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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오재원 사태'에 입장 전한 선수협, 김현수 회장 "반인륜적이며 불법"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인 김현수(LG 트윈스)가 최근 논란이 불거진 '오재원 사태'를 두고 24일 오후 프로야구 선수 전원에게 현 상황과 관련한 안내문을 발송했다.선수협을 통해 공개된 안내문에 따르면 김현수는 "수면제 대리 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하여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 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을 하게 한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2일 오재원은 현역 시절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 후배들을 통해 향정신성 의약품(수면제) 스틸녹스정을 대리 처방받은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을 협박하고 폭행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커졌다. 크게 두 가지를 강조한 김현수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적인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고, 프로선수인 우리는 이러한 것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유혹에 노출되었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은,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많이 변화하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며 "우리는 그러한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 선수협은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밝혔다.오재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 17일 검찰에 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선수(8명)들이 대거 대리 처방 의혹에 휩싸인 두산은 사건 처리에 진땀빼고 있다. 김현수는 "협회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협은 2022년부터 선수 정보시스템을 통해 선수 고충 처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신고한 선수 본인과 협회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 프로그램"이라며 "협회는 또한 고문변호사님을 통해 법적으로도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선배들이 변해야 하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근절할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4 15:39
메이저리그

"박물관에서 꺼내왔어요" 30년 전 ML 데뷔전 글러브로 시구하는 박찬호 "뜻깊은 하루" [IS 고척]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역사적인 서울 시리즈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박찬호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1994년 MLB에 진출한 박찬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선수로서 2010년 MLB를 떠날 때까지 통산 124승(아시아 투수 최다)을 쌓은 전설적인 선수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서울 시리즈 개막전 1차전 시구자로서 적합한 전설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아침에 일어나 많은 생각을 했다. 단순히 시구가 아니라, 한 경기를 다 던지는 것처럼 기대가 된다.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30년 전 (데뷔할 때는) 내가 이 자리에 설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어려웠지만, 돌이켜보면 다양한 경험 덕분에 성장했고, 이러한 결실들이 한국야구의 발전과 역사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 감명 깊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박찬호는 특별한 글러브를 가지고 왔다. 1994년 데뷔 당시에 썼던 롤링스 글러브였다. 124승 기념구와 유니폼 등 메이저리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을 때 의미 있던 도구들을 다 소장하고 있다는 박찬호는 이날 시구를 위해 박물관에서 직접 해당 글러브를 챙겨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타자들이 구종을 파악한다면서 롤링스에서 손가락 커버를 만들어줬다. 굉장히 가치 있는 글러브다. 30년 후에 다시 쓰게 될 줄이야, 정말 기쁘다"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서울 시리즈에서 맞붙는 두 팀이 모두 박찬호가 현역 시절 몸 담았던 팀이다. 1994년 다저스에서 빅리그 경력을 시작한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2002~2005년)를 거쳐 샌디에이고에서 한 시즌 반을 뛰었다. 은퇴한 현재는 파드리스의 특별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특정 팀이 '이겨야 한다'는 건 없다. 한국에서 역사적인 경기로 펼쳐지는 만큼 월드시리즈처럼 한국 사람들에게 최고의 경기로 남을 수 있도록 좋은 경기가 펼쳐졌으면 한다"라고 바랐다.아울러 박찬호는 자신이 몸담았던 다저스를 '첫사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저스는 나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팬들에게 알려졌다. 당시 IMF 사태로 국민들이 힘들었을 때 이 파란 유니폼이 국민들에게 힘을 줬고 삶의 한 부분이 됐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금은 다양한 선수들이 다양한 팀에서 뛰면서 많은 어린 선수들이 다른 MLB 팀을 알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어린 선수들이 도전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다르빗슈 유, 김하성(이상 샌디에이고) 등 다양한 동양인 선수들이 MLB 무대에서 뛰고 있는 점에 대해선 "나와 노모 히데오의 나무가 정말 튼튼하게 자랐다고 생각한다. 나와 노모가 MLB 동양인의 문을 활짝 열었는데, 그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후배)들이 지금 메이저리거로 훌륭히 성장했고, 또 이 선수들이 향후 동양 선수들의 동기부여로 자리잡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박찬호는 김하성에 대해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쏟아부은 기억이 있다. 계약하고 나니 굉장한 책임감이 앞서더라. 삼촌이자 보호자 입장처럼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았다"라면서 "지금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도 수상하고 많이 성장했다. 얼마 전에 파드리스가 회식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김하성이 선수들을 모아 스피치도 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 오타니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을 앞두고 일본팀을 하나로 모으는 모습과 같았다. 이렇게 김하성이 성장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기쁘고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03.20 16:23
연예일반

‘경성크리처’ 한소희 “첫 촬영부터 헤드뱅잉多… 목에 담걸렸다”

배우 한소희가 ‘경성크리처’ 첫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웃음을 지었다.19일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정동윤 감독과 배우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이 참석했다.한소희는 “서준 선배가 첫 촬영이 고문신이었다면 저는 ‘헤드뱅잉 신’이었다”며 “목에 점점 담이 오더라. 그다음 날은 목을 돌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팬들은 이 장면을 좋아해 주실 것 같다. 감독님의 집요함이 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집요함이 좋다”고 강조했다.한소희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만주와 상해를 넘나들며 실종된 사람들을 찾아오는 토두꾼 윤채옥을 연기한다.‘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 오는 22일 파트1, 2024년 1월 5일 파트2를 공개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19 11:50
메이저리그

