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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44경기, 변수 많다" 3년 연속 ‘선발 최하위’ 한화, 엄상백에 78억원 쓴 이유

한화 이글스는 자유계약선수(FA) 엄상백(28)과 4년 총액 78억원(계약금 34억원, 연봉 32억 5000만원, 옵션 11억 5000만원)에 지난 8일 계약했다.큰돈을 썼지만, 한화가 1·2선발 수준의 투수를 영입했다고 보기 어렵다. 엄상백은 올해 평균자책점 4.88(13승 10패)에 그쳤다. 규정이닝 투수 19명 중 18위에 불과하다. 소화 이닝도 29경기 156과 3분의 2이닝(14위)으로 많지 않다.한화가 본 건 꾸준함이다. 엄상백은 선발 투수가 많은 KT 사정상 불펜을 오갔다. 올 시즌엔 컨디션 난조로 2군행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래도 최근 3년 퀄리티스타트가 28회로 적지 않다.손혁 한화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선발진을 강력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뒀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올해도 김민우, 이태양, 문동주 등 부상이나 부진에 빠진 변수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선발투수 관련 지표에서 대부분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해 선발투수 이닝(675이닝) 최하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 13.54) 최하위에 머물렀다. 2022년(682와 3분의 2이닝 WAR 9.69)과 2023년(682이닝 WAR 10.94)에도 10위였다.한화는 올해 KBO리그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2023년 신인왕 문동주, 전 메이저리거 류현진, 스프링캠프에서 호투한 김민우로 선발진을 짰다. 시즌 초 기세가 좋았지만, 김민우의 부상(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시작으로 다른 선수들도 부진에 빠졌다. 결국 한화 선발진은 예년과 다르지 않은 성적표로 올해를 마쳤다. 손혁 단장은 "올해 성적만 가지고 (엄상백을) 평가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엄상백은 2021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10경기 평균자책점 4.10(4승 1패)을 기록했다. 이어 2022년 33경기 평균자책점 2.95(11승 2패) 2023년 20경기 평균자책점 3.63(7승 6패)으로 호투했다.손혁 단장은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올해처럼 갑자기 선발진에 구멍이 생길 때 이들을 퓨처스리그(2군)에서 차분하게 육성하기 어렵다"라며 "엄상백이 선발진을 지켜준다면 (젊은 선수들) 군 복무도 순조롭게 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내년 성적과 팀 미래 육성까지 볼 수 있는 보강으로 판단했다"라고 밝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1 08:31
메이저리그

'규정이닝 선발 0명'+불펜 데이 4회...다저스 8번째 우승 만든 '명장' 로버츠

정규시즌 승률 1위. 하지만 약점 투성이였다. 데이브 로버츠(52) 감독이 그런 LA 다저스를 초인적인 인내심과 철저한 계산 끝에 정상에 세웠다.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 5차전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4승(1패)에 도착한 다저스는 팀 통산 8번째 우승을 완성했다.얼핏 보면 우승이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98승을 기록, MLB 30개 구단 통틀어 승률 1위에 올랐다. 시즌 전 오타니 쇼헤이를 10년 7억 달러(9668억원)에 영입했고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12년 3억 2500만 달러(4488억원)에 데려왔다. 스토브리그 최대어 2명을 독점한 데 그치지 않고 타일러 글래스나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올스타급 선수들을 끝없이 수집했다. 선수 이름값만 놓고 보면 그 누가 감독이어도 우승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로버츠 감독은 그동안 우승의 발목을 잡는 '범장'으로 여겨졌다. 2019년 클레이턴 커쇼를 불펜으로 쓰다 백투백 동점 홈런을 내주기도 했고, 2018년 투수 운용을 두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뛰어난 인품과 소통 능력으로 선수단의 전폭적 지지는 받았으나 좀처럼 단기전 호성적을 내지 못했다. 정규시즌은 팀 전력이 좋았기 때문이고, 그가 다저스의 우승을 막는다는 지적도 받았다.하지만 올 시즌 현실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시즌 운용의 근간인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졌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온 잭 플래허티(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 포함 162이닝)를 제외하면 규정 이닝 선발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시즌 전 기대했던 글래스나우, 야마모토, 워커 뷸러, 바비 밀러 등이 모두 부진했다. 5선발이 정상적으로 돌아간 구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로버츠 감독과 다저스는 차근차근 조각을 맞추며 버텼다. 