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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야구 인생은 정훈처럼...존재감 남다른 베테랑 유틸리티 플레이어 [IS 피플]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정훈(37)은 지난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9회 초 6-6 상황에서 상대 셋업맨 김재윤으로부터 균형을 깨는 투런홈런을 쳤다. 롯데는 8-7로 승리하며 2연승을 거뒀고, 정훈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정훈의 승리 기여는 공격에 그치지 않았다. 5회 초 대타로 나선 그는 이어진 수비부터 오선진을 대신해 3루수를 맡았다. 지난 시즌(2023)까지 통산 7경기, 17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던 낯선 포지션이었지만, 7·8회 내야 타구를 잘 처리하며 실책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정훈은 이튿날(4일) 삼성전에서는 선발 3루수로 나섰다. 롯데 3루수를 맡았던 손호영이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다른 3루 자원 김민성도 왼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타선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3루 수비를 맡아줄 선수가 필요했고, 김태형 감독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정훈을 선택했다. 정훈은 이날(4일)도 실책 없이 준수한 수비를 보여줬고, 7회 초 타석에선 좌전 적시 2루타를 치며 롯데의 9-2 승리에 기여했다. 정훈이 변'만능키' 역할을 하며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굴곡 많은 프로 선수 생활을 걸으며 여러 포지션을 두루 경험한 덕분이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그는 1년 만에 방출된 뒤 현역으로 군 생활을 했다. 전역 뒤 초등학교에서 코치 생활을 하다가, 2010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2012시즌부터 4시즌 연속 주전 2루수를 지켰지만, 롯데가 2017시즌 내야수 앤디 번즈를 영입하며 백업으로 밀렸다. 이후 정훈은 외야 수비 훈련을 시작했고, 이듬해(2018년) 백업 1루수와 중견수를 맡았다. 그렇게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도 정훈은 신예 내야수 나승엽과의 주전 1루수 경쟁에서 밀리며 백업으로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나승엽이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간 뒤 자리를 대신했고, 2할 7~8푼대 타율을 유지하며 제 몫을 했다. 4월 셋째 주부터 출전한 16경기 중 11경기에서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6일 기준으로 팀 내 4위인 15타점을 기록했다. 어느덧 전준우와 함께 팀 최고참이 된 정훈은 "베테랑으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항상 팀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8 07:20
프로야구

롯데는 최하위지만...캡틴 전준우·복덩이 레이예스, 팀 성적에 가린 꾸준함 [IS 포커스]

최하위(10위) 팀 성적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는 타자들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38)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29) 얘기다. 롯데는 1일까지 치른 31경기에서 8승 1무 22패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홈(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주중 3연전 1차전에선 7연패로 흔들리던 키움 히어로즈에 7-9로 패하며 연패 탈출 제물이 됐다. 이튿날(1일) 2차전도 3-6으로 석패했다. 전임 단장 체제에서 170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FA 트리오, 유강남(포수) 노진혁(내야수) 한현희(투수) 모두 1번 이상 2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만큼 부진했다. 지난 시즌(2023) 주전으로 올라서며 거인 군단의 미래로 기대받은 윤동희와 김민석도 기대만큼 좋은 출발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런 윌커슨과 찰리 반즈, 두 외국인 투수들은 원투펀치에 어울리는 위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예상과 구상이 실제와 가장 달랐던 건 불펜진이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 2차전부터 끝내기 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프랜차이즈 최다 홀드를 기록한 셋업맨 구승민은 2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비록 수렁에 빠져 있지만, 제 몫을 잘 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4번 타자로 나서는 전준우는 30대 후반 나이가 무색할 만큼 힘 있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1일 기준으로 타율 0.310(126타수 39안타) 3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준수한 타율(0.296)을 기록하며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레이예스는 그토록 외국인 타자 복이 없었던 롯데에 단비 같은 선수다. 