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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2024 호주오픈 14일 개막...조코비치 2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

2024년 테니스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이 1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올린다. 가장 큰 관심사는 남자 테니스 랭킹 1위 조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메이저 대회 25번째 단식 우승이다. 호주오픈에서만 10번 우승한 그는 2019년부터 3연패를 달성했고, 지난해도 정상에 올랐다. 2022년은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해 출전이 불발됐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 호주오픈에서 35연승을 달성할 수 있다. 조코비치는 지난 4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유니이티드컵에서 랭킹 12위 알렉스 드미노에게 0-2로 졌다. 오른쪽 손목 통증 탓에 고전했다. 이번 대회도 손목 상태가 관건이다. 그는 유니이티드컵이 끝난 뒤 "몸을 만들 시간은 충분하다"라고 했다. 대항마는 역시 랭킹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이다. 신성 세력 선두 주자인 알카라스는 지난해 윔블던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2022 US오픈을 포함해 이번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3승째를 노린다. 조코비치와의 전적은 2승 3패.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해 1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선 조코비치에게 패했다. 랭킹 3위 다닐 메드베데프와 4위 야닉 시거도 조코비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와 '3대 세력'을 형성했던 라파엘 나달은 이달 초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경기 둥 근육 부상을 당해 출전이 불발됐다. 한국 선수는 권순우(랭킹 206위)가 단식 본선에 출전한다. 권순우는 지난해 1월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비매너 논란으로 비난에 시달렸다. 권순우의 호주 오픈 최고 성적은 2022년 거둔 2회전, 메이저 대회 기준으로는 2021년 프랑스 오픈 3회전이다. 올해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는 총상금 규모가 8650만 호주 달러(765억)로 책정됐다.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액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11 10:02
NBA

'기행 반복+연장 결렬' 트레이드 요구하던 어빙, 댈러스로 향한다

잦은 논란을 일으키던 미국프로농구(NBA) 카이리 어빙(30)이 결국 트레이드됐다.미국 ESPN과 디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은 6일(한국시간) 브루클린 네츠가 어빙을 댈러스 매버릭스로 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브루클린은 어빙과 마키프 모리스를 댈러스에 보내고 대가로 스펜서 딘위디와 도리인 핀리-스미스와 지명권 3장(2029년 1라운드, 2027년 2라운드, 2029년 2라운드)을 받는다.어빙은 NBA를 대표하는 정상급 가드 중 한 명이다. 올스타에만 8번 뽑혔다. 올 시즌에도 평균 27.1점 5.1리바운드 5.3어시스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잦은 실언과 기행으로 팀의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다 출전이 막히기도 하고, 최근 반유대주의 영화를 홍보해 논란을 더했다. 또 FA(자유계약선수)를 앞뒀는데, 재계약이 쉽지 않았다. 브루클린을 상대로 높은 조건을 제시해 결국 연장계약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4일에는 구단 측에 공개적으로 트레이드 요청까지 했다.LA 클리퍼스와 LA 레이커스 등 다수의 구단들이 어빙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 행선지는 댈러스가 됐다. ESPN은 니코 해리슨 댈러스 단장이 나이키 임원 재직 시절 어빙과 가까웠고, 제이슨 키드 댈러스 감독과 루카 돈치치도 트레이드에 동의했다고 전했다.어빙은 현지시간으로 월요일 댈러스에 도착해 피지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9일 열리는 LA클리퍼스와 경기에서 댈러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06 07:47
스포츠일반

