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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한 벤탄쿠르의 발언이 놀랍지 않은 이유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토트넘 소속이자 우루과이 대표팀 멤버인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대형사고를 쳤다. 그는 팀 동료이자 캡틴인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이다. 코파 아메리카 2024 출전을 앞두고 벤탄쿠르는 자국의 TV 방송에서 사회자가 손흥민의 셔츠를 부탁하자, “(동양인들은 다들 똑같이 생겼으니) 손흥민 사촌의 셔츠를 갖다 줘도 모를 것이다”라고 말했다.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그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쏘니,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그럼에도 그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결여됐기에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토트넘 SNS에는 벤탄쿠르를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지만,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이곳(우루과이)에서는 전혀 문제없는 발언인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벤탄쿠르를 지지하는 우루과이인들은 그의 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 감이 안 잡히는 것 같았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우루과이 출신 선수들의 이러한 발언과 행동은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루과이 축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 마저도 적절치 못한 발언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2010년 이후 나타난 우루과이 선수들의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은 다음과 같다. 2011년 10월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라이벌 전은 1-1로 끝났지만, 후반전에 사고가 터졌다.후반 13분 당시 리버풀 소속이었던 루이스 수아레스는 맨유의 수비수 패트릭 에브라의 오른쪽 무릎을 발로 걷어찼다. 5분 후 수아레스와 에브라가 말다툼을 하자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후에 열린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청문회에 의하면 에브라는 스페인어로 수아레스에게 “왜 나를 찼나?”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수아레스는 “Porque tu eres negro(너는 니그로이기 때문에)”라고 답했고, 에브라는 그에게 펀치를 날리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주먹을 휘두르면 대중은 수아레스가 한 말은 잊어버리고 자신만 나쁜 놈이라고 기억할 것이기에 참았다고 밝혔다. 수아레스의 결백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종 학대로 유죄판결을 받은 후 FA로부터 8경기 출전 금지와 벌금 4만 파운드의 징계를 받았다.우루과이 축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스타 선수 에딘손 카바니도 ‘N-word(흑인을 비하하는 nigger는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 단어다. 불가피하게 이를 언급할 때 N 워드라고 말한다)’와 관련해 논쟁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다만 카바니의 N 워드 사용에는 반론의 여지가 있다. 남미 지역의 스페인어 니그리토(negrito)의 쓰임새는 영어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영어 ‘니거’가 흑인을 비하하는 매우 경멸적인 표현인데 반해 스페인어 니거는 ‘작은 흑인’이라는 뜻에 불과하다. 따라서 카바니의 발언을 영어로 번역하면 “Thank you little black person"이 된다.남미에서는 피부색과 상관없이 검은색 머리만 갖고 있어도 니그리토라고 불린다. 또한 ‘친구(mate)’와 동의어로도 쓰이는 니그리토에는 사랑과 애정의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이에 우루과이 축구협회,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국립언어원도 성명을 통해 니그리토에는 인종 차별적 뉘앙스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영어권 국가와 상당히 많은 나라에서 N 워드가 갖고 있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카바니는 단어 선택에 더 신중했어야 했다. 카바니 케이스와는 달리 의심의 여지없이 대놓고 인종차별을 한 선수도 있다. 바로 우루과이 대표팀의 부주장이자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페데리코 발베르데다. 그는 2017년 대한민국에서 개최한 U-20 FIFA 월드컵 8강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눈 찢는 세리머니를 했다. 눈 찢기는 서양인에 비해 눈이 작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이다.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개최한 경기에서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다니!