출전한 31경기에서 타율 0.350(123타수 43안타) 4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롯데 감독도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다. 수비도 생각보다 잘 해주고 있고, 누상에서 뛰는 것도 괜찮다"라며 평가한 바 있다. 롯데는 부흥기였던 2008~2010시즌 뛰었던 카림 가르시아가 떠난 뒤 외국인 복이 없었다. 2015시즌 타율 0.314, 28홈런-24도루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남긴 짐 아두치는 이듬해 금지 약물 복용으로 퇴출됐다. 이후 앤디 번즈, 딕슨 마차도, D.J 피터스, 잭 렉스, 니코 구드럼이 롯데를 거쳐갔지만,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선수는 없었다. 레이예스의 기량과 경기 영향력을 평가하긴 아직 이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 이력만 믿고, 적응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다른 타자들과 다르다. 기본적인 타격 능력이 좋고, 한국 야구를 존중한다. 많은 외국인 선수를 겪어본 김태형 감독도 선수의 프로의식을 칭찬한 바 있다. 롯데는 3번으로 나서는 레이예스, 4번 전준우의 타격 사이클이 아직 꺾이지 않고 있다. 두 선수에게 고비가 오기 전에 앞 타순에선 기회를 만들고, 후속 타자들은 득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만들어야 한다. 그나마 최근엔 손호영이 유격수를 맡으며 중심 타자 역할까지 잘 해주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분전이 절실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2 15:56
스포츠일반

아데산야, 페레이라에 3연패→KO승+벨트 탈환… “복수는 달콤해”

이스라엘 아데산야(33∙뉴질랜드)가 3연패 후 끝내 숙적 알렉스 페레이라(35∙브라질)에 복수했다. 아데산야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UFC 287: 페레이라 vs 아데산야 2 메인이벤트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페레이라를 2라운드 4분 21초 KO로 제압하고 챔피언 벨트를 탈환했다. 7년간 계속된 악몽을 깨부쉈다. 아데산야는 2016년부터 킥복싱에서 두 번, 종합격투기(MMA)에서 한 번, 총 세 번 페레이라에게 패했다. 지난해 11월 패배는 더욱 쓰라렸다. UFC 미들급에서 12연승을 기록하며 무적의 챔피언으로 군림했던 아데산야는 킥복싱에서 자신을 쫓아온 페레이라에게 또다시 5라운드 역전 KO패를 허용하며 UFC 미들급 타이틀을 뺏겼다. 그래서 이를 갈았다. 아데산야는 벨트를 잃은 날부터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훈련에 몰입했다. 그 결과는 멋진 전략과 피니시로 나타났다. 아데산야는 2라운드에 다리에 대미지를 입은 척하며 페레이라를 유인했다. 지난 경기에서 아데산야는 다리에 대미지를 입어서 발이 묶인 사이 페레이라에게 맹공을 허용해 KO패했다. 이걸 역이용한 것이다. 페레이라는 절뚝이는 아데산야를 따라 들어가 피니시를 노리며 펀치와 니킥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때 아데산야는 전광석화 같은 오른손 오버핸드훅으로 페레이라에게 큰 대미지를 줬다. 그리고 곧바로 오버핸드훅을 한 번 더 날렸고 페레이라는 실신해 일어나지 못했다. 실신한 페레이라에 아데산야는 추가타로 해머피스트를 한 방 날렸다. 2017년 킥복싱 무대에서 자신을 KO시키고 조롱했던 페레이라에 대한 복수였다. 아데산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복수는 달콤하다고 하던데, 정말 달콤하다”며 “여러분 모두가 이런 행복감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인생에서 무언가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결코 이런 행복을 느낄 순 없을 거다. 사람들이 당신을 비난하고, 당신의 목을 짓밟을 때 그냥 가만히 있는다면 결코 이런 결과를 얻지 못할 거다. 용기를 내라. 그리고 이렇게 상승하는 기분을 느껴보길 바란다. 인생에 단 한 번 있는 일이다”라고 동기부여 발언을 했다. 또한 아데산야는 “사냥꾼이 이제 사냥당했다. 페레이라, 날 이겨줘서 고맙다. 네가 날 이긴 덕분에 이제 내가 더 훌륭한 파이터가 됐다”고 숙적 페레이라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벨트를 잃었음에도 페레이라는 위대한 챔피언이다. 그는 항상 챔피언일 것이다. 페레이라의 이야기에선 내가 빌런이다. 하지만 오늘은 내 스토리였다. 이게 역사다”라며 자신이 라이벌리의 최종 승자임을 선언했다. 한편 ‘길거리 예수’ 호르헤 마스비달(38∙미국)이 20년의 커리어를 마치고 마이애미 홈관중 앞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마스비달은 코메인 이벤트에서 웰터급 랭킹 5위 길버트 번즈(36∙브라질)에게 만장일치 판정패(30-27, 30-27, 29-28) 당했다. 한국 나이로 불혹인 마스비달은 번즈에게 역부족이었다. 그라운드에서도 밀렸지만, 주전장인 타격에서도 여러 차례 정타를 허용하며 밀리며 패배했다. 길거리 싸움꾼 출신인 마스비달은 2003년부터 프로 MMA 파이터로 활동하며 20년간 52전 35승 17패를 기록했다. 2019년 벤 아스크렌을 5초 만에 플라잉 니킥으로 KO시키며 UFC 최고 인기스타로 등극했다. 경기 후 마스비달은 “옥타곤에 들어왔을 때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다. 길고 긴 20년이 지났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이어 “UFC가 20년 전에 이곳에 와서 내게 꿈을 좇도록 고무했다. 오늘 나도 여기 있는 누군가에게 무엇이든 자신의 꿈을 위해 싸우도록 영감을 줬다면 좋겠다. 이 스포츠를 사랑한다. 빈털터리로 시작했는데 이제 백만장자가 됐다. 이제 평생 먹고 살 만큼 벌었다”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승자 길버트 번즈는 “현 챔피언 리온 에드워즈든 도전자 콜비 코빙턴이든 챔피언 벨트를 가진 사람을 노리러 가겠다”며 “다른 경기는 받지 않고, 오직 타이틀전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김희웅 기자 2023.04.10 07:26
