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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화장품에 간편식까지…주류 업계, 너도나도 '신사업'

주류 업체들이 업황 침체를 벗어날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신사업으로 세계적인 K 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가 하면 간편식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화장품 제조 사업 진출한 하이트진로2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은 최근 신사업 육성의 일환으로 화장품 투자조합에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하이트진로의 음료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57.12%를 150억원에 취득했다.또 다른 계열사 진로소주도 100억원을 들여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의 지분 38.1%를 샀다.하이트진로와 진로소주의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취득 목적은 '출자를 통한 투자수익 제고'다. 이로써 하이트진로그룹은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95.2%를 보유하게 됐다. 하이트진로그룹이 화장품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계열사 서영이앤티도 화장품 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화장품 OD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회사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그룹이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주류업계 저성장 국면 속에서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세계L&B는 최근 'W&M Beauty(와인앤모어 뷰티)' 상표를 출원했다.와인앤모어는 신세계L&B가 주류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와인 중심의 주류 전문 브랜드다. 평소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미국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쉐이프 빈야드'를 3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신세계L&B 관계자는 "최근 특허 출원한 '와앤인모어 뷰티' 브랜드를 통해 와인 애호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와인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와인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개발해서 자체적으로 브랜딩도하고 이후 조금 더 다양화 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프랑스 유명 화장품 브랜드 '꼬달리'는 포도와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을 활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밥·간편식 시장도 '노크'제주맥주는 김밥 시장에 진출한다. 제주맥주 지난 7월 냉동김밥 제조업체 올곧의 모기업인 에이지에프의 지분 17.39%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맥주에 따르면 절반가량은 납입을 마쳤고, 나머지 금액은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대로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곧은 북미 시장의 냉동김밥 열풍을 이끈 업체다. 오비맥주는 '리하베스트'와 손잡고, 리너지 맥아분을 개발해 에너지바와 크래커, 초코볼 등 다양한 고단백·고식이섬유 식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식품 제조과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고부가가치의 환경친화 식품을 만드는 푸드 전문 스타트업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0.25 12:51
연예일반

2024 제8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성료…청년 주도형 축제로 화려한 마무리