위아래만 보던 '어썸 킴', 시선 바꿔준 코리안 로켓 "하성아, 나아간다 생각해"

"올라간다기보다는 꾸준히 나아간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지난 6일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GG)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선수 중 처음이었고, 아시아 내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최초였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내야수라는 찬사가 부족하지 않은 성과다. 처음부터 최고는 아니었다. 김하성은 언제나 경쟁을 경험했고, 끝없이 성장한 끝에 정상에 섰다. 야탑고 시절에는 그의 후배 박효준이 더 주목받았다. 프로야구에는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입단했다. 김하성은 신인왕도 아니었다. 그러나 매년 더 나은 선수로 성장했고, MLB 진출 전 첫 30홈런을 치고 빅리그에 나섰다.언제나 수직으로 '우상향'해 왔던 김하성이었기 때문일까. 김하성에게 MLB 첫 시즌(타율 0.202 8홈런)은 좌절에 가까웠다. 160㎞/h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대처할 수 없어 원형 탈모까지 왔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매년 비상하던 김하성이 겪은 첫 추락이었다.지난 20일 골드글러브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연 김하성은 "평생 운동(야구)에는 업·다운만 있고, (내가)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며 "MLB 첫 시즌 큰 실패를 맛봤다. 커리어 통틀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야구하니 떨어질 때 감당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시야를 바꿨다. 추락이 아닌 잠시 정차했다는 걸 알았다. 대선배 박찬호 샌디에이고 고문의 경험 어린 조언 덕분이다. 박찬호는 김하성보다 훨씬 많은 실패를 맛봤다. 김하성보다 빨리 MLB에 진출했고, 첫해부터 실패를 겪었다. 피땀 어린 노력 끝에 빅리그에 자리 잡았다. FA(자유계약선수) 이적 후 부진과 허리 부상으로 다시 흔들렸다. 포기하는 대신 노력했고, 목표했던 빅리그 통산 124승을 기어이 이뤄냈다.김하성은 "박찬호 선배님께서 올라간다기보다는 꾸준히 나아간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며 "떨어지는 게 아니라 잠시 멈췄다가 다시 나아가는 것이라 했다. 그 조언이 긴 시즌을 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박찬호의 말처럼 김하성은 버텼고, KBO리그 때보다 느릴지언정 차근차근 적응하고 성장했다. 3년 차인 올 시즌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17홈런 38도루로 역시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에서 실버슬러거 후보가 됐다.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후안 소토 등 쟁쟁한 올스타 선수들이 모인 샌디에이고에서 붙박이 1번 타자도 됐다. 멈췄다가 다시 나아간 덕분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22 09:20
메이저리그

