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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 출루 대신 정면 승부 선택...김주원, 일본 넘버원 셋업맨 '뱀직구'를 통타하다

김주원(23)의 공격 본능이 한일전 11연패를 막았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2차전에서 7-7로 비겼다. 1차전에서 4-11로 패한 한국은 2차전에서도 구원진 '볼질'로 먼저 3점을 내고도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5-7로 지고 있었던 8회 말 안현민이 추격하는 솔로홈런을 쳤고,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주원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쐈다. 한국은 한일전 11연패 기로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김주원의 타격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가 공략한 투수는 일본 프로야구리그(NPB) 정상급 셋업맨 오타 다이세이였다. 그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으로 2022~2025시즌 통산 81세이브 60홀드를 기록했다. 2025시즌 센트럴리그 홀드왕(46개)에 올랐고, 2점 대 평균자책점(2.11)을 기록했다. 다이세이는 KBO리그 투수 조상우를 연상하게 만드는 투구 자세를 갖췄다. 조상우보다 릴리스포인트가 조금 더 낮다. 그러면서 160㎞/h에 육박하는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던진다. 움직임이 커 KBO리그 258세이브 투수 임창용의 '뱀직구'로 떠오른다. 하지만 김주원은 그런 다이세이의 정면 승부를 맞받아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를 생산했다. KBO리그에서 3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그는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로 정평이 났다. 15일 1차전에서도 안타 1개를 치며 배트를 예열한 그는 한국이 아웃카운트 1개면 한일전 11연패를 당하는 위기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김주원의 타격에서 눈여겨볼 게 한 가지 더 있었다. 그는 다이세이와의 승부 2구째 공이 자신의 발로 향하자, 껑충 뛰어올라 피했다. 당연히 부상을 방지해야 하지만, 구종이 변화구였기에 맞고 출루해 기회를 만드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해결사로 나설 각오를 굳힌 것 같다. 그렇게 이어진 승부, 첫 공(3구째)를 완벽한 스윙과 함께 공략, 한국 벤치와 원정팬들을 열광시키는 한 방을 때려냈다. 이날 MBC 중계방송 특별 해설 위원을 맡은 레전드 클로저 오승환은 "선수 시절 김주원 선수에게 홈런 2개를 맞았다"라며 그의 펀치력을 인정한 바 있다. 김주원이 장타를 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맞아떨어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1.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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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본 한국야구②] 한국 최고의 마무리는 오승환·임창용, 그런데 임창용이 7회에 적합하다고?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 스포츠에도 미디어에도 생성형 AI가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AI가 바라본 한국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AI 모델들이 KBO리그는 물론, 미국(MLB)과 일본(NPB)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들을 모아 '올타임 올스타'를 선정했다.선정 기준은 5년 이상의 전성기를 구가한 선수, 그리고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의 국제 대회 기여도가 높은 선수 우선이다. 올스타 선정은 '챗GPT'와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그록' 등 4개 모델의 결과값을 취합해 정리했다. 불펜진 3명 중 2명은 4개 AI 모델 의견이 일치했다. '끝판대장' 오승환과 '뱀직구' 임창용이었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427세이브,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작성한 '마무리 전설'로, 4개의 모델 모두 그를 이견없는 마무리 투수로 꼽았다. 임창용 역시 한·미·일을 모두 경험한 사이드암 스로 투수로, KBO리그에서만 258개의 세이브를 올린 베테랑 마무리 투수다. 변화무쌍한 고속 뱀직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AI는 '세 번째' 구원투수로 누구를 지목했을까.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마무리 정대현이 2표(챗GPT, 제미나이)를 받았고, KBO 투수 최다 출전(1005경기)의 정우람(퍼플렉시티)과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271개)의 손승락(그록)이 뒤를 이었다. 챗GPT와 제미나이는 정대현의 국제대회 성적을 높게 평가했다. 정대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1사 만루 위기를 병살타로 막아내며 대표팀의 9전 전승 금메달을 안긴 바 있다. 정대현은 2008 올림픽뿐만 아니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프리미어12 우승까지 일군 주역이기도 하다. 퍼플렉시티는 정우람의 '철강왕' 꾸준함을 강조했고, 그록은 손승락의 5년 연속 30세이브라는 안정성을 고평가했다. 그렇다면, AI는 이 세 투수를 어떻게 운용할까. 종합 평가 결과, 오승환이 굳건한 마무리를 지키는 한편, 7회 임창용-8회 정대현이 오르는 운영 방법을 제시했다. 왜 임창용이 7회일까. 이에 AI는 7회엔 리드를 유지하는, '분위기 제압 카드'가 올라가는 게 좋다고 봤다. 경기 중후반 위기 시, 가장 강한 구위로 타선의 흐름을 끊는, '힘 대 힘' 투구가 가능한 임창용이 제격이라고 봤다. 임창용의 시속 155~160km/h를 넘나드는 뱀직구가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8회는 상대의 템포를 교란할 수 있는 카드로, 임창용과 정반대 궤적의 언더핸드 스로 정대현을 낙점했다. 변화구 중심 투구라는 점을 근거로 정대현이 '셋업맨' 역할을 하면 좋을 거라고 추천했다. AI는 이 세 선수의 불펜 운영 철학에 대해 "7회는 기세로, 8회는 리듬으로, 9회는 경험으로 뒷문을 잠근다"고 봤다. 멘털적으로도 폭발력과 침착함, 냉정함이 차례로 분배돼 탄탄한 뒷문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승재 기자 2025.10.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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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물었다① '만장일치' 올타임 올스타 선발진은? 선동열·최동원·박찬호, 그리고 류현진·김광현 [창간56]

