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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반복 없다...양적·질적 향상 노리는 KT 허리진

KT 위즈는 2022년 5월까지 불펜 난조에 시달리며 리그 8위로 처졌다. 주축 투수 주권이 팔에 누적된 피로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박시영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이탈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셋업맨 김민수와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자주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김민수는 하루가 멀다하고 등판했고, 김재윤도 1이닝 이상 소화하는 경기가 많았다. 전반기 체력 소모가 컸던 두 투수는 후반기 막판 흔들렸고, 중요한 경기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KT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불펜 투수를 외부에서 수혈했다. 전 소속팀에선 방출됐지만,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베테랑이 대부분이었다. 2020시즌을 앞두고는 이보근과 유원상, 2021시즌 스토브리그에선 안영명을 영입했다. 실제로 이들은 불펜이 흔들릴 때 콜업돼 단비 같은 활약을 해줬다. KT는 2022시즌을 앞두고 외부 영입을 하지 않았다. 당시 KT 관계자는 "성장한 내부 젊은 투수들을 믿는다"고 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새 얼굴은 등장하지 않았고, 기존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지며 커진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정규시즌 리그 최다 이닝(844)을 기록할 만큼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덕분에 불펜 과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부임한 나도현 KT 단장은 자신이 지휘하는 첫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전력 강화를 목표롤 내걸었다. 이를 이루기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웠다. 올겨울은 다시 외부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11월,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조이현(개명 전 조영우)과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박선우(개명 전 박종무)를 테스트를 거쳐 영입했다.조이현은 2021시즌 SSG가 한창 5강 경쟁을 치렀던 9·10월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투수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어 스윙맨으로 활용했다. 박선우는 2016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출신이다. 전 소속팀에선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지만, KT는 큰 키(1m88㎝)와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높이 샀다. 나도현 단장은 "박선우는 이강철 감독님이 직접 지도하시며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병역을 마치고 팀에 복귀한 젊은 투수들도 본격적으로 성장을 유도한다. 2019년 홀드 5개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보여준 손동현, 2016년 1차 지명 좌완 투수 박세진이 대표적이다. 손동현은 상무 야구단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고, 박세진은 10㎏ 이상 감량하며 내구성을 키웠다. 오는 5~6월 합류를 목표로 뛰고 있는 재활군도 있다. 2021년 통합 우승에 기여했던 박시영과 조현우, 2017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 이정현과 2019년 1차 지명 투수 전용주가 대표적이다. 일단 전방위로 가용 자원을 확보한다. 나도현 단장은 "선수 기량 향상은 현장에서 잘 해주실 것이다. 일단 양적 확보도 필요하다. 기간을 정해두고 지원군을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2023.01.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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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악재 속에 빛난 KT 위기관리...야수진 뎁스 강화는 숙제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4위로 2022시즌을 마무리했다. 주축 선수 부상 악재 탓에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PS) 모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강철 감독 부임 뒤 꾸준히 단단해진 마운드의 힘과 한층 노련해진 프런트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여기에 재도약을 위한 숙제도 확인했다. KT는 개막 직전 악재를 만났다. 지난 시즌 타격 5개 부문 5걸 안에 오르며 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강백호가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이탈한 것.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거포' 박병호와의 시너지가 기대됐지만, 개막 두 달 동안 두 선수가 함께 나서지 못했다. 강백호는 6월 초 복귀했지만, 7월 초 주루 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하며 다시 이탈했다. 불펜 운영도 어려움을 겪었다. '슬라이더 마스터' 박시영이 인대 손상으로 시즌 초반 이탈했다. 홀드왕 출신 주권마저 이전보다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부진했던 박병호가 전성기에 버금가는 화력을 선보이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흔들리던 허리진도 셋업맨 김민수가 분전하며 조금씩 정상화에 다가섰다. 