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천·경기 창업박람회] 경제 상황따라 변신해 온 치킨, 영원한 유망 아이템
서민의 대표 음식은 돼지고기와 닭고기다. 돼지고기가 삼겹살로 대표되는 것에 반해 닭고기는 다양한 요리 방법으로 메뉴도 가지각색이다. 이 때문에 치킨 전문점은 창업 시장에서 부동의 성공 아이템으로 꼽힌다. 치킨 시장의 역사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치킨은 서민적 음식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또 치킨은 우리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변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2016년 기준 도소매업·서비스업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전국 2만5431개로 편의점(3만4275개), 한식(2만7221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가맹점당 매출액은 1억358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에 개인 치킨 매장은 제외된 데다 치킨을 취급하는 호프, 주점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실제 치킨 매장수는 4만여 개가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실례로 2013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조사에서 국내 치킨 전문점 수는 10년간 연평균 9.5% 증가세를 보이면서 약 3만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당시 조사에서 닭갈비, 찜닭, 삼계탕, 닭꼬치 전문점 등을 제외했기 때문에 실제로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레드오션 시장에서 치킨 전문점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명예퇴직이나 실직, 재취업의 어려움 등으로 수요가 꾸준하면서도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킨이 창업 시장에서 관심받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 후반이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KFC와 림스치킨은 튀김 통닭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 기존의 단순한 닭집에서 튀겨 내던 프라이드치킨과 백숙에서 탈피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은 식용유 보급이 확산되면서 부터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소비자의 입맛 역시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것이 양념치킨이다. 국내 최초의 양념치킨 분야를 개척한 페리카나, 처갓집, 이서방 등 브랜드는 어린이들을 비롯해 여성층에서 폭발적 사랑을 받았다. 1990년대 들어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면서 맛은 기본으로 하고 기능을 강화한 건강 개념의 치킨이 등장했다. 여기에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저칼로리 치킨을 요구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바비큐치킨도 시장에 합류했다. 대표적 브랜드로는 DHA치킨과 비타민치킨, 명동바베큐, 바비큐보스 등이 있다. 2000년대 들어 IMF 경제 위기가 반영되면서 사회·경제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불닭이 인기를 얻게 됐다. 여기에 가격 파괴 열풍이 더해지면서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에 5000원이라는 파격적 가격을 선보인 브랜드가 잇따라 시장에 나타났다. 또 배달 및 테이크아웃도 치킨 창업 시장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잡았다. 2010년 이후에는 두 마리 치킨과 닭강정 열풍이 불었다. 두 마리 치킨은 지속되는 불경기 상황과 맞물려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 중 하나다. 두 마리 치킨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은 한 마리씩 두 곳에 배달하는 것에 대한 시간과 비용 대신 한 곳에 두 마리를 배달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비 창업자가 초기 투자금을 아낄 수 있도록 가맹비, 보증금, 로열티를 일체 면제하는 ‘3무 정책’을 시행하며 소비자와 가맹점주의 만족도 형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후 치킨 아이템은 조류독감으로부터 매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왔다. 대표적 사례가 문어, 갑오징어 등 해산물과 치킨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낸 것이다. ‘만끽치킨’과 ‘문어치킨’, ‘경아두마리치킨’ 등이 대표적 브랜드다. 특히 ‘경아두마리치킨’은 한발 더 나아가 오징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데다 감자튀김까지 더한 오징감자, 치킨육포와 먹태채를 합친 포태칩, 게와 새우튀김 치킨을 결합한 게새우 등 컬래버레이션 메뉴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더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제맥주와 국민 간식인 치킨을 컬래버레이션한 브랜드 ‘국민맥주’, 뼈 없는 치킨을 넘어 치킨 플래터를 활용해 국내외 음식과 컬래버레이션한 ‘1979 서기치킨’과 다양한 치킨 요리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플래터 메뉴로 차별화한 ‘누나홀닭’ 등도 최근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치킨 아이템은 특별한 조리기술이나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운영상 큰 어려움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이 즐겨 먹는 소주나 맥주, 막걸리등 안주로서 치킨은 육류 아이템 중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앞으로 수요층 확대도 기대되는 아이템이다. 문제는 시장이 지나치게 과다 경쟁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내 치킨 브랜드만 해도 독립점포를 제외하고 프랜차이즈만 수백여 개에 달한다. 따라서 비슷한 요리 방법과 판매 유형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차별화된 요소를 갖춰야 하므로 요리나 판매에 있어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 트렌드에 가장 부합하면서도 나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 창업전문가들이 “예비 창업자들은 치킨 시장의 경쟁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 웰빙화·다양화·소량화·복합화 등 최근 트렌드를 감안한 독자적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창업취재팀
2018.05.09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