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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지영의 랜드IS] 공인중개사 '동상이몽'

"사무실을 쪼개 쓰며 억지로 버티고 있다." (현 공인중개사) "버는 사람은 또 많이 번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한쪽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고, 다른 한쪽은 자격증을 따겠다며 '열공' 중이다. 공인중개사를 둘러싼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가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는 개편안을 꺼내 들자 생존권을 거론하며 대정부 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반값 수수료를 꺼내 든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까지 늘어나면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올해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 접수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선 현장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뿔난 공인중개사들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대단지 아파트. 인근에 있는 부동산 7곳은 이날 일제히 문을 닫아걸었다. 이사철인 9, 10월에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굳게 닫힌 업장 앞에는 '국토부의 일방적 중개보수 개편안의 입법예고에 반대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국 동맹 휴업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부동산 앞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왔는데 문이 닫혀서 당황했다. 그래도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거니 받긴 하더라. 전화 영업은 하고 있다"며 "일단 오늘만 쉰다고 하더라. 곧 이사할 계획인데 계속 문을 닫으면 조금 피곤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개편안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정부 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중개보수 상한 요율이 지금보다 0.1∼0.4%포인트 낮아진다. 매매의 경우 6억원 미만 거래는 현재 요율이 유지되지만 6억~9억원 구간은 0.5%에서 0.4%로 낮아진다. 9억원 이상은 현재 0.9%가 적용되지만, 앞으로는 9억~12억원에 0.5%, 12억~15억원에 0.6%, 15억원 이상은 0.7%의 요율이 적용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올 10월부터는 9억원짜리 주택을 매매할 때 중개보수 상한이 81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줄어든다. 국토부는 전·월세 중개수수료도 손봤다. 임대차 거래의 경우 1억원 미만 구간에서는 현행 상한 요율을 유지한다. 그러나 현행 3억~6억원의 요율 상한은 0.4%에서 0.3%로 낮춘다. 또 6억원 이상부터 0.8%였던 요율 상한을 6억~12억원 0.4%, 12억~15억원 0.5%, 15억원 이상 0.6%로 구간을 나눠 요율 상한을 각각 적용하기로 했다. 공인중개사들은 반발했다. 정부·여당이 정책을 잘못 펴 부동산가격을 폭등시켜놓고 여론이 악화하자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려고 든다는 것이다. 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현실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발표한 중개보수 개편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격증 반납이나 무기한 동맹휴업, 현 정권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원구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 오른 게 우리 탓은 아니지 않나. 우리야말로 집값이 올라서 매매가 잘 안 돼 속상하다. 9억원 이상의 물건 말고도 기존 요율까지 하향 조정하는 건 정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 한 달에 1~2건 매매 계약도 사실 빠듯하다. 여긴 강남도 아니고…. 그나마 두 명이 사무실을 나눠쓰고 있으니까 버티는데 요율이 내려가면 힘들다"고 말했다. 국민은 환영 일색 중개 수수료 개편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는 이마저도 너무 비싸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0만원도 아깝다", "건당 30만원 정도 정액제가 맞다", "매매할 때 부동산에서 해준 게 뭔가"라는 원색적인 글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카페 회원은 "하는 일에 비해 엄청난 고수익이다. 아파트 상가를 봐라. 반 이상이 부동산"이라면서 "한 건에 양쪽에서 받아 수천만 원씩 받으니 말세다. 그동안 욕심이 너무 많았다. 곧 앱이 개발돼 국민 간 직거래 시장이 올 것"이라고 일갈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수도권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5억893만원이었다. KB가 수도권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수도권 5분위 주택값은 2018년 9월 평균 10억원을 넘긴 뒤 2019년 12월 11억원을 돌파하며 1년 3개월 동안 1억원 올랐다. 치솟는 집값만큼 공인중개사들이 받아가는 수수료도 급등했다. 중개 수수료가 부담된 국민 중 상당수는 '반의반 값' 수수료를 내건 신규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집스'와 '다윈중개'가 대표적이다. 집스는 해당 플랫폼에만 단독으로 주거용 주택을 내놓은 경우 매도인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다른 플랫폼에도 내놓았을 경우에는 상대 부동산에 내야 하는 수수료의 50%만 받는다. 다윈중개는 국토부의 중개보수 개편안보다 최대 반값이 저렴한 자체 중개보수 요율로 중개한다. 15억원짜리 아파트의 중개보수를 국토부 개편안인 0.70%의 절반 0.35%다. 현행 0.90%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온라인 플랫폼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유명 부동산정보플랫폼 직방은 지난 6월 프롭테크 기술을 통해 공인중개사들과 협업해 온라인으로 부동산 매매를 중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가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직방 등 플랫폼업체의 서비스가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인하와 서비스 다양화 등 장점이 있다"며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치솟는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 반발하는 공인중개사들과 달리 공인중개사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은 날로 늘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오는 10월 30일 치러지는 제32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40만8492명이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이는 공인중개사 1차 자격시험(25만3542명)과 2차 자격시험(15만4950명) 접수자를 합한 수로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접수 인원이다. 김현진(가명·45) 씨는 다음달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다. 중개 수수료 인하가 추진되고 있고, 주택매매가 잘 안 되는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김 씨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는 "워낙 집값이 많이 올랐지 않나. 결국 영업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자격증을 딴 뒤 온라인 플랫폼에 취업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우리나라 공인중개사 자격 보유자는 46만6589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무소를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1만4493명(24.54%)이다. 창업 1등 업종인 치킨 가게(2019년 기준 8만7000여 개)와 편의점(지난해 기준 4만3000여 개)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일 자체가 벽이 높지 않다. 일단 자격증만 따면 사무실 내기가 쉽다. 사무실을 쪼개 쓰는 방식으로 너나없이 개업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9.13 07:00