강백호가 복귀한 6월, 타선의 무게감까지 더해지며 5강에 진입했고, 이후 상위권을 지켰다. 토종 선발진의 활약은 여전했다. 지난 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21번을 해내며 이 부분 리그 1위에 올랐던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는 한층 안정감이 생겼고, 2년 차 징크스를 털어낸 2020년 신인왕 소형준도 성장한 기량을 증명했다. 스윙맨 엄상백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선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공백을 잘 메웠다. 3선발 배제성이 컨디션 난조로 선발진을 이탈했을 때도 그가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강철 감독은 2018년 10월 부임 뒤 마운드 내실 강화에 집중했고, 명확한 보직을 부여해 내부 경쟁을 유도했다. 지난 3년(2019~2021시즌) 동안 단단해진 마운드의 힘으로 '지키는 야구'를 실현했다. 프런트도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발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빠르게 새 선수를 물색했고, 앤서니 알포드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 주역인 쿠에바스도 올 시즌 동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웨스 벤자민과 계약했다. 입국과 비자 발급, 리그 적응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KT는 빠른 대응으로 이 시간을 줄였다. 벤자민은 '팔색조' 투구를 앞세워 2점(2.70)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알포드도 수준급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두 선수는 올가을 PS에서 각자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숙제도 남겼다. 우승을 노리기에는 야수신 뎁스(선수층)가 너무 얇다. 강백호의 이탈은 장타력 저하로 이어졌다. 내야 백업 요원으로 기대받던 장준원까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하자,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부담이 너무 커졌다. 믿을 수 있는 오른손 대타도 없다. PS에선 타선 리드오프 조용호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는데, 그만큼 집요하게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는 대체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은 퓨처스팀에서 올라온 김병희와 김태훈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지만, 올 시즌은 새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 KT는 지난 14일, 2017년 통합 우승을 이끈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을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1·2군 젊은 선수들의 기량과 멘털을 모두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이강철 감독도 쇄신과 재정비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나도현 단장, 이강철 감독 모두 KT가 지속해서 PS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과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1위가 4위로 떨어졌으니, 성공한 시즌으로 볼 순 없다. KT는 다가올 겨울, 변화와 발전을 향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희수 기자 2022.10.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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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정우영 VS 김민수, 안갯속 홀드왕 경쟁

2022년 '넘버원' 셋업맨을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전반기까지 리그 홀드 1위는 23개를 기록한 키움 히어로즈 셋업맨 김재웅이었다. 그는 후반기 팀이 치른 첫 9경기에서 홀드 4개를 더 추가하며 독주 체제를 갖추는 듯 보였다. 14일 기준으로 김재웅의 홀드 개수는 27개 그대로다. 키움의 뒷문이 갑자기 흔들린 8월 초 그가 마무리 투수를 맡았기 때문이다. 김재웅은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8월 3일 SSG 랜더스전 등판 뒤 "타이틀(홀드왕) 도전을 더 하지 못해 아쉽지만, 팀이 먼저"라고 했다. 김재웅이 이탈하며 홀드왕 판도가 달라졌다. 현재 LG 트윈스 정우영(23)과 KT 위즈 김민수(28)의 이파전이다. 정우영은 14일 기준으로 29홀드를 기록,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데뷔 시즌(2019)부터 16홀드를 올린 정우영은 이후 3년(2020~2022) 연속 20홀드 이상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올라섰다. 최고 시속 157㎞까지 찍히는 투심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뿌린다. 지난 시즌부터 구사율을 높인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통하고 있다. 정우영의 소속팀 LG는 후반기 치른 38경기에서 승률 0.622를 기록했다. 이 기간 10개 구단 중 1위였다. 리드를 잡는 경기가 많으면 셋업맨이 홀드를 추가할 기회도 늘어난다. 정우영이 홀드왕 레이스에서 유리한 이유다. 투구 기복은 변수다. 정우영은 지난 시즌(2021)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122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8월 이후 우타자 피안타율이 0.381에 이른다. 9월 등판한 첫 3경기 모두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우타자 황재균(KT), 야시엘 푸이그(키움)에게 정타를 허용했다. 7일 SSG전에서는 사구 1개, 볼넷 1개를 내주기도했다. KT 마운드 '마당쇠' 김민수는 14일 기준으로 26홀드를 기록,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홀드를 추가하는 페이스는 정우영보다 빠르다. 