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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 송일국 "유동근 선배 권유로 배우의 길 걷게 됐다"

송일국이 8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한다. 오늘(21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될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는 '비스에 으르렁~으르렁대~♪ 미남과 야수 특집'으로 꾸며진다. 뮤지컬계 야수를 자처하는 배우 전수경, 최정원, 정영주, 홍지민, 송일국이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라인업으로 출연한다. 송일국은 MC들이 인터넷 백과사전에 '예능에서 병풍 역할'이라고 소개되어 있다고 언급하자 오프닝부터 진땀을 흘린다. 함께 출연한 동료들도 송일국의 과묵한 모습 때문에 예능 출연을 앞두고 걱정했다고 밝힌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송일국은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열연은 물론 박나래의 트월킹 댄스까지 따라 추는 등 작품 홍보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MC들이 "'주몽'으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어머니 김을동의 특훈이 있었던 거냐"고 묻자 송일국은 "그때까지 단 한번도 칭찬을 받은 적이 없다. 최근 재방송되는 '주몽'을 시청하며 겨우 '나쁘지 않네'라는 평가를 들었다"며 김을동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며 눈물을 보인다. 배우 유동근, 전인화의 연애 비화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연기를 배우려면 김을동에게 가라'라는 말이 퍼져있을 만큼 대단한 배우였던 그의 어머니에게 연기 수업을 받기 위해 유동근, 전인화, 박상원 등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톱배우들이 자주 방문했던 것. 송일국은 "과거 전인화, 유동근 선배 커플이 연기 수업을 핑계로 우리 집에서 데이트했다"고 전하며 자신이 배우로 입문하게 된 이유가 배우 유동근의 권유 때문이었다며 특별한 인연에 대해 설명한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줄리안 마쉬 역으로 멋진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는 송일국은 "노래 실력이 부끄러워 관객들에게 티켓을 환불할 생각까지 했었다"며 노래 공포증을 고백한다. 심지어 어느 무대에서는 자신이 불러야 할 노래를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에게 대신 부르게 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와 함께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삼둥이의 근황을 전해 눈길을 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07.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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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 송일국 "여섯 살 민국이와 말싸움하면 져요"

배우 송일국(46)이 굉장한 도전을 했다. 소극장 무대에서 연극 '대학살의 신'을 하고 있다.철인3종 경기, 유모차를 끌고 뛰는 10km 마라톤, 세쌍둥이 안고 성황봉송 등을 했던터라 웬만한 도전은 놀랍지도 않다. 연극 '나는 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무대 공연의 경험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연극을 '도전'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노련한 배우들도 소극장 공연을 피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수를 해도 더 티가 많이 나고, 작은 숨소리까지 다 들리는 관객과의 가까운 거리가 부담스럽다. 안 하던 실수도 더 많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같이 하는 멤버들은 남경주,최정원,이지하 등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이런 까닭에 취중토크 날짜를 잡고 그의 연극을 보기 전까지 걱정이 많았다. 