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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불펜 대결에서 석패...'5위와 8G 차' 키움, 희미해지는 PS 진출 희망 [IS 고척]

키움 히어로즈가 주중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선발진이 잘 버텼지만, 결국 불펜 싸움에서 밀렸다. 키움은 2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선발 투수 하영민이 6이닝 무실점, 필승조도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0-0으로 정규이닝을 마쳤지만, 연장 승부에서 먼저 점수를 내준 뒤 만회하지 못했다. 이날 5위 KT 위즈는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8-7로 승리, 61승 2무 62패를 기록했다. 키움은 종전 7경기였던 KT와의 승차가 8경기로 벌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희미해졌다. 키움은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노렸던 선발 투수 하영민이 6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내며 호투했다. 그는 1회 초 선두 타자 김지찬에게 중전 안타, 윤정빈과 구자욱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르윈 디아즈와 박병호를 내야 뜬공 처리한 뒤 강민호는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3회는 2사 2루에서 디아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외야수 원성준의 정확한 홈 송구로 주자 구자욱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하영민은 이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타선은 삼성 선발 투수 황동재 공략에 실패했다. 1회와 3회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5회 2사 뒤 송성문이 좌중간 2루타, 최주환이 사구로 출루하며 만든 기회에서는 변상권이 바뀐 투수 오승환 공략에 실패했다. 키움 타선은 오승환, 최지광으로 이어지는 삼성 필승조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했다. 반면 키움 불펜진도 삼성 강타선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정규이닝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연장으로 진입했다. 키움은 11회 초 이명종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가 삼성 간판타자 구자욱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이어진 11회 말 공격은 주축 타자 김혜성, 송성문, 최주환이 나섰지만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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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최연소’보다 ‘최고령’ 가까워졌지만…괴물, 12년 세월 넘어 마침내 100승 고지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결국 KBO리그 100승 고지에 올랐다.지난 2012년 4월. 한화 팬들은 한껏 기대감에 부푼 채 시즌을 맞이했다. 4번 타자 김태균이 일본 리그에서 돌아왔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한화와 계약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둔 에이스 류현진이 커리어하이를 해줄 거로 기대했다.앞서 6년 동안 류현진이 쌓은 승수는 89승. 류현진은 부상을 입었던 2011년에도 11승을 기록한 특급 투수였다. 당시 만 25세였던 그가 최연소(정민철 만 27세 3개월 2일)와 최소 경기(김시진 186경기) 100승 기록을 모두 깰 거로 보였다. 현실은 잔인했다. 한화는 2012년에도 최하위에 그쳤다. 수비는 불안했고, 타선은 침묵했다. 불펜 방화도 이어졌다. 평균자책점 2.66과 커리어 최다인 210개 탈삼진을 기록한 류현진은 통산 100승은 물론 시즌 10승 달성조차 실패했다. 괴물은 통산 98승을 기록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MLB 통산 78승을 거둔 류현진은 12년 후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KBO리그 100승 돌파가 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잔인했다. 개막전부터 수비 실책이 쏟아졌고, 타선과 불펜은 여전히 기복이 심했다. 류현진도 예전 같지 않았다. 미국에서 뛰는 동안 어깨와 팔꿈치를 수술했고,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는 힘만으로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MLB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복귀 후 2패를 당한 뒤 네 번째 등판에서 겨우 99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지난 4월 3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KBO리그 100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이번에도 위기는 있었다. 2회 초 실책으로 박성한을 내보냈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는 박지환의 타구가 류현진 발을 맞으면서 1타점 내야안타가 됐다.어려움 속에서 류현진은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3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희생플라이로 1점만 내줬다. 모처럼 타선과 불펜의 도움도 받았다. 한화는 3회 말 노시환의 만루 홈런으로 역전했고, 불펜진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에이스의 대기록을 지켜냈다. 12년 전 최연소 기록을 꿈꿨던 25세의 에이스는 역대 33번째로 100승 투수가 됐다. 최고령 100승(이상군 38세 9일)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다. 류현진은 "홈 팬들 앞에서 100승을 해서 더 뜻깊다. 계속해서 달려 나가겠다"며 "이전 몇 경기에서 계속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아쉬움이 많았다. 앞으로 좋은 기운을 받아 쭉쭉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5개의 어려운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만루홈런을 날린 노시환은 "(류현진 선배님께서) 소고기를 한번 사셔야겠다"라며 웃었다. 류현진은 "노시환의 실력이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답한 후 그를 초청해 '한우 파티'를 열었다.올 시즌 개막 후 7승 1패로 선두에 올랐던 한화는 현재 8위(1일 기준 13승 19패 승률 0.406)까지 추락했다. 김민우(팔꿈치 수술)와 문동주(1군 말소)가 이탈하는 바람에 선발 로테이션에 타격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도 팬들의 응원은 뜨겁기만 하다. 한화는 홈 17경기 연속 매진(1일 기준·KBO리그 신기록) 행진 중이다. 류현진은 "한화 선수단이 최근 안 좋았지만, 계속해서 싸우고자 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한화 팬들께서 대전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도 찾아와 응원해 주신다.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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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사령탑 유연성+야전 사령관 뚝심...이승엽·양의지 조합은 옳다

