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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회사의 얼굴이 바뀐다' 제약업계 세대교체 눈길

최근 제약업계 오너가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를 맡으면서 경영 승계를 위한 밑거름을 다지고 있다. 주로 신사업이나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라는 ‘킹메이커’와 보폭을 맞추면서 지분 승계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신사업 발굴, 글로벌 확장 중책 최근 제약업계에서 세대교체가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오너가 3·4세들의 대표 승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화약품의 윤인호 부사장은 지난 3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윤 대표는 동화약품의 ‘제2의 창업자’로 꼽히는 보당 윤창식 선생의 증손자로 오너가 4세다. 2013년 8월 동화약품 재경부에 입사해 12년 동안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OTC(일반의약품) 총괄사업부 등 주요 부서를 거쳤다. 윤 대표는 전문경영인 유준하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기존 사업들을 맡고, 윤 대표가 신사업 등 사업다각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 대표는 “국내 최장수 제약회사로서 쌓아온 역량과 신뢰, 업계 최고 수준의 공정 거래 및 윤리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에 힘써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달 중순에 대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취임식에서 앞으로 나아가야할 비전들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보령은 오너가 3세 김정균의 단독대표 체제가 가동됐다. 기존 장두현 대표와 각자대표 구도에서 단독으로 변경되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에 돌입했다. 보령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인 김 대표는 2014년 보령에 입사해 2022년 대표에 선임된 바 있다. 김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신사업은 우주 사업이다. 보령은 미국 우주개발 기업 ‘엑시엄 스페이스’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우주 헬스케어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우주 환경에서의 의약품과 이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촉진할 계획이다. 보령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영역”이라고 밝히며 우주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제일약품은 한승수 회장의 장남인 한상철 사장이 올해 공동대표로 선임돼 회사를 이끌게 됐다. 한 사장은 전문경영인 성석제 대표와 호흡을 맞추며 제일약품의 도약을 준비하게 됐다. 오너가 3세인 한 사장은 2006년 제일약품 부장으로 입사한 뒤 마케팅 전무와 경영기획실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23년 제일약품 사장에 올랐다. 2017년부터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020년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설립을 주도했고, 지난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큐보정’을 국내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아 제일약품의 체질 개선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대원제약은 창업주인 백부현 회장의 손주인 백인환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1984년생인 백 사장은 백승호 회장의 장남으로 2011년 전략기획실 입사한 뒤 해외사업부, 신성장추진단, 마케팅본부를 거친 뒤 경영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대원제약은 올해 유노비아와 공동개발 중인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역류성 식도염치료제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올해 3상 진입 후 내년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면서 호흡기 중심의 사업에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백인환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을 하는 등 리더십에 힘을 계속 실어주는 행보라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온전한 지배 위한 지분 확보 과제 3·4세 경영을 본격화하며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지분 승계를 마무리해야 온전한 경영권 구축이 가능하다.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는 탄탄한 지배구조가 필수다. 동화약품의 경우 윤인호 대표의 경영 승계가 마무리됐다. 윤 대표는 디더블유피홀딩스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고, 동화약품 지분도 6.4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윤도준 회장은 올해 윤 대표에게 동화약품 보통주 4.13%를 증여해 지분율이 1%로 줄어들었다.대원제약의 경우 형제의 공동 경영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숙부와 조카 관계인 백인환 대표와 백승열 부회장이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백 대표는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하지만 백 부회장의 장남인 백인영 상무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후계자 경쟁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현재 백 대표가 대원제약 지분 5.87%를 보유하고 있고, 백 상무는 2.92% 지분율을 갖고 있다. 