개빈 스톤 등 신인이 정착했다. 랜던 낵, 저스틴 로블레스키 등 조금 부족한 신인들도 어떻게든 이닝을 책임졌다. 요단 라미레즈, 나빌 크리스맷 등 선수들을 영입했다가 잠시 후 방출하더라도 이닝을 맡겼다. 덕분에 선발뿐 아니라 불펜 과부하도 막았다. 에반 필립스, 알렉스 베시아, 다니엘 허드슨, 블레이크 트레이넨 등 필승조 자원은 70이닝을 넘기지 않고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동안 뎁스(선수층)에 의존하는 야구는 한정된 로스터로 운영하는 포스트시즌에 통하지 않았다. 다저스도 고정된 선발 투수들이 필요했으나, 채우는 데 실패했다. 야마모토와 플래허티, 뷸러를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발진 불안은 결국 포스트시즌 초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1승 2패로 출발하는 원인이 됐다.로버츠 감독은 기용의 묘와 원칙 있는 교체를 선보이며 이를 이겨냈다. NLDS 4차전에서 불펜 투수만 쓰는 불펜 데이로 무실점 완승을 거둔 로버츠 감독은 이어 5차전에선 야마모토를 5이닝만 맡기고 필승조를 동원하는 전술로 시리즈 역전승을 거뒀다. 좌우 타자 상대 성적에 맞는 교체는 물론 주자가 쌓이기 시작할 때 끊어주는 빠른 교체도 돋보였다. 아무리 불펜이 좋아도 연투 끝엔 지칠 수밖에 없다. 로버츠 감독은 7전제에 접어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부터는 과감하게 연투를 관리했다. 1차전 플래허티의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한 다저스는 2차전엔 초반 실점하자 필승조를 모두 거둬들였다. 그 결과 3~4차전을 승리했고, 3연전째인 5차전 때는 초반 실점하자 필승조를 모두 아꼈다. 그리고 그 결과 6차전에선 필승조를 모두 사용해 시리즈 마지막 승리를 수확했다.WS에서도 로버츠 감독의 뚝심은 이어졌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3연승을 달린 로버츠 감독은 4차전 다시 불펜 데이를 펼쳤다. 하지만 초반부터 실점이 이어졌다. 필승조 대신 롱릴리프나 추격조, 신인 선수들을 내자 점수가 벌어졌고, 로버츠 감독은 필승조를 모두 아끼고 승리를 내줬다.결국 그 뚝심이 31일 5차전에서 통했다. 다저스는 이날 선발 플래허티가 무너지면서 0-5로 출발했지만, 아껴둔 필승조가 모두 출격했다. 그 결과 플래허티가 내준 4점을 제외하면 남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단 2실점으로 양키스 타선을 막았다.단 한 번만 교체가 엇나가도 무너질 수 있는 경기였지만, 로버츠 감독은 뚝심과 과감함으로 이를 이겨냈다. 필승조들에게 가급적 한 이닝을 맡겼고, 주자가 2명 이상 쌓이면 다음 투수로 마운드를 바꿨다. 가장 위기에서 최근 흔들렸으나 3일 휴식한 마무리 트레이넨에게 2와 3분의 1이닝을 건넸다.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앤서니 리조 강타자가 버티던 8회 실점 위기 때도 그를 바꾸지 않았다. 이어 9회엔 하루 휴식했을 뿐인 선발 투수 워커 뷸러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대성공이었다. 뷸러는 직구 제구 난조에도 예리한 너클 커브로 탈삼진 2개를 솎아내고 팀의 기념비적인 우승을 완성했다.승리를 만든 건 상대 실책을 틈타 7점을 뽑은 타선이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이 한 달 동안 보여준 투수 운용이 없었다면, 다저스는 일찌감치 침몰할 수 있었다. 항상 투수 기용으로 비판받은 로버츠 감독이었지만, 이번 가을엔 그가 진정한 주인공이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31 16:08
프로야구

'155㎞→헛스윙 삼진' 자신감 찾은 '제2의 오승환', 김윤수의 아웃카운트 하나가 특별했던 이유 [PO]

'155㎞.'7-4로 쫓기던 7회 초 2사 1, 2루. 홈런 한 방만 나오면 순식간에 동점이 될 수 있는 위기였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올 시즌 32개의 홈런을 때려낸 오스틴 딘(LG 트윈스). 하지만 수 싸움에서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윤수가 이겼다. 김윤수는 0-2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시속 155㎞ 공을 윽박지르며 오스틴의 헛스윙을 유도, 삼진으로 이닝을 종료하며 포효했다. 김윤수가 플레이오프 1차전 임무를 제대로 완수했다. 김윤수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 무실점으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잘 잡아내면서 팀의 10-4 승리를 견인했다. 아웃 카운트 하나였지만, 김윤수의 이 삼진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먼저 승부처에서 나온 귀중한 삼진이었다. 7-1로 앞서던 삼성은 7회 빗맞은 안타와 투수 강습 투구, 야수 실책 등의 불운으로 3점을 실점하면서 분위기를 내줬다. 하지만 김윤수가 삼진으로 흐름을 끊어내면서 삼성이 승기를 굳혔다. 두 번째로는 김윤수의 '부활'이었다. 