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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is] '노래의 탄생', 승패의 무의미·감동의 유의미
tvN 예능프로그램 '노래의 탄생'이 승패를 떠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노래의 탄생'은 두 프로듀서 팀이 팀원을 꾸려 하나의 곡을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 음악 예능. 대결을 펼쳐 이기는 팀의 음원이 출시되는 경합 예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래의 탄생'은 단순한 음악·경합 예능과는 다르다. 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승패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방송분에서도 마찬가지. 이날의 프로듀서는 윤도현X허준 그리고 돈스파이크X선우정아였다. 두 팀은 동물원 김창기가 만든'아버지 묘의 풀을 베며'라는 제목의 노래를 미션곡으로 받았다. 그리고 45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각자의 색에 맞게 편곡했다. 보컬은 각각 샘김과 하림이었다. 윤도현X허준 팀의 편곡은 심플해서 더욱 마음을 울렸다. 두 사람은 샘김의 목소리에 맞춰 어쿠스틱 기타 두 대 만으로 새로운 '아버지 묘의 풀을 베며'를 탄생시켰다. 이제 고작 열아홉의 샘김은 중년의 김창기가 만든 곡을 너무나 훌륭히 소화했다. 윤도현X허준의 기타 연주와 샘김의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울림이 있었다. 돈스파이크X선우정아 팀은 화려했다. 이들은 여러 명의 연주자와 코러스를 사용해 운도현X허준 팀의 무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아버지 묘의 풀을 베며'를 만들어 냈다. 특히 하림은 목소리가 일품. 김창기는 "나중엔 하림씨의 보컬만 들렸다. 나는 오늘 하림씨에게 반했다"며 그의 노래를 높이 평가했다. 김창기의 선택은 윤도현X허준 팀의 승리였다. 그러나 승패가 갈린 그 때엔 승패는 무의미했다. 두 팀이 무대 위에서 선사한 음악의 힐링만이 남아 있었을 뿐이다. '노래의 탄생'이 특별한 것은 음악의 힘을 극대화하기 때문. '복면가왕'이 누가 이기고 지느냐가 중요한 문제인 음악 예능이라면, '노래의 탄생'은 승패는 무의미하고 감동은 유의미한 음악 예능이다. 한편, '노래의 탄생'은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
2016.10.13 0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