후반기에만 13개를 챙겼다. 정우영은 8개. 김민수는 내구성이 강한 투수다. 2019~2020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을 맡았다.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나다. 올 시즌도 리그 구원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등판(66경기)과 이닝(68과 3분의 1이닝)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막판이지만 여전히 구위가 좋다.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전반기 막판 "(김)민수의 구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후반기는 더 위력이 생길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로 그랬다. 김민수는 올 시즌 등판한 6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했다. 큰 기복 없이 자신의 임무를 잘 해내고 있다. 정우영과 김민수 모두 이미 홀드 기록에서는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데뷔 처음으로 홀드왕까지 노린다. 안희수 기자 2022.09.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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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천후 투수 김민수, 조연에서 주연으로

오른손 투수 김민수(30)는 KT 위즈 마운드의 살림꾼이다.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던 그가 최근 조명받고 있다. 김민수는 6월 셋째 주 첫 경기였던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팀이 5-4로 앞선 8회 초 등판, 하재훈-김민식-이재원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깔끔하게 1이닝을 막아냈다. 장타력이 좋은 하재훈, 이재원을 상대로는 삼진을 잡아냈다. KT는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9회 초 1이닝을 실점 없이 지우며 5-4로 승리했다. 김민수는 올 시즌 등판한 30경기에서 2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4월까지는 기복이 있었지만, 5월 이후에는 '불펜 에이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등판이 너무 잦아 체력 관리가 필요했던 김재윤의 임무를 대신 수행하며 세이브를 올렸다.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2-1, 1점 앞선 9회 등판해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냈다. 입단 4년(2015~2018) 동안 1군과 2군을 오갔던 김민수는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부터 잠재력을 드러냈다. 대체 선발로 기회를 얻은 뒤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고, 8승을 거뒀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스윙맨 임무를 수행했다. 이닝 소화 능력이 좋기 때문에 쓰임새가 많았다. 김민수는 불펜 투수로 고정된 지난해 등판한 11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KT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지고 있거나, 비기고 있는 상황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추격조나 패전조까지 맡았다. 1이닝 이상 소화한 등판도 많다. 불펜진에서 가장 궂은일을 많이 하는 선수였다. 크게 주목받진 못했지만, 팀 기여도만큼은 항상 높은 투수였다. 김민수는 시즌 네 번째 등판부터 한 달 넘게 홀드나 세이브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했고, 임무를 완수하며 얻은 기록을 쌓고 있다. 6월 들어서만 홀드 3개·세이브 1개를 기록했다. 김민수의 호투가 가장 반가운 투수는 김재윤이다. 그동안 불펜진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안 좋았던 탓에 그가 8회 조기등판할 때도 있었다. 김재윤은 "최근 (김)민수의 공이 정말 좋아졌다. 더 위력이 생길 것 같다"라고 했다. KT 마운드의 조연이었던 김민수가 주역으로 올라섰다. 안희수 기자 2022.06.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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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노망주→마당쇠, KT 마운드 '언성히어로' 심재민

좌완 심재민(27)은 KT 선두 질주의 숨은 공신이다. 마운드에서 가장 궂은일을 해내고 있다. 그의 임무는 스윙맨.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진 상황에서 투입돼 2~3이닝을 막아줘야 하는 역할이다. 대체 선발 투수로도 한 차례 나섰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4회 말 1사까지 6점을 내주고 무너진 뒤 나섰다. 3⅔이닝 동안 12타자를 상대하며 무실점 호투했다. 지난 8일 수원 KIA전에서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⅔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며 기선을 내준 상황에서 등판,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의 조기강판은 사령탑 입장에서 가장 당면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불펜 가동이 빨라지면, 투입하는 투수가 늘어난다. 휴식을 부여할 계획이었던 선수까지 나서야 할 때도 있다.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누적 피로는 잠재적 불안 요소다. 그래서 롱릴리버를 둔다. 이닝 소화 능력이 있는 투수 1명을 더 투입해 5~6회까지 막고, 이후 정상적인 불펜 운영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KT는 심재민 덕분에 몇 차례 위기를 넘겼다. 