경제

[서지영의 랜드IS] 펜싱·심리상담·로봇·홈오피스…럭셔리의 끝, 대형 건설사 프리미엄 경쟁

대형 건설사들이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앞다퉈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차별화한 서비스로 자체 브랜드 경쟁력과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건설사들은 과거 아파트 놀이터나 커뮤니티 시설을 특화해 꾸미거나 단지 내 식당을 만드는 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주거 트렌드가 바뀌면서 프리미엄 서비스의 수준과 결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펜싱 레슨·심리상담 해드립니다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에는 독특한 예체능 학원들이 성업 중이다. 주요 아파트 단지 앞에 자리 잡은 발레나 각종 악기 레슨 학원은 흔한 풍경이 됐다. 최근 유럽 귀족 전유물로 여겨졌던 승마나 사격, 펜싱 학원이 큰 인기다. 특히 펜싱은 최근 수년 사이 강남 엄마들 사이에 선호하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흔하지 않을뿐더러 고급 스포츠라는 이미지 덕이다. 일부는 미국 아이비리그에 입학할 때 튀어 보이려고 펜싱을 가르치기도 한다. 1회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강습을 받는 데 수 십만원을 줘야 하지만, 펜싱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학원 업계 관계자는 "워낙 드문 운동이다 보니 '도대체 어떤 집 자녀이길래 저런 스포츠를 배우나'라는 궁금증도 일으킬 수 있고, 미국 대입에 유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고 귀띔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대형 건설사가 이런 분위기를 놓칠 리 없다. 현대건설은 최근 스포츠 플랫폼 GV클라스터와 손잡고 '디에이치' 입주민 대상으로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흔히 생각하는 단지 내 헬스장의 퍼스널트레이닝이 아니다. 펜싱·발레·스피닝·필라테스까지 요즘 핫하다는 스포츠를 배울 수 있다. 수준이 높다. 요즘 강남권에서 인기있는 스포츠 스튜디오가 총출동했다. GV클러스터는 모던 필라테스, 파프짐, 핏템스, 마이크로스튜디오, 신아람 펜싱클럽, 최효정 발레스튜디오 등 국내 유명 스포츠 스튜디오 브랜드를 유치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입주민에게 GV클러스터가 보유한 12개 피트니스 브랜드 체험권과 이용권을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특이한 프리미엄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심리상담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심리상담 프랜차이즈 기업인 '허그인허그인'과 협업해 다양한 검사를 비교적 싸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대치동에서 자녀의 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유행하고 있는 자녀기질검사, 부모양육태도검사, 부모양육스트레스 검사 등을 제공한다. 각종 대면 심리상담과 비대면 상담, 온라인 상담 등도 제휴가격 또는 무료로 제공한다. 물론 현대건설이 지은 모든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주는 혜택과 서비스는 아니다. 현대건설의 최상위 브랜드이자 강남 요지와 한남동 등지에만 몰린 디에이치 거주민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런 고급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각종 운영비가 드는데, 이는 아파트 관리비에서 빠져나간다. 그만큼 돈이 든다는 뜻"이라며 "입주민들의 반대를 최소화하고 고급 스포츠를 배우는 이들이 많을 만한 곳을 찾다 보니 디에이치만 프리미엄 서비스를 우선 적용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로 '집콕'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고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정착되고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디에이치 브랜드 가치 수준에 맞는 주거 서비스를 입주민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이 기본…로봇 배달·AI 홈 오피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마련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한화 포레나 영등포에서 국내 아파트 최초로 '실내 로봇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배달 앱으로 주문한 음식이 아파트 1층 공동현관에 도착하면, 단지에 상주 중인 배달 로봇이 해당 세대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배달 로봇은 무선통신으로 공동현관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호출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 층수를 입력해 원하는 층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음식이 도착하면 주문고객의 휴대폰으로 도착 메시지를 보내 안내한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을 시키면서도 배달 라이더들을 걱정했던 입주민을 위한 서비스다. 한화건설은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1년가량 연구해 왔다. 한화건설은 앞으로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 확대 검토와 함께 신규 단지별 적용 환경을 고려해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용상 한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은 "언택트 시대에 배달 로봇 서비스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새로운 주거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택 활동이 늘어나면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으로 무장한 홈 오피스와 홈 스터디룸, 단지 내 영화관을 설치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2월 '래미안 RAI 라이프관'을 공개했다. RAI 라이프관은 AI 및 로봇·드론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한 식음·배송 등 생활 편의 서비스와 홈 오피스, 홈 트레이닝 등 특화 공간을 갖추고 있다. 세대 내부에는 AI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입주민 생활 패턴에 따라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RAI 라이프관은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숨겨진 공간 형태로 만들었다는 것이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집 안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홈 피트니스와 영화 관람을 위한 멀티룸 등도 선보였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통합서비스 브랜드 '자이안 비'를 선보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차별화한 생활 문화 콘텐트를 제공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위해 GS건설은 CJ CGV와 업무협약을 맺고 단지 내 영화관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초 그랑자이'에는 총 28석 규모의 커뮤니티 시네마가 설치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배달, 재택근무, 비대면 교육, 화상회의 등이 '뉴노멀'이 됐다. 과거에도 단지 내 특화 시설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시설 확충은 있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각 건설사 간 특화 서비스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빨라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8.30 07:00
경제

[서지영의 랜드IS] 어느 대우건설 비노조 직원의 토로 "우리가 중흥을 모릅니까?"