추방당한 '멜버른의 왕' 조코비치가 10번째 우승으로 돌아왔다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는 우승 확정 후 플레이어 박스로 올라가 오른팔을 내저으며 환호했다. 잠시 후엔 어머니와 코치를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메이저 대회 통산 22회 정상에 오른 그에게도 이번 대회 우승은 남달랐다. 조코비치는 "내 생애 최고의 우승"이라고 감격해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650만 호주달러·672억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4위·그리스)를 2시간 56분 만에 3-0(6-3, 7-6<7-4>, 7-6<7-5>)으로 물리쳤다. 그는 우승 상금 297만5000 호주달러(26억원)를 거머쥐었다.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부문에서 나달과 함께 공동 1위(22회)로 올라섰다. 또 30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7개월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의 사나이'로 통한다. 2021년까지 이 대회에서만 무려 9차례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그는 호주오픈 대회에 나설 수가 없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대회 참가를 위해 호주 멜버른에 도착하고서도 격리시설로 이동했다. 조코비치는 두 차례나 소송을 제기해 호주 정부와 법정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추방 조치됐다. '약속의 땅' 멜버른에 발을 내딛지 못한 채 고국 세르비아로 돌아갔다. 호주 현행법상 비자 취소로 국외 추방된 사람은 원칙적으로 3년간 입국을 금지한다. 이에 이번 대회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지만, 조코비치는 지난해 말 유권 해석을 받아 천신만고 끝에 호주오픈에 출전했다. 2년 만에 나선 이번 대회에서 그가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하자,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조직위원회는 "멜버른의 왕이 귀환했다"고 소개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백신 논란으로) 이번 대회는 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대회였다. 2년 만에 돌아온 나를 다시 환영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우승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 계속됐다. 앞서 열린 애들레이드 대회에서 왼 햄스트링을 다쳐, 이번 대회 붕대를 감고 나왔다. 그런데도 승승장구하자 '가짜 부상' 논란이 제기됐다. 또한 그의 아버지 스르단 조코비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은 사실이 알려져 '친러 논란'까지 불거졌다. 대내외적으로 힘겨운 싸움을 펼친 그는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세트만 내주는 완벽한 위용을 자랑했다. 조코비치가 이 대회에서 가장 최근 당한 패배는 2018년 16강전에서 한국의 정현에게 0-3(6-7<4-7>, 5-7, 6-7<3-7>)으로 진 것이다. 이후 호주오픈에서 28연승 중이다.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이 내 생애 가장 큰 승리다. 우리 팀 스태프와 가족만이 최근 4∼5주간 우리가 겪은 긴 여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치파스는 2021년 프랑스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두 번 모두 조코비치에게 패했다. 이형석 기자 사진 2023.01.30 13:33
NBA

'듀란트·어빙 64점 합작' 브루클린, 클리블랜드 꺾고 9연승 질주

'빅 3' 해체 후 흔들렸던 브루클린 네츠가 9연승 질주를 이어가며 콘퍼런스 3위에 올라섰다. 브루클린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로켓 모기지 필드하우스에서 열린 2022~23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125-11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9연승을 달린 브루클린(22승 12패)은 클리블랜드(22승 13패)를 동부 4위로 내리면서 콘퍼런스 3위에 올랐다. 2위 밀워키 벅스(22승 11패)와 승차도 반 경기에 불과하다. 브루클린은 2020~21시즌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 제임스 하든을 중심으로 한 '빅 3'로 팀을 꾸렸다. 우승을 위해 만든 전력이었지만, 끝내 우승에 실패했다. 결국 지난 시즌 하든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보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남은 듀란트와 어빙도 갈등을 일으켰다. 어빙은 지난 시즌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해 제대로 출전하지 못한 경기들이 있었고, 팀도 그런 어빙에게 대형 계약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양측의 관계가 악화됐다. 팀 분위기가 흔들리자 듀란드마저 지난 6월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구단과 관계가 나빠졌다. 듀란트가 최종적으로 이적 의사를 굽혔지만, 분위기가 악화된 브루클린은 올 시즌 초반부터 3연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스티브 내쉬 감독도 개막 후 7경기 만에 경질됐다. 그러나 이후 상승세가 무섭다. 임시 사령탑을 맡던 자크 본 코치를 감독으로 정식 선임한 후 18승 5패로 질주 중이다. 새로운 빅 3도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하든의 반대 급부로 브루클린에 온 벤 시몬스는 하든과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8어시스트 9리바운드 3스틸로 수비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클리블랜드의 주포 도노반 미첼은 시몬스에 꽁꽁 묶여 15점에 그쳤다. 듀란트와 어빙은 각각 32점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클리블랜드는 데리어스 갈런드가 46점 8어시스트로 폭발하고도 미첼의 부진으로 결국 완패했다. 클리블랜드는 전반 종료 4분 전 43-44까지 추격했지만, 어빙이 4분간 3점 4개를 몰아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경기 종료 4분 전에도 갈런드의 득점으로 7점 차로 따라붙었지만 어빙이 연속 7점을 올리며 추격을 뿌리쳤고, 클리블랜드의 막판 압박 수비도 화려한 드리블로 무력화하며 경기를 매조졌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27 16:41
사회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 이달 중 결론...2가 백신 12세 이상 확대

