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 대표 공격수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참사를 돌아보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정아는 12일 서울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 다가올 시즌 각오를 전했다.
박정아는 심신이 지친 상태다. 지난 7월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아시아선수권, 파리 올림픽 예선전 그리고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까지 출전했다.
한국 여자 배구는 최근 치른 국제대회에서 졸전을 면치 못했다. AG에서는 조별리그(C조)에서 베트남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하며 1패를 안았고, 8강 라운드 1차전에서 중국에 패하며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주축 선수로 뛴 박정아는 “준비 과정에서 소홀했던 건 없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자책감을 감추지 못했다.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한국 여자 배구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세자르 감독은 부임 내내 지도력을 의심받았다.
박정아는 “감독님은 ‘너희처럼 불평 없이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만난 건 좋은 경험이었다.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지만,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는 대화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대표팀의 안 좋은 성적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감독에게만 쏟아지는 상황에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박정아는 지난봄, 페퍼저축은행과 연봉 7억 5000만원에 3년 계약했다. 지난 2시즌 최하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의 도약을 이끌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12일) 열린 미디어데이 공식 행사에서 전력이 가장 좋아진 팀으로 꼽혔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승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국제대회 강행군 탓에 몸이 성치 않은 상황. 박정아는 “솔직히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V리그 시즌이 미뤄지는 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잘 준비하며 개막을 맞이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그가 V리그에서 명예를 되찾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