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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나도 3~4년 더···나이로 야구하는 시대 끝나" 최근 3년 리그 등판 1위 베테랑의 외침

"나이로 야구하는 시대는 끝났다."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김진성(39)의 외침이다. 다가오는 2025시즌 마흔 살이 되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다. 불펜 투수는 야구계 '3D 업종'으로 꼽힌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등판을 준비하며 몸을 풀다가 다시 점퍼를 입고 대기하기를 반복한다. 그런데도 다른 보직의 선수들에 비해 홀대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 시즌 기준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령 투수는 1980년생 리치 힐과 이시카와 마사노리(야쿠르트 스왈로스)다. KBO리그에도 경쟁력을 갖춘 40대 베테랑 투수가 늘어나고 있다. 2024년 역대 최고령 홀드왕(38개)에 오른 노경은(40)은 최근 SSG 랜더스와 2+1년 최대 25억원(인센티브 9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성공했다. 노경은은 2021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뒤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나이 서른여덟이었다. 노경은은 2022~24년 3시즌 연속 75이닝 이상을 던질 만큼 고군분투했다. 이 기간 194경기 29승 15패, 75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김진성은 노경은의 길을 걷고 싶어 한다. 오른손 불펜 투수인 그는 노경은의 성남중-성남고 1년 후배다. 노경은과 마찬가지로 김진성도 2021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무적(無籍) 신분이 됐다. 김진성은 간절했다. 두 아들을 둔 가장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NC를 제외한 9개 구단 단장과 운영팀장의 연락처를 구했다. 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입단 테스트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마침 LG가 손을 내밀었다. 김진성은 2022~2024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18경기(2위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 206경기)에 등판, 14승 7패 60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을 올렸다. 올 시즌엔 3승 3패 27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팀 내 등판 1위(71경기)였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26세이브)과 함께 맹활약했다. 그러나 김진성은 2024시즌을 돌아보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한해였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시즌 중 불미스러운 논란을 낳았다.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고 돌아봤다. 김진성은 "(노)경은이 형이 마흔세 살까지 뛰게 됐다.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롱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며 "나도 앞으로 3~4년 더 던질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 우규민(40·KT 위즈) 선배도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내년까지 삼성과 계약돼 있고, 우규민은 올겨울 FA 1호 계약(2년 최대 7억원) 선수다. 김진성은 "나이로 야구하는 시대는 끝났다. 베테랑 투수도 노력하기에 따라 젊은 선수와의 경쟁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성은 한겨울에도 매일 아침 잠실야구장에 나와 하루 평균 3~4시간씩 개인 훈련을 한다. 베테랑 선수가 이른 아침부터 장시간 훈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는 "야구를 오래 하려면 더 운동해야 한다"고 했다.그의 일상에는 한때 직장(소속팀)을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낸 간절함이 녹아 있다. 얼마 전까지 노장(老將)으로 불렸던 이들이 젊은 후배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4.12.12 14:11
스타

“김이나, 아이유 응원봉 챙겨”…황석희, SNS 글 돌연 삭제

번역가 황석희 작가가 여성 혐오 표현으로 논란에 휩싸인 작사가 김이나의 근황을 전했다가 삭제해 눈길을 끈다. 황석희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응원봉 이거 밖에 없는데. 사방에서 이쁜 거 자랑하네”라고 탄핵 요구 시위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김이나 씨도 아이유 응원봉 챙길 거래고”라고 적었다. 이후 “김이나 씨도 아이유 응원봉 챙길 거래고”라는 문장을 삭제했다. 김이나는 최근 탄핵 정국 속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한다는 뜻) 등 극우 커뮤니티인 일간베트스에서 사용하는 비하 단어를 쓴 사실이 조명되며 논란이 불거졌다.이에 한 누리꾼은 김이나의 SNS에 “계엄령 어떻게 생각하세요? 탄핵 찬성 하시나요?”라고 댓글을 통해 물었고, 김이나는 “일베(일간베스트)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저는 아직도 그 출처가 일베인지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다.해명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김이나는 지난 9일 생방송 말미 “그(일베) 논란은 당연히 나는 너무나 아니다. 처음에 이걸 어디에서 접해서 어떤 맥락에서 쓴 거고 이런 얘길 처음엔 하고 싶더라. 너무 당황스럽고 그러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생각해 볼수록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그런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해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일이니까 그 부분에 있어 죄송하다.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2.12 07:30
뮤직

