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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쌍용차 경영 정상화 가속, 법정관리 조기 졸업 전망도

쌍용자동차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가속페달을 밝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회사는 신차 ‘토레스’ 돌풍 속에 상반기 적자를 큰 폭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새 주인이 될 KG그룹은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며, 회생계획안에 반발하던 상거래 채권단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쌍용차 노동조합도 산업은행에 지연이자 탕감을 요청하는 등 매각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오는 26일 관계인집회 전 회생계획안이 인가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조기에 졸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지난달 출시한 토레스는 불과 2주 만에 2752대가 판매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예약 대수가 5만대가 넘는다. 이에 힘입어 쌍용차는 지난 한 달간 내수·수출 포함 1만752대를 팔았다. 2020년 12월 이후 19개월 만에 월 1만대를 달성한 것이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5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79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KG컨소시엄이 지난 11일 3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안을 상거래 채권단에 제안하면서 쌍용차의 법정관리 졸업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KG컨소시엄의 추가 투자로 현금 변제율은 6.79%에서 13.92%로, 실질 변제율은 36.39%에서 41.2%로 각각 높아졌다. 상거래 채권단은 이런 내용을 담은 회생 계획안에 찬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채권단 대표단은 19일까지 찬성 위임장을 받아 오는 26일 예정된 관계인집회 이전에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상거래 채권단이 사전에 전체 구성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받으면 법원은 관계인집회 없이 회생계획안을 심사하는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회생계획안의 내용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울회생법원이 공식적으로 종결을 알리면 기업회생절차는 마무리된다. 최병훈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사무총장은 "19일 오후 6시까지 채권단 구성원 전체(약 340개사)를 대상으로 찬성 위임장을 받는다. 분위기는 긍정적이다"며 "찬성 위임장 관련 윤곽은 19일 오후 3~4시께 잡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청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쌍용차가 기사회생을 위한 9부 능선을 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거래 채권단이 쌍용차 매각에 최종 '키'를 쥐고 있는 만큼 노동조합도 독려에 나섰다.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11일 상거래 채권단의 내부 회의에 앞서 전체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관계인집회에서 찬성해달라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보내 읍소했다. 또 17일에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이자 196억원 탕감과 원금 1900억원 출자 전환을 촉구했다. 산은이 1900억원의 원금만 받는다면 340여 개에 달하는 중소 부품사의 변제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관계인집회가 부결되면 쌍용차와 협력사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산은이 신속하게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산은이 지연이자를 탕감할 경우 현재 41% 수준인 상거래 채권단의 실질 변제율이 4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찬성 위임장을 받고 있는 채권단 대표단에게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닥을 쳤던 쌍용차의 실적이 최근 서서히 반등하고 있고, KG컨소시엄으로의 인수합병(M&A)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며 "산은의 통 큰 지원이 뒤따라 준다면 조기에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8.19 07:00
경제

