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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들쭉날쭉 KBO리그 S존, 외국인 선수들도 뿔났다

올 시즌 KBO리그 스트라이크존(S존)은 '잠재적 뇌관'에 가깝다. 개막 이후 선수들의 불만이 누적돼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시한폭탄처럼 아슬아슬하다. 전반기도 마치기 전에 벌써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6명(감독 포함)이 퇴장당했다. 현장에선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고 "심판의 권한은 인정하지만, 판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가장 큰 불만은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A 구단 외국인 투수는 "명확하게 정의된 S존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심판은 홈플레이트에서 벗어난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고 어떤 심판은 그렇지 않다. 매 경기 다른 S존을 갖고 경기하는 느낌"이라며 "개막 전 들은 설명대로 S존이 운영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B 구단 외국인 타자는 "S존을 넓히는 건 좋다. 하지만 너무 불규칙하다. 일관성이 없으니까 2스트라이크 이후 생각이 많아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S존에 변화를 줬다. 야구 규칙에 나오는 S존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공언하며 개막 전 설명회까지 열었다. 야구 규칙에서 S존은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하며, S존은 공을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정의돼 있다. 그동안 심판들은 S존에 걸치는 애매한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으면서 야구 규칙에 명시된 것보다 S존이 좁게 운영됐다. S존이 넓어지면 타자보다 투수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판정이 일관성을 잃으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C 구단 외국인 투수는 "심판마다 고유한 S존을 갖는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잡아주던 공을 안 잡아주면 투수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심판들이 구단을 방문해 'S존의 정상화'라고 설명한 것과 비교하면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D 구단 외국인 투수는 "심판에 따라 코스의 유불리가 다 다르다. 같은 코스에 공을 던졌는데도 판정이 달라진다는 게 문제다. 이런 게 쌓이다 보면 멘털이 흔들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며 "영리한 선수는 주어진 환경에 맞춰 적응하고 공략한다. 하지만 그건 일관성 있는 규제(S존)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주석(28·한화 이글스)은 지난 16일 경기 중 스트라이크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리쳤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헬멧까지 집어 던졌다. KBO 상벌위원회는 하주석에게 출전 정지 10경기, 벌금 300만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중징계를 내렸다. 선수의 과격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현장에선 "그 정도로 판정에 불만이 쌓였다"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C 구단 외국인 타자는 "스트라이크도, 볼도 잘못된 콜이 많다. 심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S존을 넓힌다고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좁아진 느낌이다. 타자 입장에선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추신수(40·SSG 랜더스)를 예로 들며 "선수마다 S존이 다른 것 같다"고도 지적했다. 선구안이 좋기로 소문난 추신수 타석에선 심판들의 S존이 좁게 적용된다는 의미였다. A 구단 외국인 투수는 "만약 S존을 넓힐 거였으면 홈플레이트 크기도 함께 변화를 줘서 선수들이 달라진 부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조언했다. E 구단 외국인 투수는 "심판도 사람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경기의 일부"라고 말했지만 "매 경기 조금씩 S존의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지난 3월 S존 설명회에서 "결정적인 순간 공 하나에 (판정이) 걸리면 이슈가 많이 될 거"라고 우려한 바 있다. 프로야구 한 경기에선 200번 이상의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이 이뤄진다. 결정적인 순간이 아니더라도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28 06:00
스포츠일반

