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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보다 허겁지겁...두산 2R 최민석 "김택연 선배 직구, 가까이서 보고 파" [드래프트]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26순위에서 두산 베어스가 서울고 투수 최민석(18)의 이름을 불렀다.그런데 그 순간 최민석은 현장이 아닌 집에 있었다. 당초 상위 지명 유력 선수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미리 초대하는데, 최민석은 KBO가 초대장을 보낸 선수가 아니었던 거다.'다행히' 최민석은 행사장까지 갈 수 있는 곳에 있었다. 잠실 근방에 집이 있었던 덕에 학교 코치로부터 급하게 연락을 받은 그는 급하게 행사장을 찾아가 행사 후 진행된 인터뷰에 늦지 않게 참석할 수 있었다.인터뷰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민석은 "원래도 2라운드 후반에서 3라운드 초반 정도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빨리 뽑힌 것 같다"고 기뻐했다. 물론 1군 엔트리에 들었을 때 이야기지만, '집 앞'에 취직하게 된 셈이다. 전체 1순위 지명자인 정현우(키움 히어로즈)가 "집이 서울이고 고척돔과 멀지 않아 키움에 지명받길 바랐는데 집밥을 먹으며 다닐 수 있어 기쁘다"고 한 것처럼 그 역시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최민석은 "부모님께선 어느 구단에 지명됐느냐 이전에 먼저 (기뻐서) 우셨다"고 떠올렸다.최민석은 "서울고 김동수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 부모님께서 지금까지 야구하도록 뒷바라지해 주셨는데, 이제 (야구 잘 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전했다.최민석은 롤 모델로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을 뽑았다. 2018년과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은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강속구 에이스다. 마른 몸에도 시속 161㎞/h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구사한다.최민석도 몸은 조금 말랐지만, 구속에는 자신 있어했다. 140 후반을 던진다고 밝힌 그는 "중학교 때부터 구속이 좀 올라왔다. 원래 사이드암스로였는데 오버로 바꾸고 올랐다"고 전했다.최민석은 1년 선배이자 신인왕 1순위로 꼽히는 김택연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지난해 1라운드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3승 2패 1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9로 올해 신인왕에서 최유력 후보로 꼽힌다. 최민석은 "김택연 선수께서 던지는 걸 한 번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는 데도 베테랑 선수처럼 공이 좋다. 말이 안 되는 구위"라고 놀라했다.보는 것 말고 상대해보고 싶은 선배로는 강백호를 꼽았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8년 KT 위즈에 입단한 강백호는 최근 2년 부진을 씻고 올해 타율 0.290 25홈런 92타점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2018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굵직한 커리어를 쌓은 20대 타자로 꼽힌다. 역시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3년 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김서현도 강백호를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꼽은 바 있다. 최민석은 "서울고 시절에 대해 들려오는 게 있다 보니, 후배들에겐 약간 서울고 야구부 레전드 느낌"이라고 전했다.최민석의 목표는 뭘까. 최민석은 "일단 모든 일엔 순서가 있으니 1군 스프링캠프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후 개막전 엔트리나 시범경기 출전 등을 먼저 이뤄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한 번만 반짝이지 않고 꾸준히 반짝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하고 싶은 건 선발 투수지만, 팀이 시켜주시는 대로 하겠다. 자리 잡은 후 선발 투수 기회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1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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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 합심] 폼이 정녕 문제일까, 김서현의 폼과 권희동의 폼

폼(form)에 대한 4개의 이야기입니다.젊은 유망주 투수 A는 원정 경기에서 공을 던진 날이면 울면서 호텔 방으로 갔습니다. 담당 코치의 방으로 호출받은 뒤였습니다. 그해 유독 안 좋기도 했지만, 단지 경기 내용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폼을 교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도 높은 질책도 따랐고요. 코치는 열정적이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폼을 바꾸며 결과를 내려 애를 썼습니다. 일과 이후에도 A를 부르고, 때론 다그치면서 가르치는 코치에게 구단의 평가는 좋았습니다. 선수는 그 과정에서 이렇게 저렇게 폼이 바뀌어 갔습니다. 