쌍용차 인수 나선 쌍방울…관건은 자금 조달력

쌍용자동차 인수를 호언장담하던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에 실패한 가운데, 쌍방울그룹이 새 후보로 등장했다. 쌍방울은 특장차를 제조하는 계열사 광림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자본 잠식에 빠진 쌍용차를 되살리기 위해 인수대금과 신차 개발 등으로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어야 해 자금 조달력 측면에서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은 최근 임원을 포함해 10여 명으로 구성된 쌍용차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과 컨소시엄 구성안을 짜고 있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계열사인 광림과 나노스, 미래산업, 아이오케이컴퍼니가 참여한다"고 말했다. 광림은 ‘크레인과 소방차 및 특장차 등의 제조·판매업’, 나노스는 ‘전기전자부품의 제조, 개발 및 판매’, 미래산업은 ‘칩마운터 및 반도체 장비 제조 및 판매업’, 아이오케이컴퍼니는 연예기획사다. 광림과 나노스가 특히 쌍용차와 사업 연관성이 높다. 시장의 관심은 쌍방울그룹이 쌍용차의 인수대금으로 5000억 원 이상 보장해 줄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3048억 원의 인수대금으로 쌍용차 인수를 시도하다가 낮은 변제율(1.75%)을 제시받은 상거래채권단의 강한 반발을 샀다. 3000억 원으로는 쌍용차 인수가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쌍방울그룹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며 1000억 원대 자금을 확보했으며, 계열사 컨소시엄으로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면 인수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쌍방울그룹의 연간 매출은 4400억 원에 불과하다. 기존에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약 900억 원)에 비해 규모가 크지만, 매출 2조 원대 쌍용차보다는 자금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핵심 인수 주체인 광림과 나노스, 아이오케이 등이 순손실을 내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광림은 지난해 영업이익 113억 원을 냈지만, 순손익에서는 230억 원 적자를 봤다. 나노스 역시 영업손실 29억 원, 순손실 276억 원을 기록했다. 아이오케이는 영업손실 84억 원, 순손실 361억 원을 나타냈다. 그룹 지배구조상 광림이 무리하게 많은 자금을 동원하기도 쉽지 않다. 쌍방울그룹은 지주회사 격인 칼라스홀딩스를 정점으로 광림→쌍방울→비비안→인피니티엔티→아이오케이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사업회사 중 최상단에 위치한 광림이 쌍용차 인수를 위해 무리수를 두다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그룹 지배구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제때 인수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법원에 쌍용차와의 계약 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지난해에도 2613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2017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자체의 매력이 낮아 투자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라며 “에디슨모터스처럼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무모한 시도만 재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쌍용차는 여러 우려에도 서둘러 재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법원에 오는 10월 15일까지 기업회생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시한이 지나면 법원이 M&A를 주도하거나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4.05 07:08
경제

매각 무산된 쌍용차…또다시 벼랑 끝 내몰려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찾기가 무산됐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충분한 자기 자본 없이 외부 자금으로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가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또다시 '재매각'과 '청산'의 갈림길에 섰다. 쌍용차는 최대한 빨리 새 주인을 찾겠다지만, 1조 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한 후보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새우가 고래 삼키는 이변 없었다 쌍용차는 지난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인수대금(3049억 원)의 예치시한일(25일)까지 잔금 2743억여 원을 예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쌍용차의 인수 본계약 체결 두 달 만에 쌍용차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에디슨모터스는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사모펀드가 투자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채권 약 5470억 원의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 전환한다는 회생계획안을 두고서도 시끄러웠다. 상거래 채권단은 인수자를 다시 선정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쌍용차 노조도 자금 조달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며 인수 반대 의견서를 냈다. 당초 업계는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쌍용차 매출은 2조 원이 넘지만 에디슨모터스의 매출은 898억 원에 그쳐 '새우가 고래를 품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자금력 등을 의심받은 터라 계약 무산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매각 무산으로 쌍용차는 '재매각'과 '청산'의 갈림길에 다시 섰다. 쌍용차는 기존 M&A 후 법원인가 절차의 마감 기한(회생계획안 제출)인 오는 10월 15일까지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인수자 물색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7000대 안팎이던 쌍용차의 월 생산 규모는 현재 9000대 수준이다. 6월 말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인 제이백(J100)이 출시될 예정인 점을 고려해 하반기(7~12월)에는 1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쌍용차는 보고 있다. 내년에는 중형 전기 SUV ‘U100(가칭)’도 출시될 예정이라 손익분기점 판매대수(약 1만2000대)를 넘길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수 흥행에 실패한) 지난해 6월 쌍용차의 경영 환경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현재 수출 물량 증대로 미출고 물량이 1만3000대에 이르는 등 부품수급 문제만 해결된다면 생산라인을 2교대로 가동해야 할 정도로 회사 운영이 정상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재매각 나서는 쌍용차…업계 전망은 비관적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특히 부채와 정상화를 위한 투자금까지 총 1조5000억 원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 인수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도 입찰 공고 당시 11개의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포함한 3곳뿐이었다. 그나마 다른 두 참여자(카디널원 모터스, 인디EV)도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입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는 유일한 입찰자였다"며 "다른 원매자를 찾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에디슨모터스가 29일 쌍용차를 대상으로 법원에 투자계약 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양측간 법정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컨소시엄 구성원의 추가를 위해 제출한 기업결합 변경신청을 법원이 승인했고, 변경 신청일이 29일까지였다”며 “기업결합 변경 신청이 완료된 후에 인수 잔금 납입이 진행될 수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쌍용차가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으로 지급한 약 305억 원에 대해 쌍용차의 출금을 금지해야 한다고 청구한 상태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통상 계약 문제가 불거질 때 경영진의 배임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이 지리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에디슨모터스 측이 기존 계약이 유효하다고 계속 주장하면 향후 쌍용차 재매각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의 주장은 인수대금 잔금 미납을 정당화할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계약해제의 귀책사유가 명확하게 에디슨모터스에 있는 만큼 소송을 통해 이를 명백히 밝힐 것으로 응소를 통해 신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매각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경우 쌍용차는 법원 승인 후 M&A 또는 청산 절차를 밟는 두 가지 가능성만 남겨두게 된다. 지난해 법원 조사위원이 쌍용차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만큼 새 주인을 못 찾으면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 경우 400여 개에 달하는 쌍용차 협력사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할 수도 있다. 정부가 산업은행 등을 통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중국 상하이자동차(2004년)와 인도 마힌드라(2010년)에 매각됐다가 또다시 경영난에 빠진 쌍용차를 세금으로 살릴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하고 있는 쌍용차에 공적자금을 넣을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며 “쌍용차가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운영비용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31 07:00
경제