두산 베어스가 파죽의 6연승을 거두며 5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5연승 기로였던 17일 광주 원정에서 사령탑은 유연성, 야전 사령관은 뚝심을 보여줬다. 두산은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양석환이 타점 기회마다 안타를 치며 4타점을 올렸고,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진도 실점 없이 3이닝을 막아냈다. 두산은 전날(16일)까지 4위 KIA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1리 밀린 공동 5위였지만, 이날 승리로 1경기 차로 KIA를 앞섰다. 승리 원동력은 너무 많다. 양석환의 클러치 능력, 알칸타라의 에이스 본능, 조수행의 ‘발 야구’ 등.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박준영이다. 상대적으로 1군 출전 경험이 적은 그는 두산이 2-1, 근소한 리드를 잡고 맞이한 5회 초 공격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토마스 파노니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치며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박준영은 15일 출전한 KIA 3연전 1차전에서도 두산이 5-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대타로 나선 상대 셋업맨 최지민으로부터 동점 솔로홈런을 쳤고, 두산이 7-6으로 역전한 9회 만루에서도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이 경기 두 번째 타점을 올렸다. 두산은 KIA에 9연승을 내준 지난 6일 홈(잠실구장) 경기에서도 KIA 파노니를 상대했다. 당시 이승엽 두산 감독은 파노니가 좌투수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높은 점을 주시하며 좌타자 5명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날 두산 타선은 파노니를 상대로 6이닝 동안 3안타에 그쳤다. 모두 우타자(김재호·양의지)에게 나온 안타였다. 이승엽 감독은 다시 만난 파노니를 상대로 팀 주축 타자이자 좌타자인 김재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그가 올 시즌 내내 기대보다 타격감이 안 좋은 상태이기도 했고, 6일 파노니와의 승부에서 스윙 타이밍이 맞지 않고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렇게 김재환 대신 지명타자(DH)로 투입된 게 박준영이다. 그는 경기 중반 진입을 앞두고, 2점 차로 앞서가는 홈런을 치며 사령탑 기대에 부응했다. 선발 투수가 알칸타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요한 타점이었다. 오판을 인정하고, 상황에 맞는 대응력을 보여준 이승엽 감독의 팀 운영도 이날 6연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안방마님이자 그라운드 리더 양의지의 단호한 투수 리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알칸타라, 다른 불펜 투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KIA 타선 득점을 3점으로 막은 수훈이다. 양의지는 두산이 8-3으로 앞선 9회 말 2사 만루에서 이날 홈런을 친 KIA 간판타자 나성범을 상대로 투수 정철원의 정면 승부를 고집했다. 스윙 타이밍이 정철원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그래서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6구 연속 직구 사인을 냈다. 7구째 바깥쪽(좌타자 기준)으로 살짝 빠진 공에 자신이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며 투수의 기를 북돋우기도 했다. 한 번은 변화구가 들어올 것이라는 타자의 노림수를 역이용했다. 그러다가 풀카운트 결국 8구째 비로소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 스윙 타이밍은 빨랐고, 배트에 스친 공이 바로 양의지의 미트에 빨려 들어갔다. 이 경기 두산의 8-3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다. 리그 대표 타자(나성범)을 상대로 6구 연속 직구 승부. 양의지이기에 가능한 공 배합이었다. 젊은 투수 성장을 이끄는 특유의 역량이 드러났다. 적지 않은 점수 차(5)였지만, 볼넷이나 안타를 허용하면 대량 실점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양의지는 정철원의 강점인 구위를 활용해 그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면서도, 결국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는 최고의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두산 6연승은 감독과 주전 포수의 보이지 않는 리더십이 만든 결과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1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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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길 때도 질 때도 ‘또명신’, 위태한 두산 뒷문