찾아가는 심판위원 설명회로 소통 채널 강화

한국마사회가 ‘찾아가는 심판위원’을 운영하며 경마 팬들과의 소통 채널 강화해 앞장선다. 지난 10일 천안지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찾아가는 심판위원’ 설명회가 개최됐다. 마사회는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경마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요즘 경마 전문직인 심판들이 지방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고객들과의 소통 접점을 늘려 공정하고 투명한 경마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찾아가는 심판위원 설명회는 경마에서 경주 진행과 공정성 유지, 관계자 교육 및 제재를 맡은 심판위원 고유 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됐다. 또 순위변경 심의, 특이경주 등 심의와 관련된 시청각 자료를 공유해 고객의 이해도를 높이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주요 경마 시행국의 순위 변경제도와 국내 기준을 안내하고 문제 제기가 발생했던 경주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판정에 대한 이해도 제고에도 힘썼다. 이외에 향후 전·후 검량, 기수들의 준수 의무 등 심의에 관한 주요 경마 관련 규정도 소개하며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는 설명회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천안지사 설명회에서는 다른 말을 방해해 최종 순위가 변경되거나 실격이 되는 등 이슈가 되었던 경주들에 대한 영상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판정에 대한 근거와 이유에 대한 설명을 통해 고객의 경주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이런 판정 여부에 대한 고객과의 깊이 있는 질의와 답변, 토론 등이 이어졌다. 또 행사를 주관한 한국마사회 심판처는 설명회에 참여한 경마 고객 중 희망자를 선정해 경마 제도에 대한 자문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경주 중 채찍 사용 기준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설명회에서 발표를 맡은 이영우 심판위원은 “설명회에서 전달받은 고객의 의견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보다 공정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경마 제도와 기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윤영 마사회 경마운영본부장은 “그동안 운영했던 국민 참여 심판위원 자문단에서 더 나아가 내부의 경마 전문가가 직접 현장에 찾아가 베일 속에 있던 심판 업무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설명회가 기획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경마 시행의 핵심인 심판업무의 공정성을 알리고 더불어 경마 고객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청취해 나가며 경마 제도 개선과 집행에 반영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한국 경마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하반기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 맞춰 찾아가는 심판위원 설명회의 추가적인 시행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17 07:00
야구

KBO, 단일 경기사용구 반발계수 하향 조정

KBO가 규칙위원회 회의 결과를 공유했다.KBO는 21일 리그 규정과 야구 규칙 개정에 대한 규칙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규칙위원회에서는 공식 야구규칙을 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규칙과 동일하게 경기의 목적, 경기장, 용구 및 유니폼, 경기의 준비, 경기의 진행, 부적절한 플레이·금지 행동·비신사적 행위, 경기의 종료, 심판원, 공식기록원의 총 9개조로 통합, 재배치하고, 조항 별로 세분화가 필요한 부분을 검토해 변경했다.새롭게 변경된 규칙에는 베이스코치, 타자석 규칙 보완, 선수교체, 포구 후 볼데드 지역에서의 플레이 등이 있으며 선수 부상을 방지하고 안전한 경기 운영을 위한 ‘더블 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규정’이 신설됐다. 주자가 더블 플레이 성립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당한 슬라이딩이 아닌 방식으로 야수에 접촉하거나 접촉을 시도할 경우, 해당 주자에게 방해가 선고된다. 심판원이 해당 규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시 주자와 타자 모두에게 아웃이 선고되며, 주자가 이미 아웃이 된 경우에는 수비 측이 플레이를 시도하려고 한 주자에게 아웃이 선고된다. 해당 플레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다.국제대회 경쟁력 강화와 함께 지속되는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KBO 리그 단일 경기사용구의 반발계수는 국제 평균치에 맞춰 하향 조정됐다. 0.4134 이상 0.4374 이하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에 비해 다소 높았던 반발계수를 0.4034 이상 0.4234 이하로 낮췄으며, 변경된 기준은 2019년 시범경기 경기사용구부터 공식 적용된다.야구 배트의 표면에 도포하는 도료는 투명(목재 고유의 색으로 흰색 불가), 빨간색과 구분되는 갈색, 짙은 회색, 검정색이어야 하며, 배트의 소재가 메이플 등의 산공재일 경우 재질의 특성상 헤드 부분의 나무결이 보이지 않더라도 배트의 손잡이 부분은 반드시 나무의 결이 보여야 허용된다. 또한 앞으로 공인된 수입판매업체를 통해 유통되지 않은 MLB, NPB 공인배트를 해당연도 공인 신청 기간 종료 후 KBO 경기에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해당 선수가 구단을 통해 KBO에 공인을 신청해야 하며, 경기 전 심판위원에게 해당 배트를 확인 받고 인증 표시를 부착하도록 했다.한편, KBO 퓨처스리그에서는 경기 전 제출된 타순표에 지명타자로 기재돼 있는 선수가 KBO 리그 현역선수 등록 등의 부득이한 경우, 선발투수를 상대로 적어도 한 번의 타격을 하지 않아도 교체 될 수 있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번에 개정된 리그 규정 및 규칙은 2019년부터 적용된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8.12.21 14:47
야구