백 회장과 백 부회장은 각각 9.63%와 11.34%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선 백승호 회장, 백승열 부회장 집안의 지분율이 15.50%, 14.26%로 엇비슷하다. 현재 흐름상 ‘사촌 경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보령의 경우 경영 승계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김은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지주사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회장의 지분율은 44.93%, 김 대표의 지분율은 24.01%다. 핵심 계열사 보령의 경우 김 대표의 지분율은 0.94%에 불과하다. 제일약품도 지분 승계가 진행 중이다. 한승수 회장이 제일파마홀딩스 지분 57.80%로 지배하고 있고, 한상철 사장의 지분율은 9.70%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3·4세들이 10년 이상의 경영수업을 통해 전면에 나서는 시기가 왔다. 오너가들은 신사업이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성과를 내고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03 06:30
산업

'적자 전환' 제일약품, 오너가 한상철 공동대표 선임 '3세 경영 본격화'

제일약품이 오너가인 한상철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하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26일 제일약품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에서 한상철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한 사장은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의 장남이다. 이에 따라 제일약품은 전문 경영인인 성석제 대표와 한상철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다.한 대표는 제일약품 창업주 고 한원석 회장 손자다. 연세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2006년 제일약품 부장으로 입사했다. 마케팅 전무와 경영기획실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23년 제일약품 사장에 올랐다. 2017년부터 지주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한 대표는 제일파마홀딩스 지분 9.70%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최대 주주다. 한승수 회장이 지분 57.80%로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지분 증여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대표는 경영에 필요한 주요 요직을 거치면서 신약 연구개발 집중과 사업다각화, 신사업 발굴 추진 등을 통해 회사의 성장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한 대표 주도로 2020년 설립된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설립 4년 만인 지난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큐보정'을 대한민국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아 상품매출 중심이던 제일약품의 체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지주사격인 제일파마홀딩스도 25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제6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한상철 이사 재선임의 건,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보수한도액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800억원 등 주요 경영실적도 보고됐다. 제일파마홀딩스의 2024년 매출은 전년 8040억원에서 다소 하락했다. 또 2023년 영업이익 208억원에서 영업손실 11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주력 계열사인 제일약품도 2024년 매출 7045억원에 영업손실 18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는 “철저한 예측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지원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2025.03.26 06:30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죽을힘을 다한 후의 희열...몰두의 맛

몰두는 ‘어떤 일에 온 정신을 다 기울여 열중함’이란 뜻의 단어입니다. 오래전에 성석제가 몰두에 대해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개의 몸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있다. 진드기는 머리를 개의 연한 살에 박고 피를 빨아먹고 산다. 핀셋으로 살살 집어내지 않으면 몸이 끊어져버린다. 한번 박은 진드기의 머리는 돌아 나올 줄 모른다. 죽어도 안으로 파고들어 가 죽는다. 나는 그 광경을 ‘몰두’라고 부르려 한다.”'沒頭'. 빠질 몰, 머리 두. 자신의 목숨과 맞바꿀 만큼 집중하는 것이 아니면 감히 “몰두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개의 연한 살에 박힌 진드기처럼 그때에 제 머리에 박혔습니다. 더 오래전에 읽은 글입니다. 책 제목도, 저자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작가끼리 노닥거리고 있었습니다. 한 작가가 마감할 원고가 있으니 잠시 일을 하겠다고 다른 자리로 갔습니다. 두어 시간 만에 10여 장의 원고지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당시에는 컴퓨터 같은 게 없었습니다. 