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4건
프로야구

'이게 바로 KBO MVP 후보다' 쿠바 집어삼킨 김도영, 공격 '화끈' 수비 '철벽' [프리미어12]

KBO리그 히트상품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한국 야구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쿠바전을 8-4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같은 조에 속한 야구대표팀은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목표로 1차전 대만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전날 맞대결에서 3-6으로 패해 초비상이 걸렸다. 쿠바전마저 패한다면 벼랑 끝에 몰릴 수 있었다.쿠바 선발 투수가 왼손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라는 점에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모이넬로는 일본 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에이스.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163이닝 155탈삼진)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퍼시픽리그 선발 투수 12명 중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2위 타케우치 나츠키 2.17)을 지켰다. 하지만 모이넬로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6실점. 철옹성에 가까운 그를 무너트린 일등 공신은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4타수 3안타 2홈런 5타점)이었다. 김도영은 2-0으로 앞선 2회 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모이넬로 상대 좌월 만루 홈런을 때려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상단으로 향한 모이넬로의 초구를 힘으로 잡아당겼다. 타격 직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야구대표팀은 2회 2사 후 안타 3개와 사사구 2개, 도루 2개를 묶어 2점을 뽑았는데 김도영의 홈런까지 터져 초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도영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선 우익수 방면 2루타로 멀티 장타를 해냈다. 상대 수비가 느슨한 틈을 타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상황 판단이 돋보였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선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까지 책임졌다.김도영의 활약은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2회 초 2사 후 야디어 드레이크의 3루수 방면 타구를 제자리 점프 캐치로 처리했다. 4회 초 1사 1·2루 위기에선 드레이크의 3루 땅볼 때 3루를 먼저 밟고 1루로 던져 매끄럽게 병살타로 연결했다. 압권은 5회 초였다.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월터스의 3루수 강습 타구를 다이렉트로 잡아낸 것. 머리 방향으로 향한 까다로운 타구였는데 김도영은 꿈쩍하지 않았다. 호수비로 아웃카운트를 하나 올린 야구대표팀은 후속타를 불발로 처리,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라이징 스타. 지난 4월 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을 시작으로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클럽,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등을 해내며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는데 명불허전이다. 대회 전 "지금 구자욱(삼성 라이온즈)도 없고, 노시환(한화 이글스)도 없고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없다. 김도영이 대표팀의 중심이 돼야 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잘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류중일 감독의 기대대로였다. 조별리그 1승 1패를 기록한 야구대표팀은 15일 숙적 일본을 상대한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14 22:16
프로야구

"유종의 미 거두겠다" 이제 프리미어 향하는 국대 김도영 [IS 피플]

3루수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시선은 이제 태극마크로 향한다.김도영은 30일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은 지난 23일 35명(최종 엔트리 28명)의 선수를 소집, 이튿날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 중이다. 다만 한국시리즈(KS)를 소화한 KIA(7명)와 삼성 라이온즈(2명) 선수들이 대거 빠져 완전체가 아니었다. 지난 28일 시리즈를 마친 두 팀의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대표팀의 위용이 대부분 갖춰지게 됐다.가장 관심을 끄는 건 김도영이다. 김도영은 지난 4월 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을 시작으로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클럽,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등을 해낸 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유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그는 지난 28일 소속팀 KIA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하루 휴식 후 곧바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도영의 프리미어12 출전은 기정사실이다. 류중일 감독은 아직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이미 공개적으로 김도영을 향한 기대를 내비쳤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대거 어려운 상황. 역대 대표팀 중 최약체라는 평가가 벌써 나오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지금 구자욱(삼성)도 없고, 노시환(한화 이글스)도 없고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없다. 김도영이 대표팀의 중심이 돼야 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잘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김도영에게 태극마크는 '애증'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참가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엄지가 골절돼 인대까지 파열됐다. 이번 프리미어12는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출전하는 국제대회. 1년 전과 비교하면 주위의 시선이 확 달라졌다. 김도영은 "(통합우승의) 좋은 기운을 가지고 가겠다. 만약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지난해 못했던 내 플레이를 마음껏 펼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오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은 일본·대만·쿠바·도미니카공화국·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 다음 달 13일부터 18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각 조 1~2위가 출전하는 슈퍼라운드는 같은 달 21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31 05:30
스포츠일반