프로야구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감독상, '무결점 우승' 김원형 감독 VS '미러클' 홍원기 감독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12월 1일 열린다. 감독상 부문에는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과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후보에 올랐다. 두 사령탑 중 조금 더 유력한 후보는 역시 '무결점 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이다. SSG는 올해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모두 1위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역대 최초로 이뤄냈다. 직행한 한국시리즈(KS)에서는 키움을 상대로 통합 우승까지 성공했다. SSG의 우승에는 추신수·김광현·최정 등 슈퍼스타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김원형 감독의 리더십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창단 때부터 선수로 뛰었던 김 감독은 첫 우승이었던 2007년 당시 주장을 맡았고, 코치를 거쳐 2021년 드디어 지휘봉을 잡았다. SK(SSG) 선수로 뛰었던 이가 사령탑까지 맡은 건 김 감독이 처음이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해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는 스타 고참들과 조화를 이뤘고,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1위를 수성했다. 김강민·추신수·문승원 등은 시즌 동안 적절히 관리를 받은 끝에 KS에서 크게 활약했다. 박성한·최지훈·전의산 등 20대 초중반 선수들도 잠재력을 터뜨렸다. 김 감독 부임 전까지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들은 팀의 공·수 핵심이 됐다. KS에서는 과감한 기용으로 키움의 공세를 막았다. 김원형 감독은 김택형을 시리즈 '키맨'으로 선택해 6경기 중 5경기, 가장 중요한 상황마다 등판시켰다. 베테랑 김강민을 가장 중요한 순간 대타로 기용해 동점 홈런·쐐기 적시타·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보답 받았다. 비록 준우승 감독이지만, 홍원기 감독 역시 가을의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갔던 키움은 올해 정규시즌 3위를 지켰고,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한 포스트시즌에서는 KS까지 진출했다. 키움은 준PO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를 꺾었고,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에서도 1패 후 3연승을 거두는 '업셋' 승리를 이뤄냈다. 홍원기 감독은 정규시즌 성적만 보지 않고 단기전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그 결과 1할 타자였던 김준완과 이용규가 팀의 KS행을 이끌었고, 임지열·김태진 등도 깜짝 활약을 펼쳤다. 4선발이었던 최원태는 특급 필승조로 변신했다. 홍원기 감독은 KS에서도 4차전까지 SSG와 2승 2패까지 맞서는 팽팽한 승부를 선보였다. 에이스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 부상을 당해 선발 공백이 생기자 필승조 이승호를 깜짝 선발로 기용, 4차전을 잡는 승부사의 모습도 보여줬다. 비록 마지막 두 경기에서 패하며 우승까지 내달리지 못했지만, 많은 이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명승부를 펼치며 올가을을 장식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8 08:16
프로야구

KS 우승 김원형 감독 "승부욕 강했던 날 받아줘...선수들이 고맙다"

SSG 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했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끝난 KS 6차전에서 키움을 4-3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4승 2패를 기록,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은 완벽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승장 김원형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데뷔, 2000년 SK 와이번스 창단부터 구단을 지켰던 원 클럽맨 출신이다. 은퇴 후 구단 코치 및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코치를 거쳐 지난 2021시즌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감독 부임 2년 만에 친정팀의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팀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및 시리즈 총평은. "오늘도 윌머 폰트가 또 '폰트'했다. 