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월미도 호날두’ 유병수, 역대 최고 득점왕 노린다
지난해 프로축구에서 신인돌풍을 일으켰던 유병수(인천)가 '특별한 득점왕'에 도전한다.26라운드까지 20골을 터트려 에닝요(13골·전북)를 따돌리고 일찌감치 득점왕을 예약한 상태. 그럼에도 그는 남은 4경기에서 “적어도 3골은 더 넣고 싶다”며 축구화 끈을 바짝 조여 멘다. 올 시즌 24경기에 나와 경기당 0.83골을 터트렸다는 점을 볼 때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23골을 기록하면 경기당 득점률은 0.82가 된다. ‘초특급 킬러’의 잣대로 쓰이는 0.7을 훌쩍 넘어선 수치. 1983년 시작한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평균 0.8골 이상을 기록한 득점왕은 없었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0.76으로 2005년 울산에서 뛰었던 마차도(13골·17경기)가 갖고 있다. 역대 5번째로 ‘20골 이상 득점왕 계보’를 이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두 골만 보태도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보유한 김도훈(28골·2003년)에 이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좀 더 객관적으로 골잡이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인 장점지수(figure of merit)를 계산해보아도 유병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장점 지수는 경기당 득점률에 골 수를 곱한 값이다. 현재 그의 장점지수는 16.6점. 김도훈(19.6)에 이어 역대 득점왕 가운데 2위다. 남은 4경기에서 8골을 터트릴 경우에는 김도훈의 한 시즌 최다골과 타이를 이루는 것은 물론 경기당 1골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올 시즌 해트트릭을 2차례나 기록했고 몰아치기가 특기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불가능하다고만 볼 수도 없다. 4월 포항전에서 4골을 터트리며 득점포를 가동한 그는 이후 4경기에서 매경기 골을 터트리며 9골을 쏟아부었다. - 최근 몸 컨디션은 어떤가.“아주 좋다. 시즌 막바지지만 점점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 12일 한·일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는데. “느낌이 정말 좋았다. 뭔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조금 부족했다. 유니폼은 집에 고이 잘 모셔뒀다.(웃음) 잊지 못할 것이다.” - 축구팬은 대표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 ‘박주영의 공격 파트너 찾기’를 꼽는데. “(박)주영이 형하고 내가 포지션이 겹치긴 하지만 함께 나가도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다. 정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월드컵 후 열린 자선경기에서 주영이 형과 투톱으로 경기를 뛰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내가 전방에 나서면 주영이 형이 측면에서 좀더 예리하게 움직일 수 있다. 주영이 형 뒤에 내가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기용 되도 잘해낼 자신이 있다.” 유병수는 7월 3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할렐루야(내셔널리그)와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자선 축구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절묘한 스루패스로 박주영의 선제골을 돕는 등 전방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다. -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 어떤 점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나. “지난 시즌에는 기록하지 못했던 프리킥 골을 터트렸다. 허정무 감독님이 오신 뒤에는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 적극적인 수비가담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부족하지만 더 좋아질 수 있다.” - 남은 시즌 목표는. “3골을 더 넣고 싶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골보다 홈 팬들 앞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유병수 송’을 만들어준 미추홀보이즈(인천서포터스)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골이 필요하다.” 이정찬 기자 [jaycee@joongang.co.kr]
2010.10.27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