제8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지난 21일부터 22일 양일간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젊음의광장에서는 2024 제8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축제가 개최됐다. (사)청년과미래가 주최하는 행사로, 2000명의 청년 축제 기획홍보단이 청년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첫째날인 21일에는 유스(Youth) 댄스 챌린지, 제4회 치어리딩 챔피언십, 청년 일자리채용페스티벌, 미유페(Me+Youth Festival)가 진행됐다.‘청년들과 함께 만드는 친환경 미래로 고(Go)!’라는 주제로 진행된 유스 댄스 챌린지에는 청년, 외국인, 인플루언서, 대학생 응원단 등 1000여명이 함께했다.제4회 치어리딩 챔피언십에는 전국 대학 소속 치어리딩 응원단 및 치어리딩 스포츠 클럽 중 본선 진출 응원단이 참가했다. 총 13팀이 본선에 진출한 결과, 상금 200만원의 영예가 주어지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은 구미대 소속 응원단 ‘천무’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충북대 소속 응원단 ‘늘해랑’, 우수상은 이화여대 소속 응원단 ‘파이루스’, 퍼포먼스상은 성결대 소속 응원단 ‘페가수스’가 수상했다. 이들은 각각 일간스포츠상과 상금 100만원, 국회의원상과 상금 50만원, 국회의원상과 상금 30만원을 받았다.나(Me) 그리고 모든 청년·청춘(Youth)을 위한 페스티벌이라는 의미를 담은 미유페는 K팝 콘서트로 효린, 원위, 하이키, 김나영, 우디, 휘브, #안녕이 무대에 올랐다. 이튿날인 22일에는 크리에이터 어워즈와 미유페, 청년 일자리채용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올해 크리에이터 어워즈는 총 12개 부문으로, 각 분야에서 청년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한 대표 크리에이터들에게 상을 수여했다. 수상자는 청년 투표 70%, 선정위원회 심사 30%로 선정됐으며, 어워즈 종합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의 영예는 크리에이터 최케빈이 차지했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상을 받는 부문별 대상 주인공은 쿠키커플(커플), 굿찌 GOODZZI(일상), 김메주와 고양이들(애니멀 라이프), 성우 남도형(토크), 가르마(먹방), 깡스타일리스트(뷰티·패션), 유노-Yuno(콘텐츠), 하이픽션(스케치 코미디), 꿀탱탱(게임), 코밈 KOMEME(개그), 낭만박상환(숏폼), 상해기SangHyuk(선행)였으며, 일간스포츠상이 수여되는 특별상은 하이픽션이 받았다.이어 2일 차 미유페 무대는 엔플라잉, 거미, 임한별, 비오, 클라씨, 경서예지&전건호가 꾸몄다. 축제 기간 진행된 청년 일자리 채용 페스티벌에서는 기업 현직자와 청년 참가자의 1:1 멘토링부터 진로 및 취업 상담, 자기소개서 첨삭 등 다양한 직무의 현직자와의 만남이 추진됐다. 특히 아워홈(IT), 현대백화점(영업), EY한영(금융), GS글로벌(HR), LG전자(엔지니어), 삼성전자(엔지니어), 네이버(IT), DELL(IT영업지원), 코스맥스NBT(품질보증), LG Display(자동차 상품 기획) 현직자들이 멘토로 참여했다.특별기획 ‘제6회 청년 스타트업 어워즈’ 입상 기업 홍보전시관도 마련됐다. 해당 이벤트에는 Hugg, ㈜이제이엠컴퍼니, ㈜솔리브벤처스가 참여했으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초기창업패키지 Start-새싹마켓 팝업스토어’ 스타트업 ㈜웰니스엠에스, ㈜엔돌핀커넥트, ㈜몰리턴, 우리방식대로 등도 함께했다.이외에도 많은 공사 공단과 기업이 다채로운 콘텐츠로 청년들과 소통했다.정현곤 (사)청년과미래 이사장은 “청년들의 땀 구슬로 빚은 이번 축제가 막을 올렸다”며 “이번 축제는 ESG 중심의 축제로 진행되며 사회에 친환경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고 밝혔다.한편 제8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은 (사)청년과미래, 일간스포츠,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며 샤라웃이 주관하고, 국무조정실, 교육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중소벤처기업부,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서울특별시의회, 한국콘텐츠진흥원, 헴플(HMPL), 동양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23 06:00
산업

경제사절단 제외 신동빈·정용진, 추석 연휴 위기 타개 경영 구상 초점

유통·식품 분야 대기업 총수들이 올해 추석 연휴에 쉼 없이 하반기 경영 구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연휴 중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그동안 연초와 명절 등 매년 두세 차례 어김 없이 신 명예회장의 선영을 찾았다. 올해 추석에도 이런 관례를 지켜 신 명예회장에 대한 참배로 추석 연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이후에는 특별한 일정 없이 국내에 머물며 하반기 경영 전략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으로 오가며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는 등의 현장 경영도 이어갈 예정이다.특히 올해는 경기 침체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주요 계열사의 경영 환경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포함한 투자의 방향성 등에 초점을 두고 현안을 두루 살필 것으로 보인다.신 회장의 최근 화두는 한일 롯데를 결합한 '원팀'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양국 롯데 식품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벨기에와 폴란드의 글로벌 식품 생산거점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이 자리에서 '원롯데'의 첫 전략 상품으로 빼빼로를 선정하고 오는 2035년까지 매출 1조원의 글로벌 10대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추석 연휴 별다른 일정 없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몰입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대외 활동을 자제한 채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8∼9시에 퇴근하는 일과를 유지하고 있다. 평소 즐기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과 골프도 끊었다.정 회장의 하반기 경영 전략 역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 회장은 어떻게든 올해 안에 이마트를 비롯한 핵심 계열사의 실적 반등의 계기(모멘텀)를 찾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힘입어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등 어느 정도 성과가 드러나고 있어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추동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다음 달 말이나 11월 초께로 예상되는 그룹 정기 임원 인사도 현안 가운데 하나다.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특별한 일정 없이 조용하게 추석 연휴를 보내며 경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9∼22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함께할 경제사절단에 신 회장과 정 회장을 비롯한 유통 대기업 총수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3 10:02
IT