"센강 수질도 도전 못 막습니다" '양팔 없는 아이언맨' 김황태, '당당한' 세계 10위 약속 [파리 패럴림픽]

"센강 수질이 제 도전을 막을 순 없습니다. '당당한 꼴찌'로 누군가의 동기부여가 되겠습니다."2024 파리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 종목에 참가하는 김황태(47·인천시장애인체육회)의 목표는 꼴찌다.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이 종목 참가자 중 유일하게 두 팔이 없는 김황태는 수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김황태는 "당당한 꼴찌, 아니 '세계 10위'가 되겠다"라면서 완주를 약속했다. 10명만 참가하는 대회에서 10위면 최하위이다. 그러나 그는 '세계에서 제일 강한 열 번째 사람'의 타이틀을 택했다.김황태는 2000년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 고압선 감전 사고로 두 팔을 잃었다. 이후 1년간 절망과 술독에 빠져 살다가, 스포츠로 다시 일어섰다. 마라톤과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태권도 등 다양한 종목을 섭렵한 그는 트라이애슬론 종목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는다. 부상 전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할 만큼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건했던 그는 계속되는 불운에 맞서 다시 일어섰다. 그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노르딕스키 종목 출전에 도전했으나, 훈련 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2020 도쿄 하계 대회를 앞두고는 태권도에 도전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그러나 대회에서 장애등급(PTS3, 중대한 근육 손상 및 절단) 분야가 채택되지 않으면서 패럴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시련 끝에 다른 종목(트라이애슬론)으로 얻어낸 패럴림픽 티켓만큼은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각오다. 두 팔이 없는 김황태는 수영 750m와 사이클 20㎞, 달리기 5㎞를 오로지 하체와 허리의 힘으로 버텨내야 한다. 사이클은 의수를 낀 채 타지만 그저 몸을 지탱하는 수준. 김황태는 "내가 패럴림픽 무대를 밟는 최초의 대한민국 트라이애슬론 선수라고 들었다. 대한민국의 장애인도 이렇게 힘든 종목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트라이애슬론 수영은 파리 올림픽에 이어 파리 센강에서 열린다. 센강은 이미 올림픽에서 수질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센강에서 경기 후 구토하는 선수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유속도 빠르다는 평가. 두 팔 없이 수영하는 김황태에겐 더 치명적이다. 많은 양의 강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내 도전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두렵지 않다"며 "인생의 마지막 대회일지도 모르는데 센강(오염된 물)이 나를 막을 수 없다"며 의연하게 답했다. 김황태는 아내 김진희 씨와 함께 파리로 떠났다. 김진희 씨는 김황태의 경기 보조인으로 대회에 참가한다. 경기 보조인은 종목과 종목 사이에서 선수의 경기복 환복과 장비 착용을 돕는다. 이 과정이 모두 경기 기록에 포함되기 때문에 빠른 교체가 중요하다. 김황태는 "아내와 함께 패럴림픽을 나서게 됐는데 함께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집에 있는 딸이 내가 운동할 때마다 다치니까 '제발 이번엔 다치지 말고 오라'고 하더라. 건강하게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돌아오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윤승재 기자 2024.08.23 08:04
스포츠일반

'여름엔 물살·겨울엔 눈길' 여고생 김윤지, "동·하계 패럴림픽 모두 도전"