[김하성 기자회견] '아시아 최초 내야 GG' 김하성 "'반짝' 아닌 것 증명할 것"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수비다. 반짝이로 받은 게 아니라는 걸 계속 증명하고 싶다."아시아 최초 내야수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역사에 남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플루크가 아닌 더 발전할 수 있는 2024시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김하성과 소속사 서밋 매니지먼트는 20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골드글러브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하성은 지난 6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발표한 골드글러브 수상자 중 유틸리티 부문에서 이름을 올렸다. MLB에 진출한 아시아 내야수들 중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건 김하성이 역대 최초다.김하성은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받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MLB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선수들,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된 거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김하성은 힘든 첫 해를 이겨낸 도우미로 박찬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문을 꼽았다. 그는 "첫 해 큰 실패를 맛봤다.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낼 때였다. '계속 올라가야 한다'고만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 떨어질 때 감당이 안 됐다"며 "당시 박찬호 선배께서 내게 '올라간다고만 생각하기 보다 꾸준히 나아간다 생각했으면 좋겠다. 안될 때는 잠깐 멈추고, 다시 또 시작하고 나아가면 된다'고 해주셨다. 그 말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김하성은 플루크로 끝나지 않고 내년 더 좋은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하성은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이 골드글러브는 항상 받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수비라고 생각한다"며 "반짝이로 받은 게 아니라는 걸 계속 증명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다음은 김하성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골드글러브 발표 날, 두 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루수 부문 보도도 많았는데 수상 실패했다. 유틸리티 타게 됐는데, 수상 소감 보면서 감정 묘했을 거 같은데.사실 2022년도에도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때는 수상을 못 했다. 그래서 사실 골드글러브 발표할 때 집에서 자고 있었다. 핸드폰 진동이 너무 많이 울려서 뺐더니 '수상을 했다'고 들었다. 그제야 나도 유튜브로 확인했다.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으면 좀 많이 심장이 뛰었을 것 같다. 2루수 부문이 먼저고 유틸리티 부문이 제일 마지막이라 들었다. 2루수에서 못 받아 엄청 긴장하고 있지 않았을까. 자고 있길 잘 했다.-자신이 어느 부문 수상이 유력하다고 생각했나둘 다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하고 싶었다. 2루수 부문도 좋지만, 유틸리티 부문이 예전엔 어떨지 몰라도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멀티 플레이에 대한 기대와 가치가 많이 높아졌다. 그래서 유틸리티 부문 상을 받고 싶었다.- 수비 지표가 크게 영향을 끼치는 상이다. 시즌 중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진 않았겠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가 있다면.수비 지표를 확인 안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확인하고 있었고, 시즌 막판에는 제가 타격 성적이 많이 떨어져 수비까지 신경쓰지 못했다. 수비 지표까진 신경쓰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지표가 더 중요한지는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다 좋아야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소속팀이 (주전 유격수로) 잰더 보가츠 영입으로 부담은 없었는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동료인 토미 에드먼과 함께 후보에 올랐는데.사실 포지션 변경할 때 부담이 안 됐다면 사실 거짓말인 것 같다. 저한테는 포지션을 가릴 상황은 아니었다. 제가 구단한테도 전달했던 건 저는 포지션 보다는 출전 시간이 더 중요하다. 어디든 나가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을 했다. 그래도 코칭스태프와 주위 선수들이 잘 도와줘서 2루수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릴 수 있던 거 같다.에드먼 선수와는 경기 중에도 만나서 많은 이야기 나누기도 했다. 축하한다 이런 말도 했던 것 같다.-에드먼과는 평소 어떤 이야기 나누는지.사실 WBC 때는 많이 가깝게 지냈고, 팀이 다르다 보니까 많이 좀 연락을 못 했는데, 그래도 연락할 때마다 서로 반갑게 맞이했다.경기 중에는 에드먼 선수가 어찌됐든 나보다는 MLB 경력이 더 많은 선수지 않나. (선배로서) 내게 '잘 하고 있다'고, '계속 끝까지 (좋은 페이스로) 갔으면 좋겠다' '서로 잘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나눴던 거 같다. -버블헤드 헬멧 벗겨지는 게 김하성의 허슬 플레이 상징이 됐다. 특수 헬멧 제작했는데. 헬멧이 더 벗겨지지 않는 게 아쉽지는 않나?헬멧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팬분들은 헬멧이 벗겨질 때마다 환호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허슬 플레이를 많이 한다고들 하신다. 다만 난개인적으로 뛸 때 머리에 공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구단에 말을 했고, 구단 쪽에서도 헬멧을 여러 가지 바꿔서 주긴 했다.그런데도 계속 벗겨지더라. 이번에 헬멧을 제작하면서 원래보다는 좀 덜 벗겨지는 것 같다. 팬분들의 기대는 있지만, 헬멧이 안 벗겨져야 내가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머리가 작아서 헬멧이 벗겨지는 건 아닌 거 같다. 헬멧이 많이 딱딱하고, 무게가 있다 보니 벗겨지는 것 같다. 경기 중 조금만 흔들려도 벗겨졌던 것 같다. 내가 (달리기가) 빠르다 보니까 바람을 더 많이 맞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골드글러브 수상 후2주가 지났다. 수상 전과 뒤 달라진 게 있을까.수상 전에는 사실 골드글러브를 받을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수상을 하고 나니 욕심이 생기는 거 같다. 내년에도, 앞으로도 골드글러브 수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하면서 운동 중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는.밥 멜빈 감독(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님께 축하 받았던 게 좀 기억에 많이 남았던 거 같다. 내게 '내가 만나본 선수 중에 네가 정말 손에 꼽힐 만한 선수였다. 같이 해서 좋았다. 축하한다'고 말을 들었다. 너무 감사했다.-유틸리티 플레이어 골드글러브 부문 수상 경쟁이 쟁쟁했다. 그들을 제치고 김하성이 수상할 수 있었던 자신의 장점은 무엇일까.경쟁한 선수들 모두 너무 뛰어난 이들이라 걱정 하긴 했다. 수비 수치로 내가 더 좋아 받았던 것 같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골드글러브를 딱 수비만 본다. 수비 지표가 두 선수보다 좋아서 받았던 것 같다. -한국과 일본, 미국의 수비 스타일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한다. 직접 느껴본 차이는 무엇일까. 야구의 기본은 어느 정도 다 똑 같은 것 같다. 다만 미국은 좀 창의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맨손 캐치, 백핸드 캐치도 나오고 그후 바로 러닝 스로를 하는 경우도 많다.한국에 있을 때는 나도 기본기에만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무조건 정면에서 잡으려 했다. 미국에 오니 원 핸드 캐치를 자유롭게 잡았으면 좋겠다고 들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아졌다. 물론 MLB 그라운드 상태가 한국보다 좋았던 것도 (수비 스타일 차이가 생긴) 이유다. 그런 부분이 하나 하나 겹치다 보니 한국에서 보다 미국에서 수비가 좀 더 좋아졌던 거 같다.-멘털이 성장하도록 영향을 준 이가 있는지.야구는 한 시즌이 정말 길기 때문에 멘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찬호 선배와 이야기했던 게 정말 도움이 됐다.난 평생 운동만 하다 보니 항상 업 다운이 있다 생각했다.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MLB 진출 후 첫 해 큰 실패를 맛봤다.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낼 때였다. 그때 힘들었던 게 내가 '계속 올라가야 한다'고만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 올라가야 한다고만 생각하면서 야구하다 보니 떨어질 때 감당이 안 됐다.당시 이런 말을 박찬호 선배께 했다. 