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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첫 AI대학원 심포지엄 참여 LG, AI 생태계 확장 나선다

LG가 과기정통부 주최 ‘2022 인공지능대학원 심포지엄’에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민관학 협력을 통해 AI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2022 인공지능대학원 심포지엄은 인공지능 글로벌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대학원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민관학 교류와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행사로 18, 19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인 이 행사는 국내 인공지능대학원들의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과기정통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대학원협의회, 인공지능혁신허브, LG 등 4개 기관이 공동 주관했다. '글로벌 디지털 인재의 산실, AI대학원'을 주제로 열린 올해 심포지엄에선 세계적 AI 석학인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 겸 LG 최고AI과학자(CSAI)가 기조강연을 맡았다. 이 교수는 강연에서 "지도학습 방법으로 인간이 분류한 데이터를 단기간에 다량으로 학습한 AI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잘 수행할 수 있지만 현실 세계의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일 경우 일반화된 성능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과기정통부와 함께 인공지능대학원 학생들의 실전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인공지능대학원 챌린지’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지난 7월부터 14개 대학원 165개팀이 ‘백신 및 면역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원∙항체 반응 예측’을 주제로 경연을 진행했으며, 중앙대 ‘CVML’팀이 첫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CVML팀은 이날 진행한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과기정통부장관상과 함께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행사에서는 이 밖에도 '글로벌 AI 리더가 되기 위한 전략 방안'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 AI대학원과 기업 간 주요 산학 협력·연구 성과 발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AI 기술 강연인 '튜토리얼' 등이 마련된다. LG는 이번 행사에 채용 상담 및 기술 시연을 위해 대규모 부스를 운영한다. LG AI연구원을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계열사 8곳은 LG 통합 부스에서 각 사의 최신 AI 기술 시연과 AI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18 11:14
경제

삼성 '제2공장 부지' 테일러시로 낙점···이재용 곧 발표

삼성전자가 ‘제2공장 부지’를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23일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테일러시 부지 선정을 일제히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중으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해 "부지 위치와 관련해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반도체 2공장을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미국 파운드리 공장투자를 사실상 결정한 이 부회장이 백악관 측에 이를 알린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 부회장이 귀국과 함께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제1공장이 위치한 텍사스주 오스틴에 인접한 테일러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까지 약속하며 삼성의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와 인센티브 협상을 벌여온 테일러시, 테일러시 독립교육구, 윌리엄슨 카운티 등 3곳 모두 인센티브 조치를 승인했다. WSJ은 “테일러시가 향후 10년간 재산세 92.5% 인하에 상응하는 혜택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일제히 전했다. 미 행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고 첨단산업 우위를 지키고자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량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에만 해도 37%에 달했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12%로 추락했다. 특히 연초부터 심각해진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관련 업계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자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역량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로 기술기업 허브로서 텍사스주의 위상이 다시 한 번 빛나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본사를 현재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만나 굳건한 동맹을 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6~17일 누바 아페얀 모더나 이사회 의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를 만나 코로나19 백신과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 대해 논의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1.23 17:31
경제