공정위 꺼내든 '플랫폼 족쇄'…네카오 울고 구글 웃는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가 결국 현실화했다.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플랫폼 족쇄 채우기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글로벌 빅테크는 빠져나갈 구멍이 보여 국내 기업들만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공정위 "반경쟁 행위 여전히 빈번해"공정위는 9일 플랫폼 독과점 개선을 위한 입법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이날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독과점 플랫폼이 경쟁 플랫폼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거나 시장에서 몰아내는 반경쟁 행위가 여전히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티메프 사태와 같이 일부 플랫폼 기업들의 사회적 논란과 함께 입점 업체 등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도 긴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한 위원장은 지난 2022년 취임 초기부터 공정한 온라인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국내외 플랫폼을 관리 테두리 안에 넣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하지만 국내 소비자 단체는 물론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 답보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지난 7월 티메프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다시 규제 도입에 힘이 실렸다.공정위는 중개, 검색, 동영상, SNS(사회관계망서비스), OS(운영체제), 광고 등 6개 서비스 분야에 대해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타 플랫폼 거래) 제한, 최혜 대우 요구 등 4대 반경쟁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적발하면 임시 중지 명령을 비롯해 과징금 철퇴를 내리기로 했다. 법 위반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징금 상한은 매출의 6%에서 8%로 상향했다.EU(유럽연합)의 경우 지난 3월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으로 법 위반 시 구글과 애플 등 거대 플랫폼에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사한 사례로 공정위는 2020년 스마트스토어 상품과 네이버TV 등 자사 상품·서비스를 알고리즘을 조작해 검색 결과 상위에 올렸다는 판단 아래 네이버에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네이버가 불복하면서 현재 대법원에 공이 넘어간 상태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그나마 다행히도 공정위는 당초 규제 대상을 DMA처럼 '사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검토해 '사후 추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1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이고, 이용자 수가 1000만명 이상이면 독점력이 공고한 것으로 본다. 몸집이 작은 혁신 스타트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간 매출 4조원 미만 플랫폼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국내 플랫폼만 발목 잡히나그런데 벌써부터 법의 허점이 드러나 국내외 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배적 플랫폼에 해외 기업을 포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구글은 국내 신고 매출로 보면 연간 4조원 미만이라 대상에서 빠진다"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후 추정 방식을 채택했다고 해도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인다"며 "국내 기업들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결과적으로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글로벌 빅테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빌미를 마련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지난해 구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약 42.6% 기습 인상했다. 유튜브가 단일 요금제를 고수하는 나라는 한국과 슬로베이나 2곳뿐이다.미국과 일본 등에는 최대 6인이 쓸 수 있는 '가족 요금제'나 전용 할인을 제공하는 '학생 요금제' 등을 일찌감치 내놨다. 이런 방식으로 구글과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애플은 20~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이에 반해 올해 2분기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8.1%, 6.7%에 그쳤다.류민호 동아대 교수는 최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출의 약 20%를 연구·개발에 집행하며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전력투구를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턱없이 작은 규모의 국내 사업자들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10 07:00
IT