홈런 두 방을 맞으면서 3실점했지만, 8회까지 올라가서 2아웃 잡고나서야 내려올만큼 자기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오늘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경기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났는데 지금은 정신없어서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김)성현이가 (결승) 안타를 친 것만 생각난다. 올해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의례적으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말하고 싶다. 감독을 2년 동안 하면서 선수 시절 때처럼 생각할 때가 있었다. 당시에는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강했다. 감독으로서도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다가갔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선수들에게 더 성숙한 어른이 되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끔 들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오늘 호수비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후안 라가레스도 30m를 전력질주해서 타구를 잡아냈고, (최)주환이도 그랬고 (박)성한이도 잘해줬다. 오늘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여줘서 우승을 한 것 같다."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이 기억나는지. "옆에서 다들 좋아하더라. 코치들이 다 좋아했고, 나도 좋았는데 왜 눈물이 안 나는지 모르겠다. (김)강민이가 울면서 오는데 나도 좀 울컥하긴 했다. 시즌을 치루면서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감독이란 자리를 직접 해보니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마음을 굳게 갖다보니까 행복한 순간이 찾아와도 계속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오늘 9회 마지막 수비 때 1루수 오태곤이 파울 라인에 바싹 붙어있었다. 마지막 타자가 이지영인데, 그걸 보면서 좀 안쪽으로 빼자고 수비코치한테 이야기할까 생각하다 꾹 참았다. 그런데 공교롭게 그곳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갔다. 그 생각이 지금 떠오른다." -지난해 취임 후 많은 변수가 있었고, 올해 중압감이 많았을 텐데. 2년을 돌아본다면. "작년엔 좀 호기롭게 했다. 선발 투수 세 명이 빠져나갔지만, 선수가 없을 때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마음, 승부욕이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 강하게 마음을 먹고 했던 것 같다. 올해도 시즌을 치루는 과정은 똑같았다. 어쨌든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지니고 했다. 중요한 건 작년에 비해 확실히 선발이 좋아졌다. 그래서 올해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한유섬이 호수비도 했고 주루에서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다 (부상으로) 경기장을 나갔다. 한 마디를 전한다면. "우승 후에도 펑펑 울더라. 덩치 큰 사람들이 마음이 좀 여리다. 오늘 주루하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선수는 조금만 못하면 팬 여러분께 많이 혼나기도 하고, 잘했을 때는 많이 칭찬받기도 한다. 올해 유섬이가 주장을 맡으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나한테 내색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주장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김강민과 우승 후 포옹한다고 했다. 오늘 김강민과 포옹은. "강민이가 울면서 달려와서 했다. 그냥 울면서 뭐라고 했는데 기억이 안 난다. 생각났다. ‘해냈다’고 했다.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시리즈를 돌아보면서 가장 갈등이 됐던 순간이 있었다면. "솔직히 고민한 부분은 없었다. KS를 준비하는 3주 동안 주전 라인업은 어느 정도 생각해 놨다. 중요한 건 투수들 교체 타이밍이었다. 포스트시즌 동안 굉장한 화두가 됐다.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냥 정규시즌 때처럼 했다. 조금 더 중요한 포인트에서 믿을 수 있는 선수들을 적극 활용했다. 바로 김택형이다. 시리즈 동안 너무 좋은 활약을 해줬다. 시리즈를 시작하기 앞서 팀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택형이가 채워준 것 같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다 역할을 해줬다. 택형이가 이제 좀 야구를 하는 것 같은데, 군대를 가서 아쉽다." -상대 팀 키움 히어로즈는 어땠나. "경기가 끝나고 홍원기 감독과 인사를 나눴다. 솔직하게 얘기한다면 내심 히어로즈가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진심으로 우리 코치진에게 '키움을 상대할 때 조심해야 한다. 근성있게 하고 독기있게 한다고' 이야기했다. 막상 맞대결하니 매 경기마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그런 점에 있어서 상대 홍원기 감독 존경을 표한다. 결과는 우리가 우승을 했지만, 정말 시리즈 내내 대단한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감독 부임 2년 만에 바로 통합 우승을 이뤘다. 