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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혹한기’ 삼성전자, 인사 판 커지나...사내이사 4명 중 3명 임기 만료

재계 1위 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있다.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이 고전하면서 전사적 위기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내년 상반기 임기 만료 예정이다. 반등을 겨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결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임기 만료 사장단 ‘인사카드’ 쓰나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사회 사내이사 중 75%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김한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사내이사인 한종희 부회장이 경영위원회 의장을 담당하고 있다. 사내이사는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해 사장단인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4명이다. 이중 노태문, 박학규, 이정배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이면 만료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2022년 3월 처음으로 삼성전자 사내이사직을 맡았다는 것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연임을 한 차례 했고, 2026년 3월까지 임기가 조금 남아있다. 하지만 한 부회장도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경계현 사장도 지난 5월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임기가 남아 있었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이사회는 경계현 사장 자리를 포함해 내년 이사회 구성의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태문 사장은 MX사업부 경영전반 총괄, 박학규 사장은 전사 경영전반, 이정배 사장은 메모리사업부 경영전반 총괄 업무를 맡은 삼성전자의 핵심 인물들이다. 이들의 교체 여부에 따라서 인사의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이재용 회장의 인사카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반도체 영업이익 부문에서 SK하이닉스에 뒤졌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SK하이닉스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원대 안팎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5조3845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전망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삼성전자 18조원, SK하이닉스 23조원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는 31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부문별 영업이익 등이 공개될 것이고, 이에 대한 경영진의 설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3분기 실적 공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로 인해 반전을 위한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내부에서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연말 인사 등을 통해 와신상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 침체 돌파구 CEO 교체 이재용 회장은 지난 27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이날 이 회장은 용인을 찾아 토요타그룹 회장과 만나는 행보를 보였다. 글로벌 1위 자동차 완성업체인 토요타의 아키오 회장과 교류하면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부품)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5일 고 이건희 회장 4주기 추모식에서 사장단 50여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사내이사 4명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이재용 회장이 엄중한 상황을 반등시킬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 집단 중 자산 상위 30개 그룹 내 전체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등기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내년 상반기 중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가 1145명으로 파악됐다.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 가운데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한 최고경영자(CEO)급 경영자는 45%인 515명이다. 주요 그룹별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 수는 SK그룹이 9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LG 51명, 삼성 39명, 현대차 31명 순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들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단행될 각 회사의 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사업 방향을 새로 설정하고 침체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인물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경우가 많은데 CEO급 인사에서 이러한 특징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9 07:00
산업

삼성전자 직원 연봉 11% 줄었는데 '한종희, 노태문은 50% 증가'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봉킹'은 회장직까지 지냈던 김기남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상임고문이었다.12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상임고문은 지난해 퇴직금 129억9000만원을 비롯해 급여 16억8000만원, 상여 24억4500만원 등 총 172억6500만원을 받았다.구글 총괄 부사장 출신인 이원진 전 삼성전자 서비스비즈팀장은 퇴직금 24억3100만원을 포함한 86억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3위는 SAIT 사장을 지낸 진교영 고문으로 퇴직금 52억5900만원을 포함해 84억8500만원을 받았다.퇴직자를 제외한 연봉 1위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급여 14억6700만원, 상여 53억600만원, 복리후생 1억3000만원 등 총 69억400만원을 받았다. 2022년 46억3500만원에서 무려 49%나 상승했다. 직원들의 1인당 연봉이 1억35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수준으로 11.1%나 줄었는데 한 부회장의 보수는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상여 48억2400만원을 포함한 61억9300만원을 지난해 연봉으로 받았다. 노태문 사장도 2022년도 41억원에서 51%가 증가했다. 반도체 한파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이 0%로 책정된 가운데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급여 12억500만원, 상여 11억900만원, 복리후생 8900만원 등 24억300만원을 받았다. 2022년(29억5300만원) 대비 18.6% 줄어든 수치다. 이중 상여는 성과인센티브(지급률 0%) 외에 설과 추석 상여(월급여 100%) 등도 포함된 금액이다.작년 사내이사 5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총 220억9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44억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보수 총액 289억3000만원(1인당 평균 57억8600만원) 대비 23.9% 감소한 수준이다.4%대의 임금 인상 등에도 DS부문 성과급 급감 등으로 인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2000만원으로, 전년(1억3500만원) 대비 11.1% 감소했다.다만 미등기 임원의 평균 급여는 2022년 7억300만원에서 작년 7억26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해 “실적이 좋았던 2020∼2022년분 장기성과급을 받은 임원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미등기 임원의 급여가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12 18:08
IT