함께하는 배우들과 실력 차가 나서 인터뷰를 하기 민망하면 어떻게 하나에 대한 걱정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공연이 시작하고 얼마 안 돼 극에 몰입할 수 있었고 편안한 마음으로 웃으며 관람했다. -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술은 원 없이 먹어본 적이 없어요. 하하하. 전 그냥 기도를 열고 술을 마셔요. '나는 너다' 공연을 할 땐 1000cc 맥주를 원샷했어요. 20대 때는 질보다 양이라서 맥주를 많이 마셨어요. 자주 가던 곳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돈도 없고 그래서 맥주 1000cc를 시키면 기본 안주가 무료인 곳에 가서 1만cc씩 마시고 그랬어요." - 매주 월요일 빼고 연극 '대학살의 신'을 하고 있죠. 체력은 어떤가요."다른 세 분(남경주,최정원,이지하)은 모르겠는데 저는 하루에 3회씩 공연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목이 좀 무리가 와서 그렇지 목만 버티면 체력은 끄떡없죠. 하하하. 전 체력은 자신있어요. 철인 3종 경기도 했고, 또 아들만 셋을 키우잖아요. (웃음) 공연에서 극 중 아내와 소리치면서 싸우는 신이 있는데 그때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그 순간만 매일 매일 기다려요. 스트레스가 확 풀리거든요. 그래서 제가 우스갯소리로 공연하러 갈 때 '스트레스 풀러 가야지'라고 해요." - 이번 공연 캐릭터를 위해서 일부러 체중을 늘렸다고 들었어요."일부러라기 보다는 저는 그냥 운동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숨만 쉬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에요. 연출님이 캐릭터가 약간 몸집이 있고 그러는 게 좋겠다고, 체중이 늘면 좋겠다고 해서 마음껏 먹고 있죠.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했던 역대 배우들이 다 살이 좀 있어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대학살의 신'에선 존 C. 라일리가 저랑 같은 역할이었어요. 저처럼 펑퍼짐하고 머리카락도 곱슬곱슬하게 볶은 이미지로 캐릭터를 소화했죠. 농담으로 공연하면서 역대 미쉘 중엔 제가 제일 잘생겼을거라고 하고 있어요. 진짜 한 번 검색해봐요. (웃음)"- '유모차 미는 걸 좋아한다'는 등 실제 모습과 오버랩되는 대사들이 웃음을 유발해요."그게 원래 있는 대사예요. 저를 염두에 두고 바꾼 게 아니에요. 원래는 '유모차 미는 걸 좋아한다'고 하고 '스웩이 있잖아'라고 까지 하면 웃음이 터져야 하는데 제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인지 관객들이 '유모차'까지만 대사를 해도 이미 웃음이 터져요. 그래서 뒷 대사가 전달이 안되는 경우가 있어요." -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 실제 모습과는 180도 다른 것 같아요. 마마보이에 아둔한 남편이죠."무거운 역할만 했지만 사실 제 안엔 밝고 가볍고, 빈틈이 있는 부분도 있어요. 제가 만약 철드는 과정 없이 그대로 자랐다면 미쉘 같은 사람이 됐을거예요.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이 사극('주몽')이고, 집안 배경에서 생긴 이미지 때문에 제 안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줄 작품 연이 잘 닿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대학살의 신'을 하면서 배우 송일국을 감싸고 있는 걸 한꺼풀 벗기면 더 연기가 좋을 것 같다고 연출님이 말씀하셨어요. 그 말이 정답이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캐릭터 연기를 하니 재밌어요." - 웃음을 의도한 부분에서 관객들이 웃을 때 기분이 어떤지."엄청난 쾌감이 있죠. 최정원 선배는 평소 내색을 안 해서 몰랐는데 첫 공연을 하기 전까지 캐릭터에 대한 답이 안 나와서 많이 답답했다더라고요. 워낙 베테랑이라 그런 게 전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죠. 그러니 저는 오죽했겠어요. 전 같이 하는 세 분에 비해 실력적으로 처지는 것도 있고 작품 이해도 잘 안되서 더 답답했죠. 나중에 이지하 선배가 술 한 잔 하면서 말하길 첫 리딩 때 제가 연기하는 걸 보고 너무 기가차서 말도 안 나왔다더라고요. '도대체 이 인간이랑 어떻게 공연하라는 거야'라고 생각했대요. 