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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실각이 장외 슈퍼스타들에게 주는 메시지 [IS 이슈]

이승엽(48) 감독이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각 구단의 지도자 선임 방침에 영향을 미칠 선례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라고 했다. 3일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개막 전 5강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두산은 2일 기준으로 23승 3무 32패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31일과 1일 치른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 2·3차전에서 연속으로 '영봉패(스코어 0-1)'를 당하며 재도약 기회를 놓쳤다. 이승엽 감독은 '국민타자'로 통한다.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지난해 최정이 깨기 전까지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 보유자이기도 했다. 선동열·최동원·이종범(이상 은퇴)과 함께 KBO리그 레전드 40인 중에서도 '톱4'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엽 감독은 2017년 은퇴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 기술위원, 객원 해설위원을 역임했다. 장학 재단을 운영하고, 인기 야구 예능 프로그램(최강야구)에 출연해 활동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2022년 10월, 김태형 감독 후임으로 두산 사령탑에 올랐다. 두산은 현장 코치 경험조차 전혀 없었던 그를 선택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선수로 정점을 찍은 야구인에게 거는 기대치가 반영된 것. 2022시즌 정규시즌 9위였던 두산은 2023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산팬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 시절 7년(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며 구축한 왕조가 계속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산은 2024시즌 4위에 올랐다. 한 단계 올라섰지만 이승엽 감독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특히 불펜 운영을 두고 볼멘소리를 내는 팬이 많았다. 뚜렷한 색깔이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다가 두산이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2차전 모두 패하며 역대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4위 팀이 되자,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은 극에 달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 곽빈·홍건희 등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 합류하지 못한 채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감독을 향한 '옹호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이승엽 감독과 두산의 동행은 2년 7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엽 감독의 지도력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코치 경력 없이 감독을 맡은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았다. 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기에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결국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스타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라는 야구계 속설이 더 힘을 얻은 모양새다. KBO리그 전성기를 이끈 스타플레이어 중 현장 지도자 대신 대외 활동을 선택한 이들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코치 연봉이 선수 시절과 비교해 너무 낮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야구 관련 콘텐츠 제작물 출연을 선택하는 것. 방송이나 매체 인터뷰를 통해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 바람을 전한 이들도 있다. 이승엽 감독이 '감독 직행' 선례를 만들었다 보니, 그중에서도 이름값 높은 OB들은 자신이 뛰었던 팀의 차기 감독이 될 것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물론 그들이 코치 경력 없이 감독이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 견문을 넓힌 뒤 '정석' 절차를 밟으려는 계획을 세운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승엽 감독의 불명예 퇴진은 향후 두산뿐 아니라 다른 구단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비 지도자들에게도 전달된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 선수 시절 아무리 슈퍼스타였더라도, 코치부터 시작해 지도력과 리더십을 증명하는 게 정석이라는 것. 현재 장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 시절 슈퍼스타들은 현장 복귀 시점을 두고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03 11:58
프로야구

KBO리그판 '미스터 무관심'...롯데 장두성· SSG 박시후, 10라운더 한계를 극복하다 [IS 피플]