그 코치와 헤어진 뒤에도 A는 자기 폼에 상당히 예민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왜 그럴까 저는 짐작만 할 뿐입니다.NC 다이노스의 외야수 권희동이 배트를 잡을 때 그의 오른손은 복싱 선수가 펀치를 날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에는 현악기 연주자 같다는 소리도 나옵니다. 2013년 입단 때부터 폼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무명의 하위 라운더 출신인 그가 자신의 특별한 폼을 간섭받지 않고 간직한 데는 출신 대학 감독님이 역할을 했습니다. 권 선수를 포함, 그해 경남대에서 세 명의 선수가 다이노스에 뽑힙니다. 같은 지역 프로-아마팀으로서 연습 경기를 자주 했으나 신인 입단을 계기로 대학에서 정식으로 인사를 옵니다. 당시 경남대 김용위 감독이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님을 찾았을 때는 가을 캠프 중이었고, 졸업 전에 합류한 권 선수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대학 감독이 마치 스카우트처럼 선수의 특장점을 프로 감독에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프로 코치들이 신인 선수의 폼을 만지는 걸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제자의 진면목을 소개하는 그 모습이 프로 감독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김경문 감독은 김광림 타격 코치를 불러 지시합니다. “저 친구 타격 폼은 손대지 말고 당분간 지켜봅시다.”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가 7살 때 일입니다. 세리나는 1988년 LA 근처 롱비치에서 열린 테니스 클리닉에 언니 비너스와 함께 참가합니다. 여자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이 주최한 행사였습니다. 12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한 대규모 강습회였는데 자매는 단연 두각을 나타냅니다. 특히 세리나의 서브에 감탄한 킹은 “하나도 손대지 마(don’t change a thing)”라며 세리나와 가족들에게 당부합니다. 2022년 8월 세리나의 은퇴에 맞춰 킹은 당시를 회상하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합니다. 저는 처음엔 이해가 안 됐습니다. “이게 말이 돼? 얼마나 대단했길래,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때 폼을 바꾸지 말라고 한 거야?”한화 이글스의 2년 차 투수 김서현 선수는 최근 서울고 시절의 ‘와일드 씽’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에 대한 김서현의 말이 놀랍습니다.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많이 헤맸다. 고등학교 때와 지금 폼이 90% 정도 같다. 돌아보니 아깝기도 하다. 원래 폼으로 계속했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동안 프로에서 지도한 코치에겐 직격탄인 셈입니다.여기엔 시즌 중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의 선택이 있었습니다. “투구 자세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있게 던져라. 복잡한 생각을 버리고 너의 재능을 보고 싶어 하는 팬을 생각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선수와 팀, 코칭스태프가 우선순위를 이제야 확실히 정리한 것 같군요.폼은 영원한 숙제입니다. 유행을 탑니다. 야구도,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좋은 폼이 부상을 막는다는 말도 있었으나, 최신 이론에선 오히려 움직임의 변동성을 장려(롭 그레이의 저서 『최고의 움직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합니다. 특별한 폼이 천부적인 재능의 발현일지, 잔재주가 만든 습관일지 처음부터 판단하긴 어렵습니다.앞에 나온 4개의 스토리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술에 앞서, 개성과 그렇게 자란 맥락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느냐입니다. 선수는 부딪히면서 부족함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바꾸지 말라고 해도 필요하면 바꿉니다. 세리나의 서브가 7살 그때 그대로였을까요. 킹은 사실 그녀의 스타일과 기질을 지키도록 돌봤습니다. 신인에게 더 필요한 코칭은 훌륭한 방패, 가디언의 존재일지 모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7.1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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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김서현으로 본 육성의 독 '누구의 아버지'

김서현(한화 이글스)은 지난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퓨처스(2군)리그 올스타전에서 최고 151㎞/h의 빠른 공을 던졌다. 눈길을 끄는 장면이었다. 서울고 재학 시절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은 김서현은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받았다. 지난해 최고 160.7㎞/h 강속구를 기록,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해 그의 구속은 140㎞/h 초·중반대로 뚝 떨어졌다. 제구를 향상하려고 투구폼을 수시로 바꾼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투구폼에 손을 댄 건 공을 던질 때 몸이 일찍 열리는 걸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바뀐 투구폼이 몸에 맞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6월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에게 투구폼을 신경 쓰지 않고 공을 던지라고 주문했고 2군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강속구는 그 결과였다.