그런데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서 좀 봐줄만 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전 첫 리딩때는 몰랐는데 연습하면서 답답함과 걱정이 커졌죠. 그런데 첫 공연을 하자마자 답답함이 싹 다 사라졌어요. 뜨거운 관객 반응 덕이었죠. 첫 대사부터 아주 빵빵 터졌어요. 최정원 선배도 기분이 업 되서 장난 아니었어요." - 무대에 잔뼈가 굵은 배우들과 호흡이라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요."제가 사실 대사도 그렇고, 뭘 배울 때도 그렇고 무식하게 외우는 스타일이거든요. 연기할 땐 제 대사만 죽어라 외웠어요. 또 제가 연기한 걸 매일 비디오로 찍어서 집에가서 연기한 걸 돌려봤어요. 정말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남경주 선배님은 저 보다 열심히 안 하는 것 같고, 설렁설렁하는 것 같은데 저 보다 2주 전에 대사를 다 외운 거예요. 선배님은 전체 대사를 외워서 상대방의 대사에서 자신의 대사를 유추해내니깐 훨씬 빨리 외울 수 밖에 없었던 거였어요. 특히나 이 연극은 합이 더 중요한데 제가 그걸 놓치고 있었던거죠. 제 대사만 외우면 제 연기에 틀이 생겨버리더라고요. 상대가 상황에 따라 대사 강도를 약하게 하면 저도 약하게 받아야 하는데 제 대사만 외우면 상대 강도에 상관없이 전 똑같은 강도로 대사를 하니깐 좋은 합이 완성될 수 없는 거죠. 진짜 번개 맞은 기분이었어요. 선배님께 작품 전체를 보는 눈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 소극장 무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들었어요. 이번 연극으로 극복했나요."완전히요. 지금은 소극장 공연을 즐기고 있어요. 소극장은 메인 무대와 관객들의 거리가 가깝잖아요. 예전 공연하다가 어느 순간 관객과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대사가 생각이 안 나는거예요. 그 뒤로는 관객의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소극장 공연을 하면서 완벽하게 극복했어요.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한 공연에선 마이크를 찼거든요. 이번엔 마이크를 안 차고 하는 첫 공연이에요. 여러모로 제겐 도전이었죠. 예전에 TV 드라마 연기자 출신이 공연할 때 대사 전달이 안되는 걸 봤어요.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죠. 연기를 잘하고 말고를 떠나서 일단 대사 전달은 되어야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에 연습할 때 남들 두배의 성량으로 했어요. 다른 세 선배님은 워낙 경험이 많고 베테랑이니깐 극장에 가서 공연하다가 성량 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데 전 초자라 그게 힘들거든요. 성량을 내리는 건 쉬워도 올리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성량을 올려서 연습했죠." -가족들도 공연을 보러 왔나요."이제껏 했던 공연 중에 가족 반응은 제일 좋아요. 아내는 첫 공연을 보고 85점을 줬어요. 여동생은 50점을 예상하고 보러 왔는데 80점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머니(김을동)는 당연히 보고 잔소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곧잘 한다'고 하셨어요. 사실 어머니는 평생 저를 배우로 인정하지 않을 것 같아요. 밖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어머니는 배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거든요. 드라마 '용의 눈물'이 방영될 때 유동근 선배님이 새벽2시에 저희 집에 와서 원포인트 연기 레슨을 받기도 했어요. 전광렬 선배, 박상원 선배 등 많은 선배님들이 집에 오셔서 어머님께 연기 수업을 받았어요. 어머님이 고등학교 때도 연극반이셨고, 성우를 해서 딕션이 좋아요. 거기에다가 웅변까지 해서 상을 받을 정도로 성량이 좋거든요. 그런 분에게 제 연기가 만족스러울 수가 없죠. 연기적인 부분에선 어머니는 제가 평생 넘지 못 할 산이에요. 그래도 그런 어머니가 계셔서 제가 늘 배우로서 겸손할 수 있죠. 그런 어머니가 이번엔 잔소리를 안 한 것 만으로도 만족해요." -어머니에게 연기 지적을 많이 받나봐요."어머니가 연기에 대한 열정이 지금도 엄청 뜨겁거든요. 뼈 속 깊이 배우인 분이에요. 