그랬더니 선배께서 해주신 말이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보다 꾸준히 나아간다 생각했으면 좋겠다. 안될 때는 잠깐 멈추고, 다시 또 시작하고 나아가면 된다"고 해줬다. 그 말이 멘털에 도움이 됐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최선을 다 하자고 생각하게 됐다. 그게 긴 시즌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됐다.- 매년 발전하고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나."첫 해 많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야구해오면서 항상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거보단 단단한 콘크리트 위에 성을 쌓아야 무너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노력했다. 노력은 모든 선수들이 다 하겠지만.그래서 안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정말 훈련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빠른 볼을 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수비는 첫 해에도 자신 있었는데 공격에서 문제점이 많이 나타났다. 공격적으로 정말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다. 일단 부딪혀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배팅머신을 160㎞/h에 맞춰 놓고 많이 쳤다. 그때 엄지 손가락도 참 많이 부었다. 그런 열정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최원제 코치님을 만나면서 다시 정립하는 계기도 얻었다. 그 과정에서 타격에서도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수비 부분에서는 내 어깨가 좀 좋다고 생각한다. 공을 잡으면 아웃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던 것 같다. 결국 그렇게 하다 보니까 수비 지표도 더 좋아졌던 거 같다. - 실질적인 조언을 후배 선수들에게 준다면.어린 친구들은 하나인 거 같다. 야구를 잘해야지 메이저리그 가는 건 당연하다. 그건 본인들이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 그보다 어릴 때 영어를 좀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한다. 의사소통이 결국 제일 중요하다. 난 메이저리그 갈 거라는 생각도 못했고 영어 아예 못해서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어린 학생들 꿈이 있다면 영어 공부 미리 해도 좋겠다. 메이저리그 안 가도 사회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정후와 우석이는 한국에서 워낙 잘하고 대단한 선수라는 거 이미 알고 있다. 그 선수들이 도전하는 게 다른 많은 선수들한테도 귀감이 될 것 같다.(회화 문제에서) 그 선수들이 만약 미국에 진출하면, 저랑 비슷할 거 같다. 두 선수도 제가 알기로 영어 잘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조금씩 공부하라는 말 해주고 싶다. 그리고 먼저 다른 선수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들은 어떻게 보면 MLB에서 이방인이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그 선수들이 우리를 어떻게 인정해줄지도 결정된다. 먼저 많이 다가갔으면 좋겠다. -수상 이후 목표, 롤 모델 있는지. 국내 비슷한 포지션 주목하고 있는 선수 있는지.골드글러브를 받았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많다. 올해 골드글러브뿐 아니라 실버슬러거에도 후보에 올랐고, 이런 부분이 제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데 동기부여가 되는 거 같다.내야수 중에는 김혜성이 다음 MLB 진출 후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뛰는 것도 봤다. 혜성이가 그 나이대 선수들과는 좀 다르구나 생각했던 거 같다. 혜성이가 잘 성장하면 저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성실한 선수고 야구 열정 많은 선수다.혜성이에게도 연락이 자주 온다. 궁금한 게 엄청 많은 것 같다. 궁금한 게 많다는 건 미국 진출 생각있다는 것이니 정말 감사하다. 내년 시즌 포스팅으로 알고 있는데, 혜성이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걸 보고 싶다.-메이저리그 수비 못지 않게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줬다. 내년에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 동시 수상 욕심은.받으면 정말 좋겠지만, 아직은 실버슬러거를 받기에 성적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내년에도 자신 있게 한 시즌을 치를 생각이다. 받기 힘들겠지만 한 번 후보에 올랐으니 노력해보겠다.MVP(최우수선수 )득표도 했는데, 투표해주신 분께 너무 감사드린다. 사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그런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투표를 받았다는 거에 대해서도 저에게는 큰 자부심인 것 같다.-올해부터는 마이너 거부권도 행사할 수 있는 계약이었다. 그게 심적으로 한 시즌 이어나가는데 도움이 됐나. 이런 부분에서 정후에게 많은 조언했다. 난 마이너 거부권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첫 해 엄청 못했는데 마이너에 안 내려갔다. MLB에서는 연봉을 많이 받으면 마이너리그에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그러다보니 마이너 거부권이 큰 의미 없던 것 같다. 내가 진출할 당시에는 선배들 중 마이너리그에 가 계셨던 분들이 좀 있었다. 마이너리그로 가면 정말 큰 일 나는구나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래서 저도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하지만 정후의 경우 미국에 진출한다면 돈을 적게 받고 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마이너리그 거부권에는 집착할 이유가 없을 거 같다. 마이너리그 거부권보다는 옵트아웃을 넣는 게 맞다고 본다. -내년 목표는.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이 골드글러브는 항상 받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건 수비라고 생각한다. 반짝이로 받은 게 아니라는 걸 계속 증명하고 싶다.- 미국 생활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첫 해는 다 어려웠던 거 같다. 지금도 사실 어려운 게 많다. 결국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되는 게 많아졌다. 그러면서 경험이 쌓여 편해지는 것 같다.사실 첫 해는 매일매일이 새로운 날이다 보니 그게 가장 어려웠다. 다음날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고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힘들었다. 지금은 3년 째가 됐고 이제 대충 안다. 스케줄도 그렇고 다음 날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게 됐다. 다 알고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세이브할 있게 됐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마찬가지다.그런 부분이 편해졌다. 시간이 결국 경험을 해봐야 얻게 되는 게 있는 거 같다.한국인 선수로서 책임감은 있다. 앞선 선배들이 결국 다 닦아놨던 길을 걸어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길을 또 걸었기 때문에 내 밑에 후배들도 좋은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정말 잘해야 할 것 같다.-타격 지표는 어떻게 향상시키고 싶은지.지난해 시즌 전 장타를 더 치고 싶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조금 아쉽다. 시즌 마지막 한 달이 정말 힘들었다. 내년에는 마지막까지 체력적으로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게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조금 더 강한 타구를 내년 시즌에도 날릴 수 있게 집중할 생각이다.아직 내 타격은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했던 훈련들을 꾸준하게 계속하면서 노력하겠다. 땀을 더 흘려야할 것 같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인데, 골드글러브를 갖고 나서는 FA 직전 시즌인데."내년이 FA라 중요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MLB 도전할 때부터 내게 중요하지 않은 시즌은 없었다. 그래서 늘 똑같이 최선을 다해 준비할 거다.FA를 하게 된다면 커리어 첫 번째 기회다. 다치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은 시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년 서울 개막전에 뛰게 됐는데."한국에서 열리는 첫 개막전에 참가해서 너무나 영광이다. 여기에 어린 친구들이 와서 보면 메이저리거의 플레이를 보고 꿈을 키울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두 경기를 하는데 한 경기에서 안타 하나씩은 치고 싶다.샌디에이고 선수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면 한국에 대해 많이 알려주고 같이 많이 돌아다닐 것 같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귀찮게 할 것 같다. 그래도 처음 오는 거니까 잘 데리고 다니겠다." 청담=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20 12:42
프로야구