김서현처럼 아마추어 시절 빠른 공을 던지거나 호쾌한 타격 등으로 주목받은 유망주들이 프로에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현장에선 '스카우트가 선수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라고 얘기한다. 반대로 스카우트 파트에선 코치의 육성 능력을 의문시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선수 육성은 어느 한쪽의 책임만 묻기 어렵다. 그런데 아마추어 시절보다 기량이 퇴보한 선수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투구폼이나 타격폼이 바뀐다는 점이다. 관건은 시기다. KBO리그에선 빠르면 스프링캠프부터 갓 입단한 선수의 투구폼이나 타격폼을 수정하고 여러 지도자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야구선수뿐만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고 그 장단점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단점을 수정한 게 때론 장점을 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MLB)나 일본 프로야구(NPB)에선 투구폼이나 타격폼 수정은 장기간 선수를 관찰한 후 선수와 협의로 이뤄진다. 단점은 쉽게 보이지만 장점은 잘 파악하기 어렵고 그 유기적 관계를 고려, 시간과 협업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반면 KBO리그에선 감독이나 코치의 개인적인 안목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투구폼과 타격폼을 수정하는 시기 역시 빠르다. 선수를 충분히 관찰하고 여러 의견을 모아 육성 방향을 정하지 않고 단순히 눈에 띄는 단점을 보완하기 급급한 탓이다. 특히 2군 감독이 스타 플레이어일수록 자기가 했던 방식을 선수에게 그대로 주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어느 지도자가 본인 스타일로 스타 1명을 만들었다면, 그 뒤에는 99명의 실패작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NPB에선 좋은 선수가 계속 배출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NPB 한 관계자는 "각 구단의 육성 방침이 확고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1군이든 2군이든 시즌 중에는 폼 수정은 하지 않는 게 12개 구단 공통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폼을 수정하면서 경기를 치르면 선수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자기 확신이 없어 엉거주춤한 동작이 나오는 등 선수 생명과 직결하는 나쁜 결과로 이어진다는 판단이다.물론, KBO리그 구단들은 확고한 방침을 갖고 선수 육성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도자의 영향력이 크다. 최근 2군 경기를 보는데 신인 선수의 타격폼이 스타 출신 2군 감독을 닮아서 놀랐던 적이 있다. 선수의 개성을 살리는 구단의 확고한 육성 방침이 중요한 이유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7.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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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끝' 김서현 "투구 폼 고민 시간 아까워...다른 길로 새지 않겠다" [2024 올스타]

"그동안의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원래 폼으로 했다면 성적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이제는 다른 길로 새지 않으려고 한다."김서현(20·한화 이글스)의 방황의 끝을 선언했다.김서현은 올 시즌 주목받은 대형 영건 중 한 명이엇다. 지난해 신인왕을 탄 문동주의 바통을 이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제구 불안에 결국 2군에 내려갔고, 2군 성적도 부진했다. 지난해 최고 160㎞/h를 넘기던 구속이 떨어졌고, 투구 폼도 바뀌면서 부정적 여론도 접해야 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와 유사한 특이 투구 폼을 던지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그가 기준 없이 투구 폼을 바꾼다는 의심도 따랐다.방황은 끝났다. 김서현은 지난 3일 KT 위즈전 때 한 달 반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0-3으로 끌려가던 8회 말 무사 1·2루 상황에 올라 김상수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했다.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퓨처스 올스타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서현은 전반기 소감에 대해 "이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후반기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언뜻 장난스러워 보였을지 몰라도 수많은 투구 폼 변화는 결국 김서현과 팀의 고민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김서현과 김경문 한화 감독은 그 고민을 끝내고자 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3일 김서현이 등판을 마친 후 직접 전화해 "오늘 정말 잘해줬다. 이제 투구 폼은 신경 쓰지 말고 공만 자신 있게 던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했다.