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발베르데가 개최국을 조롱했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어로 "인종차별을 의도한 세리머니가 아닌 친구를 위한 개인적인 세리머니였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수그러지지 않았다. 경기 후 우루과이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집단으로 눈을 찢는 포즈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이를 말리기는커녕 이 사진을 협회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기 때문이다.2024년 5월 우루과이 국내 리그 경기에서 하비에르 페레스 주심은 미라마르 미시오네스의 한 선수를 퇴장시켰다. 그러자 미시오네스의 감독은 흑인인 페레스 주심을 “negro de mierda(검은 똥)”이라 불렀고,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SNS에 빠르게 퍼졌다. 국가적인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이 사건은 우루과이내에서 차별에 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영국의 정론지 가디언이 보도했다.우루과이에는 인종차별에 대처하기 위한 법이 존재하지만, 그런 법들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인종차별은 이 나라에서 불행히도 엔데믹(endemic, 고질적인)화 되었다. 계속되는 차별에도 불구하고 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루과이 축구선수들의 인종 차별적인 발언과 행동은 실망스럽지만 그리 놀랍지는 않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7.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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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키라, 동거남 피케 디스곡으로 유튜브 라틴팝 신기록

‘라틴팝 여왕’ 샤키라가 동거했던 전 남친을 저격한 노래로 유튜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샤키라가 지난 11일 발표한 신곡 ‘비사랍 뮤직 세션스 #53’이 유튜브 공개 24시간 만에 6300만 건의 조회수를 돌파, 라틴 음악 부문 최단,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곡은 샤키라와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로듀서 겸 DJ 비사랍이 협업해 선보였다.샤키라는 10세 연하의 유명 축구스타 제라르 피케(FC바르셀로나)와 2011년부터 11년간 동거하며 두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피케가 23세의 여대생과 교제하는 것을 알고 지난해 헤어졌다.샤키라는 이번 신곡에서 피케와 띠동갑 연하 여친을 노골적으로 저격했다. ‘나는 스물두살짜리 두 명의 가치가 있어’, ‘너는 페라리를 내주고 트윙고(르노의 경차)를 챙겼어’, ‘롤렉스 대신 카시오(전자시계)를 찼지’ 등의 가사로 빈정댔다.그러면서 ‘나는 네 수준으로 넘볼 수 없는 여자’, ‘수준이 똑같은 애랑 있는게 그 때문’, ‘울면서 빌어도 돌아가지 않아’, ‘너는 헬스장에 오래 있는데 머리 쓰는 훈련을 하렴’과 같은 조롱조의 가사도 추가했다. 뿐만 아니라 피케와 바르셀로나에서 살던 시절 스페인 당국이 부과한 소득세의 추징금도 가사에 담았다. 스페인 검찰은 샤키라가 2012~2014년분 소득세 1450만 유로(195억원)을 내지 않았다고 2018년 12월 기소했다. 법원은 지난해 9월 형사재판 개시를 결정했다.이도 모자라 신곡에 표절 논란이 불거지면서 더욱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베네수엘라의 가수 브리엘라는 지난해 6월 출시한 자신의 노래 ‘솔로 투’와 샤키라 신곡이 비슷하다며 “믿을 수 없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또 두 노래에 유사성이 발견되는 부분을 이어붙인 10초짜리 영상을 함께 업로드했다.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3.01.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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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우승 후 '조롱 세리머니'...아르헨, FIFA 징계 받나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받을까.FIFA는 1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징계위원회가 아르헨티나축구협회를 대상으로 징계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밝혔다.징계위원회는 아르헨티나가 FIFA 징계 규정 11조(공격적 행동과 페어플레이 원칙 위반), 12조(선수와 관계자의 위법행위)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조사한다.FIFA는 아르헨티나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가 결승전 후 상대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를 조롱하는 발언을 하고 골키퍼상 트로피를 들고 외설적인 세리머니를 해 구설에 올랐다. 마르티네스의 행동이 월드컵 후 논란을 일으킨데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믹스드존 칸막이벽을 손상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게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아르헨티나는 미디어 및 마케팅 관련 규정 위반이다. 아르헨티나가 징계를 받는다면 벌금, 또 아르헨티나의 A매치 때 일부 관중석에 관중을 받지 못하는 등의 금전적인 페널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경 기자 2023.01.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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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김민재, 이과인 아닌 마라도나 되길