육필 원고입니다. 원고지에는 수정을 한 자리가 없었습니다. 손볼 것이 없는 훌륭한 글이었습니다. 작가가 일을 한 자리에는 파지가 한 장도 없었습니다. 원고지 10여 장의 글을 단숨에 내달린 것이지요.이 일화를 책에서 읽으며 제가 도달할 직업 글쟁이로서의 한 경지를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초집중의 자세로 내달리는 것입니다. 그 마음가짐으로 오랫동안 참 많은 글을 썼습니다. 제가 책에서 본 그분의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원고는 단숨에 끝냅니다. 물론 글쓰기 전까지 자료를 찾고 구성을 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글의 처음과 끝이 분명해지면 자리에 앉아서 내달립니다. 한 호흡으로 내달립니다. 몰두하는 겁니다. 그러고 나면, 그러니까 몰두하여 글을 쓰고 나면, 희열이 따릅니다. 저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을 지르기도 합니다. 개의 몸에 머리를 박은 진드기가 몸을 당겨도 악착같이 버티는 이유는, 머리를 박아서 얻어내는 생명 유지의 희열이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인간도 진드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몰두의 희열을 압니다. 죽을힘을 다하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것은 인류 보편의 경험칙입니다.죽을힘을 다해 몸을 쓰는 사람으로는 운동 선수가 대표적입니다. 운동이 선수에게 고통만 준다면 그 운동을 다시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연아의 부어오른 발, 박지성의 멍든 발, 강수진의 비틀린 발은 고통의 흔적이면서 동시에 희열의 흔적이기도 합니다.인간 뇌는 고통의 시간을 겪고 나면 반드시 보상의 도파민을 터뜨립니다. 인간이 모험적인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쉬운 일만 하면 보상은 없거나 적습니다. 희열을 맛보려면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일에 자신을 밀어넣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실패하면 희열도 없을 것이라는 걱정은 괜한 것입니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 희열은 큽니다.저는 몸이 작고 체력이 약했습니다. 중학교 체력장 시험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오래달리기는 운동장을 다섯 바퀴 돌아야 합니다. 대여섯 명을 한 팀으로 해서 뛰는데, 키 순서대로 팀을 짭니다. 그날 저는 제일 앞줄에 섰습니다. 선생님이 웃으며 봐주었습니다. 저와 같이 뛰는 친구들은 키가 머리 하나는 더 있었습니다.출발 신호와 함께 있는 힘을 다해 내달렸습니다. 100m 달리기 하듯 뛰었습니다. 순간적으로 키 큰 친구들을 앞섰습니다. “우와~” 하는 함성이 들렸습니다. 그러나 체력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운동장을 한 바퀴도 못 돌고 뒤로 밀렸습니다. 세 바퀴가 넘어가자 저는 꼴찌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가슴은 터질 것 같았고 목구멍은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골인을 하고 저는 쓰러졌다. 한참 후에 몸을 세워서 수돗가로 갔습니다. 몸을 숙여 머리에 물을 적시면서 토했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희열이 몸을 때렸습니다.세상 같은 것은 져도 됩니다. 자신을 이기는 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습니다. 2023.12.07 07:00
연예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동참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했다. 제일약품은 28일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성석제 사장이 이번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성석제 사장은 박근태 대한내과의사회 회장의 지명을 받았다. 성석제 사장은 다음 캠페인 주자로 박종재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고려의대 교수), 문희석 한국다케다제약 대표, 신홍규 뉴신팜 대표를 지목했다.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는 참가자가 슬로건인 '1(일)단 멈춤, 2(이)쪽 저쪽, 3초 동안, 4(사)고 예방'을 SNS에 공유하고 다음 참가자를 지명하는 방식의 릴레이 캠페인이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어린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운전 문화를 정착시킬 목적으로 시작해 현재 각계각층 리더들이 동참하고 있다. 성석제 사장은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의미있는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우리 어린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제일약품 임직원 모두는 교통안전 실천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21.07.28 11:29
경제

[제약CEO] 6연임 제일약품 '장수 CEO' 성석제, 새로운 성장동력 과제 직면