AI(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 스포츠에도 미디어에도 생성형 AI가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AI가 바라본 한국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AI 모델들이 KBO리그는 물론, 미국(MLB)과 일본(NPB)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들을 모아 '올타임 올스타'를 선정했다.선정 기준은 5년 이상의 전성기를 구가한 선수, 그리고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의 국제 대회 기여도가 높은 선수 우선이다. 올스타 선정은 '챗GPT'와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그록' 등 4개 모델의 결과값을 취합해 정리했다. ▶'만장일치' 선발진, 최동원-선동열-박찬호-류현진-김광현선발진 5명은 4개 AI 모델 의견이 일치했다. '무쇠팔' 최동원과 '국보급 투수' 선동열,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3선발에 이름을 올렸고, KBO와 MLB에서 굵직한 활약을 펼치고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한 류현진, 김광현도 포함됐다. 최동원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1984년, 전무후무의 한국시리즈(KS) 4승 신화를 거둔 '무쇠팔'로 이름을 날렸고, 선동열은 KBO리그 통산 평균자책점(ERA) 1.20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국보급 투수'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MLB에서만 124승을 거둬 지금도 깨지지 않은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 KBO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다승(18승)·ERA(2.23)·탈삼진(204개)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한 류현진도 포함됐다. '왼손 에이스' 김광현 역시 KBO와 MLB, 각종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 ▶이견없는 마무리는 '돌부처' 오승환과 '창용불패' 임창용오승환은 KBO리그에서 427세이브,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작성한 '마무리 전설'로, 4개의 모델 모두 그를 이견없는 마무리 투수로 꼽았다. 임창용 역시 한·미·일을 모두 경험한 사이드암 스로 투수로, 변화무쌍한 고속 뱀직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마무리 정대현이 2표(챗GPT, 제미나이)를, KBO 투수 최다 출전(1005경기)의 정우람(퍼플렉시티)과 KBO리그 통산 세이브 2위(271개)의 손승락(그록)이 뒤를 이었다. 윤승재 기자 2025.09.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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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뱀직구로 시즌 6승' 최원준 "남은 시즌, 최대한 많이 이길 것"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최원준(28)이 쾌투로 시즌 6승을 거뒀다. 최원준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이 6-1로 승리하며 시즌 6승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51에서 3.29로 낮췄다. 2점대가 보인다. 최원준은 1회 초 안치홍·전준우·이대호로 이어지는 롯데 간판타자 라인과의 승부에서 깔끔하게 범타 3개를 유도했다. 2회도 잭 렉스를 삼진 처리한 뒤 정훈과 한동희도 각각 우익수 뜬공과 2루수 직선타로 아웃시켰다. 고승민에게 안타를 맞고 처음으로 선두 타자 출루를 내준 3회도 후속 타자 정보근에게 2루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학주는 좌익수 뜬공 처리. 첫 위기도 잘 넘겼다. 4회 초 안치홍과의 2번째 승부에서 몸쪽(우타자 기준) 승부가 깊게 들어가며 사구를 내줬다. 후속 전준우에겐 우측 텍사스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이대호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2구 연속 구사해 삼진을 잡아냈다. 상대적으로 잠수함 투수가 생소한 'KBO리그 신입' 렉스도 다시 한번 삼진 처리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좌타자 기준) 시속 140㎞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꽂아 넣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닝 3번째 아웃카운트도 삼진으로 장식했다. 정훈을 상대했고, 2스트라이크 이후 호쾌한 직구를 낮은 코스에 뿌렸다. 루킹 삼진. 최원준은 5회도 실점을 막았다. 타선은 1회 말 롯데 선발 김진욱으로부터 5점을 뽑는 등 5회까지 6점을 지원했다. 최원준은 6회도 1사 1루에서 이대호에게 2루 땅볼, 렉스에게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마무리는 조금 아쉬웠다. 최원준은 7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동희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 상황에서 투수를 최승용으로 교체했다. 최원준의 추가 실점은 없었다. 