[IS시선] 티메프 사태 원인은 플랫폼이 아니다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의 미정산 규모가 결국 정부 예상치와 맞아떨어지며 우려가 현실화했다. 판매 업체들이 받지 못한 돈은 1조2790억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1000여 개 회사는 1억원 이상의 피해를 봤다. 1세대 이커머스 신화에 취한 모회사 큐텐의 구영배 대표의 욕심에 4만8124개 업체 사장님들은 피눈물을 흘렸다.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티메프의 민낯은 충격적이었다. 각종 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대폭 할인 판매했는데, 이런 무리한 프로모션이 텅 빈 곳간을 급하게 채우려는 시도가 아니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티몬의 경우 큐텐 식구가 되는 과정에서 재무 기능을 큐텐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리지에 온전히 넘겨주는 기형적인 경영 구조를 가져가기도 했다.올해 초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를 약 2300억원에 인수할 때만 해도 '아시아의 아마존'의 탄생이 임박한 듯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비전은 없고 욕심만 가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품은 회사들의 상황이 좋지 않아 복안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면서도 그게 뭔지는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문제는 티메프 사태로 인한 피해가 입점 업체들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국내 플랫폼을 겨냥한 정부의 규제 도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라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수년간 추진해오다 국내외 협·단체의 반발에 도입을 늦췄던 플랫폼 규제 법안이 때마침 터진 사고에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결제 대금 일부를 예치해 티메프의 사례처럼 외부 투자 등 목적 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막는 에스크로 시스템 도입과 정산 주기 단축 등이 일단은 국회를 중심으로 제안되고 있지만, 언제든 플랫폼 전반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하지만 티메프 사태는 플랫폼의 부작용이 아닌 한 경영인의 안일한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자신의 SNS에 "소비자 가치의 제공보다 근시안적인 외형 지표만 찍고 보려는 유혹을 못이긴 꽤나 흔한 사례"라며 "아무리 규제를 겹겹이 쌓는다고 한들, 다리 또는 건물은 다른 곳에서 또다시 무너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성명을 내고 "정부와 국회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별 특성을 무시한 강제는 역차별과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사태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야 하는 것은 피해 업체들의 빠른 회복이다. 이때다 싶어 규제를 밀어 넣는 것은 플랫폼 시대를 역행하는 중대한 실책이다. 한 경영인의 과욕이 혁신 플랫폼의 앞길을 막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4.08.27 07:00
생활문화

관광공사, 원주서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만나…관광 과제 해법 논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최근 공사 원주 본사에서 '한국관광공사-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비즈니스 밋업 데이'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공사 임직원의 전문 역량으로 업계 현안을 짚어보고, 트래블테크 스타트업과 관광 분야 해결 방안을 탐색하는 개방형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했다.공사 7개 실별 사업 담당자와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22곳 등 100여 명이 참가해 인바운드 관광 및 내수 관광 활성화, 관광 편의 및 인프라 개선 등을 주제로 인사이트를 나눴다.1부에서는 '관광 과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주제로 관광 분야 오픈이노베이션 현황(탭엔젤파트너스), 모바일 여권 기반 관광 현안 해결 사례(로드시스템), 트래블테크 생태계 변화(온다) 등의 발표를 진행했다.2부에서는 각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템 및 핵심 기술을 활용한 제안 발표와 공사 임직원과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이날 참여한 주요 트래블테크 기업은 라라스테이션(여행 라이브 콘텐츠), 수앤캐롯츠(소셜 여행 플랫폼), 오렌지스퀘어(방한 외국인 올인원 선불카드), 트래블메이커스(프리미엄 숙소 장기 투숙 플랫폼), 트래볼루션(여행 상품 판매 페이지 구축) 등이다.권종술 공사 관광기업지원실장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관광 스타트업은 관광 업계의 주요 동력으로, 교통·숙박·체험 등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며 "공사는 관광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관광 분야 과제 해결 모델을 발굴해 성공적인 사례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8.12 17:59
IT