김윤수는 지난여름 상무 야구단에서 제대하기 전까지 선발 투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상무 야구단에서 14경기에 출전, 8승 3패 평균자책점(ERA) 2.43을 기록했다. 빠른 구속에 비해 제구가 잡히지 않는다는 입대 전 우려에 비해, 상무에선 구속과 제구 모두 안정된 모습으로 제대 후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제대 후 불펜으로 돌아간 김윤수는 1군 4경기에서 5와 3분의 1이닝 6실점, 2삼진 7볼넷이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2군에 내려갔다. 가을야구 엔트리 승선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김윤수는 9월 말 1군 경기에 이어 10월 퓨처스(2군) 경기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로 점차 반등하더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승선했다. 그리고 자칫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마운드에 올라 155㎞의 공을 꽂아 넣었다. 김윤수는 2019년 입단 당시 150㎞대의 공을 뿌리는 파이어볼러라는 수식어와 함께 '제2의 오승환'이 될 재목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하지만 항상 제구가 발목을 잡으면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부담이 적은 선발 수업을 통해 조금씩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찾은 김윤수는 이날 중요한 순간 삼진을 이끌어내며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경기 후 만난 김윤수는 "정신없이 올라갔지만, 어떻게든 오스틴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투구했다. 마지막 공으로 직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포수 강민호 형이 사인을 내주셔서 자신있게 던졌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삼진이 되는 걸 보고 '내 공이 진짜 좋구나'라는 걸 느꼈다. 자신감을 갖고 이렇게 투구하면 앞으로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대 후 난조, 무엇이 김윤수의 부활을 다시 이끌었을까. 김윤수는 "전역하고도 내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직구 제구가 많이 안돼서 후반기에 연습을 많이 했는데, (9월에) 1군에 다시 올라오고 나서부터 직구에 자신감이 붙었다. 연습경기를 마친 뒤엔 더 자신감을 찾았다"라고 돌아봤다. 김윤수는 이날 투구를 두고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말했다. 8회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강판했기 때문이다. 김윤수는 "다음에는 좀 더 집중하겠다. 더 좋은 공을 던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14 13:03
메이저리그

'4선발 필요 없다!' 끝내기 노리는 SD 강수, '3일 쉰' 시즈 4차전 선발...'벼랑 끝' 다저스는 불펜 게임 예고

기세를 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LA 다저스를 확실히 끝장내기 위해 강수를 둔다. 사흘만 쉰 1차전 선발 딜런 시즈(29)를 4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빈자리인 4선발을 어중간한 투수로 채우느니 빠르게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공산이다.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5전 3승제) 4차전을 치른다. 3차전까지 양 팀의 전적은 2승 1패로 샌디에이고 우위. 4차전과 5차전 중 딱 한 경기만 더 잡으면 샌디에이고가 시리즈 승리를 수확하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에 오른다.절대 우위에 놓인 샌디에이고지만, 본래 4차전엔 변수가 있었다. 당초 구단은 선발 등판 순서를 마이클 킹-조 머스그로브-딜런 시즈-다르빗슈 유로 잡았다. 그런데 머스그로브가 앞서 열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NLWC) 2차전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결국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기로 하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당초 4선발로 예견된 건 왼손 마틴 페레즈였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이 4.53으로 포스트시즌 등판하기엔 다소 불안한 투수였다. 그런 가운데 샌디에이고가 단 1승만 거두면 되는 상황이 왔다. 이에 마이크 실트 감독이 강수를 뒀다. 3차전이 끝날 때까지 선발을 예고하지 않았던 실트 감독은 3차전 종료 후 4차전 선발로 시즈를 예고했다. 1차전 선발이었던 시즈는 당시 3과 3분의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린 바 있다. 그래도 페레즈와 달리 정규시즌 활약이 빼어났고, 구위도 정상급이다. 슬라이더는 리그 최정상급으로 꼽힌다. 사흘 휴식에 따라 이닝을 조절한다 하더라도 상대 기세를 꺾기 좋은 카드다.