나폴리와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축구의 고전적인 라이벌 중 하나다. 잠깐! 나폴리가 유벤투스의 라이벌이라고? 쉽게 수긍하지 않을 팬도 있을 것이다. 기록을 비교하면 나폴리는 유벤투스의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토리노가 연고지인 유벤투스는 세리에 A에서 36번 우승한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클럽이다. 그 다음으로 우승을 많이 한 팀이 각각 19번 우승한 인터 밀란과 AC 밀란이다. 그에 반해 나폴리는 단 2번 우승했다. 두 클럽은 왜 라이벌로 불리게 됐을까?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라이벌 구도는 오랫동안 지속된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지역 앙숙 관계에서 비롯됐다. 토리노와 나폴리는 710㎞ 떨어져 있다. 먼 거리만큼 두 도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극명하게 다르다.항공 우주 산업과 피아트 자동차의 본거지로 유명한 토리노는 부자 도시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가득한 토리노는 왕궁, 박물관,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 토리노는 아울러 세계 최초로 FIFA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다.자본, 문화, 스포츠를 아우르는 토리노에 위치한 부유한 클럽 유벤투스는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잔루이지 부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슈퍼 스타를 보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레전드들은 검은색과 흰색의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클럽의 전성시대를 열었다.일찍이 산업화가 이루어져 경제적으로 부유한 북부에 비해 농업 중심의 남부는 가난했다. 이에 많은 남부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북부의 밀라노·토리노 등으로 이주하곤 했다. 나폴리는 남부의 최대 도시이자, 노동자 계급을 대표하는 곳이다. 토리노와 다르게 나폴리의 거리는 좁고, 거칠고, 낡았다.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홈구장만 봐도 두 클럽의 경제적 차이는 쉽게 드러난다.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명명권이 판매돼 2017년부터 알리안츠 스타디움으로 불림)’은 2011년 개장한 최신식 구장이다. 이탈리아에는 클럽이 소유한 구장이 3개에 불과한데, 그 중 하나가 유벤투스 스타디움이다. 또한 이 구장은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최상급 등급인 ‘카테고리(Category) 4’를 받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가 가능하다.그에 반해 나폴리의 홈구장인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2020년 마라도나의 사망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명칭 변경)’는 1959년 개장한 다목적 경기장이다. 나폴리 홈구장의 열기는 어느 곳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뜨겁다. 하지만 오래된 구장에 육상 트랙이 깔려 있어, 관중석과 피치 사이의 거리는 멀다. 북부와 남부의 오랜 갈등을 대표하는 토리노와 나폴리의 두 클럽은 1980년대에 들어 축구에서도 본격적으로 부닥치게 된다. 그 중심에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었다. 1984년 나폴리는 도박과 같은 결정을 내린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인 마라도나를 영입한 것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 자랐던 마라도나는 부유한 북부 클럽들에게 온갖 천대를 받던 남부 클럽 나폴리에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유벤투스는 1985~86시즌 플라티니의 12골을 앞세워 세리에 A에서 우승했다. 반면 11골을 기록한 마라도나의 나폴리는 3위에 그쳤다. 하지만 1986~87시즌 나폴리는 유벤투스를 승점 3 차이로 제치고 스쿠데토(Scudetto, 작은 방패란 뜻으로 세리에 A의 우승을 의미)를 품에 안았다. 팬들은 열광했고, 도심에서는 유벤투스의 모의 장례식이 열렸다.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었던 나폴리가 남부 클럽 최초로 우승한 것이다.1989~90시즌 마라도나는 나폴리에 두 번째 스쿠데토를 안긴다. 유벤투스의 전설 델피에로, 부폰 등은 토리노에서 단지 존경받을 뿐이지만, 나폴리에서 마라도나는 신과 같은 존재로 등극했다.마라도나가 떠난 나폴리는 서서히 추락했다. 결국 1997~98시즌 나폴리는 세리에 B로 강등당했고,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다 세리에 C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새구단주를 맞아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 나폴리는 2007년 세리에 A로 복귀한다. 