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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 대명사 아닌 청년, ‘청설’ 김민주의 가능성

‘청순함’은 더 이상 김민주의 부연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룹 아이즈원 청순 대표 멤버였던 그는 첫 주연 영화 ‘청설’로 배우로서 가능성을 펼쳐 보였다. 지난 6일 개봉한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로, 동명의 대만 영화 리메이크작이다. 지난달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됐으며 개봉 첫 주말 누적 관객 23만 9551명을 돌파,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흥행 청신호를 켰다.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그동안 한국 로맨스 영화 편수가 적거나 작품이 있어도 배우 연령대가 높았는데, ‘청설’은 신선하면서도 연기력이 증명된 20대 배우들이 출연해 젊은 관객층에 소구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김민주는 인기 아이돌 출신으로 흥행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기존 ‘연기돌’과는 다른 접근의 배역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고 짚었다. 로맨스 장르는 보통 두 남녀 주인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김민주가 연기한 가을의 위치는 특별하다. 두 사람과 연애 감정보다는 성장통을 겪으며 청춘의 한 페이지를 만드는 인물이다. 극중 전도유망한 청각장애인 수영선수인 가을은 자신의 올림픽 출전 목표를 위해 헌신하는 언니 여름이 고마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그러던 중 여름에게 호감을 가진 용준이 나타나면서 가을은 이 기회에 언니가 스스로의 인생을 살도록 밀어주기로 한다.김민주의 연기는 섬세하고 자연스럽다. 아이돌 출신임에도 기존 미디어에서 잘 그려지지 않는 20대 농인 역을 맡은 그는 풍부한 표정으로 수어를 사용하면서 가을을 여느 또래처럼 표현했다. 언니에게 관심을 표하는 걸 알면서도 용준에게 자기까지 꼬시는 건지 묻는 장난스러움은 초반부 소소한 웃음을 빚는다. 청인과 농인의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여주는 가을이지만 어려움에도 부딪힌다. 장애를 향한 편견 어린 시선이기도, 장애 당사자가 겪을 법한 필연적인 장벽이기도 하다. 전자에서 김민주는 구태여 상처받지 않는 가을의 단단함을 보여줬으나 후자에선 속상함에 큰 울음을 터뜨린다. 듣지 못하는 자가 큰 소리로 오열하는 모습을 설득력있게 표현해내 신선한 충격도 안긴다. 고마움과 미안함, 자괴감 같은 가을의 묵힌 감정을 쏟아내는 김민주는 단지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돌로서 모습을 지운다. 그 대신 흔들리며 성장하는 보통의 청년을 스크린에 새겼다. 연기 호흡을 맞춘 노윤서는 개봉 전 인터뷰에서 “민주가 주는 에너지가 너무 컸기에 그 신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동료로서 너무 감사했다”고 극찬했다. 지난 2018년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의 그룹 아이즈원으로 데뷔한 김민주는 일찍이 연기를 경험한 멤버였다. 서바이벌 출연 전 찍은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를 비롯해 다수의 웹드라마에서 주로 학생을 연기한 그는 그룹이 활동 종료한 지난 2021년부터 배우로 본격 출발했다. 특히 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에서 세자빈 역으로 사극에 도전한 김민주는 1인 2역도 소화하는 잠재력을 보여주며 2022년 MBC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청설’의 조선호 감독은 “아이돌의 모습만 봤는데 처음 만날 날 내가 알던 화려한 김민주가 아니라 한 소녀, 한 사람으로서의 김민주가 왔다. 그 눈빛에 캐스팅 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민주는 수개월간 맹연습한 수영과 수어를 더해 가을을 만들었다. 촬영 전 수영을 못했던 그는 선수 설정다운 수준급 실력을 뽐냈으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유창한 손짓과 표정만으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다.김민주는 “아이돌도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표현하며 카메라와 친한 직업이긴 했지만, 연기는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카메라에 감정을 표현하기에 더 섬세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열심히 준비한 것들을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설렘과 기대가 더 커지는 건 연기 같다”고 새 출발 소감을 전했다.김 평론가는 “연구와 연습에 노력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배역을 김민주가 진정성 있게 소화해냈다. 아이돌의 현란함과는 다른 노선의 작품에 꾸준히 도전해 나간다면 기존 인식을 벗어나 배우로서 의미 있는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2 05:30
영화