일하고 아무리 피곤하고 시간이 늦어도 드라마를 챙겨보세요. '피곤한데 일찍 주무세요'라고 했더니 '연기도 트렌드야. 요즘 나오는 작품도 계속 봐야 돼'라고 하더라고요.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어머니는 다시 연기를 하고 싶어하세요. 누구 보다 무대를 그리워하고 작품을 만나고 싶어하죠.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많은 분이에요." -공연하랴. 육아하랴. 더 바쁘겠어요."아내가 주말에 하루는 꼭 일을 해야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많은 업무를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토요일엔 제가 애들을 극장에 데리고 가요. 예술의전당에서 운영하는 키즈카페가 있거든요. 공연 티켓을 보여주면 공연하는 시간동안 키즈카페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공연하는 동안 아이들은 키즈카페에서 놀아요." -자상한 남편인 것 같아요."인생의 첫 번째 가치관이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에요. 두 번째는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는 것, 세 번째는 내 일에 충실하며 사는 것이에요. 아내와는 존댓말을 써요. 서로 존대하다보니 싸울 일도 없는 것 같아요. 결혼하고 한 번도 안 싸웠어요. 전 사랑은 노력하면 커진다고 생각해요. 결혼 생활하면서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2008년 결혼했어요. 한 번도 안 싸웠다는 게 믿어지지 않네요."일단 서로 존대하고 제가 진짜 열받으면 말을 안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애가 태어나기 전엔 아예 싸울 일이 없었죠. 감정 상할 일도 없었죠. 그런데 애들이 태어나고 나서 감정이 상하는 일은 있었어요.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내가 회사로 복귀한 뒤 전 하루종일 애만 봤거든요. 쉴 새 없이 젖병 닦고, 매일 세탁기 두 대를 풀로 돌리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도 아내가 짜증을 낼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난 일도 안 하고 돕고 있는데 왜 짜증을 내는거예요'라고 했죠. 근데 제가 아빠인데 육아를 '돕는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 거였죠. 육아는 내 몫이라는 인식으로 바뀌면서 싸울 일이 없어졌어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배우 보단 예능에서 생긴 아빠 이미지가 짙어졌어요. 부담스럽진 않나요."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한 편으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덕을 많이 봤어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거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의 관심이 계속 될 것 같은데 인기와 관심이라는 게 있다가도 금방 없어지고 그렇더라고요. 겪어봐서 알아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했는데 여전히 대한,민국,만세 세쌍둥이 팬들이 많죠."저 보다 팬이 많아요. 하하. 제가 원래 SNS를 안 했는데 아이들 근황 사진을 올리는 용도로만 SNS를 하고 있어요. 팬 분들이 아이들이 어떻게 크고 있는지 궁금해해서 가끔씬 '이렇게 자라고 있습니다'를 보여드리려고 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많이 컸겠어요."그럼요. 대한이는 블럭을 제가 봐도 깜짝 놀랄 정도로 잘 해요. 민국이는 제 머리 꼭대기에 있는 아이고요. (웃음) 아침에 밥을 먹는데 제가 '봐봐. 아버지는 빨리 먹잖아'라고 했더니 민국이가 '아버지는 돼지띠라 빨리 먹잖아. 우린 용띠라 빨리 못 먹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여섯살 짜리인데 말싸움을 하면 제가 져요. 만세는 이모님한테 사랑을 많이 받고 있죠. 오죽하면 이모님 카톡 사진이 만세예요. 하하. 만세는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어요." -세쌍둥이가 다 성격이나 취향이 다른 것 같아요. 가장 송일국씨를 닮은 아들은 누군가요."대한이요. 