김윤지(17·서울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다. 2022년 2월 제19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이하 동계체전)에서 파라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스키+바이애슬론) 부문 3관왕을 차지하며 신인상을 받은 그는 10월 처음 출전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이하 하계체전)에선 수영으로 3관왕에 오르며 또 하나의 신인상을 추가했다. 장애인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동·하계 장애인 전국체전에서 모두 신인상을 차지한 주인공이 됐다.2023년엔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체전에서 더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2월 열린 동계체전에서 파라노르딕스키 4관왕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윤지는 11월 하계체전에서 수영 4관왕에 올랐다. 동·하계 전국체전 MVP 싹쓸이는 실패했지만, 불과 고교 2학년에 동·하계 체전을 섭렵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척수 장애를 갖고 태어나 하체를 쓸 수 없는 김윤지는 재활 차원에서 세 살에 수영을 시작했다. 여덟 살 때 본격적으로 입문, 15년 동안 물살을 갈랐다. 인생의 대부분을 수영과 함께한 셈이다. 노르딕스키는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했다. 이승복 파라노르딕스키 국가대표 감독의 권유로 입문해 재능을 펼친 그는 수영과 노르딕스키를 병행하면서 2023년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여름엔 물살을, 겨울엔 눈길을 종횡무진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핀란드와 스웨덴, 미국 등을 오가며 노르딕스키 국제대회에 출전한 그는 5월 말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에 발탁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원에서 여름을 보냈다. 10월 열린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을 마친 뒤엔 11월 하계체전까지 소화했다. 지금은 강원도 평창에서 다시 파라노르딕스키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창 학업과 운동 사이 고민해야 할 나이, 해외와 훈련원, 학교를 오가는 일정이 벅차지 않을까. 김윤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책상에 앉아본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예전엔 공부 욕심도 있었지만 지금은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강행군이) 힘들다기보단 재밌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는 뿌듯함을 즐긴다”라며 활짝 웃었다. 힘든 만큼 성과도 많이 거뒀다. 지난해 12월 핀란드 부오카티에서 열린 2023 FIS(국제스키연맹) 파라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국제대회 데뷔전을 치른 김윤지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며 환호했다. 수영 대표로 나선 항저우 APG에선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나, 국가대표의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개인 기록을 8초 이상 단축(자유형 100m 기준)할 만큼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수영과 노르딕스키는 쓰는 근육 자체가 다르다. 수영은 이두근을, 노르딕스키는 삼두근을 쓴다. 종목을 바꿀 때마다 2주 이상의 피나는 적응 훈련을 거쳐야 한다. 그래도 김윤지는 웃었다. 그는 “수영을 하면 심폐지구력이 좋아져서 장기전인 노르딕스키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노르딕스키를 하면 근육이 강화돼 단기전인 수영에서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장애인 스포츠 전반적으로 동·하계 스포츠를 병행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사이클 APG 금메달리스트이자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노르딕스키 국가대표인 ‘철의 여인’ 이도연(51)이 있고, 평창 크로스컨트리 금메달리스트 신의현(43)도 하계 사이클을 병행한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두 종목 모두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김윤지가 차세대 주자로서 가능성과 미래를 밝히는 중이다. 김윤지의 롤모델도 바로 이들이다. 그는 "평창에서 훈련 중인데, (신)의현 삼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한국 동계 패럴림픽 최초 금메달리스트 아니신가. 먼저 다가와주셔서 많이 가르쳐주신다. 항상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김윤지는 “언젠가 동·하계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멈추지 않고 먼 곳을 바라보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언젠간 한 종목에 집중하겠지만, 지금은 시원한 눈과 물 위에서 모두 뛰는 것이 즐겁다. 더 열심히, 즐겁게 운동하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윤승재 기자 2023.12.07 07:04
스포츠일반

51세 '철의 여인', “오늘도 나를 이겼다”

