다면 크게 개선됐다. 강공보다는 코스 공략 등 탄탄한 기본기와 효율적인 배구를 추구한 오기노 감독의 전략이 빛났다.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기노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배구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수들과 갈등 아닌 갈등을 겪었다. "'원팀' 정책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선수는 경기에서 배제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레오도 예외는 없었다. 전반기 과도기를 겪은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6전 전패로 하위권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기노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랜 설득 끝에 고집 센 레오까지 변모시키며 팀을 변화시켰다. OK금융그룹은 4라운드 전승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고, 정규시즌 3위로 봄 배구에 진출해 챔프전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OK금융그룹은 챔프전에서 패했다. 준플레이오프(단판), 플레이오프(3판2선승제)를 모두 치르고 올라온 탓에 체력 부담 여파가 컸다. 이틀에 한 번꼴로 치르는 강행군을 견뎌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은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저력을 선보이며 감독이 원하는 'OK다운' 원팀 배구를 펼쳤다. 선임 1년 차에 거둔 값진 준우승. 오기노 감독의 '오기상' 배구는 이제 시작이다. 오기노 감독은 준우승 후 "우리는 V리그에서 다른 배구를 보여줬다. 다음 시즌 우리 배구를 유지하면서 설욕하겠다"라며 다음 시즌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4.04 06:34
배구

연이은 국제대회 실패...박정아의 자책 "다시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공격수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참사를 돌아보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정아는 12일 서울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 다가올 시즌 각오를 전했다. 박정아는 심신이 지친 상태다. 지난 7월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아시아선수권, 파리 올림픽 예선전 그리고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까지 출전했다. 한국 여자 배구는 최근 치른 국제대회에서 졸전을 면치 못했다. AG에서는 조별리그(C조)에서 베트남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하며 1패를 안았고, 8강 라운드 1차전에서 중국에 패하며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주축 선수로 뛴 박정아는 “준비 과정에서 소홀했던 건 없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자책감을 감추지 못했다.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한국 여자 배구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세자르 감독은 부임 내내 지도력을 의심받았다.박정아는 “감독님은 ‘너희처럼 불평 없이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만난 건 좋은 경험이었다.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지만,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는 대화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대표팀의 안 좋은 성적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감독에게만 쏟아지는 상황에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박정아는 지난봄, 페퍼저축은행과 연봉 7억 5000만원에 3년 계약했다. 지난 2시즌 최하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의 도약을 이끌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12일) 열린 미디어데이 공식 행사에서 전력이 가장 좋아진 팀으로 꼽혔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승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국제대회 강행군 탓에 몸이 성치 않은 상황. 박정아는 “솔직히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V리그 시즌이 미뤄지는 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잘 준비하며 개막을 맞이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그가 V리그에서 명예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12 17:19
배구

[윤봉우 관전평] 배구 대표팀 운영,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항저우 2022]