1959년에 창립한 제일약품은 전신인 제일약품산업 때부터 외국 의약품 수입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삼았다. 이런 사업의 흐름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 제일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매출 규모 톱10으로 외형은 성장했지만, 미래 성장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6연임 ‘장수 CEO’ 명예 타이틀의 명암 성 대표는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 6연임을 달성하며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2005년부터 제일약품 대표이사에 오른 성 대표는 16년째 장수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3년 임기를 보장받은 성 대표는 2023년 3월까지 제일약품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 대표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제일약품은 외형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성 대표 취임 전 제일약품의 매출은 2211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6714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성 대표가 진두지휘한 뒤 3배 이상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연평균 매출 증가율을 계산하면 14%가 넘는 성장세다. 이런 가시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성 대표는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성 대표의 성과는 한국화이자제약과 관련이 깊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재정·운영 담당을 거친 뒤 부사장까지 역임한 그는 화이자와 끈끈한 연을 맺고 있다. 제일약품은 다국적 제약사인 화이자 제품을 주로 수입해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국내 파트너사다. 화이자 등 다른 제약사에 대한 의존 비중이 높은 제일약품으로서는 성 대표만큼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경영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력 때문에 성 대표는 오너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을 비롯한 한상철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도 성 대표를 쉽게 놓을 수 없는 입장이다. 타사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일약품의 경우 판권 계약이나 종료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의 경우 판권 계약이 종료되면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을’이고, 판매 대행사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타사 제품 의존도 80% 육박, 영업이익률 0.06% 제일약품은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 2019년 매출 6714억원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106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영업이익 74억원, 순이익 19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내렸다. 영업이익률이 0.06%에 그치고 있다. 1만원짜리 상품을 하나 팔면 6원이 남는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상위 10대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5%대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제일약품의 영업 실적은 저조하다. 순이익도 2018년과 비교해 무려 125억원이나 빠졌다. 이에 대해 제일약품 측은 “법인세 비용이 늘어난 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이유는 상품매출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의 77.07%가 타사 제품 판매를 뜻하는 상품매출이다. 국내의 제약기업 가운데 단연 가장 높은 수치다.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이 아닌 타사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영업 방식은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성 대표의 취임 기간에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을 기록한 해도 있었다. 2009년 제일약품의 영업이익률은 10.5%까지 찍었고, 2011년에는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영업이익 80억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영업이익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제네릭의 약가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100억원 이상 자사 제품 개발 절실 제일약품은 강화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성 대표는 “올해는 공정경쟁규약 준수를 통한 정도 영업 강화, 조직력 강화와 영업력 증대 및 목표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 대형 제네릭 품목 집중육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 함께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로 혼이 담긴 열정을 발휘하자”고 말했다. 제일약품은 자사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제품이 전무하다. 보통 상위 10대 기업이면 적어도 3~4개의 블록버스터 자사 제품이 있기 마련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사 블록버스터 제품이 없다는 건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고,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제일약품은 아이러니하게도 원외의약품 최대 매출 단일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로 2019년 매출 1679억원을 기록했다. 화이자로부터 수입한 제품이다. 리피토는 2019년 제일약품의 매출 25.01%나 차지한다. 역시 화이자 생산 제품인 리리카 캡슐의 매출 비중도 9.22%로 높다. 반면 자사 제품인 급성·만성 위염제인 넥실렌은 96억원, 란스톤은 7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제일약품이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없는 게 아니다. 