대단한 기록이고,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소감이 어떤가. 감독으로서 최단기 우승일텐데. "내가 정말 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하다. 이 우승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선수들도 좋겠지만, 제일 기분 좋은 사람은 나 아닐까. 어제 재계약이라는 큰 선물도 받았고, 오늘은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도 해줬다. 구단 직원이 내가 매번 자아성찰을 한다고 하더라. 내가 가끔 화가 많아서 안 풀릴 때 하는 말들이에 내가 2년 동안 스트레스가 많고 화가 많은 사람으로 인식된 것 같아 마음 고생을 했다. 어쩔 수 없다. 경기가 안 풀리면 표현해야 했다. 그런 것들이 오늘 다 잊혀지는 것 같다. 내년에도 감독으로 있을 수 있게 됐다. (내년에는) 선수단, 코치들에게 때로는 냉철하게 이야기하겠지만, 내 스스로는 더 인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년 걱정도 하게 된다. (최)정이도 그 얘기를 하더라. 정이한테 '이렇게 좋은 날 왜 눈물이 안 날까'라고 했더니 '내년 걱정하시는 게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넌 천재다'라고 해줬다. 정이의 말이 가슴에 와 닿더라." -정용진 구단주가 응원도 오고 우승에 관심이 컸다. "원래 구단주님이라면 감독도 특별한 날 아니면 못 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구단주께 인사하고 만나는 자리가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구장에 많이 오시니까 (익숙해져서) ‘오셨나보다’ 그런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니 목표를 더 확고하게 하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시즌 때 관중 1위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 내내 매진이 이어졌다. 팬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 선수 때도 물론 팬분들을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 그렇다. 지난 2년 동안 팬들을 거의 못 뵈었다. 올 시즌 이렇게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팬 여러분들이 가득 채워주셨다. 그래서 '이게 정말 팬의 소중함이구나'를 느끼는 해가 된 것 같다. 진심으로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선수들도 그런 팬분들의 박수와 응원 덕분에 계속 힘내서 뛰는 것 같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8 22:56
야구

서른 후반에…육성→방출→백업 딛고 감격의 첫 FA까지

최근 은퇴한 김용의(36)는 지난해 12월 LG 트윈스와 1년 총액 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뒤 "정말 행복하다. 구단에서 내게 FA 선수라는 훈장을 달아줬다.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감격해 했다. 나성범과 김현수·김재환·박건우·박해민·백정현 등 대어가 쏟아진 2022 FA 시장에 인생 역전 스토리를 쓴 베테랑이 있다. 육성 선수 출신으로 30대 중후반에 감격스러운 첫 FA를 획득한 롯데 자이언츠 정훈(34)과 KT 위즈 허도환(37)이다. 정훈은 2006년 육성 선수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하고 이듬해 방출됐다. 육군 9사단에서 박격포병으로 복무한 그는 전역 후엔 다른 직업을 알아보다 고교 시절 은사의 권유로 모교 야구 코치를 맡았다. 그러다가 지인 추천으로 롯데의 육성 선수 테스트에 지원해 통과했다. 그는 2010년 프로 데뷔했고, 2013~2016년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꽃길이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는 정훈의 수비가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외국인 2루수(앤디 번즈)를 영입했다. 하루아침에 백업으로 밀려난 그는 이때부터 1군에서 살아남고자 안간힘을 썼다. 2루수뿐만 아니라 1루수·외야수 수비를 준비, 글러브를 세 개씩 챙겨 다녔다. 또 현재의 레그킥 타격 자세를 완성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팀이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 여러 포지션을 돌아다니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라 생각했다”며 “타석에 설 기회가 적었을 때 (코치진에) 임팩트를 주려면 장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주전으로 재도약한 정훈은 '팔방미인'이 됐다. 내·외야를 오가며 팀 약점을 메우고, 올 시즌에는 135경기에서 타율 0.292·14홈런·79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올해 롯데에서 4번 타자(201타석)로 가장 많이 나섰다. 2년 연속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했고, OPS 0.800을 넘겨 타격 기량을 확인했다. C등급을 받아 보상 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150%, 1억 5000만원만 보상금으로 지급하면 된다. 서른 중반에도 매력적인 FA 자원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허도환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 딱 한 경기만 뛰고 방출됐다. 