외모나 성격이나 대한이가 저를 제일 많이 닮았어요." -무대의 매력을 알게해준 작품은 뭔가요."연극 '나는 너다'죠.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기도 해요. '나는 너다'를 하기 전에 드라마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를 찍었어요. 연기도 못 하면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만 연연했죠. 몸짱 캐릭터를 만들고, 최고의 헤어와 의상 팀을 섭외했죠. 그 분들에게 비싼 페이(pay)를 드리면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엄청 힘을 줬죠. 뭐가 중요한지 몰랐던거죠. 그러다가 연극 '나는 너다' 작품을 만나게 됐어요. 그 전까진 연극 한 번 한 적 없는 저에게 윤석화 선생님이 제의를 해서 할 수 있었죠. 정말 잘 한 선택이었죠. 그때 연기에 대해 눈을 다시 뜨게 됐죠. 연극 배우들 중 생활고를 겪는 분들이 많잖아요. 연극하는 게 좋아서 연극을 계속하지만, 경제적으로 힘드니깐 밤에 대리운전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 선후배님들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어요. '내가 그동안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죠. 공연장이 KB하늘극장이었는데 거긴 개인 분장실도 없고 대기실이 그냥 통으로 덜렁 두 개 있어서 모두가 같이 사용해야 되거든요. 여러가지로 무대 뒤 상황이 열악한데 공연하러 가는 게, 그 공연장에 있는 게 매일 매일 행복했어요. 그때까지 연기하면서 느껴보지 못 한 또 다른 설렘과 즐거움이었죠. 공연이 저녁 8시면 낮 1시까지 가고 그랬으니깐요." -일찍 가서 뭘 했나요."전 날 팬들이 준 꽃을 나눠서 빈 패트병을 반으로 잘라서 꽂아두기도 하고, 청소도 하고 그랬어요. 아무도 시킨 사람이 없는데 그냥 그 공간에 있는 제 자신이 좋아서, 그 느낌이 좋아서 스스로 했어요. '대학살의 신'은 5시 연습 시작이면 선배님들은 4시 전에 다 오세요. 그래서 저도 더 일찍 가죠. 제가 막내잖아요.(웃음) 어디가서 막내되기 싶지 않은 나이인데 이번엔 막내라서 너무 행복해요." -'나는 너다'의 연출을 배우 윤석화씨가 맡았어요. 완벽주의이고, 혼을 많이 내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어땠나요."윤석화 선생님은 그냥 천재인 것 같아요. 너무 수준이 높고 잘하니깐 그 분의 기준을 따라가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전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손 동작부터 얼국 각도까지 시키는대로만 했어요. 잘 하진 못 했지만, 성실하게 해서 다행히 혼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윤석화 선생님은 제게 내려 놓으라고, 뭘 하려고 하지 말고 편하게 내려놓고 연기하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아빠, 남편 송일국이 아닌 배우 송일국의 꿈과 목표는 뭔가요."죽을 때까지 배우만 하는 거예요. 차기작은 아직이에요. 곧 들어오겠죠.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오죽하면 아내가 '당신은 하늘에서 인생 커리큘럼을 짜주는 것 같아요'라고 하더군요. 적당히 돈도 벌게 해주면서, 적당히 필요한 순간 의미있는 작품도 하게 되고, 정말 제가 생각해도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작품을 정할 때 큰 고민은 안 하고 적당히 고르는데 하루는 공연하는 친구가 '대본을 선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작품만 잘 고른다는 의미에서요. 근데 제가 작품을 잘 고르는 게 아니라 좋은 작품이 저한테 들어오는 것 같아요. 행운이죠." -'대학살의 신'이 23일 막을 내리죠. 며칠 안 남았는데 공연을 마무리 하기 전에 더 얻거나 배우고 싶은 게 있을까요."이미 세 분 사이에서 공연을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제 목표는 다 이뤘다고 생각해요. 소극장 공연을 했다는 것도 그렇고요. 이 공연 전엔 제 이름 석자 앞에 배우 타이틀을 다는 게 부끄러웠거든요. 근데 이제는 배우 송일국이라고 하는 데 좀 떳떳해진 것 같아요. 이제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연지 기자사진=김민규 기자영상편집=민혜인장소협찬=가로수길 테이블원(table.1) [취중토크①] 송일국 "소극장 공연 두려움, 완전히 극복" [취중토크②] 송일국 "아내와 존댓말, 결혼 후 한 번도 안 싸웠어요" [취중토크③] 송일국 "여섯 살 민국이와 말싸움하면 져요" 2017.07.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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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송일국 "소극장 공연 두려움, 완전히 극복"