김이나, 여성혐오 표현 논란 이틀째 ‘별밤’ 생방송 이상 無

여성 혐오 표현으로 논란에 휩싸인 작사가 김이나가 ‘별밤’ 생방송에 담담하게 나섰다. 김이나는 10일 오후 10시 MBC FM4U 라디오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생방송에 나섰다. 당일 내내 과거 여성 혐오 표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김이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청취자들과 소통해 눈길을 끌었다. 김이나는 최근 탄핵 정국 속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한다는 뜻) 등 극우 커뮤니티인 일간베트스에서 사용하는 비하 단어를 쓴 사실이 조명되며 논란이 불거졌다.이에 한 누리꾼은 김이나의 SNS에 “계엄령 어떻게 생각하세요? 탄핵 찬성 하시나요?”라고 댓글을 통해 물었고, 김이나는 “일베(일간베스트)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저는 아직도 그 출처가 일베인지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다.해명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김이나는 지난 9일 생방송 말미 “그(일베) 논란은 당연히 나는 너무나 아니다. 처음에 이걸 어디에서 접해서 어떤 맥락에서 쓴 거고 이런 얘길 처음엔 하고 싶더라. 너무 당황스럽고 그러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생각해 볼수록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그런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해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일이니까 그 부분에 있어 죄송하다.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이나는 그러면서 “텍스트로 적으니까 전달이 잘 안 되는 거 같아서 이곳에서 말씀드리고 싶다”며 “오늘 많이 추운데, 밖에 계시다 들어오신 분들도 많을 것 같다. 주말 동안 다 보았다. 감사하다”고 촛불 집회에 참여한 청취자에 대한 응원도 덧붙였다.한편 ‘별이 빛나는 밤에’ 측은 일각의 김이나의 DJ 하차 요구에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2.10 22:15
스타

[왓IS] ‘일베 논란’ 김이나 “맥락 얘기하고 싶지만…중요한 건 재발 방지, 심려 끼쳐 죄송”

작사가 김이나가 여성 혐오 표현 사용과 관련해 사과했다.김이나는 9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 FM4U 라디오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김이나는 방송 말미에 “주말, 그리고 오늘까지 안 그래도 힘든데 우리 부엉이들(청취자들)은 더욱 마음이 시끄러웠을 것 같다. 나도 다 보고 있었다”며 “그 논란은 당연히 나는 너무나 아니다. 처음에 이걸 어디에서 접해서 어떤 맥락에서 쓴 거고 이런 얘길 처음엔 하고 싶더라. 너무 당황스럽고 그러니까”라고 말했다.이어 “그런데 생각해 볼수록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그런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해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일이니까 그 부분에 있어 죄송하다.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결코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이나는 그러면서 “텍스트로 적으니까 전달이 잘 안 되는 거 같아서 이곳에서 말씀드리고 싶다”며 “오늘 많이 추운데, 밖에 계시다 들어오신 분들도 많을 것 같다. 주말 동안 다 보았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이나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 번씩 때려야 한다는 뜻) 등 극우 커뮤니티인 일간베트스에서 사용하는 비하 단어를 쓴 사실이 조명되며 논란이 불거졌다.이에 한 누리꾼은 김이나의 SNS에 “계엄령 어떻게 생각하세요? 탄핵 찬성 하시나요?”라고 댓글을 통해 물었고, 김이나는 “일베(일간베스트)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저는 아직도 그 출처가 일베인지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2.10 11:50
스포츠일반