두산 베어스 구원 투수 김명신(29)의 보직은 롱 릴리프다.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 그가 나서 빈자리를 채운다.통상적인 롱 릴리프는 필승조와 구분된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게 우선이라 부담이 큰 접전 상황 등판이 적다. 연투도 최소화해야 한다. 김명신은 다르다. 올 시즌 45경기 53이닝을 등판한 그는 총 15번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등판 상황 부담도 적지 않다. 6월 이후 6~7회는 물론 8회 접전 리드 상황에서도 나선다.연투도 많다. 15경기 18이닝을 소화, 2위 노경은(SSG 랜더스·17경기 19와 3분의 2이닝)이나 3위 박영현(KT 위즈·20경기 21과 3분의 1이닝) 에 못지않다. 같은 롱 릴리프이자 구원 이닝 1위(61과 3분의 1이닝) 임기영(KIA 타이거즈·11경기 18이닝)이 연투는 적은 것과 대비된다. 전반기 내내 선발진에 부상·부진 이슈가 컸던 두산으로서는 김명신의 헌신이 고맙다. 이승엽 감독도 전반기 팀 내 최고 수훈선수로 그를 꼽을 정도였다. 공헌도가 큰 만큼 부담도 크다. 개막 때부터 이승엽 감독을 고민하게 한 불펜진은 여전히 두텁지 못하다. 김명신 외 롱 릴리프를 맡아줄 구원 투수는 최승용 하나인데 대체 선발까지 소화해 김명신을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다.결국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점수 차가 커도 김명신이 나선다. 선발 투수가 7이닝을 소화한 날이 아니면 접전 리드 상황에서도 김명신 카드를 꺼낸다. 이 감독은 지난 5일 7-0 상황에서 필승조가 아닌 이형범을 기용해 불펜을 아껴보려 했다. 그러나 결국 이는 8회 4실점으로 이어졌고, 김명신이 또 등판한 후에야 진화됐다.김명신은 올스타 휴식기 때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게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보직에) 신경 쓰지 않겠다"고 인정한 바 있지만, 조금씩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5.59로 하락세다. 구속엔 이상이 없으나 8월 직구(0.364)와 포크볼(0.284)의 구종 피안타율이 모두 전반기(직구 0.262 포크볼 0.235)보다 올랐다. 필승조를 재구축한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떠올리면 마냥 투수가 없었다고 하소연하기도 어렵다. LG는 지난해 세이브 1위 고우석과 홀드 1위 정우영이 시즌 초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했는데도 박명근, 유영찬, 백승현, 함덕주의 활약으로 공백을 120% 메꿨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덕에 내년 더 탄탄한 뒷문이 가능해졌다.15일 잠실 KT전에 앞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50경기가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김명신 등 투수들이) 조금 힘이 들겠지만, 이기는 경기는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 당시 첫 해 포스트시즌 진출과 함께 계약 기간(3년) 내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걸었다. 14일 기준 5위(승률 0.510)인 두산은 올해 목표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 하지만 두 번째 과제는 '또명신'으론 해결할 수 없다. 김명신이 부담을 덜어 롱런하고, 새 불펜진도 갖춰져야 비로소 대권을 바라볼 수 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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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고영표 후계자 또 등장, “하늘보단 땅에 시선이 쏠리도록.." [IS 스타]

