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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3’→‘썬더볼츠*’…디즈니, ‘2024 콘텐츠 쇼케이스’서 라인업 공개 [종합]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새롭게 선보일 콘텐츠들을 공개했다.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 올해도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2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는 제3회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Disney Content Showcase APAC 2024, 이하 ‘디즈니 2024’) 첫째 날 행사가 진행됐다.‘디즈니 2024’는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디즈니 산하 유수 제작사들이 선보일 극장 개봉작과 디즈니에서 공개 예정인 아태지역 텐트폴 및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디즈니를 비롯해 20세기 스튜디오, 서치라이트 픽처스,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루카스필름, 마블 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다.디즈니의 상징인 미키마우스와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는 본사 임직원들을 비롯해 한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호주 등 아태지역 12개국에서 500여명 이상의 취재진 및 파트너가 참석했다.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지난해 우리는 전환적이고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업계에서 가장 폭넓고 깊이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로컬 스튜디오는 적수 없는 역량을 전역에서 선보이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양보다 질을 우선시한다. 높은 퀄리티만이 성공으로 간다는 걸 입증했다”며 “또 한 번 전 세계가 공감하는 이야기로 아태지역을 들뜨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이어 모습을 드러낸 데이나 월든 디즈니 엔터테인먼트 공동 회장은 아태지역의 성과를 칭찬하며 향후 행보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디즈니플러스의 효자 콘텐츠 ‘무빙’(한국)과 ‘쇼군’(일본)을 콕 짚어 언급하며 “두 작품은 우리의 길잡이이자 영광이 돼줬다. 대단하면서도 탁월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아태지역은 우리의 중요하고도 활발한 성장 지역이다. 아직 들려줄 독창적 스토리, 유능한 인재, 스토리텔링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지역”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아태지역 오리지널 작품에 깊이 감명 받았다. 이 작품들이야말로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의 중심이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이라고 치켜세웠다. 이후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새 작품이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포문을 연 건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디즈니 실사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이었다. 이어 디즈니는 ‘백설공주’, ‘릴로 앤 스티치’, ‘트론: 아레스’를 차례로 소개했고, 20세기 스튜디오는 신작 ‘아마추어’, 아바타: 불과 재’를 공개했다.서치라이트 픽처스는 새 작품으로 ‘리얼 페인’, ‘어 컴플리트 언노운’을 꺼냈고, 월드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모아나2’와 ‘주토피아2’를 공개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인사이드 아웃2’로 애니메이션 새 흥행사를 쓴 픽사는 ‘엘리오’, ‘호퍼스’, ‘토이 스토리5’, ‘인크레더블3’, ‘드림 프로덕션’, ‘모두의 리그: 이기거나 지거나’ 등 가장 많은 신작을 라인업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바통을 넘겨받은 루카스필름은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스켈레톤 크루’, ‘안도르: 스타워즈 스토리 시즌2’, ‘스타워즈: 비전스 볼륨3’을 공개했다. 또 마블 애니메이션은 ‘왓 이프...? 시즌3’, ‘당신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마블 텔레비전은 ‘데어데블: 본 어게인’, ‘아이언하트’, 마블 스튜디오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썬더볼츠*’,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로 찾아오겠다고 알렸다. 특히 마블 스튜디오 세션 발표에서는 케빈 파이기 마블 사장이 대형 화면에 깜짝 등장하는가 하면,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통해 새 캡틴 아메리카로 합류한 배우 안소니 마키가 무대에 직접 올라 열기를 더했다. 이 자리에서 안소니 마키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합류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 이런 기분은 정말 느껴본 적이 없다. 제가 MCU(마블 유니버스)에 10년 동안 참여했다. 이렇게 성장하고 진화해서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게 유니크한 여정인 거 같다. 어디에도 이런 여정은 없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그는 또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정말 재밌는 영화다. 판타지도 있고 현실적인 세상을 기반으로 하기도 한다. 우리 영화는 오리지널 ‘캡틴 아메리카’와 비슷하다”며 “스파이물, 스릴러 같은 느낌으로 현실적인 느낌이 많다.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다”고 귀띔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한편 ‘디즈니 쇼케이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21일에는 아태지역 콘텐츠(디즈니플러스 코리아 및 재팬 콘텐츠 라인업) 발표와 ‘트리거’, ‘파인’, ‘하이퍼나이프’, ‘넉오프’, ‘나인 퍼즐’ 등 디즈니플러스 대표 콘텐츠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싱가포르=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0 16:09
e스포츠(게임)

네오플 "'3D 던파 '오버킬' 매력은 키보드 부술 듯한 액션 쾌감" [지스타 2024]