계묘년 애플 공세 맞서는 삼성 노태문…"감성·편의성 업그레이드해야"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장 노태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에게 2022년 임인년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플래그십의 성능 강제 저하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를 기점으로 무리한 원가 절감 전략이 비판을 받았지만 압도적 찬성률로 사내이사에 올랐다. 차세대 전략 제품인 폴더블폰은 업황 악화에도 홀로 성장하며 분위기 전환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2023년 계묘년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모바일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애플이 적진인 한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잇달아 여는 것도 모자라 조만간 간편결제 서비스까지 내놓으며 점유율 싸움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을 뛰어넘는 노태문 사장의 새로운 무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새해 글로벌 일정부터 챙기는 노태문 2일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사장은 이번 연말연시 해외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다. 먼저 지난달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9박10일 일정으로 동남아 출장길에 올랐다. 3년여 만에 완공한 대규모 베트남 삼성R&D 센터 준공식 참석이 주된 목적이었는데, 행사 전후로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살펴봤다.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은 삼성전자 제품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회사가 공개한 사진 속 이재용 회장의 곁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킨 노태문 사장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 이날 시무식이 끝나면 오는 5일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 참석하기 위해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반도체)부문장 경계현 사장 등 삼성전자 대표이사 2명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비행기를 탄다. 폴더블폰 신제품을 홍보하고 기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고문(전 IM부문장)이 완성하고 노태문 사장이 키운 삼성 폴더블폰은 2021년 8월 공개한 '갤럭시Z 플립3'가 대박을 치며 개화기를 맞았다. 1년 뒤 발표한 4세대 제품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2025년까지 프리미엄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량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운다는 회사의 목표에 힘을 실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12억4000만대로 추측된다. 이에 반해 폴더블폰은 2022년 3분기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나 뛰었다. 이 시기 양옆으로 접는 폴드 타입 출하량은 88% 상승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브랜드가 추격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80% 가까운 점유율로 폴더블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폴드형은 스펙 업그레이드로 높은 가격대를, 플립형은 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폴더블폰에 대한 수요자 선택의 폭이 더 넓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직사각형의 '바' 형태가 여전히 대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아이폰14' 출시 효과로 애플이 2022년 4분기 24.6%의 점유율로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폰의 진정한 대중화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구글과 애플도 관련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점점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대표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가 부활해야 하는 이유다. 노태문 사장은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가장 저렴한 갤럭시S 일반 모델의 가격을 100만원 밑으로 맞췄다. 대신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메모리 용량 등 사양을 하향 조정했다. 복잡한 연산이 불가피한 고사양 게임을 할 때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를 강제 적용했다가 논란이 됐다. 발열 위험을 소프트웨어로 제한한 것인데, 고가의 스마트폰으로 최신 게임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후 GOS를 고객 선택 사항으로 바꿨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브랜드 가치 하락은 막을 수 없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애플은 워낙 충성 고객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감성과 편의성을 더욱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며 "힌지(접히는 부분) 주름처럼 폴더블폰도 개선해야 할 과제가 있다. 폼팩터의 혁신을 보여줘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철수해 빛을 보지 못한 화면이 돌돌 말리는 'LG 롤러블'을 예로 들었다. 애플, 한국 매장 확장하고 간편결제 도입까지 여기에 애플은 올해부터 삼성전자 텃밭인 한국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 2018년 1월 가로수길에 국내 최초 애플스토어를 개점한 데 이어 2021년 여의도, 2022년 명동·잠실 등 4개의 매장을 서울에서 운영 중이다. 강남과 홍대에서도 선보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최근 부산에서 근무할 '솔루션 컨설턴트' 계약직 공고를 내 관심을 끌었다. 아이폰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국내 론칭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현대카드와 배타적 사용권 계약을 맺고 금융감독원 약관 심사를 통과했으며 법률 검토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통화녹음과 '삼성페이'의 간편함 때문에 아이폰으로 넘어가는 것을 꺼린다. 그런데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오면 일부 젊은 삼성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애플페이도 걱정인데, 앱 기반 '오픈페이'까지 등장했다. MST(마그네틱보안전송)의 삼성페이와 NFC(근거리무선통신)의 애플페이와 달리 오픈페이는 카드사 한 곳의 앱만 설치해도 다른 카드사의 카드로 결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신한·하나·KB국민카드가 참여했으며 연동 카드사가 많아질수록 이용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편의점과 커피숍 등 결제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는 애플페이와 달리 스마트폰 기종에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오픈페이가 더 위협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제 편의성 차원에서 별 차이가 없어져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삼성페이가 리더십을 지키려면)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여러 할인 혜택과 페이백 등 젊은 고객들이 관심을 갖는 부가서비스를 선보여야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의 두뇌인 삼성전자의 AP(중앙처리장치) 브랜드 '엑시노스'의 변신도 예고된다. GOS의 굴욕을 벗고 애플의 자체 개발 칩에 맞선다. 이를 위해 지난달 중순 조직개편 과정에서 MX사업부 내 '갤럭시 전용 칩'을 만드는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칩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미국 퀄컴의 AP 탑재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스마트폰을 처음 만든 애플은 AP를 온전히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내년 2월 공개가 유력한 삼성 '갤럭시S23' 시리즈에 쏠린다. 쪼그라든 시장에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키'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플래그십 모델의 성공 여부가 2023년 수익성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며 "폴더블 모델의 외형 변화가 예상되고 물량도 전년 대비 올해 50%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1.03 07:00
생활/문화