최승용이 고승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다시 바뀐 투수 정철원이 안중열을 삼진, 이학주를 유격수 앞 땅볼 처리하며 최원준의 책임 주자를 지웠다. 최원준은 이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10번이나 해냈다. 그러나 승수는 5승(7패)뿐이다. 팀 전력이 예년보다 떨어지며 하위권으로 처진 탓이다. 그러나 이 경기에선 득점 지원도 넉넉했고, 자신도 호투하며 승리 요건을 따냈다. 두산은 추가 득점은 없었지만, 롯데의 추격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했다. 2연패를 끊었다. 경기 뒤 최원준은 "1회부터 야수진이 많은 점수를 내줘서, 가벼운 마음으로 피칭할 수 있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포수) 박세혁 형과 어떤 방향으로 후반기를 끌어갈지 많은 얘기를 했다. 전력분석팀과도 전반기 안 좋았던 점을 확인했다. 잔여 등판은 10경기 정도 될 것이다. 최대한 많은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2022.07.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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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뱀직구' 윤태현, SSG 불펜 두께 더할까

시범경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신인 윤태현(19·SSG 랜더스)이 개막 엔트리 합류를 눈앞에 뒀다. 윤태현은 올 시즌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사이드암 투수다. 고교 2학년이던 2020년 인천고의 창단 첫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며 고교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을 수상했던 대형 신인이다. 첫 프로 무대인 시범경기 페이스도 긍정적이다. 올해 시범경기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1승 1홀드 4탈삼진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기록보다 좋은 건 내용이다. 빠른 공의 구위로 감독과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구속은 최고 시속 144㎞ 정도에 불과하지만, 상하좌우로 꿈틀거리는 무브먼트에 1군 타자들도 쉽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임창용의 '뱀직구'에 빗대는 이까지 나온다. 윤태현 본인은 포심 그립을 잡고 던지지만, 분석 파트는 그의 공을 투심으로 분류할 정도로 움직임이 심하다. 그의 공을 ‘직구’라고 규정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윤태현은 “포심 무브먼트와 볼 끝의 힘, 제구력에 자신감이 있다. 포수 미트까지 끝까지 들어가는 힘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공을 소개했다. KBO리그 한 구단 관계자는 “윤태현의 투심성으로 움직이는 빠른 공은 20-80 스케일 기준 70점으로 평가할만하다”고 극찬했다. 20-80 스케일은 선수의 기량을 평균을 50점으로 두고 20점에서 80점 사이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70점은 상위 2.2% 정도의 기대치를 갖는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특급이다. 그는 “빠른 공 무브먼트가 좋아 사이드암인데도 왼손 타자들이 제대로 쳐내지 못한다”며 “아직 슬라이더 제구는 덜 잡혔다. 슬라이더만 더 다듬으면 충분히 리그를 제압할 자원”이라고 전했다. 자신 있는 멘털도 신인답지 않다는 평가다. 첫 시범경기였던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나온 그는 다섯 타자를 상대로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김원형 SSG 감독도 당시 “구위도 좋은데 마운드에서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고 호평했다. 윤태현은 “첫 경기부터 많이 긴장했지만, 그럴 때마다 상대 1군 타자를 의식하지 않고 던지려고 노력한다”며 “아직은 포수 선배님의 리드에 따라 미트만 보고 투구하고 있다. 리드를 잘해주셔서 공격적인 투구라고 칭찬받는 것 같다. 앞으로도 리드를 믿고 내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수에게 공을 돌렸다. 1군 개막 엔트리 합류가 유력하다. 김원형 감독은 27일 시범경기를 앞두고 “변화구를 조금 가다듬을 필요는 있지만, 개막을 앞둔 지금은 윤태현이 보유한 능력이 중요하다. 단기간에 고칠 수 없는 보완점, 문제점을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직구 구속과 움직임이 최대 장점이다. 1군에서 1이닝을 충분히 할 자원이기 때문에 변화구 보강보다는 자기 볼을 믿고 던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음과 함께 그의 1군 불펜 합류 가능성을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3.2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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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⑩] '끝판왕' 오승환

'뱀직구' 임창용도, '노송' 김용수도 아니었다. 일간스포츠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불펜 최다 득표 선수는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었다. 오승환은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32표를 받아 '대성불패' 구대성(19표)과 함께 최고 불펜으로 선정됐다. 현역 선수 중에서 40주년 올스타로 선정된 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선발) 양의지(NC 다이노스·포수) 최정(SSG 랜더스·3루수) 그리고 오승환까지 4명뿐이다. 경기고 재학 시절에는 평범했다. 투수가 아닌 외야수였던 오승환은 부상에 발목이 잡혀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받았다. 단국대에 진학한 뒤에도 순탄치 않았다. 1학년 때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았다. 