안세영 사태 영향? 배드민턴협회, 부흥기 이끈 김학균 감독에 재임용 불가 통보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가 김학균 총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7일 (대표팀 코칭 스태프) 재임용을 따져보는 성과 평가 회의를 진행했다"라며 "평가 대상이었던 5명 가운데 (김학균 감독 등) 4명이 통과하지 못해 이를 통보했다"라고 9일 밝혔다. 협회는 재임용 불가 통보를 받은 지도자들에게 1주일 동안 이의 신청을 받는다. 김 감독이 떠난 배드민턴 대표팀 사령탑 자리는 공개 채용으로 채운다.2022년 11월부터 협회와 계약한 김학균 감독은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메달 7개(금2·은2·동3),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2개(금1·은1)를 수확하도록 지도했다.한국 배드민턴 부흥기를 이끈 주역이지만, 이른바 '안세영 사태'가 불거지는 과정에서 대표팀에 이어진 악습을 타파하지 못하고 관리에 활용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히 대표팀 에이스 안세영과 갈등이 두드러졌다. 지난 10월 덴마크 오픈에서는 코트 위 지시를 전혀 하지 않고 불편한 기류를 드러내 논란을 자초했다. 이 대회 뒤 김학균 감독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다음 대회였던 지난달 중국 마스터스 오픈에서는 안세영 경기에 아예 나서지 않기도 했다. 김학균 감독은 지난달 30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대표팀 포상식에서 "내게 좋은 기회가 온다면 대표팀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계속 준비하고 있다"라며 "지난 2년은 짧은 기간 큰 대회 2개만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려간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세영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다가오길 기다린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협회와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당장 대표팀에서는 관계 개선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협회 측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표결 끝에 경기력향상위원회뿐 아니라 재임용 여부를 따져보는 별도의 성과 심사까지 거쳐야 한다는 쪽으로 뜻이 모였고, 정량·정성적 평가를 종합해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라는 게 협회 설명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09 21:17
산업