미국프로풋볼(NFL)에는 매년 '미스터 무관심(Mr. Irrelevant)'으로 불리는 선수가 나온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최하위인 262번(7라운드)에 지명된 이들 얘기다. 조롱 섞인 별칭이다. 북미 4대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NFL,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262번째로 불린 선수는 데뷔조차 쉽지 않았다. 해당 선수에겐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수여되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패러디 한 '로우'즈먼 트로피를 수여해 사진을 찍게 하는 해프닝도 일어난다. 일종의 상술이다. 그런 '미스터 무관심' 선수가 데뷔 2년 만에 슈퍼볼 무대를 밟았다. 그것도 주전 쿼터백으로 명문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소속 브록 퍼디(26) 얘기다. 2022 NFL 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262순위에 샌프란시스코에 지명된 그는 2022시즌 중반, 1번(주전) 쿼터백이었던 트레이 랜스가 실각하고, 그전 시즌까지 주전이었던 지미 가로폴로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13주 차부터 선발 쿼터백으로 나서기 시작, 남은 정규리그 6연승과 포스트시즌 2연승을 이끌며 기적을 썼다. 본격적으로 1번 쿼터백 임무를 맡은 2023시즌 그는 한층 품격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를 슈퍼볼까지 이끌었다. 현역 '넘버원' 패트릭 마홈즈가 이끄는 캔자스시티 치프스에 패하며 빈스 롬바르디는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NFL 역사상 가장 극적인 '신데렐라'로 인정받은 게 사실이다. 어느 종목에나 '미스터 무관심'이 있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KBO리그)에서도 지명받은 시점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잠재력을 드러낸 10라운더가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바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장두성(26)이다. 그는 2018 2차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3순위에 롯데 지명을 받은 선수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곽빈(두산 베어스), 강백호(KT 위즈) 등 한국 야구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유독 많았던 해(2018)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프로 무대에 입성한 것. 장두성은 지난 시즌(2024)까지 '대주자' 요원이었다. 엄밀히 1.5군 선수. 하지만 그는 그는 올해 비로소 도약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히며 성장세를 인정받더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꾸준히 1군 무대를 지켰다. 2025시즌 초반 주로 대주자로 나섰지만, 황성빈이 부상으로 빠진 시기 선발로 나서 크게 향상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29일까지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를 기록했다. 5월 21경기에서는 0.333. 선발 출전한 24경기에서는 0.327를 마크하며 자신은 주전감이라고 무력시위했다. 10라운더의 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판 '미스터 무관심' 선수 SSG 랜더스 투수 박시후(24)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 홈(인천 SSG 랜더스필드) NC 다이노스전에 4회 초 구원 등판, 2와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고, 타선이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역전한 뒤 리드를 지켜내며 SSG가 승리한 덕분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2와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은 뒤 데뷔 첫 홀드를 올린 바 있다. 박시후는 2020 2차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100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지명을 받은 선수다. 2022년 1군에 데뷔했고, 지난 시즌(2024)엔 11경기에 나섰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가 닷새 만에 2군행 지시를 받았지만, 다시 1군 부름을 받았다. 올 시즌 성적은 15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10. 조금씩 1군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장두성, 박시후가 퍼디처럼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건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선수들이 살아남아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야구팬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근 10시즌 10라운더 중에서 현재 확실한 주전급으로 볼 수 있는 선수는 2018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7순위에 LG 선택을 받은 문성주(28)다. 그는 2022시즌 390타석을 소화하며 1군 선수로 도약했고, 2023시즌 세 자릿수 안타(132개)를 기록했다. 이제 LG에서 없으면 안 되는 선수로 성장했다. '우승 유격수' 오지환은 지난 오프시즌 정근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 자신과 함께 고교 시절 5대 유격수로 불렸던 동기들의 비범한 재능을 치켜세우면서도, "처음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라고 했다. 지명 순위를 그저 숫자로 만들고 있는 선수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KBO리그를 보는 새로운 흥미가 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31 04:30
메이저리그

콘포토 빠지고 에드먼 외야로 나갔는데...김혜성, 2G 연속 결장

김혜성(26·LA 다저스)이 소속팀이 치른 두 경기 연속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김혜성의 소속팀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4-7으로 패했다. 선발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5이닝 6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부상 복귀 뒤 가장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셋업맨 태너 스콧이 7회 말 무너졌다. 다저스 간판타자 오타니 쇼헤이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침묵했다. '코리안 빅리거' 김혜성은 출전하지 않았다. 전날(28일) 클리블랜드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기록을 새기지 못했다. 27일 클리블랜드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주 포지션(2루수)으로 나서고도 실책을 범한 탓에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는 외야진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 토미 에드먼(중견수), 앤디 파헤스(좌익수)로 구성했다. 1할대 타율 허덕이는 마이클 콘포토를 제외하고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에드먼을 중견수로 내세웠다. 그리고 에드먼이 비운 2루수에는 베테랑 미구엘 로하스를 내세웠다. 종종 가동하는 라인업이지만, 김혜성의 한창 뜨거웠던 경기력이 꺾인 시점이라 이날 선발 라인업이 주는 의미가 이전과 다르게 해석된다. 김혜성이 선발 출전 기회를 늘릴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가 콘포토의 실각과 에드먼의 외야 이동, 그렇게 공석이 된 2루수에 나서는 것이었다. 여기에 상대 선발 투수가 콜비 알라드였다 보니, 아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발 라인업 구상에서 지워진 것 같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한창 타격감이 좋을 때도 좌완 투수가 상대 선발 투수로 나오면 김혜성 대신 우타자를 썼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빅리그에 콜업돼 많지 않은 출전 기회에서 향상된 콘택트 능력과 강점인 주루를 유감 없이 발휘해 빅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다스리고 복귀한 뒤 그라운드도 밟지 못하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29 07:41
스타