대우건설의 새 주인 찾기가 갈수록 난망하다. 산업은행과 KDBI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중흥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건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오는 18일 1차 총파업을 결정했다. 노조가 크게 반발하자,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공적 자금 수조 원을 투입된 대우건설의 졸속 할인 매각 중단하라"며 성명서를 냈다. 산은은 반대 기류가 거세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그동안 대우건설 측에서는 노조의 격앙된 목소리가 주로 부각됐다. 본지는 지난주 대우건설 비노조 직원이 밝히는 '우리가 중흥건설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듣고, 중흥건설 측의 반박을 들었다. 각자 논리가 치열했다. 의견도 평행선을 달렸다. 규모·전문성의 격차… 경영 가능할까? "경험과 규모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토목과 플랜트를 모르는데, 어떻게 대우건설을 경영한다는 건가요?" 대우건설 비노조 직원 A 씨는 중흥건설의 인수에 대해 생각을 묻자 이렇게 반문했다. 대우건설을 인수해 경영하려면 상대의 사업을 꿰뚫고 있어야 하는데, 중흥건설은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A 씨의 말마따나 양사는 명백한 규모의 차이가 존재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사 시공능력평가를 공개했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8조7290억원으로 5위였다. 중흥그룹 산하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각각 16위와 40위였다.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원과 1조1000억원으로 총 3조1000억원이었다. 사업 외연도 다르다. 대우건설은 주택사업 외에도 토목·플랜트 시공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우건설의 수주 잔고 39조원 중 20%는 해외 수주분이다. 반면 중흥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토목과 플랜트 사업은 물론, 해외 수주 경험이 없다. A 씨는 "같은 건설회사라고 해도 다양한 사업이 있다. 중흥건설이 주택법은 알 것이다. 그런데 토목 관련 법과 절차는 알까. 대우건설에 있는 나도 플랜트 관련 회의에 어쩌다 들어가면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한다"고 했다. 그만큼 전문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 측은 "토목과 플랜트는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가 맞다. 그래서 대우건설이 더 열심히 해줘야 한다"며 "그렇다고 손 놓고 있겠다는 것이 아니다. 대우건설이 토목과 플랜트 분야의 전문가다. 대우건설이 전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은 토목과 플랜트 사업을 모른다는 점을 인정해 왔다. 회사 측은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 토목과 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 인수는 힘들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 영입이 쉽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다. 대우건설의 전문 분야는 경영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A 씨는 중흥건설의 투자 관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대기업 관점에서 볼 때 '미래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흥건설은 차입하지 않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브랜드 가치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면 돈 안 나오는 수주도 들어가고 투자(차입)도 한다"고 말했다. 1군 건설사가 반포나 서초 등의 재건축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이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은 '적자 예상 프로젝트 수주하지 않기' '비업무용 자산 불매' '보증되도록 서지 않기'란 경영철학을 지키며 9조2070억원에 달하는 회사를 일궜다고 알려진다. '안정 속의 성장'은 중흥그룹의 원칙이기도 했다. 업계 5위 대우건설이 볼 때 시야가 좁다고 판단할 수 있다. 중흥건설은 차입과 투자 기준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빚을 내서 경영하지 않는다. 사업은 수익을 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을 하면서 기업 경영을 할 수는 없다"며 "수익이 나야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다. 빚을 내서 사업을 하고 월급을 준다면 그건 경영을 하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무형의 투자 가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나 무형의 가치는 (투자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빚내서 무리하게 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흥건설의 유동자산은 4630억원, 중흥토건의 유동성 자산은 2조3996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정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자금이 부족하면 기업을 인수할 생각조차 안 했을 것이다. 중흥그룹의 여유자금이 충분해 인수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해외 플랜트 사업 중 덜 벌어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기술과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라며 "안정을 추구하는 경영자가 잘 모르는 분야(토목과 플랜트)를 보면 이런 투자는 어렵다"고 말했다. 호남기업…정치·지역 안배?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하거나 관심을 가진 기업은 대부분 호남에 기반을 뒀다. 1973년 설립된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다. 그러나 금호그룹은 3년 만에 대우건설을 다시 팔았다. 2017년에는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가 실사 후 포기했다. 2021년에는 중흥건설이 그 자리에 서 있다. A 씨는 "항상 호남기업이 인수를 원했고 (결과적으로 경영이나 인수에) 실패했다. 우리로서는 대우건설의 매각 이슈가 정치·지역 안배와 연결된 것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중흥건설 측은 정치적 안배라는 말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수년 전부터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자금을 모으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충분한 역량과 장기적인 플랜을 갖췄는데 정치적으로 결부시키는 것은 중흥건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디 좋은 관점에서 멀리 봐주길 바란다. 