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더그아웃 붐업 노리는 윤동희, 안타 세리머니 궁리 중..."의미도 있고 멋도 있어야"
최근 몇 년 사이 KBO리그 선수들의 세리머니는 화려해졌다. 안타를 치고 나간 선수는 더그아웃을 향해 약속된 퍼포먼스를 하고, 홈런을 친 선수는 동료가 건넨 왕관이나 챔피언 벨트 등 소품을 받아 들고 기쁨을 만끽한다. 때로는 감독까지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동참한다.
'시그니처(signature) 세리머니'는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더그아웃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KBO리그 시범경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 현장에선 2025년 '신상 세리머니' 만들기에 한창이다. 롯데 자이언츠 간판타자 윤동희(22)도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선발돼 '아파트 세리머니'를 추천한 바 있다. 대표팀 동료들이 엄지를 세우며 그의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케이팝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 부른 듀엣곡 아파트(APT.)의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받아, 두 손을 펴고 위아래로 교차하며 리듬을 타는 동작을 대표팀 선수들에게 전파했다. 윤동희는 "내가 만든 안타 세리머니를 동료들이 한 시즌 내내 쓰게 된다. 의미도 있고, 멋있게 보여야 하기 때문에 (동작을 짜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새 시즌을 앞두고 캐치프레이즈가 나오는데, 팀의 방향성을 반영해 어울리는 세리머니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는 지난해도 주장 전준우의 주도로 '세리머니 공모전'을 열어 유강남의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양손을 주먹 모양으로 만들어 두 번 부딪힌 뒤 손가락으로 숫자 2를 형상화해 투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다른 선수 황성빈은 '과거를 잊고 우승을 향해 나아가자'라는 의미를 담은 동작을 어필했지만, 다수결에서 밀렸다. 올해도 팀 상황과 의지가 반영된 아이디어가 나올 전망이다. 윤동희는 "아직 팀(롯데)에선 내 아이디어가 선정된 적이 없다. 이번에는 좋은 의미를 담아 도전할 것"이라며 '당선'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는 (아파트 세리머니가) 좋은 기운을 전하지 못한 것 같다. 어떤 세리머니를 하든 팀에 힘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이 슈퍼라운드(4강)에 오르지 못한 결과를 의식한 그는 세리머니의 첫 번째 조건은 붐 업(boom up)이라고 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26 0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