그후 나폴리는 마렉 함식, 에세키엘 라베시, 에딘손 카바니 등을 영입하며 서서히 강팀의 반열에 오른다.2015~16시즌 나폴리는 36골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을 앞세워 정상 등극을 노렸다. 하지만 다시 한번 나폴리는 유벤투스에 이어 2위에 그치고 만다. 당시 팬들은 이과인이 마라도나 시절의 영광을 다시 한번 안겨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과인은 이러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2016년 유벤투스로 이적한다. 리그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 클럽에 스트라이커를 뺏겨버린 나폴리 팬들은 상실감을 넘어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팬들은 나폴리 도심에 모여 배신자 이과인의 사진을 찢고, 그의 셔츠를 불태웠다. 이과인의 이적 후 한동안 두 클럽의 팬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상대방 구장 방문이 금지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나폴리는 현재까지 2019~20시즌(7위)만 제외하고 매 시즌 5위 안에 들었다. 그들은 2등도 네 번이나 했으나, 우승은 못했다. 2022~23시즌 현재 나폴리(승점 44)와 유벤투스(승점 37)는 각각 리그 1, 2위에 올라있다. 나폴리는 13일(현지시각) 마라도나의 영혼이 깃든 홈구장에서 유벤투스와 시즌 첫 대결을 벌인다. 한국산 ‘통곡의 벽’ 김민재가 마라도나 이후 33년만에 나폴리에 3번째 스쿠데토를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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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축구의 신’ 엇갈린 운명… 대선 후보 메시 vs 오일 머니 호날두

두 ‘축구의 신(神)’의 길이 완전히 엇갈렸다. 리오넬 메시(36·파리 생제르맹)는 아르헨티나의 영웅이 됐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는 쫓기듯 아시아 무대로 이적하며 조롱거리가 됐다. 2008년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메시와 호날두는 지난 15년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둘 사이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축구 전문가, 팬, 현역 선수들까지 ‘메호대전’(메시·호날두 중 누가 더 낫나)에 뛰어들었다. 논쟁은 끝없이 이어졌다. 호날두가 2008 발롱도르를 거머쥔 후, 2017년까지 둘이 이 상을 양분했기 때문이다. 각각 발롱도르 5회씩 수상한 둘의 경쟁은 커리어 말년까지 계속됐다. 2019년과 2021년, 메시가 두 차례 발롱도르를 더 차지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그리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논쟁은 완전히 끝났다. 주장 완장을 차고 다섯 번째 월드컵에 나선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7골 3도움을 올린 메시는 골든볼(대회 최우수선수)을 품으며 완벽한 ‘황제 대관식’을 거행했다. 호날두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은 그는 우루과이, 한국과의 경기에도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저조한 경기력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과의 3차전 이후 포르투갈 내에서는 호날두를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결국 이후 토너먼트 2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최악의 월드컵’을 치른 호날두를 불러주는 팀도 없었다. 호날두는 지난해 11월 유명 언론인 피어스 모건 인터뷰에서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공개 맹비난하자 사실상 계약 해지를 당했다. 결국 그는 축구 변방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 유니폼을 입었다. 돈은 챙겼다. 2025년 여름까지 알 나스르와 동행을 약속한 호날두는 매년 연봉과 초상권 등을 포함해 2억 유로(2683억원)를 손에 넣는다. 그러나 과거 “난 돈에 관심이 없다”, “좋은 클럽에서 품위 있게 커리어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한 호날두는 오일 머니를 택해 다수 언론, 팬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 이제는 메시를 ‘맞수’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신세다. 메시는 월드컵 이후 아르헨티나의 영웅이 됐다. 아르헨티나 여론조사 기관인 지아코베 이 아소시아도스가 지난달 말, 국민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4%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메시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37.8%, 선택을 보류한 부동층은 17.5%였다. 메시는 2023 아르헨티나 대선에 실제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들을 포함한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메시의 지지율은 36.7%로 2위인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12%)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메시를 향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월드컵) 우승만 한다면 내년 대통령 선거를 굳이 치를 필요가 있겠나”라며 “국민 모두 메시를 대통령으로 뽑을 것이 자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3.01.02 09:02