9연패 뒤 다시 3연패, 최하위로 추락하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KT 위즈의 데뷔 5년차 투수 이선우(23)가 무실점 호투로 가능성을 밝혔다. 이강철 감독-고영표-엄상백-이채호 등으로 이어지는 사이드암 계보를 이을 유망주가 또 한 명 나타났다. 이선우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1-6으로 패색이 짙던 6회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40구를 던지는 동안 2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을 기록했다. ▶땅볼 유도 탁월, 사이드암스로 후계자의 등장평균 구속은 135.3km/h로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무브먼트의 변화구와 핀 포인트 제구로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우타자 상대 몸쪽으로 떨어지는 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정타를 방지했다. 사이드암스로의 장점을 극대화한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KT 전략데이터팀에 따르면, 이날 이선우의 투심 패스트볼 평균 타구 발사각도는 –5도 수준으로 약한 땅볼 투구를 유도했다. 회전수가 낮을수록 유리한 투심 패스트볼의 회전수도 분당 1922회로 낮게 측정됐다. 이미 이선우는 퓨처스리그(2군)에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였다.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성적도 좋을뿐더러, 투심 패스트볼 평균 타구 발사각도 –9도,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 57%, 스트라이크 비율 70% 이상 등 내용도 좋았다. 구단 데이터팀은 이선우에 대해 “존 부근에 형성되는 로케이션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량실점의 위험이 적고, 우타자를 상대로 한 몸쪽 투심과 바깥쪽 슬라이더의 로케이션이 뚜렷하게 구분돼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선수”라고 좋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군 입대 전후로 확 바뀐 이선우, "피할 바엔 맞는 게 낫다고.."2019년 2차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6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선우는 2021년 입대 전까지 1군 5경기에 출전했으나, 한 타자만 잡고 내려오거나 실점을 거듭 허용하며 만족스러울 만한 성적을 내진 못했다. 퓨처스리그 성적도 2년간 48경기 4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5.86(63이닝 41자책)으로 좋지 못했다. 하지만 군에 다녀온 이후 확 달라졌다. 4월 11일 익산 2군 개막전에선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고,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고 올라온 1군에서도 2경기 4이닝 1실점으로 순항 중이다. 무엇이 이선우를 바꿔놓았을까. 입대 전후로 ‘투수왕국’ 선배들의 조언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그는 “입대 전에 (지금은 은퇴한) 전유수 형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우리 둘 다 스피드형 투수가 아니니 땅볼형 투수로 상대를 맞춰 잡는 방법을 찾아가며 스스로를 브랜딩했다”라고 돌아봤다. 또 그는 “군대에서도 TV로 야구를 보면서 이전처럼 소극적인 투구로 피할 바에는 맞는 게 낫다고 되뇌었다”라면서 “(제대 후) 전병두 코치님을 비롯해 배우열 코치님, 홍성용 코치님께서 해보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자신감을 실어주셨고, 1군에서도 김태한, 제춘모 코치님이 편하게 내 공을 던지라고 해주신 것이 힘이 돼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늘보단 땅을 더 많이 보게 하는 선수가 될게요"현재 KT는 김민수, 주권 등 필승조들의 줄부상 이탈과 타선의 빈타, 선발 투수들의 부진이 한 데 겹쳐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불펜진도 과부하가 걸려 악순환이 이어지는 상황. 이런 악조건 속에서 이선우가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KT의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틔웠다. 이제 막 1군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이선우는 앞으로도 중간 투수로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선우는 “팬분들이 나를 보실 때 하늘보단 땅을 더 많이 보게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면서 뜬공보단 땅볼 타구를 많이 만들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3.05.09 13:10
메이저리그

드디어 이름값...디그롬, 11K 호투로 이적 후 첫 승 신고

제이콥 디그롬(35·텍사스 레인저스)이 이적 후 두 번째 경기만에 호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텍사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경기에서 5-2 승리를 거뒀다.이날 선발 투수는 팀 에이스 디그롬이었다. 이름값을 했다. 92구를 던져 6이닝을 소화한 그는 2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마운드를 지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개막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5실점을 기록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직구는 최고 시속 162㎞로 건재했고, 슬라이더도 최고 시속 148㎞로 막강했다.이날 경기 디그롬의 투구 흐름은 최종 성적 그 이상이었다. 첫 4이닝을 아예 퍼펙트로 막았다. 1회 1삼진 2범타로 끝낸 디그롬은 2회에만 삼진 3개를 솎아내며 리그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3회에도 다시 탈삼진 1개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디그롬은 4회 또 헛스윙 삼진 3개로 볼티모어를 압도했다. 결정구가 모두 직구였고, 볼티모어 타자들은 방망이에 맞히지도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그랬던 디그롬이 5회부터 주춤했다. 5회 선두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던진 가운데 실투성 직구가 2루타가 됐고, 디그롬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속 타자는 잡았으나 1사 후 테리안 바브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어 오스틴 헤이스가 2루 야수선택으로 출루하면서 이날 디그롬의 첫 실점이 만들어졌고, 그는 후속 타자 아담 프레이저에게 적시타를 맞고 동점까지 허용했다.그래도 역시 노련했다. 디그롬은 6회 다시 안정을 찾고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이적 후 첫 퀄리티스타트였다.텍사스 타선도 힘을 냈다. 5회 2-2 동점으로 달아나지 못했던 텍사스는 6회 조시 영의 2점 홈런과 7회 나다니엘 로우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5-2까지 달아나 디그롬의 승리 투수 요건을 지켰다. 불펜진도 윌 스미스-조나단 에르난데스-호세 르클럭까지 세 명의 필승조가 나서 3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06 08:25
프로야구