[단독] 김성근의 돌직구 “사장들은 2~3년 후 떠난다. 야구 미래 고민하겠나”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여든이 넘은 노장(老將)은 지금도 야구장에 있다. 예능 프로그램 '최강 야구'에서 최강 몬스터즈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은 대부분의 시간을 훈련장(서울 노량진야구장)에서 보내고 있다. 한국 야구의 현실을 누구보다 상세하게, 냉정하게 말해줄 그를 만났다.김 감독은 201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후지나미 신타로(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을 처음 봤다고 한다. 일본의 고교생들을 관찰한 그는 이때부터 한일 야구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느꼈다."당시 협회장을 비롯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야구 발전을 위한) 10년 대계(大計)가 있느냐고. 답이 없을 뿐 아니라 관심조차 없더라. 경기장에 와서 자리나 지키다가 중간에 가버리더라. 아마추어 협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 야구단 사장도 모그룹에서 오지 않나? 그들은 2~3년 있다가 다른 곳으로 간다. 이런 상황에서 사장이 야구의 미래를 고민하겠느냐는 말이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이사회(야구단 사장 모임)의 영향을 받는 구조다. 중요한 포스트마다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누가 사명감을 가지고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는가?" 수업뿐 아니라 ‘진짜 교육’ 필요그는 인터뷰 내내 사명감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동력은 그것뿐이라고 역설했다."돈이나 지위를 좇는 사람은 절대 미래를 그리지 못한다. 현재에 안주하거나 다른 자리를 찾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감독은 연승을 달릴 때 연패를 대비해야 한다. 관중이 많을 때 KBO는 위기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 게 한국 야구의 현실이다. 거기에 야구인의 아픔이 있고, 슬픔이 있다."김성근 감독은 KBO리그의 기량 저하를 걱정했다. 한국 투수들의 구속이 예전보다 빨라진 건 틀림없다. 그러나 제구력 등 기술적인 발전이 동반되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했다. 특히 수비 실책을 남발하는 건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이건 아마추어로부터 시작된 문제라고 본다. 유소년부터 중고교생까지 괜찮은 선수들이 꽤 있지만, 전체적인 기량은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 감독‧코치들이 어떻게 가르칠지 몰라 선수들이 나쁜 폼을 고치지 못한다. 그러면 부상이 생긴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훈련 시간은 적은데 중-고교 대회는 너무나 많다. 좋은 투수가 예선에서 많이 던지느라 정작 준결승, 결승에는 등판하지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 우승한다고 해도 전혀 우승팀답지 않다."김 감독의 주장은 '고교 야구 주말리그제'로 대표되는 운동선수들의 학습권 보장과 연관이 있다. 이는 중고교 선수들이 정규 수업을 듣고 경기는 주말에 하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는 "공부시키자는 걸 누가 반대하나. 그런데 억지로 수업을 들었다고 정말 교육이 됐는가? (탁상행정 탓에) 운동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까지 수업을 받는다면, 아침과 저녁에 훈련하면 된다"라고 주장했다.그의 비판은 유관 기관인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까지 향했다.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운동할 권리와 직업 선택권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김성근 감독은 "난 지금도 시간이 나면 책을 읽는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다. 내가 프로야구 감독을 할 때 스프링캠프에서 매일 한두 시간씩 선수들을 교육했다. 학생 야구도 정말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며 “요새 학교폭력 등도 이슈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가장 나쁜 일은 선수들의 미래를 막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돈‧지위 아닌 사명감 좇아야김성근 감독은 한국 야구인 중 일본 프로야구(NPB)를 가장 오래, 깊이 들여다본 지도자다. 2005년 롯데 마린스의 인스트럭터, 2006년 정식 코치를 지냈다. KBO리그에서 감독 커리어를 마치고 2018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코치 고문을 맡았다. 2020년부터는 1군 코치 고문, 2022년에는 특별 어드바이저로 활동했다.김성근 감독은 "예전의 일본 야구를 생각해선 안 된다. 일본 선수들 체격이 좋아진 데다 훈련 방법도 과학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인터뷰 도중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투구와 타격 자세를 재연했다. 2023년 WBC에서 우승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미‧일 리그에서도 맹활약하는 건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한 훈련 덕분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반면 KBO리그 선수들은 WBC에서 부진했을 뿐 아니라 부상도 워낙 많았다.그는 "WBC에 출전한 몇몇 우리 선수들을 보라. (근육이 아니라) 살이 붙어 있더라. 대회에 나갈 준비가 안 돼 있었다. 그런 선수를 왜 뽑았나?"라고 물었다. 아마추어가 기본기를 다지는 데 소홀하고, 프로에는 체계적인 훈련을 도울 '코치의 부재'가 김성근 감독이 안타까워하는 한국 야구의 문제였다.김성근 감독은 "현재에 만족해서 그렇다. 더 발전하려고 노력해야 미래가 있다. 2007년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시리즈에 참가했다. (일본시리즈 우승팀) 주니치 드래건즈를 두 번 만나서 예선(6-3)에서 이겼지만, 결승(5-6)에서 졌다. SK는 다음날 귀국하지 않고 일본 고치 캠프로 갔다. 코치‧선수들에게 '퍼펙트한 팀을 만들자'고 했다. 그게 SK 왕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다시 사명감으로 이어진다."지난해 말 SK 출신 선수들이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감독님 계실 때 훈련하느라 죽을 뻔했다. 그래도 덕분에 성공했다'고 하더라. '내가 더 죽을 뻔했다'고 했더니 선수들이 '그건 맞다'며 웃더라. 나는 이 더위에도 하루 300개씩 펑고(fungo, 수비 훈련을 돕기 위해 타구를 날리는 것)를 친다. 집에 가면 온몸이 아프지만, 선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선수를 살리는 게 지도자다."인터뷰 내내 김성근 감독은 한국 야구의 총체적 문제를 지적했다. 행간을 잘 읽어보면 그가 아쉬워하는 대상은 선수보다 행정가와 지도자, 즉 '야구계의 선배'였다.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나누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소프트뱅크를 떠나면서 일본의 전설적인 홈런왕 출신 오 사다하루(83) 호크스 야구단 회장과 나눈 일화를 전했다."오 회장이 '긴상(金さん),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마지막 가는 길에 (야구계에) 혼을 선물하고 가자'고 했다. 나는 '좋습니다. 대신 악에 받쳐서 합시다. 사람들로부터 칭찬받는 일은 하지 말자'고 답했다.”김식 기자 ◆김성근(金星根, 1941년 10월 30일~)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1961년부터 한국 실업야구에서 뛰었다. 선수 은퇴 후 마산상고, 충암고, 신일고 등에서 감독을 맡았고, 1982년 OB 투수코치로 프로 무대에 들어왔다. 1984년 OB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 돌핀스(1989~90년) 삼성 라이온즈(1991~92년) 쌍방울 레이더스(1996~99년) LG 트윈스(2001~2002년) SK 와이번스(2007~11년)를 거쳐 한화 이글스(2015~17년) 감독을 역임했다. SK 시절엔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야신(野神)’으로 불렸다. 비판 의식이 강한 탓에 구단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2023.09.28 11:00
연예일반