쌍용차 삼키는 에디슨모터스 '배탈' 우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의 인수 후보로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결정됐다. 이로써 쌍용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와의 인수·합병(M&A) 이후 11년 만에 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됐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좁아진 입지, 한발 늦은 전기차 등을 만회하기 쉽지 않은 데다 신차 개발 등을 위해 지속해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품더라도 고난의 여정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우가 고래를'…쌍용차 새 주인에 에디슨모터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지난 30일 에디슨모터스·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로 구성된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인수전은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의 2파전으로 진행됐다. 본입찰에서 이엘비앤티컨소시엄과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은 각각 5000억원대 초반과 3000억원대 후반을 써냈다. 이 때문에 당초 이엘비앤티컨소시엄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서울회생법원은 이엘비앤티컨소시엄을 평가에서 제외했다. 자금 조달 증빙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은 단일 후보가 된 에디슨모터스에 돌아갔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지만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원에 달한다. 직원 수도 에디슨모터스는 180여 명, 쌍용차는 4612명이다.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차와 EY한영회계법인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법원 허가 절차 이후 이달 말까지 에디슨모터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 달 초 2주일가량 정밀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 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계약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본계약 체결은 다음 달 말로 예상된다.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 계약이 체결되면 쌍용차는 2022년 초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할 전망이다. 산은 도움 없인 자금조달 '불투명'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업계 안팎에서 쌍용차 회생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분위기다. 위축된 쌍용차의 입지와 신차 개발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면 매출 900억원대에 불과한 에디슨모터스의 바람대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장 자금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쌍용차의 부채 규모는 7000억원이다. 회생절차와 별도로 인수 후 즉각 갚아야 할 공익채권만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망 유지를 비롯해 전기차·신차 개발 등 자금이 계속 투입돼야 하는 가운데 경영 정상화까지 1조원이 넘게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지금까지 인수자금으로 3100억원가량을 제시했다. 인수 뒤 운영자금으로 4000억~5000억원을 끌어와 8000억여원을 자체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 산업은행(산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총 1조5000억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산은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실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 2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7000억~8000억원을 대출받을 계획이며, 이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즉각 “자금지원 요청을 받은 바 없다. 인수 관련 협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에디슨모터스가 언론을 통해 산은 지원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일방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쌍용차의 인수 후보가 선정되자마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우려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마자 산은에 8000억원 대출을 요청하는 건 남의 돈으로 장사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결국 자금 문제 때문에 무사히 인수를 마무리하기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기차로 흑자 전환"…실현 가능성엔 물음표 여기에 고용 승계, 판매 전략, 신차 개발까지 산적한 과제가 많다. 특히 고용 승계 등 구조조정과 관련해 쌍용차와 산은 양측간 입장이 추후 협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지난 22일 "구조조정은 해법이 아니다"라며 "판매를 끌어올려야 흑자 전환이 가능한데 그러기 위해 오히려 사람을 더 뽑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은 측에서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어느 정도 노사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당초 지난 6월 쌍용차가 노조와의 협상 끝에 구조조정 대신 무급휴직을 제안했을 때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업계 역시 인원 감축 없이 경영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조조정도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차가 대세인 시대적 흐름과 달리 디젤차 비중이 큰 것도 약점이다. 쌍용차의 매각 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6월 법원에 "회사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3600억원가량 더 높다"고 보고했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2022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겠다고 했다. 쌍용차의 기존 차체에 에디슨모터스의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하면 바로 전기차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도 했다. 또 1개 차종을 개발하는데 100억~200억원이면 된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강 회장은 이를 통해 4년 연속 적자에 빠진 쌍용차를 5년 안에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2030년 매출액 목표치도 10조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전기버스를 상용화해 판매하고 있어 승용차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쉬운 일”이라며 “쌍용차를 테슬라, 폭스바겐 등을 넘어서는 회사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내놓은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신차 1개 모델을 개발하는 데 보통 3000억~4000억원을 잡는데, 에디슨모터스가 전기버스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계획이 너무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전기버스를 만들고 있긴 하지만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완성차와 경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쌍용차보다 몸집이 작은 에디슨모터스가 기업을 잘 경영해나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0.28 07:00
경제