양사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해 대우건설의 과거 글로벌 명성을 키우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직원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분위기다. A 씨는 "우리가 중흥건설을 모르겠는가. 이 업계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경영을 해왔는지 모르겠는가"라고 말했다. 업계는 중흥건설이 인수에 성공해도 대우건설 임직원의 마음을 잡아끄는 데 애를 먹을 것으로 전망한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프라이드가 상당히 강하다. 과거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때도 금호그룹의 CI를 쓰지 않겠다며 버텼고, 한 건물에서 홍보 조직도 따로 운영했다. A 씨는 "지금이 대우건설 매각 적기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산은의 생각일 뿐이다. 대우건설은 지금도 흑자 기업이다. 향후 더 좋은 조건에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8조1367억원, 영업이익 5583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4조1464억원, 영업이익 4217억원을 달성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8.02 07:00
경제

[서지영의 랜드IS] "우리도 크리에이터" 10대 건설사는 지금 유튜브 삼매경

'현장'에 강한 건설사들이 동영상 홍보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확산하자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예능적 요소까지 섞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GS건설의 '자이TV', 대우건설 '푸르지오 라이프', 현대건설 '힐스캐스팅'은 구독자가 10만명이 넘을 때 받을 수 있는 '실버버튼'까지 받았다. 업계는 전염병으로 업계가 위축한 가운데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를 할 수 있을뿐더러 각종 수주전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동영상에 힘을 주는 분위기다. 동영상은 우리가 '원톱' GS건설 현재 국내 10대 건설사는 모두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GS건설의 자이TV와 대우건설 푸르지오 라이프, 현대건설 힐스캐스팅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 '내집마련', 삼성물산 '채널 래미안', DL이앤씨 'DL디엘'·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에코타운',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TV'에 이어 지난 7일에는 롯데건설이 계정을 열고 채널명 공모를 냈다. 제일 잘 나가는 채널은 자이TV다. 2017년 처음 오픈한 뒤 17일 현재 구독자가 38만4000명을 넘어섰다. 구독자 기준으로 보면 10대 건설사 중 1위다. 구독자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작년 5월 10만 구독자를 돌파하면서 실버 버튼(10만 구독 인증)을 받았고, 6개월 만인 11월 20만명을 넘겼다. 이후 8개월 만에 18만명의 구독자를 추가하는 데 이어 누적 조회 수도 1600만회를 훌쩍 넘어서면서 여전한 인기를 자랑 중이다. 최근 유튜브는 너도나도 채널을 내면서 사실상 포화상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독자 늘리기가 과거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자이TV는 건설사가 운영하는 전문 채널이고 구독자층도 제한적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의 분양 마케팅과 고객들과의 소통이 제한되면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자이TV가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과천제이드자이의 사이버 견본주택을 실시간 라이브로 유튜브에서 공개했는데, 이것 역시 선제적 대처였다"고 자평했다. 당시 자이TV는 천제이드자이 사이버 견본주택을 열면서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궁금증을 풀어줬는데 이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건설의 힐스캐스팅과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라이프도 자이TV를 뒤쫓고 있다. 현재 16만5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힐스캐스팅은 지난 4월 실버 버튼을 받았다. 푸르지오 라이프 역시 구독자 13만8000명을 넘기면서 3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 주거용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수도권에 아파트 분양이 있을 때마다 치솟던 경쟁률만 봐도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건설사의 유튜브 채널 인기도 이런 분위기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청약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던 분양단지 소개 영상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마지막 '로또 분양'으로 관심을 받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입지 영상의 조회 수는 50만 뷰에 달한다. 고분양가 논란의 중심에 섰던 GS건설의 DMC리버파크자이·DMC리버포레자이 영상도 24만 뷰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과천 푸르지오써밋'과 대형상업시설로 화제를 모은 '아클라우드 감일' 영상도 인기를 끌었다. 차별화 경쟁도 '활활' 톡톡 튀는 콘텐트 개발도 적극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건설업계 최초로 사이버 견본주택 언택트 라이브 방송인 '쌍방향 소통 쇼'를 진행했다. '갑천1 트리풀시티 힐스테이트' 견본주택 오픈에 맞춰 분양에 관심이 있는 수요자 100여 명이 언택트 라이브방송으로 동시 접속해 화면을 통해 분양관계자에게 직접 질문을 주고받는 방식이었다. 큰 화면에 100여명의 얼굴이 한꺼번에 뜨는 것 자체가 드문 광경인 데다 분양 관계자에게 예민한 질문도 등장하면서 그 자체로 좋은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뮤직비디오도 튼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에 구독자 800만 명의 음악 크리에이터 ‘빅마블’과 협업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빅마블이 직접 플롯연주와 비트박스 등을 들려주면서 현대건설만의 특화설계인 'H 벨', 'H 클린현관', 'H 오토존' 등의 'H 시리즈'와 힐스테이트 단지의 아름다운 모습 등을 보여준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3주 만에 조회 수 50만회를 넘겼다. GS건설은 수요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는 콘텐트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개그맨 김구라가 진행자로 나서는 예능 형태의 토크쇼 '부동산 What 수다'는 업계 굵직한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반응이 좋다. 