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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5대 그룹 일본법인 2.2%, SK 15곳 가장 많고, 현대차 단 3곳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일본으로 향하는 가운데 5대 그룹이 일본에 세운 법인이 45곳 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그룹 전체 해외법인의 2% 수준에 불과하다.한국CXO연구소는 16일 '5대 그룹 일본 법인 현황 및 일본 수출규제가 국내 전자업체 경영 실적에 미친 영향 분석'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세운 해외 계열사는 2082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일본에 세운 법인은 45곳으로 5대 그룹 전체 해외법인의 2.2%에 그쳤다.그룹별 일본 법인 수는 SK가 15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G 14곳, 삼성 8곳, 롯데 5곳, 현대차 3곳 순이다. CXO연구소는 또 일본의 수출규제가 오히려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종 상위 100곳의 매출은 2019년 271조3000억원에서 2021년 352조5000억원으로 약 30% 증가했다.같은 기간 100대 전자업체의 영업이익은 16조9000억원에서 50조2000억원으로 약 200% 급증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내 진출한 일본 기업이 역풍을 맞을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국내 법인의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주요 33개 일본 기업의 매출은 2019년 10조746억원에서 11조3950억원으로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72억원에서 7682억원으로 49% 늘었다.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일본의 경제 압박 전략은 사실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한국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더 빨리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일본 측 파트너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함께 도쿄에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을 연다. '한일 경제협력 활성화'를 주제로 열릴 BRT에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대거 참석한다.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회장이 총출동 한다. 여기에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류진 풍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이 BRT를 위해 일본을 찾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16 14:51
자동차

[자국 우선주의 韓·日] 한국 시장 일본차 위기, '노재팬'만 문제일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른바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 시작된 판매 부진의 터널에서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차에 기술력을 따라 잡힌 데다 전기차 등 미래차 부재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일부에서는 앞서 한국 시장에서 발을 뺀 닛산의 뒤를 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입자 100대 중 일본차는 단 6대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차 브랜드(도요타·렉서스·혼다)는 국내 시장에서 총 1만699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2만680대) 대비 17.8% 줄어든 수치다.같은 기간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28만3435대로 2.6% 올랐다. 일본차 브랜드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판매량이 줄면서 지난해 일본차의 시장 점유율도 6.0%로 전년(7.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100대 가운데 단 6대만 일본 브랜드였던 셈이다.개별 브랜드 실적도 모두 하락세다.렉서스는 지난해 759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2.1%나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혼다도 27.9%의 낙폭을 그리며 3140대에 머물렀다. 그나마 도요타는 6259대를 팔아 전년 대비 2.8% 하락하는 데 그쳤다.이에 따라 지난해 수입차 흥행 척도인 연간 1만대 판매 브랜드 중 일본 브랜드는 다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본차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수입차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했다.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2008년에는 36%에 달할 정도였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2012년 이후 6년 간 다시금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연간 판매량은 2013년 2만2042대에서 2018년 4만5253대로 2.1배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14.1%에서 17.4%로 3.3%포인트 상승했다.하지만 일본차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맞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2019년 3만6661대로 4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1만8236대로 반토막 나며 한국 시장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이 과정에서 한국닛산(닛산·인피니티)은 2020년 말을 기점으로 16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했다.2021년에는 큰 폭의 할인을 앞세워 판매량이 다소 회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만대 밑으로 떨어지며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보다도 판매가 부진했다. 부진 원인은 기술력?문제는 일본차의 부진이 노재팬의 여파로만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불매운동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상당히 희석된 지금까지도 일본차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에서는 최근 현대차·기아 등 국산차의 약진이 일본차를 부진에 빠트렸다고 보고 있다.실제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 3000만~5000만원대 시장에선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 K7 등 국산차에 밀리고 있다. 혼다는 2008년 베스트셀링카 어코드를 앞세워 1만2356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여기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스포츠 세단 G70와 준대형 세단 G80를 앞세워 일본차 잠재 수요를 흡수했다.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일본차의 텃밭이었다. 과거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와 품질 등 일본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어려웠다.하지만 최근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쏘렌토, 스포티지 등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베스트셀링 모델인 신형 그랜저 출시로 인해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또 일본차 업체들의 늦은 전동화 전환으로 부족한 전기차 판매모델이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9월부터 전기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을 앞서왔다.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기차를 향하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 시장에 판매된 일본차 업체의 전기차는 렉서스의 'UX' 207대가 유일하다.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으로 꼽히는 전기차 전환이 느린 데다, 국내 완성차 제조 기술도 더 이상 일본차 업체들에 뒤처지지 않는다"며 "이 시장에 새로 유입되고 있는 젊은 층들이 일본차를 선택할 만한 요인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기술이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고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은 독일차가 확실히 선점하고 있어 앞으로 불매운동과 상관없이 일본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차로 재기 노리는 일본차일본차 업체들은 올해 신차를 앞세워 재기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올해 국내 출시를 확정하거나 검토 중인 신차만 총 8종이다. 지난해 출시한 신차(3종)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먼저 도요타는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렉서스는 준대형 SUV 'RX PHEV’와 중형 전기차 ‘RZ’를 연내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또 한국도요타는 다케무라 노부유키 전 사장의 후임으로 콘야마 마나부 신임 대표를 오는 9일 선임했다. 콘야마 신임 대표는 1990년 도요타에 입사 후 '리서치부' '딜러 네트워크 개발' '해외 시장 판매 및 운영 전략 부문'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2019년부터 한국토요타 부임 전까지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부'에서 동아시아 지역 담당을 맡아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혼다는 연내 신차 5종 출시 및 온라인 판매 플랫폼 도입으로 부진에서 탈출한다는 목표다. 우선 올해 1분기 신형 'CR-V'를 시작으로 상반기 2종, 하반기 3종의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지난해 특별한 신차가 없었던 것과 달리 CR-V, 어코드 등 대표 차종을 앞세워 판매량 확대를 추진한다. 차량 판매가격을 일원화하는 '원프라이스 정책'도 시행한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니즈를 반영하고 비즈니스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55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고객들이 오프라인 외에 온라인을 통해서도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조만간 오픈할 것”이라며 “기존 매장마다, 딜러에 따라 판매가격이 달라 불만을 가진 고객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원프라이스 정책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도요타는 2030년까지 3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혼다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소니그룹과 합작해 프리미엄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2.02 07:00
경제

