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이 7월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우승에는 몇 차례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시작은 7월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었다. LG는 이날 4-1로 앞서다가 8회 말 불펜 난조로 6점을 뺏겼다. 그러나 9회 초 박해민의 동점 3점 홈런이 터져 9-7로 재역전승했다. 박해민과 염경엽 감독은 "그 순간 홈런이 나올 줄 몰랐다. 우주의 기운이 우리에게 왔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 김현수도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박해민의 동점 3점포"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LG와 KT 경기. LG 선발 톨허스트가 7회 KT 공격을 막고 들어오며 미소 짓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5.08.12. LG는 8월 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방출하고, 앤더스 톨허스트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톨허스트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8월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팀에도 이닝이터, 에이스가 생겼다"고 반겼다. KS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한 톨허스트는 "그동안 첫 경기 승리가 가장 기억에 남았지만, 이 순간(우승)이 그때를 넘어섰다"며 웃었다. LG 선수단이 지난 1일 한화의 패배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우승 깃발을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지난 1일 잠실 NC전 패배 후 1시간여 지난 터라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사진=구단 제공 LG는 10월 1일 극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LG는 최종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하며 자력 우승을 놓친 터였다. 그러나 같은 날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에 역전패하면서 LG가 KS에 직행했다. 한화가 1일 SSG전, 3일 KT전까지 이겼다면 두 팀은 1위 결정전을 치러야 했다. 염경엽 감독은 "1위 결정전이 열렸다면 (LG가 이기기)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우주의 기운'이 LG를 돕는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었은 순간들이다. LG 박동원이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KS 2차전에서 류현진에게 홈런을 터뜨린 뒤 두 팔을 벌려 기뻐하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박동원은 지난 27일 KS 2차전 팀이 5-4로 역전한 3회 말 류현진에게 홈런을 뽑았다. 그는 "류현진 선배는 최고의 투수가 아닌가. (내 타석에서 실투가 들어온 건) 우주의 기운이 내게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는 30일 KS 4차전에서 1-4로 끌려가던 9회 초 6점을 뽑아 기적 같은 역전승에 성공했다. 박해민이 지난 31일 한국시리즈 우승 후 동료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우승 주장'이 된 박해민은 "올해 (LG의) 정규시즌이나 KS 경기를 보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격언이 떠오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