분양 현장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분양소장이 현장 정보나, 견본주택 관람 방법, 청약 주의점을 설명하는 영상들도 꾸준히 인기다. GS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채널은 특성상 시청자가 기본적으로 부동산 지식이 있어야 한다. 자이TV는 부동산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알아듣기 쉽게 눈높이 낮춰서 기획한다"고 말했다. 건설사는 대면 홍보에 특화된 분야로 꼽힌다. 업종의 특성상 얼굴을 보고 마음을 얻어야 표를 얻는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2년 전망해도 굵직한 수주전이 있을 때마다 건설사가 고용한 홍보 요원들이 휴지나 과일 바구니를 들고 지역민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시공사 선정 투표가 열릴 때는 각 건설사와 소유주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진행한 '건설업 이미지 현황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건설사를 떠올리면 부정부패, 뇌물 등 비윤리적이라는 인식, 3D 산업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이런 건설사의 이미지를 한결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를 떠올리면 '딱딱하다' '고루하다' '세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유튜브를 통해 AI 등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일뿐더러 알고 보면 부드러운 면이 많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소통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들도 유튜브로 부동산 정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이 트랜드"라며 "다양한 연령층에서 이용하고 있어 앞으로도 유튜브를 활용한 건설사의 소통이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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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의 랜드IS] 아직도 역세권? 이제는 '쿠·스·맥·컬·몰·다' N세권

MZ세대(1985~2000년대 초)의 부동산 입지를 보는 관점이 다양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역세권·대단지·직장 주변만을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문화와 먹거리, 쇼핑 여건을 고루 따지는 분위기다. 이런 시설이 밀집한 지역은 집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쿠세권·컬세권 어디야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 씁쓸하네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평택만 제외에요." 최근 한 온라인 카페 게시판에 올라온 푸념 글이다. 이 회원은 '요즘 이사할 때도 참고한다는 로켓배송 가능한 쿠세권'이라고 적힌 사진물도 올렸다. 사진 속에는 수도권(평택 제외), 광역시, 제주도 등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명이 적혀 있었다. 온라인상에는 쿠세권 지도도 나돈다. 대한민국 지도 위에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에 파란 점을 찍어놓은 식이다. 쿠세권 지도 아래는 "다행이다. 우리 동네는 된다", "로켓배송 없다 들어왔는데 삶의 질이 달라진다던 말뜻을 알겠다", "지도로 보니 로켓배송이 되지 않는 지역이 은근히 많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최근 식자제 중심 몰인 마켓컬리도 인기를 끌면서 풀콜드 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컬세권'도 등장했다. 마켓컬리는 물류시설 부족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샛별배송'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5월에는 대전광역시(서구·유성구), 세종특별시, 천안시, 아산시, 청주시 지역에 샛별배송이 시작되면서 새롭게 컬세권에 진입한 고객이 늘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컬세권 기념으로 주문해봤다", "우리 동네도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스세권'과 '맥세권'은 젊은이들이 중요하게 따지는 요건이 된 지 오래다. 스세권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맥세권은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를 뜻한다. 집에서 걸어서 5~10분 이내에 이들 매장이 있거나 배송 앱을 통한 '딜리버리' 가능 지역인지 아닌지에 따라 스세권과 맥세권이 결정된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는 입점할 때 '지역 상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는 기본적으로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거나, 번화가에만 출점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세권을 누리려면 기본적으로 지역 내 중심가에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몰세권은 집값도 들썩 MZ세대는 쇼핑과 여가생활도 중요하게 여긴다. 주거시설 근처에 대형쇼핑몰이 근접한 '몰세권'이 대표적이다. 걸어서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다면 몰세권으로 치지만, 최근 쇼핑은 물론 외식과 여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대형복합쇼핑몰에 점수를 더 주는 분위기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복합상업시설 '스타필드'는 몰세권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정 지역에 들어온다는 소식만 들려도 집값이 들썩인다.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맞이한 미사강변도시 내 아파트들은 몰세권 프리미엄 효과를 크게 봤다. 