힘겨운 재활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강해졌다. 투수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이때였다. 본격적으로 공을 던진 3학년 가을부터 가공할만한 강속구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그 결과 2005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오승환은 데뷔 첫해부터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불펜의 핵으로 활약하더니 7월에는 마무리 투수 자리까지 꿰찼다. 사이드암스로 권오준과 함께 이른바 'KO 펀치'로 불리며 삼성의 뒷문을 책임졌다. 그해 거둔 성적이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신인이 '10승-10홀드-10세이브'를 기록한 건 오승환이 처음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선 3경기 등판,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스타 탄생을 알렸다.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손민한에 이은 2위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신인왕 투표에서 총투표 88표 가운데 85표의 몰표를 받았다. 프로 2년 차인 2006년엔 무려 47세이브를 따냈다. 진필중이 보유한 리그 한 시즌 최다 세이브(42개)와 일본 프로야구(NPB) 이와세 히토키(46개)가 가지고 있던 단일시즌 아시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2007년에는 180경기 만에 통산 100세이브 고지를 밟아 리그 최단 경기 세 자릿수 세이브(종전 조용준·197경기)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07년과 2008년에도 각각 40세이브와 39세이브로 견고함이 대단했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09년 7월 어깨 근육 일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 영향으로 두 시즌 동안 고전했다. 하지만 2011년 화려하게 비상했다.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으로 철옹성 그 자체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끝판왕'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KBO리그를 평정한 오승환은 2013년 11월 NPB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했다. "과연 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2014년 7월 한·일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고 그해 39세이브로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1997년 선동열·38세이브)과 함께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공동 세이브왕(41세이브)에 오르면서 일본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NPB 두 시즌 동안 거둔 성적이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였다. 오승환은 2016년 1월 새로운 도전을 선택,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었지만 4년 동안 세 팀에서 활약했다. MLB 통산 232경기에 등판, 45홀드 42세이브를 쌓았다. 2019년 8월 삼성 복귀를 선택한 그는 여전히 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2013년 손승락(당시 넥센·만 31세)이 보유하고 있던 리그 최고령 40세이브 기록까지 갈이 치웠다. 4월에는 KBO리그 사상 첫 300세이브 고지를 정복, 개인 통산 6번째 세이브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불혹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경험을 더해 롱런하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강점은 준비 과정이 아닐까 싶다. 마흔 살 나이에도 가장 빨리 (야구장에) 나와 운동하면서 루틴을 꾸준히 지킨다"며 "기복 없는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준비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훈련을) 빠지는 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승환을 향한 극찬은 선·후배를 가리지 않는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대성과 함께 오승환을 "감독 입장에서 언제든 믿고 투입할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최태원 삼성 코치는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면 경기에 졌다고 어겼을 정도"라고 떠올렸다. 서용빈 KT 위즈 2군 감독은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촌평했고 조원우 SSG 랜더스 코치도 "독보적인 마무리 투수"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역사를 얘기할 때 오승환을 빠트릴 수 없다. KBO리그, NPB, MLB를 두루 경험한 마무리 투수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현역 레전드인 그가 40주년 올스타로 선정된 이유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은 "(오승환 선배는) 각종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운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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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수 출신' 한선태 "1군 마운드에 서고 싶다…새로운 길 역할도"