장애인 스포츠계의 ‘철인’ 이도연(스포츠등급WH4·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이 장애인아시안게임(APG) 3연패를 일궜다.이도연은 26일 중국 항저우의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 사이클 도로 코스 13.5㎞를 23분35초80에 주파하며 2022 항저우 APG 여자 핸드사이클(H1∼5) 도로독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도연은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연달아 2관왕을 달성했고, 이날 다시 정상에 서며 종목 3연패 대업을 완성했다. 장애인 사이클은 장애 유형에 따라 다른 자전거를 타는데, 하지 장애가 있는 이도연의 종목은 뒤로 누운 채 팔로 페달을 굴리는 핸드사이클이다. 도로독주에서는 출전 선수가 1분 간격으로 출발해 각자의 개인 기록을 겨룬다.이도연은 이날 첫번째 구간까지 10분21초91을 기록하며 중국의 순비앤비앤(10분17초80)에 4초11 뒤졌으나 후반부 출력을 높이며 역전했다. 최종 기록에서는 이도연이 15초65 빨랐다. 경기 뒤 이도연은 공동취재구역에서 기록을 전해 듣고 1위 사실을 확인한 뒤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서 가쁜 숨을 고르며 “제가 여기 선수 중 제일 연장자다. 젊은 친구들한테 겁도 먹고 있었는데, 국가대표로 왔기 때문에 나이는 핑계고, 죽기 살기로 달렸다”라고 말했다.운동선수로서 이도연의 행적은 경이롭다. 19살에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34살이 되어서야 탁구 라켓을 잡으며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 40살에 육상을 시작해 2012년 장애인 전국체전 3관왕(창, 원반, 포환 3종목 한국 신기록)에 올랐고, 2013년 다시 핸드사이클로 종목을 바꿨다. 전향 이듬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장애인사이클 국제 대회(2014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42살 혜성’의 출현을 전세계에 알렸다.2018년에는 스키를 배운지 1년여 만에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장애인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으니 타고난 운동 천재다. 그는 “조상님한테 감사드린다. 어렸을 때부터 체격이 남달랐다. 장애를 얻고 재활하면서 지쳐 있었는데 타고난 몸 덕에 매번 잘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이도연은 “(사이클 도로독주는) 타인과 대결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가장 좋아한다”라며 “제 자신을 이겼다는 마음이 뿌듯하다”라고 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자신을 이겨낸 그는 “달리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힘이 부칠 때는) 내 몸도 내 것이 아니다”라며 “내 몸과 자전거를 향해 ‘너희 둘이 하나가 돼서 잘 달려줘’라고 얘기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전거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이도연은 27일 핸드사이클 41.4㎞ 개인도로 경기를 치른다. 이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할 경우 그는 APG 3개 대회 연속 2관왕에 오르게 된다.한편, 이날 앞서 치러진 남자 핸드사이클 13.7㎞ 도로독주에 출전한 윤여근(스포츠등급MH4·충청남도)은 21분52초01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던 윤여근은 이번에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윤여근 27일 핸드사이클 55.2㎞ 개인도로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6 19:16
스포츠일반

김광현의 우여곡절 국대 데뷔전, "나이는 늘 1등이었죠"