가장 큰 대회(아시안게임·AG)에서 한국 배구의 민낯을 확인했다.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상황. 배구인으로서 참담한 마음이다.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지난 4일 열린 2022 항저우 AG 8강 라운드 E조 1차전에서 중국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 배구가 AG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남자 대표팀은 지난달 22일 파키스탄과의 12강 토너먼트에서 0-3으로 패하며 이번 대회가 공식 개회하기도 전에 탈락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5위) 이후 무려 61년 만에 빈손으로 돌아섰다. 남녀 대표팀이 AG 무대에서 동반 ‘노메달’에 그친 건 역대 최초라고 한다.남녀 대표팀 모두 최근 국제대회에서 거듭 부진한 탓에 위기의식을 갖고 항저우 AG에 임했다. 현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빴다.여자 대표팀은 지난 1일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베트남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현장에서 베트남의 경기를 보니, 한국 대표팀에 밀리는 포지션이 없더라. 특히 이 경기에서 최다 득점(24점)을 올린 트란 티 탄 투이는 일본 리그에서 3시즌을 뛰며 경쟁력을 갖춘 선수였다. 한국은 이전까지 중국·일본·태국만 아시아권 경쟁 상대로 삼았다. 이젠 다른 나라들의 전력도 크게 향상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여자 대표팀이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과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V리그에서 탁월한 선수가 등장해 대표팀에 합류하거나, 세계적인 명장이 지휘봉을 잡아도 현재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시점에서 AG에서의 전력·전술을 논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 우선 대표팀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중국·일본·태국은 유소년·청소년, 그리고 성인 대표팀 운영을 일원화하고 있다. 일부 동남아 국가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면서도, 연령별 대표팀이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어린 선수들은 동경하던 선배와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을 얻는다. 성인 대표팀을 맡고 있는 감독이나 코치가 어린 선수들을 직접 보고,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선수와 직접 호흡하는 코치, 전력 분석·트레인이 전문가가 연령별 대표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감독이 바뀌어도, 기존 운영 방침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대회마다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는 건 필수다. 일본 여자 대표팀의 경우, 성인 대표팀도 A·B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은 A팀, 아시아선수권과 이번 항저우 AG는 B팀이 출전했다. 한국은 지난여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부터 아시아선수권·올림픽 예선·AG까지 강행군을 소화했다. 전력 외적인 요소도 이번 AG 메달 획득 실패에 영향이 미쳤다고 본다. 선수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 더 이상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우세하다는 의식을 버릴 필요가 있다. 일부 선수는 국제대회를 치르며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 것으로 안다. 국내 무대(V리그)에서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높은 위치로 갈 수 있도록 실력 향상에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전 남자 배구 국가대표) 2023.10.06 07:00
프로농구

사상 첫 농구·배구 '노메달 전멸' 위기, '동메달' 여자농구가 구했다 [항저우 2022]

여자농구 대표팀이 ‘노메달 전멸’ 위기에 있던 프로 스포츠를 구해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 농구 대표팀은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농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북한을 93-63으로 제압하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로써 여자농구 대표팀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을 획득했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은 여자농구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북한과 단일팀을 이뤄 은메달을 획득한 뒤 항저우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값진 동메달이었다. 무엇보다 남자농구와 남녀배구가 줄줄이 노메달 수모를 당한 가운데, 여자농구가 동메달로 한국 프로 스포츠의 체면을 세웠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3일 중국과의 8강전에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충격패를 당한 남자농구는 강행군 속 치른 8강전에서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2006년 도하 대회 전까지 13회 연속, 도하 대회 후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던 남자농구는 17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재현하며 고개를 숙였다. 남녀배구도 부진 끝에 수확 없이 대회를 마쳤다. 남자배구는 지난달 22일 열린 12강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파키스탄에 셧아웃패를 당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 61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남자배구는 1966년 방콕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래 14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을 수확했으나, 이번 항저우 대회에선 소득이 없었다.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쓴 여자배구도 17년 전 도하에서 당한 노메달 참사를 재현했다.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에 덜미를 잡힌 여자배구는 우여곡절 끝에 8강 라운드에 진출했으나, 4일 중국전에서 셧아웃 패를 당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배구 역시 2010년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에 이어 3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왔으나, 항저우에서 흐름이 끊겼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2개 대회에서 남녀농구와 남녀배구가 동반 노메달에 그친 대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06 도하 대회에서 위기가 있었지만, 남자배구가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체면 치레를 했다.5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여자농구마저 패했다면 항저우에서 사상 첫 흑역사를 쓸 뻔했다. 하지만 여자농구가 값진 동메달을 수확하면서 노메달 수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윤승재 기자 2023.10.05 19:43
배구