선발 투수 사흘 휴식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즈는 이미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시즈는 선발 예고 후 취재진과 만나 "선발 등판이 기대된다. 흥분된다. (사흘 휴식을) 해본 적 없지만, 별 일 아니다. (경험이 없다는 게) 내가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가 시즈의 4차전에 내보낼 수 있는 건, 5차전도 믿음이 가서다. 시즈를 4선발로 냄으로써 5차전엔 다르빗슈 유를 다시 올릴 수 있다. 2차전 선발이었던 다르빗슈는 당시 7이닝 1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원천봉쇄했다. 정규시즌 통산 다저스전 성적이 15경기 평균자책점 2.27일 정도로 '극강'이다. 설령 시즈를 내더라도 5차전 승리를 자신할 수 있다. 시즈를 5차전으로 미뤘다가 4차전과 5차전 모두 버릴 수 있다는 것과는 기대치가 달라진다.시즈를 내도 될만큼 선발진에 우위가 있는 것도 이유다. 샌디에이고와 달리 다저스는 1차전 선발이었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당겨쓰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5일 휴식에 익숙했던 야마모토는 설령 등판일을 당기더라도 믿을 수 있는 카드라 보기 어렵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이던 1차전 3이닝 5실점을 기록, 심각한 제구 난조로 신고식을 치렀다. 당초 다저스는 4차전 선발로 신인 랜던 낵을 기용할 거로 보였으나 시리즈 뒤가 없는 만큼 불펜 데이로 총력전을 선택했다. 무너진 선발진과 달리 필승조는 시리즈 내내 호투했기에 총력전 쪽이 승리 가능성이 좀 더 높다.4차전 경기 흐름도 다저스 입장에선 매 이닝이 벼랑 끝일 거로 보인다. 선발이던 낵을 멀티 이닝으로 쓸 순 있겠지만 각 불펜 투수들을 상황에 맞게 쓰지 못하면 언제든 경기 흐름을 넘겨줄 수 있다. 다만 흐름을 잡는다면 그래도 5차전을 맞을 순 있다. 5차전으로 간다면 불펜 투수들이 하루 휴식을 취할 수 있기에 연투 부담도 적다. 다만 어디까지나 4차전을 이겨야 가능한 이야기다. 다저스 입장에서 키포인트는 결국 타선이다. 다저스는 9일 3차전에서도 5점을 냈지만, 끝내 한 점 차를 좁히지 못하고 샌디에이고에 무릎 꿇었다. 다저스는 2~3차전 1안타에 그친 오타니 쇼헤이, 1~3차전 통틀어 2안타만 친 무키 베츠, 발목 부상을 안고 뛰는 프레디 프리먼의 활약이 절실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9 16:06
프로야구

'발야구 선봉장' 신민재, KT 가을 마법 깼다 'PO 첫 승' 견인 주역 [준PO 2]

LG 트윈스의 '발야구 선봉장' 신민재가 KT 위즈의 마법을 깼다.신민재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2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패했던 LG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며 균형을 맞췄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와 준PO 1차전까지 PS 3연승을 거두던 KT는 신민재의 발야구에 일격을 당하며 연승 흐름이 끊겼다. 이날 신민재는 공·수·주에서 모두 빛났다. 신민재는 1-2로 끌려가던 3회 1사 3루에서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직후 도루까지 성공했다. 5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걸러나가 출루했고, 신민재의 도루를 견제하던 상대 투수 주권의 견제구 실책까지 이끌며 2루까지 진루했다. 신민재는 6회 말 3타점으로 방점을 찍었다. 4-2로 앞선 6회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신민재는 KT 투수 손동현에게 3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볼 카운트까지 끌어낸 뒤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타점을 올렸다. KT 내야진의 전진수비를 뚫고 지나간 타구는 좌익수 방면까지 흘러갔고, KT 좌익수 김민혁이 이를 뒤로 흘리면서 모든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신민재는 LG가 패한 준PO 1차전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 바 있다. 3타수 2안타 1볼넷 2도루로 맹활약했다. 2차전에서도 멀티 안타와 도루를 추가하며 쾌조의 경기 감각을 이어갔다. 신민재는 수비에서도 빛을 발했다. 7회 초 불펜의 난조로 2사 1·2루 위기를 맞은 상황이었다. 강백호의 땅볼 타구가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가로질러 타점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2루수 신민재가 빠른 발로 타구를 낚아채 2루로 연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엔 선두타자 오윤석의 직선타를 잘 잡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신민재와 LG의 발야구에 당황한 KT는 볼넷·실책 퍼레이드로 자멸했다. 이날 KT는 볼넷만 5개를 범했다. KT는 지난 가을야구 3경기에서 볼넷을 2개만 기록했다. 지난 준PO 1차전에서 내준 2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날은 고의4구 포함 5개의 볼넷으로 주자를 쌓기만 했다. 실책도 4개나 범하며 자멸했다. 