비(非)선수 출신으로 KBO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민 24세 청년.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 중인 청년은 리그 일정이 지난 9일 종료돼 계속 일본에 머무르는 중이었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를 통해 2019 신인드래프트를 실시간으로 챙겨봤다. 어느덧 9라운드까지 진행됐고, 그때까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자 '안 뽑히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10라운드에 마이크를 든 LG 스카우트 관계자가 "일본 독립리그"라고 하자 자신임을 직감하고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비(非)선수 출신으로 처음 드래프트에 지명된 한선태(24)의 이야기다.드래프트 직후인 10일 저녁에 연락이 닿은 그는 "아직 얼떨떨하다"면서 "기회를 주신 만큼 실망시키지 않고 잘해야된다"고 말했다. 한선태는 10일 열린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0라운드, 95순위에 LG에 지명됐다. 주목받는 결정. 드래프트 역사상 '비선출' 선수가 지명받은 건 한선태가 최초이기 때문이다.지금껏 프로 구단에 입단한 선수들과 분명 다르고도, 어려운 길을 걸어왔다.한선태는 중학교 3학년 때인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일본전을 통해 야구 경기를 처음 봤다. 야구의 매력에 빠진 그는 야구부가 있는 근처의 부천고를 찾았지만 '입단 테스트'를 거절 당했다. 야구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고양 원더스 비선출 선수 모집 테스트에서도 탈락한 그는 고교 졸업 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이후 사회인 야구를 시작한 한선태는 지난해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한 뒤 기량이 급성장했다. 올해에는 일본 독립리그 도치기 골든브레이브스에 몸 담았다.독특한 이력과 140㎞ 중후반 스피드 때문에 지난달 20일 열린 해외파 트라이아웃에서 그에게 큰 관심이 쏟아졌다. 한선태는 "일본 독립리그 일정 탓에 트라이아웃 종료 후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리그 일정이 어제(9일) 끝나 드래프트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달 말 귀국 예정이다"고 전했다.떨리는 마음으로 신인 드래프트 중계를 시청했다. 그는 "혹시라도 뽑힌다면 10라운드에 선택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9라운드까지 이름이 호명되지 않으니까 '이제 끝났다'라고 여겼다. 10라운드부터 갑자기 타임 요청이 많아지더라. 그때 '혹시 내 이름이 불릴 수 있을까'하고 기대감을 가졌는데, LG 구단에서 '일본 독립리그'라고 하는 순간 내가 뽑힌 것을 느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는 나랑 하재훈(SK 2라운드 전체 16순위) 형 두 명 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혹시 그의 이릉이 마지막까지 호명되지 않더라도 "내년까지는 계속 (프로 입단을) 도전하려 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매년 수많은 고교, 대학 출신 선수들이 프로에 입단하지만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많지 않다. 더욱이 한선태는 비선출 선수로 야구 경력이 짧다. 다만 한선태는 파주 챌린저스, 일본 독립구단에서의 코칭을 통해 110㎞에 머무르던 구속이 140㎞중후반까지 올라왔다. 한선태는 "최근에는 148㎞를 한 번 던진 적도 있다"고 했다. 앞으로 체계적인 훈련과 기술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LG가 주목한 점도 바로 '가능성'이다. 양상문 LG 단장은 "경험은 적지만, 투구 폼도 예쁘고 구종도 다양해 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우리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선수의 의지도 높다. 그는 "LG에 입단해 어떤 부분을 더 보고 배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며 "늦게 시작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야구가 더 좋아진다. 코칭스태프가 어떤 점을 알려주면 처음 배우는 거여서 더 새롭고, 재미있다"고 웃었다. 그의 롤모델은 현재 1군 최고령 선수 KIA 임창용이다. 같은 사이드암 유형. 그는 "임창용는 뱀직구를 던지지 않나. 사이드암으로 던지는 모습이 정말 멋있다"고 했다.지금껏 많은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선 파주 챌린저스 팀에 감사드린다. 당시 박종대 코치(고양 위너스)님께서 처음 팔을 올리게 도와주셨다. 코치님 덕분에 구속이 올라갔다. 또 일본 독립구단을 연결시켜준 김수인 대표팀, 세번째로는 일본 소프트뱅크 출신 김무영 코치님께서도 많이 알려주셨다"고 말했다.한선태는 지금껏 걷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그에게 꿈을 물어봤다. "지금까지 프로 입단이 목표였다. 이제 1군 무대에 서는 게 꿈이다. 그리고 그 꿈까지 이룬다면 새로운 꿈을 가질 것이다. 부상 없이 1군에서 계속 야구하는 것이다. 비선수 출신으로 처음 뽑힌 만큼 앞으로 있을 비선출 선수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는 역할도 하고 싶다." 이형석 기자 2018.09.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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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아리랑볼→150㎞ 뱀직구의 추억