'묻고 더블로' 김동관과 정기선의 의기투합, K조선 ‘원팀’ 항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특수선 분야에서 글로벌 항해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국내 특수선 제작의 '빅2'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서로를 향한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K방산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함께 도모하기로 했다. 글로벌 수주 향한 ‘원팀’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한화오션과 HD현대가 해빙 무드로 전환했다. ‘절친’으로 알려진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교감 속에 고소·고발 취하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경쟁에서 충돌했다. 방위사업청이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을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자 한화오션이 크게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방사청의 결정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임원 개입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그러자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이 ‘의도적 짜깁기’로 왜곡했다면서 자사 직원들의 명예 훼손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맞고소하는 등 맞불을 지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까지 공방에 가세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격화하던 분위기는 지난달 반전을 맞았다. 한화오션이 22일 경찰 고발을 전격 취소하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3일 뒤 HD현대중공업도 고소 취하서를 내며 이에 응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고소가 비슷한 시점에서 취하된 것은 수장들의 전격적인 합의나 지시가 아니면 불가능한 조치”라며 “비슷한 또래로 재계에서 친분이 두터운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함정 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모아 K방산의 해외 진출 확대를 도모하자는 정부의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향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세계가 대한민국 조선업을 주목하는 가운데 해양 방산 수출 확대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고발 취소로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호주 수상함의 입찰 실패가 화해의 전환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수주전이었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경쟁자보다 낮은 가격을 쓰고도 ‘법적 분쟁 리스크’와 정부의 엇박자 등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반대로 정부와 원팀을 이룬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은 호주 수주전의 최종 후보에 이름이 올렸다. 안일한 대처로 인해 한국이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도 고배를 마셨다는 시각이 우세해 이번에 손을 맞잡는 계기가 됐다. 다가오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위해 양사가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 폴란드의 잠수화 현대화 사업 ‘오르카’(3조원)를 비롯해 캐나다의 70조원 규모의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 필리핀의 중형급 잠수함(2조원)까지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수주전이 즐비하다. 특히 한국은 잠수함 분야에서 글로벌 진출의 디딤돌을 놓아야 하는 입장이다. 국내 잠수함의 선두주자 한국오션이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게 유일한 잠수함 해외 진출 실적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양사가 방산 분야에서 각자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수주전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RO와 KDDX 경쟁은 지속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낸 지금이 조선업을 비롯해 방산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 양사는 이런 분위기를 활용해 수출의 고삐를 당긴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특수선(수상함, 잠수함) 사업 분야에서 매출 8335억원, 영업이익 74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는데 이 기세를 타고 2030년까지 특수선 사업에서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를 내걸었다. 한화오션도 3분기까지 매출 6672억원, 영업이익 92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의 2030년 특수선 매출 목표는 3조원 이상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함정 유지·보수·정비(이하 MRO)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RO 분야는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진 K조선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의 MRO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11월에도 미국 급유함 수리사업을 추가적으로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미 함정 2척의 MRO 사업은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 해군은 370척 이상의 함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미 해군 함정의 MRO 사업 규모만 해도 연간 20조원에 이르고, 글로벌 MRO 시장은 점점 성장하는 추세다. 업계는 미 함정 수주가 글로벌 MRO 사업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도 첫 미군 함정 수주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함정 MRO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을 획득하는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해당 방문 때 모습을 드러내는 등 사업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국내 최초로 필리핀 해군으로부터 MRO 사업을 수주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폴란드 그단스크의 ‘레몬트 조선소’와 공동 MRO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군 함정 MRO의 경우 규모가 커서 한 국가가 모두 도맡아서 할 수 없는 구조”라며 “자격 조건을 획득하는 등 사전 작업들이 이뤄졌기 때문에 내년부터 미군 함정 MRO 수주 계약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의 KDDX 수주전은 올해를 넘겨 내년에 결정 날 전망이다. ‘원팀’으로 항해를 선언한 만큼 공동 수주·건조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 관계자는 “장보고-Ⅲ의 경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전 대우조선해양)이 공동으로 기본설계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원팀’ 분위기 속에 상생의 결론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09 07:00
영화

곽경택 감독 “‘소방관’, 여전히 날 힘들게 해” [IS인터뷰]