[기자의 눈] 비디오 판독 도입됐지만, 결국 스포츠는 사람의 경기

스포츠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뒤엉키면, 파국이다. KBO리그가 개막 첫 달부터 불미스러운 일로 들끓었다. 스트라이크존(이하 S존) 논란이다. 선수들은 모호한 판정 탓에 경기에 악영향이 미친다고 본다. 심판은 비디오 판독 시대에서 유일하게 고유 권한으로 인정받던 영역을 침범받는다며 물러서지 않는다. 양의지에 대한 KBO의 징계는 행위의 의도 보다 부주의가 미칠 악영향을 고려했다. 해당 선수가 베테랑인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에도 판정 불복으로 야기된 퇴장 조치가 나왔다. S존 확대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야구는 투구의 손끝과 타자의 판단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기준이 심판의 콜이다. 불신 속에 종목의 근간이 흔들리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단은 주의를 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수들이 볼 판정에 너무 민감해선 안 된다. 문제가 있으면 선수협의회 차원에서 명백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메이저리그에서의 S존보다 높은 코스를 잘 안 잡아준다"면서도 "타자와 투수 모두 판정 탓에 감정적으로 흔들려선 안 된다"고 했다. 막상 당면하면 감정을 다스리기 어려운 모양이다. 선수들도 심판마다 S존이 다르다는 것은 감안하고 나선다. 경기 초반에는 참는 편이다. 실제로 강한 어필은 대체로 경기 중, 후반에 나왔다. 승부처에서 납득할 수 없는 공에 안 좋은 결과가 나오자 분을 참지 못한다. 여론은 심판진에 냉정하다. 유독 '권위'라는 단어에 반감이 큰 시국인 것도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억울할 수도 있다. '사람이니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상투적인 변론 때문이 아니다. 심판은 포수의 포구가 아닌,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지점으로 판정을 내린다. 당연히 중계 화면과 다른 판정이 나올 수 있다. 안 그래도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는데, 선수는 덮어두고 불만만 표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대화 대신 규정 이행을 선택한다. 이러면 갈등 봉합할 길이 멀어진다. 대립이 이어지면 선수와 심판 모두 좋을 게 없다. 물론 단기간에 개선될 수도 없는 문제다. 신뢰 구축엔 시간과 그에 비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거듭 이어지는 '퇴장' 릴레이는 막아야 한다. 선수는 개인의 감정을 분출하는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콜 판정은 결코 번복 되지 않는다. 무의미하다. 아무리 오심이 나왔어도 욕설과 부라리는 모습이 모든 팬에 지지받을 순 없기도 하다. 마이너스 감정을 본 피로감이 쌓이면 경기장을 향한 발걸음에 주저함이 생긴다. 흥행에 악영향을 미친다. 심판은 소통 창구를 다양하게 두고 활용해야 한다. '지난해 롯데, 올해는 두산에게 유독 박한 판정을 내린다'는 여론이 팬 커뮤니티를 통해 형성되고 있다. 오해라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해명 보도를 내서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KBO가 선수 징계 보도자료를 낼 때 입장을 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심판위원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겼는지는 의문이다. '권위적이다'는 평가는 어떤가. 지난해 롯데 이대호는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 당한 뒤 "존중이 결여된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당시 심판진은 "올 시즌부터 선수들에게 절대 반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부인했다. 자기가 듣고 싶은 대로 들었을 수도 있다. 확실한 건 서로 믿음이 없다는 것이다. 꼭 필요한 소통을 하는 건 심판의 권위가 무너지는 게 아니다. 일관성을 높이고, 실수를 인정하는 자세도 필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8.04.17 06:00
야구

불붙은 판정 논쟁, "심판의 고유권한이다" VS "항의의 자유를 허하라"

