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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승’ 재벌2세 구단주 박정민 vs ‘하얼빈’ 독립운동가 박정민

배우 박정민이 영화 ‘1승’과 ‘하얼빈’을 나란히 내놓으며 겨울 극장가 점령을 예고했다. 장르부터 소재까지 접점이 없는 작품들로, 양극단에 놓인 박정민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먼저 베일을 벗는 건 송강호와 호흡한 ‘1승’이다. 오는 12월 4일 개봉하는 ‘1승’은 국내 최초 배구 소재 영화로,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이 1승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박정민은 마음 먹은 건 일단 하고 보는 재벌 2세 프로 ‘관종러’ 강정원 역을 맡았다. 극중 강정원은 해체 직전의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을 헐값에 인수하고 승률 10% 미만의 감독을 영입, 1승에 20억원을 주겠다는 파격 공약을 내건다.이어 크리스마스에는 현빈과 함께한 ‘하얼빈’으로 컴백한다. 1909년을 배경으로, 조국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운동가들과 이를 쫓는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은 이 영화에서 우덕순을 연기한다. 조국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독립운동가이자 안중근(현빈)의 결정을 지지하는 충직한 동지로, 동명의 실존 인물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대 빚어낸 캐릭터다.박정민은 “‘1승’에서는 외형부터 본 적 없는 유형의 구단주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저나 지인들이 가진 재밌는 부분, 매체에서 본 것들을 가져왔다. 반면 ‘하얼빈’에서는 다양한 사료에 등장하는 우덕순 선생님의 모습을 조금씩 참고했다”며 “영화에 맞는 모습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배우 쏠림 현상이 뚜렷한 한국 영화 시장에서 한 배우의 동시기 작품 개봉은 더러 있는 일이다. 몰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부정적 시선도 존재하지만, 박정민만큼은 우려보다 기대가 앞선다. 배우로서 보여준 능력치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 없다. 그간 박정민이 써 내려간 페이지 자체가 방증이다.독립영화 ‘파수꾼’, ‘들개’ 등을 통해 업계에 존재감을 드러낸 박정민은 2016년 이준익 감독의 ‘동주’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박정민은 독립운동가 송몽규를 열연, 그해 신인남우상 6관왕을 석권했다. 이후로는 종잡을 수 없는 선택을 이어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매진했다. 출발점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이었다. 극중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피아니스트로 분한 박정민은 이병헌, 윤여정을 능가하는 연기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앗아갔다. 이어 신흥종교를 추종하는 미스터리한 정비공(‘사바하’)이 된 그는 어설픈 반항아(‘시동’), 트렌스젠더(‘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4차원 수학 천재(‘기적’)를 거쳐 야망을 품은 밀수꾼(‘밀수’)으로 관객을 찾았다.박정민은 매 작품 새로운 얼굴, 한계를 깨부수는 연기로 자신이 여전히 과소평가 된 배우임을 증명했다. 세밀하면서도 간결하고, 건조하면서도 폭발적인,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이 단어들을 기어이 나열하게 하는 그의 연기는 매 순간 관객의 만족도를 충족시켰다.‘1승’과 ‘하얼빈’에서 보여줄 연기 역시 그 연장선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와 ‘1승’을 함께 찍은 송강호는 “박정민은 아주 유명한 배우이자 스타다. 개인적으로 ‘파수꾼’이란 작품부터 광팬이었다. 늘 같이하고 싶었다”며 “함께 해보니까 역시나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표현해내는 재능이 탁월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박정민은 연기력이 보장된 배우로 캐릭터를 창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보통 각기 다른 인물로 미션을 수행할 때 미묘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장애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 충분히 캐릭터를 이해하고 그 캐릭터를 자기 몸에 맞게 새롭게, 매력적으로 창조하는 배우들이 있다. 박정민이 그렇다”고 말했다.이어 “작가의 의도, 캐릭터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다른 배우가 연기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낸다. 동시기 작품을 내놓아도 걱정이 되지 않는 이유도 그래서다”라며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는 상태에서 툭 찌르면 그 사람이 돼 나오는 거다. 각 프로젝트와 프로젝트에 의해 해야 할 자기 역할을 잘 해내는 배우”라고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9 06:11
e스포츠(게임)