쌍용차 매각 다시 청신호?…"유력 후보 HAAH, 파산에도 인수 추진"

먹구름이 꼈던 쌍용자동차 매각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21일 쌍용차에 따르면 유력 인수 후보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이하 HAAH)가 청산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쌍용차와의 비즈니스를 전담할 새로운 회사는 쌍용차 인수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HAAH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업체다. 중국 체리 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반조립 상태에서 들여와 반타스와 티고 등의 브랜드로 판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중 관계 악화 등을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듀크 헤일 HAAH 회장은 지난 19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긴장된 미·중 관계로 인해 투자자들이 움츠러들었다"며 "조만간 딜러들과 회의를 가진 뒤 파산 신청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HAAH가 파산을 선언하면서 매각 작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HAAH는 중국과의 사업을 접는 대신 한국 쌍용차와의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 '카디날 원 모터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동안 보유 중인 딜러네트워크와 투자자 그룹도 현재 사항을 이해하고 HAAH의 계획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쌍용차 매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쌍용차 인수 후보로는 HAAH를 비롯해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거론됐지만, HAAH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금 동원력 등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쌍용차는 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아 오는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10월 가격협상을 거쳐 11월에는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카디널 원 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작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는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용지 매각과 전 직원 유급휴가 등의 대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 12일부터 임직원 무급휴업에 돌입하며 고정비 절감에 나섰다. 향후 5년간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인원에 대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인위적인 인력조정 없이도 실질적인 구조조정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또 쌍용차는 1979년 지어진 쌍용차 평택공장(85만㎡)을 매각하고 새로운 부지에 친환경차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평택공장 부지는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9000억원가량으로 평가됐지만, 실제 개발이 진행되면 가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7.22 07:00
경제