항암제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선도물질을 발굴해 이를 최적화하는 등 지속적인 신약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전체 68개의 프로젝트(허가 후 과제 포함)가 진행 중이다. 또 94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매출의 4% 내외를 연구개발 비용으로 쓰고 있다. 다만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제일약품은 ‘도매상’이라는 쉬운 길을 통해 매출 볼륨을 키워나가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제일약품은 전체 매출 중 수출 규모가 4.6%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도 유한양행이 그랬듯 차츰 자사 생산 제품을 늘려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6.05 07:00
경제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진·감사 선임 완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이사진과 감사 선임 절차를 마쳤다. 협회는 10일 제75회 정기총회를 서면으로 가가졌다. 임기 완료에 따라 이번에 새롭게 구성된 이사장단사는 한미약품 이관순 이사장과 GC 녹십자 허은철 사장(이하 부이사장), 대웅제약 윤재춘 사장, 대원제약 백승열 부회장, 동국제약 권기범 부회장, 보령제약 이삼수 사장 ,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 JW홀딩스 한성권 사장, 종근당 김영주 사장, 휴온스글로벌 윤성태 부회장, 한국제약협동조합 조용준 이사장 등 13개사다. 이사사는 환인제약 등 37개사, 감사는 유영제약 유우평 대표이사와 하나제약 이윤하 대표이사 2개사가 선임됐다. 이사장단사를 포함 총 52개사로 구성된 협회 이사진·감사는 올해 3월부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협회는 총회를 통해 2019년 사업실적 및 결산, 2020년도 사업 계획 및 예산(안), 정관 개정(안)도 최종 의결했다. 한편 총회 때 시상할 예정이었던 제1회 대한민국 약업대상 제약부문(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수상자와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등 유공자 표창 수여식은 오는 31일 이사회에 앞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3.10 17:30
스포츠일반

제일약품, 장애인 운동선수 7명 고용 계약…"사회적 책임"

의미 있는 장애인 운동선수 고용 계약이 이뤄졌다.제일약품은 3일 국내 최대 스포츠마케팅사인 갤럭시아에스엠과의 장애인 운동선수 트레이닝 및 지도교육 계약을 통해 장애인 운동선수 7명을 고용했다고 밝혔다. 근로계약식에는 제일약품에 입사하게 된 7명의 선수를 비롯해 제일약품과 갤럭시아에스엠 임직원이 참석했으며 한동수 대전서구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과 김윤식 시흥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을 비롯한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도 함께했다.제일약품에 입사하게 된 선수는 탁구 종목의 김명학·오평선·김창기, 육상 종목의 조한구, 수영 종목의 안웅, 골프 종목의 김두현 그리고 농구 종목의 김성현이다. 특히 탁구 종목 김명학을 비롯한 세 명의 선수는 한 가족으로서 한 회사에 입사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들 일곱 명의 선수는 앞으로 제일약품에 소속돼 장애인 운동선수로 활약하게 됐으며 갤럭시아에스엠의 장애인 운동선수 트레이닝 및 지도교육 시스템을 통해 부상 및 상해 예방, 재활 관리, 근골격계 손상 예방 프로그램, 멘탈 케어 및 고충 상담 등의 지도교육을 받게 된다.고용 계약식에 참석한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이사는 "오늘부터 한 식구가 될 선수들이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고 이번 협약이 장애인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활용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어떠한 편견도 없는 포용적인 조직문화를 구성, 이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장애인 스포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일약품은 5월 중 3명의 선수를 추가 고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1959년 창립된 제일약품은 진통소염제 제일파프와 붙이는 진통 소염제-케펜텍 등의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국내 습포제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 경피흡수제 연구개발을 위한 기반을 다졌으며 또 소화기, 순환기, 내분비, 정신신경용제를 비롯하여 항생제와 항암제 분야에 이르는 폭넓은 제품군을 개발 및 공급했다. 그리고 해외시장에서는 원료 및 완제 의약품을 50여 국가에 수출하며 그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우리나라 의료의 발전과 환자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공헌을 해 오고 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4.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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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들린다'…한가위 귀성길 온 가족 함께 오디오북 독서