김서현은 "첫 시즌 때부터 많이 헤매다가 다시 정착하게 됐다. 그동안의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프로에 오고부터 원래의 폼으로 했다면 성적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며 "이제는 다른 길로 새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결국 자신이 가장 야구를 잘했던 서울고 시절 때 폼과 유사하다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와 90% 정도 똑같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김경문 감독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김서현은 지난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 특별 엔트리로 등록됐으나 경기가 취소돼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그를 말소하지 않고 동행시키다 3일 등록해 등판시켰다. 방황하지 않도록 지지하고, 그가 부담을 덜고 재능을 꽃피우길 응원한 것도 김 감독이었다.김서현은 "우천 취소 후 바로 서산에 내려갈 줄 알았는데, 감독님게서 피칭하는 걸 보고 싶다고 하셨다. 첫날 연습 피칭을 보신 후 감사하게도 1군에 등록해주셨다. (무실점 투구는) 감독님에 대한 보답"이라고 돌아봤다.남은 건 후반기 목표다. 김서현은 "아직 이닝도 한 자릿 수다. 전반기 때 기량이 많이 떨어졌는데, 후반기 때는 많이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다짐했다.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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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포커스] "투수는 거의 1·2위 아닌가"…프로야구 '류현진 경계령'

프로야구에 '류현진 경계령'이 떨어졌다.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국내 복귀가 확정된 지난 22일 이후 KBO리그 판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에이스를 확보한 한화를 5강 안정권으로 분류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8년.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두산 베어스에 14경기 차 뒤진 9위였다.류현진은 확실한 '1승 카드'다. 과거 KBO리그에서 활약한 7년 동안(2006~12) 연평균 14승을 따냈다. 산술적으로 류현진이 제 몫을 해내면 지난해 5강 경쟁팀과 벌어진 격차를 좁힐 수 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류현진이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KBO리그에서 최고 레벨의 투수"라며 "13~15승은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한화는 4위 안에 들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예상했다. 한화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이다. 지난 23일 선수단에 합류한 류현진은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키나와에는 한화 포함 KBO리그 5개 팀이 훈련 중인데 현장에선 '류현진 효과'에 관한 얘기가 끊임없이 나온다.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우리 못지않게 4선발까지는 좋지 않을까 한다. (재계약한) 외국인 투수 2명(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은 검증을 어느 정도 받지 않았나.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문동주가 이제 2년 차(실제 3년 차)라는 게 있긴 한데 워낙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며 "류현진은 말하지 않아도 잘할 거 같다. 투수는 거의 (리그) 1,2위 아닌가"라고 되물었다.'류현진 효과'는 경기 외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화는 최근 리그 하위권을 전전해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확보, 투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2022년 문동주(진흥고) 2023년 김서현(서울고) 2024년 황준서(장충고) 등을 차례로 지명했다. 류현진은 '플레잉 코치'처럼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옆에서 도울 수 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한화가 류현진이 들어오면서 훨씬 탄탄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어떤 선수를 특정해서 고민하는 것보다 그 팀 자체가 그 선수가 들어오면서 얼마나 강해질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게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선수가 가진 방향성을 따라가는 선수(동료)가 생기면 팀 자체가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시너지가 충분하다"며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에 류현진이라는 좋은 선수가 들어오면서 다른 팀에 '우리도 좋은 선수가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한다. 팀이 변화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젊은 투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활약한다면 한화의 순위표를 더 높은 곳에 자리할 수 있다. 