삼성 노태문, 개미들 반발에도 사내이사로…'GOS' 꼬리표는 부담

스마트폰 성능 조작 논란에 휩싸인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사장)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회사 내 입지가 더욱 확고해졌지만, 대표이사가 나서 고객 불만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한 만큼 부담감은 막중해졌다. 노 사장은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품질 개선을 당면 과제로 받아들게 됐다. '사내이사' 노태문, 예상 깨고 압도적 찬성률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97.96%의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현실적으로 부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반대율이 두 자릿수는 나오지 않겠냐는 소액주주들의 예상을 깼다. 전자투표가 진행된 지난 15일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를 구매한 고객들이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을 인증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최근 갤S22에 기본 탑재된 GOS(게임 성능 최적화)가 게임을 실행하면 이용자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구동해 화질을 강제로 낮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발열 등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0일 GOS 사용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업데이트했다. 그런데도 과대광고와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난이 여전하다. 주총 현장에서도 GOS 사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관계자들은 행사장 입구에서 'GOS 사태 노태문! 이사 선임 뭐때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했다. 트럭 시위에 나선 GOS 소송 모임은 전광판을 통해 '장사 그렇게 하는 거 아닙니다'라고 꼬집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 질의응답 시간에 GOS 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나오자마자 예상했다는 듯 곧바로 사과했다. 한 부회장은 "주주와 고객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그런데도 노태문 사장과 GOS를 향한 주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 젊은 남성 주주는 "현재 GOS 사태와 관련해 삼성 팬들에게 합리적인 납득을 주지 못했다"며 "사내이사로 인정할 수 없다. 현재까지 진행하는 하드웨어 사업에 대한 모든 총괄 책임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주는 "원가 절감에 기반을 둔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가치 등 여러 면에서 고려가 필요하다"며 "선을 넘으면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표까지 사과…어깨 무거워져 이날 노 사장은 주총에 참석했지만,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사내이사 선임 전이라 발언권이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총이 끝난 뒤에는 가림막이 설치된 별도 통로로 이동해 입장을 물어볼 수 없었다. 노 사장은 당분간 'GOS 사태'라는 꼬리표 떼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회사 차원에서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고 업데이트 조치까지 완료했지만, 향후 신제품 출시에도 이번 논란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원가 절감 전략으로 100만원 미만까지 낮춘 플래그십의 가격이 다시 올라갈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부회장은 "성능을 제한해 발열을 최소화하는 대신 일관성 있는 성능을 지속해서 제공하려고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고객의 목소리가 컸다"며 "이런 이슈가 재발하지 않도록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17 07:00
생활/문화

[삼성전자 주총] 노태문, GOS 논란에도 가뿐히 사내이사 데뷔

스마트폰 성능 조작으로 구설에 오른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 사장이 동학 개미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지만 어려움 없이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찬성 97.96%로 가결됐다. 표결에 앞서 한 젊은 남성 주주는 "현재 GOS(게임 최적화 성능) 사태와 관련해 삼성 팬들에게 합리적인 납득을 주지 못했다"며 "사내이사로 인정할 수 없다. 현재까지 진행하는 하드웨어 사업에 대한 모든 총괄 책임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찬성했기 때문에 여기 있는 주주들이 현명한 표결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또 다른 주주는 "원가 절감에 기반을 둔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가치 등 여러 면에서 고려가 필요하다.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주가에도 영향을 준다"며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어 "선을 넘는 원가 절감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노태문 사장을 잘 모르지만, 실적이 좋으면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며 노 사장을 감싼 주주도 있었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구동 앱의 종류에 따라 성능을 제어해 과대광고 및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플래그십 라인업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는 지난달 출시 초기에만 해도 흥행 분위기가 고조됐다. 사전판매 기간 약 102만대가 예약되며 자사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갤S22에 적용된 GOS의 의도적 성능 저하가 불만을 샀다.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면 GOS가 소비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작동해 강제로 화질을 낮추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이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면서 단말기에 발열이 생기는 것을 차단해 고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최신 스마트폰의 성능을 부풀려 홍보했다고 비난했다. 노태문 사장은 전작인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일반 모델의 출고가를 100만원 미만으로 낮추는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무리하게 원가 절감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을 맡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고객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16 11:29
생활/문화