민족 고유의 명절 ‘한가위’가 다음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 생각에 마음은 설레지만 꽉 막힌 귀성길 도로 상황은 결코 반갑지 않을 터. 극심한 혼잡이 예상되는 귀성길이 걱정이라면 듣는 책, 오디오북으로 차에서 보내는 긴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인터파크도서(book.interpark.com)가 책장을 넘기는 대신, 언제 어디서나 책을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오디오북을 소개한다. 먼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추석 개봉을 앞두고 원작소설 오디오북이 출시가 돼 눈길을 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장편소설로,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자식을 낳은 부부와 여든 살의 신체 나이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소설이다. 최근 이재용 감독에 의해 스크린에서 새롭게 그려지면서 원작소설에 대한 관심이 한껏 높아졌다. 출판사 창비는 영화 개봉을 기념해 오디오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두근두근 내 인생' 더책 특별 한정판을 선보였다. 더책에서 제공하는 '두근두근 내 인생' 오디오북은 전문 성우들의 뛰어난 낭독으로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한 것은 물론, 소설과 영화 버전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인터파크도서는 '두근두근 내 인생' 오디오북 특별 한정판을 구매한 뒤 댓글을 남기는 고객에게 영화 예매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소진 시까지)이와 함께 인터파크도서의 전국민 참여 오디오북 출판 프로젝트 '착한 낭독, 讀한 일상'을 통해 무료로 오디오북을 청취할 수 있다.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 책은 총 3권. 황경신의 연애소설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비롯해 20세기 최고의 고전 '이방인', 성석제 등 당대 작가 7인이 순수문학으로 풀어 쓴 여행소설집 '도시와 나'가 그 것. PC 및 안드로이드 팟빵 또는 아이폰 팟캐스트에서 ‘독한일상’을 검색해 누구나 무료로 청취할 수 있다.인터파크도서가 지난 7월 선보인 스타 오디오북도 눈에 띈다. ‘고전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좀 더 친숙하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스타가 읽어주는 오디오북 시리즈를 기획, 그 첫 번째로 윤하가 읽어주는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출시하게 되었다. 오디오북 2CD+책 1권으로 구성되었으며 가격은 1만5천원이다. 인터파크도서 마케팅팀 김이지 과장은 “청소년은 물론 독서와 멀어진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책 읽기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오디오북이 출시되고 있다”며 “무료 혹은 1만원 내외의 저렴한 비용으로 온 가족이 다 함께 듣는 독서를 즐기고 뜻 깊은 명절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인터파크도서의 '책이 들린다~' 오디오북 링크는 인터파크도서(book.interpark.com) 메인 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화면 우측 ‘책이 들린다’ 버튼을 클릭하면 배너가 슬라이딩 되며 펼쳐진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2014.09.0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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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엔 이 책 읽으세요! 국립중앙도서관의 강추

국립중앙도서관이 '2014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80권을 추천했다.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휴가 러시가 이어진다.계곡이나 해변으로 피서가는 길의 지루함을 달래는 데 책만 한 게 없다. 집에서 더위를 이기고자 할 때도 장르 소설 한 권으로 스릴을 만끽하거나 자기계발 서적으로 진정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피서지로 가는 기차, 비행기, 차 안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보거나 인문 서적을 탐독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독자들이 참고할 만한 추천도서 목록을 정리했다.국립중앙도서관이 추천한 '2014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 문학1.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나카무라 요시후미,진 도모노리· 더숲)2. 겨울 일기(폴 오스터·열린책들)3. 내일(기욤 뮈소·밝은세상)4. 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김희정·소담출판사)5. 도서 대출 중(이경신·이매진)6. 도시와 나(정미경, 성석제, 함정임, 백영옥, 서진, 윤고은, 한은형·바람)7.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들의 이야기(김덕영·다큐스토리)8. 배를 엮다(미우라 시온·행나무)9. 소금(박범신·한겨레출판)10.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필립 톨레다노·저공비행)11. 어릴 적 그 책(곽아람·아트북스)12. 우리의 직업은 인생 응원단(가무샤라응원단·위즈덤하우스)13. 작가란 무엇인가(파리 리뷰·다른)14.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이윤기·웅진씽크빅)15. 천국보다 낯선(이장욱·민음사)16. 풀빵이 어때서?(김학찬·창비)△역사, 철학17. 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황윤·어드북스)18. 디퓨징(조셉 슈랜드, 리 디바인·길벗)19.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재키 마슨·윌컴퍼니)20. 모든 것은 빛난다(휴버트 드레이퍼스, 숀 켈리·사월의책)21. 설탕, 세계를 바꾸다(마크 애론슨, 마리나 부드호스·우리교육)22. 스캔들 세계사(이주은· 파피에)23. 심야 라디오(오가와 히토시·중앙북스)24. 역사로 남은 조선의 살인과 재판(이번영· 이른아침)25. 왕과 아들(강문식, 한명기, 신병주·책과함께)26.