한덕수 국무총리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관련해 이달 중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계장관회의 및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시점과 관련해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공개 토론회와 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달 중 중대본 회의를 통해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방역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지표와 기준을 마련해 이를 충족하는 시점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 또는 자율 착용으로 전환하겠다. 확진자, 위중증과 사망자 추세 등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앞당길 중요 조건으로 2가(개량) 백신 접종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2가 백신 접종률이 꾸준히 증가해 60세 이상은 대상자 대비 24.1%, 감염취약시설은 대상자 대비 36.8%로 높아졌다"면서도 "목표 접종률인 60세 이상 50%, 감염취약시설 60%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미국과 영국 연구에 의하면 기존 백신 접종 그룹과 비교해 2가 백신 접종 그룹의 감염 예방효과가 최대 50%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60세 이상은 반드시 접종에 참여해 달라"고 권고했다. 또 "다음 주 월요일부터 2가 백신 접종 대상을 12세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특히 면역저하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청소년의 2가 백신접종을 적극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두고 여러 의견이 제기됐고 정부 내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방역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하는 것은 변치 않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09 09:30
사회

노바백스 12세 이상 확대,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5일부터 당일 접종

노바백스 백신의 접종연령이 5일부터 12세 이상으로 확대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노바백스 접종연령이 5일부터 기존 18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확대되고, 이날부터 12∼17세도 노바백신 접종 사전예약과 당일접종 신청이 가능해진다. 이로써 노바백스는 화이자에 이어 청소년 접종이 가능한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이 됐다. 노바백스 백신은 B형간염이나 인플루엔자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된 유전자재조합(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됐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화이자·모더나)에 비해 거부감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기존 mRNA 백신 이상반응에 우려가 있던 청소년층에게 노바백스 백신 접종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정부는 12∼17세 전체에 기초(1·2차)접종을, 12∼17세 고위험군에는 3차접종을 권고 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초접종률은 66.2%, 3차접종률은 11.0%로 저조한 편이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백신도 이날부터 보건소와 일부 위탁의료기관에서 당일 접종이 가능해진다. 스카이코비원 백신은 18세 이상 성인 미접종자의 기초접종에 활용되며, 1∼2차 접종 간격은 28일이다. 이 백신도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제조됐다. 정부는 스카이코비원 백신의 교차 및 추가접종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를 반영해 교차·추가 백신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지난 2일 스카이코비원으로 추가접종 후 국내에서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 BA.1과 BA.5에 대한 교차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해 감염을 예방하는 능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외 기관에서 추가접종에 대한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고, 이를 통해 스카이코비원의 활용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05 15:33
연예일반