해외축구

도 넘은 아르헨티나 골키퍼 마르티네스, 프랑스는 화났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30·애스턴 빌라)의 기이한 행동이 잇따르자, 프랑스 내에서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36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2-2, 연장전까지 3-3으로 맞섰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는데, 아르헨티나 골키퍼 마르티네스의 활약이 컸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연이어 논란을 낳고 있다. 승부차기에서 과장된 몸짓을 보인 그는 대회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를 받고서 외설스러운 행동을 했다. 경기 종료 후 해트트릭을 기록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를 위로했지만, 라커룸으로 돌아간 후엔 음바페를 위해 1분간 침묵할 것을 동료들에게 제안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우승 퍼레이드에서는 음바페의 얼굴 사진이 붙은 아기 인형을 들고 나와 조롱했다. 노엘 르그라에 프랑스 축구협회 회장은 프랑스 신문 우에스트프랑스를 통해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비정상적인 세리머니에 대해 항의하는 서한을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부 장관은 RTL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불량하고, 부적절했으며 상황에 맞지 않았다. 품위 없는 승자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마르티네스를 향해서는 "한심했다"고 쓴소리 했다. 마르티네스의 소속팀 아스톤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도 "나는 마르티네스와 세리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이형석 기자 2022.12.2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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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톡 왔슈] 우리는 한때 김민재를 진민짜이라고 불렀다

김민재(26·나폴리)는 한국 축구 팬에게 엄청나게 소중한 존재다. 그가 이탈리아 세리에A 1위팀 나폴리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새벽잠을 설쳐도 피곤하지 않다. 유럽 진출 사례가 거의 없었던 한국 수비수가, 그것도 수비 잘하기로 유명한 세리에A에서 최고 수비수 대접을 받고 있다니. 불과 3년 전까지도 일부 축구 팬은 그를 ‘진민짜이(김민재를 중국 발음으로 읽은 것)’라고 불렀다. 김민재가 자신을 이렇게 부르는 것에 대해 엄청난 거부감을 나타냈는데도, 포털사이트 댓글이 없어지기 전까지 김민재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꼭 따라다녔다. 그 말 안에는 K리그에서 가장 돋보였던 뛰어난 수비 유망주가 중국 리그를 선택한 것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었다. ‘나는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순수한 팬이지만, 너는 돈만 좇는 수준 낮은 선수’라는 게 분노의 이면에 있었던 게 아닐까. 김민재는 그런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에서 두 시즌 반만 뛰고 유럽으로 건너갔다. 튀르키예 리그에서 적응기도 필요 없이 가자마자 빛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로 옮겼다. 그리고 이번엔 더 빛을 내고 있다. 현지 언론과 팬들은 김민재를 ‘괴물 수비수’ ‘벽’ 같은 수식어를 붙이면서 극찬한다. 김영권(32·울산 현대)은 2017년 8월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 홈 경기(0-0 무승부) 후 인터뷰에서 “관중 소리가 크다 보니 선수들이 소통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팬의 응원이 귀찮다는 거냐’ ‘경기를 못 한 변명이라기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폭발했다. 러시아 월드컵 1, 2차전에서 한국이 연패하자 수비수들은 하나같이 집중포화를 맞았는데, 이때 김영권의 실언이 또 소환됐다. 김영권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결승 골을 넣었다. 독일을 2-0으로 이기고도 한국은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축구팬은 독일을 격침한 선수들에게 열광했다. 김영권은 독일전 직후 울면서 인터뷰했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는 걸 알아 달라”고 했다. 더 찾아보자면 사례는 차고 넘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패배한 후 수비수 오범석은 ‘왜 차두리 자리에 네가 나와서 경기를 망쳤냐’며 욕을 먹었다. 이 경기에서 골 기회를 살리지 못한 염기훈은 비하의 의미가 담긴 별명으로 조롱당했다. 어떤 수비수는 골을 내주면 ‘문신도 꼴 보기 싫다’는 비난이 난무하는 걸 겪어야 했다. 비단 최근에 생기기 시작한 일도 아니다. 인터넷 댓글이 없던 시절인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도 그랬다. 볼리비아전에서 여러 차례 골 기회를 날린 공격수 황선홍이 “은퇴해야 하나 심각하게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욕을 먹었다. 황선홍은 한국의 월드컵 첫 승을 이뤄낸 2002년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 선제 결승 골의 주인공이다. 월드컵은 전 세계의 축구 축제다. 그리고 동시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비난을 쏟아내는 '욕 잔치'가 되기도 한다. 역대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직후 분위기는 대부분이 ‘욕받이’를 찾아내는 마녀사냥의 장이었다. 벌써 10번째 월드컵 본선을 맞이한 한국의 축구 팬 문화가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이번에도 특정 선수 혹은 감독에 대한 욕설과 비난, 조롱으로 월드컵을 끝낸다면 훗날 부끄러워질 기억만 남을 것이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 2022.11.21 06:05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나폴리는 이탈리아가 아니다”