배우 송일국(46)이 굉장한 도전을 했다. 소극장 무대에서 연극 '대학살의 신'을 하고 있다.철인3종 경기, 유모차를 끌고 뛰는 10km 마라톤, 세쌍둥이 안고 성황봉송 등을 했던터라 웬만한 도전은 놀랍지도 않다. 연극 '나는 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무대 공연의 경험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연극을 '도전'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다. 노련한 배우들도 소극장 공연을 피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수를 해도 더 티가 많이 나고, 작은 숨소리까지 다 들리는 관객과의 가까운 거리가 부담스럽다. 안 하던 실수도 더 많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같이 하는 멤버들은 남경주,최정원,이지하 등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이런 까닭에 취중토크 날짜를 잡고 그의 연극을 보기 전까지 걱정이 많았다. 함께하는 배우들과 실력 차가 나서 인터뷰를 하기 민망하면 어떻게 하나에 대한 걱정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공연이 시작하고 얼마 안 돼 극에 몰입할 수 있었고 편안한 마음으로 웃으며 관람했다. -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술은 원 없이 먹어본 적이 없어요. 하하하. 전 그냥 기도를 열고 술을 마셔요. '나는 너다' 공연을 할 땐 1000cc 맥주를 원샷했어요. 20대 때는 질보다 양이라서 맥주를 많이 마셨어요. 자주 가던 곳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돈도 없고 그래서 맥주 1000cc를 시키면 기본 안주가 무료인 곳에 가서 1만cc씩 마시고 그랬어요." - 매주 월요일 빼고 연극 '대학살의 신'을 하고 있죠. 체력은 어떤가요."다른 세 분(남경주,최정원,이지하)은 모르겠는데 저는 하루에 3회씩 공연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목이 좀 무리가 와서 그렇지 목만 버티면 체력은 끄떡없죠. 하하하. 전 체력은 자신있어요. 철인 3종 경기도 했고, 또 아들만 셋을 키우잖아요. (웃음) 공연에서 극 중 아내와 소리치면서 싸우는 신이 있는데 그때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그 순간만 매일 매일 기다려요. 스트레스가 확 풀리거든요. 그래서 제가 우스갯소리로 공연하러 갈 때 '스트레스 풀러 가야지'라고 해요." - 이번 공연 캐릭터를 위해서 일부러 체중을 늘렸다고 들었어요."일부러라기 보다는 저는 그냥 운동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숨만 쉬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에요. 연출님이 캐릭터가 약간 몸집이 있고 그러는 게 좋겠다고, 체중이 늘면 좋겠다고 해서 마음껏 먹고 있죠.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했던 역대 배우들이 다 살이 좀 있어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대학살의 신'에선 존 C. 라일리가 저랑 같은 역할이었어요. 저처럼 펑퍼짐하고 머리카락도 곱슬곱슬하게 볶은 이미지로 캐릭터를 소화했죠. 농담으로 공연하면서 역대 미쉘 중엔 제가 제일 잘생겼을거라고 하고 있어요. 진짜 한 번 검색해봐요. (웃음)"- '유모차 미는 걸 좋아한다'는 등 실제 모습과 오버랩되는 대사들이 웃음을 유발해요."그게 원래 있는 대사예요. 저를 염두에 두고 바꾼 게 아니에요. 원래는 '유모차 미는 걸 좋아한다'고 하고 '스웩이 있잖아'라고 까지 하면 웃음이 터져야 하는데 제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인지 관객들이 '유모차'까지만 대사를 해도 이미 웃음이 터져요. 그래서 뒷 대사가 전달이 안되는 경우가 있어요." -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 실제 모습과는 180도 다른 것 같아요. 