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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9부 능선 넘었다? "난제 산더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가장 큰 고비였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벽을 넘었다. 3년간 이어온 양사의 인수합병 절차는 이제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 얻으면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합병의 선결 조건이었던 아시아나 화물 부문 매각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고, 미국의 승인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한항공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은 13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로써 2020년 11월부터 시작된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는 주요 14개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게 됐다.당초 EU는 지난해 1월 승인 여부를 발표하려다가 두 번에 걸쳐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 해소를 요구하면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바르셀로나·로마·프랑크푸르트·파리 등 4개 도시 노선의 슬롯 반납을 골자로 하는 시정조치안을 EU에 제출했다.우여곡절 끝에 EU 심사 문턱을 넘으면서 양사의 합병은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만 남겨놓게 됐다. 미국의 심사는 올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날 경우 올해 하반기 중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작업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대한항공은 2020년 부채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에 1조8000억원(13억7000만 달러)을 출자해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합병이 성사되면 20조원 규모 매출을 내는 글로벌 10위권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게 된다.다만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먼저 EU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화물사업 부문 인수 유력 후보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이 언급된다.하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가치가 약 5000억~7000억원(업계 추산)으로 부채 약 1조원을 함께 떠안아야 하는 까닭에 매각에 난항을 겪을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화물사업부 매각이 불발될 경우 EU는 조건부 합병 승인을 철회하게 된다. 대한항공이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한 곳이라도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합병은 불발된다.남은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경쟁 제한 우려가 다른 노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가 대한항공에 노선 양도를 요구한 전례를 감안하면 미국 역시 여러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이 제기된다.특히 아시아나와 협업해 온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변수로 거론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하면 당초 아시아나와 공동운항하던 노선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하며 유나이티드항공이 양사 결합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이유로 미국 역시 EU와 일본 등처럼 노선 반납을 포함한 추가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완전히 흡수되기까지 기업 내 고용 문제 및 사업 통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라며 "합병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노선 및 슬롯의 상당 부분을 반납하는 등 '출혈'이 있었던 만큼 합병 이후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2.15 07:00
산업

거센 반발 부딪힌 조원태, 아시아나 합병 중대 분수령 넘을 수 있을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중대 고비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시정 요구 안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안 표결이 30일 이사회에서 진행된다. 조원태 회장이 3년간 총력을 기울인 두 항공사의 합병을 위한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부결될 경우 EU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과 산업은행 모두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조 회장은 합병 성사를 위해 '알짜'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내놓았고,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을 박으며 아시아나항공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국부 유출’까지 거론하며 화물사업 매각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측은 지난 18일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을 만나 반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 노조도 화물사업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등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총 6명으로 구성됐다. 화물사업 매각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사내이사 2명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 4명(박해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원장,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손에 운명이 달려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결합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명 참여자 수도 공개할 예정이다. 노조는 서명 문건을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2000년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이끈 박찬법·윤영두·김수천·한창수 전 대표도 합병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 전달했다. 전임 대표들은 조종사의 반발로 화물사업 분리 매각이 힘들고, EU 경쟁당국의 요구대로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을 반납할 경우 ‘국부 유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도 30일 같은 날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을 의결하면, 대한항공도 이사회에서 ‘시정 조치안’을 확정해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EU의 합병 승인을 받으면 남은 미국과 일본에서도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진칼의 우호 지분을 지닌 산업은행이 합병 불발로 등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58%를 갖고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 보유 지분을 29.44%로 공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산업은행의 지분이 포함됐다. 일부에서는 EU 경쟁당국의 태클로 ‘제2의 HD현대-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추진한 HD현대와 대우의 조선업 빅딜이 EU의 반대로 무산됐고, 한화그룹이 새로운 주인이 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3 06:58
경제