[더보기] 금자 태주 숙희 서래… 기묘하고 겁없는 박찬욱의 여자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잘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29일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의 서래(탕웨이 분)까지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리고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은 누구보다 강인하고 겁이 없는 여자들이 등장한다는 것. 섬뜩한 반존대 어투로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던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이영애 분)부터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내던질 각오를 하는 서래에 이르기까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속에서 유독 반짝반짝 빛나던 여성 캐릭터들을 톺아봤다. #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 ‘친절한 금자씨’는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 보이’를 잇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완결편이자 여성 캐릭터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단순히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있다는 것 빼고도 영화는 구석구석 뜯어볼 점이 많다. 금자는 언뜻 보기에 전형적인 성녀와 악녀를 오간다. 어린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교도소 생활을 시작한 금자는 13년 동안의 교도소 생활 동안 ‘천사’라 불린다. 완전히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선량한 시민으로 사회에서 살 준비를 마친 것 같다. 하지만 금자가 출소 후 자신에게 두부를 건네는 전도사에게 하는 말은 “너나 잘하세요”다. 그때부터 금자는 붉은색 아이라인을 바르고 냉혹한 살인마로 둔갑한다. “예쁜 게 좋다”며 살해 도구인 총을 만들 때도 아름다움(여성성)에 집착하는 금자. 그는 전형적인 성녀와 악녀의 이미지를 통해 남성의 시선에 의해 객체화된 여성을 표현하고, 이를 전복시키는 반전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로 늘 ‘욕망의 대상’으로 자리했던 금자가 그러한 시선을 이용해 위치를 전복할 때의 쾌감은 무척 강렬하다. 이 캐릭터는 앞으로 ‘박찬욱 월드’에서 그려질 다양한 여성상들의 원형격으로도 볼 수 있다. #‘박쥐’의 태주 박찬욱 감독에게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안긴 영화 ‘박쥐’에도 인상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뱀파이어가 된 상현(송강호 분)의 영향으로 자신 역시 뱀파이어가 된 태주(김옥빈 분)다. 영화는 언뜻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그가 백신 개발 실험에 참여했다 뱀파이어가 되고, 그러면서 피에 대한 욕구와 성욕을 느끼는 존재로 변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스토리를 움직이는 건 태주다. 상현은 뱀파이어가 된 후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의 피로만 연명해서 살아왔다. 나름의 정도를 지키려고 한 것. 그런 상현을 꼬여내 살인을 하게 하고 성욕을 채우게끔 한 것은 다름 아닌 태주다. 태주는 히스테리컬한 시어머니(김해숙 분)와 무능력한 남편(신하균 분)에게 억눌렸던 욕망을 상현을 통해 깨닫고 틀 안에서 나오고자 한다. 태주는 상현에게 “나는요 평생 그 사람들 강아지로 살았어요”라고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난 거의 처녀나 다름없어요”라고 유혹한다. 이는 순종해야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욕망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여성성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대사다. 상현은 태주에게 “내가 이 지옥에서 데리고 나가주겠다”고 말하며 그를 뱀파이어로 만들지만 정작 그 힘을 가진 태주는 상현의 구원을 거부한다. 태주는 상현에게 “자꾸 인간적으로 생각하지 마 인간도 아니면서. 여우가 닭 잡아먹는 게 죄냐”고 물으며 스스로를 포식자의 위치에 가져다 둔다. ‘박쥐’의 태주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서 어쩌면 가장 강한 여성일지도 모른다. #‘아가씨’의 숙희 ‘아가씨’에는 매혹적인 여성 둘이 나온다. 히데코(김민희 분)과 숙희(김태리 분)다. 여기서 히데코가 앞선 영화들의 금자나 태주와 비슷한 억압과 욕망의 대상으로 기능했던 여성이라면, 숙희는 그런 히데코가 틀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인물이다.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나 ‘박쥐’의 태주는 어떻게 보면 외로웠다. 그들은 홀로 억압을 견뎠고 홀로 복수를 계획했다. 하지만 ‘아가씨’는 여성 둘의 연대가 강조됐다는 점에서 앞선 영화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할 수 있다. 특히 숙희는 일제강점기라는 현대보다 훨씬 보수적이었을 시대를 배경으로 같은 여성인 히데코와 거침없이 사랑을 나누고, 같은 여성으로서 히데코가 가진 상처와 억압을 바로 눈치채고 탈출을 계획한다는 점에서 ‘박찬욱 월드’에 등장한 새로운 여성상이라 할 수 있다. #‘헤어질 결심’의 서래 ‘헤어질 결심’은 로맨스 영화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을 그 어떤 다른 로맨스보다 절절하게 만드는 건 서래의 진심과 사랑이다. 중국에서 온 서래는 한국말에 서툴다. 하지만 한마디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자신을 취조하는 형사 해준(박해일 분)보다도 더 정확한 단어를 적재적소에 구사한다. 그리고 그렇게 쌓아 올린 말과 감정선이 영화 말미에 한 번에 터질 때 관객들은 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아찔한 여운을 느껴야 한다. 의문사한 남성의 아내인 서래를 취조해야 할 해준은 그를 욕망한다. ‘박쥐’처럼 노골적이진 않지만, 유부남으로서 다른 여성, 그것도 용의선상에 올려놔 마땅할 여성을 욕망한다는 점에선 결이 같다. 서래는 해준의 시선 속에서 남편에게 학대받던 불쌍한 여인으로 동정받기도 하고 한국으로 시집와 남자 등이나 처먹다 배신하는 마녀로 보이기도 한다. 앞선 다른 영화들처럼 특별한 액션신이나 강인함을 보여줄 만한 특별한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서래는 늘 해준의 시선 속에서도 자신의 템포와 감정에 진실했고, 로맨스의 판을 쥐고 흔들었다. 서래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야 말로 진짜 강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용기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6.30 09:39
스포츠일반