출발 직전, 2번 레인의 일본의 다카기 유타가 배 방향을 틀다가 전복됐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다카기는 경기를 기권했고, 돌발 상황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채로 경기는 속개됐다. 2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푸양 수상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카누 스프린트 남자 카약 KL1 200m 결선을 5위로 마친 김광현(스포츠등급 KL1·전남장애인체육회)은 아쉬움에 쓴웃음을 지었다. 레이스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일본 선수가 물에 빠졌는데 경기가 곧바로 시작됐다. 어리둥절하게 있다가 스타트를 놓쳤더니 기록이 안나왔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날 결선에서 1분00초507을 기록했다. 기권한 다카기를 제외하면 참가 선수 중 최하위이고, 우승한 사에이드 호세인푸자로니(이란)의 기록(50초468)에는 10초039 뒤졌다.성에 차지 않는 마무리였으나 김광현은 웃었다. 그는 “우리가 뒤에 따라올 선수들을 위해서 이 길을 닦았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라고 했다. 한국이 장애인 카누 종목에서 국제 대회에 국가대표 선수를 내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장애인 카누가 약 100년 전 올림픽(1924년 파리)에 등장했던 것과 달리 장애인 카누는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서 처음 시범종목으로 도입됐다. APG에서는 이번 항저우 대회가 첫 선이다. 국내에서도 2019년에야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들어왔다. 박욱일(36)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여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자비를 털어 훈련하기도 했고, 국제 대회 때도 체계적 지원 없이 각개전투를 벌여야 했다. 어려움이 컸으나 지난해 태국에서 APG 출전권을 따내며 항저우에 입성했다.2009년 모터사이클 사고로 척수장애를 얻은 김광현은 2018년 처음 카누의 존재를 알게 됐고, 입문 5년 만에 국가대표가 됐다. 그는 “지난 8월 독일 뒤스부르크로 세계선수권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그때도 그렇고 이번 항저우에서도 그렇고 나이로는 1등을 했다. 제가 52살인데 장애인·비장애인 통틀어서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없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광현은 “저도 직장 생활하는 사회인이다. 일하면서 훈련하는 일이 쉽지 않다. 다른 회사 같았으면 잘렸을텐데, 국가를 위해서 한다고 하니까 사장님이 ‘국가를 위하는 선수를 돕는 것 역시 국가를 위하는 일’이라며 배려를 많이 해줬다”라고 했다. 아울러 “제가 아이가 셋이다. 배우자에게 맡겨놓고 나와 있어 정말 미안하다”라며 “저를 도와준 사람들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좋은 결과가 아니라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덧붙였다.‘다음’을 묻는 말에 김광현은 “50대 중반이 되다 보니까 다음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저희 뒤를 잇는 선수들에게 물심양면 지원하고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앞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한편, 이날 남자 카약 KL2 결선에 출전한 온윤호(스포츠등급 KL2·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전체 7명 중 4위(47초326)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입상하지 못했고, 카약 KL3 종목에 나선 황승오(KL3·경남장애인체육회)는 예선과 준결승 모두 2위를 기록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같은 장소에서 24일 열린다.황승오는 경기 뒤 “동료들 성적이 제 생각보다 잘 안나와서 아쉽다. 제가 결승에서 그 몫까지 같이 이뤄내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3 21:44
스포츠일반