투구 내용도 좋았다. 3이닝 이상 막아낸 3경기에서 4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8일 KIA전에서는 심재민이 달아오른 상대 타선의 기세를 꺾은 덕분에 동점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15일 두산전 7회 말에는 리그 대표 '거포' 김재환과의 승부가 돋보였다. 풀카운트에서 몸쪽(좌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을 보여준 뒤 스트라이크존 안에 슬라이더를 꽂아넣었다. 앞서 낮은 코스에 던진 슬라이더에 타자가 반응하지 않자, 정면 승부로 허를 찔렀다. 이 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를 치며 뜨거웠던 김재환은 완전히 타이밍이 빼앗긴 채 어설픈 스윙을 했다. 심재민은 '10구단' KT의 창단 멤버다. 2015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선발된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입단 동기 박세웅(현재 롯데)은 리그 대표 선발 투수, 주권은 정상급 셋업맨으로 올라섰지만, 심재민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2017시즌 커리어 최다 이닝(74⅔), 최다 홀드(13개)를 기록하며 도약 발판을 만들었지만, 팀 주축으로 평가되진 못했다. 2018시즌을 끝으로 군 복무(사회복무요원)를 소화했다.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다스릴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좌완 자원이 많지 않은 팀 상황 탓에 심재민의 복귀를 주목했다. 불펜진 수혈이 필요했던 6월에 그를 1군에 콜업했고, 이후 요긴하기 활용했다. 선발 투수나 셋업맨처럼 주목받는 보직은 아니다. 하지만 심재민은 KT 마운드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묵묵히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다. 선발 도약도 기대된다. 2019~20시즌 스윙맨을 소화한 김민수도 기존 선발 투수가 낙오한 자리를 꿰찼다. 이닝 소화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당장은 고영표·배제성·소형준으로 구성된 토종 선발진이 견고하다. 하지만 변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심재민은 든든한 예비 자원이다. 심재민은 올 시즌을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는 "승리나 세이브 등 개인 기록은 욕심이 없다. 자주 등판해서 좋은 공을 던지며 이닝과 경험을 쌓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아직 선발 투수 욕심도 없다. 현재 선발들이 잘 해주고 있다. 현재 나는 롱릴리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1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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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원준·우민규', 두산 허리 더 탄탄해진다

두산의 허리가 더 강해진다. 두산 불펜진은 지난주까지 치른 3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가 많은 삼성과 LG를 제치고 10개 구단 중 1위를 지켰다. 새 마무리 투수 김강률은 세이브 부문 2위(10개), 셋업맨 이승진은 홀드 1위(12개)를 달렸다. 다른 셋업맨 홍건희까지 세 투수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와 필승조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도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5월 가세한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된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36)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복귀전이었던 1일 SSG전에서는 좌타자 한유섬만 상대하고 물러났다 원 포인트 릴리프였다. 2일 SSG전과 5일 LG전은 2번째 투수로 나서 좌타자부터 시작되는 이닝을 막았다. 2타자 이상 상대했다. 13일 키움전에서는 두산이 6-12로 지고 있었던 5회 초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막아내며 스윙맨 역할을 했다. 장원준은 지난주까지 6경기에 등판, 5⅔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4.76)은 높은 편이지만, 피안타율(0.158)은 준수하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0㎞대 초반까지 찍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장원준의) 공은 좋다. 그 정도면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장원준은 통산 129승을 거둔 투수다. 기량 저하와 부상 탓에 최근 2시즌(2019~20)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재기를 노렸고, 구위를 회복했다. 등판할수록 경기력이 좋아질 전망이다. 두산은 개막 직전 좌완 투수 함덕주를 LG로 보내고 내야수 양석환을 영입했다. 4월까지는 상대 좌타자 라인에 투입할 좌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장원준이 함덕주의 빈자리를 메워줄 전망이다. 2군에서 컨디션 관리를 하고 돌아온 우완 투수 김민규(22)도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복귀전이었던 14일 인천 SSG전에서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곽빈이 흔들린 5회 말 1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정현과 제이미 로맥을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도 점수를 주지 않았다. 