[삼성전자 주총] 노조 "GOS 사태 원인 노태문 이사 선임 OUT"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성능 조작 행위가 자아낸 소비자들의 분노가 주주총회 현장까지 전해졌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16일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앞에서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플래카드를 걸고 문제 제기를 했다. 이날 노조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의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노태문 사장에 있다며 사내이사 선임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노 사장을 비롯한 4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 2명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을 상정했다. 최근까지도 갤S22 시리즈는 의도적 성능 저하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고사양 게임 등을 실행할 때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가 강제로 작동해 발열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화질을 하향 조정하는 등의 행위가 드러난 것이다. 이에 회사는 곧바로 GOS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업데이트로 배포했지만, 최신 스마트폰의 성능에 부합하지 않은 기능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노태문 사장의 무리한 원가 절감 전략이 문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스마트폰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며 전자투표로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는 인증샷을 올리는 등 행동에 나섰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16 08:19
생활/문화

갤S22 GOS 사태에 삼성 스마트폰 리더십 '흔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플래그십 라인업의 무리한 원가 절감 전략으로 소비자 기만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다음 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갤S22 논란에 "노태문 사내이사 안 돼" 7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가 "이번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사건의 원흉이 사내이사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뻔뻔하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모바일을 박살 내놓고 보수 한도 승인을 해달라는 안건도 올려놨다"며 "무능력한 경영진에 통렬한 비토를 날려달라"고 호소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3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노 사장을 비롯해 경계현 DS(반도체)부문장·박학규 SET(가전·모바일)부문 경영지원실장·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삼성전자는 노 사장의 추천 사유에 대해 2010년 갤럭시S를 개발한 '스마트폰 전문가'라고 평가하며 "원가 절감 및 마케팅비 효율화 등 개선 활동으로 사업 체질을 한층 더 공고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의 흥행 소식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사전판매 기간 약 102만대의 계약이 성사되며 신기록을 썼다. 그런데 개통이 시작된 시점부터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사양 게임 등을 실행할 때 작동하는 GOS가 발열과 끊김을 없애기 위해 화질을 낮추는 등 의도적으로 성능에 제한을 건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나마 전작에서는 GOS를 우회해서 끌 수 있었는데 신제품은 이마저도 막아버렸다. 스마트폰 최초로 4nm(나노)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발열은 3.5배 더 효율적으로 해소한다고 홍보한 것과 배치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노트7'의 폭발 사고를 재현하지 않기 위해 설치한 고객 보호 장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슈퍼카를 샀는데 엔진 과열이 두려워 속도 제한을 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오며 소비자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회사는 지난 4일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공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지에 "아직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안전한 배포를 위해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하는데…보안 위협까지 회사가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스마트폰 대표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서 갤S22 시리즈가 퇴출당하는 수모를 봤다. GOS는 게임할 때는 구동됐지만, 성능을 측정할 때는 비활성화됐다. 앱 종류를 파악해 필요할 때만 움직인 것이다. 긱벤치 퇴출 목록에는 샤오미·화웨이·원플러스 등 중국 브랜드가 대다수다. 긱벤치는 이들 제품이 실제 성능과 측정 점수가 다르게 나오도록 조작한 것으로 봤다. 국가가 나서서 삼성전자 소비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해당 청원의 참여 인원은 7000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청원인은 "소비자에게 (성능 제한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허위광고로 보인다"며 "이것을 오랜 기간 숨기고 소비자에 불편을 준 부분은 분명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킹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킹 집단 랩서스는 텔레그램에 삼성 스마트폰의 주요 소스코드라고 주장하는 파일을 올렸다. 파일 용량은 190GB에 달하며, 지문 등 생체 인식 알고리즘과 부트로더(운영체제 시동) 등 보안에 직결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했다. 이처럼 갤S22를 둘러싼 잡음에 외신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 IT 매체 더버지는 "(갤S22의 성능 제한이) 배터리 수명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며 "왜 고객에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옵션을 주지 않았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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