LGU+, AI B2B로 4년 내 매출 2조원 찍는다…'올인 AI' 전략 공개

LG유플러스가 핵심 수익원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AI(인공지능)를 전면 도입해 매출을 확 끌어올리는 '올인 AI' 전략을 공개했다.LG유플러스는 2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AI 청사진을 발표했다.권용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은 "2028년경 관련 매출이 2조원 정도 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며 "그때까지 적어도 1조3000억원은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올인 AI는 인프라, 플랫폼(생성형 AI), 데이터 등 기술 혁신으로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골자다.이를 바탕으로 기존 B2B 사업의 AI 전환, AI 신사업 진출, AI 인프라 매출 확대를 달성해 B2B AI 선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먼저 AI 응용 서비스의 근간인 인프라 영역에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데이터센터 사업은 차세대 냉각 시스템, 대규모 서버 수용량 등 강점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의 sLLM(소형언어모델) '익시젠'을 활용해 글로벌 기업들의 AI 서버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데이터센터는 LG유플러스가 가장 자신 있는 영역이다.지난 2015년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평촌 메가센터'에 이어 작년 11월 두 번째 하이퍼스케일(서버 10만대 이상)의 '평촌2센터'를 오픈했다. 또 이르면 2027년에 경기도 파주 데이터센터가 문을 연다.3개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국내 유일 사업자가 될 예정이다.권용현 부문장은 "데이터센터 매출은 현재도 수천억원 규모에 이른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들어온 고객들도 AI 확산 추세를 반영해 설비 고도화를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2조원의 매출 목표 중 인프라가 절반, 나머지는 솔루션이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온디바이스 AI 사업에서는 국내 반도체 설계 회사 딥엑스와 협업해 익시젠을 접목한 AI 반도체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AI 반도체 대비 상용화 시간을 단축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온디바이스 AI는 통신 장비, AICC(AI 고객센터), 소상공인, 로봇, 모빌리티 등 LG유플러스의 자체 사업에 도입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플랫폼과 데이터 영역에서도 익시젠이 구심점 역할을 한다. 고객 최적화와 비용 효율성 등을 앞세운 B2B 전용 AI 솔루션 '익시 엔터프라이즈'로 경쟁력을 확보한다.플랫폼 영역에서는 익시젠을 활용해 통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영역의 특화 sLLM을 고도화한다. 익시젠은 LG AI 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인 '엑사원'을 기반으로 LG유플러스의 통신,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sLLM이다.익시젠은 기존 LLM(대형언어모델)에 비해 파라미터(변수) 수를 효율화했기 때문에 특정 산업에 대한 전문성은 유지하면서도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LG유플러스는 연내 금융, 교육, 보안 등 여러 산업에 특화한 sLLM 익시젠을 개발한다. 고객사의 경영 환경과 필요한 AI 서비스에 따라 sLLM의 규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파라미터 수를 88억개, 250억개 등으로 세분화할 방침이다.데이터 영역에서는 고객사 업종별 특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를 AI가 다시 학습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또 고객사가 스스로 AI 서비스를 간편하게 맞춤형으로 업데이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개발 솔루션 사업에 진출한다. 개발자가 아닌 고객사 직원도 생성형 AI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를 자체 제작하고 관리하는 플랫폼 '익시 솔루션', 고객사 데이터 관리 플랫폼 'U+ 데이터 레이크', AI의 개발 학습까지 전체 과정을 자동화하는 MLOps(머신러닝작업) 플랫폼 '바이올렛'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AICC, 기업 커뮤니케이션, 소상공인, 모빌리티 등 4대 AI 응용 서비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AICC 영역에는 익시젠을 결합해 산업별 전문성을 키운다. 상담 고객의 질문에 정해진 답변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고객사 산업 특성에 맞춘 답변을 하고 상담 요약, 자동 분류 등 기능을 제공한다.기업 커뮤니케이션 사업에서는 기업 메시징, 기업용 전화 등 고객사의 모든 소통 채널에 AI를 접목한 커뮤니케이션 AX(AI 전환) 상품을 올해 하반기에 내놓는다.소상공인 사업은 이미 시장에 출시한 AI 전화, AI 예약 외에도 키오스크, AI CCTV, 포스 등 하드웨어에 온디바이스 AI를 접목해 진화한 상품 패키지를 설계한다. 모빌리티 사업은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에 AI 기술을 활용한다.예약·배차 등 운송 데이터, 차량 상태 데이터, 정산 데이터 등 플랫폼 이용의 전 과정을 AI가 학습하며 배차부터 정산까지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뒷받침한다.LG유플러스는 올인 AI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생성형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 반도체 설계 회사 딥엑스, AI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 AI 클라우드 빅테크 기업 AWS, 카이스트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권용현 부문장은 "올인 AI 전략은 LG유플러스의 전사적 역량을 AI에 결집하고,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기업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올해 인프라, 데이터, 플랫폼 중심의 B2B AI 전략으로 고객의 성장을 이끄는 AI 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2 12:00
생활문화