마마보이에 아둔한 남편이죠."무거운 역할만 했지만 사실 제 안엔 밝고 가볍고, 빈틈이 있는 부분도 있어요. 제가 만약 철드는 과정 없이 그대로 자랐다면 미쉘 같은 사람이 됐을거예요.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이 사극('주몽')이고, 집안 배경에서 생긴 이미지 때문에 제 안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줄 작품 연이 잘 닿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대학살의 신'을 하면서 배우 송일국을 감싸고 있는 걸 한꺼풀 벗기면 더 연기가 좋을 것 같다고 연출님이 말씀하셨어요. 그 말이 정답이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하지 않았던 캐릭터 연기를 하니 재밌어요." - 웃음을 의도한 부분에서 관객들이 웃을 때 기분이 어떤지."엄청난 쾌감이 있죠. 최정원 선배는 평소 내색을 안 해서 몰랐는데 첫 공연을 하기 전까지 캐릭터에 대한 답이 안 나와서 많이 답답했다더라고요. 워낙 베테랑이라 그런 게 전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였죠. 그러니 저는 오죽했겠어요. 전 같이 하는 세 분에 비해 실력적으로 처지는 것도 있고 작품 이해도 잘 안되서 더 답답했죠. 나중에 이지하 선배가 술 한 잔 하면서 말하길 첫 리딩 때 제가 연기하는 걸 보고 너무 기가차서 말도 안 나왔다더라고요. '도대체 이 인간이랑 어떻게 공연하라는 거야'라고 생각했대요. 그런데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서 좀 봐줄만 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전 첫 리딩때는 몰랐는데 연습하면서 답답함과 걱정이 커졌죠. 그런데 첫 공연을 하자마자 답답함이 싹 다 사라졌어요. 뜨거운 관객 반응 덕이었죠. 첫 대사부터 아주 빵빵 터졌어요. 최정원 선배도 기분이 업 되서 장난 아니었어요." - 무대에 잔뼈가 굵은 배우들과 호흡이라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요."제가 사실 대사도 그렇고, 뭘 배울 때도 그렇고 무식하게 외우는 스타일이거든요. 연기할 땐 제 대사만 죽어라 외웠어요. 또 제가 연기한 걸 매일 비디오로 찍어서 집에가서 연기한 걸 돌려봤어요. 정말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남경주 선배님은 저 보다 열심히 안 하는 것 같고, 설렁설렁하는 것 같은데 저 보다 2주 전에 대사를 다 외운 거예요. 선배님은 전체 대사를 외워서 상대방의 대사에서 자신의 대사를 유추해내니깐 훨씬 빨리 외울 수 밖에 없었던 거였어요. 특히나 이 연극은 합이 더 중요한데 제가 그걸 놓치고 있었던거죠. 제 대사만 외우면 제 연기에 틀이 생겨버리더라고요. 상대가 상황에 따라 대사 강도를 약하게 하면 저도 약하게 받아야 하는데 제 대사만 외우면 상대 강도에 상관없이 전 똑같은 강도로 대사를 하니깐 좋은 합이 완성될 수 없는 거죠. 진짜 번개 맞은 기분이었어요. 선배님께 작품 전체를 보는 눈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 소극장 무대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들었어요. 이번 연극으로 극복했나요."완전히요. 지금은 소극장 공연을 즐기고 있어요. 소극장은 메인 무대와 관객들의 거리가 가깝잖아요. 예전 공연하다가 어느 순간 관객과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대사가 생각이 안 나는거예요. 그 뒤로는 관객의 눈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소극장 공연을 하면서 완벽하게 극복했어요.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한 공연에선 마이크를 찼거든요. 이번엔 마이크를 안 차고 하는 첫 공연이에요. 여러모로 제겐 도전이었죠. 예전에 TV 드라마 연기자 출신이 공연할 때 대사 전달이 안되는 걸 봤어요.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죠. 연기를 잘하고 말고를 떠나서 일단 대사 전달은 되어야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에 연습할 때 남들 두배의 성량으로 했어요. 다른 세 선배님은 워낙 경험이 많고 베테랑이니깐 극장에 가서 공연하다가 성량 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데 전 초자라 그게 힘들거든요. 성량을 내리는 건 쉬워도 올리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성량을 올려서 연습했죠." -가족들도 공연을 보러 왔나요."