우승 확률 4%? 호주 오픈 정복한 나달의 기적

스페인의 테니스 영웅 라파엘 나달(36ㆍ세계랭킹 5위)이 호주 오픈 정상에 올랐다. 개인 통산 21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드라마 같은 역전승으로 장식했다.나달은 31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끝난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26ㆍ2위)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2-6 6-7〈5-7〉 6-4 6-4 7-5)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호주 오픈을 석권하며 남자 단식 21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달성한 나달은 라이벌 로저 페더러(스위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ㆍ이상 통산 20회 우승)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경기 초반 나달은 패색이 짙었다. 메드베데프에게 1ㆍ2세트를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1세트를 2-6으로 쉽게 내준데 이어 2세트마저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내주자 ‘끝났다’는 분위기가 코트 안팎을 감쌌다. 2세트 직후 대회 조직위원회가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계산한 메드베데프의 우승 확률은 96%. 나달의 희망은 4%에 불과했다.그 4%가 기적의 숫자가 됐다. 3세트를 6-4로 잡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나달은 4세트마저 6-4로 따내 2-2 동률을 이뤘다. 앞서가다 따라잡혀 체력적ㆍ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메드베데프와 달리 나달의 노련미는 갈수록 빛났다. 5-5로 팽팽히 맞서 시작한 타이브레이크에서 6-5로 앞선 뒤 여세를 몰아 한 게임을 더 따내며 7-5로 세트를 마무리했다.5시간 24분에 이르는 대혈투를 승리로 장식한 나달은 경기 종료 직후 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며 환히 웃은 그는 우승 상금 287만5000호주달러(24억원)도 함께 받았다.호주 오픈은 ‘조코비치의 독무대’로 여겨져왔다. 스무 번 우승하는 동안 9승을 호주 오픈에서 달성했다. 9차례 결승에 올라 모두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호주 오픈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상대적으로 나달은 호주 오픈에선 초라했다. 2009년 로저 페더러를 꺾고 단 한 차례 우승한 게 전부다. 이후 네 번 더 결승에 올랐지만 내리 준우승에 머물렀다.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는 테니스 레전드 세 선수 중 두 명이 나서지 못했다. 페더러는 무릎 부상 중이고,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 논란에 휘말리며 출전권을 잃었다. 나달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3년 만에 호주 오픈 우승 트로피를 탈환하며 감동의 드라마를 완성했다.라이벌들도 나달의 우승에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페더러는 자신의 SNS에 “내 친구이자 라이벌인 나달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나와 마찬가지로 목발을 짚고 있었다”면서 “그가 사상 최초로 21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룬 데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썼다.백신 논란으로 출전 자격을 잃은 조코비치도 나달에게 박수를 보냈다. “올해 호주 오픈은 엄청났다”면서 “나달의 21번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1.31 13:06
스포츠일반