199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이탈리아에서 열렸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준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개최국 이탈리아였고, 장소는 남부의 항구도시 나폴리였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주장이었던 디에고 마라도나에게 나폴리는 익숙한 곳이었다. 6년 전 SSC 나폴리로 이적한 마라도나는 이곳의 영웅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탈리아를 상대하기에 앞서 나폴리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폴리는 이탈리아가 아니다.” 따라서 시민들은 이탈리아가 아닌 자신이 소속된 아르헨티나를 응원해달라는 말이었다. 마라도나는 무슨 이유로 이런 말을 한 것일까? 이탈리아는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지역 차별로도 유명한 나라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 나라의 역사를 살펴보자. 로마제국은 이탈리아반도를 중심으로 번영을 누렸으나 395년 동서로 갈라진다. 476년 서로마제국의 멸망 후 이탈리아 반도는 분열된다.18세기 말에 일어난 프랑스혁명을 통해 유럽에 근대 민족주의가 싹트며 통일 이탈리아를 꿈꾸는 시도가 처음 나타났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반도에 위성 국가를 여러 개 만들며 이탈리아를 더욱 쪼개 놓았다.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 유럽 열강들은 전후의 질서를 논의한 끝에 ‘빈 체제’를 만든다. 이 결과 남부에는 스페인이 장악한 두 개의 시칠리아 왕국, 북부에는 오스트리아 지배하의 롬바르디아-베네치아 왕국이 세워진다. 또한 중부 로마에는 교황령, 북서부에는 사르데냐 왕국이 있었다. 1840년대 유럽에서 민족주의 운동이 강하게 일며 통일 이탈리아를 향한 열망도 커진다. 마침내 사르데냐 왕국이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벌이며 북부를 해방시켰다. ‘이탈리아 통일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주세페 가리발디 장군은 남쪽의 양시칠리아 왕국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게 했다. 이후 가리발디는 조건 없이 남부 지역을 사르데냐 왕국과 합치며 1861년 통일 이탈리아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갈라져 있었던 이탈리아는 하나의 국가라는 공동체 인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북부와 남부는 여러 면에서 너무 달랐다. 두 지역은 인종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북부는 게르만계 혈통의 영향을 받아 큰 키에 금발 머리와 푸른 눈동자를 가진 데 반해, 아랍계 혈통의 영향을 받은 남부는 작은 키에, 짙은 머리색과 검은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북부와 남부의 갈등은 특히 경제력 차이에서 나온다. 북부는 밀라노, 토리노와 항구도시 제노바를 연결한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일찍이 산업화가 이루어져 경제적으로 부유했다. 그에 반해 농업 중심의 남부는 가난했다. 이러한 경제적 격차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7년 기준 이탈리아의 경제수도 밀라노가 위치한 롬바르디아주의 1인당 소득은 3만 8500유로였고, 북부 주요 도시들은 3만 유로를 훌쩍 넘겼다. 하지만 남부의 대표도시 나폴리는 1만 8700유로에 불과했다. 북부인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세금으로 남부를 먹여 살린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유럽이 유럽연합(EU)으로 통합되면서 유럽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자, 북부에 소비시장과 인력 공급처 역할을 했던 남부의 필요성은 더욱 떨어졌다. 이에 북부를 파다니아(Padania)라는 이름으로 독립시키려는 목표로 극우정당 북부연맹이 출범했다. 이들은 현재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력의 차이는 축구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인 세리에 A 클럽의 절대다수는 북부에 위치해 있다. 물론 우승도 북부 팀이 휩쓸어 갔다. 토리노에 위치한 유벤투스(36회)가 압도적으로 많은 우승을 기록한 가운데, 인터 밀란과 AC 밀란이 각각 19번 우승했다. 124년의 역사를 가진 세리에 A에서 북부지역 외의 클럽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단 8차례에 불과하다. 로마제국 이후 이탈리아는 약 1400년 동안 분열되어 있었다. 따라서 각자 다른 문화와 풍습으로 오랫동안 살았던 반도 사람들은 타 지역에 대한 거부감 역시 높다. 밀라노 같은 북부도시는 중부 로마에 위치한 클럽에도 공공연한 반감을 드러낸다. 