실점과 직결된 '클러치 실책'이 대부분이었다. 4회 1루수 문상철이 자신의 앞으로 온 땅볼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송구 실책까지 저질렀다. 선두타자를 2루까지 내보내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6회 무사 1루에선 박해민의 희생 번트 타구를 처리하던 투수 손동현이 포구 실책하며 주자를 출루, 만루 위기를 자초해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신민재의 적시타를 잡지 못한 김민혁의 치명적인 포구 실책도 이어졌다. KT는 실책으로만 주자 3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자멸했다. 잠실에서 열린 준PO 첫 2경기를 1승 1패로 마친 두 팀은 KT의 홈 구장인 KT위즈파크로 이동, 8일과 9일 3, 4차전을 치른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0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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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업셋 위기' 이승엽 감독 "내일 총력전, 곽빈은 물론 발라조빅도 대기 가능" [WC1 패장]

정규시즌 4위 두산 베어스가 벼랑 끝에 몰렸다.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던 사실상 단판 승부에서 패하며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업셋' 위기에 놓였다.두산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WC 결정 1차전에서 KT에 0-4로 영봉패했다. WC 결정전 규정에 따라 두산은 1승을 안고 시작, 1차전에서 승리 또는 15회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1차전에 패배하며 2차전을 치르게 됐다.1선발 곽빈을 믿었던 이승엽 두산 감독으로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던 변수를 맞은 셈이 됐다. 시즌 중 다소 기복은 있더라도 4~5이닝을 충분히 버티던 곽빈이 1회 경기 시작과 함께 무너지면서 흐름을 모조리 KT에 내준 것. 두산은 최고 강점인 불펜진에 롱 릴리프로 오른 조던 발라조빅까지 남은 8이닝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이미 내준 4점은 되돌릴 수 없었고, 중심 타선도 기회마다 침묵하며 무득점에 일조했다.패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뒤가 없는 2차전 총력전을 예고했다. 시즌 내내 총력전을 선언했던 그가 꺼낸, 어쩌면 마지막일 수 있는 총력전 선언이다.이 감독은 "곽빈의 내일 등판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내일 패하면 올 시즌이 끝나는 상황"이라며 "모든 투수들이, 여차하면 발라조빅까지도 대기할 상황일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2차전을 치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타선의 부진에 대해선 "아쉽지만, 그게 타격"이라며 "타선이라는 게 부진할 때도 있다. 쿠에바스 선수 공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 1회 득점 기회가 무산됐고, 3회였던가. (조)수행이가 상대 실수로 주자로 나갔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스코어링 포지션 때도 살릴 수 없었다. 영봉패를 하게 됐지만, 타선이라는 게 업다운이 있고 사이클이 있는 것이다. 오늘 타선에서 부진했으니 내일은 타선이 펑펑 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다음은 이승엽 감독과의 일문일답.▶경기를 돌아본다면? 경기 초반인 1회 4점을 주면서 힘들게 시작했다. 믿었던 빈이가 초반에 좀 난조를 보였고, 먼저 실점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우리에게 어렵게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러면서 상대 투수인 쿠에바스도 좀 더 자신감을 얻으면서 피칭한 것 같다. ▶곽빈의 내일(3일) 등판 가능성은충분히 있다. 내일 패하면 올 시즌을 끝내는 상황이다. 모든 투수들이, 여차하면 발라조빅까지 대기할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양의지 내일 출장 가능성은.내일 야구장에 나와서 다시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타선 믿을 수 없다지만, 클린업이 기회를 못 살렸는데.아쉽지만, 그게 타격이다. 타선이라는 게 부진할 때도 있다. 쿠에바스 선수 공이 좋았다고 생각한다.1회 득점 기회가 무산되고, 3회였나 수행이가 상대 실수로 주자로 나갔는데, 살리지 못했다. 스코어링 포지션도 살리지 못했다. 영봉패를 하게 됐는데, 타선은 업다운이 있고 사이클이 있는 것이다. 오늘 타선에서 부진했으니 내일은 타선이 펑펑 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최승용 내일 선발인데,결정은?선발 결정은 시즌 마지막에 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결정했다. 승용이가 컨디션이 좋고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든 KT든 누가 올라오든 최승용을 내자고 생각했다. 긴 이닝을 맡긴다기보단 짧게 써도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면서 하겠다. 뒤에 많은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총력전으로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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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쇼크'로 꼬인 불펜, 9월 45타자 1피안타 '철벽 불펜'은 벤치만 지켰다 [IS 냉탕]