3BB→3K, 롤러코스터 투구에도 빛난 이의리...고비 넘긴 KIA

KIA 타이거즈 선발진 위력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시점에 발휘됐다. '미래 에이스' 이의리가 역투를 펼치며 5위 수성을 이끌었다. KIA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와의 시즌 16차전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이의리가 6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타선은 2회 초 공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3득점 했다. 7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이 모처럼 3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리드를 지켜냈다. 5위 KIA는 11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9연패를 당하며 5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후반기 파죽지세인 NC에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22일부터 시작된 NC 3연전은 이번 시즌 KIA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일전이었다. 어두운 전망 속에 치른 이번 3연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1차전 승리를 이끌었고, 2차전은 패했지만 이의리가 위닝시리즈를 이끄는 호투를 펼쳤다. 다시 NC와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KIA는 2회 초 상대 선발 투수 김태경을 상대로 김선빈이 선두 타자 출루를 해냈다. 1사 1루에서 나선 황대인이 좌전 안타를 치며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고, 2사 뒤 나선 박찬호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류지혁이 김태경의 슬라이더를 공략, 우전 안타를 치며 2득점을 이끌었다. 후속 타자 이창진도 흔들린 김태경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이닝 세 번째 득점을 이끌었다. 이의리는 한 차례 고비를 넘긴 뒤 더 강해졌다. 3회 초 선두 타자 김주원, 후속 박민우와 권희동에 3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박건우·양의지·닉 마티니로 이어진 NC 중심 타선 타자들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박건우에겐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커브를 넣는 절묘한 공 배합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양의지도 직구-커브-직구-커브 조합으로 삼진 처리했다. 풀카운트 승부가 펼쳐진 마니티와의 승부에선 몸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에 꽉 찬 직구를 꽂아 넣었다. 이의리는 이후에도 출루를 계속 허용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막아냈다. 타선은 2회 득점 뒤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 불안한 리드가 이어졌다. 그러나 불펜진이 정말 오랜 만에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좌완 이준영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뒤 8회 첫 타자 박민우까지 삼진 처리했고, 이어 나선 셋업맨 장현식이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 연속 아웃카운트를 얻어내며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3연전 KIA 야수진의 집중력은 매우 뛰어났다. 불안했던 불펜진도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그러나 타선의 공격력은 여전히 소강상태다. KIA는 25일 5강 경쟁팀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원정을 치른다. 일단 고비를 넘겼다. 안희수 기자 2022.09.24 20:41
프로야구