중앙포토마른 체구에 까까머리였던 고등학교 2학년 '야구부 소년'은 겨우 시속 130㎞ 직구를 던졌다. 전성기엔 못 미치지만 아직 시속 140㎞ 후반대 공을 구사한다. KIA 임창용(42)은 꾸준히 연습해 25년 전의 자신보다 훨씬 빠른공을 던진다.전성기 시절 임창용의 트레이드마크는 '뱀 직구'였다. 최고 시속 160㎞에 이르는 구속뿐 아니라 꿈틀거리는 공의 움직임 때문에 붙여졌다. 임창용은 '뱀 직구'를 앞세워 한국(125승81패 254세이브)과 일본(11승13패 128세이브) 무대를 평정해 '창용 불패'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었다.어느덧 마흔 살을 훌쩍 넘긴 임창용에게 예전 같은 시속 160㎞대 공을 기대하긴 어렵다. 올 시즌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 KBO 리그에서 이 정도 빠른공을 던질 수 있는 젊은 국내 투수는 많지 않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마흔 살을 넘긴 선수 가운데 시속 150㎞에 가까운 공을 던진 선수는 아마도 몇 명 없었을 것이다. 날씨가 좀 따뜻해지면 시속 150㎞대 공을 던질 수도 있다. 임창용은 구속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중앙포토임창용에게 직구 스피드에 관해 질문하자 갑자기 옛 추억을 꺼내 들려줬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내 공은 '아리랑 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 정도로 구속이 느렸다는 의미다.임창용은 광주 진흥고 재학 당시 인근 광주 제일고와 여러 번 상대했다. 당시 광주 제일고에는 자신보다 1년 선배자 친분이 있던 이호준(은퇴)이 재학 중이었다. 어느 날 이호준이 임창용을 상대한 뒤 "네 공은 도시락 2개 까먹고 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공이 느려 가볍게 때려 낼 수 있다고 놀린 것이다. 둘은 1994·1995년 해태 고졸 신인으로 입단해 한솥밥을 먹었고, 이호준은 곧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임창용은 "고교 3학년 때 언더스로에서 사이드암스로로 투구 유형을 바꾸니 구속이 시속 140㎞를 넘었다. 프로 입단 이후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코칭을 통해 시속 150㎞대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아직 시속 140㎞ 후반대 빠른공을 던질 수 있는 비결은 하체의 힘이라고 했다. 그는 "나이 들어 은퇴하는 선배들을 보면 골반이나 다리 등 하체 쪽이 안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나는 하체가 아직 건강하다. 투수라면 하체가 건강하고, 하체를 잘 이용해야 빠른공을 던지고 롱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여전히 양다리에 밴드를 착용하고 앞쪽과 옆쪽으로 주 2회 걸으며 운동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18.04.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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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임창용. 뱀직구 간다

2017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이스라엘-한국 개막전이 6일 서울 구로구 경인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됐다. 임창용이 10회초 역투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3.06/ 2017.03.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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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아직 뱀 풀지 못한 임창용, 1이닝 2피안타 1실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최고령 투수 임창용이 첫 실전 등판을 소화했다. 임창용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경찰청야구단과 WBC 공식 시범경기에 대표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WBC 대표팀 합류 후 처음으로 실전 경기에 나섰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하프 피칭을 소화한 임창용은 고척돔에서 세 차례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대회에 나서기 위해 실전 등판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 컨디션을 끌어올린 임창용은 이날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 나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출발은 좋았다. 임창용은 선두 타자 김태진을 맞아 풀카운트 접전 끝에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시속 140㎞ 초반대 직구를 연거푸 뿌렸고, 볼카운트 1-2에서 던진 직구는 전광판에 시속 145㎞가 찍혔다. 이날 최고 구속이었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직구는 예리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고, 김태진은 서서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KBO리그 1군 경험이 있는 정수빈과 박찬도에게 잇따라 안타를 허용했다. 둘에게 초구 직구를 던져 각각 중전 안타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3루 위기에 몰린 임창용은 윤대영을 맞아 변화구 비중을 높였다.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맞바꿨다. 후속 타자 박준태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임창용은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물러났다.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한 임창용은 총 14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9개를 꽂아넣을 정도로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 컨디션이 완벽치 않은지 시속 150㎞ 강속구는 볼 수 없었다. 특유의 꿈틀대는 뱀직구 역시 아직 선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몸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은 수확이었다. 컨디션이 100% 올라온 임창용은 마무리 오승환의 앞에서 필승조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고척=유병민 기자 2017.03.0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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