쌍용차, 청산보다 M&A가 이득…청산가치는 9820억원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차가 청산되는 것보다 인수합병(M&A)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쌍용차는 1일 "법원 조사위원의 보고에 따르면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약 9820억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날 조사위원인 EY한영회계법인과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각각 조사보고서와 관리인 보고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EY한영회계법인은 보고서에서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를 평가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 기관인 LMC 오토모티브와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자동차 시장 전망치를 각각 적용해 2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LMC의 전망치를 적용할 경우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1조4350억원으로 청산가치를 약 4530억원 초과한다. IHS의 전망치를 적용할 경우 계속기업가치는 약 6200억원으로 청산가치보다 낮게 나왔다. 특히 보고서는 청산 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나 채무자의 잠재력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할 경우 기업가치는 추정된 수치를 초과할 수 있으며, M&A가 성사될 경우 인수자의 사업계획에 의해 시너지가 발생해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다. 다만 쌍용차는 지난달 29일 입장자료를 통해 밝힌 것처럼 인가 전 M&A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의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용원 관리인은 "현재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과 함께 다수의 인수희망자와 접촉하고 있어 M&A의 성공을 확신한다"며 "M&A 이외에도 자구계획을 포함한 다양한 회생 방안을 검토·실행하고 있어 반드시 기업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와 한영회계법인은 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한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7.01 14:37
경제

쌍용차, 이르면 이번주 매각주간사 선정…7∼8곳 PT 계획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이르면 이번주 매각 주간사 선정에 나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중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위한 매각 주간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증권사와 회계법인 등 7∼8곳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 주간사로 현재 조사인을 맡고 있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정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쌍용차는 이후 선정된 매각 주간사를 통해 인수 의향을 밝힌 업체 4∼5곳을 추려 실사를 진행하고, 인수의향서 등을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구체적인 매각 금액은 다음달 10일까지 한영회계법인이 제출할 조사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보고서에서 회사를 청산하지 않고 지속하자는 의견이 제시돼야 매각 작업도 추진되는데, 보고서에서 청산보다는 회생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보고서에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초 투자 의향을 보였던 HAAH오토모티브는 이번 인수전 참여가 유력하다. 여기에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인수 의향을 밝혔다. 중국과 미국 업체도 공개 입찰시 참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HAAH오토모티브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자금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매각 성사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로 예정된 입찰 공고와 7월 중으로 계획됐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순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두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쌍용차 노조는 3박4일간 평택 공장에서 국회까지 도보 행진을 하며 정부에 대출 등 경영 정상화 지원을 촉구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5.25 12:39
경제

쌍용차,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

쌍용자동차는 법정관리 졸업 10년 만에 다시 법원의 손에 생사를 맡기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15일 쌍용차에 대한 법정관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12월 21일 쌍용차가 기업 회생을 신청한 지 115일 만이자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입니다. 관리인은 장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이후 정 본부장이 관리인으로서 재산 처분권을 넘겨받고, 법원은 채권 등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법률관계 조정을 돕게 된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냈다. 동시에 ARS 프로그램(자율 구조조정 지원)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매각 협상 대상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법원이 요구한 기한(3월 말)까지 투자 의향서(LOI)를 보내지 않았고, 이에 법원은 더 절차를 지연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쌍용차에 통보했다. 법원은 이후 산업은행이 대표 채권자인 채권자협의회와 관리위원회에 회생절차를 개시와 관리인 선임 등에 관한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법정관리 개시에 따라 쌍용차는 오는 7월 1일까지 법원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법원은 실사를 통해 쌍용차의 청산 혹은 존속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만약 청산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경우 채권단에 채무변제 수순을 밟게 된다. 반대로 존속을 결정하면 법원이 주도적으로 쌍용차의 채무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등 회생 계획안을 마련해 회생절차를 시작한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4.15 11:10
경제