[왓IS] “폭민의 길은 절멸”…허지웅, 서부지법 난동사태에서 떠올린 나치와 괴벨스 [전문]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부지법 난동 사태 전반에 대한 견해를 내놨다. 허지웅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모두가 똑같은 광경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처음에 그것은 범죄였다. 며칠이 더 지나자 흡사 찬성하고 반대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인양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며 “이를 5:5의 비중으로 다루는 게 공정한 자세라는 듯 중계하고 스코어를 기록하는 언론이 늘어난다. 마침내 그것은 더 이상 범죄가 아니라 정쟁처럼 보이기 시작한다”고 적었다.12.3 비상계엄을 바라보거나 보도하는 시선이 한 달 여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에 대한 지적으로,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읽힌다. 이어 한나 아렌트의 저서 중 언급된 ‘폭민’에 대해 언급한 허지웅은 “극좌와 극우 양극단의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 대다수 중간층은 순간의 감정에 따라 선택한다”며 “폭민들이 뜨겁게 열광하고, 배우들을 섭외해 배치해 둔 연단 위에서 괴벨스가 선동하면, 나치가 보급한 라디오로 연설을 들은 중간층은 어김없이 따라갔다”고 과거 나치의 선동 정치 방법을 현 정치 상황에 빗대어 언급했다. 특히 그는 선동가로 평가받고 있는 괴벨스 관련해 “국민투표와 재선거를 반복해 의회를 장악해 가며 괴벨스는 ‘여론조사라는 건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보수 과표집으로 추정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결과가 나오는 데 대한 비평이다. 또 그는 과거 접한 괴벨스의 총력전 연설에 적힌 덧글 중 ‘대한민국에는 히틀러가 필요하다. 모든 걸 통제하고 하나로 묶을 사람. 지겨운 양당체제를 벗어나고 중국인과 부동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글을 보고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대인 음모론이 중국인으로 대체되었을 뿐 저 짧은 문장 안에 ‘한방의 해결책’을 갈망하는 폭민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있어 놀랐다”며 “저는 지금 법원의 폭도들이 본래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의 지지자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매료된 건 비상계엄 그 자체”라는 의견을 내고 여당의 행태를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서울구치소에 부속됐다. 하지만 구속영장 발부 이후 일부 과격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소동를 벌이다 체포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허지웅 글 전문>모두가 똑같은 광경을 실시간으로 목격했습니다. 처음에 그것은 범죄였습니다. 며칠 후 누군가 그것이 정치의 문제라고 속삭였습니다. 며칠이 더 지나자 흡사 찬성하고 반대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인양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를 5:5의 비중으로 다루는 게 공정한 자세라는 듯 중계하고 스코어를 기록하는 언론이 늘어납니다. 마침내 그것은 더 이상 범죄가 아니라 정쟁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일찍이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폭민(mob)에 대해 설명한바 있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폭민은 절망과 증오로 가득찬 잉여 세력입니다. 나치는 그들의 소외감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의 불행은 유대인을 중심으로 하는 음모론적 세계관 때문이며, 우리에게는 이를 분쇄하기 위한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열광했습니다. 그 가운데 특히 하나의 강력한 이데올로기 아래 행동하고 싶어하고 소모품이 되고 싶어하며 영광스러운 희생을 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 젊은이들은 돌격대(SA)에 자원했습니다. 그리고 약탈과 폭행, 살인과 방화를 통해 사회 전체를 겁박했습니다.(실각한 마오쩌둥이 어린 홍위병을 선동해 권력을 다시 잡은 방식도 똑같았습니다. 훗날 이미 권력을 잡아 쓸모가 다했을 때 돌격대와 홍위병은 숙청되었습니다)극좌와 극우 양극단의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입장을 바꾸지 않습니다. 대다수 중간층은 순간의 감정에 따라 선택합니다. 폭민들이 뜨겁게 열광하고, 배우들을 섭외해 배치해둔 연단 위에서 괴벨스가 선동하면, 나치가 보급한 라디오로 연설을 들은 중간층은 어김없이 따라갔습니다. 국민투표와 재선거를 반복해 의회를 장악해가며 괴벨스는 "여론조사라는 건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라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작년 여름의 일입니다. 괴벨스의 총력전 연설을 컬러로 복원한 게 있어 찾아보았습니다. 거기서 이런 덧글을 발견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히틀러가 필요하다. 모든 걸 통제하고 하나로 묶을 사람. 지겨운 양당체제를 벗어나고 중국인과 부동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사람." 유대인 음모론이 중국인으로 대체되었을 뿐 저 짧은 문장 안에 '한방의 해결책'을 갈망하는 폭민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있어 놀랐습니다. 저는 지금 법원의 폭도들이 본래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의 지지자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매료된 건 비상계엄 그 자체입니다. 헌법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불법 비상계엄입니다. 폭민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메시아의 해결책입니다.그런 맥락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여당의 극우화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국가의 존망을 걸고 폭민의 당이 되길 자처했습니다. 당장은 쉬운 길로 보이겠지만 사실 그건 길이 아닙니다. 절멸입니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1.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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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합 4연패] '입대 앞두고 완벽한 마무리' 임동혁 "항공 우승, 결코 운이 아니다"