곧바로 팔꿈치 수술을 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마친 뒤 어렵게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입단 테스를 기회를 얻었다. 2013년 잠깐 주전 포수로 활약한 그는 이후 몇 차례나 팀을 옮기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2015년 넥센에서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됐고, 2017시즌 종료 후에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이적했다. 2019년 11월에는 트레이트를 통해 KT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허도환은 백업 포수다.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2013년(116경기) 한 번뿐이다.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통산 타율 0.214)이 약하다. 하지만 올 시즌 6년 만에 100타석 이상을 소화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으나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0.276) 최다 타점(21개)을 기록했다. 주전 장성우의 백업 포수로 뛰며 KT의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나도 이 정도까지 잘해줄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FA 계약 해야 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훈과 허도환에게 이번 겨울은 특별하다. 이형석 기자 2021.11.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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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지키기 힘드네...'前롯데' 번즈, 주전에 밀려 마이너행 이어 DFA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던 내야수 앤디 번즈(31)가 다시 한번 좌절을 맛봤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우완 투수 조시아 그레이를 승격한다”라며 “40인 로스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내야수 번즈를 양도지명(DFA) 처리한다”라고 발표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던 번즈는 이로써 40인 로스터까지 제외돼 메이저리그 계약 자격을 잃었다. 번즈 입장에선 연이은 주전 복귀에 타격을 입은 셈이 됐다. 2017~2018년 두 시즌 동안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번즈는 통산 타율 0.285 OPS 0.851 38홈런을 기록하며 주전 2루수로 활약한 후 마이너리그로 복귀했다. 2019년 토론토 산하 트리플 A에서 OPS 0.833 19홈런을 기록한 번즈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에서 뛰지 못하며 빅리그 승격을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반등의 기미를 보이며 기회를 잡았다. 번즈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타율 0.330, OPS 1.025를 기록한 끝에 지난 6월 13일 메이저리그로 승격했지만 주전 중견수 코디 벨린저가 6월 24일 복귀하면서 마이너리그로 다시 강등됐다. 11일의 메이저리그 기간 커리어 첫 메이저리그 선발 출전, 첫 안타에 투수 등판까지 경험했지만 팀 핵심 선수 복귀에는 이겨낼 도리가 없었다. 여기에 팀 내 최고 투수 유망주인 조시아 그레이의 승격으로 40인 로스터 자격마저 잃었다.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랭킹 42위, 팀 내 2위를 차지한 그레이를 성폭행 혐의로 행정유예 당한 트레버 바우어와 팔뚝 통증으로 이탈한 클레이튼 커쇼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21일 경기에서 데뷔전을 갖는다. DFA당한 번즈는 트레이드를 기다린 후 원하는 팀이 없을 경우 타팀 이적이나 다저스 마이너 잔류를 선택할 수 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7.2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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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새 중심타자 정훈 “이젠 주전으로 가을야구”

롯데 자이언츠 정훈(34·사진)은 몇 번이나 좌절했다. 프로 데뷔 후 1년 만에 방출되는가 하면, 3할 타자에서 한순간에 백업 내야수로 밀려났다. 일정한 포지션이 없어 가방에 글러브를 3개씩 넣고 다녔다. 그렇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는 “절박하다”고 말했다. 정훈은 올 시즌 롯데의 최고 타자다. 7일까지 타율(0.337), 홈런(9개), 타점(48개), 장타율(0.495) 등에서 팀 내 1위에 올라있다. 최근 4번 타자로 자주 나서자 동료들은 “라인업이 잘못된 거 아니냐”, “기념으로 전광판 사진 찍어놓으라”고 놀리기도 한다. 국가대표 4번 타자 출신 이대호(39)가 오랫동안 차지한 자리에 그의 이름이 어느덧 어울린다. 정훈이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은 0.400(타점 23개)에 이른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2006년 육성 선수(연습생)로 현대에 입단한 정훈은 이듬해 방출됐다. 