한화를 제외한 KBO리그 9개 구단이 '류현진 효과'를 경계하는 배경이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류현진이라는 선수가 복귀하는 것 자체가 리그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라며 "한화 입장에서는 류현진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좋을 것이다.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게 클 것"이라고 말했다.오키나와(일본)=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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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루키 김서현, 한화가 기대하는 2년 차…"동주만큼 못했잖아요, 그만큼 잘하겠죠"

"1년 차 문동주(21·한화 이글스) 못지않게 못 했잖아요. 2년 차 때도 문동주 못지않게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최원호 한화 감독이 2년 연속 '2년 차' 신인의 활약을 기대했다.김서현(20)은 지난달 30일 호주 스프링캠프를 위해 출국했다. 그는 서울고 졸업 후 20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그러나 첫해 성적이 20경기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에 불과했다. 최고 158.4㎞/h 강속구를 던지는 구위로 필승조로도 기용됐지만, 제구 난조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첫 시즌 부진했다고 기대가 사라진 건 아니다. 최원호 감독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김서현을 불펜 기대주로 꼽았다. 최 감독은 "박상원과 주현상은 필승조에 들어간다. 장시환, 이민우, 김범수, 윤대경 등도 불펜으로 생각한다"며 젊은 선수 중에서는 퓨처스(2군)리그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한 김규연과 함께 김서현을 지목했다. 최원호 감독은 "김서현이 1년 차 문동주 못지않게 못 했다. 2년 차 때도 문동주 못지않게,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웃었다.농담이 섞여 있지만, 이유도 있다.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는 데뷔 시즌인 2022년만 해도 1승 3패 평균자책점 5.65로 부진했다. 시즌 전 1년 차 신인왕 1순위로 꼽혔으나 부상과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는 서두르지 않고 그를 단계적으로 육성했다. 2군 등판, 1군 승격, 불펜 휴식일, 선발 투구 수 조절 등을 모두 계획대로 진행했다. 그 결과 2년 차인 지난해 180도 달라졌다.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팀 주축 선발은 물론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당시 퓨처스팀 감독이었던 최 감독은 문동주에 대해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하고 조심스럽게 다뤘다. 보통 투수는 20대 중반까지 매년 근력이 상승한다. 문동주도 20대 중반 정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한화는 김서현도 문동주의 전철을 밟아주길 기대한다. 지난해 22와 3분의 1이닝 소화에 그친 김서현은 아직 신인왕 자격(30이닝 미만 소화)이 남았다. 지난해 부진으로 흔들렸던 멘털을 잡는 게 숙제다. 김서현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던지고자 한다. 지난해는 처음 2군으로 내려갔을 때 불안감이 컸다. 이젠 그런 걸 의식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뛰겠다"고 다짐했다.문동주 역시 후배들이 1년 차 부담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한화는 김서현 외에도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왼손 투수 황준서가 선발 투수 후보로 1군 캠프를 소화 중이다. 문동주는 "꼭 신인왕을 1년 차 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부담감이 선수 본인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며 "첫 시즌은 잘 마무리한다고만 생각하기를 바란다. 신인왕 이야기를 본인이 하지 않더라도, 주변에서도 많이 할 거다. 선수는 (그 말에 흔들리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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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 맞는 '158㎞' 김서현…광속구 비결도, 부진 탈출 실마리도 '천재적 템포 감각'에 있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20)은 이른바 '천재'다. 그는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지난해 한화에서 데뷔했다.물론 성적까지 천재답진 않았다. 그는 데뷔 시즌 평균자책점 7.35로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오히려 그를 이어 2순위로 입단한 윤영철(KIA 타이거즈)이 '제구의 천재'다운 모습으로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팀 내에서도 2라운드로 입단한 내야수 문현빈의 활약이 더 돋보였다.그럼에도 김서현을 천재로 정의할 키워드가 있다. 하늘이 내려줬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그의 광속구다. 김서현은 지난해 스포츠투아이 기준 직구 최고 구속 158.4㎞/h를 마크했다. 