대한항공 주포 임동혁(25)은 통합 4연패 달성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임동혁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출전, 18득점·공격성공률 64.00%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2(27-25 16-25, 21-25, 25-20, 15-13)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통합 우승. 2020~21시즌부터 4연패를 해내며 V리그 역대 최초 기록을 썼다. 역대 가장 강력한 왕조를 구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임동혁이 있었다. 임동혁은 정규리그 토종 공격수 득점 1위(559)에 오른 선수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공백을 메웠고,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다운 존재감을 보여줬다.임동혁은 보통 외국인 선수가 맡는 라이트가 주 포지션이다. 그 탓에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 컵대회에서 맹활약해도, 리그에서는 실력이 비해 출전 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코트 위에 서면 누구보다 강력한 스파이크르 꽂았다. 올 시즌 그런 그의 기량이 만개한 것. 챔프전에서는 다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통합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은 부진한 무라드 칸 대신 막심 지가로프를 단기전 히든카드로 영입했다. 임동혁은 챔프전 1·2차전에서 각각 1득점, 9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통합 우승을 해낸 3차전에서는 승부처였던 4·5세트 막심 대신 선발로 나섰고, 위력적인 대각선 공격을 연달아 꽂으며 1-2로 지고 있던 대한항공의 역전을 이끌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팀 선배 정지석이 선정됐지만, 임동혁의 활약은 MVP에 밀리지 않았다. 그는 역대 최초 4연패 달성을 만끽할 자격이 있었다. 경기 뒤 임동혁은 MVP 수상 불발에 대해 "(정)지석이 형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경기에 임했는 지 느껴졌다. 제 기량을 발휘해 반가웠다. 내가 더 탁월하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MVP에 연연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우리카드가 순위가 더 낮은 삼성화재에 잡히며 어렵게 1위를 지켰다. 우리카드의 실각 탓에 챔프전에 직행했다는 저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시선에 대해 임동혁은 "정말 그 어느 시즌보다 힘든 상황 속에 정규리그를 치렀다. 지석이 형, (김)민재 그리고 외국인 선수까지 부상을 당했다"라고 돌아보며 "만약 우리카드가 최종전에서 이겼다면, 우리가 1위를 하지 못하고,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운으로 이 자리에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힘으로 우승한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임동혁은 4주 뒤 군 입대한다. 가장 큰 목표(통합 4연패)를 해낸 그는 "아직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하지 못했다. 입대 전에 대한항공 젊은 선수들과 여행은 갈 것이다. 오늘(2일) 경기에서 이겨야 (일정상) 그게 가능했는데, 정말 해냈다"라고 반겼다. 프로 배구 선수 인생 1막을 완벽하게 마무리 한 임동혁. 정규리그 유력 MVP 후보이기도 하다. 그는 "챔프전 MVP는 못 받았지만, 정규리그 MVP는 받아보도록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3 07:20
프로야구