문 대통령 5000만원 투자한 '필승코리아 펀드'…1년 만에 수익률 56%

문재인 대통령이 투자하며 관심을 모았던 ‘필승코리아 펀드’가 출시 1년 만에 56.12%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00만원을 투자한 문 대통령의 수익금은 약 3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필승코리아 펀드 운용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4일 출시된 필승코리아 펀드의 현재 설정액은 1230억원이며, 출시 이후 수익률은 56.12%에 달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1년 새 코스피 상승률이 22.11%임을 감안했을 때, 해당 펀드의 수익률은 코스피 상승률에 2.5배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이 펀드 출시 보름 후인 8월 26일 가입했는데, 당시 펀드의 수익률은 출시일 대비 -1.15%를 기록하던 시점이었다. 이어 국회의원, 장관, 시·도지사 등이 가입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차익이 3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 때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하며 펀드도 어려움을 겪었으나 상대적으로 성과는 양호했다”고 말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지난해 8월 14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재·부품·장비 투자펀드로 출시됐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기초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소재·부품·장비 업종 중에서 국산화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들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필승코리아 펀드가 탄생했다. 주식시장이 회복되고 투자자들이 중장기 성장 테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수익률은 상반기를 지나며 50%를 돌파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7월말 기준 총 6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중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36개다. 해당 기업들의 투자 비중은 약 41%다. 업종별로는 IT·하드웨어 종목 투자비중이 32%로 제일 높고, 반도체(28%), 소프트웨어(8%) 순이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에 가장 많은 22.00%를 투자하고 있으며, 에스앤에스텍(4.56%), 네이버(4.49%), LG화학(4.08%) 등에도 많이 투자했다. 소재·부품·장비 업종의 시가총액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임을 고려했을 때, 필승코리아 펀드의 해당 업종 투자 비중은 높은 수준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측은 “반도체 소재·부품, 친환경 차 부품, IT 소재·부품ㆍ장비 관련 기업이 양호한 성과를 냈다”며 “투자 종목 중 일부 기업은 300% 이상의 기업가치 상승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8.10 15:25
경제