끈끈 케미+호연..우도환·김지연 ‘조선변호사’, 웃음 만발 현장

배우들의 물오른 케미가 돋보인 ‘조선변호사’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됐다.9일 MBC 금토드라마 ‘조선변호사’(연출 김승호, 이한준, 극본 최진영, 제작 피플스토리컴퍼니, 원콘텐츠) 제작진은 우도환(강한수 역)과 김지연(이연주 역), 차학연(유지선 분) 등 배우들의 물오른 케미가 눈길을 끈 11, 12회 비하인드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우도환은 고문당하는 장면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고, 우도환을 구하기 위해 나타난 이규성(동치 역)과 주아(오월 역), 유예빈(정향 역) 등 배우들의 호흡이 현장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궁궐 안에서는 연주 공주의 생일잔치가 열렸다. 차려진 음식을 편하게 손으로 집어 먹는 송건희(이휼 역)를 본 김지연은 “체통을 지키시오!”라고 말하고, 옆에 있던 신동미는(홍씨 역) “왕이 젓가락질을 해야지”라며 꾸짖어 웃음을 유발했다.우도환과 김지연의 유쾌한 만남도 그려졌다. 촬영 시작 전, 김지연의 웃음 버튼인 우도환은 그새 장난기가 발동해 웃음 짓게 만드는 등 얼굴만 봐도 ‘까르륵’인 조선변호사의 현장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됐다.소원각에서의 우도환과 김지연의 연기 호흡은 돋보였다. 두 사람은 리허설부터 본 촬영, 모니터까지 진지하게 임했고 서로를 향한 애절한 장면을 탄생시켰다.한편 천호진(유제세 역)의 공방에 조변즈가 모였다. 천호진의 실수에 김지연은 웃음보가 터지며 “선배님 아이스크림”이라고 장난을 걸었고, 이에 발끈한 천호진의 티키타카 또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그런가 하면 차학연은 대사 실수하고는 이내 “대사 틀리면 (연주에게서) 웃음 터지는 기운이 나”라며 김지연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조선변호사’는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09 15:58
IT