‘굴렁쇠 소녀’가 이렇게 컸어요

울긋불긋 화려한 경기복을 입은 5명이 동시에 똑같은 높이로 공을 올려 던지더니 서로 교차해 받아냈다. 공을 다시 올려 던진 후, 다리를 쭉 뻗어 돌고는 다른 공을 받아냈다. 한 편의 서커스 같은 이 경기는 리듬체조 단체 종목이다. 5명의 선수가 각각 수구를 들고 2분 15초~2분 30초 동안 10여개의 난도를 수행하는 경기다.완벽한 호흡이 중요하다. 5명 모두 틀리지 않고 정확한 동작을 수행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아이돌의 ‘칼군무’에 수구를 더했다고 보면 된다. 개인 종목보다 화려하고 연기가 꽉 차서 볼거리가 많지만,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아시아 최고 성적(4위)을 기록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은퇴)는 개인 종목 선수였다. 단체 종목은 올림픽에 출전한 적이 아직 없다.그런데 최근 단체 선수가 되겠다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지난 6월까지 리듬체조 단체 국가대표로 활동한 김민(19·세종대)은 “손연재 언니처럼 유망한 선수들은 대부분 러시아에 전지훈련을 다녀오고 외국인 코치에게 안무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개인 국가대표 경쟁이 치열해졌고, 눈을 돌려 단체 국가대표 지원자가 늘었다”고 전했다. 전국대회 1·2등을 다투던 김민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단체 선수로 활동하면서 지난 2019년 단체 국가대표가 됐다.보통 리듬체조 선수라고 하면 여리여리한 모습을 기대한다. 그런데 단체 선수들은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훈련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김민은 “새벽 6시에 5㎞를 뛰었다. 15㎏ 모래주머니를 들고 계단을 오르고, 사이클도 탔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훈련을 나눠서 했다. 어깨가 넓어지고 허벅지도 탄탄해졌다”며 웃었다. 연기 시간이 개인전(1분 30초)보다 1분 정도 길고, 수구를 동일한 높이와 속도로 교환하는 데 힘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주장 김민주(20·한국체대)가 발 골절상을 입었다. 김민은 “출국 사흘 전에 민주 언니가 다쳐서 기권할 상황이었다. 후보 선수와 손발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아서 모두 걱정이 컸다. 그런데 민주 언니가 통증을 참고 테이핑을 하고 뛰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한국 리듬체조 단체 대표팀은 은메달을 땄다. 아시아선수권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도쿄올림픽 출전 티켓은 한 장(우즈베키스탄)뿐이었다.한국 리듬체조 단체 대표팀의 올림픽 첫 출전은 무산됐다. 그러나 김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공개된 프로필 사진이 유명해진 것이다. 갑작스러운 관심에 그는 “유난히 사진이 잘 나온 것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김민은 7년 전 이미 유명세를 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등장한 굴렁쇠 소녀가 바로 그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굴렁쇠 소년 영상에 이어 하얀 굴렁쇠를 굴리며 나왔다. 이후 배우 장동건, 김수현과도 함께 등장, ‘굴렁쇠 소녀’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김민의 고모는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리듬체조 선수로 출전한 김인화씨다. 김민은 고모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유연성과 담대함을 자랑했다. 그는 “돌이 지났을 때, 발가락을 머리 위로 올려 통통 튀기면서 놀았다더라. 세 살 때는 놀이터 정글짐, 미끄럼틀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등 무서움이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여섯 살에 리듬체조를 취미로 시작한 김민은 1년 만에 전국대회에 나가 은메달을 따면서 리듬체조 유망주로 떠올랐다.김민은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언젠가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민은 올해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그는 “리듬체조 선수들의 최전성기는 10대 후반이다. 걸출한 후배들이 많아서 걱정이 안 된다. 후배들이 2024년 파리 올림픽 리듬체조 단체 종목에 출전하는 멋진 역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면서 “나는 이제 대학 동료들과 내년 6월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중국 청두)에 출전해 입상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2021.12.10 08:28
생활/문화

27, 28일 사이클 태극마크 경쟁 개최

사이클 태극마크 경쟁이 27일과 28일 양일간 광명 스피돔에서 열린다. ‘2020 트랙 국가대표 선수 선발 평가대회’는 2019년과 2020년 전국대회 우수 선수(트랙 종목 개인 및 단체 6위 이내 입상자)가 참가해 이틀 동안 열띤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 평가대회가 열리는 광명 스피돔은 아시아 최대의 사이클 전용 돔 경기장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조성총괄본부가 무상으로 장소를 사용 협조했다. 참가선수단의 안전과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재확산을 방지하고자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방역관리를 위해 대회장 내 팀부스에 등록된 지도자 이외 인원은 출입이 불가하다. 또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물론 지도자도 대회장인 광명 스피돔 출입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QR코드 체크인 → AD카드 착용 확인 → 체온측정 → 확인도장 등의 입장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경륜 심판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발이 늦어졌는데 이번에 광명 스피돔에서 열리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지도자 등 관계자들이 안심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역관리는 물론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평가대회에는 경륜 어벤저스로 불리는 ‘KSPO 프로 경륜 트랙팀’ 소속인 정종진, 황인혁, 류재열, 성낙송, 양승원, 정해민, 정하늘 7명이 스탠딩 스타트 333M, 1KM/ 플라잉 스타트 200M, 500M에 참가해 대결을 펼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0.21 07:00
스포츠일반