'클러치박'의 강행군···비시즌도 주장 완장 차고 쉼 없이 달린다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는 쉼 없이 달린다. 박정아의 강행군은 꽤 오랫동안 진행중이다. 정규시즌에는 소속팀, 비시즌에는 대표팀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2021년 여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의 4강 진출을 견인한 뒤, 2021~22 정규시즌을 소화했다. 이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흥국생명)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아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세계여자선수권대회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결국 체력이 떨어진 탓에 대상포진에 걸린 박정아는 정작 2022~23 개막전에 뛰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박정아는 종료 시점에 '클러치박' 명성을 되찾았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맹활약을 선보이며 도로공사의 우승을 이끌었다. 박정아는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체력의 한계를 경험했다. 그는 우승 직후 "5차전 5세트 나한테 공이 오지 않길 바랐다"고 했을 정도였다. 챔프전 4차전 긴 랠리 끝에 득점을 올린 뒤 벤치에 있던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다리가 풀려 넘어질 뻔해서 (시간을 벌려고) 하게 됐다.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정아가 많이 지쳤다. 스텝을 보면 휘청휘청 거린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렇다고 뺄 수도 없고"라고 했다. 박정아는 지난달 초 한국도로공사의 창단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뒤 여자부 최고 대우를 받고 페퍼저축은행(연 최대 7억 7500만원, 3년 계약)으로 이적했다. 그는 잠깐의 휴식 후 4월 말 대표팀의 부름에 또 응했다.그는 "몸이 좀 아파서 쉬면서 피로를 관리했다. 지금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대표팀 합류) 첫 주차에는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감각이 떨어진 것 같았는데 한유미 코치님이 괜찮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대표팀에 늘 진심이다. 박정아는 정규시즌에도 김연경을 만나면 대표팀에 관해 이것저것 묻곤 했다. 박정아는 "늘 대표팀 주장 완장의 무게를 실감한다.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달 말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브라질-서울로 이어지는 VNL 예선 일정을 소화한다. 이후 9월과 10월에 걸쳐 파리올림픽 예선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대회들을 연이어 치러야 한다. 지난해 김연경,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흥국생명) 등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1승 16패(VNL 12패·세계선수권 1승 4패)로 부진했다. 세계랭킹은 14위에서 23위로 추락했다.박정아는 "지난해 공격과 수비 모두 부족했다. 국가대표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도 있어 비시즌에 배구하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며 "(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올해는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올해도 박정아의 비시즌 일정은 빽빽하다. 박정아는 VNL 종료 후에야 새 소속팀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해 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8 07:13
배구

쉽게 꺼지지 않은 불꽃…한국전력의 '파워업' 봄배구

한국전력이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지만, V리그 출범 후 가장 짜릿한 봄배구를 경험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2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1-3(19-25, 19-25, 25-23, 25-21)으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 포스트시즌(PS)을 마감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봄배구에 진출, 역대급 PO 명승부를 펼쳤다. 권영민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 큰 위기를 맞았다. 2라운드 막판부터 4라운드 초반까지 9연패 충격에 빠졌다. 전열을 재정비하고 분위기를 수습한 한국전력은 4라운드 1위(4승 2패)로 반전했다. 5라운드 2위, 6라운드 3위를 기록한 한국전력은 3위 우리카드가 최종전에서 져 남은 한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PS 진출을 확정했다. V리그는 3·4위 승점이 3점 차 이내일 경우 단판 준PO를 실시한다. 한국전력은 지난 22일 우리카드와 준PO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2년 연속 준PO에서 만난 우리카드를 꺾고 웃었다. 지난 24일 열린 2위 현대캐피탈과 PO 1차전에선 세트 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역대 PO 최장 시간(2시간 38분, 종전 2013~14 현대캐피탈-대한항공 2시간 26분) 기록 속에 매 세트 2점 차 승부가 펼쳐질 만큼 접전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한국전력은 40시간 뒤 홈에서 열린 2차전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에도 풀 세트 접전이 펼쳐졌는데, 5세트 18-16으로 따냈다. 한국전력이 팀 창단 후 플레이오프에서 7경기 만에 거둔 첫 승리였다. 하지만 28일 3차전서 체력 열세 탓에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전력은 준PO 1차전부터 PO 3차전까지 일주일 동안 4경기, 18세트 강행군 일정을 펼쳤다. 타이스 덜 호스트는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도 투혼을 선보이며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신영석과 서재덕 등 베테랑도 체력적인 부담이 컸을 수밖에 없다. 이번 봄배구를 통해 에이스로 성장한 프로 3년 차 임성진은 "나는 체력적으로 괜찮다. 하지만 형들은 힘들 것이다. 젊은 피인 내가 한 발 더 뛰어, 형들을 도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PS행 '막차'를 탔지만, 2년 연속 '업셋'에 성공했다. 2위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체력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3차전까지 매 세트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마지막까지 창단 첫 챔프전 진출을 향한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봄배구에서 파워를 끌어올려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투혼, 그 이상을 선보였다. 권영민 감독도 초보답지 않게 선수 교체나 작전 타임을 활용, 선수단을 잘 이끌었다. 권영민 감독은 "시즌을 치르며 어려운 점도 있었고, 9연패도 했다. 선수들과 내가 함께 성장한 것 같다. 임성진, 장지원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고 고참들도 잘해줬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PO가 목표가 아니었는데 많이 아쉽다. 다음 시즌에는 처음부터 올라가 기다리고 싶다"면서 "선수들은 150% 해줬다. 모두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3.03.29 14:38
배구