출항도 전에 흔들기 직면한 KT 윤경림호, '한 표'에 사운 걸렸다

KT가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 후보 최후의 1인으로 내세운 윤경림 사장이 시작부터 외압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우군으로 분류됐던 2대 주주 현대자동차는 등을 돌리고 검찰은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봉착했다.이제 믿을 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정기 주주총회뿐이다. 최종 관문인 CEO(최고경영자) 투표에서 개인·외국인 투자자의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 됐다.KT는 13일부터 30일까지 대표 선임을 비롯해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의 건 등에 대한 주주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주총은 오는 31일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센터에서 개최한다.사실상 윤경림 사장이 KT 대표에 오르기 위한 표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당초 해볼 만한 싸움으로 여겨졌지만 분위기가 역전됐다.이번 주총 의결권 행사의 기준이 되는 주주명부 폐쇄일(2022년 12월 27일) 기준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10.13%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반대표를 시사했다. 이른바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경영 투명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그런데 미래 모빌리티 협력을 위해 지난해 9월 7500억원 규모의 지분 혈맹을 맺은 현대자동차가 국민연금의 편에 섰다. 최근 KT 측에 '대주주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사를 KT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5.48%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 신한은행도 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을 앞세운 정부의 입김에 회사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예상보다 빠르게 찬성표 지분을 모으고 있다.온라인 카페 'KT주주모임' 가입자는 1100명을 돌파했다. 지난 11일 기준 285만주가 KT를 지키기 위한 투표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체의 1.1%에 해당한다는 게 카페 운영자의 설명이다.한 주주는 "외부의 부당한 공격과 개입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42.70%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이 중 미국 자산운용사 티로우 프라이스가 새로운 세력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7일 기준 5%까지 지분을 늘렸다. 작년에도 4%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5%가 넘어 공시 대상이 되면서 이름이 공개됐다.정부의 방향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있어 투자자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윤경림 사장은 후보에 오르자마자 정부와 여당을 달래기 위한 작업에 팔을 걷어붙였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지배구조개선TF'(가칭)를 꾸려 대표 선임 절차·이사회 구성·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 규준 강화를 약속했다. 현 정부 친화적인 인물을 이사회와 계열사 대표직에 앉히는 '코드인사'도 단행했다.하지만 윤정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 내정자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윤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로, OBS 경인TV 사장을 지낸 바 있다.앞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KT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가 이틀 만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고문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경제특보를 맡았다.이미 윤경림 사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강철·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해 이사회 구성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의 수사 압박도 윤경림 사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구현모 KT 대표와 윤경림 사장이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정거래조사부가 맡은 사건이 많아 당장 수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또 윤경림 사장은 현대차 임원 재임 시절 구현모 대표의 친형 회사인 에어플러그에 현대차그룹이 투자하는 과정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KT 측은 "사옥 시설 관리·미화·경비 보안 등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으며,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이어 "현대차-에어플러그 인수 당시 윤경림 사장은 투자 의사 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KT는 윤경림 사장이 통신 3사와 CJ, 현대차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통신·모빌리티·미디어 전문성을 인정받아 후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13 07:00
프로야구

'코리안 특급' 특별 지도 효과, 두 마리 토끼 잡은 장재영

"이럴 때 '친구 찬스' 쓰는 거죠." 홍원기(50)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비공식' 인스트럭터로 나서 소속팀 투수들을 지도한 '친구' 박찬호(50)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키움 '미래 에이스' 장재영(21)은 박찬호에게 투구 기술과 멘털 관리 노하우를 배웠다. 키움 선수단은 지난달 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5일(한국시간) 귀국했다. 홍원기 감독은 "캠프를 앞두고 정한 개별 목표를 충실히 수행한 것 같다. 야수 박주홍·임병욱, 투수 장재영·변시원이 유독 성장한 것 같다. 이형종·원종현·임창민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팀에 잘 녹아 들었다"고 총평했다. '특급 유망주' 장재영이 선발진 진입 청신호를 밝힌 게 고무적이다. 그는 지난해 11~12월 참가한 호주 프로야구리그에서 이전보다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뮬레이션 게임,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평가전에 등판해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록보다 투구 내용이 좋았다는 평가다. 장재영은 2021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였다. 계약금으로 역대 2위 규모인 9억원을 받을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2시즌(2021~2022) 동안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150㎞/h 중·후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그런 장재영이 이번 캠프에서 '영점'을 잡은 모습을 보여줬다. 구속은 150㎞/h 초반이 찍혔지만,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이 많지 않았다. 멘털도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다가올 시즌(2023) 선발진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장재영이 도약 발판을 만든 건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지도 덕분이다. 박찬호는 지난달 14·15일 키움 캠프를 찾았고,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직접 지켜본 뒤 개별 지도까지 나섰다. 고교(공주고) 동기동창인 홍원기 키움 감독의 요청이 있었다. 박찬호는 장재영이 투구할 때 머리가 흔들리는 점을 지적했다. 힘을 너무 많이 쏟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최고 구속보다 느린 공을 던져도, 원하는 위치로 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시즌(2021~2022) 득점권 위기에서 피출루율 0.500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장재영에게 "어떤 투수나 점수를 내줄 위기에선 긴장하게 마련이다. 그걸 인정하고, 그저 조금이라도 긴장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장재영은 "박찬호 선배님과는 고교 시절 해외 전지훈련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가끔 문자를 주고 받으며 조언을 구했다. 프로 데뷔 뒤엔 이번 캠프에서 조우했는데, 확실히 이전보다 엄격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많이 해 주시더라. 이틀이나 방문해 기술과 멘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 주셔서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홍원기 감독은 부임 뒤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지휘했다. WBC 방송사 해설위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특별 고문 수행 등 여러 일로 바쁜 박찬호지만, 친구와 후배들을 위해 시간을 냈다. 홍원기 감독도 "박찬호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KS)를 치를 때도 경기장에 방문해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을 줬다. 젊은 투수들에게는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안희수 기자 2023.03.06 07:30
스타

칠봉이·구동매·안정원·상수 선배…40대 유연석의 전성기는?