내수 급등한 자동차…특정 브랜드 '쏠림' 심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코로나19를 잊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하기 전인 지난해 2월보다도 올해 2월 자동차 판매가 오히려 늘어났다. 완성차, 수입차 할 거 없이 모두 두 자릿수의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브랜드별 희비는 엇갈렸다. 완성차 브랜드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벤츠·BMW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 수입차 '빅2'는 국내 중견 3사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한국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기아·벤츠·BMW '빅4'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현대차·기아 내수 87% '싹쓸이'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삼성·쌍용차)의 2월 내수 판매실적은 총 10만1356대로 전년 동월 대비 24.0%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현대차와 기아의 선전에 기인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에서 5만210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32.6%의 증가율을 보였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31.0% 증가한 3만7583대의 내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신차들의 판매 호조가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형 투싼이 전년 동월 대비 282.6% 증가한 5896대 판매된 것을 비롯해 아반떼가 99.0% 증가한 5124대 판매됐다. 기아 역시 카니발(6153대, 145.1%↑), 쏘렌토(4945대, 147.5%↑) 등 신차 효과가 판매 호조를 이끌었다. 반면 신차 가뭄인 한국GM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2.4%에 불과한 5098대의 판매실적을 보였다. 지난달 800여 대가 팔렸던 경상용차(다마스·라보)가 조만간 단종될 예정이라서 마이너스 성장 전환이 불가피한 상태다. 르노삼성차도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3900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교 대상인 지난해 2월이 주력 모델 XM3 출시 이전이었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3월부터 인도가 시작된 XM3는 첫 달부터 5581대가 판매되며 회사 전체의 실적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었다. 신차 효과가 희석된 XM3는 월 1000여 대의 판매실적에 그치고 있어 르노삼성은 내달 내수 판매부터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쌍용차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전년 동월 대비 47.6% 감소한 2673대의 내수 판매실적으로 완성차 5사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신차가 없었고, 일부 협력사들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가동 차질까지 빚어진 결과다. 이처럼 내수 시장에서 후발 주자 3사가 부진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크게 치솟았다. 완성차 5사 내 현대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2월 48.1%에서 올해 2월 51.4%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기아 역시 35.1%에서 37.1%로 높아졌다. 현대차·기아 합산 점유율은 83.2%에서 86.9%로 3.7%포인트나 올랐다. 지난달 팔린 완성차 100대 가운데 87대가 현대차·기아인 셈이다. 고작 13대를 나머지 중견 3사가 나눠 가졌다. 코로나에도 여전한 수입차…'독일 3총사' 빼곤 '휘청' 수입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차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판매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물론, 베스트셀링카 순위마저 독식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3% 증가한 2만2290대로 집계됐다. 2월 누적 기준으로도 29.8% 오른 4만4611대를 기록, 최근 5년 새 가장 빠른 판매 흐름이다. 이런 수입차 선전 배경에는 독일차 브랜드 벤츠와 BMW의 활약을 꼽을 수 있다. 지난달 벤츠 판매량은 5707대였다. 지난해 2월(4815대) 대비 18.5% 늘었다. BMW는 566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전년 동월(3812대) 대비 48.5% 증가한 규모다. 그 뒤를 쫓는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독일 브랜드로, 각 2362대(점유율 10.6%), 1783대(점유율 8.0%)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들 독일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73.7%로 전년 동월 대비 12% 포인트 급등했다. 전월 대비로도 2.7% 포인트 오른 수치다. 2월 누적 기준으로는 72.4%를 기록했다. 반면 도요타·혼다 등 일본차는 여전히 일본 불매 운동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프, 재규어랜드로버, 캐딜락, 푸조, 시트로엥 등 중위권 브랜드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빈부격차 더 심해질 것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현대차·기아와 독일차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장 올해 현대차와 기아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과 새 라인업을 구성할 신차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지만, 중견 3사들은 거물급 신차의 부재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쌍용차의 경우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11년 만에 다시 회사 존폐기로에 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100(프로젝트명)’ 론칭도 불투명해진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상승세 선두에 있는 벤츠와 BMW가 꾸준한 신차 계획과 함께 국내 인프라 투자 및 서비스 만족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어 후발주자들이 따라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판매가 부진한 수입차의 경우 본사와의 협상 과정에서도 신차를 공격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데다 판매난으로 서비스센터가 줄어들면서 서비스 품질 악화에 따른 판매 위축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기아·벤츠·BMW '빅4'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벤츠와 BMW는 지난달 한국에서 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보다 차량을 더 많이 판매했다. 수입차 ‘빅2’가 나란히 한국에 공장을 둔 중견 자동차 3사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 특정 브랜드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후발주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차를 꾸준히 내는 게 유일한 해답이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3.08 07:00
경제

