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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김혜윤 "'어하루' 찍으며 링거투혼, 스스로 오기 생겨"
배우 김혜윤(23)이 2019년 흥행 가도를 달렸다. 올해로 데뷔 7년 차, 묵묵히 기다린 끝에 기회가 주어졌다. 상반기엔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JTBC 'SKY 캐슬' 예서로 안방극장의 눈도장을 찍었다. 차기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김혜윤은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를 통해 '미니시리즈 1번 여자주인공' 자리를 꿰찼고 도전에 나섰다. 초반 우려를 딛고 주인공의 무게를 견뎌냈다. 1020 세대의 지지 속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김혜윤'이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링거 투혼에도 쓰러지지 않고 완주했다. "내 그릇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래 배우들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드라마 종영 후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는 "그간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 싶다"면서 첫 제주 여행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그 모습은 23살, 때 묻지 않은 모습이었다. -'SKY 캐슬' 전과 후, '어하루' 이전과 이후가 많이 달라졌죠. "'SKY 캐슬' 이후엔 180도 달라졌죠. 누가 범인이냐, 그리고 제 사인을 원해서 설날 때 인기스타였어요. 근데 '어하루' 끝난 후엔 주변에서 직업 환경이 부럽다는 말을 많이 해요. 다른 배우들 사인을 많이 부탁해서 조만간 또 받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애교가 늘었어요. 부모님이 부담스러워해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단오 특유의 몸짓이 남아 있으니까 '얘 왜 이래?' 그러더라고요.(웃음)" -위치가 달라진 것도 느끼지 않나요. "주인공이라고 해서 달라진 건 크게 없었어요. 초반엔 분량이 쏠리니까 그럴 수 있었지만 드라마 중반부터는 오남주와 여주다 이야기가 나오고 저와 하루, 백경 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에 분산이 되잖아요. 제가 주인공 위치에 있는 것 같은 체감이나 그런 게 확 와 닿지 않았어요." -키 차이가 정말 만화 같았어요. "저렇게 큰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어요. 제일 작은 친구가 (김)영대였는데 185cm였어요. 그게 제일 작은 거였으니 할 말이 없죠. 정말 드라마더라고요." -모든 이야기(웹툰 속 스테이지와 쉐도우)를 설명해주는 유일한 캐릭터였어요. "한 회에 다 나와요. 그걸 혼자 깔깔거리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자아 없는 친구들이 자아를 찾은 후 다들 찾아와서 '사각' 이거 어떻게 하냐고 묻더라고요. 그런 질문을 하니 괜히 친근함이 느껴지고 드디어 너희랑 쉐도우에서 만날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사각'할 때 실제론 효과음이 없다 보니 그 순간은 수치스러워요. 혼자 연기할 땐 괜찮은데 둘 이상이 같은 프레임에 걸려 하면 많이 낯간지러워요. 그래서 NG를 많이 냈어요. 특히 (이)재욱이랑요." -재욱 씨는 어떤 막내였나요. "실제론 오빠 같기도 해요. 백경 캐릭터랑 정반대로 정말 잘 챙겨주고 스위트 해요. 재욱이랑 로운이한테 실제로 많이 의지했어요. 합의는 안 됐는데 재욱이한테 '오빠'라고 불러요. 탐탁지 않아하지만 그냥 오빠라고 부르죠. 오빠 같아요." -다들 캐릭터와 정반대 성격이더라고요. 혜윤 씨만 은단오와 진짜 비슷하다고 하던데요. "(정)건주 오빠랑 감독님이 '단오랑 혜윤이랑 가끔 구분이 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헷갈려요. 혜윤이의 사심이나 진심이 단오한테 비쳐서 나온 적은 없는데 말투나 행동이 구별이 없는 것 같아요. 생각이나 세계관, 가정환경도 다르지만 말투나 행동이 좀 비슷해진 것 같아요." -은단오가 정말 사랑스럽더라고요. "작가님의 애정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아요." -배우들의 단체 대화방이 있다고요. "요즘 가장 핫한 이야기가 '너 무슨 얘기했더라' 이거예요. 다들 인터뷰를 하다 보니 어떤 기자님 만나서 무슨 얘기했더라. 이런 이야기죠. 오늘 이슈는 제가 극 중에서 이상형 물었을 때 '하루는 답답하고 백경은 무섭고 도화는 너무 편해서 설렘이 안 느껴지고 진미채는 정상이 아니고 남주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형이 없다'고 답했는데 (이)태리 오빠가 그걸 캡처해서 '진미채는 이상하다'에 형광펜을 쳐서 물음표를 달았더라고요. '사심'이라고 답하니 확인 사살해서 두 번 죽인다고.(웃음)" -연기를 하면 할수록 성장한 걸 느끼나요. "뭔가 더 책임감이 느껴져요. 예서를 할 때는 캐릭터밖에 못 봤어요. 시야가 좀 좁았는데 단오를 하니 어쩔 수 없이 1회부터 흐름을 보게 되면서 시야가 좀 넓어졌어요. 좀 더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전보다는 트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10년 뒤가 궁금해요." -7년 사이에도 엄청나게 달라졌는걸요. "7년을 버텼는데 그 사이 이 업계를 떠난 사람도 많아요. 주변에만 봐도 그래요. 학원 같이 다니던 친구들도 떠나고 대학 동기들도 그렇고. 힘들어서 그만두거나 전공을 바꾸거나 그랬어요. 올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기회가 주어진 게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링거 투혼을 발휘했다고요."6부 정도 찍었을 때였어요. 피곤하다, 졸리다 이런 게 상식적인데 그걸 넘어서니 몸에서 열이 나더라고요. 링거 맞을 때는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었어요. 두 세 달 동안 분량도 많았고 여름이고 게다가 조명을 계속 쐬니 열이 식지 않았죠. 대사를 하는데 눈물이 자꾸 나더라고요. 대사가 네 마디, 세 마디인데 그게 안 외워지고요. 웃어야 하는 신인데 웃음이 안 나와서 세미가 웃는 걸로 바꿨어요.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그때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하고 병원에 갔어요. 머리가 핑 돌더라고요." -그 이후엔 어떻게 버텼나요. "끈기와 고집스러움 같은 게 있어요. 뒤로 갈수록 쓰러지려고 했던 부분에 대한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다 해봐야지!' 하면서 약이란 약 다 먹고 버텼어요. 홍삼도 먹고 비타민도 먹고 그랬죠.">>[취중토크③] 에서 계속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영상=김진경 기자 [취중토크①]김혜윤 "로운, 편하고 좋은 자극 준 친구"[취중토크②]김혜윤 "'어하루' 찍으며 링거투혼, 스스로 오기 생겨" [취중토크③]김혜윤 "답답함 이겨내려 미러볼 켜고 노래 불렀죠"
2019.12.06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