'우리를 의심했니?' T1, 3년 연속 롤드컵 결승 진출…한중 자존심 대결 성사

글로벌 무대에 선 T1 '제오페구케'(제우스·오너·페이커·구마유시·케리아) 조합의 위엄은 역시 남달랐다. 국내 리그 LCK에서는 신흥 강호에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도 한국 e스포츠의 자존심이 걸린 최종전에 국가대표로 나서게 됐다.리그 오브 레전드를 서비스하는 라이엇 게임즈는 오는 11월 2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전에서 LCK T1과 중국 LPL의 빌리빌리 게이밍이 소환사의 컵을 두고 맞붙는다고 28일 밝혔다.빌리빌리 게이밍과 T1은 지난 26일과 27일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4강전에서 각각 웨이보 게이밍과 젠지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T1이 그간 국내 최강으로 부상한 젠지를 상대로 국내외 대회에서 10연패를 당했던 만큼 이번 승부는 쉽지 않은 접전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제 대회 노하우를 축적한 T1이 젠지를 3대 1로 제압했다.T1은 1세트 20분이 되기 전까지 젠지에게 끌려갔지만 내셔 남작 지역 전투에서 한 차례 승리를 거뒀고, 드래곤 지역에서 벌어진 2차 교전에서 '구마유시' 이민형의 애쉬와 '케리아' 류민석의 레나타 글라스크의 궁극기 연계가 힘을 발휘하면서 승리했다.2세트에서 젠지에게 10킬 이상 차이를 허용하면서 무너졌던 T1은 3세트에서 정글러 '오너' 문현준의 바이가 젠지의 핵심 챔피언들을 예리하게 파고 들며 싸움을 열 때마다 승리하면서 킬 스코어 3대 20으로 크게 이겼다.4세트 초반부터 킬 스코어를 벌리면서 유리하게 풀어가던 T1은 29분에 드래곤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대패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중앙 지역에서 대치하던 중 젠지가 싸움을 걸어오자 T1은 '페이커' 이상혁의 아리가 상대 공격을 받아 전사했지만 남은 선수들이 포위 공격에 성공하면서 재역전승을 거뒀다.준결승전에서 웃은 T1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롤드컵 결승에 세 번 연속 올라간 팀은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뿐이다.4번 시드로 힘겹게 롤드컵 무대에 올랐던 T1의 마지막 상대는 작년 결승에 진출한 웨이보 게이밍을 3대 0으로 완파한 LPL 1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28 10:25
스포츠일반

안세영, BWF 투어 복귀전 준우승...중국 신흥 강호 왕즈이에 0-2 완패

안세영(22·삼성생명)이 국제대회 복귀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안세영은 20일(한국시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덴마크 오픈 여자단식 왕즈이와의 결승전에서 게임 스코어 0-2(10-21, 12-21)으로 완패하며 우승에 실패했다. BWF 여자단식 랭킹 2위 안세영은 올 시즌 급성장하며 3위까지 올라선 왕즈이를 상대로 기세뿐 아니라 기술에서 조금씩 밀렸다. 2달여 만에 실전 복귀전에서 결승전까지 오르며 건재를 증명했지만, 천위페이(중국),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 이어 새로운 경쟁자를 확인했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6-8, 2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드롭샷 대응에 어려움을 겪은 뒤 왕즈이에게 스매싱을 허용했다. 7-10에서는 득점 기회에서 시도한 푸시 공격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났다.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상대의 대각선 스매싱도 받아내지 못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9-15에서는 라인을 벗어난 공을 그대로 지켜보며 판단 미스를 했다. 9-17에서는 왕즈이의 헤어핀이 네트에 걸린 뒤 안세영 코트 쪽으로 넘어가 떨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안세영은 결국 큰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9-20에서는 하이클리어가 엔드라인을 벗어나고 1게임을 내줬다. 안세영은 원래 1게임에서는 상대 레벨에 상관 없이 종종 고전했다. 하지만 강철 같은 체력을 앞세워 2게임을 잡고, 3게임에서 압도하는 양상을 자주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왕즈이는 마치 안세영이 랭킹 1위로 치고 나선 지난 시즌 경기력을 보여줬다. 안세영은 좌우 빈틈을 노려 스매싱을 시도하는 왕즈이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2게임 연속 4실점했고, 게임 첫 득점으로 1점을 만회한 상황에서도 헤어핀이 네트를 넘지 못해 실점했다. 3-6 상황에선 안세영이 공세를 펼쳤지만, 왕즈이가 거의 다 막아내며 오히려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랠리에서 득점은 했지만, 여전히 승기는 왕즈이가 잡고 있었다. 안세영은 10점 전후로 연속 실점하며 벌어진 점수 차를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8-12, 8-16에서는 서비스 리턴에서 범실을 범하기도 했다. 8-18에서 연속 4득점하며 추격하는 듯 보였지만, 12-19에서 범실을 범한 뒤 왕즈이의 대각 공격을 막지 못해 결국 21번째 실점을 내줬다.안세영은 지난 8월 5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허빙자오(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전부터 쌓인 부상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2달 동안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도 영향이 있었다. 안세영은 지난 7일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실전 복귀전을 치렀고, 이번 덴마크 오픈에서 BWF 월드 투어 복귀전을 치렀다. 준결승까지 순항했지만, 올해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은 왕즈이를 이기지 못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20 21:45
e스포츠(게임)