두산이 7회 초 4득점 하며 역전하고, 6-3으로 승리하며 김민수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김민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깜짝 스타'다. KT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회 조기강판된 유희관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선발로 낙점됐다. 5⅓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지난 4월 등판한 6경기에서는 1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보름 동안 교정 기간을 가진 뒤 한층 나아진 투구를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도 "(14일) SSG전 투구 정도만 보여주면 필승조 투수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김민규를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 치료 중인 셋업맨 박치국도 실전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장원준이 선발 투수 본능을 다시 발휘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김민규가 김태형 감독도 인정하던 자신감 있는 투구를 재연한다면 두산은 더 탄탄한 연결고리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5.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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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IS]'6회 빅이닝' KT, 선두 삼성에 역전승...4연패 뒤 2연승

KT가 2연승을 거뒀다. KT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리그 선두 삼성과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9-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4-6으로 뒤진 7회 공격에서 빅이닝을 만들었다. KT는 지난 주 첫 4경기에서 모두 패했지만, 9일 NC와의 더블헤더(DH) 2차전에서 9-5로 승리하며 연패를 끊었다. 모처럼 연승을 거뒀다. KT는 1회 공격에서 상대의 악재를 놓치지 않았다. 삼성 선발 투수였던 벤 라이블리가 경기 전 어깨 통증이 생겨서 1구도 던지지 못하는 변수가 생겼고, 스윙맨 김대우가 제대로 몸을 풀지 못한 채 마운드에 올랐다. KT는 1번 타자 조용호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삼성 포수 김민수의 송구 실책 때 3루를 밟았다. 타자 배정대도 볼넷을 얻어내 1·3루를 만들었다. 강백호가 좌전 안타를 치며 선취점을 얻어냈고, 6번 타자 문상철이 김대우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며 4-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야수 실책 탓에 전세를 내줬다. 3회 초 무사 1루에서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구자욱에게 1루 방면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강백호가 포구에 실패했다. 후속 타자 호세 피렐라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놓인 무사 만루에서도 오재일의 타구를 강백호가 포구 실책하며 1점을 내줬다. 흔들린 쿠에바스는 강한울에게 우전 안타, 이원석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주며 3점을 더 내줬다. 쿠에바스는 3회 피렐라에게 우월 투런 홈런까지 맞았다. 바깥쪽(우타자 기준) 높은 코스에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그대로 통타 당해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KT가 4-6, 2점 차로 리드를 빼앗겼다. 전세는 6회 공격에서 바꿨다. 선두 타자 문상철이 삼성 불펜 투수 양창섭으로부터 볼넷, 후속 장성우가 좌전 안타 신본기가 우전 2루타를 치며 1득점했다. 신본기의 타구는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조명에 타구를 잃어버린 덕분에 얻은 안타였다. KT는 행운을 놓치지 않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심우준의 희생플라이로 6-6 동점을 만들었고, 조용호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든 1·3루 기회에서 배정대가 적시 중전 안타, 강백호가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5득점 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KT는 불펜진이 실점 없이 7·8회를 막아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김재윤도 3점 리드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올렸다. KT가 선두 삼성을 꺾고 2연승을 거뒀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5.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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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준, '봄' 휴가도 값진 경험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20)이 개막 2주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 관리를 위해 1보 후퇴를 감수했다. 소형준의 빈자리는 2017년 1라운더 우완 투수 이정현이 메운다. 스윙맨 김민수도 대체 선발로 나설 수 있다. KT는 지난 17일 선발 투수 소형준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소형준은 올 시즌 3경기(14⅔이닝)에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52를 기록했다.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4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고전했지만, 다른 두 경기는 5이닝 이상 막아냈고, 4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구위를 주목했다. 2020시즌 시속 143.4㎞(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였던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41.7㎞로 감소했다. 10일 삼성전과 16일 키움전은 시속 138㎞에 불과했다. 