[IS 포커스]QS 찾기 힘든 한화, 라미레즈가 대안 될까

선발난에 시달렸던 한화 이글스에 예프리 라미레즈(29)가 지원군이 될 수 있을까. 한화는 5월 31일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32)를 방출하고 지난 1일 오른손 투수 라미레즈와 계약을 발표했다. 이어 2일에는 닉 킹험(31)까지 방출하며 외국인 투수를 완전히 물갈이했다. 새 얼굴인 라미레즈는 돋보이는 장점이 많지 않다. 평균 시속 149.7㎞ 강속구가 있지만, 메이저리그(MLB)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성적이 뛰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평균자책점이 5.02에 달했다. 올해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내려왔다. 제구도 불안하다.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이 9.1개에 이르지만, 9이닝당 볼넷도 4.1개에 달했다. 9이닝당 피홈런이 마이너리그 통산 0.9개, 지난 2년간 평균 1.1개로 많은 편이다. 대신 이닝 소화 능력이 나쁘지 않다. 마이너리그 통산 선발 등판이 132번에 달한다. 부진했던 지난해에도 25경기(113이닝) 출전 중 22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올 시즌 역시 8경기 중 7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지난 5월 13일(한국시간)에는 9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완봉승도 기록했다. 6이닝 소화는 완봉 경기 한 번뿐이었지만, 5이닝 이상 투구를 4회 기록했다(지난 시즌에는 25경기 중 13회). 불안요소인 제구력도 올 시즌으로 한정한다면 개선됐다. 9이닝당 탈삼진이 6.6개로 떨어졌지만, 대신 9이닝당 볼넷도 절반 수준인 2.4개로 줄어들었다. 피홈런 수치는 비슷하지만, 볼넷이 줄어 실점도 감소했다. 라미레즈가 이닝 이터로 활약한다면 한화로서는 천군만마다. 올해 한화 선발진은 245이닝(리그 10위·6일 기준)만 버텼다. 김민우만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뒤늦게 안정세를 찾고 있을 뿐이다. 다른 투수들은 5이닝 소화조차 버겁다. 상위권 팀들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게 느껴진다. SSG 랜더스의 원투 펀치 윌머 폰트와 김광현은 올 시즌 QS 19회를 합작했다.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가 18회,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가 17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선발 왕국'을 앞세워 우승한 KT 위즈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의 QS는 총 24회에 달한다. 반면 한화는 김민우와 윤대경이 QS 8회를 합작했을 뿐이다. 퇴출당한 킹험까지 합쳐도 10회에 불과하다. 팀 전체를 합쳐야 홀로 10회를 채운 폰트나 뷰캐넌에 비교될 수준이다. 한화 선발이 무너지자 불펜진도 흔들렸다. 마무리 전환에 성공한 장시환과 돌아온 셋업맨 강재민 등이 있지만, 두께가 여전히 얇다. 이닝 과부하(불펜 238이닝·1위) 탓에 불펜 평균자책점 4.54(10위)에 이르렀다. 이는 마운드 전체의 문제를 푸는 열쇠는 선발 투수에게 있다는 뜻이다. 라미레즈가 긴 이닝을 소화해준다면, 꼬여있던 한화 마운드도 풀릴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6.08 07:00
야구

함덕주-이영하 보직 변경, 위험 감수한 두산의 승부수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승부수를 띄웠다. 2019시즌 다승 2위 이영하(23), 2018시즌 세이브 3위 함덕주(25)의 보직을 맞바꿨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8월 3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발 투수였던 이영하가 마무리 투수를 맡고, 마무리 투수였던 함덕주가 선발진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두 투수는 국가대표에서도 같은 보직을 맡았다. 올해 정규시즌 일정도 이미 70% 가까이 치른 시점이기도 하다. 2020년 9월, 두산의 승부수가 눈에 띄는 이유다. 징후는 열흘 전 감지됐다. 김태형 감독이 지난달 20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이영하와 함덕주에게 '둘이 보직 한 번 바꿔볼래'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선수들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이영하는 '3이닝 세이브도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영하는 전날(19일) 등판한 롯데전에서 6⅔이닝 6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함덕주는 팔꿈치 통증을 다스리고 막 1군에 콜업된 상태였다. 김태형 감독의 농담처럼 제안했지만, '뼈'가 있었다. 함덕주는 이전부터 선발 투수가 되길 원했다. 지난 2월 미야자키(일본)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나는 클로저에 맞는 성향이 아닌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해야(긴박한 상황이 아니어야) 내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시즌 3호 세이브를 기록한 뒤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선발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영하에게는 전환점이 필요했다. 7월 7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3승을 거둔 후 그는 9경기 연속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수비 실책, 저조한 득점 지원, 불펜 난조 등 악재가 있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영하의 투구였다. 상대 타자들은 이영하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올 시즌을 치르는 반면, 그의 완급 조절 능력과 수 싸움은 정체됐다. 김태형 감독은 두 투수의 속내를 진작에 눈치챘다. 최근 김원형 투수 코치를 통해서 진심으로 보직 이동을 바라고 있는 두 투수의 바람을 전해 들은 뒤 실행에 옮겼다, 김 감독은 "(이)영하는 긴 이닝을 풀어가는 데 답답함이 있는 것 같았다. 뒤에서(마무리를 맡아) 짧은 이닝을 힘으로 붙고 싶어한다. (함)덕주도 선발 투수로 던지길 바랐다"며 결단 배경을 전했다. 올해 두산에는 부상 선수가 많다. 이용찬이 5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뒤 선발진이 내내 흔들렸다. 불펜진도 지난해보다 크게 약해졌다. 실제로 데뷔 1~3년 차 젊은 투수들이 고비마다 선전하며 리그 상위권을 지켰다. 두산은 선두 경쟁에서는 밀려난 상태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마침 왼발 골절상을 당했던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 투수들의 보직을 맞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막판 스퍼트를 위한 김태형 감독의 세팅이다. 두산의 마운드 개편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이영하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1~2이닝에 전력을 쏟아붓는 클로저가 더 잘 어울릴 수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구원 등판 뒤 힘으로 일본 타자들을 제압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보직 변경 첫날인 8월 30일 잠실 LG전도 5-5 동점이던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이영하는 통산 득점권 피안타율(0.291)이 높은 편이다. 세이브 상황 등판 경험도 6경기에 불과하다. 1점 차 승부의 압박감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함덕주는 2017년 풀타임 선발로 던진 경험이 있다. 마무리 투수로 나설 때도 구위보다는 기교로 승부하는 유형이었다. 마무리를 경험하고 선발로 던지면 더 여유 있는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많은 투수들이 이런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시즌 중 선발 전환에는 부담이 따른다. 보통은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수를 충분히 끌어 올린 뒤 선발진에서 경쟁한다. 함덕주가 현재 2군에서 투구 수를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베테랑 투수 임창용(은퇴)도 2018년 후반기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했지만, 기복이 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31 17:45
야구