스타필드 하남이 들어선 하남시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아파트값이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스타필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3년 6월부터 개장 이듬해인 2017년 6월까지 가격상승률은 23.96%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상승률인 12.44%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인근 지역인 광주시와 구리시의 상승률(각각 6.62%, 14.39%)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코스트코와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이 밀집한 광명역 인근 아파트들의 가격도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 '광명역 써밋플레이스(2018년 2월 입주)' 전용 59㎡는 지난 2월 10억2000만원(3층)에 매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1억2100만원 올랐다. 이 단지는 롯데몰, 이케아 등 대형 복합쇼핑몰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대형쇼핑몰이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 아파트 단지 가격이 갈리기도 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봇들마을8단지' 전용면적 84.92㎡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7월 16억7800만원이었다. 반면 백화점을 걸어서 이용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인 '봇들마을4단지' 전용면적 84.69㎡는 지난 1월 15억원에 실거래됐다. 실거래가 기준 1억7800원가량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대형 복합몰이 들어서는 부지는 중심상업지구로 급부상할 뿐만 아니라 주택 수요까지 견인해 집값을 끌어올리는 중심 역할을 한다"며 "복합쇼핑몰 인근으로 인구가 몰리고 쇼핑몰 종사자, 협력업체 등으로 인한 수요도 기대할 수 있어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 입지 생각 바뀌는 중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나 주택을 매매할 때 흔히 역세권과 대단지, 직장 주변, 브랜드 아파트 등의 조건을 따져볼 것을 권장한다.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 아파트일수록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 6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1090명의 응답자 중 인기가 가장 많았던 '세권'은 역세권(47%)이었다. 보통 지하철과 기차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의 지역을 역세권이라고 한다. 도보 시간으로 환산하면 5분 이내의 초역세권이 가장 몸값이 높고, 호선이 겹치는 더블 역세권과 트리플 역세권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GTX나 경전철, 지하철 노선 연장 등의 호재가 수도권 전반은 물론 전국에 번지면서 역세권에 대한 선호도가 옅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는 역세권 하나보다는 다양한 입지 조건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SH의 분석이다. SH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역세권이나 직장 주변 외에도 다양한 응답이 나온 점을 거론하면서 "쿠세권, 컬세권, 스세권 등 집을 고를 때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입지조건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서울 시내에 교통 호재가 없는 곳이 없을 지경이다. 곳곳에 GTX가 연결된다면서 흥분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입지를 잘 따지고 실거주일 경우 자신의 라이프 패턴을 잘 읽어야 한다. 쿠세권이나 몰세권 등 여러 N세권이 집을 선택할 때 고려사항으로 떠오른 이유다"고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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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의 랜드is] 리모델링 붐…'리모델린이'를 위한 꿀팁

최근 아파트 홈 인테리어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실거주하려는 세대가 늘어난 반면, 신축 아파트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거주지를 뜯어고치려는 '집콕 족'이 증가하면서 홈 리모델링 업계가 전례 없는 부흥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홈 리모델링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리모델링 업체 결정부터 공사 범위, 금액, A/S까지 생각해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리모델린이(리모델링+어린이)'를 위해 홈 인테리어 리모델링 전 꼭 알아야 할 기초 '꿀팁'을 알아본다. 평당 가격, 요즘 150만원 과거 홈 리모델링 업계에는 '평당 100만원'이라는 암묵적인 기본가가 있었다. 리모델링하는데 평균 평당 100만원씩, 30평 기준 3000만원 정도는 예산으로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평당 가격도 치솟았다. 요즘 홈 리모델링 업계에는 '평당 150만원'을 기본으로 잡는 추세다. 리모델링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평당 얼마냐"는 질문이 가장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본가라는 것이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인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신동윤 한샘 리하우스사업본부 교육팀장은 "평당 얼마냐는 질문은 매번 받지만 답하기 가장 난감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창호 교체나 베란다 확장, 단열, 하다못해 수전까지 고객이 원하는 만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승현 벤 인테리어디자인 대표는 "우리 입장에서는 평당 가격을 묻는 말이 마치 BMW를 사러 온 고객이 '차 한 대에 얼마에요'라고 묻는 느낌"이라고 했다. 자동차 한 대도 옵션과 차종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집 리모델링은 오죽하겠느냐는 뜻이다. 너무 싸도 문제?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가격이 저렴한 곳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 팀장은 "무조건 가격을 싸게만 부르는 업체는 선택을 지양하시길 바란다. '얼마가 됐든 가격에 맞춰주겠다'고 하는 업체는 소비자를 현혹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고차 시장에 자주 나오는 '허위매물'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신 팀장은 "중고차 딜러 중에 시세보다 현격히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경우가 있다. 막상 계약하려고 찾아가면 '이 매물은 없다'며 다른 중고차를 추천한다"며 "인테리어 비용의 60%는 인건비다. 