‘청설’ 노윤서 “김민주, 사랑스럽지만 눈빛 에너지 대단” [인터뷰③]

노윤서가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와 자매 케미스트리를 칭찬했다.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청설’에 출연한 노윤서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노윤서는 김민주와의 감정 신에 대해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너무 아기 같고 소녀스럽고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신에서 정말 놀랐다”라며 “민주가 주는 에너지도 너무 컸고, 가을이 그 자체였다. 그래서 저희 둘다 그 신에 완전히 몰입해서 같이 빠져들었다. 동료로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극찬했다.김민주는 노윤서보다 실제로도 1살 연하이다. 그는 “데뷔를 아이돌로서 저보다도 빨리한 민주라서 처음엔 성숙한 이미지가 있었다”라며 “처음 보는 자리에 민낯에 가까운 말간 얼굴로 왔는데 너무 아기같고 생각보다 더 동생 같았다. 그전엔 ‘언니 동생 설득력이 있어야할 텐데’ 생각했는데 실제로 본 민주가 너무 귀여워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첫인상을 돌아봤다.그러면서 “친해지고 자매 케미를 찾다보니, 현장에서도 동생같은 느낌이 들어서 끝나고도 자주 만나고 언니 동생처럼 잘 지냈다”라고 덧붙였다.한편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11월 6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31 12:06
영화

[29th BIFF] 故이선균과 ‘아이돌’ 뗀 K팝 스타, 부국제를 달구다 [중간결산③]

떠난 별도, 떠오르는 별도 빛난 잔치였다. 지난 2일 개막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올해의 스타를 꼽자면 단연 고 이선균과 K팝 스타들이었다. 개막 전부터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들은 이번 축제의 주인공이 됐다.◇故이선균을 기억하다..비판도 여전 올해 부산영화제는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을 기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일 열린 개막식에선 올해의 한국 영화 공로상으로 고인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진행자 박보영은 “너무 안타까운 이별이었다, ‘나의 아저씨’의 마지막 대사처럼 편안함에 이르셨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에선 초기작 ‘파주’(2009)부터 ‘기생충’(2019)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지난 8월 개봉한 유작 ‘행복의 나라’ 등 대표작 6편이 상영된다. 상영작 중 ‘끝까지 간다’와 ‘행복의 나라’, ‘나의 아저씨’는 ‘스페셜 토크: 고 이선균을 기억하며’ 세션도 열었다. 김성훈 감독, 김원석 감독과 조정석, 유재명, 조진웅, 박호선, 송새벽 등 동료 배우들이 참석해 관객과 대화를 나누며 고 이선균을 추억했다. 특히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감독은 4일 열린 GV에서 고 이선균을 향해 “나는 너를 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다고 하더라도 믿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추모 행사는 이게 시작이고 계속돼야 한다. 이선균이 왜 죽었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는 행사가 다양한 방향으로 있을 거로 생각한다. 첫 시작을 우리나라 가장 큰 영화 잔치인 BIFF에서 하게 돼 영광”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각종 커뮤니에선 고 이선균의 부적절했던 행적을 들어 “떳떳하지만은 못한 과거인데, 영화제에서 공로상으로 기리는 것은 불편하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연기돌’ 수식어, 안녕 K팝 아이돌 출신 배우들도 설레는 마음으로 출연작을 들고 관객과 만났다. 먼저 그룹 트와이스 멤버 다현이 스크린 데뷔작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이하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됐다. 연기돌 선배인 그룹 B1A4 출신 진영이 다현과 호흡을 맞췄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동명의 대만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다현은 모범생 선아 역을, 진영은 질풍노도 사춘기가 한창인 진우 역을 맡아 15년에 걸친 첫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3일 열린 야외무대인사에서 다현은 “첫 작품이라 긴장도 되고 걱정도 많았다. 감독, 선배, 동료 배우들이 잘 챙겨주시고 조언도 해줬다. 즐거웠던 현장이다”라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진영은 ‘아이돌 출신’ 꼬리표를 언급하며 “꼭 떼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제가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고 밝혔다. 극 중 순수하면서 당찬 연기를 펼친 다현은 이날 오후 진행된 ‘2024 마리끌레르 아시아스타어워즈’에서 ‘라이즈 스타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첫발을 디뎠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 또한 첫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가 출연한 ‘청설’은 취업준비생 용준(홍경)이 동생의 올림픽 출전을 자신의 꿈처럼 여기며 치열하게 사는 여름(노윤서)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일어나는 청춘 성장물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됐다. 극 중 김민주는 여름의 동생,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 가을 역을 맡아 수어와 수영 연기에 도전해 호평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아역 출신 그룹 SF9 멤버 찬희가 코미디 영화 ‘메소드연기’로 오랜만에 배우로 찾아 야외무대인사를 가졌으며, 그룹 소녀시대 유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침범’으로 평소의 밝은 모습과는 다른 어둡고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그룹 포미닛 출신 권소현은 ‘새벽의 Tango’로 부산에 3연속 초청받아 독립영화 기대주로서 입지를 굳혔다.부산=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7 06:00
스타