이재용, 日 수출규제 1년 맞아 반도체부품 자회사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규제 1년을 하루 앞두고 반도체부품 자회사를 찾았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한 후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등 삼성의 부품·장비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세메스는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으로,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 등 국내 두 곳의 사업장에 2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소재·부품·장비 수급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진 지난해 7월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다녀온 직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단기 대책 및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며 사장단에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시나리오 경영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일본은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핵심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9년 7월 1일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3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4일에는 불산가스,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를 개별 수출 허가 품목으로 전환해 사실상 수출을 막았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6.30 16:34
경제

닛산·올림푸스·지유…한국 떠나는 일본 기업들

일본 기업들이 한국 사업을 접고 떠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액이 많이 감소한 여파다. 올 2월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불황까지 겹치자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닛산, 불매 1년 만에 "한국서 철수" 1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닛산 자동차는 지난 2005년 3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15년 만에 철수한다. 닛산은 지난 2005년 3월 고급 자동차 브랜드 인피니티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닛산 본진이 상륙한 것은 2008년 10월이다. 인피니티 브랜드 차량과 중형 세단 알티마 등이 주력이었다. 2010년 닛산과 인피니티를 합쳐 6600대였던 판매량은 2017년 9000대 수준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국과 일본의 무역분쟁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이다. 실제로 닛산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인 노노재팬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 불매운동의 여파는 막강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1~4월) 닛산은 813대, 인피니티는 159대가 팔렸는데 각각 전년 동기대비 각각 41%, 79% 줄어든 수치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렉서스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토요타나 오토바이 등 자동차 외 다른 사업부를 가진 혼다에 비교해 닛산은 상대적으로 불매운동에 견딜 체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패션도 철수…맥주는 인력감축 패션업계는 더욱 심각하다. 지유(GU)와 데상트 영애슬릿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GU는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 3곳을 8월까지만 운영하겠다는 뜻을 지난달 21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엔 데상트의 어린이용 브랜드 데상트 영애슬릿도 47개 매장을 닫기로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특히 어린 세대에게서 일본 불매운동으로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고 전했다. 올림푸스도 카메라 사업을 이달 말까지 종료하기로 했다. 직영점과 온라인 쇼핑몰도 같은 날 폐점한다. 다만 의료사업과 과학 솔루션 사업 부문은 국내 시장에 유지하기로 했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카메라 사업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왔지만 기대하는 성과 달성이 어려웠다"며 철수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일본 기업들의 한국 철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산 소비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각인되면서 대체재를 알게 된 국민의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던 일본산 맥주도 힘을 못 쓴지 오래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87.8% 감소한 63만 달러(약 7억7300만원)로 집계됐다. 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일본 맥주 업계에서 가장 큰 해외시장이었으나 지난해 7월 이후 급감했다. 불매운동 전만 해도 편의점 맥주 순위에서 1~2위를 다퉜던 일본 맥주 아사히를 판매하는 롯데아사히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나면서 인력감축을 시행했다. 닌텐도는 품귀…선택적 불매운동 논란 다만 불매운동의 여파를 거의 받지 않은 브랜드도 있다. 일본 ABC마트가 99.96%의 지분을 소유한 신발 편집숍 ABC마트 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7% 늘어난 5459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직접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유니클로나 무인양품과 달리 ABC마트는 나이키 등 타 브랜드의 신발을 매입해 판매하다 보니 일본 브랜드라는 인식이 적어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콘솔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가 ‘모아봐요 동물의 숲’ 게임 때문에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찾아오는 우울감인 ‘코로나 블루’가 퍼지는 가운데 힐링 게임으로 불리는 해당 게임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편의에 따라 특정 브랜드만 거부하는 '선택적 불매운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매운동 실천은 개인의 자유지만, 필요에 따라 특정 브랜드만 불매하거나 구매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닌텐도 게임기를 사려는 사람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두고 일본 우익과 언론이 얼마나 비웃겠나"라며 "개인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도록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6.02 07:00
스포츠일반