이 감독은 "(소형준의) 힘이 떨어졌다고 봤다. 빨리 휴식을 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1군과 동행하며 컨디션을 회복에 매진한다. 소형준은 데뷔 시즌(2020)부터 133이닝을 소화했다. 개막 전까지는 이닝 제한(120이닝)이 있었다. KT가 정규시즌 막판까지 2위 경쟁을 이어간 탓에 몇 이닝 더 막아야 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2경기 등판까지 포함하면 총 142이닝을 던졌다. 그 후유증이 2021시즌 개막 초반부터 드러난 것. 워낙 제구력이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볼넷을 남발하거나 난타를 당하진 않았지만, 구속과 구위는 눈에 띄게 저하됐다. 풀타임 2년 차 투수들의 통과의례다. 배제성도 2020시즌 극심한 구위 저하에 시달렸다. 그는 2019시즌 10승을 달성하며 KT 국내 투수 최초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투수다. 에이스로 기대받았지만 2020시즌은 고전했다. 배제성은 "(2019시즌 종료 뒤) 몸에 통증이 많아서 웨이트트레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여파가 2020시즌에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그나마 배제성은 2015년 입단해 1군과 2군을 오가며 4년(2015~18시즌) 동안 경험을 쌓았다. 버티는 노하우가 있었다. 소형준은 다르다. 이제 데뷔 2년 차다. 시범경기에서도 구위 회복이 늦어져서 우려를 남겼다. 개막 뒤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의 경기 체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주저 없이 휴식을 부여했다. 소형준은 지난해도 개막 9경기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뒤 보름 동안 휴식을 부여받았다. 이 기간에 체력을 회복했고,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커터(컷 패스트볼)도 연마해 무기로 만들었다. 시간을 낭비할 선수는 아니다. 비활동기간과 스프링캠프 준비 과정을 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돌아볼 수 있다.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노하우를 재정립할 기회다. 이강철 감독은 그에게 열흘 이상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근·체력 회복과 심리 관리도 도모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1.04.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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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김민수는 KT 마운드 '특급 조커'

KT가 개막 초반부터 악재를 맞이했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등판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특급 조커' 김민수(29)가 다시 한번 공백을 메운다. 쿠에바스는 2시즌(2019~20) 연속 10승 이상 거둔 KT 선발진 주축이다. 올 시즌은 유독 기대감을 높였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보다 공 회전수가 높아졌고, 구속도 올랐다. 변화구의 움직임도 훨씬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와의 개막 2연전 중 한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변수가 생겼다. 쿠에바스는 현재 지난달 30일 KIA와의 시범경기 등판을 앞두고 등에 담 증세를 호소했다. 이후 7일까지 불펜 피칭도 하지 못했다. 현재 몸 상태는 나아졌다. 8일 불펜에서 30~40구를 던진다. 그러나 1군 등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이후 실전 투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군 경기에 먼저 나설 가능성이 있다. KT는 10개 구단 중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 초반에 5명을 확정했다. 다른 팀 사령탑들의 부러워할 정도였다. 그러나 개막 첫 로테이션부터 빈자리가 생겼다. KT 스윙맨 김민수가 다시 한 번 선발진 공백을 메운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4일 한화전에 구원 등판한 김민수를 6일 LG전부터 불펜 대기조에서 제외했다. 9일부터 치르는 삼성과의 주말 3연전 중 1경기에 선발 투수로 투입하기 위한 조치다. 김민수는 '대체' 선발 등판이 익숙하다. 그는 2019시즌, 선발 투수였던 금민철이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갔을 때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이후 석 달 동안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맡았다. 이전까지는 1.5군 투수였지만, 2019시즌을 치르며 1군 투수로 안착했다. 2020시즌도 비슷한 임무를 소화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 경쟁에서 밀렸지만, 정규시즌 개막 뒤 5선발이었던 김민이 부진하며 이탈했을 때 다시 기회를 얻었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선발 등판(18번)과 최다 이닝(101⅓)을 경신했다. 김민수는 올해도 선발진을 구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령탑 입장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 선발진 공백인데, 이강철 감독은 김민수가 있어서 든든하다. 김민수는 올 시즌 롱릴리프뿐 아니라 필승조로도 나선다. 2020시즌 초반에는 구원 등판 투구 내용이 더 안 좋았지만, 1군 경험이 쌓이면서 어떤 보직이든 소화할 수 있는 투수로 성장했다. 비록 선발 한 자리를 꿰차지 못했지만, KT 마운드 '만능 키'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김)민수도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안희수 기자 2021.04.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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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 딜레마' KT, '전' 클로저·5선발 가세 효과 기대