일례로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가 대한민국과 경기 중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AS 로마의 상징과 같은 프란체스코 토티가 퇴장 당했을 때 북부인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이렇게 중부 팀에도 반감을 보이는 북부에서 남부팀은 야만인, 하수구의 쥐 같은 취급을 받는다. 1926년 창단되어 남부를 대표하는 클럽이 된 나폴리는 한동안 세리에A와 B를 오가는 그저 그런 팀이었다. 그러한 나폴리가 1960~1970년대에 코파 이탈리아에서 2번 우승하고, 세리에 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여러 시즌 있었다. 하지만 이 클럽은 1984년 승점 1점 차이로 겨우 강등을 면하는 위기에 직면한다. 1984년 6월 나폴리는 바르셀로나로부터 마라도나를 영입하는 도박 같은 결정을 내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남부의 가난한 클럽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를 품은 것이다. 바르셀로나 생활에 염증을 느꼈던 마라도나는 나폴리에서 행복을 찾았다. 아울러 부유한 북부 클럽들로부터 갖은 멸시와 천대를 받던 나폴리에 마라도나는 동질감마저 느낀다. 자신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라도나와 나폴리의 특별한 관계가 시작되었다. 마라도나는 나폴리의 잠재력을 믿었고, 클럽은 그와 함께 발전해 나갔다. 나폴리는 결국 1987년 팀 창단 61년만에 세리에 A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다. 이후 나폴리는 1989~90시즌 리그 우승을 한 번 더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컵마저도 석권하는 기염을 토한다. 차별과 조롱의 대상이었던 나폴리를 세리에 A와 유럽 정상에 올려놓은 마라도나에 시민들은 열광했고, 그는 나폴리의 신 같은 존재로 등극한다. 한편 마라도나는 나폴리에서 뛴 관계로 이미 북부지역에서는 공공의 적이었다. 그런 그가 이탈리아와의 월드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아르헨티나를 응원해달라고 말하자 여론은 들끓었다. 이탈리아인들은 자신들의 지역감정을 이용한 마라도나에 분노했다. 나폴리 시민들은 고민 끝에 경기장에 걸린 커다란 배너에 이렇게 답했다. “마라도나, 나폴리는 당신을 사랑하지만, 이탈리아는 우리의 조국입니다.” 후에 마라도나는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국가가 연주될 때 야유를 보내지 않은 경기장은 나폴리가 유일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한다. 준결승전에서 두 나라는 1-1을 기록한 후 승부차기에 들어간다. 4번째 키커로 나온 마라도나의 득점에 힘입어 아르헨티나는 이탈리아를 4-3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다. 이후 이탈리아는 그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눈감아주던 마라도나와 연관된 마약, 매춘 등도 수면위로 떠오른다. 도핑검사 결과 15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그는 나폴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마라도나가 1984년 나폴리에 입단할 당시 그를 환영하려고 경기장에 모인 관중은 7만5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떠날 때 그는 혼자였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8.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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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네이마르·음바페 ‘파리의 삼각관계’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이 세계 축구 팬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가 입단하면서다. 기존 특급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23), 네이마르(29)에 메시가 가세하면서 PSG는 꿈의 공격 삼각편대를 이뤘다. 팬들은 이들의 이름 앞글자를 따 ‘MNM 트리오(메시-네이마르-음바페)’이라고 부른다. 창단 후 첫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MNM이 2021~22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셋의 속내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년에 걸쳐 팀 내 입지를 다진 음바페와 네이마르가 순순히 메시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줄 리 없다. 그렇다고 실력과 인기에서 메시를 제치기도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복잡한 ‘파리의 삼각관계’가 시작됐다. 음바페가 선수를 쳤다. PSG의 6년 장기 재계약 제안을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네이마르 수준의 주급 49만 파운드(약 8억원)를 제시했다. 현재 음바페의 주급은 41만 파운드(약 6억5000만원)다. 그가 연봉 인상을 거부한 건 메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음바페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27골(31경기)을 터뜨렸다. 부상과 부진으로 9골(18경기)에 그친 네이마르를 크게 앞서며 사실상 팀 내 일인자로 올라섰다. 그가 네이마르를 제치고 팀 에이스를 차지한 건 PSG 입단(2017~18시즌) 4시즌 만이다. 