신개념 여행 축제 '2024 올댓트래블' 4일 개막…올해의 추천 도시는

본격적인 여름휴가 성수기를 앞두고 신기술을 접목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제안하는 박람회가 성대한 막을 올린다.이데일리는 코엑스·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와 손잡고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D1홀에서 신개념 여행박람회 '2024 올댓트래블'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등이 후원한다.올해 박람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한 여행 트렌드를 반영해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1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행사장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 디지털 기술 기반의 여행 상품과 서비스를 앞세운 트레블 테크 기업부터 지역 관광 활성화의 주역인 로컬 크리에이터 등 관광 스타트업·벤처를 만나볼 수 있다.한국관광공사는 창업 단계부터 발굴해 육성한 관광 스타트업·벤처로 구성된 단체관을 비롯해 다양한 관광 정보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관광서비스로 관광 산업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서울관광재단과 인천관광공사, 광주관광공사, 부산관광공사, 경상북도관광기업지원센터 등도 지역에서 육성 중인 관광 스타트업·벤처로 단체관을 꾸려 참여한다. 이번 박람회는 알찬 여름휴가에 도움이 되는 국내외 여행 상품과 서비스도 선보인다.교원투어는 행사 현장에서 정가 대비 저렴한 가격에 해외 패키지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올댓트래블 한정 초특가 기획전을 진행한다.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IHG), 수트라하버리조트 등 글로벌 호텔·리조트와 전라북도, 강릉, 여수, 영주, 송파구 등 지역은 홍보 부스를 차리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을 펼친다.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현장에서 범국민 방한 관광 활성화 캠페인과 함께 유학생, 상사 주재원 등 주한 외국인 관람객 대상 한국 여행 매력 알리기에 나선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전국 45개 자연 휴양림 정보를 제공한다.올댓트래블이 여행을 추천하는 '올해의 도시'는 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의 수도 아부다비다.올댓트래블은 버킷리스트로 떠오르는 여행지를 발굴하고 추천하는 올해의 도시 프로그램을 처음 마련했다. 최근 적극적인 관광 분야 투자와 홍보로 글로벌 관광 시장에서 인기 여행지로 떠오른 아부다비가 처음 선정됐다.아부다비 관광청이 운영하는 전시관에서 최신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올댓트래블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단, 행사 마지막 날인 6일은 오후 4시까지, 입장 마감은 오후 3시 30분까지다.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원, 학생은 5000원이다. 20인 이상 단체 관람은 현장에서 입장료를 50% 할인해 준다.초청장을 소지하거나 박람회 홈페이지 또는 전시회 참관 등록 모바일 앱 '틱고'에서 개막 2일 전인 7월 2일까지 사전 참관 등록을 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2 07:00
생활문화