대한항공-아시아나 한솥밥 먹는다…10년간 슬롯 반납 등 조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2일 한 식구가 될 길이 열렸다. 다만, 10년 동안 '독점 노선'을 반납해 나가야 한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두 항공사의 노선 중 '중복노선'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고, 이 가운데 국제선 65개 중 26개 노선과 국내선 22개 중 14개 노선이 경쟁제한에 우려가 있다고 봤다. 경쟁제한 노선은 국제선 미주 5개, 유럽 6개, 중국 5개, 동남아 6개, 일본 1개, 대양주 등 기타 3개와 국내선 제주, 청주, 부산, 광주, 진주, 여수, 울산 노선 등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운항노선 현황, 노선별 점유율 변동, 슬롯·운수권 배분 현황, 운임 결정구조 및 운임현황, 관련 법제 등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 수집, 검증 및 검토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결합 이후 우리나라 국제선 전체 약 48.9%, 국내선 제주 노선 전체 약 62.0%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이에 공정위는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시정 조치를 결정했다. 특히 2020년부터 항공 여객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항공운송시장이 정상적이었던 2019년 경쟁상황을 기준으로 정했다. 가장 먼저 공정위는 대한항공에 슬롯과 운수권 개방조치를 부과했다. 슬롯은 공항 내 이·착륙 허용 횟수를 뜻한다. 경쟁제한성이 있는 26개 국제노선 및 8개 국내노선을 대상으로 신규 항공사가 진입할 수 있도록, 기존 항공사가 해당 노선 증편 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국내공항의 슬롯 반납을 의무화했다. 또 국제노선 중 운항에 운수권이 필요한 총 11개 노선(런던, 파리, 로마, 이스탄불, 프랑크푸르트 등)에 대해 신규항공사 진입, 기존항공사 증편 시사용 중인 운수권을 반납하도록 했다. 단, 대한항공이 반납해야 할 운수권 개수의 상한선은 두기로 했다. 이행 기간은 10년이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기업이 충분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기간"이라며 "항공사가 가진 노선 재배분이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충분한 수익성 있다 판단하면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년 동안 운수권을 받을 항공사가 나오지 않으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슬롯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공정위는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시장 불확실성, 외국 경쟁당국의 심사상황 등 고려 시단기간 내 모든 노선에 새로운 항공사의 진입이 어려울 수 있어, 구조적 조치 이행기까지 소비자피해 방지를 위한 행태조치도 병행 부과하기로 했다. 각 노선에 대한 운임인상 제한, 공급축소 금지, 좌석 간격·무료수하물 등 서비스품질 유지, 항공마일리지 불리하게 변경 금지 등이다. 각 노선별·분기별·좌석 등급별 평균 운임을 2019년 운임 대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인상을 금지하고, 좌석 간격이나 무료 기내식· 무료 수하물·기내 엔터테인먼트·라운지 이용 등 소비자 제공 서비스의 주요한 내용을 2019년보다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도록 했다. 소비자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마일리지 제도 또한 불리하게 변경할 수 없고,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하고 승인을 얻도록 조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정조치의 이행 기간은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는 날까지로, 노선별구조적 조치가 모두 이행돼 신규 항공사의 진입이 완료되면 노선별로 행태적 조치의 이행 의무는 종료된다"고 말했다. 다만, 장거리·중단거리 노선에 국내 중소형 항공사가 진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병희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항공사는 한두개 노선만 운항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수익성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 보고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국내 LCC들이 5000km 이상의 노선을 뛸 수 있는 기재를 갖고 있지 않아, 투자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 LCC 진입 어렵지 않겠냐 우려도 있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국제선 장거리 및 중단거리 노선에서 경쟁압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항공운송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우 긴요한 사항으로 국내 LCC 등의 적극적인 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2.22 12:57
경제