[KS 2] 용두사미 타선+무너진 셋업맨 듀오...KT 위즈, 우승 9부 능선 앞두고 실각

KT 위즈가 한국시리즈(KS·7전 3승제) 우승 90% 확률을 눈앞에서 놓쳤다. 뼈아픈 패배다. KT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와의 KS 2차전에서 4-5로 패했다. 1회 초 공격에서만 4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도 6이닝 2실점 호투하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셋업맨 손동현이 7회 말 수비에서 주자를 남겨뒀고, 1차전에서 세이브를 거둔 홀드왕 박영현이 추격 적시타를 맞았다. 박영현은 8회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동원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았다. 역대 KS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확률은 90%(20번 중 18번·무승부가 나온 시즌 제외)다. KT는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KT는 2차전 첫 공격부터 기세를 이어갔다. 선두 타자 김상수가 영점(제구력)을 잡지 못한 LG 선발 투수 최원태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고, 2번 타자 황재균은 최원태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쳤다. 무사 1·2루에서 나선 3번 타자 앤서니 알포드도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든 KT. 4번 타자 박병호가 다음 타석에 섰다. 이번 포스트시즌(PS)에서 부진한 그의 장타가 나올 시점이 됐다. 결과는 내야 땅볼이었다. LG 3루수 문보경이 타구를 잡아 정확한 홈 송구로 3루 주자를 잡아냈다. 타자주자는 먼저 1루를 밟았다. 이 상황에서 더블 아웃을 당하지 않은 건 KT의 행운이었다. 5번 타자 장성우는 놓치지 않았다. 최원태의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 왼쪽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LG 벤치는 더 고민하지 않았다. 최원태가 주자 2명을 내보낸 시점부터 이정용을 불펜으로 보냈다. 결국 투수 교체. 이정용은 몸이 풀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영점과 구속 모두 부족했다. 결국 올가을 가장 컨디션이 좋은 타자 중 한 명인 배정대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주자 2명이 다시 홈을 밟았다. KT가 4-0으로 앞서갔다. 1·2회 모두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투수 쿠에바스는 3회 1점을 내줬다. 1사 1루에서 박해민의 내야 타구를 자신이 처리하려다가 잡지 못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김현수를 내야 땅볼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지만, 이어진 1·3루 위기에서도 오스틴 딘에게 안타를 맞고 첫 1실점했다.KT 타선은 4회와 5회,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4회는 1사 만루에서 김상수가 내야 가까운 위치에 뜬공을 치며 아웃됐고, 5회는 2사 1·2루에서 1차전 결승타 주인공 문상철이 그대로 물러났다. 결국 추격을 허용했다. 6회도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는 선두 타자 오스틴은 삼진 처리했지만, 후속 오지환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4-2로 점수 차가 좁혀졌다. 타선은 1회 이후 침묵했지만, 야수진의 집중력은 빛났다. KT는 7회 말부터 셋업맨 손동현을 투입했다. 그가 선두 타자 신민재에게 2루에 붙는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KT 유격수 김상수가 잡아내 정확한 송구로 처리했다. 손동현이 후속 홍창기에게도 우측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지만, 2루수 오윤석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하지만 LG의 추격 기세를 뿌리치지 못했다. 불펜진이 가동된 뒤 결국 역전을 내줬다. 1차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손동현이 2사 뒤 박해민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진 상황에서 나선 박영현이 김현수에게 우익 선상 적시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4-3, 1점 차까지 좁혀진 점수. 승기마저 내줬다. 결국 버티지 못했다. 박영현은 8회 선두 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고, 후속 문보경에게 희생번트까지 내줬다. 1사 2루에서 상대한 박동원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구사했지만, 그대로 통타 당하고 말았다. 투런홈런 허용. 역전을 허용한 KT는 이어진 9회 초 공격에서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대타 김민혁, 9번 타자 조용호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상수마저 땅볼로 아웃되며 그대로 패했다. 타선은 1회 이후 침묵했고, 믿었던 젊은 셋업맨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KT가 뼈아픈 패전을 당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8 21:54
드라마

[OTT위크] 초난강의 화려한 복수극 ‘덫의 전쟁’