불펜 운영이 꼬이면서 '가장 강한 마무리 투수'를 기용하지도 못했다. SSG 랜더스의 5위 결정전 패배가 더욱 뼈아픈 이유다.SSG는 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5위 결정전을 3-4로 패했다. 8회 초까지 3-1로 앞서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8회 말 3실점하며 무너졌다. 이로써 정규시즌 6위(72승 2무 70패)로 2024시즌을 최종 마무리했다. SSG가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한 건 2021시즌 이후 3년 만이다. 충격에 가까운 1패였다. 이날 SSG는 0-1로 뒤진 2회 초 1사 2루에서 터진 정준재의 적시타로 동점, 5회 2사 후 최지훈과 정준재, 최정의 3연속 안타로 2-1 앞섰다. 8회 초에는 최정의 솔로 홈런까지 터져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 쾌투로 KT 선발 엄상백(4와 3분의 2이닝 2실점)과의 매치업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7회부터 가동된 불펜은 홀드왕 노경은이 배턴을 이어받아 1이닝 무실점했다.문제가 터진 건 8회 말이었다. 노경은이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이숭용 SSG 감독은 투수를 교체했다. 마운드에 오른 건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투구 수 97개)을 소화한 김광현은 '정상적'이라면 이날 등판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은 경기 미출전 선수 명단(최현석·문승원)에 김광현을 포함하지 않았다. 등판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졌는데 혹시나 한 상황이 8회 말 무사 1루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김광현의 불펜 기용은 복잡한 상황이 맞물렸다. 우선 왼손 타자 김민혁 타석에서 믿고 낼 왼손 계투진이 마땅치 않았다. 한두솔이 시즌 내내 궂은일을 도맡아 했지만, 타이트한 승부에서 기용하긴 부담이었다. 서진용은 컨디션 난조, 문승원은 상완근 부상 탓에 미출전 선수 명단 이름을 올려 가용할 필승조가 부족한 상황. 노경은과 마무리 투수 조병헌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관건이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게 '김광현 카드'였는데 처참한 실패였다.김광현은 대타 오재일을 우전 안타로 내보낸 뒤 무사 1·3루에서 통한의 역전 스리런 홈런을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허용했다. 2볼에서 던진 3구째 밋밋한 체인지업이 비거리 125m 장타로 연결된 순간, 승부는 거기서 끝이었다. 경기 내내 아꼈던 조병현은 마운드도 밟지 못한 채 5위 결정전이 막을 내렸다. 조병현은 9월 한 달 동안 12경기에 등판, 1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무적 방패'였다. 13이닝을 소화(45타자)하며 허용한 피안타가 단 1개(탈삼진 18개). KT전 활약이 기대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등판 기회도 잡지 못하고 팀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불펜 운영이 꼬인 결과였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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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 후 충격의 4연속 피안타, 후반기 ERA 7.71·…개인 첫 '시즌 10패' 위기 오승환 [IS 냉탕]

보기 힘든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오승환의 올 시즌 성적은 16일 기준 3승 9패 2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7이다. 전반기 부진한 성적(37경기, 평균자책점 3.79)으로 우려를 낳았는데 후반기 성적(20경기, 평균자책점 7.71)은 참담한 수준. 재정비를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8월 16일)되기도 했지만, 백약이 무효하다. 엔트리 복귀(8월 26일) 후 등판한 첫 9경기 평균자책점이 7.56(16과 3분의 1이닝 14실점)이다.피안타가 많아도 너무 많다. 올해 오승환의 피안타율은 0.313. 9이닝 환산 피안타가 11.76개이다. 후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피안타율은 0.355(9이닝 환산 피안타 14.88개)까지 치솟는다. 이 기간 피출루율(0.388)과 피장타율(0.618)을 합한 피OPS는 1.006(시즌 0.875). 