'절대 강자' 없는 LCK, 한화생명e스포츠 인수 창단 첫 우승 쾌거

T1과 젠지 양강 구도로 흘러가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 더 이상 '절대 강자'는 없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며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예고했다.'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e스포츠의 한국 프로 리그를 주최하는 LCK는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경북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T1과 젠지를 연파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고 9일 밝혔다.그간 LCK에서는 젠지가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2022년 서머를 시작으로 올해 스프링까지 LCK 사상 첫 네 스플릿 우승을 달성하며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번에 5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고개를 떨궜다.작년 롤 월드 챔피언십에서 7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던 '전통의 강호' T1은 정규 리그 4위에서 결승 진출전까지 오르며 저력을 뽐냈지만 신흥 강호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올해 서머 플레이오프는 앞선 스프링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첫 상대인 T1을 3대 0으로 완파한 한화생명e스포츠는 결승 직행전에서 젠지에게 1대 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전으로 내려왔다.여기까지는 스프링 때와 같았지만 한화생명e스포츠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T1을 3대 1로 잡아낸 한화생명e스포츠는 여세를 몰아 젠지를 상대로 풀 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2018년 서머 스플릿이 막을 올리기 직전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하면서 LCK에 출사표를 던졌다. 투자와 육성을 병행하며 2021년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롤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2022년 선수 육성에 집중했던 한화생명e스포츠는 2023년부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2021년 롤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인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과 2022년 롤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인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를 영입한 데 이어 젠지에서 수차례 우승을 경험한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 정글러 '피넛' 한왕호,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을 품고 대권에 도전했다.인수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한 한화생명e스포츠는 상금 2억원과 골든듀가 특별 제작한 챔피언 반지를 받게 됐다. 반지 측면에는 팀 로고가, 안쪽에는 결승전 대진과 스코어, 선수의 소환사 이름이 새겨진다.김건우가 파이널 MVP로 선정됐으며 부상으로 500만원과 골든듀의 MVP 네크리스를 받았다.2024 LCK 서머 파이널이 열리기 하루 전인 6일부터 황성공원에 위치한 경주 타임캡슐공원 광장에서 열린 팬 페스타에는 2만여 명의 팬들이 운집했다.걸밴드 QWER 축하무대로 막을 열고 TFT(전략적 팀 전투) 인플루언서 매치와 국가보훈부 제복 근무자 칼바람 대회 등을 선보이며 팬들과 소통했다.저녁에는 경주시의 고취대 공연과 인플루언서들이 참가하는 파이널 예상 등 사전 토크쇼로 분위기를 달궜다.메인 후원사인 우리은행은 '천년 고도' 경주를 콘셉트로 부스를 차렸고 카스, JW중외제약, 레드불, 골든듀, 로지텍도 후원사의 특성을 살린 부스와 이벤트를 펼쳤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09 13:53
일본야구