대한항공·아시아나 지난해 최대 실적…M&A 빅딜에 쏠린 눈

대한항공과 아사이나항공이 인수·합병(M&A) 결론 발표를 코앞에 두고 있다. 두 항공사가 모두 작년 최대 실적을 거두며 합병 시 '시너지'가 증폭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M&A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M&A 관련 발표가 이번 주나 다음 주 초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전원회의(최고 의결 기구)를 열고 두 항공사의 합병 승인을 논의했다. 대한항공에서는 우기홍 사장이 직접 전원회의에 참석, 운수권과 관련된 사측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공정위는 합병 승인과 관련해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인 '슬롯'을 반납하는 등으로 독과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M&A 조건을 내걸어 왔다. 지난해 12월 말 양사 합병으로 일부 노선에서 독과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에 전달한 것이다.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은 미주 5개, 유럽 6개, 중국 18개 등 모두 65개다. 공정위는 이 중 미국 노선에서는 인천~LA·뉴욕·시애틀, 유럽 노선에서는 인천~바르셀로나, 중국 노선에서는 인천~칭다오 등 노선이 독점 노선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운수권 등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을 것"이라며 "운수권을 포기할 시, 아시아나항공의 고용 보장 약속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운수권과 슬롯 반납 등으로 운항이 줄면 이에 따른 잉여 인력이 발생하고 합병 시너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대한항공은 그동안에도 노선을 대폭 축소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와 경쟁하겠다는 합병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두 항공사가 지난해 모두 코로나19를 딛고 '호실적'을 내놓은 상태여서 M&A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 2021년 매출 8조7534억원, 영업이익 1조464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8%, 515% 증가했다고 밝혔다. 11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으로 2016년 이후 5년 만에 1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4조1104억원, 영업이익 4565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5.5%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2010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5690억원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공정위가 결과를 발표하면 해외 경쟁당국에서도 심사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2020년 11월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공정위의 결론은 지난해 6월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정이 계속 미뤄져 지난해 12월, 다시 올해 2월까지 연기됐다. 우리나라에 앞서 지금까지 터키, 타이완,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는 승인을 마친 상태다.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당국에서 승인을 완료하는 대로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취득해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024~2025년에는 대한항공 브랜드로 합병, 연간 3000억~4000억원의 시너지가 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결론이 나오면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영국, 호주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2.18 07:00
경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조건부 승인 가닥 '첫 관문 통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잠정안으로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률 횟수) 반납, 운수권 재배분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양사 결합을 승인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이날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상정했고,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어 심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은 독과점 우려로 국토부의 강한 반발이 예상됐다. 하지만 공정위가 국토부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시정조치를 마련함에 따라 기업결합을 위한 산을 하나 넘었다는 평가다. 다만 공정위가 내년 최종 조건부 승인을 내리더라도 기업결합 여부는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는 두 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5개사(대한항공·아시아나·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가 운항하는 약 250개의 노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119개(항공여객 87개, 항공화물 26개, 기타시장 6개) 시장을 획정해 각각의 경쟁 제한성을 판단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합산점유율이 50% 이상이고, 시장 1위 사업자가 포함된 경우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두 회사 결합 시 '인천-LA', '인천-뉴욕', '인천-장자제', '부산-나고야' 등 점유율이 100%에 달하는 독점 노선 10개나 포함됐다. 이에 공정위는 두 기업의 결합을 승인하되 시장 경쟁이 제한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정조치 조건을 걸기로 했다. 우선 구조적 조치로 두 기업이 보유한 우리나라 공항의 슬롯 중 일부를 반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납이 필요한 슬롯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이 생기지 않도록 하거나 점유율이 높아지는 부분을 해소하는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잔여 운수권이 없는 항공비 자유화 노선(항공자유화협정 체결되지 않은 노선)에 대해서는 두 기업의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반납해 재배분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인천-런던 등 다수의 유럽 노선, 중국 노선, 동남아 일부 노선, 일본 일부 노선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29 16:27
경제

유동성 꽉 막혀 "살려달라"…대한항공도 정부 지원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마저 자금 흐름이 뚝 끊기며 유동성 마련이 시급하게 됐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는 정책금융은 계속해서 대형항공사를 비껴가고 있어 대한항공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한 불 껐지만…대한항공도 유동성 확보 시급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대한항공의 4월 국제선 예약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88% 감소했다. 지난해 4월 대한항공 국제선 이용객 수가 162만8563명인 것을 고려하면 10분의 1에 가까운 약 19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입장문을 통해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할 정도로, 대한항공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이날 대한항공은 4월부터 임원들의 급여를 최대 50%까지 반납하고 외국인 조종사 387명 모두에게도 무급 휴가를 실시하는 등 자구책 강화에 나섰다. 대한항공마저 급여 반납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항공산업 전반의 자금 위기 상황의 심각성이 최고치에 달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까지 이렇게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저비용항공사(LCC)는 어떻겠냐”며 “현재 시급한 사항이 많은 것은 알고는 있으나, 코로나19로 가장 크게 죽은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이 너무 소극적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4월 만기도래하는 247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이 기다리고 있어 유동성 확보가 더욱 시급하다. 하나금융투자 박성봉 연구원은 “현재 대한항공 여객기 145기 가운데 100기가 가동 중단 중”이라며 “2분기에도 국제여객 수요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중단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워 항공사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급한 대로 6228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지난 2016년 회사채 상환을 위해 9000억원 어치를 발행한 이후, 이번 ABS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ABS는 미래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으로, 대한항공은 BC카드로 결제될 한국지사 항공권 매출 채권을 담보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당장 다가오는 만기 회사채는 막겠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다. 올해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하는 차입급 규모도 4조3542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추가 자금조달은 필요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동이 멈추니 항공권을 환불해주면서 자금이 안 도는 상황이고, 정부의 지원 보조금 3000억원은 대형 항공사는 대상도 아니다”라며 “전날 진에어에 대한 제재를 국토교통부가 풀어줘 대형 항공사에 대한 지원책도 나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책…항공사는 ‘뒷전’ 항공업계는 한목소리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예상된 국적 항공사들의 상반기 매출 손실만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현재까지 정부로부터의 지원 내용이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제11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3월부터 6월까지 항공기 정류료 전액 면제와 안전시설 사용료 3개월 납부유예, 운항중단으로 미사용한 운수권·슬롯 회수 전면 유예 등 항공업계 지원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3000억원 지원책도 내놨으나, 대형 항공사는 포함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전면적인 셧다운 상황에서 고정비 비용이 천문학적인 항공산업은 3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보다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정부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제주항공 등 국적사들은 입장을 조율해 국토교통부에 호소문을 전달하기로 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4.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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