고향(마산)에 머물다가 “군대나 다녀오라”는 친구의 말에 입대를 신청했다. 육군 9사단에서 박격포병으로 복무했다. 전역 후엔 다른 직업을 알아보다 고교 시절 은사의 권유로 창원 양덕초등학교에서 야구 코치를 맡았다. 그러다가 롯데의 육성 선수 테스트를 통과했다. 정훈은 “미친 듯이 야구를 했다”고 회상했다. 2010년 프로 데뷔한 그는 2013년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4년 타율 0.294, 2015년에는 0.300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그의 타율은 0.262로 떨어졌다. 그러자 롯데는 정훈의 수비가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외국인 2루수(앤디 번즈)를 영입했다. 백업 선수로 밀려난 그는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휴식이나 경기 준비 등에 대해 너무 소홀했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여겼다”고 돌아봤다. 정훈은 이때부터 2루수뿐만 아니라 1루수·외야수 수비를 준비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팀이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다. 여러 포지션을 돌아다니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정훈은 올 시즌 1루수로 374과 3분의 2이닝, 외야수로 123과 3분의 1이닝을 수비했다. 한때 3개 포지션의 글러브를 갖고 다녔으나 요즘은 2루수를 볼 가능성이 작아서 1루수와 외야수 글러브만 챙긴다고 한다. 백업으로 밀려났을 때 정훈은 레그킥(다리를 높이 들었다가 내디디며 체중을 이동하는 타법) 자세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가끔 몸의 중심을 잃어 넘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온 힘을 싣는 그만의 폼이 완성됐다. 정훈은 “타석에 설 기회가 적었을 때 (코치진에) 임팩트를 주려면 장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온몸을 쓰는 정훈은 2021년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그는 “처음 주전으로 뛰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절박하다. 세 살 아들이 아빠가 야구 선수라는 걸 아는 나이가 될 때까지 뛰는 게 작은 꿈”이라고 했다. 정훈의 가장 큰 목표는 가을 야구다. 그는 “팀이 오랫 동안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지 못 했다. 내가 (주전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을 때 다시 한번 PO에 올라가고 싶다”라고 했다. 그는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8경기(8타석 6타수 무안타)에 나섰지만, 모두 교체 출장이었다. 정훈은 “가을 잔치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부산=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7.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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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한 선택, 롯데 장타율 1위 정훈

살아남기 위한 선택은 그를 장타자로 변모시켰다. 23일 현재 롯데 선수 중 장타율 1위는 정훈(34)이다.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적 있는 팀 내 중심타자 이대호와 전준우, 안치홍의 장타율을 능가한다. 정훈은 장타율 0.506으로 KBO리그 전체 1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장타율은 0.387였다. 지난해 장타율 0.427가 개인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정훈은 프로 데뷔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의 짜릿함을 경험했다. 지난 20일 사직 삼성전을 시작으로, 22~23일 사직 NC전까지 홈런을 때려 홈팬들의 함성을 높였다. 모두 귀중한 홈런이었다. 20일 경기에선 6-1로 앞서다가 6-3으로 쫓긴 7회 솔로포를 날렸고, 롯데는 8-7로 이겼다. 22일 NC전에선 0-5로 뒤진 9회 말 추격을 알리는 투런홈런을 쳤다. 고삐를 당긴 롯데는 이후 무사 1, 2루 찬스까지 만들었다. 비록 추가점을 얻지 못해 패했지만, NC 마무리 투수를 불러낼 만큼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 기세를 23일에도 이어간 롯데는 5회까지 3-2로 앞섰고, 정훈은 6회 선두타자 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롯데는 13-7로 크게 이겼다. 정훈은 어느덧 시즌 홈런 9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작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11개) 타이기록까지 2개만 남겨놓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 반환점도 돌지 않아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다. 정훈은 극단적인 어퍼 스윙을 한다. 가끔 몸의 중심을 잃고 자주 넘어질 만큼 독특하면서도 온 힘을 싣는다. 정훈은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현재의 타격폼에 이르렀다. 