베이징을 향해 달린다…형은 빨리, 동생은 멀리

정재웅(19·한국체대)과 정재원(17·동북고). 어디선가 들은 이름. 그렇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들었던 이름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를 이끌 ‘골든 형제’다. 둘은 지난해 10월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고, 곧바로 지난달 겨울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다. 정재웅은 1000m에서 13위를 했고, 정재원은 이승훈(대한항공)·김민석(성남시청)과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땄다. 정재원은 특히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8위로 들어와 큰 박수를 받았다. 두 형제의 활약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지난 11일 끝난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로 이어졌다. 정재웅은 500m에서 한국 주니어 신기록(34초66)으로 금메달을 땄다. 정재원은 5000m에서 6분20초75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정재웅은 팀스프린트, 정재원은 팀추월에서 각각 금메달을 보태 나란히 2관왕이 됐다. 아직 10대인 형제는 벌써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을 지난 21일 서울 방이동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만났다. 형제는 “평창올림픽에서 기량이 크게 늘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정재웅은 “올림픽에서 1초 정도 기록을 단축했다. 세계 유명선수들과 같이 타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술이 좋아졌다”고 했다. 정재원은 “전엔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 생각했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정재웅 7살, 정재원 6살 때 빙판에 처음 올라섰다. 정재웅이 학교 현장실습으로 스케이팅을 접했고, 정재원은 형을 따라다니다가 1년 후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정재원은 “처음에는 둘 다 취미였다. 부모님이나 친척 중에 운동선수 출신이 없다. 엄마는 자전거도 못 탈 정도로 운동 신경이 둔하다”고 했다. 입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재웅은 단거리(500·1000m), 정재원은 장거리(5000m)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똑같이 운동을 했는데 정재웅은 심장박동이 빨랐고, 정재원은 느렸다. 그 차이가 두 사람의 주 종목을 갈랐다. 정재원은 “심장박동이 느리면 심폐지구력이 좋다. 게다가 형은 스타트가 빠르고, 나는 느렸다”고 했다. 정재웅은 “동생과 장거리를 함께 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내가 장거리를 했으면 동생한테 밀려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둘은 성격도 각자의 종목과 딱 어울린다. 형은 추진력 있는 단호한 성격이다. 동생은 생각이 많은 신중한 성격이다. 정재원은 “엄마가 뭘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면, 나는 다양한 제품 중 뭘 사가야 하나 고민한다. 반면 형은 아무거나 집어 바로 계산한다”며 웃었다. 형제가 본격적으로 태극마크를 꿈꾸기 시작한 건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직후다. 당시 형은 11살, 동생은 9살이었다. 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시청했다. 정재웅을 사로잡은 건, 당시 5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딴 모태범(은퇴)이었다. 정재웅은 “대표팀에 들어와서 (모태범) 형을 처음 봤는데 엄청 떨렸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와 다르게 정재원의 심장은 1만m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을 보며 두근거렸다. 정재원은 “(이승훈) 형과 대표팀 룸메이트였다. 함께 지내며 자기관리 법을 세세히 배웠고 큰 도움이 됐다”며 “형이 올림픽 때 고생했다고 사이클도 사줬다”고 자랑했다. 1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하는데 형제는 데면데면했다. 정재웅은 “다들 우리 사이가 어색하다고 하는데 우린 모르겠다. 일주일 내내 같이 훈련하다 보니 익숙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둘은 전화나 문자도 자주 하지 않는다. 그나마 문자도 초성으로 건성건성 한다. ‘ㅇㄷ? (어디?)’ ‘ㅇ(응)’ 이런 식이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애틋한 형제다. 정재원은 “형이 월드컵에 나가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홈페이지에 들어가 계속 ‘새로 고침’을 하면서 기록을 확인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정재웅은 “세계주니어 시상식 때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형제 스케이터로 명성을 얻으면서 팬이 급증했다. 두 사람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는 올림픽 전까지도 수백 명이었지만, 현재는 수만 명에 달한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정재웅은 “올림픽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 정도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는다. 감사하다. 더 열심히 훈련해서 베이징올림픽 땐 꼭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재원은 “베이징올림픽에선 동반 메달을 가져오자”며 형의 어깨를 툭 쳤다. ■ ‘빙속 형제’ 정재웅·정재원은 「 ▶형 정재웅 생년월일: 1999년 6월 2일 체격: 키 1m74㎝·체중 60㎏ 주 종목: 500m·1000m 경력: 2018 평창올림픽 1000m 13위, 2018 세계주니어선수권 500m·팀스프린트 1위 ▶동생 정재원 생년월일: 2001년 6월 21일 체격: 키 1m75㎝·체중 62㎏ 주 종목: 5000m·팀추월 경력: 2018 평창올림픽 팀추월 2위, 2018 세계주니어선수권 5000m·팀추월 1위 」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3.27 09:38
야구