이쯤 되면 변신의 귀재다.수지의 강남 선배를 넘어 칠봉이, 구동매, 안정원 선생, 데이빗을 지나 상수 선배까지. 맡는 역할마다 완벽에 가까운 소화력을 자랑하며 배역 그 자체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지난 9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의 서사를 이끌며 애절한 사랑꾼으로 변신한 배우 유연석의 이야기다. 2003년 영화 ‘올드보이’로 배우 생활을 시작해 어느덧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 유연석은 그간 다채롭게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스크린 데뷔작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속 유지태가 맡은 이우진의 아역으로 등장해 배우로서 첫걸음을 뗀 이후 공군 복역을 마친 그는 연극,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을 가리지 않고 대중에 모습을 비췄다. 독립 영화 ‘열여덟,열아홉’ ‘혜화,동’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단숨에 떠오르는 신인 배우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조연을 맡은 영화 또한 흥행하며 유연석의 인지도는 더욱 상승했다. 2012년 한국 로맨스 대표작이자 ‘국민 첫사랑 영화’인 ‘건축학개론’에서 과거 서연 역으로 분한 수지가 동경하는 대학 선배 재욱 역을 맡아, 모든 것에 능숙한 나쁜 남자를 완성도 있게 연기했다. 같은 해 송중기, 박보영 주연작 ‘늑대소년’에서는 일명 ‘인간 쓰레기’로 불리며 소탐대실의 훌륭한 예시를 보여준 인물 지태로 변모했다. 그는 순이(박보영 분)를 짝사랑하지만 정작 다른 여자와 놀아나는 악역 지태의 면면을 세밀히 표현해 대중에게 호평받았다. 드라마, 영화 조연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던 그에게 배우로서 한 계단 올라갈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 있다. 2013년 전 세대에게 사랑받으며 대흥행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였다. 첫 드라마 주연작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유연석은 훈남 야구 선수 칠봉이 역을 맡아 앞서 선보인 차가운 악역 이미지와 상반되는 달곰한 모습으로 뭇 여성 팬들의 마음을 울리며 배우로서 탄탄히 자리매김했다. 의사 이미지로도 유명세를 탄다. 2016년에서 2017년 방영된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유연석은 잘생긴 연하남 의사 강동주를 맡아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멜로 장인’으로 거듭났다. 이후 2018년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으로 그는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유연석은 백정의 아들 구동매로 맞춤옷 연기를 선보였다. 오직 조선 최고 사대부댁 애기씨 애신(김태리 분)을 사랑해서, 사랑에 미친 사내 구동매로 접신한 듯 배역 그 자체로서만 존재했다. 2년이 지난 2020년 봄, 안방극장에 온기를 가득 안긴 힐링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전성기를 다시 맞았다. 천사 같은 성품의 소유자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으로 그는 매주 목요일 밤을 환하게 밝혔다. 2021년 이어진 시즌2에서도 유연석의 에너지는 동일했다. 뮤지컬 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헤드윅’,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베르테르’ 등 남다른 가창력과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뮤지컬 배우 유연석으로서의 삶도 꼼꼼히 꿰맸다. 스크린 위에 펼쳐진 배우 유연석의 얼굴도 각양각색이었다. 영화 ‘제보자’, ‘상의원’, ‘은밀한 유혹’, ‘그날의 분위기’, ‘뷰티인사이드’, ‘해어화’, ‘강철비2: 정상회담’, ‘새해전야’ 등 다양한 작품과 배역에 도전했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 한 달도채 안 된 시점에 누적 시청 1억 시간을 돌파한 시리즈 ‘수리남’에서는 데이빗 박을 연기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콜롬비아에서 자라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하는 한인 2세이자, 전요한(황정민 분) 조직의 법률적 자문을 도맡는 고문 변호사로 열연했다. 최근 종영한 ‘사랑의 이해’를 통해 유연석은 더 깊은 감성의 연기를 선뵀다. 30대 끝자락에 임한 이 작품에서 그는 대책 없이 휘말리곤 하는 ‘사랑’의 과정을 노련하게 담았다. 하상수 역을 맡아 감정의 불확실함에 빠져 괴로워하는 인물을 전매특허 눈빛 연기와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찍어낸 것. 사랑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인물의 변화 또한 자연스럽게 그리며 매회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받았다. 오는 3월 1일 유연석은 영화 ‘멍뭉이’로도 관객을 찾는다. ‘멍뭉이’는 동생 같은 반려견 루니에 진심인 민수(유연석 분)가 견주 인생에 위기를 맞고 사촌형인 진국(차태현 분)과 뜻밖의 여정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실제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유연석이 견주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아 새로운 집사 찾기에 나서는 민수 역을 맡아 사실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수많은 작품, 캐릭터로 매번 그다음을 기대케 하는 배우 유연석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2.1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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