방미 때마다 대통령의 K바이오 '선물 보따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때마다 한미 간 굵직한 계약 성과가 담긴 ‘선물 보따리’가 공개되고 있다. 한미 백신 파트너십이 강화되면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형 바이오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성과가 확대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은 23일 휴마시스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를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 국방부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산하 조달청(DLA)이 진행하는 구매사업의 공급업체로 선정된 셀트리온은 현지 2만5000개 지정 조달처에 디아트러스트를 공급하게 됐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한국과 미국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셀트리온은 최대 7382억원이라 대형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이르면 내달 1일부터 군 시설, 요양원, 지역검사소 등에 공급되고, 계약 기간은 내년 9월 16일까지다. 셀트리온은 한국 업체 최초로 미 국방부 코로나 신속진단키트 대규모 공급자로 선정됐다. 디아트러스트는 지난 4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품질 및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공동개발사인 휴마시스가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준이 까다로운 미 국방부 조달사업에 공급업체로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공급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정부는 지난 8월 K-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5년 간 2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시장 세계 5위 달성 목표도 제시했다. 이런 계획은 한미 백신 협력 협약으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협약 체결식에서 4건의 양해각서(MOU) 성과가 공개됐다. 한국과 미국의 백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17곳의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유바이오로직스는 원부자재 수출·기술 이전, 아이진은 원부자재 구매, 큐라티스는 생산위탁, 팜젠사이언스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과 관련해 미국 바이오 기업과 MOU를 맺었다. 지난 5월 백신 파트너십 협의가 중소기업과 기초연구 분야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기에 미국의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가 3년간 5250만 달러(약 622억원)를 국내에 투자해 고부가 세포 배양백 생산시설을 설립한다는 성과도 수확했다. 앞서 5월 한미 정상회담 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mRNA 코로나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선물 보따리도 싸 들고 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직접 미국을 다녀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충진·포장 시생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원료의약품 생산까지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존 림 대표는 정부의 백신 파트너십 지원 등에 힘입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도약’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2일에는 세포주 개발부터 품목허가 신청까지 소요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위탁개발(CDO) 플랫폼인 에스-셀러레이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24 07:01
경제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 백신 임상 3상 승인…'국산 1호' 청신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이 승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공할 경우 국산 백신 수억회 분량이 전 세계에 공급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승인으로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최초로 개발 최종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하게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효과를 견주어 입증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보물질 GBP510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재조합 백신'이다. 식약처는 아직 허가된 코로나19 재조합 백신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바이러스 벡터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정했다. 중화항체가(특정 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는 항체의 양)의 우월성과 혈청반응률(백신 접종 전 대비 항체가가 4배 이상 증가하는 시험대상자의 비율)의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전체 시험 대상자는 18세 이상 3990명이며, 시험백신(GBP510)은 3000명, 대조백신(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90명에게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식약처 전문가 자문 결과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혈전증이나 면역혈소판감소증 등을 앓는 자가면역질환자는 제외된다. 이번 임상 3상은 국내와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다국가에서 동시에 수행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령자까지 포함한 임상 2상 참여자 247명에 대해 올해 6월 말 2차 투약까지 마치고 안전성을 관찰하고 있다. 현재까지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을 개발한 기술로 연내에 변이주 항원을 활용한 임상도 수행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1분기에 임상 중간 분석 결과를 도출해 품목허가를 신청한 후 상반기 안으로 백신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번 임상 승인은 최초로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에 돌입해 국내 백신 자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GBP510은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과 국제 민간기구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지원을 받아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 디자인연구소와 공동개발한 물질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두 단체는 총 2억1370만 달러(약 24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왔고, 이 중 약 1억7300만달러가 임상 3상 등의 연구개발비로 활용된다. 워싱턴대는 GBP510의 면역 효과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다국적제약사 GSK는 후보물질에 결합할 면역증강제 기술을 제공했다. 이 기술은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을 폭넓게 자극해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임상 3상 진행은 국제백신연구소(IVI)가 협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공장인 경북 안동 L 하우스를 통해 “GBP510이 개발되는 즉시 연간 수억 회 물량의 대규모 상업 생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내 임상 시험이 신속하게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는 전방위로 지원할 것이다. 국산 1호 백신이 탄생해 상용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주재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전략 보고대회'에서 백신을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선정해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10 17:02
경제

한미사이언스, WHO 선정 아시아태평양 코로나 백신 허브 되나

한미사이언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코로나19 백신 허브로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코로나19 백신 복제약 생산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WHO와 협의 중인 것은 사실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와 WHO의 협의는 한미약품이 진행하고 있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연구개발과는 별도다. 한미약품은 에스티팜, GC녹십자와 함께 최소 7000억원 자금이 투입되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K-mRNA 컨소시엄)을 통해 토종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번 WHO와의 논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백신 개발과 전혀 다른 별도의 사안이다. WHO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해 전 세계 백신 공급을 위한 지역별 허브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 등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도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14일 0시 기준 1615명으로 일일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WHO는 지역별 허브 구축으로 백신 공급을 확대해 위기 상황을 끝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WH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허브를 설립한다고 밝혔고, 현지 제약사를 mRNA 백신 생산업체로 선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허브 후보로 WHO와 협의하고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외 언급되고 있는 국내외 해외업체는 없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제약사가 낙점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한미약품의 이름을 거론하며 “한국이 최대 10억 회분의 백신 생산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백신 생산 계약은 기업 간 협의 사항이다”이라고 밝혔다. mRNA 생산·제조 시설을 갖고, 연 10억 회분의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손꼽힌다. 국립보건연구원도 한미약품그룹의 mRNA 핵심 원료와 생산 기술을 인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 형태의 생산이더라도 mRNA 기술 확보에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며 "WHO가 팬데믹 종식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업체를 선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15 07:00
경제