이제껏 했던 공연 중에 가족 반응은 제일 좋아요. 아내는 첫 공연을 보고 85점을 줬어요. 여동생은 50점을 예상하고 보러 왔는데 80점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머니(김을동)는 당연히 보고 잔소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곧잘 한다'고 하셨어요. 사실 어머니는 평생 저를 배우로 인정하지 않을 것 같아요. 밖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어머니는 배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거든요. 드라마 '용의 눈물'이 방영될 때 유동근 선배님이 새벽2시에 저희 집에 와서 원포인트 연기 레슨을 받기도 했어요. 전광렬 선배, 박상원 선배 등 많은 선배님들이 집에 오셔서 어머님께 연기 수업을 받았어요. 어머님이 고등학교 때도 연극반이셨고, 성우를 해서 딕션이 좋아요. 거기에다가 웅변까지 해서 상을 받을 정도로 성량이 좋거든요. 그런 분에게 제 연기가 만족스러울 수가 없죠. 연기적인 부분에선 어머니는 제가 평생 넘지 못 할 산이에요. 그래도 그런 어머니가 계셔서 제가 늘 배우로서 겸손할 수 있죠. 그런 어머니가 이번엔 잔소리를 안 한 것 만으로도 만족해요." -어머니에게 연기 지적을 많이 받나봐요."어머니가 연기에 대한 열정이 지금도 엄청 뜨겁거든요. 뼈 속 깊이 배우인 분이에요. 일하고 아무리 피곤하고 시간이 늦어도 드라마를 챙겨보세요. '피곤한데 일찍 주무세요'라고 했더니 '연기도 트렌드야. 요즘 나오는 작품도 계속 봐야 돼'라고 하더라고요.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요. 어머니는 다시 연기를 하고 싶어하세요. 누구 보다 무대를 그리워하고 작품을 만나고 싶어하죠.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많은 분이에요." ※취중토크②로 이어집니다. 김연지 기자사진=김민규 기자영상편집=민혜인장소협찬=가로수길 테이블원(table.1) [취중토크①] 송일국 "소극장 공연 두려움, 완전히 극복" [취중토크②] 송일국 "아내와 존댓말, 결혼 후 한 번도 안 싸웠어요" [취중토크③] 송일국 "여섯 살 민국이와 말싸움하면 져요" 2017.07.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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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연개소문·대조영·태왕사신기까지

지상파 방송 3사가 ‘고구려의 재발견’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지난 5월 첫 방송된 을 필두로. 7월 방영되는 (SBS) (KBS1) 등 명실공히 지상파 3사의 대하사극은 고구려사 일색이다. 송일국·한혜진 등 젊은 연기자와 허준호·오연수·전광렬 등 탄탄한 고참급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은 세 드라마 중 가장 오래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고구려의 건국 초기를 다룬다. 7월 8일부터 첫 방송되는 유동근 주연의 은 로 유명한 이환경 작가와 이종한 PD가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100부작에 주말 9시대 프라임타임에 편성됐다. 시기적으로도 건국과 발해 탄생 사이 역사적 시점을 배경으로 해 과 사이의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SBS가 총 제작비 200억원을 투입한 초대형 대하사극이다. 최수종이 타이틀 롤을 맡은 은 세 작품 중 방송 시기도 9월로 가장 늦고 역사적인 배경도 발해 건립 전을 주로 해 고구려 역사를 재조명한다. 고구려 유민으로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삶을 다뤘다. 이외에도 배용준이 주인공 광개토대왕 역을 맡아 화제가 된 24부작 도 MBC 편성을 잡고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나선다. 에는 문소리·정진영도 주조연으로 합세하고 영화 팀이 특수 효과를 맡았다. 430억원 제작비에 내년 초 방송을 앞두고 전 세계 90개국에 배급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의 기자 2006.06.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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