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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코로나 치료제' 포기, 태세전환하는 K-제약·바이오

‘코로나 치료제 프레임’에 사로잡혔던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태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성과가 없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희망을 접고 자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으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출현 이후 국내 제약사들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들다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벽이 높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고 자체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성과를 내겠다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대형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전사적으로 힘을 실으며 감염병 돌파 의지를 보였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이슈와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도 2~5배 뛰면서 동학개미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그러나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이외 아무런 성과 없이 개발 포기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우선 글로벌 성과를 위한 첫 관문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얻지 못하고 대부분 주저앉았다. 국산 1호 코로나 치료제인 렉키로나 외에 GC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신풍제약 등을 노크했지만 1차 관문의 벽조차 뚫지 못했다. 렉키로나가 2월 식약처 승인을 얻은 뒤 9개월여 만에 힘겹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공식 승인을 얻었을 뿐이다. 현재 종근당과 대웅제약, 신풍제약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 임상 3상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의 임상 2상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의 기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보다 높지 않다. 식약처 관문조차 넘지 못하면 결코 글로벌 성과를 낼 수 없다”며 “사실상 국내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예전의 감기약처럼 복제약이나 개량 신약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성이 높은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던 종근당·대웅제약·신풍제약 등은 최근 머크앤드컴퍼니(MSD)와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출시 임박으로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되는 머크와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가 보편화되면 국내 제약사들이 오랜 시간을 공들여 성과를 낸다고 해도 내수용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K바이오의 위상을 높였던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경우 우수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데다 출시가 다국적 제약사보다 빠르거나 비슷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빛을 볼 수 있었다. K바이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 이제 ‘코로나 프레임’을 벗어나 자체 파이프라인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로 인해 글로벌 성과를 내고 있는 게 긍정적인 신호다. 먼저 한미약품은 지난 11일 미국의 혈액암 전문기업 앱토즈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효과를 보인 자사의 FLT3 유전자 돌연변이 억제제에 대한 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종근당도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씨케이디-오토(CKD-OTTO)가 알제리 제약사 사이달과 3200만 달러(약 380억원) 규모의 항암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종근당이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와 설립한 합작법인인 CKD-OTTO는 2026년까지 5년간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항암 주사제를 알제리에 수출한다. 백인현 CKD-OTTO 대표는 "인도네시아 최초로 할랄 인증(이슬람 최고의결기구 인증)을 받은 항암제 공장을 갖추고 있다. 알제리를 시작으로 20억 인구에 달하는 이슬람권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1일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등 6가지 중추신경계 신약 파이프라인의 중국 판권을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해 1억5000만 달러(1779억원)의 지분을 획득했다. 더불어 SK바이오팜과 중국의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6D)은 이그니스 테라퓨틱스 설립을 위해 1억8000만 달러(약 2132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 글로벌 성과를 위해서 제약사만의 핵심 역량이 관건이다. 기술수출 등 획기적인 신약 성과가 나와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1.17 07:00
경제

임상 2상에서 음전율 증명 못한 신풍제약 '경구용 치료제 적신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이 피라맥스의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임상 결과를 받았다. 신풍제약은 5일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 시험의 톱라인(Top line) 결과를 발표했다. 신풍제약 측은 “피라맥스 투여군(52명)과 대조군(58명)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의 비율'(음전율)에 차이가 없어 일차평가변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피라맥스(피로나리딘인산염과 알테수네이트 복합제)는 치료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음전율에서 유의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신풍제약은 RT-PCR 진단키트 기반 음전율이 아닌 감염력이 있는 생존 바이러스(감염성바이러스) 음전율을 추가 분석한 결과를 주목했다. 고령, 비만, 기저질환 동반 등 중증 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에서 피라맥스군은 투약 전 기저시점에서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든 환자에서 10일 후 100% 음전을 이뤘다. 위약군은 28일까지 100% 음전에 도달하진 못했다. 신풍제약의 임상 2상 결과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RT-PCR 진단키트 기반으로 음전율의 차이가 없고 목표 달성을 못했기 때문에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임상 3상에서 유의적인 결과를 얻는다면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투약 후 28일째 WHO(세계보건기구) 점수 분포를 분석한 결과, ‘입원이나 산소치료, 장기 보조치료, 또는 사망에 이르도록 중증으로 악화되는 환자 비율(WHO 점수 3점 이상 환자 비율)’은 전체 환자에서 55.4%, 고위험군에서 74.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임상지표의 작은 샘플사이즈로 인해 유의한 결과로 받아들이긴 힘들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이번 국내 2상에서 피라맥스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전반적인 임상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적게 설정된 피험자수에 의해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는 대규모 3상 시험을 통해 최대한 신속히 확증하는 데 전사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상 2상의 부정적 결과로 인해 신풍제약의 주가는 오전 11시30분 현재 25% 이상 떨어진 7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06 11:41
경제

종근당 코로나 치료제 허가 불발, 멀고 먼 국산 2호 치료제 탄생

2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탄생이 미뤄졌다. 종근당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주'의 조건부 허가가 불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전날 첫 번째 전문가 자문회의인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 조건부 허가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더는 자문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임상 3상 시험을 지원할 방침이다. 종근당의 나파벨탄주는 췌장염 치료제로 쓰던 전문의약품이다. 러시아에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이달 8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나파벨탄에 코로나19 치료 효능·효과를 추가하기 위한 변경 허가를 신청한 것이다. 검증 자문단은 환자 104명을 대조군 51명과 시험군 53명으로 나눠 수행한 임상 2상 시험 자료를 검토했다. 임상에서 나파벨탄주를 시험군에 10일간 투여한 결과 임상적 개선 시간이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11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냈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도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4일로 차이가 없었다. 일부 중증 고위험군에서는 시험군과 대조군 간에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났다. 하지만 자문단은 이 임상시험이 해당 환자군을 대상으로 계획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증 자문단은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이 약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아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종근당은 3상 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국산 1호 코로나 치료제다. 2호 치료제로 종근당이 유력했지만 식약처의 1차 관문도 통과하지 못했다. GC녹십자와 대웅제약이 2호 치료제 후보로 꼽히고 있다. GC녹십자는 코로나 혈장치료제 허가 신청을 위해 임상 2상에 집중하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1분기 안에 분석을 완료한 뒤 4월에는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임상 2상 시험 대상자에 대한 투약을 마치고 데이터를 분석 정리하고 있다. 특히 혈장치료제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치료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41건의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경구형 치료제 호이스타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웅제약 역시 종근당처럼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 부광약품, 신풍제약,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이뮨메드, 녹십자웰빙 등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대한 동력이 무뎌졌다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은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성공 확률도 통상 10% 미만이라 조건부 허가를 받지 못한 제약사가 시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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