신규 왓챠 익스클루시브 일본 드라마인 ‘덫의 전쟁’은 20년간 목숨을 걸고 모셔온 국회의원에게 배신당한 비서의 통쾌하고 장렬한 복수극을 담는다.사랑하는 가족이 상처받는 걸 목도한 국회의원 비서 와시즈가 지략을 총동원해 함정을 만들어 악랄한 정치가를 실각시키는 이야기다.흥미진진한 복수극의 정석다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일본의 국민 아이돌 그룹 SMAP 출신의 톱스타이자 국내에선 ‘초난강’이란 예명으로 유명한 쿠사나기 츠요시가 주인공 와시즈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세븐틴의 우지, 정한, 민규, 승관이 SMAP 출신인 카토리 싱고와 함께 드라마의 OST 곡을 가창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주 화요일 밤 11시에 왓챠에서 공개.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15 07:00
스포츠일반

흥국 실각 덕분? '언성' 킥둥이들이 만든 1위 등극

"이런 팀 감독이어서 뿌듯합니다." 차상현(47) GS칼텍스 감독이 지난달 28일 흥국생명전 승리(세트 스코어 3-1) 뒤 남긴 말이다. GS칼텍스는 이날 시즌 처음으로 리그 1위로 올라섰고, 개막 전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된 흥국생명과 시즌 전적 동률(3승3패)을 이뤘다. 차 감독은 "(흥국생명에) 크고 작은 일이 있었지만, 어쨌든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낸 덕분에 이런 결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정말 대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흥국생명은 학폭(학교폭력) 사태로 물의를 빚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출장 정지 처분을 받고 이탈한 뒤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역부족이다. 흥국생명이 내부 문제로 무너진 덕분에 GS칼텍스가 수혜를 입었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GS칼텍스도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 선수가 많다. 탄탄한 팀 뎁스 덕분에 1위까지 오를 수 있었다. 차상현 감독이 자부심을 드러낸 지점이다. 1위를 탈환한 흥국생명전에서도 변수가 있었다. 센터 김유리가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이미 블로킹 부문 1위를 달리던 주전 센터 한수지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고, 그 자리를 메우던 권민지도 훈련 중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베테랑 김세영, 국가대표 출신 김주아가 버티고 있는 흥국생명과의 제공권 싸움에서 밀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입단 3년 차 라이트 문지윤이 센터로 나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블로킹 2개 포함 8득점. 측면 공격수들에게만 향하던 흥국생명 블로커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다른 센터 문명화도 1~4세트 모두 뛰며 유효 블로킹 4개 포함 3득점을 기록했다. 차상현 감독은 "보기에는 '그냥 이겼네'하는 시선도 있을 수 있지만, 라인 한쪽이 흔들리면 끝도 없이 무너지는 게 배구다. 문지윤과 문명화가 잘 버텨줬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며 두 선수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GS칼텍스는 이 경기에서 수비도 좋았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흥국생명에게 첫 패전을 선사한 지난해 KOVO컵 결승전을 연상시켰다. 차 감독은 번갈아 나서 수비를 이끈 리베로 한다혜와 한수진을 향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두 선수가 서브 리시브, 디그를 잘 해주기 때문에 안정감 있는 공격 세팅이 가능했다는 것. 특히 한수진을 향해서는 "최근 기량이 2~3단계는 성장한 모습이다. 배구를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시즌 초반 강소휘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는 '이적생' 유서연이 그 공백을 메웠다. 2019~20시즌에는 2년 차였던 박혜민이 레프트 한 자리를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GS칼텍스는 주축 공격수 이소영, 강소휘, 러츠에게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끊임없이 새 얼굴이 등장한다. 출전 시간이 짧고 조명은 받지 못해도, 주어진 임무에 소홀하지 않은 '언성(Unsung)' 킥둥이(GS칼텍스 선수들을 향한 애칭)들이 있다. GS칼텍스가 1위까지 오른 이유다. 안희수 기자 2021.03.03 06:00
연예