깎는 데 한계가 있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내세워 계약을 끌어내는 업체는 나중에 추가 요금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역시 "리모델링 비용에 가장 많은 부분 중 하나가 인건비와 업체의 최소 마진"이라며 "초기 견적이 지나치게 싼 곳은 날림 공사의 우려가 있거나 현장 실측 후 가격을 더 달라고 할 수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셀프 리모델링, 인기 앱서 배워라 셀프 리모델링은 업체나 기술자가 진행할 부분을 집주인이 직접 하기 때문에 총 공사 비용을 상당 부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령 화장실은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 가서 수전과 타일 등을 직접 고른 뒤 현장에서 미장이를 소개받아 고치고, 조명이나 배선은 을지로 조명 거리에 가서 제품을 선택한 뒤 기술자를 섭외해 처리하는 식이다. 업체에 이런 일들을 일괄적으로 맡기면 자신의 취향이 아닌 제품을 골라올 수도 있고, 도매가격보다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최근 '오늘의 집'이나 '집닥' 등 인테리어 앱이 인기를 끌면서 셀프 리모델링을 한 사례를 참고하거나 노하우를 배우기도 편해졌다. 집주인이 손재주와 시간이 있다면 혼자서 해결할 수도 있다. 신 팀장은 "홈 리모델링에 드는 대부분의 비용이 인건비다. 집주인 혼자서 이 부분을 도맡는다면 금액적인 부분에서 상당 부분 절약이 된다"고 말했다. 업체 리모델링 '계약 빨리해야 유리' 하지만 셀프 홈 리모델링은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신 팀장은 공부 없이 기술자들을 각각 섭외하다가 자칫 인건비만 더 올라갈 수도 있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 팀장은 "도기, 욕조, 타일 등 각 분야의 기술자들을 한 명씩 부르다 보면 기본 출장비가 올라갈 수 있다"며 "특히 타일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라 낮은 수준의 기술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 업체에 토털 리모델링을 맡기면 셀프 리모델링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 팀장은 "업체를 선정할 때 포트폴리오를 잘 살펴보고, 디자이너와 설계자에게 원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전달만 한다면 업체에 위임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마음먹었다면 계약은 가능한 빨리하는 편이 유리하다. 업체마다 일을 잘하는 '장인'과 협업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장인은 숫자가 한정돼 있고, 소화해야 할 일도 쌓여있다. 김 대표는 "미리 계약을 해두면 솜씨 좋은 장인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며 "평소 인테리어 리모델링 사진을 봐두고 모아두면 업체가 빨리 콘셉트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계약서,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라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 발표한 '주택 수리 및 인테리어 시장의 소비자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하자보수 미이행·지연 등의 피해가 30.85%로 가장 높았으며, 자재품질·시공·마감 등의 불량은 11.94%, 부실시공이 11.44%로 주로 시공업체와의 소통 부재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서는 최대한 디테일하게 작성해야 한다. 가구나 도기 등의 모델명까지 일일이 적어두면 나중에 나올 잡음을 줄일 수 있다. 또 업체가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신 팀장은 "몇 안 되는 홈 리모델링 기업은 전자계약을 한다. 리모델링 계약을 맺을 때 현장에 들어가는 모든 품목과 모델명이 기재된다. 정찰제여서 가격도 투명하게 오픈되고 나중에 추가 비용을 요구할 수 없다. 소비자는 태블릿으로 전자계약을 맺고 법적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S와 관련한 내용도 계약서에 넣길 권장한다. 공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하자가 발견되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향후 몇 년 안에 누수가 발생했을 경우, 조명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등 자세하게 명시할수록 좋다. 시공업체나 기술 작업자의 사업자등록증, 사무실을 확인해두는 것도 좋다. 사업자등록증 상 업체의 업종과 업태가 적합한지를 확인한 뒤 휴업 혹은 폐업 상태는 아닌지 살펴야 한다. 하자이행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자이행보증보험은 업체가 계약서에 약속한 하자보수를 일부러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할 수 없는 경우 그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그러나 하자이행보증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 비용이 견적에 추가될 수 있기 때문에 계약 전 업체와 협의가 필요하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5.24 07:00
경제

[서지영의 랜드is] 오세훈 시대, 재조명 받는 용산 현대차 부지 개발

오세훈 서울 시장이 취임하면서 멈춰섰던 서울 한강변 개발 사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통합사옥으로 사용하겠다면서 2017년 지구단위 계획까지 제출했으나 서울시가 최종 고사한 원효로 사옥 부지도 그중 하나다. 부동산 업계는 오 시장이 이른바 '한강 르네상스' 정책 재추진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다면서 용산 정비창 부지와 함께 현대차 원효로 사옥 개발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 첫 출근지를 아시나요 서울 용산구 원효대교 북단 옆에는 오래된 회색 건물 한 채가 있다. 지난 4일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자 파란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HYUNDAI Autoever 별관(현대 오토에버)'. 한낮이었지만 건물 안은 사람이 많지 않은 듯 한산했다. 건물 옆으로는 단단한 회색 임시 벽이 둘러쳐 있었다. 임시 벽 틈새로 안을 살펴봤다. 인적이 끊겨 적막한 공터 위에 조립식 건물이 드문드문 늘어서 있었다. 그 위로 낯익은 문구들이 보였다. '기술의 現代, 세계의 現代' '승용정비'…. 2017년까지 현대차의 서비스센터로 쓰이던 현대차 원효 부지였다. 원효로4가 114의 40에는 3만1000여㎡(약 9400평)에 달하는 현대차 원효로 사옥 부지가 있다. 2017년 1월 원효서비스센터가 일산으로 이전하면서 대부분 빈 상태다. 현대엠엔소프트가 현대오토에 합병되면서 일부 직원만 일부 건물을 사용 중으로 알려진다. 현대차 원효로 사옥 부지는 입지 면에서 '알짜'로 통한다. 한강 조망권이 완전하게 확보된 남향 부지로 용산 정비창 부지와 가깝다. 교통여건도 좋다. 사옥 바로 옆에 원효대교와 강변북로가 있다. 여의도를 비롯해 강남권 등 다른 지역을 오가기 편리하다. 반경 2㎞ 이내에 KTX 용산역과 마포역, 공덕역 등 교통시설이 밀집돼 있다. 특히 오 시장이 개발 필요성을 여러 번 강조한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도보 10분 안팎 수준이다. 