3년 전 '코시엔 4강 신화' 교토국제고...드디어 창단 첫 결승 진출 해냈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코시엔'에서 개교 이래 첫 결승 진출을 이뤘다.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코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3, 2차전에서 4-0, 3차전에서 4-0, 8강전에서는 4-0으로 각각 승리하고 준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교토국제고가 여름 코시엔 준결승에 도달한 건 3년 만의 일이다. 교토국제고는 앞서 2021년 대회 때도 준결승에 올라 화제를 모았지만, 결승 진출엔 실패했다. 2022엔 본선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엔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마침내 결승에 오르며 2년의 아쉬움을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창단한지 25년에 불과한 '신흥 강호'이기에 주목할 만한 성과다. '명문'으로 꼽히는 강호가 아니라면 여름 코시엔은 한 번 올라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로 꼽힌다. 하지만 교토국제고는 지난 2021년 첫 4강 진출을 이룬 데 이어 최근 4년 중 3차례나 본선에 올랐고, 마침내 올해 결승 진출까지 이루면서 창단 후 첫 우승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교토국제고는 한국계 학교로도 잘 알려져있다.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현재는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고 있고, 올해 기준 중고교생 합쳐 전교생이 160명에 불과하다.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 수준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엔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도 받았다. 이에 따라 학교명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바꿨다.1999년 창단해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한 야구부의 교내 비중도 크다.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절반에 가까운 61명에 달한다.교가를 제창하는 모습도 국내 야구 팬들의 시선을 모은 바 있다. 코시엔에는 출전학교의 교가가 연주되는데,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올해 대회 때도 한국어 교가를 부른 바 있다. 이들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불렀고, 이는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21 13:37
스포츠일반

'승부처' 놓친 女 핸드볼...시그넬 감독 "좋았던 독일전 재현 못해, 남은 경기 최선" [2024 파리]

"독일과 경기는 감독 부임 후 가장 좋은 경기였다. 그와 똑같이 좋은 경기를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8강 진출을 좌우할 슬로베니아와 맞대결에서 패했다. 이제 세계 정상급 강호들만이 한국을 기다린다.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핸드볼 여자부 조별리그 A조 2차전 슬로베니아와 경기에서 23-30으로 패했다. 앞서 독일전에 23-22 재역전승을 거두며 높아졌던 한국의 8강 진출 가능성은 이날 패배로 어둡게 변했다. 한국의 남은 상대인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은 세계 랭킹 2~4위 강호들이다.전반 팽팽한 대결을 펼쳤기에 아쉬움이 남을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을 12-14로 마쳤다. 신흥 에이스 우빛나(서울시청)가 장신의 슬로베니아 선수들을 돌파해 강한 슈팅을 날렸고, 대표팀 기둥 류은희(헝가리 교리)는 상대 집중 견제에도 노련하게 공격을 지휘하는 사령관 역할을 해냈다. 강경민(SK) 김보은(삼척시청) 강은혜(SK) 등도 분전했다.하지만 후반 무너졌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6실점하며 8점 차로 끌려갔고, 중반 추격을 시도했으나 결국 기세를 되찾지 못하고 패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주장 신은주(인천광역시청)는 "많은 기대를 해주셨는데 좋지 못한 결과를 내 죄송하다. 선배로서, 맏언니로서 내가 끌어가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신은주는 "독일전과 달리 상대 골키퍼를 뚫어내지 못했던 게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우리는 할 수 있다, 다시 도전하자고 했는데 상대 골키퍼를 뚫어내지 못해 졌다"고 자책했다.시그넬 감독은 "슬로베니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할 거라고는 예상했다. 실제로도 굉장히 어려웠다"며 "독일전은 감독 부임 후 가장 좋은 경기였는데, 그걸 똑같이 해내지 못했다"며 "아쉽지만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시그넬 감독은 "전반엔 경기력이 좋았지만, 후반전엔 아쉬웠다. 경기에서 이기려면 후반전 초반 실점과 같은 일이 없어야 한다. 독일이 피지컬에서 강했다면 슬로베니아는 조금 더 스마트하게 플레이하고, 작전을 잘 쓰는 편이다. 그래서 다소 고전했다. 우리 약점을 상대가 잘 활용했다"고 설명했다.시그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쉽게 실점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상대가 워낙 작전을 잘 썼기에 함부로 앞으로 나가면 뒤를 내줄 수 있었다. 아쉬우시겠지만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상대가 우리보다 크니 선수들 체력 문제도 있었을 거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 해낼 거라 믿고 또 한 경기씩 해낼 거라고 믿는다. 남은 상대들도 무척 강한 팀들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해내겠다"고 말했다.신은주도 "처음부터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걸 깨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다시 재정비하고 다시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28 20:03
스포츠일반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현대글로비스 2연패…유료티켓 흥행도 '성공적'