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김학범·김영사)27. 정도전과 그의 시대(이덕일·옥당)28. 조선의 명탐정들(정명섭, 최혁곤·황금가지)29. 행복의 비밀(조지 베일런트·북이십일 21세기북스)△예술, 문화30. 1913년 세기의 여름(플로리안 일리스·문학동네)31.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에스더 M. 스턴버그 ·더퀘스트)32. 나는 클림트를 보면 베토벤이 들린다(권순훤·쌤앤파커스)33. 동양화 읽는 법(조용진·집문당)34. 세상의 끝에서 세상을 말하다(이충렬, 박봉남, 이성규, 임완호,이승준, 박환성, 김영미, 박정남, 서민원·북이십일 21세기북스)35. 식탁 위의 한국사(수아즈 바르브 갈 ·미디어샘)37. 오래된 디자인(박현택·안그라픽스)38.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이명옥·시공사)△사회, 경제39. 구글을 가장 잘 쓰는 직장인 되기(우병현·문학동네)40. 끌리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임무경·미래와경영 )41. 내일을 위한 경제학(참사회경제교육연구소·다시봄)42.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조용호·미래의창)43. 도시기획자들(천호균, 이채관, 이강오, 오형은,최정한, 김병수, 유다희, 은유·케이앤피북스)44. 부품사회(피터 카펠리·동아일보사)45.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알렉산더 그린·북하우스)46. (에릭 슈미트)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릭 슈미트, 제러드 코언·시공사)47. 세상물정의 사회학(노명우·사계절출판사)48. 승자의 안목(김봉국·센추리원)49. 에네르기 (박동곤·생각의힘)50. 융합하라!(봅 로드, 레이 벨레즈·베가북스)51. 진심진력(박종평·더퀘스트)△자연, 과학52. 과학의 민중사(클리퍼드 코너·사이언스북스)53. 깃털(소어 핸슨·에이도스)54. 꼬리 치는 당신(권혁웅·마음산책)55. 나무가 청춘이다(고주환 ·글항아리)56. 달팽이 더듬이 위에서 티격태격, 와우각상쟁(권오길·지성사)57. 물총새는 왜 모래밭에 그림을 그릴까(우용태·추수밭)58. 사이언스 소믈리에(강석기·엠아이디)59. 욕망의 곤충학(길버트 월드바우어·한울림)60. 자연에는 이야기가 있다(조홍섭 ·김영사)61. 잡스가 워즈워드의 시를 읽는 이유는(조숙경 ·미래를소유한사람들)△기술, 과학62. 꿀꺽, 한 입의 과학(메리 로치·을유문화사)63.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데니스 홍·터사)64. (소리 없는 살인자,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 잡는)식사순서 혁명(가지야마 시즈오,이마이 사에코·중앙북스)65. 쓰레기, 문명의 그림자(카트린 드 실기·따비)66. 씨앗 혁명(시카이 노부오·형설라이프)67. 아빠를 키우는 아이(박찬희·소나무)68. 엄마도 힘들어(문경보·메디치미디어)69. 요리를 욕망하다(마이클 폴란·에코리브르)70.포크를 생각하다(비 윌슨·까치글방)71. 하이라인 스토리(조슈아 데이비드, 로버트 해먼드·푸른숲)△ 자기계발72. 길 끝에서 길 찾기(이효정·초록물고기)73. 미친 발상법(김광희·넥서스BIZ)74. 설득을 이기는 설명의 힘(리 레피버·미디어윌)75. 원씽(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비즈니스북스)76.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김병완·아템포)77. 최고의 공부(켄 베인·미래엔)△문헌정보학78.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웬디 웰치·책세상)△연설문집79. 명사들의 졸업사(버락 오바마 외·문예춘추사)△언어80. 방언정담(한성우·어크로스) 2014.07.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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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꼬집는 눈, 통(通)-성석제의 시공] 돌고 도는 인생

얼마 전 낯선 바닷가 도시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한반도 남쪽 땅 끝에 있는 도시 가운데 하나에서 강연 요청을 받았다. 내가 사는 곳에서 400㎞ 가까운 먼 길이어서 강연날짜가 다가오자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오전 열 시에 강연이 있어 어차피 당일 아침에 출발했다가는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KTX가 직접 닿지 않는 곳이었던 데다 버스터미널에서 강연장이 있는 리조트까지 거리가 있어 시간이 제법 걸릴 듯 했던 것이다. 이른 아침 시각에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 전에 쓰지 않고 쌓아둔 마일리지를 써서 예약을 하고 보니 머리가 제법 돌아간 것 같기도 해서 딴에는 흐뭇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공항에서 목적지인 리조트까지 운행하던 리무진 버스 노선이 손님이 없어서 폐지되었다는 게 아닌가. 그러고 보니 너나 할 것 없는 불황기에 리무진 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불황 걱정 하고 있을 계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이 있는 도시의 시외버스터미널로, 거기서 강연이 있는 도시의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뒤 또 택시를 타든 버스를 타든 해서 리조트까지 가야 했다. 돈도 돈이려니와 그 시간이면 차라리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해당 도시 버스 터미널까지 가는 게 합리적일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비행기 예약을 취소해 버렸다. 차라리 하루 전날 오후에 미리 가서 유명하고 아름답고 맛있다는 도시의 진미, 진경을 맛보고 다음날 아침 강연을 하고 나서 유람삼아 올라오는 건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근사했다. 오랜만에 승용차를 직접 몰고 남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문제는 다섯 시간은 좋이 될 오랜 시간이었다. 물론 맘에 맞는 동행이 있으면 된다. 그것도 한 번도 함께 여행을 가보지 않은 친구라면 더더욱 좋다. 