'벼랑 끝' 외국계 완성차 3사…새해 '생존' 몸부림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외국계 완성차 3사(르노삼성·한국GM·쌍용차)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2020년을 관통한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물론 생산 물량마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급기야 외국계 본사의 한국 철수설이 흘러나오고, 구조조정에 돌입한 회사까지 등장했다. 3사의 올해 최대 과제는 '생존'이 될 전망이다. 점유율 더 높아진 현대·기아차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삼성·한국GM·쌍용차 3사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현대·기아차에 밀려 존재감을 잃고 있다. 국내 등록된 승용차 기준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합산 내수 점유율은 83.4%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82.3%와 비교해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각각 78만7854대, 74만1842대씩을 팔았다. 내수 점유율은 각각 49%, 48.4%다. 이 기간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총 160만7035대를 판매했다. 주목할 점은 최근 3년간 현대, 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이다. 2018년 81.0%, 2019년 82.3%, 2020년 83.4%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실상 국내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반면 마이너 3사의 내수 점유율은 5% 내외다. 9만5939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이 약 6%, 8만7888대의 실적을 올린 쌍용차가 약 5.5%, 8만2954대를 판 한국GM이 약 5.2%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0년 내수 판매량 기준 22.98%에 달했던 3사의 점유율은 지난해 16.6%까지 떨어졌다.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압도적인 생산 규모 및 신차 출시, 마이너 3사의 경쟁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마이너 3사의 수출 실적은 더욱 참담하다. 한국GM은 지난해 24만8041대를 수출해 전년 대비 20.2% 하락했다. 르노삼성차는 같은 기간 1만9222대를 기록, 77.0% 뒷걸음질 쳤다. 쌍용차도 30.7% 하락한 1만7386대를 판매한 데 그쳤다. 새 주인 찾기 나선 쌍용차, 구조조정 르노삼성 실적 악화에 마이너 3사는 불안한 새해를 보내고 있다. 먼저 쌍용차는 최근 유동성 위기에 처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쌍용차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건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쌍용차는 무사히 살아남기 위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처지다. 일단 쌍용차는 지난달 법원에 회생절차개시 및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해 오는 2월 28일까지 시간을 벌었다. 새 투자자 윤곽은 이달 안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지분을 두고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 중"이라며 "우리는 다음 주에 주요 거래 조건서를 끝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협상 대상은 미국계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이하 HAAH)가 유력하다. HAAH와의 계약이 성사되면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을 현재 75%에서 30% 이하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을 계획이다. 다만 HAAH가 연 매출 250억원 규모의 소규모 회사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자금 동원 능력이나 이후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크다. 업계는 쌍용차가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협상이 무산돼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청산을 피하기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저조한 내수 실적에 더해 수출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지난해 종료되면서 연간 10만대가량의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어려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유럽 판매 물량을 따냈지만, 규모는 연 5만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비용을 대폭 줄이지 못하면 생존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르노삼성은 새해 벽두부터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전체 임원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임원 임금을 40% 삭감키로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임원 감축 및 임금 삭감을 시작으로 고정비를 줄이는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GM도 7년 연속 적자 행진에서 탈피하는 것이 올해 숙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올해 예정된 신차들이 정상적으로 출시돼야 한다. 한국GM은 완전변경 및 부분변경 모델 4~5개 차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출시가 확정된 모델은 순수 전기차 볼트EUV다. 기존 CUV 형태의 전기차 볼트EV의 SUV 버전인 볼트EUV는 넓은 실내공간과 활용성으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GM은 스파크,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말리부 등 국내 생산 모델에 더해 글로벌 쉐보레 라인업을 확대함으로써 국내외 수요층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나마 위안은 최근 노사 관계가 안정됐다는 점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7월 22일 첫 상견례 이후 5개월 만인 지난달 무려 26차례 교섭 끝에 임단협을 최종 타결했다. 해를 넘겨 타결됐던 전년도 임단협과 함께 한 해 내내 교섭을 이어왔던 이들은 내년에는 오롯이 경영정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이 투입된 완성차 3사가 내수·수출 부진에 나란히 위기에 처했다"며 "현대·기아차가 해마다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너 3사의 올해 최대 과제는 생존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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