현대글로비스가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대한럭비협회(협회장 최윤)는 인천 남동아시아럭비경기장에서 14일 동안 진행한 ‘2024 코리아 슈퍼럭비리그’가 지난 27일 3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종료됐다고 밝혔다.이번 대회에서 현대글로비스는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으며, 준우승은 OK 읏맨 럭비단이, 3위는 국군체육부대가 차지했다.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우승으로 2015년 창단 이후 통합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해 2023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2차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출범한 OK 읏맨 럭비단 또한 창단 후 첫 준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호로서의 면모를 보였다.3라운드 첫 경기는 국군체육부대와 고려대학교가 역전과 재역전을 이어가는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를 펼쳤다.국군체육부대는 강점인 스크럼 위주로 경기를 풀어낸 끝에 전반 20분 최호영의 선취점에 이어 컨버전킥까지 성공하며 7-0으로 앞서갔다. 반격에 나선 고려대학교는 전반 22분 원영화가 빠른 스프린트로 수비를 제치며 트라이를 찍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김원주의 추가 트라이까지 더해져 7-12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군체육부대는 전분 32분 서태풍이 페널티 어드벤티지 상황에서 몸싸움을 이겨내고 트라이로 연결시켜 14-12로 하프타임을 맞이했다.후반 들어 국군체육부대는 김의태의 두 차례 페널티킥 성공으로 24-12로 점수차를 벌렸으나, 고려대가 김현진의 트라이와 컨버전킥으로 23-19로 바짝 뒤쫓았다. 접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국군체육부대가 후반 37분 서태풍이 트라이를 성공시킨 후 리드를 지켜내며 최종 스코어 28-19로 승리를 거뒀다.두 번째 경기는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로 우승을 다투던 디펜딩 챔피언 현대글로비스와 창단 2년차 신흥강호 OK 읏맨 럭비단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우승결정전 선취점의 주인공은 현대글로비스 정연식이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전반 9분 정연식이 상대팀 인골 라인에서 대각선 킥패스를 받아 그대로 트라이를 찍으며 7-0으로 앞서갔다. 이어 현대글로비스는 페이크 모션으로 수비를 제낀 정연식(전반 10분)과 상대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은 신민수(전반 30분), 상대 골라인 앞에서 3명의 동료들과 몸싸움을 통해 트라이에 성공한 양근섭(전반 34분)을 필두로 한 파상공세로 점수 차를 28-0까지 벌렸다. OK 읏맨 럭비단은 전반 연장시간 유재훈이 공을 탈취한 후 패스 페이크로 상대 수비를 뚫어내는 트라이로 28-7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전반을 마쳤다.후반에도 현대글로비스의 질주가 계속됐다. 후반 7분 남유준 선수의 킥패스를 받은 문정호가 트라이로 마무리하며 점수 차는 35-14로 벌어졌다. 이후 OK 읏맨 럭비단은 후반 19분 스크럼 상태로 인골라인까지 전진해 박근성 선수가 트라이를 찍으며 35-14까지 쫓아갔으나, 현대글로비스가 상대 팀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신민수, 타마나가, 정부현 선수가 잇달아 추가 트라이에 성공하며 최종 스코어 54-19로 경기 승리와 함께 우승을 확정지었다.2024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는 장대비와 더위 속에서도 1·2라운드 1500명에 이어 3라운드까지 총 2400여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2022년 지속적인 대회 운영을 위해 기존 무료 관람의 관행을 깨고 사상 첫 도입한 유료티켓 문화가 정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대한럭비협회는 이번 대회기간 전국의 중·고등학교 럭비부 학생들이 실업리그에서 뛰는 전문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자 중식 제공과 함께 럭비부 소재 지역으로 셔틀버스를 왕복 운행하는 ‘찾아가는 버스’ 제공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더불어 3라운드에선 이전 라운드보다 규모가 큰 1000만원 상당의 경품 이벤트를 마련해 직관 온 관중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참가팀들은 대회를 마친 이후 대한럭비협회가 마련한 ‘애프터 매치 펑션(After Match Function)'에서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애프터 매치 펑션은 ’경기가 종료되면 편을 가르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럭비로 하나가 된다‘는 럭비 고유의 정신인 노사이드(No-Side)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럭비만의 고유 행사로, 경쟁팀들이 식사를 함께하며 승패를 떠나 우애를 다지는 화합의 장 역할을 수행한다.대한럭비협회 최윤 회장은 “치열한 승부 끝에 우승컵을 거머쥔 현대글로비스에 축하를 보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명승부로 ‘오직 전진’이라는 진정한 럭비 정신을 보여준 OK 읏맨 럭비단, 국군체육부대, 고려대 선수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주말 유료경기임에도 현장에 찾아와 선수들을 응원해준 2,000명이 넘는 관중들 덕분에 한국 럭비 발전을 위한 발걸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이어 최윤 회장은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는 20년 전 코리안리그를 출범시킨 선배 럭비인들이 미완으로 남긴 꿈에 다시 한번 숨결을 불어넣는 대회라는 의미가 있다. 24대 집행부는 코리아 슈퍼럭비리그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만의 리그에서 ‘모두의 리그’로 만들어 한국 럭비 전방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돌려주고자 했다”며 “이번 대회에 모든 실업팀이 참여하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코리아 슈퍼럭비리그가 한국 럭비의 발전을 이끄는 단초이자 한국 럭비 부흥의 근원지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리그 활성화에 힘을 모아주시길 거듭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윤승재 기자 2024.04.28 10:47
연예일반