문동주(한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잇는 국내 투수 최고속 기록이다. 평균 구속으로 따지면 151.7㎞/h로 안우진(152.5㎞/h)에 이어 2위였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151.6㎞/h) 문동주(151㎞/h)보다도 빨랐다.구속이 전부는 아닌 시대다. 실제로 첫 해 김서현을 압도한 윤영철은 평균 구속이 137.3㎞/h에 불과하다. 김서현이 2위라면, 윤영철은 무려 193위다. 하지만 윤영철은 침착한 멘털, 정교한 제구력, 예리한 체인지업으로 약점을 극복하고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남겼다. 그럼에도 구속의 가치를 낮게 볼 순 없다. 특히 김서현과 같은 재능은 '천부적' 영역이다. 안우진과 문동주를 제외하면 KBO리그에서 그처럼 어린 나이부터 광속구를 던진 투수를 찾아보기 어렵다.궁금해진 건 광속구의 비결이다. 근육이나 어깨, 팔꿈치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철완'인 걸까. 중학교 때부터 김서현을 지도해 온 YTC의 윤형준 트레이너는 고개를 저었다. 윤 트레이너에게 김서현의 재능에 대해 묻자 그는 "간단하다. 김서현은 흔히 말하는 투구 메커니즘이 예쁜 투수"라고 간단하게 정의했다.김서현의 투구 폼에 대해 윤 트레이너는 "메커니즘이 예쁘다는 건 투구 리듬, 템포가 예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템포는 김서현 특유의 '자유'와도 이어진다. 그는 서울고 시절부터 팔 각도 변화가 잦았다. 물론 지난 시즌 부진하면서 각도 고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팔 각도가 바뀐다고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유형은 아니다.윤 트레이너는 이에 대해 "김서현은 투구 폼을 정말 자주 바꾸지만, 그 속에서 메커니즘과 리듬은 달라지질 않는다. 팔이 나오는 동선의 변화는 달라질 수 있지만, (힘이 전달되는) 중요한 포인트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구속이 유지된다. 팔 각도의 변화와 상관없이 중심 이동도 잘 되고, 투구 밸런스에 끊김이 생기질 않는다"며 "구속이 뛰어난 투수들은 오른발, 왼발, 왼손, 오른손 네 부분의 순서와 템포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포인트마다 힘 전달도 뛰어나다. 김서현은 이 템포를 유지하는 감각이 좋다"고 전했다.그는 "강속구와 어깨 근육이 무관하다는 건 벌써 20년 전 논문으로 증명됐다. 재작년 메이저리그 투수 코치들을 만날 기회가 생겨 물어봤다. 그들에게 '투수의 어떤 포인트를 보는가'라고 묻자 무브먼트, 패턴, 리듬 세 가지를 본다고 하더라"며 "투구 리듬이 적절하게 유지돼야 중심 이동이 가능하다. 힘을 전달하는 구간은 총의 총신과 같다. 적절해야 큰 힘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진통을 겪었던 김서현이 2024년에는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일단은 자기 리듬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형준 트레이너는 "훈련 방향은 선수가 결정하도록 놔둔다. 선수가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아카데미가 하는 건 지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성을 조금 더 잘 풀어갈 수 있게 힘을 보태는 것뿐이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선수들의 폼을 건드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김서현은 그중에서도 특별 케이스다. 김서현 스스로 자신의 리듬을 되찾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처음 경험한 프로 무대에서 성장통을 딛고 편안하게 자신의 리듬대로 투구하는 게 올해 김서현의 목표다. 김서현은 "마무리 캠프까지 마치고서야 생각 정리를 마쳤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그저 편하게 던져보려 한다. 내가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느낄 때도 덤덤한 마음으로 던져보려 한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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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흔들렸던 광속구 영점…'특급 루키' 김서현, 복잡했던 머릿속 정리 끝났다

"머릿속이 좀 뒤죽박죽 했어요."김서현(20·한화 이글스)은 지난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서울고 시절 155㎞/h를 던지는 강력한 구위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꿰찼다. 그러나 데뷔 첫 시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1군에서 20경기에 등판했으나,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에 그쳤다. 김서현은 4월 19일 1군 데뷔전에서 최고 157.9㎞/h(PTS 기준·트랙맨 기준 160.1㎞/h), 5월 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최고 158.4㎞/h(PTS 기준·트랙맨 기준 160.7㎞/h)의 강속구를 던졌다. 그러나 갈수록 제구 난조가 심각해졌다. 2군 말소 후 선발로 전향, 밸런스 조정을 시도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김서현은 고교 리그를 제패했던 유망주였다. 기술적 문제가 아닌 심리적 문제로 투구 밸런스가 흔들린 것이다. 2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개인 훈련을 마친 후 본지와 만난 김서현은 "처음 2군에 내려갈 때를 돌아보면, 당시 생각이 좀 많았다. '갑자기 왜 안 될까' '몸이 힘들어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머릿속이 좀 뒤죽박죽이었다"고 답했다.