'바람과 구름과 비' 박상훈, 고종 열연으로 '몰입도 甲' 호평

‘바람과 구름과 비’ 박상훈이 ‘어린 고종'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해내며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박상훈은 TV CHOSUN 특별기획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극본 방지영, 연출 윤상호)에서 흥선대원군 이하응(전광렬)과 중전 민자영(박정연)의 권력 다툼 속에서 심약한 듯 보이나 왕실을 지키기위해 근심, 걱정하는 황제 ‘고종’ 이재황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바람과 구름과 비’ 19회에서 고종 이재황은 민자영의 설득에 아버지 이하응을 실각시키고 백성들의 진정한 왕이 되겠다고 결심하나 아버지 이하응의 일갈에 흔들리고 만다. 결국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는 한없이 나약한 군주의 모습은 먹먹한 여운을 남기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아역 배우 답지않은 기대 이상의 캐릭터 소화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복잡다단한 고종의 감정을 실감나게 그려낸 박상훈은 극의 완성도를 높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종영 단 2회차를 남겨둔 ‘바람과 구름과 비’는 이하응과 민자영의 예측불가 권력 싸움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과연 고종은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 궁금증을 더한다. 한편 ‘바람과 구름과 비’는 오는 토,일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한다.최주원 기자 2020.07.24 14:43
야구

순위·타이틀 경쟁, 뻔하지 않았던 ML 전반기

KBO 리그는 지난 시즌 3강이 올 시즌도 자리를 지키며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 탓에 타격 부문 타이틀 경쟁도 흥미가 떨어졌다. 반면 전반기를 마친 메이저리그는 순위, 타이틀 경쟁 구도 모두 반전이다. 개막 초반부터 이변으로 시작했다.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이 시애틀과 개막 4연전에서 3패를 당하는 등 첫 열 경기에서 2승에 그치며 고전했다. 에이스 크리스 세일은 다섯 차례 등판에서 4패·평균자책점 7.43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보스턴이 실각한 자리를 탬파베이가 채웠다. 지난 시즌 '오프너' 투수 운용으로 주목받은 팀이다. 올 시즌은 선발 한 자리를 채우며 이전보다 마운드 운영에 안정감이 생겼다. 공격력도 향상됐다. 오스틴 메도스·브랜든 로우 등 젊은 타자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토미 팸과 아비사일 가르시아 등 경험이 많은 이적생들이 중심을 잡아 줬다. 5월까지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1위를 지켰다. 현재 뉴욕 양키스에게 지구 선두를 내줬지만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다. 중부 지구는 순위 경쟁의 경우 양대 리그 모두 예상을 벗어났다. 아메리칸리그는 투타 전력이 두루 좋은 클리블랜드의 독주가 예상됐다. 전반기 최고 승률은 0.629(56승33패)를 기록한 미네소타다. 클리블랜드에 5.5게임 차 앞섰다. 동부 1위 양키스(0.648)와 서부 휴스턴(0.633)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면 10명이다. 팀 홈런은 166개. 30구단 가운데 1위다. 풀타임 시즌이 한 번에 불과한 내야수 호르헤 폴랑코가 최다 안타 4위(111개)에 오르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에디 로사리오·맥스 케플러도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마운드도 고정 5명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했다. 전반기,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여섯 팀 가운데 한 팀이다. 중부 지구는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 팀의 양강 구도가 예상됐다. 컵스는 47승43패, 밀워키는 47승44패다. 오프 시즌에 전력 보강에 나선 세인트루이스가 44승44패를 기록하며 1위에 2게임 차 추격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위권으로 평가된 두 팀이 선전했다. 피츠버그는 44승45패, 신시내티는 41승46패다. 모든 팀이 지구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필라델피아는 기대에 못 미쳤다. 시즌 전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브라이스 하퍼, 공격형 포수 J.T. 레얼무토를 영입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지구 1위 애틀랜타(54승37패)를 견제하지 못했다. 전반기 전적은 47승43패. 워싱턴에 이어 3위다. 하퍼는 타율 0.253·16홈런에 그쳤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흥미롭다.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다승·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것도 현지 언론과 팬의 시선에선 이변이다. 아메리칸리그도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최다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데뷔 4년 차 루카스 지올리토 얘기다. 17경기에 등판해 11승3패·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10승을 기록했지만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전 두 시즌은 풀타임 선발이 아니었다. 타자는 뉴욕 메츠 듀오가 주목된다. 2년 차 외야수 제프 맥닐이 타율 0.349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모은 코디 벨린저(LA 다저스)를 2위로 밀어냈다. 순수 신인 피트 알론소는 역대 세 번째로 전반기 30홈런을 기록한 신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9일 열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는 리그 전체 최고 유망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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