아이즈원 출신 히토미, 김재중 제작 걸그룹서 재데뷔 [공식]

걸그룹 세이마이네임의 마지막 퍼즐은 히토미였다.세이마이네임의 소속사 인코드 엔터테인먼트는 13일(오늘) 정오 공식 SNS를 통해 신인 걸그룹 세이마이네임의 마지막 멤버로 혼다 히토미의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히토미의 트레일러 영상은 눈부신 야경과 로맨틱한 밤하늘을 배경으로, 건물 옥상에 앉아 있는 히토미의 모습을 담아냈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한 히토미 뒤로 여섯 마리의 고양이들이 다가가는 모습이 마치 앞서 공개된 여섯 멤버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등 세이마이네임의 이야기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세이마이네임은 지난달 30일 첫 번째 멤버 도희를 시작으로 카니, 메이, 준휘, 소하, 승주에 이어 마지막 멤버 히토미까지 일곱 명의 멤버들을 모두 공개했다. 이로써 보기만 해도 미소 짓게 만드는 소녀들의 풋풋한 모습이 담긴 트레일러 영상들이 모두 베일을 벗으면서 세이마이네임의 데뷔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인코드의 CSO(최고전략책임자) 김재중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첫 신인 걸그룹 세이마이네임을 향한 케이팝 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세이마이네임은 정식 데뷔에 앞서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인코드의 첫 번째 신인 걸그룹 ‘세이마이네임’은 현재 오는 10월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편, 히토미는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된 걸그룹 아이즈원의 멤버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이즈원 출신 멤버 중 장원영, 안유진, 김채원, 사쿠라는 현재 그룹 아이브와 르세라핌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권은비, 최예나 이채연, 조유리, 김민주, 강혜원 역시 솔로 아티스트로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9.13 13:32
연예일반

블랙핑크·뉴진스·베몬... 그룹 내 ‘리더’가 사라지는 이유 [줌인]