한화 구단은 김서현을 차근차근 돕고자 했다. 최원호 감독, 박승민 코치 등이 꾸준히 면담했고 여러 방안을 고심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김서현 입장에서는 숙제만 풀다 한 시즌이 끝나버린 셈이었다.김서현은 "2군에 내려간 후에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바로 선발 등판을 위해 준비했다.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 캠프에서도 박승민 코치님과 훈련하면서 열심히 숙제를 풀었다. 그것까지 마치고 나서야 복잡했던 생각을 비로소 정리했다"고 전했다.이제 김서현의 머릿속은 깔끔해졌다. 그는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던지고자 한다. 지난해는 처음 2군으로 내려갔을 때 불안감이 컸다. 이젠 그런 걸 의식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뛰겠다"고 했다. 숙제도 얼추 다 푼 모양새다. 김서현은 "아무래도 직구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적응이 필요했다. 최원호 감독님께서 '넌 직구 구위가 좋다. (변화구 비중이 높으면) 부상 우려도 있으니 직구를 늘려보자'고 하셨다"며 "서울고 시절에는 직구가 안 되면 변화구를 많이 던지고, 직구가 되는 날에는 직구로 (경기를) 풀었다. 그 버릇이 남아 있었다. 아직 (프로) 첫해여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올해는 다시 불펜에서 출발한다. 김서현도 선호하는 보직이다. 그는 "감독님께서 올 시즌 나를 불펜으로 쓸 것 같다고 하셨다"며 "원했던 보직이긴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1군에서) 풀타임을 뛰어보면 좋겠지만,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안다. 일단 지난해보다 조금 더 1군에 오래 있고 싶다"고 다짐했다.첫해 부진했더라도 그가 특급 유망주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는 여전히 향후 해외 진출을 꿈꾸기 충분한 인재다. 최근에는 최현일, 장현석(이상 LA 다저스) 이찬솔(보스턴 레드삭스)과 함께 훈련할 기회도 있었다. 이들을 보며 해외 진출에 대한 자극을 받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1군 적응이 먼저"라면서도 "만약 간다면 미국보다 일본에 먼저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가 단순했다. 재밌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라마다 야구 스타일이 다르지 않나. 일본은 번트도 많아 투수가 할 일(수비)이 많다. 내가 원체 수비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더 끌린다. 미국에 도전한다면 그다음일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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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160㎞' 김서현 2군 내린 이유..."많이 힘들어 보였다"

"던지고 내려와 주변 눈치를 상당히 많이 보더라.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지 않나. 정말 많이 힘들어 보였고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8일 신인 김서현(19)을 2군으로 보냈다.김서현은 한화가 최고로 꼽는 기대주다. 최고 시속 160㎞ 광속구를 던지고, 1군이어도 긴장하지 않는 당돌한 멘털을 데뷔전부터 보여줬다. 주 무기 슬라이더뿐 아니라 다양한 구종을 던질 줄 아는 감각도 보유했다. 최원호 감독이 부임하자 마자 그를 필승조로 점찍은 이유였다.그런데 그 좋은 공이 최근 좀처럼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질 않았다. 끝나지 않는 제구 난조로 2.08까지 내려갔던 평균자책점은 7일 2실점으로 5.60까지 치솟았다. 좋을 때는 아시안게임 승선까지 거론됐던 그가 이제 국가대표가 문제가 아니게 됐다. 최원호 감독은 그에게 머리를 비우고 포수 리드만 따르라는 조언도 던졌다. 서울고 때부터 자유롭게 던지던 팔 각도도 고정하라고 했으나 끝내 성과를 얻지 못했다.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감독은 "김서현 정도 수준의 선수를 패전 처리로 1군에서 기용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필승조로 계속 썼다.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며 "결정적으로 내려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다. 어제 김서현이 던지고 내려와 주변 눈치를 상당히 많이 보더라.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지 않나. 정말 많이 힘들어 보였고,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최원호 감독은 "서현이 정도면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왕'이었을 확률이 높다. (그렇게 자존감이 높을) 선수가 어제같은 모습을 보였으니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퓨처스(2군)팀을 4년째 맡고 있지만 김서현보다 멘털 좋을 것 같은 선수는 강재민 말고 본 적이 없다"고 했다.2군에서 김서현에게 내려질 건 우선 '진단'이다. 기술적 문제인지 멘털의 문제인지 등 여러 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최 감독은 "퓨처스팀 투수 파트에게는 '1군에서 내린 지시는 다 배제하라. 직접 보고 서현이와 미팅해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자'고 했다"고 말했다. 