[WBC]대표팀 유일한 좌타 거포 최형우, 이승엽처럼 부담 이겨내라

월드클래식베이스볼(WBC) 대표팀에서 최형우(34)의 역할은 무겁다.대표팀이 치른 다섯 차례 평가전의 타순이 말해 준다. 모두 선발 출장해 4번 타자로 네 차례, 3번 타자로 한 차례 나섰다. 이대호, 최형우와 함께 대표팀의 중심타선을 이룬다. 두 타자는 모두 오른손, 최형우는 왼손이다. 그의 타순이 네 번이나 4번으로 배치된 것도 이 때문이다. 최형우를 제외하면 이번 대표팀에는 확실한 '거포'로 불릴 만한 좌타자가 없다. 그는 삼성 시절 선배였던 이승엽처럼 대표팀에서 '왼손 파워'를 책임져야 한다.하지만 아직 결과가 좋지 않다. 실전에서 안타가 1개도 없다. 평가전에선 14타수 무안타다. 몇 차례 날카로운 타구도 있었으나 일본에선 바람의 영향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아쉽게 파울이 되곤 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운이 안 따른다"고 아쉬워했다. 물론 가장 답답한 사람은 최형우 자신이다.준비는 많이 했다. 지난해 연말 일정이 끝난 뒤 괌으로 날아가 개인 훈련을 했다. 대표팀의 오키나와 전훈에도 성실히 임했다. 하지만 메이저 국제 대회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부담감이 크다. 지난달 26일 쿠바와 평가전을 앞두고는 "마음이 급해지는 건 사실이다. 대표팀이 처음이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도 "심적으로 첫 안타 생산에 매달리는 것 같다. 그래서 타석에서 긴장하고 조바심을 갖는 듯하다"고 진단했다.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평가전 부진에 큰 의미를 둘 필요도 없다. 하지만 대회 개막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일본에서의 평가전 때만 해도 '하면 되겠지'라고 여겼다. 그런데 이제는 마음이 급해졌다. "조절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최근 표정도 어둡다.이에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방법은 훈련이다. 1일 고척돔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타자 한 명이 유일하게 특타를 했다. 최형우였다.최형우는 오후 1시께 이대호-김태균-이용규 등 주력 선수들과 함께 배팅 연습을 했다. 그런데 오후 2시쯤 다시 그라운드로 나왔다. 배트를 집어 들고선 타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차례 더 프리 배팅을 했다. 그라운드에 코치, 보조 요원들이 있었다. 선수는 최형우가 유일했다. 그는 후배들이 타격 훈련을 마친 뒤에도 홀로 남아 열심히 배트를 휘둘렀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그의 얼굴엔 땀방울이 쉼 없이 흘러내렸다.아직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타이밍이 늦다 보니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이순철 대표팀 코치의 진단이다. 이 코치는 "이제는 감을 좀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최형우에게 이를 묻자 "결과가 나와야죠"라며 짧게 한마디를 하고선 라커 룸으로 사라졌다.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회 개막. 이스라엘의 선발투수는 오른손 제이슨 마키다. 메이저리그 124승을 자랑하지만 현역 시즌 후반엔 왼손 타자에게 장타를 자주 맞았던 선수다. 1차전에서 최형우의 역할은 무겁다. 선배 이승엽은 과거 국제 대회에서의 성과에 "부담이 더 컸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지금의 최형우가 그렇다. 그도 이승엽처럼 부담을 이겨 내려 한다. 이형석 기자 2017.03.03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