폐지에도 상줄까…신동엽vs전현무vs김숙, KBS 연예대상 오늘(23일) 개최

‘2023 KBS 연예대상’ 영예의 대상 수상자가 결정된다.23일 밤 9시 25분부터 KBS2를 통해 ‘2023 KBS 연예대상’이 생방송된다. 방송인 신동엽과 배우 조이현, 모델 출신 방송인 주우재가 MC로 호흡을 맞추는 ‘2023 KBS 연예대상’은 올 한해동안 KBS 예능을 빛낸 스타들과 시청자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2023 KBS 연예대상’을 한층 흥미진진하게 시청할 수 있는 관전포인트를 정리해본다.‘KBS 연예대상’ 전통 강호 VS 신흥 강자! 대상은 어디로?‘2023 KBS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를 살펴보면 전통 강호와 신흥 강자의 대결 구도를 찾아볼 수 있다. KBS의 간판 음악 예능으로 꼽히는 ‘불후의 명곡’의 선장이자 앞서 KBS 연예대상을 세 차례 수상한 바 있는 신동엽, KBS의 일요일을 책임지고 있는 ‘1박 2일’ 시즌4의 연정훈, 김종민, 문세윤, 딘딘, 나인우, 유선호,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의 메인MC로 중심을 굳건히 잡고 있는 전현무, ‘홍김동전’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로 여성 최초 대상 2관왕 타이틀을 노리는 김숙까지 후보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신선함으로 무장한 후보들이 눈에 띈다. 바로 ‘골든걸스’의 박진영과 ‘편스토랑’의 류수영,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의 이천수로, 이들의 수상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어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한다.‘골든걸스’, 전대미문의 ‘155년차 신인상’ 탄생할까?‘2023 KBS 연예대상’에서 전대미문의 ‘155년차 신인상’이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0월 첫 방송된 KBS2 ‘골든걸스’는 박진영 프로듀서를 필두로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로 이뤄진 155년 경력의 국내 최고 보컬리스트인 디바 데뷔 프로젝트로, 온갖 화제성 지표를 싹쓸이하며 2023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이처럼 뜨거운 인기 돌풍을 등에 업은 ‘골든걸스’가 ‘2023 KBS 연예대상’에서 ‘쇼-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이들이 신인상을 두고 경쟁할 후보는 ‘개그콘서트’ 김시우와 서아름,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의 이찬혁과 이수현, ‘1박 2일 시즌4’의 유선호다. 과연 데뷔 46년차 인순이, 39년차 박미경, 36년차 신효범, 34년차 이은미까지, 도합 경력 155년차인 연예계 레전드 ‘골든걸스’가 라이징 스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인상'을 수상하며 또 하나의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은 어느 팀이 가져갈까?모든 예능프로그램이 수상하고 싶은 상 1순위로 꼽힐 정도로, 대상에 버금가는‘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이 어느 팀에게 돌아갈지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시청자가 직접 투표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주는 해당 부문은 지난해 ‘불후의 명곡’이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또한 ‘1박 2일 시즌4’는 2020년, 2021년 연속으로 수상한 이력이 있는 유력 후보다. 이처럼 ‘불후의 명곡’, ‘1박 2일 시즌4’ 등 장수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급부상한 ‘골든걸스’, 3년 4개월만에 새단장을 하고 돌아온 대한민국 코미디의 대들보 ‘개그콘서트’의 선전에도 기대감이 더해진다.한편 ‘2023 KBS 연예대상’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 개최되며, KBS2를 통해 밤 9시 25분부터 생중계된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23 10:29
국가대표