작심을 하고 사방에 낚시를 드리웠다. 미끼는 “남쪽 항구도시 1박2일 여행 동행 구함. 숙박 최고급 리조트 무료 제공. 교통편 무료. 환상적인 운전 기사의 안전운행. 제철 자연산 회 무한제공”이었다. 마침내 하나가 걸려들었다. 특히 ‘제철 자연산 회’라는 미끼에 바닷가 도시 출신인 C가 입질을 해왔다. 제꺼덕 낚아챘다. “정말이야. 자리돔이 제철이라네. 멸치회가 끝물이라 지금 아니면 맛을 못 본대지 아마. 며칠 전에 방송으로 봤는데 참돔이 얼마나 올라오는지 그물이 찢어질 것 같더라고. 다음날 아침에 먹을 해장국은 또 어떻고. 복매운탕이나 멍게비빔밥, 아주 사람 미치게 만들어 주지.”말은 하지만 나 자신은 하나도 제대로 먹어본 게 없었다. 그 지방 근처에서 먹어본 건 해산물과는 별 상관도 없는 헛제사밥이었다. 출발 당일 단 둘이 차를 타고 좁은 공간 안에서 동행하는 내내 평소 할 수 없던 속 깊은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배가 고파왔다. 숙소로 예정된 한반도 최남단 바닷가 리조트는 자연산 회와 지역 음식으로 유명한 시장 골목에서 좀 떨어진 곳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불문곡직하고 시장부터 쳐들어 가기로 의기투합했다.“왔노라! 먹었노라! 맛있었노라!”깃발을 휘날리며 다닌 적이 언제였던가. 이제는 소셜 네트워크까지 발달한 세상이니 따라오지 않은 의리 없는 인간들에게 무자비한 생중계 보복을 하기로 합의했다. 남쪽으로 갈수록 흐려지더니 비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여행의 정취를 더하는 듯해 반갑고 고마웠다. 출발 다섯 시간 만에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네비게이터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시장 앞 도로 옆 관광버스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다른 사람이 차를 세우고 있기에 주차를 해도 괜찮으냐고 했더니 낮에는 관광버스가 차를 세우는 곳이지만 밤에는 관광버스가 가고 없으니 상관없을 거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 자신도 외지 사람이라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게 꺼림칙하긴 했으나 일단은 차를 세웠다. 이어 비릿한 바다 냄새가 풍기는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C가 넋을 잃을 정도로 제철 자연산 물고기를 비롯한 해산물이 풍성했다. 때마침 풍어라서 값이 싸다고 했다. 고르느라 애를 먹을 정도였다. 참돔·감성돔·자리돔에 전복과 멸치·멍게·해삼·성게알 사이를 헤매다가 다른 손님들이 먹는 것까지 곁눈질로 참조해서 겨우 먹을 것을 확정했다. 물고기를 횟감으로 손질하는 사이 차를 제대로 주차하기 위해 다시 시장 밖으로 나왔다. 어두워진 거리에 비는 내리는데 주차장 반대편 도로변에 불을 밝힌 가게가 즐비하게 있었다. 관광버스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 한 빵가게 앞에 차를 댔다. 요리모자를 쓴 여자가 “오래 있을 거냐”고 물었다. 두 시간쯤 있을 거라고 하자 예쁘게 웃으면서 “내 가게 앞에 대는 게 장사에 방해되긴 하지만 할 수 없네요. 대신 회 먹고 나오거든 꼭 우리 가게 빵을 사주세요”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그러겠노라고 했다.회와 전복, 해삼의 맛은 가히 환상적인 맛이었다. C는 특히 열광했다. 사진을 찍어 여기저기 문자로 보냈더니 침으로 홍수가 났다고 아우성들이었다. 하도 싸기에 욕심껏 시켰다가 너무 많이 남았다는 게 문제였다. 음식을 싸달라고 하고는 음식점에서 가르쳐주는 전화로 대리운전자를 불렀다. 숙소인 리조트까지 얼마인가 묻자 8000원이라고 했다. 거리가 얼마인지 모르니 비싼 건지 싼 건지도 알 수 없었다. 십여 분 뒤 시장 앞에 대리운전 기사가 당도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모는 작은 승용차를 타고 왔고 그 승용차는 숙소까지 따라와서 대리운전 기사를 도로 태워갈 모양이었다. 빵가게는 그새 문이 닫혀 있었다. 무뚝뚝한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한 내 차는 약 20여 분 뒤 숙소에 도착했다. 비가 왔고 그만한 시간이 걸렸는데도 8000원밖에 안 한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이천 원의 서비스료를 임의로 더해 만 원을 줬다. 대리기사는 당연하다는 듯 돈을 받더니 인사도 없이 차를 따라온 승용차를 타고 가버렸다. 다음날 아침, 시장 골목의 향토색 짙은 음식점이 맛있을 거라는 생각에 운전을 해서 다시 전날의 그 장소로 갔다. 그런데 전날 올 때와는 달리 좀 돌기까지 했는데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시장과 리조트는 만 하나를 사이에 두고 빤히 보이는 거리에 있었다.“이게 웬일? 내 운전 솜씨가 하룻밤 사이에 일취월장했나?”“그럴 리가. 어제 그 대리운전 기사가 길을 좀 돌아서 왔나 보네. 2000원 더 받으려고.”“2000원은 내가 그냥 고맙다고 보태준 건데? 내가 그렇게 줄 줄 알고 미리 돌았다고?”“어두워서 우리가 모른다는 걸 알고 돌았다니까. 여기서 보니 다리 하나 건너면 가겠네. 빤히 보이는군.”그때부터 말놀이가 시작되었다.“정말 사람 돌겠군. 그거 조금 더 벌려고 그렇게 내 차 기름 써가며 돌다니. 그럼 우리가 그 사람 때매 돈 인간들이라는?”“먼저 그 쪽이 돌기로 작심했고 우리는 모르니까 따라서 돌아버린 거지.”“일부러 돈 인간한테 고맙다고 돈을 더 줘? 돌겠네.”“돌아서 돈 받았으니까 그 돈도 또 돌고 있겠지?” 아침밥을 먹고 나서도 말놀이는 계속 되었다.“이런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은 맛은 처음이야. 완전히 심신이 대리운전 당하는 기분인데.”“그러게, 환상적인 뽈락매운탕이군. 우리만 알고 있기는 아까우니까 세상 만방에 이 소식을 돌리자.”집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주정차위반 과태료 통지서가 날아왔다. 빵가게 앞에서 찍힌 사진에 내 차의 번호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빵가게 주인은 왜 그리 예쁘게 웃으며 말했던 것일까 생각해 보려니 머리에 대리운전 기사가 찾아온 것 같았다. ● ‘통’ 칼럼을 31일자로 마칩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12.07.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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