전지훈련 취소·도쿄올림픽 보이콧···한일 스포츠 갈등 대충돌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등 사회 전반적인 '반일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계에도 큰 폭풍이 몰아쳤다. 스포츠 교류가 얼어붙었고, 한발 더 나아가 내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일본 전지훈련'이다. 프로농구, 프로배구는 새 시즌을 앞둔 8~9월경에 주로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찾는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음식·숙박 등 환경도 괜찮은데다 엇비슷한 실력을 갖춘 일본 팀들을 상대로 비시즌에 실전 점검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일 갈등이 불거진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당초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추진했던 울산 현대모비스, 전주 KCC, 서울 삼성,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인삼공사, 창원 LG, 부산 KT, 원주 DB 등 프로농구 7개 구단은 기존 계획을 백지화하거나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들의 반일 정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부분의 프로농구 구단들은 중국, 필리핀 등 대체 훈련지를 물색했지만, 시간이 촉박한데다 훈련 질 저하 등을 우려해 국내에 남아 훈련하는 걸 추진중이다. 오경진 KT 사무국장은 "처음엔 일본 구단도 이 사태에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다. 정치와 스포츠 별개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차원을 넘어서고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본 측도 우리 상황을 이해하고 취소를 받아들였다"면서 "전지훈련은 실전 테스트가 가장 중요한 무대다. 각 구단들이 일본행을 줄줄이 취소한 만큼 안 가는 팀들끼리 연습경기를 갖는 걸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여자 프로농구도 용인 삼성생명, 부천 KEB하나은행이 일본 전지훈련 계획을 일찌감치 취소했다. 여자 프로배구도 지난달 KGC인삼공사를 시작으로 현대건설,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등 4개 구단이 일본 전지훈련을 백지화했다. 배구 역시 일본 훈련을 취소한 팀들끼리 뭉쳐서 자체 리그를 갖고 여름을 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스포츠 교류도 냉각기를 맞았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4일부터 31일까지 강원 속초에서 열릴 박신자컵 서머리그에 참가하려 했던 일본 2개 팀(미쓰비시, 덴소)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용두 WKBL 사무총장은 "정치와 스포츠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원칙론도 있지만 최근 한일 관계는 매우 특수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 7일 이사회에서 일본 두 팀의 출전 여부를 확정할 방침을 밝혔다.앞서 한국 여자 컬링 2개 팀은 1~4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월드컬링투어(WCT) 홋카이도 은행 컬링 클래식 대회에 불참했다. 2019~20 시즌 국가대표인 경기도청과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땄던 춘천시청 등 두 팀 모두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팀으로서 국민 정서를 반영해 불참을 결정했다. 강릉시는 16~1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릴 한중일 여자컬링 친선대회에 일본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만수(61) 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감독은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본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일본과 협력 프로젝트도 일시 중단하겠다"면서 "아무리 일본이 역사 왜곡과 수출규제로 우리를 공격해 와도 홈을 내주는 일은 결코 없는 멋진 포수처럼 우리나라를 모두 잘 지켜내자"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스포츠계의 반일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후폭풍도 일고 있다. 일본 브랜드사의 유니폼, 용품에 대한 거부감 움직임도 일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겨울 전지훈련을 준비하는 프로야구, 프로축구도 영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내년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으로도 자연스럽게 불똥이 튀었다. 한일 관계 문제에다 올림픽 유치전부터 제기됐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우려까지 더해 아예 도쿄올림픽에 한국 선수단이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딛고 일어서겠단 의도를 다수 반영하려 하고 있다. 그중에 야구, 소프트볼 등 일부 올림픽 경기를 후쿠시마 지역에서 치르고, 각 국 선수단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식자재를 공급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선수들과 각 국 관계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왔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선수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추가 안전조치가 없으면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응답이 68.9%로 집계됐다. 반면 '보이콧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반대 응답은 21.6%에 그쳤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도쿄올림픽 보이콧 운동’ '한국에서 선수단을 위한 식자재 공수' 등에 대한 국민청원 글도 다수 올라와있다. 정치권에서도 도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안전 문제로 보호해야 한다는 '보이콧 찬성'과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본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단 '보이콧 반대'가 맞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문제지만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만약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도쿄올림픽을 보이콧 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은 스포츠인들에게는 평생 꿈과 같은 무대다. 도쿄올림픽 보이콧이 자칫 스포츠인들의 꿈을 짓밟는 것은 아닌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선수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서의 역할도 하는 무대다. 현 상황에서 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논의하는 건 시기 상조"라면서 "정기적으로 각 NOC 담당들이 도쿄에 모여 올림픽 준비를 협의하는 자리가 있다. 후쿠시마산 식자재 공급 등 내부적으로 우려하는 문제에 대해선 꾸준하게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체육회 자체적으로도 급식훈련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1년간 남은 기간동안 상황을 주시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김지한 기자 2019.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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