[제약 CEO] 은퇴 선언한 '승부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마지막 숙제는

지난 2014년 바이오의약품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11조원으로, 메모리반도체의 97조원 규모를 이미 2배 이상으로 뛰어넘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의 2020년 세계 시장 규모는 2780억 달러(약 33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고령화 시대 도래와 의료 기술 발전과 맞물려 연평균 8.7% 성장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시장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잘 읽고 기민하게 대처한 바이오 기업이 셀트리온이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판단은 남달랐다.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바이오 업계의 예상을 뒤엎는 역발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그리고 이제 종합 헬스케어그룹을 향해 달려간다. 사채 써가며 맨손으로 일군 ‘1조 제약 클럽’ “부도를 막기 위해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사채까지 쓸 정도로 절박했다.” 서 회장이 강연 중 소개하는 유명 일화 중 하나다. 의약품과 관련한 지식이 없었음에도 절박함과 간절함을 앞세워 바이오 업계에 뛰어들었던 그다. 그리고 연구를 통한 제품 개발 절차가 아닌 바이오CMO(수탁생산)이라는 역발상으로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가로 성장했다. 삼성전기와 대우자동차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그는 외환위기 당시 직장을 잃었다. 2000년 친구들과 종잣돈 5000만원을 모아 창업을 했다. 그는 고령화 시대에 값비싼 오리지널약을 계속 쓸 수 없다는 판단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무작정 바이오산업의 허브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갔다. 접시닦이 등을 하고, 싸구려 모텔을 전전했던 그는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다.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지만 스탠퍼드 대학의 토머스 메리건 에이즈 연구소장을 매일 찾아간 끝에 결국 한장의 추천서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서 회장은 백신 개발회사인 미국 백스젠과 기술제휴 계약을 맺으며 바이오 사업가가 됐다. 기술력이 없었지만 무턱대고 제조 시설부터 준비했다. 인천 송도에 5만L 규모의 생산 공장을 지었다. 제품도 없는데 대형 공장부터 마련한 그에게 부정적인 시선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작은 규모가 아닌 엄청난 규모의 생산 공장이었기에 무모한 도전이다. 실패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공장의 완공 1년을 앞두고 결국 일이 터졌다. 에이즈 백신의 임상 3상이 실패하면서 부도 위기에 처했다. 은행에서조차 돈을 빌릴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사채를 써야 했다.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그는 2005년 3월 공장을 완공했고, 다국적제약사 BMS와 CMO 계약을 하면서 2007년 63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는 “창업을 위해서 목숨까지 걸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시대적 흐름의 읽는 안목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은 2019년 매출 1조1285억원을 달성하면서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19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64억원(14.9%), 영업이익은 393억원(11.6%) 증가했다. 전년에 이어 최대 매출 실적을 경신했다. 임기 전 마지막 과제 ‘셀트리온 3형제’ 합병 서 회장은 올해 1월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주주가 원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올해 말 경영 은퇴를 선언한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조회공시에서 “합병에 대한 법률 및 세무 등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합병 추진 시기, 방법, 형식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법률 및 세무 등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병 추진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사실 서 회장이 두 아들에게 경영 승계를 하기 위해서는 합병을 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로 지분율이 35.49%나 되기 때문에 합병은 그룹 내 지배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카드다. 또 서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95.5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가치를 높게 책정한다면 합병 후 서 회장이 신주를 더 받게 되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서 회장은 2세 경영에 대해 “아들을 이사회 의장을 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사회 의장을 하려면 오너가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4년 입사 이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로 선임되는 등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 핵심부서인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으로 있다. 차남 서준석도 셀트리온 이사다. 합병된다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회계 감사 등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AI 원격 진료 등 종합 헬스케어그룹 청사진 세계 최초로 2세대 항체 바이오시밀러(램시마)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CMO 회사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선구자로 탈바꿈했다. 현재 84개국에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고, 30개의 파트너사와 교류·협력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는 2016년 이미 단일제품으로는 1조원 수출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바이오시밀러 시대를 연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를 잇따라 히트시키고 있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 제품 이상 후속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올해 3개 제품의 추가 임상 개시 계획을 갖고 있고, 2023년부터 순차적 상업화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프라인 확대로 2030년까지 18개의 제품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램시마의 경우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이 59%까지 상승했고, 트룩시마 39%, 허쥬마 18%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글로벌 시 장 규모가 453억 달러인 램시마SC의 경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미국에서도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고, 2022년 출시가 목표다. 서 회장은 종합 헬스케어그룹을 꿈꾸고 있다. 인공지능(AI) 원격 진료와 유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다. 유헬스케어는 유비쿼스와 헬스케어의 합성어로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의약적 제약이 많아서 쉽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장래가 밝은 먹거리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 생산량이 세계 시장의 10%에 달한다. 선구자인 셀트리온이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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