결정적인 순간마다 피홈런까지 내주니 좀처럼 실점이 억제되지 않는다. 오승환은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개인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한 2011시즌 피안타율이 0.140(OPS 0.373)에 불과했다. 전성기 시절 묵직한 돌직구로 타자를 압도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기록이 말해준다. 오승환의 부진은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마무리 투수에서 중간 계투로 보직 변경된 그는 9-7로 앞선 7회 말 등판, 3분의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실점했다. 5-7로 뒤진 7회 초 구자욱의 스리런 홈런과 강민호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 차를 뒤집은 직후 배턴을 이어받았으나 난타에 가까운 난조로 팀 패전을 떠안았다. 2사 후 충격에 가까운 4연속 피안타(2루타→ 홈런→ 2루타→ 안타)로 무너졌다. SSG 타자들은 힘들이지 않고 오승환의 결정구를 인플레이 타구로 연결했다. 직구도 마찬가지. 그의 부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오승환은 2011년부터 3년 동안 152경기에 등판해 2패(112세이브)만 추가했다. 평균자책점도 1.42로 수준급. 일본 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정리하고 국내 복귀한 2020년부터 3년 동안에는 166경기를 소화, 6패(93세이브)만 기록했다. 쉽게 말해 여섯 시즌(2011~13, 2020~22) 318경기 패전이 8번인데 올해는 57경기에서 벌써 9패째를 당했다. 잔여 경기에서 1패만 추가하면 2005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0패'라는 불명예 개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오승환의 부진은 팀의 고민이다. 가을야구를 사실상 확정한 삼성으로선 포스트시즌 불펜 운영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임창민과 김재윤이 버티지만, 오승환이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면 박진만 삼성 감독의 단기전 불펜 운영이 자칫 꼬일 수 있다. 잔여 정규 시즌 오승환이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16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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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KKKKKKK 의식했다" 7이닝 81구 던진 임찬규가 딱 한 번 고개 저은 이유

LG 트윈스 임찬규(32)는 최근 장염 증세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포수의 리드에 전적으로 맡겼다. 4일 경기에서 포수 박동원의 사인에 딱 한 번 고개를 내저었다. 개인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 욕심나서였다. 임찬규는 지난 4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9승(6패)째.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10개)을 이룰 만큼 좋은 투구였다. 이날 7회까지 임찬규의 투구 수는 81개였다. 8회 초에도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지만, 이종준으로 교체됐다. 임찬규는 "벤치의 결정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이미 5회부터 7회까지만 던지기로 얘기가 됐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7회' 투구가 마지막임을 알고 있었다. 6회까지 탈삼진 10개를 잡은 임찬규는 7회 초 첫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2루수 뜬공, 후속 한유섬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였다. 임찬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의식했다. 그는 "(동원이 형의 사인에) 고개를 딱 한 번인가 흔들었다. 고명준 선수 타석인가. 탈삼진 11개를 한번 잡아보고 싶어서였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나 고명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진 못했다. 임찬규는 "11K 한번 잡아볼까 하니까 인플레이 타구가 나오더라. 내가 삼진을 조금 의식하지 않았나. 그냥 던지는 대로 던졌으면 됐는데"라며 "언제 한번 탈삼진 11개를 잡을지 모르잖아요"라고 웃었다. 사실 임찬규는 이날 최악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핼쑥해 보인다'는 말에 "사흘 전부터 장염에 시달렸다. 그래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일부러 힘을 뺀 것이 아니라 장염 증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구속이 떨어졌다. 그는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해 감독님께도 사전에 말씀드렸다. 