'전' 마무리투수 이대은(31)의 반등과 '전' 5선발 김민(21)의 불펜 연착륙. 이강철(54) KT 감독의 선택이 딜레마가 되지 않기 위한 조건이다. KT의 약점은 불펜이다. 7월 첫째 주에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9위 기록인 6,48. 5~6월에도 6.10에 그쳤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는 10개. SK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개막 초반에는 역전패로 승수 추가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 전망뿐 아니라 팀 내 분석과도 어긋난 결과다. KT는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타선의 공격력 강화를 더 큰 화두로 봤다. 이대은이 뒷문을 지키고, 주권(25)과 정성곤(24) 그리고 김재윤(30)이 버티는 허리진은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개막 뒤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대은은 8경기에서 1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정성곤은 상무 야구단에 합격했다. 입대를 앞두고 있다. 2년 차 우완 손동현(20)의 성장세는 더뎠다. 김재윤을 클로저로 돌린 뒤에는 주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는 지난주까지 30경기에 나서 31이닝을 소화했다. 등판 수는 리그 구원투수 가운데 1위, 이닝은 2위다. 주권은 2019시즌에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투수였다. 지난 2월,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2020시즌에는 주권의 등판 관리를 철저하게 해줄 생각이다"는 계획을 전했다. 투수 출신인 이 감독은 시즌별 안배, 어깨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현실은 달랐다. 2020시즌 초반부터 주권의 등판은 줄지 않았다. 이 감독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게 아니다. 캠프 전에 전한 속내는 어디까지나 주권 외 셋업맨들이 2019시즌 수준의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그러나 1군에 없는 선수가 더 많다. 승리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가장 믿을만한 불펜투수를 내세워야 했다. 선수 관리만 생각하다가 투입 타이밍을 놓칠 순 없었다. 주권을 투입하자니 혹사 논란이 있고, 다른 투수를 내세우면 실점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딜레마는 지난 4일 열린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6-5로 앞선 8회초 수비에서 이 감독은 베테랑 전유수(34)를 투입했다. 그는 최악의 흐름 속에 실점했다.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줬고, 견제 실책으로 무사 3루를 허용한 뒤 타자 김하성에겐 동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나선 이보근(34)도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1점 뒤진 채 맞이한 9회 수비에서도 이상화(32), 금민철(34)이 무너지며 추가 3점을 줬다. KT는 6-10으로 패했다. 주권은 2, 3일에 연투를 했다. 투구 수는 각각 16개와 12개. 이 감독은 3연투를 피했다. 4연승 기로에서 리드까지 잡았지만, 최선의 카드를 꺼내 들지 못했다. 이전에 3연투를 한 투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선수 관리라는 대의를 선택했지만 패전이 돌아왔다. 불펜진에 가세 전력이 없으면 이강철 감독은 앞으로도 이러한 딜레마에 빠질 전망이다. 베테랑 유원상(34)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지만, 구위를 앞세웠던 과거와 달리 수 싸움으로 승부하는 유형이다 보니, 지속성은 장담할 수 없다. 최근에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좌완 유망주 조현우(26)도 올 시즌에야 처음으로 1군에서 1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다. 불확실성이 크다. 이강철 감독은 1~2점 차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주권을 투입했다. "믿고 내세울 수 있는 추격조 1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트레이드는 여의치 않은 상황. 그동안 2군에서 밸런스 회복을 노린 전 마무리투수 이대은이 가세한 뒤 최소한 필승조 일원이라도 돼줘야 한다. 최근에 등판한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이닝을 소화하며 실전에 복귀했다. KT 투수 파트는 조금 더 지켜본 뒤 그의 콜업을 결정한다. 2019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중고 신인이다. 잘 생긴 외모 덕분에 스타 플레이어로 기대받았지만, 데뷔 시즌은 기대에 못 미쳤다. 선수는 개막 전에 "더 떨어질 데가 없다는 생각으로 시즌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재 그는 마무리투수마저 내줬다. 밑바닥이 더 있었다. 이런 상황이 심리적으로는 더 좋은 효과가 될 수 있다. 이대은의 반등은 KT에 절실하다. 선발로 6경기를 소화한 뒤 컨디션 난조로 2군행 지시를 받은 3년 차 우완 김민도 불펜 전환을 준비 중이다. 데뷔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나선 탓에 적응이 필요한 투수다. 김민수가 그의 자리를 메우며 롱릴리버가 없는 상황. 시속 140㎞대 후반까지 찍히는 포심 패스트볼을 갖고 있기 때문에 1이닝을 맡기기에도 제격이다. 스윙맨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는 1군 경험이 있는 두 투수의 가세와 안착이 불펜 안정에 가장 큰 기대 요인이다. 안희수 기자 2020.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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