블랙핑크, 뉴진스, 베이비몬스터. 그룹 콘셉트부터 멤버 수, 개성까지 모든 게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리더뿐만 아니다. 최근 K팝에서는 그룹 내 포지션까지 사라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과거 아이돌 그룹에서 ‘리더’는 꼭 필요한 존재였다. 그룹을 이끄는 역할로 외부 행사 및 방송에 출연했을 때 앞장서서 그룹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연습 주도, 심지어 멤버들 사이의 갈등 조율도 했다. 이 때문에 보통 과거에는 연습생 생활이 가장 길거나 그룹 내 나이가 많은 멤버가 주로 리더를 맡았다. 소녀시대 태연, 엑소 수호, 트와이스 지효가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 가요계에 그룹 내 리더가 사라지는 이유는 ‘수평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로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더가 있는 경우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멤버들이 리더에게만 의지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 때문에 리더는 막중한 부담감을 가지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 활동은 물론 개인 활동까지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금, 멤버간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리더를 없애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그룹 내 리더들이 방송에 출연해 리더로서 부담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반면 리더가 없는 경우 수평적 관계가 유지되다 보니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뉴진스 막내 혜인은 ‘KBS 뉴스9’ 인터뷰 당시 “뉴진스엔 리더가 없다. 그래서 데뷔 때도, 연습생 때도 개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눈치 보지 않고 멤버들에게 다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특별한 상황에서 개개인이 이끌어줄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리더’가 존재했을 때의 장점도 분명하다. 그룹 아이브의 경우 아이즈원 출신 안유진을 리더로 앞세우면서 그룹의 정체성 확보 및 인지도를 쌓아가는데 비교적 용이했다. ‘리더’를 선정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룹 트리플에스는 유닛마다 새로운 리더를 정하고, 오메가엑스와 비비지는 반장 제도를 통해 매 앨범마다 리더를 바꾼다. 리더는 있지만 포지션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올해 1월 데뷔한 그룹 웨이커는 총 6인조 그룹으로, 검색창에 ‘웨이커’를 입력하면 ‘리더’ 고현을 제외하곤 나머지 멤버들 앞에 특별한 포지션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메인보컬, 서브보컬, 메인댄서 등 구체적으로 포지션을 나누는 타 그룹들과 다른 행보다. 이와 관련해 리더 고현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틀 안에 멤버들의 포지션을 가둬두고 싶지 않았다. 올라운더 그룹으로 불리고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포지션을 정할 경우 거기에만 국한돼서 연습하는 경우가 많다. 멤버들 모두 포지션을 열어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그룹 내 리더 및 포지션이 사라지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평론가는 “이제 그룹 내 리더가 누구인지 포지션이 무엇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룹 자체가 지향하는 방향성, 곡의 완성도, 색다른 콘셉트가 해당 그룹의 가치를 결정짓는 주요한 안건”이라고 분석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8.01 05:40
연예일반

케플러 재계약, 프로젝트 그룹 새 이정표 되길 [IS시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Mnet ‘걸스플래닛999 : 소녀대전’을 통해 결성된 그룹 케플러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웨이크원·스윙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맺었다.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이 주축이 된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최초로 활동 연장에 성공한 이들이 K팝 신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 주목된다.2022년 1월 9인조로 데뷔한 케플러는 이달 마지막 활동에 앞서 멤버 마시로와 강예서를 제외한 7인(최유진, 샤오팅, 김채현, 김다연, 히카루, 휴닝바히에, 서영은)과 활동 연장을 위한 재계약에 합의했다. 비록 2명이 빠지기로 했지만 기존 멤버들이 케플러라는 이름의 그룹으로 계속 활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은 큰 인기를 누렸어도 기본 계약에 따른 활동 종료 후 모두 뿔뿔이 흩어져 그룹 활동을 할 때 만큼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끝이 정해진 채로 활동을 하는 것은 그 동안 프로젝트 그룹의 비애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해 각종 미션을 거쳐가며 팬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데뷔 멤버로 선발돼 활동을 하며 큰 인기를 누린 경우가 많지만 계약기간 만료 후 각자 기존 소속사로 돌아가야 했다. 이들은 각 기획사들에서도 상위권 연습생들로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전에 데뷔조에 포함돼 있었거나 프로젝트 그룹 활동 때부터 소속사 컴백 후 데뷔할 그룹을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다.케플러 재계약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회사와 멤버들뿐 아니라 기존 소속사도 동의를 했다는 의미다. 케플러 재계약에 ‘피해 갈 수 없는 운명을 거슬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프로젝트 그룹 출신 멤버들 중 소속사 복귀 후 기존 이상의 인기를 이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Mnet ‘프로듀스 48’에서 선발돼 아이즈원으로 활동한 뒤 아이브로 데뷔한 장원영과 안유진, 솔로 활동을 하는 권은비 정도다.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의 팬덤은 멤버 개개인의 팬들이 결집한 것인데 이들이 그룹으로 활동할 때는 팬덤의 응집이 시너지를 내지만 각자 소속사로 돌아가면서 응집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소속사에서 새롭게 합류한 그룹은 결국 특정 멤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원맨팀이 돼 그룹으로서 인기를 충분히 쌓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관건은 케플러가 이번 재계약 활동을 통해 기존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프로젝트 그룹이지만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K팝 신에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터다.케플러는 3일 기존 9인 체제로 첫 정규이자 마지막 완전체 앨범이 될 ‘켑윈고잉 온’을 발매한다. 타이틀 곡은 ‘슈팅 스타’로 케플러가 데뷔 이후 쌓아온 스토리텔링의 연장선을 그린다. 이번 활동이 케플러의 성공적인 활동 연장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6.03 06:06
연예일반

