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만장일치는 WAR 순 아냐...이치로 투표율 22.9%도 '몰표' 수성, 역대 두 번째 '100%' 보인다
스즈키 이치로(52)가 역대 두 번째 '명예의 전당 만장일치'를 향해 전진했다.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투표 중간 결과를 집계해 공개하는 2025 베이스볼 홀오브페임 보트 트래커는 22.9%가 투표를 마친 현황을 공개했다. 총 89명이 투표를 마친 가운데 이치로는 투표자 전원에게 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치로의 뒤를 이어서는 CC사바시아(89.9%) 빌리 와그너(84.3%) 카를로스 벨트란(76.4%) 등이 헌액 기준선인 75% 이상을 지켰다.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데뷔한 이치로는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해 MLB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첫 해부터 그는 242안타를 때리고 타율 0.350 56도루를 기록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독차지한 게 당시 리그에 안긴 충격을 증명했다.이치로는 배리 본즈와 같은 홈런왕도 아니고, 오타니 쇼헤이 같은 이도류도 아니었다. 2004년 빅리그 단일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인 262안타를 때리기도 했지만, 강점은 꾸준함이다. 2001년 데뷔 후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안타 이상,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하며 교타자로서 자신을 증명했다. 이 기간 10년 연속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10년 연속 골드글러브에도 수상해 아시아 타자로서 선구자 역할을 다 했다.늦은 나이에 빅리그를 밟았지만, 이치로의 족적을 가벼이 여기는 이는 없다. 이치로는 빅리그 통산 2653경기 타율 0.311 3089안타 509도루를 쌓았다. NPB 커리어까지 합치면 누적 안타가 4367개에 이른다.
28세 나이에 데뷔했고 홈런 타자가 아닌 이치로의 통산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다른 명예의 전당 헌액자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그의 WAR은 60.0이다. 마이크 트라웃(86.2) 무키 베츠(69.6) 등 훗날 헌액이 유력한 후배들과 비교하면 낮지만, 투표자들의 반응은 기록 그 이상이다. 일찌감치 만장일치 가능성이 점쳐진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해 12월 23일 '이치로가 1차 투표에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거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한 가지 중요한 의문이 있다'며 '이치로가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당시 MLB닷컴은 MLB 전문가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55명 중 25명이 만장일치 달성을, 30명은 실패를 예상했다.내로라하는 전설들도 실패한 게 만장일치다. MLB 명예의 전당을 만장일치로 입성한 건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가 유일하다. 리베라는 통산 세이브 1위(652개)에 빛나는 레전드.리베라 전후로 거물급 선수들이 만장일치에 도전했으나 벽이 높았다. 2020 데릭 지터(99.7%, 397표 중 396표) 2016 켄 그리피 주니어(99.3%, 440표 중 437표) 1992 톰 시버(98.8%, 430표 중 425표) 1999 놀런 라이언(98.8%, 497표 중 491표) 등이 아쉽게 만장일치를 놓쳤다.다만 리베라가 이뤄냈다는 건 희망적인 의미기도 하다. 리베라 역시 통산 WAR은 56.3으로 헌액자 중에 낮은 편이다. 불펜 투수의 한계가 있지만, 독보적인 역대 1위 선수였고 5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기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치로 역시 통산 성적은 선배 헌액자들을 넘기 어렵지만, 늦은 나이에 빅리그를 정복하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데에서 기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01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