베테랑 심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오늘 경기에서 누가 심판을 봤는지 아무도 몰라야 최고의 게임이자 최고의 심판이다." 그렇다면 요즘 KBO 리그엔 '좋은 심판'이 많지 않은 듯하다.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야구도 심판 판정을 둘러싼 논란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두산전에서 벌어진 이른바 '볼 패싱' 해프닝은 여러모로 곱씹어볼만 하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7회말을 앞두고 후배 투수 곽빈의 연습 투구 가운데 하나를 뒤로 흘렸다. 선수 스스로는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지켜 보는 이들에게는 공을 일부러 잡지 않고 흘렸다는 인상을 줬다. 하필이면 바로 직전 공격이던 7회초 타석에서 양의지가 구심의 바깥쪽 공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현했기 때문이다.KBO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양의지는 벌금 3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그 일이 벌어진 뒤 많은 야구팬은 "양의지의 행동이 잘못된 것은 맞지만, 애초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판들의 들쑥날쑥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선수들의 반감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야구규칙 9.02에는 '투구가 스트라이크냐 볼이냐 하는 심판원의 판단에 따른 재정은 최종의 것이다. 선수, 감독, 코치 또는 교체 선수는 그 재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한 베테랑 심판은 "다른 판정에 대해 감독이나 선수가 항의할 때는 우리도 최대한 잘 설득하고 좋게 대화로 풀어 보려 한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경고를 준다"고 했다. 그만큼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모두가 인정하는 심판의 고유 권한이다. 심판의 권위가 바닥을 치고, 비디오 판독이 도입됐다 해도,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은 심판들이 지켜야 할 최후의 자존심이자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동시에 포수 뒤에 선 구심의 정확한 판정과 역량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도 된다. 야구는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냐 볼이냐에 따라, 그리고 그 결과로 볼카운트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공수 전반이 요동치는 게임이다. 심판의 판정이 모두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그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삼진을 당한 선수나 불만을 표현한 선수에게만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일이다. 올해 초반부터 유독 구심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선수가 많았다. 롯데 채태인은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루킹 삼진을 당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배트를 집어 던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나와 심판을 진정시킨 뒤에야 겨우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한화 이용규도 지난 13일 대전 삼성전에서 7회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이용규 역시 삼진을 당한 뒤 타석에서 펄쩍펄쩍 뛰다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KBO는 16일 이용규에게 리그 규정 벌칙내규 3항에 의거해 엄중 경고했다. 두산 오재원이 지난 3일 잠실 LG전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한 뒤에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심판위원의 판정과 권위를 존중한다. 그러나 이번 사례의 퇴장 근거가 되는 KBO와 심판위원회의 결정사항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중 심판위원에 질의 금지(볼 판정 여부, 판정에 대한 어필 등은 감독만 가능하고 선수가 어필하면 퇴장시킨다)'는 조항은 선수들의 자유를 너무 억압한다는 주장이다.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둘러싼 심판과 선수의 대립은 그동안 숱한 에피소드를 낳았던 해묵은 역사다. 갈수록 그 빈도가 더 잦아지고 있는 게 문제다. KBO 역시 모두가 납득할 만한 접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금조 KBO 사무차장과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 김풍기 심판위원장이 지난 13일 한 자리에 모여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정 차장은 "경기장에서는 선수와 심판이 주역이니, 동업자 의식을 갖고 서로 존중하자는 얘기를 나눴다"며 "양측이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재발 방지책을 논의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배영은 기자 2018.04.17 06:00
야구