[IS 수원] '새 해결사 임성진, 투혼의 타이스' 한국전력의 짜릿한 봄배구  

정규시즌 4위 한국전력이 닷새간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한국전력은 26일 홈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18, 21-25, 25-18, 25-27, 18-16)로 이겼다. 1차전에서 역대 PO 최장 승부(2시간 38분, 종전 2013~14 현대캐피탈-대한항공 2시간 26분) 끝에 2-3으로 패한 한국전력은 승부를 최종 3차전까지 끌고 갔다.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3504명)을 기록한 홈 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사했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1차전 패배 후 경기를 복기하느라 한숨도 못 잤다. 내게 뭘 실수했나 계속 생각하고 돌아봤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전력은 지난 22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중이다. 준PO에서 우리카드를 3-1로 물리치고 기세를 올린 한국전력은 24일 PO 1차전에서 매 세트 2점 차 접전을 펼쳤지만 2-3으로 무릎을 꿇어 흐름이 끊겼다. 설상가상으로 타이스 덜 호스트가 무릎 통증으로 고전했다. 권영민 감독은 26일 경기 전 "타이스가 큰 부상은 아니지만 정규시즌부터 늘 안고 있던 부상이다. 통증이 있다"고 했다. 대신 한국전력에는 이번 포스트시즌(PS)을 통해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임성진이 있다. 2020~21시즌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입단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임성진은 PO 1차전서 팀 최다인 22점, 성공률 54.55%를 기록했다. 이날 2차전에서도 23점, 성공률 57.58%를 기록했다. 적장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조차 "임성진의 성장세가 엄청 빠르다. 어리지만 과감하면서도 안정감이 있다. 임성진은 전성기로 달려가고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타이스는 무릎 통증 탓에 이날 2세트까지 6득점(성공률 38.46%)에 그쳤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했다. 결국 팀 내 최다인 24점에 공격성공률을 50%까지 끌어올렸다.임성진과 타이스는 이번 봄배구 3경기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5세트에서도 둘의 활약이 돋보였다. 5-5에서 후위에 있던 임성진이 연달아 디그에 성공하자 타이스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켜 6-5 역전을 이끌었다. 이어 상대 범실로 7-5로 앞서갔다. 타이스는 10-9에서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그러자 이번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한 수원실내체육관 홈 팬들의 함성은 최고조로 치솟았다. 임성진은 11-11에서 퀵 오픈, 14-14에서 오픈 공격에 성공했다. 15-16 매치 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 타이스가 오픈 공격 득점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조근호의 서브 에이스에 이어 서재덕이 백어택에 성공하면서 2시간 33분의 접전을 승리로 매조졌다. 권영민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선수들이 끝까지 잘해줘 이겼다. (임)성진이는 이제 공격과 서브, 리시브까지 진정한 에이스가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성진은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과감하게 플레이하니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형들이 힘들 텐데 젊은 내가 한 발 더 뛰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우승은커녕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에 진출한 적도 없다. 오는 27일 오후 7시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PO 3차전에서 팀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이 30득점을 올렸지만, 오레올 까메호가 13득점에 그치면서 분패했다. 수원=이형석 기자 2023.03.26 19:26
스포츠일반