'주전급 백업' 조용호, KT 시즌 첫 시리즈 스윕 견인

KT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이겼다. 리더의 이탈을 메운 주전급 백업 선수의 활약이 있었다. KT는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고, 타선은 1·2회 2득점씩 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추격을 허용한 뒤 나선 3회 공격에서도 2점을 더 달아났다. 불펜진은 리드를 지켜냈다. 조용호의 무력시위가 두드러진 경기다. KT는 악재가 있었다. 주장이자 4번 타자인 유한준이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다. 16일 삼성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근막이 찢어졌다. KT는 개막 첫째 주 마지막 경기던 10일 두산전부터 NC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패했다. 새 테이블세터는 공격 선봉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불펜은 무너졌다. 마무리투수 이대은 세 경기 연속 무너졌다. 그러나 삼성을 제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1차전에서는 신인 소형준이 자신의 두 번째 등판에서 6⅔이닝 2자책을 기록하며 분전했고, 타선은 16안타·14득점을 하며 모처럼 터졌다. 3년 차 영건 우완 투수 김민도 상승세를 이끌었다. 16일 열린 2차전에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베테랑 투수 윤성환으로부터 2이닝 만에 6점을 내며 젊은 투수를 지원했다. 부진했던 불펜진도 3이닝을 무자책으로 막아내며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상승 기류를 타던 상황에서 팀의 대들보가 이탈했다. 그러나 잇몸이 단단했다. 조용호가 있었다. 3번·지명 타자로 나선 그는 1회말 무사 1·2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로부터 선취점을 내는 적시타를 쳤다. 정타가 유격수 옆을 스치고 가운데 외야로 뻗었다. KT는 후속 타자 강백호가 희생플라이를 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빠른 발도 팀 득점에 도움이 됐다. 2회초 2사 만루에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노성호의 6구를 공략해 유격수 앞에 큰 바운드로 향하는 타구를 만들었다. 삼성 유격수 이학주는 포구 뒤 스텝 없이 송구해야 했다. 1루수는 공을 포구하지 못했다. 그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경기 초반부터 삼성 마운드를 압박한 KT는 5회까지 7득점을 하며 7-2로 달아났다. 조용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도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 강백호의 우월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이 경기 3타수 1안타·1타점·1득점. KT 불펜진은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리드를 지켜냈다. 조용호는 KT 간판타자 강백호가 손바닥 부상으로 이탈한 6월 말에 3번 타순에 대신 투입된 뒤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콘텍트, 작전 수행 능력이 모두 좋은 타자다. 이강철 감독도 작전 야구를 수월하게 펼칠 수 있었다. 올 시즌 개막 첫째 주에도 주전 좌익수 김민혁이 타격 침체에 시달리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KT가 첫 승을 거둔 8일 두산전에서도 대타로 나선 뒤 선두타자 안타를 치며 역전 이닝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 경기 전까지 나선 여덟 경기에서 12타수 8안타. 이강철 KT 감독은 김민혁이 부진한 이유로 외야 백업층 기량이 좋아지며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했다. 시즌 내내 내부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조용호가 건강한 팀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3연승을 거둔 KT가 5할 승률 초석을 다졌던, 2019년 6월에 보여준 경기력을 되찾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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