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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도전·참신한 스토리” 넷플릭스, K콘텐츠에 3조 쏟아 붓는다 [종합]
“K콘텐츠의 차별점은 대단한 스토리텔링과 과감한 도전에 있는 것 같습니다. 패션, 음악, 음식, 스토리 등 거의 모든 문화가 함께 가는 것 같아요. 한국만큼 그렇게 느껴지는 나라는 없습니다.”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 책임자(CEO)는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진행된 넷플리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서랜도스 CEO는 “넷플릭스는 미국의 콘텐츠를 해외 곳곳에 배급하는 기존의 할리우드 시스템과 다른 길을 걷고 싶었다”며 지역 콘텐츠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50개가 넘는 국가들에서 이야기를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재미있고 훌륭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고 어디에서나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대한민국만큼 그 믿음을 제대로 입증해 준 나라는 없었다”고 말했다.서랜도스 CEO에 따르면 넷플릭스 시청자의 60%가 최소 1편 이상의 K콘텐츠를 봤으며, 한국 콘텐츠 시청량은 지난 4년 사이 6배가 뛰었다. 서랜도스 CEO는 “내 아내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팬”이라며 “관객을 놀라게 하고 흥분을 가져다주는 것이 한국 콘텐츠의 개성과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의 첫만남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넷플릭스에서 배급한 첫 번째 한국 작품이었다. 서랜도스 CEO는 ‘옥자’ 제작을 힘 있게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옥자’를 제작했던 지난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서랜도스 CEO는 “내가 넷플릭스에서 DVD 우편 서비스를 할 때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봤다. 굉장히 훌륭한 디렉터 코멘터리가 있더라”며 “그 이후 한국 영화에 대한 굉장한 애정과 궁금증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이어 “‘옥자’를 만들 때만 해도 넷플릭스 한국 회원이 적었다”며 “나는 ‘옥자’ 같은 작품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 작업을 봉준호 감독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일으킨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서랜도스 CEO는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을 위해 만든 드라마(‘오징어 게임’)가 그렇게 크게 히트해서 전 세계에서 초록색 트레이닝복 열풍을 일으키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또한 이 작품 덕에 반스(‘오징어 게임’에서 등장하는 흰 스니커즈 브랜드)의 매출이 8000%나 증가하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느냐”며 한국 시장에 향후 지속적으로 투자할 뜻을 밝혔다. 서랜도스 CEO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앞으로 4년간 K콘텐츠 시장에 25억 달러(3조 2257억 5000만 원)를 투자한다. 이는 이전까지 넷플릭스가 한국에 투자한 액수의 2배 규모다.이렇게 투자된 금액은 단순한 콘텐츠 제작을 넘어 새로운 창작자를 발굴하고 카메라 밖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쓰인다. 이성규 시니어 디렉터는 넷플릭스가 국내 창작자 생태계와 프로덕션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하는 ‘N프로덕션 스토리 워크숍’을 화두에 올리며 “이것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또한 웨스트월드, 스카이라인 등 넷플릭스의 여러 작품에 참여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VFX 아티스트를 교육하는 일도 계속 하고 있다. 현재 2기 교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웨스트월드는 창립 초기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2’ 제작에 참여한 VFX 회사다. 2018년 3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2023년 현재 191명으로 늘었다. 담당 작품 역시 7편에서 57편으로 8배 이상 늘었다. 매출은 2018년 대비 2022년에 약 7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승현 웨스트월드 대표는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며 가장 좋았던 건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덕분에 최종적으로 작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사전에 필요한 기술을 넷플릭스 기술 지원팀과 상의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분들의 열정적인 문제 해결 의지와 지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이 외에도 넷플릭스는 더빙, 자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이어간다. 서랜도스 CEO는 “웹툰, 웹소설, 음악, 패션, 뷰티, 관광에 이르기까지 넷플릭스와 K콘텐츠 업계는 함께 많은 파급력을 일으켜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과 상호 협력해 좋은 창작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넷플릭스는 하반기 ‘D.P.2’를 비롯해 ‘솔로지옥3’, ‘스위트홈2’, ‘경성크리처’ 등 많은 K콘텐츠를 공개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22 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