태양 “데뷔해도 손색 없겠다”… 극찬한 ‘아이랜드2’ 유닛은?

‘아이랜드2 : N/a’의 데뷔 운명 걸린 두 번째 테스트가 펼쳐졌다.지난 2일 방송된 Mnet ‘아이랜드2(I-LAND2) : N/a’(이하 ‘아이랜드2 : N/a’) 3회는 탈락 위기 문턱에서 여섯 명이 공동운명체 유닛이 되어 맞대결을 펼치는 시소게임이 담겼다. 승리한 유닛은 전원이 아이랜더가 되고, 패배한 유닛은 전부 그라운더가 되는 룰이 공개되자 아이랜드와 그라운드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짝꿍 미션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지원자들은 곧 자신의 파트너와 적이 돼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레드벨벳 ‘배드 보이’, 블랙핑크 ‘휘파람’, 아이즈원 ‘파노라마’, 트와이스 ‘우아하게’까지 3세대 대표 걸그룹의 메가 히트곡으로 구성된 유닛 선택 과정. 지원자들은 서로 희망하는 곡이 겹치면서 의견을 쉽사리 좁히지 못했다. 지원자들의 신중한 선택 끝에 유닛 4팀이 모두 확정됐고, 각 팀은 포지션과 파트를 결정한 후 본격적인 연습에 나섰다. ‘휘파람’ 유닛(김민솔·김수정·남유주·방지민·유사랑·유이)과 ‘파노라마’ 유닛(손주원·마이·정세비·최소울·최정은·코코)으로 나뉜 아이랜더들은 묘한 견제 속에 프로듀서진의 중간점검을 받게 됐다. 두 팀의 무대를 지켜본 프로듀서진은 가감 없는 피드백으로 지원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휘파람' 유닛의 센터 방지민은 모니카, 24(투애니포), 리정에게 연달아 아쉬운 평가를 받았고, 입장 테스트와 시그널송 테스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파노라마’ 유닛의 메인 보컬 최정은 역시 높은 음역대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프로듀서들의 혹평에 자극을 받은 아이랜더들은 남은 기간 동안 맹연습에 돌입, 달라진 모습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메인 프로듀서 태양은 “오프닝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하고 이 무대를 봤다. 너무너무 멋졌다”고 ‘휘파람’ 유닛을 극찬했다. 퍼포먼스 디렉터 모니카는 “찐으로 재밌었다. 무대를 보면서 한순간도 재미없었던 순간이 없었다”고 ‘파노라마’ 유닛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태양 역시 “이 팀으로, 이 곡으로 데뷔해도 손색이 없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라운드 유닛의 테스트도 이어졌다. 먼저 리더 후코를 필두로한 ‘배드 보이’ 유닛(강지원·나나·링링·박예은·엄지원·후코)은 팀워크가 돋보이는 무대를 완성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Mnet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에서 아쉽게 탈락했었던 후코는 “그냥 3년을 지냈던 게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또한 중간점검에서 혹평을 들었던 박예은은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선보이며 프로듀서진으로부터 처음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촌철살인 24와 모니카의 따뜻한 격려가 이어지자 박예은은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마지막으로 ‘우아하게’ 유닛(김규리·김은채·김채은·오유나·유이코·윤지윤)의 차례에서 그라운드로 강등된 후 줄곧 얼굴이 어두웠던 리더 윤지윤의 반전이 예고되었다. 무대 종료 이후 눈시울이 붉어진 윤지윤의 모습 뒤로 “지윤 씨에게 지금 심정을 듣고 싶다. 우리가 오해를 하고 있는 걸까요?”라는 모니카의 멘트가 그 뒷 배경을 궁금케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5.03 17:00
연예일반