“영화 홍보를 여러 번 해봤지만, 이번처럼 발목에 큰 족쇄가 채워진 느낌은 처음이네요.”곽경택 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신작 ‘소방관’을 극장에 내걸었다. 4일 개봉한 영화 ‘소방관’은 지난 2020년 촬영을 마쳤지만, 코로나19 등 외부적 환경에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 운전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4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베일을 벗게 됐다.곽 감독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저도 사람이니까 원인 제공자(곽도원)가 원망도 된다. 사실 지금도 모든 질문에 조심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곽 감독이 곽도원 이슈에 특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는 ‘소방관’이 다루는 소재의 영향도 있다. 영화는 지난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소방관들의 희생과 이들의 소명의식을 조명한다. “사실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직후라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어요. 밝은 작품을 하고 싶었죠. 근데 작품을 제안해 주신 분이 자기는 소방관에 대한 부채 의식 때문에 한다는 거예요. 생각해 보니 저도 그랬죠. 그분들께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었고,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 싶었죠.”곽 감독은 소방관들의 헌신과 노고를 고스란히 담기 위해 리얼리티에도 유난히 공을 들였다. 배우들은 연기를 위해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직접 불 속으로 뛰어들었고, 촬영팀은 이들을 끝까지 쫓으며 아비규환의 분위기를 재현했다. 카메라 구도도 적재적소에 맞게 변형했는데, 소방관들의 생생한 표정을 담기 위해 대체로 와이드 샷과 클로즈업 샷을 활용했다. “큰 화재 장면이 두 번 있는데 한 번은 연기의 무서움을 비주얼적인 사실감을 살려서 보여줬고, 또 다른 장면은 배우들의 눈빛이 중요해서 연기를 걷어내고 화염 위주로 가면서 클로즈업으로 찍었죠. 최대한 현실감을 살리려고 했어요. 실제 현장에서는 배우의 걸음걸이도 달라지기 때문에 안전이 허락하는 선에서는 모두 직접 재현했죠.” 실제로 불길이 치솟고 있으니 당연히 현장은 언제나 초긴장 상태였다. 곽 감독은 “비번인 소방관님을 모니터 뒤에 모시고 했다. 내가 실수할 수도 있는 거고 경우에 따라 구조대 투입과 방수가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개봉이 미뤄지면서 예기치 못하게 길어진 편집 시간도 그냥 소비하지 않았다. 곽 감독은 영화를 끊임없이 매만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현 관객들의 취향에 맞게 속도감을 올렸고 신파도 최대한 덜어냈다. 물론 곽도원의 장면도 일부분 잘려 나갔다.“연기는 액션, 리액션이니까 (곽도원을) 편집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럼 상대 배우 분량도 날아가는 건데 그건 형평성에 어긋나잖아요. 다만 곽도원이 술을 먹는 장면에서 클로즈업은 다 뺐어요. 실제 소방관들에게 술이 치료제라 넣은 건데 원래 목적하고는 다르게 읽힐 수 있다고 판단했죠.”그러면서 곽 감독은 “‘소방관’은 저를 겸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저를 4년을 기다리게 했고 중간중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마음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이어 “‘소방관’으로 주관적 해석을 했던 모든 일을 반성하게 됐다. 그사이 나이도 들었지만, 이 영화가 절 겸손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차기작 질문에는 지금보다 한결 가벼운 작품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예컨대 ‘친구’나 ‘똥개’처럼 코믹함도 곁들어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플랫폼은 애당초 정해놓지 않았다. “현장에서 웃을 수 있는,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준비는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어요. 근데 하도 까여서.(웃음) 어찌 됐든 전 영화를 찍고 작품을 해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시나리오를 열심히 써놓고 있죠. 결정된 건 없지만 포맷별로 사이즈 별로 준비 중입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09 06:05
뮤직

루시 최상엽, 폴라로이드가 종이싸개?... “여성비하 NO” 사과 [왓IS]

인기 밴드 루시의 보컬 최상엽이 혐오 표현 논란을 빚은 ‘종이싸개’에 대해 사과했다.최상엽은 4일 오전 유료 소통 플랫폼 버블에 “최상엽입니다. 제가 버블로 보낸 단어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을 드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중하지 못한 단어 선택으로 저를 응원해 주셨던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앞서 최상엽은 팬들과 소통 중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종이싸개’라고 표현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를 본 많은 누리꾼들이 ‘종이싸개’라는 표현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서 여성 혐오 표현으로 주로 쓰이는 ‘피싸개’(월경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이에 대해 최상엽은 “절대 다른 의미나 의도를 내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부주의했던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조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2.04 12:55
드라마

김무열로 출발하는 ‘참교육’…우려 딛고 성공 거둘까 [IS시선]