[다시, 홍콩③] 어서 오세요, '홍콩의 강남'에…별빛 품은 루프탑은 어떠세요

'네온사인의 도시' 홍콩이 엔데믹(풍토병화)을 거치며 새로운 매력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비행기가 날개를 접었던 코로나19 이전의 54% 수준으로 여행 수요를 회복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서너 시간이면 닿는 홍콩에 다시금 여행객들의 발길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3박 4일간 중국인 듯 영국 아닌 홍콩을 짧으면서도 알차게 즐기는 방법을 살펴봤다. 홍콩 여행 3일 차에 접어든 지난 5일에는 젊고 현대적인 감성이 물씬 풍기는 '홍콩의 강남' 코즈웨이 베이에 들르기로 했다.이곳에서 장사에 성공하면 홍콩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여길 정도로 다양한 국가의 매장이 발을 들인 쇼핑 마니아들의 성지다. 맛집도 여기에 상당수 몰려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늦은 시간까지 수없이 매장을 드나들다 루프탑에서 홍콩의 야경을 안주 삼아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면 피로를 넘어선 행복한 나른함을 느낄 수 있다. 본격적인 이동에 앞서 오전 9시 완차이 숙소 근처 '멘와빙텡'을 찾았다. 아침이나 점심 식사로 토스트나 밥, 라면 등을 차와 함께 즐기는 '차찬텡'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딤섬과 함께 홍콩의 대표적인 식문화로 꼽힌다.자리를 잡고 소고기라면과 블랙커피를 주문했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조합인데, 담백한 차 없이는 못 사는 홍콩 사람들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소고기라면은 간이 세지 않은 봉지 라면을 떠올리게 한다. 블랙커피는 취향에 따라 사약처럼 진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막상 마셔보니 맥도날드 모닝커피의 2~3배 수준으로 느껴진다.허기진 배를 채우고 코즈웨이 베이로 발걸음을 옮겨 홍콩 최대의 일본식 백화점인 '소고'를 마주했다.쇼핑에 앞서 인증샷부터 챙겼다. 대각선 건너편 보행자 전용 다리에 올라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면 멈춰 선 트램(전차) 앞 횡단보도에서 한꺼번에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우르르 몰려 이동하는 진풍경을 담을 수 있다. 개점 시간에 맞춰 소고에 가면 일본식 환영 인사를 받을 수 있다. 유럽 유명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화장품, 보석, 가전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대형 슈퍼마켓도 입점해 있다.백화점이 식상하다면 한국과 일본 상점이 모인 4층짜리 건물 '아일랜드 비벌리'에 방문하자. 신진 디자이너들과 스타트업 소매업자들이 독특한 패션 아이템을 제안한다. 가성비도 높다.개방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야외 쇼핑 구역 '패션 워크'가 제격이다.이 일대는 굳이 쇼핑이 아니어도 만남의 장소처럼 젊은이들이 곳곳에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다. 쇼핑을 마치고 나니 습한 날씨로 답답했던 가슴에 선선한 바람이 닿으면서 열기가 가라앉는 느낌이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호텔 '파크 레인 홍콩'의 문을 연다.그리고 곧장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27층을 누른다.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인 '스카이'에서 홍콩의 매력인 야경을 안주 삼아 가벼운 술 한 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날리기 위해서다.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손님들의 화려한 의상이 눈에 들어온다. 안내를 받고 입장하자 원형 바에서 멋지게 차려입은 바텐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의 과하지 않은 푸른색 야광 조명은 홍콩의 야경을 오롯이 담아낸다. 자리에 앉아 고개를 돌리니 유리 너머로 듬성듬성 불이 켜진 아파트와 잔잔한 해변에 정착한 요트, 맞은편 구룡반도 고층 건물의 조명이 별빛처럼 반짝인다.워낙 종류가 많아 마실 술을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면 방법이 있다. 메뉴판에서 별자리에 맞는 술을 찾을 수 있다. 다만 도전이 두려운 성격이라면 무난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의 술이 나올 수 있어서다.앉아 있는 내내 신나는 클럽 음악이 흘러나온다. 조용히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홍콩의 야경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홍콩=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10 07:00
프로축구