[IS 시선] 누구를 위한 평가전일까…59년 만에 열리는 베트남전, 아무리 따져도 실익이 없다

유럽파들은 수천㎞를 날아왔다. 아시안게임 멤버들도 쉬지도 못한 채 소집됐다. 파이널 라운드를 앞둔 K리거들도 지칠 대로 지친 건 마찬가지다. 이처럼 '최정예'를 모아놓고 치르는 평가전 상대는, 베트남이다. 동남아 팀을 국내로 초청해 평가전을 치르는 건 무려 32년 만이다. 평가전 추진 단계부터 제기됐던 '누구를, 무엇을 위한 평가전인가'에 대해 의문만 점점 커지고 있다.아무리 따져도 실익이 없다는 우려는 베트남의 중국전 패배 소식과 함께 현실이 됐다. 베트남은 지난 10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중국과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베트남이 95위, 중국은 80위다. 중립지역에서 난타전 끝에 중국에 2-3으로 아쉽게 지고, 홈에서는 3-1로 완승을 거뒀던 박항서 감독 시절은 과거 이야기다. 지금 베트남의 사령탑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을 이끌었던 필립 트루시에(프랑스)다.한국전에 대비해 로테이션을 가동한 것도 아니었다. 도훙중, 당반람, 응우옌 반토안 등 어느덧 익숙한 선수들도 선발로 나섰다. 그나마 선발 중 3명이 A매치 경험이 5경기가 안 되는 선수들일뿐, 나머지는 주축 멤버들이 자리를 채웠다. 그런데도 중국에 완패를 당한 전력이 고스란히 한국으로 향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은 비공식 A매치고, 오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베트남에서 평가전이 열린다.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가 동남아 팀과 펼쳐지는 건 1991년 인도네시아전 이후 처음이다. 심지어 베트남전은 1964년 효창에서 열린 이후 무려 59년 만이다. 30년 넘게 국내에서 동남아 팀들과 평가전이 열리지 않았던 이유는 명확하다. 유럽파 등 최정예를 소집해 평가전을 치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를, 굳이 동남아 팀과 치러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베트남과 평가전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비판 여론이 컸던 것도 같은 이유였는데, 대한축구협회(KFA)는 그대로 평가전을 확정했다. 유럽이나 남미 등 다른 대륙은 저마다 일정이 있으니 상대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게 KFA의 설명이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축구협회(JFA)는 일찌감치 북중미 신흥강호 캐나다와 평가전을 성사시켰다. 한국이 9월 평가전 상대들조차 확정하지 못했던 시기, JFA는 발 빠르게 움직여 한 달 뒤 평가전 일정까지 모두 확정했다. KFA 행정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인데, 공교롭게도 캐나다의 10월 평가전 일정은 일본 원정 한 경기가 유일하다.그나마 KFA는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 등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를 애써 담았지만, 한국은 당장 11월 월드컵 예선 첫 경기부터 싱가포르(FIFA 랭킹 157위) 또는 괌(201위)과의 격돌을 시작으로 아시아 약팀들과 계속 맞대결을 치러야 한다. 애써 대비할 필요도 없이 전력 차가 큰 맞대결이 대부분인 데다, 피하고 싶어도 계속 아시아 팀들과 격돌하는 여정 속 적응력도 자연스레 커질 수 있다. 지난 30년 넘게 동남아 팀과 국내 평가전이 없었던 것, 그동안 최대한 아시아가 아닌 다른 대륙의 팀들과 평가전이 열렸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더구나 중국에 완패를 당하는 전력의 팀이라면 더더욱 평가전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이처럼 베트남과 평가전을 치르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설상가상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베트남전조차 최정예를 내보낼 분위기다. 평소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활용하는 게 그나마 작은 의미라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텐데, 클린스만 감독은 "로테이션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튀니지·베트남전에 대비해 단 한 명의 새로운 선수조차 없이 최정예를 소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부임 후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이라는 불명예 기록 등 결과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으니, 감독 입장에선 오히려 반가울 대진일 수 있다. 베트남전 자체가 클린스만 감독의 승리를 위해 추진된 것 아니냐는 팬들의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실 따지고 보면 허울뿐인 승리 외엔 뚜렷하게 남을 것도 없다. 