웹툰 ‘참교육’이 드라마로 제작된다. 앞서 인종차별과 여성 혐오 등으로 논란이 된 작품이다. 드라마화가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나오는데, 우려를 지우고 시청자를 설득할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웹툰 ‘참교육’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네이버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다. 지금도 월요 웹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생들에 대한 체벌 금지법 도입 후 교권이 붕괴하자 교육부에서 교권보호국을 신설, 현장감독관인 주인공 나화진과 임한림이 문제 학교에 파견돼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주된 흐름이다.그러나 일부 혐오 표현이 사용되면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감독관이 페미니즘 사상을 교육하는 여교사의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 백인 혼혈 교사가 흑인 혼혈 학생을 상대로 흑인 비하 표현을 쓴 장면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인종차별적 표현이 담긴 125화는 해외에서도 논란이 됐고, 북미 지역 서비스 중단 및 장기 휴재로 이어졌다.이런 가운데 최근 ‘참교육’의 드라마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혐오 표현으로 문제 된 작품을 드라마화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당초 주인공 나화진 역을 제안받고 검토 중이던 배우 김남길은 출연을 고사했고 김무열이 출연을 확정했다. 연출을 맡기로 한 홍종찬 감독은 “원작 내 일부 에피소드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의견들을 인지하고 있다”며 “정제된 시선으로 드라마를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런 제작진의 입장에도 비판 여론은 여전하다. 혐오 표현뿐 아니라 주인공들인 감독관들이 ‘참교육’을 위해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는 해결 방식이 교사의 학생 체벌을 옹호하고, 청소년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 감독 역시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책임감을 갖고 정제된 표현으로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비판이 나오는 지점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건지 설명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드라마화를 결정한 건 비판을 감내하고라도 교권 추락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와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가는 드라마 ‘참교육’이 어떤 작품으로 탄생할지에 달렸다. 이미 드라마화가 결정된 시점에서 드라마화 자체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건 논외로 하더라도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말 섬세하고 촘촘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 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웹툰 ‘참교육’의 재미는 악인을 통쾌한 방식으로 처단하는 사이다 전개와 실제 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루는 현실감, 그리고 죄를 지은 죄인은 벌을 받는다는 뚜렷한 메시지가 꼽힌다. 그러나 이를 드라마화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폭력성에 대한 수위 조정도 필요할 것이고 무엇보다 교사와 학생, 약자와 기득권 등 여전히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면밀한 검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시청자는 드라마가 원작에서 문제 됐던 여성, 흑인 등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표현하고 묘사하는지 주시할 것이다. 드라마 ‘참교육’이 비판 여론까지도 설득해 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기대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2.02 05:35
영화

[오동진 영화만사] 41년만에 빛을 본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가 주는 메시지