KBO, 7가지 심판 시스템 개선안 발표

KBO가 심판 시스템 개선안을 발표했다.KBO는 6일 '심판위원회의 전문성과 공정성 강화를 통한 운영 혁신으로 KBO 리그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KBO 심판 통합 관리시스템'(KBO Umpires Integrated Management System)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KBO 심판 통합 관리시스템은 불공정행위 원천 차단·심판의 기량 및 자질 향상·심판 감독 강화·채용 시스템 개선·판정 논란 해소·평가시스템 개선·교육 지원 강화 등 7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우선 불공정행위 원천 차단을 위해 내년부터는 KBO 사무국 내에 심판 비리행위 제보 관련 핫라인이 신설된다. KBO는 구단 또는 관계자가 심판의 비리행위 발생시 이를 제보할 수 있는 핫라인을 KBO 사무국 내에 신설하고 제보가 접수될 경우 즉각적인 대응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또한, KBO 총재 직속의 조사위원회를 상설화 하여 심판의 경기 외적인 비리행위에 대한 내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불공정 비리행위 및 윤리강령 위반자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된다. 사안에 따라 면담을 실시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이수 시킬 계획이며, 재차 위반시 제재할 예정이다.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비위행위나 규약위반 사항 발생 시에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하여 해당 인원은 행위 확인 시 즉시 퇴출된다. 아울러, 경기장 내에서는 심판과 구단 관계자 및 선수단과의 불필요한 접촉 및 사적인 대화도 금지된다. 심판의 기량 및 자질 향상을 위해 경기정보, 배정, 교육과 관련된 그룹웨어 개념의 심판위원회 전용 웹페이지도 구축된다.KBO는 심판 개개인에게 고유 아이디를 부여하여 개인별 출전 경기에 대한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며, 매 경기 후 주심에게는 자신이 판정한 S존 분석자료를 전달하여 주의를 환기 시키고 경각심을 부여할 계획이다. 또한 KBO는 MLB와 심판 자문 역할, 합동훈련 등을 통한 심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심판 관련 업무교류도 추진할 예정이다.심판 감독 강화와 관련해서는 심판감독관(Umpire Supervisor) 제도가 도입된다. 심판감독관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장과 담당관이 맡아 심판 모니터링, 판정 평가, 자문 및 행정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심판들이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구단과 창구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심판과 구단 관계자 및 선수단과의 접촉을 원천 차단하게 된다.아울러, 미디어와 심판의 공식 소통도 홍보팀 또는 담당 직원으로 일원화 시킨다. 심판 채용 시스템 개선과 관련해서는 비 선수 출신 채용을 확대한다. 선후배간 유착 가능성을 막고 일반인에 대한 심판 채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선수와 비 선수 출신을 1:1의 비율로 채용할 예정이다.또한 현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심판학교의 커리큘럼을 개선하여 전문과정은 기존 심판의 재교육 및 기량 향상 위주로 프로그램을 개편하고, 일반과정을 통해 실기 및 면접 시험 합격자 중 신임 심판을 선발할 계획이다.판정 논란 해소를 위해서는 내년부터 경기 중 심판의 설명이 필요한 판정이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심이 판정에 대한 경과를 장내 마이크로 설명하여 경기장에 있는 팬들이나 선수단의 궁금증을 해소시킬 예정이다.평가시스템 개선과 관련해서는 심판승강제가 실시된다. KBO는 심판에 대한 고과평가를 기준으로 KBO 리그 심판이 2년 연속 하위그룹에 포함될 경우 해당심판을 퓨처스리그로 강등시키고, 해당 심판이 2년 안에 KBO 리그로 승격되지 못할 경우 퇴출 시킬 예정이다. 또한, 고과평가 방식도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하여 전·후반기로 나누어 진행하고 당사자에게 공개하며, 고과평가와 1군 출장경기수를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포스트시즌, 올스타전, 국제대회에 배정한다. 고과평가에는 심판윤리규정에 근거한 윤리평가도 포함시켜 위반사항 발생 시 심판위원장과 면담 후 고과에 반영하며, 항목별 위반에 따른 제제 수위도 명문화 할 예정이다.교육지원 강화와 관련해서는 심판 전원이 심판의 기본 매너와 위기 대응법 교육을 받게 되며 직급에 맞는 맞춤형 교육도 실시된다. 저연차 심판에게는 리그규정이나 야구규칙 교육이 집중적으로 실시되며, 고연차 심판이나 심판팀장 급은 리더·관리자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또한, 심판의 기본 매너와 상황별 대처 능력 교육이 심판 전원을 대상으로 수시로 진행되며, 정신과 전문의나 심리상담사와 연계한 심리치료도 병행한다. 매년 초에는 체력테스트도 실시하여 기준 미달 시 재평가 및 고과에 반영할 예정이다.한편, KBO는 금년 시즌 종료 후 심판위원회 윤리교육과 자정결의대회를 실시할 계획이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10.06 13:54
야구

오심에 규칙 몰라 자질 논란까지…심판 문제 해법은?