태연·수영, 소녀시대라 가능한 MC의 왕관 [줌인]

소녀시대 태연과 수영이 나란히 걸그룹 경연 프로그램 MC를 맡으며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활동 당시 그룹의 정점을 찍고, K팝 팬들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레전드인 만큼 ‘소녀시대’의 이름이 주는 무게감에 프로그램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태연은 지난 13일 첫방송된 Mnet ‘퀸덤퍼즐’의 MC로 활약 중이다. ‘퀸덤퍼즐’은 기존에 활동하던 여성 아티스트들을 퍼즐처럼 맞춰 최상의 조합을 완성하는 프로그램. 매주 참가자들이 색다른 조합으로 경연을 펼치고, 시청자 100% 투표로 최종 7인의 조합이 완성된다. 이 7인은 방송 종영 후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한다. 태연은 등장부터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으며 등장했다. “너무 예쁘시다”, “요정 아니야?”이라는 외모 칭찬이 줄을 이었고, 모모랜드 출신 주이는 “소름돋았다”며 남다른 동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태연은 MC와 동시에 가요계 선배로서 후배들을 향해 따뜻한 배려심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1화에서 상대의 무대를 직접 평가하는 ‘업 다운 배틀’ 당시, 태연은 후배들의 무대를 지켜보다 갑자기 PD를 호출해 “무대 끝나고 친구들이 목마를 것 같다. 물 몇 개만 챙겨주실 수 있느냐”고 섬세한 모습을 보여 감동을 안겼다.수영은 지난달 30일 첫방송된 JTBC ‘알 유 넥스트?’(R U Next?)의 메인 MC로 발탁됐다. ‘알 유 넥스트?’는 하이브와 CJ ENM 합작 레이블 빌리프랩이 새로운 걸그룹을 발굴하기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르세라핌과 뉴진스를 잇는 하이브의 새 걸그룹을 탄생시키는 게 목표다. 수영 또한 첫 회부터 안정적인 진행력과 특유의 재치, 연습생들을 향한 격려를 잃지 않으며 중심을 단단히 지켰다. 경연 프로그램의 MC 자리는 프로그램의 ‘아이콘’ 역할을 하는 상징적인 자리인 만큼 참가자들 못지않게 비중이 크다. 사전에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MC를 전면으로 내세워 홍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격인 Mnet ‘프로듀스101’ 시즌1 MC 장근석이 “잇츠 쇼타임!”이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화제성을 끈 것이 대표적인 예다.다만 여러 방송사에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나서면서, 심사 기준이 더 엄격해지는 만큼 더욱 전문적인 커리어를 가진 MC가 요구되고 있다. 워너원을 탄생시킨 ‘프로듀스101’ 시즌2는 보아가, 아이즈원을 데뷔시킨 ‘프로듀스48’에서는 이승기가 MC로 발탁됐다. 이 외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MC와 심사위원 군단에 탄탄한 커리어를 가진 스타들이 대거 투입됐다. 오디션 프로그램 MC의 자질이 더욱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소녀시대 멤버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MC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퀸덤퍼즐’ 제작진은 “‘퀸덤퍼즐’은 방송 진행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 아티스트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아티스트가 필요했다”며 “태연은 소녀시대 데뷔 후 지금까지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아이돌이다. 현직 아이돌의 워너비로서 태연의 존재감은 유일무이하다”고 평가했다.‘알 유 넥스트?’ 제작진은 “수영은 아이돌 준비생들이 겪는 상황에 공감할 수 있는 최적의 MC”라면서 “글로벌을 무대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갈 참가자들의 롤모델이자 든든한 멘토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진행을 아이돌 출신이나 현직 가수가 맡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들이 그 누구보다 출연자를 잘 이해하기 때문”이라며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을 향한 응원과 질책이 시시각각 이루어진다. 전문 MC보다 수많은 경험 속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태연과 수영의 경우 적합한 캐스팅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7.02 08:55
뮤직

아이즈원→MZ 선망의 대상되기까지...최예나, 노력하는 솔로 2년 차 [IS리뷰]

