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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휘성 "군 제대 이후 오랜 슬럼프, 은퇴까지 생각해"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이 달라졌다. 솔직한 모습을 꺼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덜해졌다. 모르는 사람들과 만남도 익숙해졌다. JTBC '아는형님'을 통해 일면식도 없는 개그맨 김영철과 '안되나용' 깜짝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더니 tvN '나의 영어사춘기' 채널A '우주를 줄게' 등 사생활 공개 예능에도 출연했다. 취중 토크를 하는 동안에도 리얼리티 카메라가 붙어 휘성의 일상을 관찰하고 있었다. 외부와 접촉이 늘면서 주변에서는 "성격이 밝아지고 활발해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휘성은 "사회성이 비교적 결여된, 비현실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객관적으로 보고 현실적으로 움직이려고 해요. 기본 성격은 변하지 않겠지만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라고 공감했다.지난해 8월 말 독립 레이블 '리얼슬로우'를 설립하고 소속사 대표가 되면서 생긴 책임감 때문이란다. 자신이 추구하는 흑인음악을 더 깊고 다양하게 하고 싶어서 시작한 사업으로, 초심을 찾자는 뜻에서 언더 때 사용하던 예명인 리얼슬로우를 앞세웠다. 매니저·영상 촬영감독·작곡가 2명·후배 아티스트 1명 등 챙겨야 할 식구가 많진 않아도 회사 월세를 비롯한 각종 청구 서류가 순식간에 밀려들어 온다. 다른 사람을 책임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휘성은 변해야만 했다.휘성은 "인생이 더 나아질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올해 37세가 됐는데 앞으로 10년 뒤를 상상해 보는 거죠. 분명 지금보다 쇠약해졌을 테고 인기도 더 얻진 않겠죠. 부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겠고요. 알 수 없는 미래에 의존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니까 당장 변해야겠더라고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그 안에서 행복해지는 게 목표예요. 지금 먹는 것, 마시는 것, 하고 있는 모든 활동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거죠"라며 향긋한 사과주를 홀짝였다.>>①에 이어- 오랜 슬럼프가 있었다고요."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군대 이후로 슬럼프가 길었어요. 제대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JTBC '히든싱어'에 나가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스스로 꾸준히 증명해 내진 못했어요. 계획적이지도 못했고 집중력도 떨어진 시기였어요." - 이겨 내는 방법이 있었나요."병원에도 많이 다니고 은퇴도 생각했어요. 아무런 생각 없이 음악을 만들어 본다거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막 먹어서 살도 엄청 쪘죠. 은둔 생활을 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내가 이렇게 산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나 같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나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에너지를 행복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데, 나는 그 에너지로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었던 거죠. 그길로 박차고 나와 운동부터 시작했어요." - 어떤 심정이었나요."더 이상 내가 거창하게 뭔가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어요. 음악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한다거나 식스팩 복근이 생긴다거나 이런 건 나와 점점 멀어진다는 거죠. 그 이후로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당장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하자는 마음이었죠." -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진 않나요."제일 안타까운 건데 음악이 어느 순간부터 계속 일이었지,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요소가 아니었어요. 너무 슬픈 일이에요. 음악을 들어도 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어요. 연차도 오래되다 보니까 음악에 감동받는 경험도 점점 줄고 없어지더라고요. 가수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고요." - 작사·작곡으로도 많은 커리어를 쌓았는데요."대중적인 음악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작사 작곡 의뢰가 오면 보통 그 회사 A&R 팀과 소통하지 노래를 부르는 아티스트랑 소통하는 건 아니거든요. 나는 회사가 추구하는 상업성에 맞춰 곡을 만드는 거죠." - 저작권료 대박곡은 뭔가요."다 예상했던 것들이 대박이 났어요. 2010년 전후가 저작권료 황금기였어요. 오렌지캬라멜 '마법소녀' '아잉' 등 효자곡들이 많이 있죠. 최근에 가장 쏠쏠한 건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 '헤븐'이에요." - 곡을 잘 만들고 가사를 잘 쓰는 비결이 있나요."다른 사람에게 주는 곡이라면 까이면 까이는 거고, 되면 되는 거고 이런 마음으로 접근해요. 어떤 목적으로 끼워 맞추려다 보면 오히려 일이 꼬이게 되니까요. 거미에게 준 '사랑했으니 됐어'는 작곡가분께 극찬 받은 가사라서 기억에 남아요. 사실 내가 봐도 가사를 잘 썼구나 싶었죠. 내 노래를 작업할 땐 아무래도 목적이 있죠. 내 6집 앨범 '보콜릿'은 힘껏 작사한 앨범이에요. 내가 지금 쓸 수 있는 가장 최고 수준의 작사를 해 보자는 마음으로 했고, 만족도도 높았어요.">>③에서 계속 황지영기자사진=박세완기자영상=이일용 [취중토크①] 휘성 "'안되나요'가 걸림돌? 그것도 내 일부" [취중토크②] 휘성 "군 제대 이후 오랜 슬럼프, 은퇴까지 생각해" [취중토크③] '영어사춘기' 휘성 "영어 못하는 게 죄는 아니잖아요"
2018.04.06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