프로야구 심판위원이 연달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심에 이어 이번에는 야구 규칙을 몰라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확실한 개선책을 마련해 시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3일 문학 경기의 심판위원은 바뀐 룰을 몰랐다. 롯데는 3-4로 뒤진 6회 말 SK 선두타자 김상현을 상대하던 김수완이 2볼-0스트라이크에 몰리자 정대현으로 교체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에 앞서 투수가 새로운 이닝에서 던지기 위해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첫 번째 타자를 끝까지 상대해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이 규칙에 따르면 이뤄져서는 안 되는 투수 교체였다. 이날 경기 구심을 맡은 윤상원(37) 심판위원은 이만수 SK 감독의 항의를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안 취하고 경기를 진행시켰다. 잘못을 알았다면 규칙상 다시 김수완을 불러올려야 했지만 그러지도 않았다. 지난 15일 잠실 LG-넥센전에서 나온 박근영(40) 심판위원의 2루 오심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나온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번엔 심판 자질 논란까지 일고 있다. 아웃과 세이프,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지만 규칙의 잘못된 적용은 제소감이라는 지적이다. KBO는 이같은 일이 벌어질 때마다 사과와 징계, 시즌 뒤 고과 반영을 약속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O 사무총장을 지낸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심판 증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여름이 되면서 오심이 늘지 않았나. 덥고 경기도 늘어지고 심판들도 지친다. 인원을 더 보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1군 경기는 25명의 심판위원이 5개 조로 나뉘어 출장하고 있다. 3개 조 15명은 주 6일 일하는 빡빡한 스케줄이다. 1군 근무가 없는 조도 다 쉬는 게 아니다. 일부는 퓨처스(2군)리그 심판을 본다. 23일엔 최규순 위원조가 비번이었는데 이기중, 박종철, 강광회 위원은 퓨처스리그에서 일했다. 하일성 위원은 "심판 수를 늘려 한 조가 온전히 쉴 수 있어야 집중력이 유지돼 오심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조금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선수와 코치들은 심판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구단의 코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심판 점수제를 제안했다. 현재 KBO의 심판위원 평가에 9개 구단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곁들이자는 것이다. 이 코치는 "이렇게 해야 심판이 일관성 있고 공정한 판정을 할 것이다. 또 심판이 선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된다. 권위를 심판 스스로 찾게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측은 심판 문제가 예민한 부분이라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3.06.25 08:00
야구

‘최악 오심’ 박근영 심판원, 징계는 2군행으로 끝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5일 잠실 LG-넥센전에서 최악의 오심을 한 박근영(40) 심판위원에 대한 추가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처벌은 박 위원의 2군행으로 마무리됐다. KBO는 17일 박 위원의 징계에 대해 "더는 없다"고 밝혔다. KBO는 박 위원의 2군행 징계를 심판위원회와 상의해 결정했다. 2군행이 KBO가 내린 징계이기도 한 셈이다. KBO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스트라이크와 볼, 세이프와 아웃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라 징계 대상이 아니다. 2군 강등을 큰 징계로 본다"고 말했다. 2013시즌 KBO 대회 요강의 벌칙 내규에는 '심판위원의 심한 오심이 거듭될 때 경고, 제재금 50만 원 이하, 출장정지 10게임 이하를 부과한다'고 돼 있다. KBO는 박 위원에게 출장 정지 처분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 2군행의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징계가 풀리면 올 시즌 중이라도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KBO는 추가 징계를 하지 않는 대신 올 시즌 뒤 심판위원 재계약 때 이번 오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O 관계자는 "심판 판정을 항시 모니터링하고 경기운영위원의 심판 판정 보고서도 받아본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오심과 징계는 연봉 산정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3.06.17 16:36
스포츠일반