가수 최예나가 MZ세대 선망의 대상으로 불리는 이유를 무대로 입증했다.최예나는 지난 27일 두 번째 싱글 앨범 ‘헤이트 엑스엑스’를 발매했다.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모델 분야까지 넘나들며 전천후 활약을 펼친 그가 본업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번 앨범은 전작 ‘러브 워’ 이후 5개월 만의 신보로 그의 솔직하고 다이내믹한 감정 변화가 가득 담겼다. 특히 이번 신곡들을 살펴보면 최예나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돋보인다. 컴백 쇼케이스에서 취재진 앞에서 처음 선보인 신보 타이틀 곡 ‘헤이트 로드리고’ 라이브 무대에서 최예나는 통통 튀는 표정 연기와 안무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하고 트렌디한 인물로 꼽히는 최예나는 이번 신곡을 통해 그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다. 전 세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토리와 모두의 향수를 자극할 Y2K 스타일링으로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청재킷과 더불어 찢어진 스타킹까지 그의 이번 스타일링은 노래를 더 잘 이해하는 데 한 몫 한다.‘헤이트 로드리고’는 선망의 대상(로드리고)에 대한 동경을 ‘나보다 잘나가는 애들은 다 싫어!’라는 귀여운 질투로 표현한 곡이다. 평소 대중으로 하여금 귀여운 이미지로 유명한 최예나가 한 인물을 대상으로 두고 질투를 표현하는 모습이 노래의 처음과 끝까지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누가 누굴 따라해 절대 아닌데”, “뭐라뭐라 왜 떠들어”, “뭐래 뭐래 신경꺼”라는 일부 가삿말을 보면 알 수 있듯 최예나는 귀여운 자기애로 듬뿍 휩싸여 노래를 선사한다.타이틀곡 ‘헤이트 로드리고’ 외에도 또 다른 수록곡 ‘배드 하비’, ‘위크드 러브’ 역시 최예나만의 밝은 에너지가 가득 담겼다. 선과 악을 깨닫게 된 소녀의 변신을 노래한 ‘위키드 러브’에서 최예나는 그간 보이지 않았던 세밀한 보컬 느낌을 전달하며 음악적으로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그는 “음악적으로 새로운 부분들을 캐치하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노래 이미지 연상을 위해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다”고 남다른 노력을 이야기했다.최예나는 지난 2018년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 참가해 최종 선발,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 멤버로 데뷔하며 이미 실력을 입증받은 가수다.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출신인 그는 연습생 기간 2년 3개월을 보내며 개인 역량을 탄탄히 쌓아왔다. 지난 1월 솔로 데뷔 1주년을 겪으며 한 차례 더 성장한 최예나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기까지 가수로서의 역량을 늘리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타이틀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이번 신보를 통해 보여진 최예나의 모습은 단연 독특 그 자체다. 가수 이효리, 보아 등 여성 솔로 선배 가수들이 자신의 동경 대상이라고 밝힌 최예나는 그들을 따라가듯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무대 퍼포먼스를 꾸미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예나 장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1월 솔로 가수로서 정식 데뷔한 최예나가 앞으로 써나갈 음악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6.29 06:30
연예일반

상승곡선 탔다…피프티 피프티·이채연, ‘입소문’으로 음원차트 안착 [IS포커스]

