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IS 인터뷰] 32년 만에 탄생한 ‘서울대 K리거’, “학교보다 프로 경쟁이 더 힘들어요”
“많은 관심에 감사하지만, 실력을 길러야 해요.”올 시즌 K리그2 경남FC에 입단해 고작 리그 1경기에 출전했지만,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선수가 있다. ‘서울대 네이마르’ 유준하(22·경남)다. 그는 서울대 출신 프로축구선수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194화 사생결단 특집에 게스트로 나서기도 했다. 유준하는 방송이 나간 일주일 뒤인 지난 2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4라운드(16강)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비록 팀의 0-3 완패를 지켜봐야 했지만, ‘서울대 네이마르’라는 별명답게 1부 팀을 상대로도 번뜩이는 드리블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인천전이 경남 소속으로 뛴 4번째 경기였는데, 유준하는 ‘부족함’을 느꼈다. 그는 경기 후 본지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피지컬과 체력에서 1부 리그 선수들에게 밀렸다. 개인적으로 느낀 부족함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뛴 게 처음인데, 관중석과 가까워서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유준하는 어린 시절 축구를 하면서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훈련이 끝나면 남는 시간에 공부하고 책을 읽었다. 강릉 중앙고 재학 시절에는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그 결과는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으로 이어졌다. 그에게 프로팀 입단은 어쩌면 공부보다 더 어려웠다. 서울대를 다니면서도 축구선수의 꿈을 놓지 않은 유준하는 2021년 K4리그 노원 유나이티드에 합류했다. 학생과 선수 생활을 병행했고, 2022년 12월 4수 끝에 경남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선수가 됐다. 독특한 이력 덕분에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유준하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그는 “그렇게 카메라가 많은 곳에서, (방송이) 처음이라 정말 긴장했다. 다행히 두 MC(유재석·조세호)께서 긴장을 잘 풀어주고 리액션도 잘해주셨다.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다”며 “방송이 끝나고도 (두 MC가)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겠다’고 하더라. 잘해주셔서 되게 고마웠다”고 했다.
유준하는 이색적인 기록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공업고등학교인 강릉 중앙고에서 40년 만에 배출한 서울대생이자 32년 만에 K리그에 데뷔한 서울대 출신 선수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 앞서 서울대 출신으로 프로축구에서 뛴 선수로 황보관(1988년) 양익전(1989년) 이현석(1991년)이 있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뿌듯하기도 하다”면서 “사실 리그 한 경기를 뛴 신인인데, 많은 팬이 관심을 보여주시는 건 학교 덕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실력을 길러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유준하는 서울대에서 학점 4.3 만점에 4.0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 생활은 또 다른 이야기다. 유준하는 “서울대 내에서는 학점 경쟁이 있지만, 그 외 직접적인 경쟁은 없다고 생각한다. 프로는 팀 내에서 경쟁하고 리그에서도 경쟁한다. 직접적인 경쟁이어서 (대학교보다) 조금 더 힘들다.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15경기 출전, 공격포인트 5개다.인천=김희웅 기자
2023.05.27 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