나달, 조코비치·페더러 앞질렀다…테니스 GOAT 논쟁 끝낼까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남자 테니스 빅3' 중 누가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선수)인지를 따지는 해묵은 논쟁이 끌나가는 모양새다.라파엘 나달(36·스페인)이 가장 중요한 지표인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에서 역대 최다인 21회 신기록을 작성했다.나달은 3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끝난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역전승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나달은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 로저 페더러(41·스위스)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로 불려왔다.이들은 지난 20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나눠 갖다시피 해왔다.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페더러가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한 것은 2003년 윔블던 대회다.이 대회부터 지난해 US오픈까지 총 73차례 메이저 대회가 치러졌는데, '빅3' 선수가 이 중 무려 60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나달과 조코비치, 페더러가 사이좋게 20회씩 우승 트로피를 나눠 가졌다.이들을 제외하고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선수는 피트 샘프러스(은퇴·미국)다. 샘프러스는 14회 우승해 '빅3'와 격차가 꽤 난다.하나같이 '역대급' 기록을 써 내려온 세 선수 중 결국 누가 GOAT로 인정받게 될지 모든 테니스 팬들이 궁금해했다.이번 호주오픈 전까지만 해도 GOAT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선수는 조코비치로 보였다.조코비치는 빅3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데다, 부상에 시달린 나달, 페더러와 다르게 지난해 성적도 좋았다.조코비치는 지난해 메이저 대회에서 US오픈을 제외하고 3차례 우승했다.경쟁자인 나달마저도 호주오픈을 앞두고 자국 방송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타이틀을 단독으로 보유하는 데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나 자신을 속이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였다.나달은 발 부상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에 제대로 대회를 치르지 못해 경기 감각도 떨어져 있었다.21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그가 "한 달 반 전만 해도 투어에 복귀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돼 어느 때보다 감격스럽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이런 와중에 조코비치가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다가 호주 입국을 거부당해 이번 호주오픈에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호주오픈 역대 최다 우승자(9회)인 조코비치가 빠진 가운데 나달은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 마테오 베레티니(이탈리아), 메드베데프 등 차세대 강자들을 잇달아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이제 나달이 조코비치, 페더러보다 GOAT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상황이다.그런데 이 구도가 그대로 굳혀질 가능성이 크다.페더러는 나이가 많은 데다 최근 크고 작은 부상으로 메이저 대회에 꾸준히 나서지 못하고 있다. 언제 은퇴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처지에 놓여있다.조코비치는 계속 백신을 거부하면 메이저 대회 출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당장 다음 메이저 대회인 5월 프랑스오픈에 조코비치의 출전이 불가능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프랑스에서 열리는 각종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려면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다.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이 대회에서 무려 13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프랑스오픈에서 나달이 또 우승한다면 다른 두 선수와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이들의 나이를 고려할 때 좁히기 힘든 격차가 될 수도 있다.ahs@yna.co.kr(끝) 2022.01.31 08:31
경제

백신보다 말라리아약이 효과적?…브라질 정부 백신 불신 조장

브라질에서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불신을 조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 백신보다 말라리아약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4일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보건부는 전날 발표한 문건에 백신보다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대응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담았다. 보건부는 이 문건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있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뛰어나며 백신은 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백신에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 이버멕틴 등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게임 체인저'라고 극찬하는 등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주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도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국가다. 23일에도 16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에 좀처럼 확산 여파가 잡히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축제인 카니발 기간이 4월로 연기되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브라질 보건 규제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은 보건부 문건을 즉각 반박했다. 메이루지 지 프레이타스 국가위생감시국 국장은 "브라질에서 사용 승인된 모든 백신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여러 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쳤다"면서 "생명 존중이라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이고 일관된 규범과 반대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대학 보건학과 교수들도 성명을 통해 "보건부의 정책이 이념과 왜곡된 정보, 과학에 대한 무지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보건부의 이런 행태가 결국에는 보건 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과학계는 여러 차례 충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에 반대한 과학자들에 대한 훈장 수여를 취소하자 다른 서훈 대상 과학자들이 집단 반발하며 훈장을 거부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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