정훈은 주전 2루수로 활약한 2014~2015년 앞발을 살짝 들어 이동하는 토탭을 했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2014년 타율 0.294를, 2015년 데뷔 첫 타율 0.300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2016년 그의 타율은 0.262로 떨어졌다. 롯데는 정훈의 수비가 약한 점까지 고려해, 2루수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최근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재진입한 앤디 번즈였다. 정훈은 백업 선수로 밀려났다. 경기 출장 기회가 뜸해진 정훈은 "기회가 없었다. 한정된 기회에서 임팩트를 주려면 장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그래서 우타자 기준으로 왼발을 들어 중심을 이동하는 레그킥을 시도했다. 장타력 향상을 위한 선택이었다. 정훈은 "새 폼이 점차 내 몸에 익었다. 덕분에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도 쳐보고 타구 스피드와 비거리도 조금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한동안 4번 타자로 나서면서 장타 욕심도 생겼다. 이후 스윙이 커졌다. '어차피 홈런 20~30개 칠 것도 아니다. 1번 타자로 나가는 것처럼 해야겠다'고 다짐하니, 오히려 홈런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 통산 35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양준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정훈의 폴로 스루가 예술적이다. 다소 거칠어 보여도 맞는 순간 자기가 가진 힘을 잘 전달하는 게 최고의 타격폼"이라고 평가했다. 정훈은 홈런과 장타율은 물론 타율(0.332), 타점(43개), 출루율(0.409)까지 커리어하이를 넘보고 있다. 또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해 뛰고 몸을 던진다. 30대 중반 늦깎이 나이에 빛을 보고 있다. 경쟁에서 밀려난 정훈이 다시 주전으로 올라서기 위해 노력한 끝에 얻은 결과여서 더 의미 있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1.06.2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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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저 돌아온 다저스, 감격의 데뷔 안타쳤던 '前롯데' 번즈 마이너행

LA 다저스가 주전 타자 코디 벨린저(26)를 복귀 시켜 연패 탈출을 노린다. 한편 벨린저의 자리를 위해 프로 11년 만에 빅리그 첫 안타를 기록했던 앤디 번즈(31)는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LA 다저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전에 앞서 주전 중견수 코디 벨린저를 부상자 명단에서 빅리그 로스터로 복귀시켰다. 지난 13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후 11일 만에 복귀다. 순위 경쟁팀 샌디에이고에 연패를 당한 다저스는 1승이 급하다. 시리즈 1차전에서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에게 11삼진 1득점으로 압도당한 이후 또 다른 중심 타자 맥스 먼시를 복귀시켰지만 2차전 역시 패배했다. 클레이튼 커쇼가 김하성에게 대타 솔로홈런을 맞으며 결국 3-2로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지구 1위 샌프란시스코가 연승으로 3경기 반 차까지 달아났고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에 연승으로 1경기 반 차까지 쫓아왔다. 만약 시리즈 3차전까지 내줄 경우 샌디에이고와 반 경기 차로 좁혀지며 지구 2위 자리까지 안심할 수 없게 된다. 팀 입장에서는 벨린저의 복귀가 반갑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2017~2018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앤디 번즈다. 올 시즌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던 번즈는 먼시의 부상 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 13일 빅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2016년 토론토에서 10경기를 뛴 이후 5년 만에 승격이다. 포기하지 않고 올 시즌 트리플A에서 타율 0.330, OPS 1.025로 활약한 끝에 얻어낸 기회였다. 커리어 첫 선발 출전과 안타도 경험했다. 30세 309일의 나이로 데뷔 첫 선발 2루수 출전한 그는 2회 말 첫 타석에서 텍사스 선발 투수 콜비 앨러드를 상대로 유격수 쪽 내야 안타로 데뷔 안타를 만들어냈다. 경기가 크게 뒤진 9회 초에는 투수까지 경험하며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961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나온 데뷔 안타를 기록한 날 투수로 등판한 야수다. 1군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주전 야수들이 차례로 복귀하면서 자연스럽게 밀려나게 됐다. 올 시즌 9경기 타율 0.273, OPS 0.830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개빈 럭스, 저스틴 터너, 맥스 먼시, 알버트 푸홀스, 크리스 테일러 등 쟁쟁한 내야수들에 밀려 결국 마이너행을 통보받았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6.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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