그런 평가전을 성사시킨 KFA도, 그런 평가전에 최정예라도 내세울 태세인 클린스만 감독도 안타깝기만 하다.스포츠2팀 기자 2023.10.1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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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는 현실이 됐다…'한국 평가전 상대' 베트남, 중국에 0-2 완패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중국 원정길에서 완패를 당했다. 베트남은 오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클린스만호의 두 번째 평가전 상대다. 베트남과 평가전 추진 당시부터 무의미한 평가전이 될 것이라던 우려는 더욱 현실이 된 분위기다.필립 트루시에(프랑스)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0일 중국 다롄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A매치 원정 평가전에서 중국에 0-2로 완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베트남이 95위, 중국은 80위다. 박항서 감독이 이끌 당시엔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만나 원정에서 2-3으로 진 뒤 홈에서 3-1 완승을 거둔 바 있는데, 박 감독이 떠난 뒤 치른 첫 중국전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트루시에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일본을 이끌었던 사령탑이다.이날 베트남은 K리그2 서울 이랜드에서 뛰었던 응우옌 반토안(남딘FC) 도훙중(하노이) 반람(빈딘) 등 주축 멤버들을 대거 기용하고도 완패를 면치 못했다. 베트남은 중국(346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패스를 기록하며 63%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슈팅 수에선 9-13으로 밀렸다. 후반 11분 왕치우밍(텐진 진먼후)에게 선제골을 실점한 뒤 후반 막판 응우옌 티엔린(빈즈엉)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렸다. 추가시간 우레이(상하이 하이강)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한 베트남은 결국 완패를 당했다.이로써 베트남은 최근 홍콩, 시리아, 팔레스타인을 연파했던 3연승 기세에 마침표를 찍고 A매치 첫 패배를 당했다. 13일 우즈베키스탄과 중국 다롄에서 10월 A매치 평가전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데, FIFA 규정상 같은 A매치 기간 정식 평가전은 두 차례밖에 치르지 못해 우즈베키스탄전은 관중 없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베트남이 찾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오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A매치 평가전을 위해서다. 베트남-우즈베키스탄전과 달리 한국전은 정식 A매치로 치러진다. 베트남이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예선 등이 아닌 친선경기로 한국을 찾는 건 지난 1964년 이후 무려 59년 만이다. 한국에서 동남아팀과 A매치 평가전이 열리는 것 자체도 1991년 인도네시아전 이후 32년 만이다.베트남이 중국 원정에서도 0-2 완패를 당한 전력으로 한국을 찾으면서 클린스만호의 10월 평가전 의미 역시 그만큼 퇴색될 우려가 더 커졌다. 유럽이나 남미 등은 저마다 유로나 월드컵 예선이 예정돼 있어 상대를 찾기가 쉽지 않은 시기라고는 하나, 일본이 북중미 신흥강호인 캐나다를 초청해 평가전을 치른다는 점과 비교하면 베트남과 평가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캐나다는 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일본과 평가전만 치를 예정이다.그나마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해 볼 기회가 되겠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미 10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선발 변경 가능성 등에 대해 “로테이션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한 상태다. 당장 다음 달부터 월드컵 예선 등 실전이 시작되기 때문에 마지막 평가전 기회를 허투루 보내지 않겠단 게 클린스만 감독의 계획인데, 과연 베트남과 평가전에서 실전 대비 어떤 소득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김명석 기자 2023.10.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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