현대차로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현대차 원효로 사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첫 출근지다. 정 명예회장은 1970년 현대차 서울사업소 부품과 과장으로 부임했다. 당시 근무지가 원효로 사옥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곳에서 고장 난 차를 고치는 AS 서비스를 담당하며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부지 내에 마련됐던 체육관은 한때 현대차 실업배구단의 훈련장으로 사용됐다. 여러 면에서 마냥 내버려 두기에는 아까운 입지인 건 분명하다. 현대차는 4년 전만 해도 이 부지를 개발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2017년 이곳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용산구에 제출했다. 이른바 'W프로젝트'였다. 현대차가 현대엔지니어링을 앞세워 호텔과 오피스텔, 업무시설 등 48층 높이의 건물 5개 동을 지을 테니 2종 일반주거지역인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높여 달라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용산구는 유관기관 협의와 주민공람 등을 거쳐 서울시에 심의를 의뢰하겠다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지역 안팎에서는 현대차 원효 사옥 부지를 '용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자는 여론이 들끓었다. 박원순 전 시장 반대로 개발 무산 W프로젝트는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포함해 용산과 여의도를 통개발하는 '용산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현대차의 원효로 사옥 부지도 개발할 수 있다며 반려했다. 박 전 시장이 한강 변 건물을 35층으로 제한하는 2030 서울 도시기본계획을 발표면서 현대차가 원하는 48층 초고층도 불가능해졌다. 이후 W프로젝트는 '박원순 싱가포르 선언'으로 불리는 용산·여의도 통합개발계획 발표로 서울시 땅값이 들썩이면서 완전히 잊혔다. 박 시장의 자리를 오 시장이 대신하면서 용산은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2006~2011년 서울시장 재직 당시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의 공간 구조를 개편하는 한강 르네상스 정책을 추진했다. 용산정비창 부지를 개발하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한강 르네상스 정책의 핵심 중 하나였다. 오 시장은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용산경제정책을 발표하며 이 지역 개발 의지를 다시 다졌다. 또 '35층 룰' 폐지도 시사했다. 박 전 시장 당시 흐지부지된 원효로 사옥 부지 개발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변 호재도 있다. 현대차 원효로 사옥과 맞닿은 용산구 산호아파트가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용산구 원효로4가 118-16번지 일대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사업 특별건축구역 건축계획안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한강변 아파트인 산호아파트는 '용산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조망권과 입지를 자랑한다. 한동안 답보 상태였던 산호아파트는 한강 변에 위치한 특수성을 반영해 한강 물결을 모티브로 한 건축 디자인을 접목하고, 최상층에 공공커뮤니티 시설인 스카이북카페를 설치해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면서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아냈다. 향후 산호아파트는 지하 3층, 지상 35층 규모로 공동주택 647세대(임대 73세대, 분양 574세대)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산호아파트 건축계획안 통과 사실을 발표하면서 "앞으로도 한강변은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을 통해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유도함과 동시에 스피디한 주택공급으로 주택시장을 신속하게 안정화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산호아파트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면서 '현대차 원효로 사옥 부지와 통개발이 된다면 좋겠다'는 지역민 바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개발하면 인근 상권도 살리고 여러모로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원효로 사옥 특별하지만…." 현대차 측은 현재 원효로 사옥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내에서 원효로 부지 개발과 관련해 이야기 나오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오 시장이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설사 내부에서 이야기됐더라도 아주 초기 단계이거나 대외비일 것이다. 현재 원효로 사옥은 서비스센터 등이 빠지면서 비어있는 상태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사옥 신축과 관련해 풀어야 할 숙제를 여럿 안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강남구 삼성동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사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현대차는 한국전력으로부터 사들인 이 땅에 지상 105층 타워 1개 동과 숙박·업무시설 1개 동, 전시·컨벤션·공연장 등 5개 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세웠다. 하지만 투자 효과와 비용절감을 고려해 105층 신축 대신 70층 빌딩 2~3개 동을 짓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무조건 높게만 지을 것이 아니라 실용성을 먼저 생각하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강남구청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원래대로 105층으로 지어서 삼성동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까지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부지 도시계획 무효화 해달라는 봉은사와 소송전도 벌였다.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개발 운을 떼지 않는 한 원효로 사옥 부지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원효로 부지는 과거 서비스센터로 쓰였던 곳이고 명예회장의 첫 출근지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도 "(통개발을 논의하기에는) 현재 GBC 사업도 진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5.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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