발매 직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Cupid)와 가수 이채연의 ‘노크’(Knock)가 흥행하고 있다. 두 곡 모두 리스너들 사이에서 ‘명곡’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국내 음원차트 순위에서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23일 오전 멜론 TOP100에 따르면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는 15위를, ‘노크’는 42위를 기록했다. ‘큐피드’는 지난 2월 24일, ‘노크’는 4월 12일에 발매된 곡으로 두 노래는 공개 당시엔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차트에 진입하지 못했다.TOP100 미진입은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큐피드’는 지난해 11월 갓 데뷔한 신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두 번째 음반 타이틀곡이다. ‘노크’는 지난해 10월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이채연이 6개월 만에 내는 신보로, 두 아티스트 모두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했던 때였다. 이채연은 아이즈원 멤버였다고는 하나 현재는 솔로로서 입지를 다지는 시기다. 대진운도 좋지 않았다. ‘큐피드’ 발매 당시에는 부석순, 스테이씨가, ‘노크’ 발매 때는 아이브, 블랙핑크 지수 등 대세 아이돌 그룹이 컴백하며 음원차트를 휩쓸던 중이었다. ‘큐피드’와 ‘노크’가 차트에 이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4월부터다. 써클차트가 집계한 2023년 14주차(4월 2일~8일) 디지털 차트에 따르면 ‘큐피드’는 해당 주에 111위에 등극했다. 디지털 차트는 스트리밍, 다운로드, BGM 판매량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순위를 매긴 차트다. 이후 ‘큐피드’는 32위(15주차), 17위(16주차), 15위(17주차), 13위(18주차), 9위(19주차)까지 고공행진했다.‘노크’는 발매 직후인 16주차(4월 16일~22일) 디지털 차트에 197위로 첫 진입했다. 이어 84위(17주차), 34위(18주차), 26위(19주차)까지 빠르게 순위가 상승했다.두 곡의 공통점은 바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피프티 피프티는 4월 1일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 100위에 오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데뷔 4개월인 신생 걸그룹이 거둔 성과로, 역대 K팝 그룹 중 최단 시간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해 가요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큐피드’는 빌보드의 새 역사를 썼다. ‘핫100’에 진입한 뒤 94위, 85위, 60위, 50위, 41위, 19위에 이어 5월 20일자 ‘핫100’에서 17위에 올랐다. 무려 8주 연속 랭크인, 여기에 K팝 걸그룹 단독 곡으로 17위라는 최초의 기록으로 ‘기록의 소녀들’,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해외에서 먼저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을 인정하자 국내 팬들도 ‘대체 어떤 곡이길래 그래?’라는 호기심이 일며 ‘큐피드’를 듣기 시작했다.‘큐피드’는 사랑의 화살을 갖고 있는 천사가 부르는 것처럼 달콤하고 감미로운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멤버들의 상큼한 음색이 매력으로, 몽글한 팝 사운드가 홀린듯 노래에 몰입하게 만든다. 유튜브 채널에는 ‘큐피드’를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띵곡’ ‘빌보드 핫100 진입곡’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고, 두 영상의 조회수 모두 280만 회를 넘어섰다. 국내 팬들이 서서히 ‘큐피드’의 진가를 알게 되며 음원차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된 것이다. ‘노크’는 이채연이 타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댄스 챌린지 영상이 화제되며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이채연은 친동생인 있지 채령, 댄서 로잘린, 가수 최예나, 조유리, 오마이걸 효정 등 다양한 이들과 함께 20초가량의 챌린지 영상을 찍었다. 그 결과 ‘노크’의 노래와 함께 퍼포먼스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특히 채령과 함께 찍은 숏트 영상은 무려 조회수 1000만 회를 넘으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신나는 댄스 장르인 ‘노크’는 이채연의 장점인 퍼포먼스를 완벽히 녹여내는데 최적화된 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목에 맞게 손으로 허공을 두드리는 포인트 안무, 스탭을 하는 와중에 파워풀한 몸짓으로 ‘노크’의 하이라이트를 완성한 파트로 인해 대중이 ‘노크’ 무대 자체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이채연의 뮤직비디오는 2000만 뷰가 넘었으며 각종 음방과 릴레이 댄스, 안무 연습 영상 등은 수십만 회를 넘어섰다. ‘큐피드’는 해외에서 먼저 큰 사랑을 받기 시작하며 관심이 쇄도했고, ‘노크’는 춤이 이슈가 되며 노래까지 함께 주목을 받았다. 계기는 다를지라도 ‘명곡’은 언젠가 빛을 발하게 된다는 공식을 입증한 셈이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음악이 쏟아지다 보니 좋은 곡들도 묻히는 경우가 있다. 옥석 구분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각자 취향을 갖고 있는 대중이 좋은 음악을 찾고, 직접 홍보나 추천을 하면서 본격적인 역주행이 발생한다. 주목을 받지 못했던 좋은 음악이 다시 재조명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5.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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