올해 최악의 컨디션이었다"라며 "제가 구속이 오르고 나서 커브가 시속 115㎞대로 빨라지다 보니까 타자한테 걸렸었는데, 오늘은 시속 105~108㎞의 좋은 커브가 나와 방망이에 안 걸렸다"고 웃었다. 새로운 노하우를 터특했다. 임찬규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8월 1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 중이다. 초반 부진을 딛고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현재 4.02) 고지를 눈앞에 둔 임찬규는 "기록을 의식하면 오히려 잘 안 풀리더라"며 "연속성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이형석 기자 2024.09.0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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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컨디션, 불펜서 스트라이크 하나도 못 던져" 임찬규 장염에도 10K 대반전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했다. 올해 최악의 컨디션이었다."LG 트윈스 임찬규(32)가 장염 증상을 극복하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SSG 랜더스를 상대로 '천적'의 면모를 과시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를 기록했다. 임찬규는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임찬규는 시즌 9승(6패)째를 올려 개인 통산 4번째 두 자릿수 승리까지 1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임찬규는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탈삼진 10개를 뽑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종전에도 2018년 10월 13일 문학 SK 와이번스(현 SSG) 기록한 바 있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핼쑥해 보인다'는 말에 "사흘 전부터 장염에 시달렸다. 그래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했다.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그는 "오늘은 '무념무상'이었다. 포수인 (박)동원이 형에게 모두 맡겼다"라며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해 감독님께도 사전에 말씀드렸다. 올해 최악의 컨디션이었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이날 커브(29개)를 가장 많이 던졌고 직구(24개),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9개)를 섞어 던졌다. 일부러 힘을 뺀 것이 아니라 최근 장염 증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구속이 떨어졌다. 임찬규는 "제가 구속이 오르고 나서 커브가 시속 115㎞대로 빨라지다 보니까 타자한테 걸렸었는데, 오늘은 시속 105∼108㎞의 좋은 커브가 나와 방망이에 안 걸렸다"며 "사실 컨디션과 투구 내용은 상관이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오히려 변화구가 좋다. 장단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파악해나가고 있다"라고 덧붙엿다. 임찬규는 올해 SSG전 4차례 등판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38로 굉장히 강하다. 지난해 맞대결에서도 4승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했다. 최근 8시즌(2017~24년) 성적을 보면 9개 구단 중 SSG를 상대로 가장 많은 12승, 평균자책점은 가장 낮은 3.26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최근 상승세도 이어갔다. 8월 1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컨디션을 알아 보려면 결국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보면 된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이날 스트라이크 비율이 71.6%(총 81개 투구 중 58개)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임찬규는 7회까지 81개의 공을 던졌지만 8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벤치의 결정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이미 5회부터 7회까지만 던지기로 얘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초반 부진을 딛고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현재 4.02) 고지를 눈앞에 둔 임찬규는 "기록을 의식하면 오히려 잘 안 풀리더라"며 "연속성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09.0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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