‘팬심’ 자극 스포츠카드 열풍…2024년에도 새로운 바람 분다

지난 시즌 스포츠계에 찾아온 스포츠카드 열풍이 2024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파니니 트레이딩 카드에 이어, 올해 프로농구연맹(KBL)와 프로배구연맹(KOVO)도 오피셜카드를 출시하며 팬들의 수집욕을 자극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계약 연장은 물론 새 컬렉션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지난 1월 KBL은 대원미디어와 함께 오피셜 컬렉션 카드를 정식 출시했다. 노멀·홀로그램 카드를 비롯해 선수 사인이 포함된 오토 카드 등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출시 직전 세븐일레븐에서 진행된 사전 예매는 30분 만에 완판되며 대박을 예고했다. 지난 6일엔 ‘프리미엄 KBL 카드’까지 출시하며 수집욕을 더욱 자극했다. 한정판인 탓에 정확한 공급·판매 수량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스포츠카드에 대한 팬들의 관심에 크게 놀랐다는 반응이다. KBL 관계자는 먼저 “최근까지 스포츠카드는 MD 상품의 한 부분으로 속해 있었는데, 이번에는 독자적인 권리를 판매한 상황이었다. 그간 스포츠카드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력으로 판매할 수 없는 환경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대원미디어와 만나 출시를 할 수 있게 됐다”라며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대원미디어는 애니메이션·공연·비디오게임·카드게임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를 다루는 엔터테이먼트 기업. 특히 카드와 관련해선 과거부터 많은 권리를 확보해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대원미디어도, KBL도 팬들의 열기에 놀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애초 KBL과 대원미디어의 카드 계약 기간은 2023~24시즌이지만, 관계자는 일찌감치 연장 계약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고 귀띔했다.KBL 현역 선수들도 오피셜카드에 큰 흥미를 보이며 팬들의 궁금증을 이끌었다. 지난 1월 처음 카드가 출시됐을 때, 선수들은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팀 동료나 본인의 카드를 뽑는 등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KBL 관계자는 “선수들끼리 자발적으로 사인도 하고, 즐겁게 언박싱을 했다. 경기장의 팬들도 서로 카드를 나누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좋은 반응”이라고 짚었다.KBL과 함께 KOVO 역시 ‘KOVO 오피셜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두 카드는 출시 이후 완구 카테고리 부문 1·2위를 차지할 만큼 열풍을 입증했다. 바로 지난 시즌 K리그 파니니카드를 떠오르게 하는 열풍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3년 8월 글로벌 스포츠카드 브랜드 파니니와 협약 체결을 발표, 9월 처음으로 ‘보급형’인 리테일 컬렉션을 선보였다. 파니니는 국제축구연맹(FIFA)을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스페인 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 A·미국 미식축구리그(NFL)·미국프로농구(NBA) 등 세계적인 스포츠의 공식 라이선스를 취득해 다양한 카드 컬렉션을 선보이는 기업이다.아시아 프로스포츠에서 파니니와 협약을 체결한 건 K리그가 처음. 그간 스포츠카드는 국내에서 마이너한 시장이라는 시선이 있었지만, 지난해 K리그 열풍에 힘입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K리그 파니니카드는 편의점 판매 기준 약 140만 팩이 팔렸다. 한정판인 프리즘 카드는 일찌감치 동났다. 준비한 수량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치. 관계자는 “금액적인 걸 떠나 준비했던 수요 예측이 잘 맞았다. 무엇보다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사실 K리그라는 상품이 다른 종목에 비해 ‘마이너하다’라는 시선이 있었는데, 이제 팬들이 구매하고 쌓인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 늘었다. 세븐일레븐이라는 전국 단위의 유통망에 힘입어 유용한 데이터를 얻었다”라고 돌아봤다.그렇다면 지난 시즌 가장 많이 판매됐던 지역은 어디일까. 관계자는 “지역으로 나눈다면 수원·서울이 가장 많이 팔렸다. 놀랐던 부분은 대구에서 3위를 기록한 것이었다. 이어 울산·전북에서도 높은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올 시즌에도 K리그 파니니카드는 출시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출시될 예정이다. 관계자는 “5월과 9월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팬들이 선호하는 틴 케이스·앨범·스타트업팩 등 다양한 패키지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카드 외에도 세븐일레븐을 통해 포켓몬빵과 같은 K리그빵 역시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과거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한 포켓몬빵과 스티커의 K리그판이 나온다는 의미다. 연맹 관계자는 다양한 IP와의 콜라보 역시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지난 시즌 발매 당시엔 모든 선수를 담을 수 없어 일부 선수들은 제외됐다. 특히 K리그2 구단의 선수가 빠진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출시 범위가 더 확장될 전망이다. 관계자는 “K리그2 카드도 분명히 나온다. 수는 구단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팔렸던 지역인 수원의 연고 팀인 수원 삼성의 카드 역시 올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이번 컬렉션에도 현역 선수는 물론, K리그 구단의 레전드 출신 선수의 카드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 전망이다.끝으로 연맹 관계자는 KBL, KOVO의 오피셜카드 출시에 대해 “스포츠카드 시장이 커지는 과정이라고 본다. 시장이 커지면 서로 다른 종목의 카드를 보면서 구매할 수도 있고, 전체적인 규모가 커져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김우중 기자 2024.03.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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