현대건설 '1위 확정' vs 도로공사 '확정 저지'…삼일절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번에도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위 확정'을, 한국도로공사는 '1위 확정 저지'를 꿈꾼다.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가 엿새 만에 다시 만난다.두 팀은 3월 1일 수원체육관에서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정규리그 6라운드 경기를 펼친다.지난 23일 김천체육관에서 벌인 5라운드 경기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25-22 25-19 25-18)으로 눌렀다.3-0 또는 3-1로 이기면 3점, 3-2로 승리하면 2점, 2-3으로 패하면 1점을 얻는 2021-2022 V리그에서 현대건설이 승점을 얻지 못한 것은 23일 한국도로공사전이 처음이었다.현대건설은 25일 열린 KGC인삼공사전에서는 세트 스코어 2-3(25-20 25-21 18-25 19-25 8-15)으로 패했다.현대건설은 올 시즌 처음으로 연패를 당했다.V리그 여자부 한 시즌 최다 승리와 승점(종전 2012-2013시즌 IBK기업은행 25승 5패·승점 73점) 기록을 넘어서고, 최다 연승(15연승) 기록도 갈아치운 현대건설도 '체력 문제'는 극복하지 못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자부 정규리그는 12∼20일 사이에 일정을 중단했다.21일부터 재개한 정규리그에서 현대건설은 22일 IBK기업은행, 23일 한국도로공사, 25일 KGC인삼공사전을 치르는 강행군을 했다.기업은행을 꺾고 15연승을 이어갔으나, 승점 3을 따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23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완패했다.25일 KGC인삼공사전에서도 승점 1만 얻어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위한 매직넘버도 '1'만 줄였다.현재 승점 80(27승 3패)을 쌓은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확정 매직넘버는 '5'다. 남은 6경기에서 승점 5를 얻으면 자력으로 1위를 확정한다.2위 한국도로공사(승점 66·23승 7패)와의 맞대결은 현대건설에 '지름길'이 될 수 있다.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확정 매직넘버를 계산하는 대상은 한국도로공사다.6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은 '84'다.그러나 3월 1일 현대건설전에서 한국도로공사가 0-3 또는 1-3으로 패하면, 현대건설의 승점은 83이 되고, 한국도로공사의 '최대 승점'은 81로 줄어든다.매직넘버를 두 배로 줄일 수 있는 1·2위 맞대결의 완승은 현대건설에 정규리그 1위 확정 기회다.현대건설이 3월 1일 한국도로공사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에서 3-0 또는 3-1로 승리하면 매직넘버가 모두 사라진다.25일 KGC인삼공사전을 치른 뒤 사흘 동안 휴식을 취해 체력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해결사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 트윈 타워 양효진, 이다현, 믿음직한 레프트 황민경, 고예림, 세터 김다인 등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가는 현대건설 주전 선수들은 체력 문제만 없다면 언제든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최소 3위를 확보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한국도로공사도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저지하겠다는 의욕이 강하다.이번 시즌 현대건설에 첫 승리를 거둔 팀이자, 유일하게 2승을 챙긴 한국도로공사는 3월 1일 맞대결에서도 승리하며 이번 시즌 상대 전적을 3승 3패로 맞춘다.현대건설만 만나면 고전했던 한국도로공사 주포 켈시 페인(등록명 켈시)은 23일 5라운드 맞대결에서는 30점, 공격 성공률 54.72%로 활약했다. 3월 1일에도 켈시가 힘을 낸다면 현대건설과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다.jiks79@yna.co.kr(끝) 2022.02.28 11:11
스포츠일반