1983년에 만들어진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가 4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국내에서 개봉된 것에는 일정한 사정이 있다. 1983년은 영화와 대중음악 등 일본의 대중문화가 국내에 개방되기 전이다. 일본 영화 개방은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단행된 일이다.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전쟁 포로 수용소를 다룬 영화이고 퀴어 영화다. 첫 장면은 자바섬 영국군 포로수용소에서 동성애로 빚어진 소동을 다룬다. 수용소의 네덜란드 포로와 재일 조선 군인이 성행위를 하다 들켰고 그것 때문에 할복을 하네 마네 하는 얘기가 펼쳐진다. 이 영화의 개봉이 늦춰진 것은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던 당시의 국내 사회적 정서 때문이기도 했지만 동성애의 주체가 재일 조선인이어서 한국인 비하 논란이 빚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다소 전근대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그러다 이 영화는 한국의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잃었고 40여 년간 역사 속에 묻혀 있다가 최근 국내 영화사 엣나인이 뒤늦게 수입해 개봉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전장의 크리스마스’가 국내 최초 개봉을 하게 된 이유가 다른 요인을 다 차치하고 국내 극장가가 극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데에서 찾아진다는 점이다. 영화사들은 다소 저렴한 비용으로, 그럼에도 오히려 명성은 높고, 그래서 당연히 희소가치가 상당한 클래식 무비로 관객 확보에 나서려고 애쓰는 중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재개봉, 최초 개봉하는 ‘올드 무비’가 늘어나고 있는 경향이야 말로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대중 앞에 선보이게 한 요인이다.‘전장의 크리스마스’는 일본 거장 오시마 나기사의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모든 영화를 섹스와 정치(권력)를 내세워 만들었다. 그는 반(反)군국주의자였고 반(反)남성우월주의자였다. 그의 영화 ‘감각의 제국’(1976)은 실제 섹스 장면, 남녀 배우들의 신체 주요 부분이 노출되는 것으로 유명하며 그래서 포르노 논란을 빚었지만 오시마 나기사가 이 영화로 표출시킨 무정부주의적 감성은 당시의 일본사회와 유럽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영화가 나왔던 1970년대는 이전 시대의 국가주의 이데올로기가 만든 부작용에 대해 반성과 성찰이 이루어지던 시대였다. ‘전장의 크리스마스’ 역시 성과 권력을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시대와 인간이 그 두가지를 뛰어 넘으려 할 때 보편적 인류애와 휴머니즘을 회복할 수 있다는 주제를 선보이고 있다.자바섬의 영국군 포로수용소에서는 매일같이 전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수용소 내에서도 엄연한 군율이 있고 수용소 측이나 포로 측이나 자신들의 조직을 유지해 이를 지켜 나가려 한다. 수용소장 요노이(류이치 사카모토)는 하라 상사(기타노 다케시)를 통해 포로들을 통제하고 있지만 하라는 잔혹무도하고 다소 변태적인 인물이다. 툭하면 집단 구타가 자행되고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이틀간 밥을 굶기기도 한다. 늘 할복을 요구하고 너희들처럼 항복하느니 명예롭게 죽으라는 둥 정신적 학대가 이루어진다. 새로 온 포로이자 말썽을 자처하는 잭 셀리어스 특공대 소령(데이비드 보위)을 죽이는 것도 머리만 남긴 채 흙 속에 파묻어 놓고 갈증과 고통 속에 서서히 말려 죽이는 방식을 쓴다. 수용소에는 존 로렌스 중령(톰 콘티)이란 인물이 있고 그는 유일하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양측간 중재자 역할을 한다. 이 영화의 화자는 바로 이 로렌스이며 원작자인 로렌스 판 데르 포스트가 쓴 자전적 소설 ‘씨앗과 파종자’를 토대로 한 내용이다. 영화의 원제 역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이다.수용소의 폭력 사태는 영화가 시작되고 1시간 반쯤에 이르러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요노이 수용소장은 포로들의 부대장이자 영국군 공군 대령인 힉슬리를 명령 불복종(요노이는 포로 중에 무기 전문가를 찾아 내 데리고 오라고 한다. 힉슬리는 전황이 연합군으로 확실하게 기운 때인 1942년인 만큼 무기 전문가를 숨기려 한다)으로 처형하려 하고 이를 말리려던 셀리어스가 요노이에게 뺨에 키스를 하는 기행으로 막으려 한다. 수용소는 일대 난리가 벌어진다. 잭 셀리어스가 힉슬리를 대신해서 잔혹하게 처형을 당하는 것은 이 행동 때문이다. 그 모든 사건이 크리스마스 직후에 벌어진 일이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잔인하고 무식한 하라 상사가 무슨 연유에서인지 위기에 처한 존 로렌스를 구해내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때문이었을까. 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약간의 선한 의지가 남아 있고 그 점이야 말로 우리가 인간에게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임을 보여 주려 했던 감독의 생각 때문에 그려진 장면으로 보인다.종전 이후 전범 감옥에서 하라 상사를 면회한 로렌스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다 자기만이 옳다고 믿었던 사람들 때문에 빚어진 일이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어느 누구도 옳지 않다는 것에 있소.” 지금으로선 이 대사야 말로 “셀리어스가 죽음을 통해 요노이에게 씨를 뿌리고 우리가 그 곡식을 거두고 있다”는 여전히 회자되는 이 영화의 명대사보다 더 가슴에 와닿는 것이다. 영화는 시대에 따라 변주하며 메시지를 다르게 전하기 마련이다. 지금 시대의 전쟁이든 정치사회적 혼란이든 다 자기만이 옳다고 강변하는 사람들 때문에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얘기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1.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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