고정하려 했던 팔 각도에 대해서도 묻자 "투구 폼은 본인이 원하는 곳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면 좋은 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제구 난조가 기술의 문제인지, 멘털의 문제인지는 가서 봐야 한다. 서현이가 마음을 추스리면 의외로 빨리 감을 잡을 수도 있다"며 "훈련 때 잘 하는데 실전에서 안 될 수도 있다. 2군 경기는 잘 되는데 1군에서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을 보고 평가해 선수의 퍼포먼스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불펜 대신 선발 경험도 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2군에서도 불펜으로 던지면 체계적으로 무언가를 하기가 힘들다. 서현이는 특별하게 관리해야 하고 트레이닝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실전 때도 대기만 하기보다 중간에 훈련도 해야 한다. 투구 수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던져야 투구 감각도 생긴다. 그래서 선발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격려도 잊지 않았다. 최원호 감독은 "서현이에게 '난 네가 문동주와 함께 향후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가 될 거라 확신한다. 지금은 퓨처스에서 정비를 하기 위해 가는 것이고, 슈퍼스타가 되는 길의 과정에 있는 것이다. 선발 수업을 받겠지만, 선발 보직을 시키겠다는 건 아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트레이닝도 열심히 받고 등판 전 피칭도 해보면서 코치님들과 문제점을 살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모두가 1년 차에 류현진과 오승환이 될 수는 없다. 김서현 역시 마찬가지다. 승승장구하던 그가 첫 성장통을 극복하기 위한 계단을 마주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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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최원호 감독, 제구 난조 김서현에 "포수 사인대로만 던져"

"포수 사인대로 던지자고 했다."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이 최근 제구 난조로 고전하는 신인 김서현(19)에게 처방전을 내렸다.김서현은 올 시즌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루키 중 하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서울고 시절부터 이미 최고 시속 156㎞ 이상의 강속구를 던진 그는 1군에 데뷔해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60㎞ 이상을 기록, 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직구뿐 아니라 슬라이더 등 변화구 레퍼토리도 다양한 편이다.그런 김서현이 최근 부진하다. 5일 기준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이 4.67로 다소 높다. 5월 12일 최원호 감독 부임 후 그를 필승조로 기용해왔다. 5월 말부터 평균자책점이 꾸준히 오르더니 급기야 6월 3경기 평균자책점은 11.57에 달했다.부진한 이유는 결국 제구다. 김서현은 6월 실점한 2경기에서 각각 볼넷을 3개씩 내줬다. 시즌 9이닝당 볼넷이 6.23개로 높고, 6월만 따지면 23.14개에 이른다. 6월 김서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48.4%에 불과하다.최원호 감독은 김서현이 고민을 덜어내고 투구하길 권했다. 6일 서울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 감독은 "김서현이 좀 어려워하는 것 같다. (안타를)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니 생각이 많아지고 템포가 늘어진다. 볼도 많아지고, 변화구도 많아진다. 처음에는 투수 파트를 통해 직구 비율을 좀 높이면 좋겠다고 오더를 줬으나 해결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원호 감독은 "그래서 포수 사인대로 던지라고 했다. (다른 공 배합을) 생각하지 말고 템포만 빨리해서 던지자고 했다. 공 배합이 문제가 아니라 볼을 던지는 게 문제라서다"라고 전했다.이어 팔 각도도 고정한다. 최 감독은 "원하는 대로 공이 들어갈 때는 투수가 팔을 올렸다 내렸다 해도(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팔 각도 변화를 주면 일정한 투구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정함을 유지할 때까지는 팔을 올리든 내리든 하나의 폼으로만 던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서현에게 물어보니 내려서 던질 때가 훨씬 낫다고 하더라. 내가 보기에도 팔을 내렸을 때 피칭 밸런스가 더 좋았다"고 했다.최원호 감독은 "기본적으로는 투수가 원하는 대로 던지는 게 맞다"면서도 "문동주나 김서현의 경우는 (피칭을) 단순하게 하는 게 낫다. 두 선수에게 아예 '유인구도 던지지 마'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안타를) 맞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볼을 던지는 게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포수 사인대로 던져서 안타를) 맞는다면 (주전 포수인) 최재훈 탓을 하면 된다. 그런데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게 없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잠실=차승윤 기자 2023.06.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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