배구 여제는 어딜 가도 ‘김연경 팀’ 만든다

'배구 여제’는 어느 곳에서든 빛난다. 어느 팀에서나 중심을 잡는다.김연경(33·중국 상하이)은 지난달 30일 중국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1~22시즌 중국수퍼리그 푸젠과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5득점을 퍼부었다. 상하이는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시즌 개막 후 3연승을 달렸고, 김연경이 빠진 1일 경기에서도 허난을 물리치고 4연승을 이어갔다.상하이는 중국수퍼리그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2명 보유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조던 라슨(미국)이 2019년부터 이 팀에서 뛰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김연경까지 영입했다. 하지만 중국배구협회는 수퍼리그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외국인 선수 출전을 1명으로 제한했다. 총 14개 팀이 참가하는 수퍼리그는 지난달 25일 개막했고,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은 상하이 외에 톈진(멜리사 바르가스)과 선전(티야나 보슈코비치)뿐이다.갑자기 바뀐 제도 아래서 왕지텡 상항이 감독은 김연경을 개막전에 선발 투입했다. 이에 보답하듯 김연경은 양 팀 최다인 17득점을 올리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28일 베이징전에는 라슨이 뛰었고, 김연경은 쉬었다. 30일 푸젠전엔 다시 김연경이 출전해 승리를 이끌었다.김연경은 두 경기만 뛰고도 레프트 공격수 랭킹 1위에 올라있다. 공격과 서브, 블로킹 지표를 합한 액티브 스코어 인덱스에서 5.2857을 기록, 2위 리잉잉(톈진·3.9000)에 크게 앞섰다. 세트당 평균 득점에서도 바르가스(평균 6.08점)에 이어 2위(평균 6.00점)다.세계 여러 구단이 ‘배구 여제’ 김연경을 데려오고 싶어 하는 이유가 또 입증됐다. 그는 지난 시즌 11년 만에 한국 V리그에 복귀해 공격성공률(45.92%)과 서브(세트당 0.277개) 1위, 국내 선수 득점 1위(648점)를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연경과 재계약을 희망했다. 이탈리아와 중국 구단의 영입 제안도 이어졌다.고민 끝에 김연경은 2017~18시즌(정규시즌 1위, 챔프전 준우승) 뛴 경험이 있는 중국 상하이를 선택했다. 중국 수퍼리그 일정(11월 말~1월 초)이 짧기 때문이다. 2020 도쿄올림픽을 전후로 강행군을 펼친 그는 체력 부담을 덜면서, 다음 시즌 진로를 결정하는 데 중국 무대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규정이 생겨 체력 안배까지 가능해졌다.김연경이 유니폼을 입는 팀은 단숨에 우승 전력이 된다. 그는 한국(리그 3회·컵 1회), 일본(리그 1회·컵 1회), 터키(리그 2회·컵 3회)를 누비면서 무려 11회나 리그 및 컵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1회)와 CEV컵(1회)까지 합치면 13번이나 우승했다. 득점상과 MVP도 여러 차례 받았다.김연경의 리더십이 팀을 이끌고, 팀 전력이 김연경 실력과 함께 향상된다. 그는 실수한 동료를 다독이며 해결사로 활약한다. 때로는 직선적이고 솔직한 말로 자극하기도 한다.국가대표팀에서도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배구인들은 “김연경이 있을 때 올림픽 메달을 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떠나면서 위기론이 퍼졌지만, 대표팀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4강 신화를 이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준결승까지 올랐는데, 대회 MVP에 선정된 김연경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후배 양효진(현대건설)은 “세계적인 선수는 뭔가 다르다. 모두에게 기둥 같은 존재다. 리더십이 정말 뛰어나다. 언니가 하는 말은 다 맞는 것 같다”며 “한국 여자배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바꿔놓은 선수”라고 말했다.김연경은 여자배구의 열악한 환경을 바꾸고 싶어하며, 후배들의 처우 개선에도 관심이 크다. 그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는 걸…. 그릇이 커지면 많은 걸 담을 수 있는데 우린 그릇을 꽉 채우지도 못하고 있다는 느낌. 변화가 두렵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할 시기인 거 같다’는 글을 올렸다.최근 코치와 선수가 감독에게 항명한 IBK기업은행 사태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멀리서도 모른 척하지 않고 한국 여자배구의 화합과 발전을 요구했다. 김연경이 떠났어도 한국 여자배구는 여전히 ‘김연경팀’인 것 같다.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12.0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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