이제 그의 목표는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에 이어 ‘축구 황제’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메시의 등장 탓에 하루아침에 다시 조연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 레퀴프는 “음바페는 메시의 입단이 기쁘지 않다”고 속마음을 대신 전했다. 음바페가 이적을 원하는 팀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다. 새 간판스타를 물색 중인 레알 마드리드도 음바페에 러브콜을 보냈다. 음바페는 지난 15일 리그1 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에서 1골 1어시스트로 4-2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도 홈팬들은 팀을 떠나려는 음바페에게 환호 대신 야유를 보냈다. 네이마르는 메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는 메시가 PSG 이적을 결심하자 자신의 등 번호(10번)를 양보하겠다며 존경심을 보였다. 10번은 에이스의 상징이다. 메시는 네이마르의 제안을 거절하고 30번을 택했다. 문제는 네이마르도 ‘메시 콤플렉스’가 발동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네이마르는 2013~14시즌부터 네 시즌 동안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메시와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네이마르는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MSN 트리오(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로 불리며 유럽을 호령했다. 2014~15시즌엔 트레블(유럽 챔피언스리그·정규리그·국왕컵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메시 차지였다. 메시는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를 여섯 번이나 거머쥔 ‘절대자’였다. 네이마르가 2017~18시즌을 앞두고 PSG로 이적한 것은 일인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당시 네이마르는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약 3000억원)를 기록하며 소원대로 PSG의 에이스가 됐다. 네이마르는 최근 잊었던 ‘메시 악몽’을 다시 겪었다. 지난달 11일 끝난 2021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브라질 대표팀 주장을 맡았는데, 결승전에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0-1로 졌다. 고향 브라질에서 열린 경기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일부 팬은 네이마르를 두고 “메시에 밀려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PSG에서 ‘메시 놀이’를 한다”며 조롱했다. 네이마르가 이번에도 메시의 그늘에 가리는 상황이 온다면 MNM은 분열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메시가 오면서 PSG는 ‘수퍼팀’이 됐지만, 메시, 네이마르, 음바페의 공존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8.1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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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소속 더글라스 루이즈, SNS로 탈락한 아르헨티나 조롱 "잘 가 친구들"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고배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라이벌 아르헨티나를 SNS로 조롱해 언론을 탔다. 미국 ESPN은 29일(한국시간)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탈락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조롱했다”라며 “아르헨티나는 대회 8강이 걸린 28일 스페인전에서 승리해야 했지만 1-1로 비기면서 C조 3위에 그쳤다”라고 전했다. 반면 지난 대회 우승팀인 브라질은 사우디아라비아를 3-1로 제압하면서 8강에 진출했다. 문제의 게시물은 아르헨티나의 탈락이 결정된 현장에서 찍혔다. 브라질 대표팀 소속이자 애스턴 빌라에서 뛰는 더글라스 루이즈는 동료들과 함께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경기가 펼쳐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을 찾아갔다가 아르헨티나의 탈락 확정 후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동료들과 인사하는 영상에 ‘잘 가 형제들(Tchau hermanitos)’이라고 적어 게시했다. 루이즈 본인에게는 코파 아메리카나 패배의 복수 아닌 복수기도 했다. ESPN은 “루이즈와 동료 히샬리송은 7월 11일 마라카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나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0으로 패한 브라질 대표팀의 멤버였다”라고 사연을 소개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브라질을 꺾으며 메시의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에도 28년 만에 나온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메시와 함께 금메달을 땄지만 이후 대회에서는 수상을 이루지 못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7.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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