조준호의 판정 번복, 어떻게 이뤄졌나

한국 남자 유도 66㎏급의 메달 기대주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준호는 29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랭킹 4위)와 연장 접전 끝에 판정승을 거뒀지만 주심의 승리 선언 직전, 심판위원장의 개입으로 판정이 에비누마의 승리로 번복돼 오히려 판정패를 당했다. ▶연장전 직후 조준호 판정승5분 본 경기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 3분까지 치렀다. 연장전 종료와 함께 조준호는 승리를 예감한 듯 두 손을 치켜들고 흥분했다.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던 에비누마는 매트에 잠시 누워있다가 일어났다. 분위기는 조준호 승리였다. 그리고 심판 3명이 모두 조준호의 도복 색깔인 청기를 들어올리며 조준호의 3-0 판정승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 때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스페인) 심판위원장이 판정을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국장에 따르면 주심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하기 직전 심판위원회에서 판정을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비디오 판독 후 판정 번복한참동안 비디오 판독에 나선 바르코 심판위원장은 심판 3명을 불러 얘기를 나눈 뒤 재판정을 지시했다. 이어 심판 3명은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주심은 매트 한가운데. 두 명의 부심은 코너 의자에 앉았다. 결국 3명의 심판들은 모두 에비누마의 도복 색깔인 백기를 들어올리며 에비누마의 승리로 판정을 번복했다. 강동영 사무국장은 "연장전에서 에비누마가 기술을 건 이후 소극적으로 경기에 나서 심판들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한 것으로 보였다"며 "판정이 내려진 것을 뒤바꾼 것은 처음 봤다"고 밝혔다▶한국의 항의판정이 뒤바꾸자 한국측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강동영 사무국장은 "경기가 끝난 후 김정행 회장이 심판위원회, 집행위원회에 계속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정훈 대표팀 감독은 현장에서 본지 기자와 전화통화로 "3-0 판정이 나왔는데, 유도에서 이런 경우(판정 번복)가 없다"며 "유도회에서 어떤 대응을 할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처음 당한 일이라…. 유도가 생긴 이후에 이런 일은 없었다.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수영처럼 항소 제기 안될까강동영 사묵구장에 따르면 유도는 수영과 다르다고 한다. 문서를 통한 공식적인 항소 절차가 없다고 한다. 그는 "구두로만 항의한다. 수영과 유도는 다르다. 유도는 경기장 안에서 최종 판정이 내려지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준호의 판정 번복은 각 대륙별 심판위원장으로 구성된 심판위원회의 한 위원이 판정에 문제가 있다고 위원장에게 건의했고, 이를 위원장이 수락하면서 비디오 판독을 하기에 이르렀다. 강 사무국장은 "유도 규정에도 경기장 안에서의 모든 권한은 심판에게 있는 것으로 돼 있다"며 "3명의 심판이 합의를 내린 판정을 가지고 비디오 판독을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판위원회는 주심이 최종 판정을 내리기 전에 이의 신청이 들어온 만큼 판정 번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심판 고유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거듭 안타까워했다. 한편 국제유도연맹(IJF)의 니콜라스 메스너 대변인은 조준호의 8강전 판정 번복에 대해 "심판진의 판결을 뒤엎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경기는 매우 치열했고 우리는 정확한 승자를 가려내길 원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2012.07.30 00:50
야구

박현준 ·김성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첫 야구활동 정지

프로야구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LG 투수 박현준(26)과 김성현(23)이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야구규약 144조 3항에 의거, 박현준과 김성현의 야구활동을 정지했다"고 발표했다. '야구활동정지'란 선수가 구단 소속 신분은 유지한 채 훈련과 경기 참가가 금지되며, 참가활동보수(연봉)를 받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KBO가 야구활동정지 징계를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에게 적용된 규약 144조 3항은 "감독·코치·선수·심판위원·구단 임직원이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의 징계를 규정하고 있다. 프로스포츠 승부조작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범죄다. 야구규약은 144조 2항에서 "국민체육진흥법에서 금지 또는 제한하는 행위"에 대한 징계를 명시하고 있다. 이진형 KBO 홍보팀장은 144조 2항이 아닌 3항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 "아직 두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는지에 대한 사법적 판결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선수의 혐의 내용을 발표했고, 이는 프로야구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징계가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현은 지난달 28일 경남 진주 훈련 도중 대구지검에 긴급체포된 뒤 1일 구속됐고, 박현준은 지난 2일 검찰에 소환된 뒤 불구속 입건됐다. 아직 두 선수는 혐의 사실을 인정한다고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KBO는 이미 두 선수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야구활동정지는 잠정적인 조치다. KBO는 "추후 사법기관에서 해당 선수에 대한 형사 처벌이 확정될 경우 상벌위원회를 열어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의 경우 5월 말 검찰 소환이 시작됐고, 1심 판결이 9월23일, 2심 판결이 올해 2월15일 열렸다. 프로축구의 사례로 볼 때 두 투수는 사실상 올해 야구장에서 뛸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에는 영구제명이 불가피하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승부조작 가담자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도 승부조작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해당 선수를 영구제명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두 선수가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등 실형에서 벗어나더라도 KBO 차원의 징계는 가능하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어떤 경우든 법원 판결이 내려진 뒤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5일 KBO의 징계에 대해 "노 코멘트"라고 언급했다. KBO는 이날 승부조작과 관련해 "야구팬과 국민에게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와 함께 수사 협조·관련자 엄중 처벌·재발 방지 시스템 구축 등을 약속했다. 한편 5일 오전 현재 KBO는 이날 마감하는 승부조작 관련 자진신고에 대해 "아직 접수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최민규 기자 didodido@joongang.co.kr 2012.03.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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