중국 게임 마니아들을 사로잡으며 글로벌 IP(지식재산권)로 거듭난 넥슨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가 2D를 벗어나 3D를 기반으로 한 원작과 같은 듯 다른 액션 경험으로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프로젝트 오버킬'(이하 오버킬) 기자간담회에서 "던파 원작이 많은 시간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하나의 게임으로 모든 이야기를 보여주기는 부족함이 있었다"며 "원작은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도 알고 있어 더 다양한 접근으로 더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던파 세계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오버킬은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 중인 던파 IP 기반 3D 액션 RPG다. 2D 횡스크롤 방식의 원작의 전투 스타일을 일부 계승하면서 3D 8방향 조작을 채택해 움직임이 보다 세밀해진 것이 차별점이다. PC와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이다.'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의 다중 우주로, 던파 세계관의 14년 전 과거 시점에서 모험을 시작한다. 횡스크롤, 종방향, 탑뷰, 쿼터뷰 등 전장 상황에 따라 시점 변화로 풍부한 액션 경험을 제공한다. 박정완 네오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던파와 키감이 비슷한 후속작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던파를 해본 유저는 이질감 없이 적응하고 전방향 플레이가 가능한 최적의 조작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박 디렉터는 또 "8방향 조작이 다소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 다양한 조준 보정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선보일 정도는 아니다"며 "그럼에도 키보드가 부숴지도록 연타하는 게 던파만의 액션 쾌감이라는 판단 아래 8방향 조작을 채택했다"고 말했다.지난 2021년 처음 발표한 오버킬은 오랜 기간 제한된 정보로 던파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너무 오랜 기다림에 지친 팬들을 위해 이날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에서 처음 시연을 펼쳤다.윤 대표는 "기존에는 원작 던파와 같은 횡스크롤로 만들고 있었는데 3D 게임이다 보니 더 많은 전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중간에 큰 변화를 줬다"며 "아직 부족함이 있지만 더 발전할 거라는 생각에 플레이어들에게 방향성을 보여주고 싶어 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오버킬의 출시 시점과 개발 진행 현황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하게 답했다. 99% 개발을 했어도 중요한 부분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출시 자체가 불가한 만큼 일정을 앞당기는 것보다 잘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신작 출시에 따른 원작 이용자 이탈 현상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자신했다.박 디렉터는 "원작의 아바타와 아이템은 많은 추억을 제공해 왠만하면 잘 안 떠나는 경향이 있다"며 "던파 2D 디자인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독특한 그래픽을 여전히 즐기는 팬들이 많다"고 말했다.이어 박 디렉터는 "오버킬은 한국의 경우 2000만~3000만명, 중국에서는 7억명 이상 던파를 했다가 지금은 안 하는 이용자들을 추억을 소환하고 새로운 조작감으로 선보이는 방법으로 자극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신작은 원작의 전직 시스템을 차용하지 않는다. 초반 스킬과 전투하는 모습이 게임의 몰입감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전직이 이를 약화시킨다는 판단에서다.부산=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14 17:08
연예일반

‘타이타닉’ ‘아바타’ 제작자 존 랜도, 암 투병 끝 별세

영화 ‘타이타닉’과 ‘아바타’ 시리즈를 제작한 존 랜도가 별세했다. 향년 63세.6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존 랜도는 전날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랜도는 1960년 7월 미국 뉴욕에서 영화제작자인 엘리와 에디 랜도의 아들로 태어났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영화학을 공부한 그는 1980년대부터 프로덕션 매니저 등으로 일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29세에는 20세기폭스의 장편 영화 총괄 부사장으로 임명돼 ‘다이하드2’, ‘파워레인저’, ‘라스트 오브 더 모히칸’, ‘트루 라이즈’ 등 다수의 히트작을 만들었다. 그의 오랜 제작 파트너인 제임스 카메론과도 이 과정에서 연을 맺었다. 이후 두 사람은 최초로 글로벌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타이타닉’을 비롯해 ‘아바타’, ‘아바타: 물의 길’ 등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4편 중 3편을 제작하며 할리우드 흥행 신화를 썼다. 디즈니엔터테인먼트 앨런 버그만 공동 회장은 “존은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겨놓을 수 있는 능력과 재능을 지닌 놀라운 선구자였다. 그의 놀라운 공헌은 영화 산업에 있어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고, 우리는 그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07 17:19
연예일반

마동석♥예정화, 혼인신고 3년 만 화촉 밝힌다…주말 비공개 결혼식

배우 마동석이 17세 연하 모델 예정화와 화촉을 밝힌다.오는 26일 마동석은 예정화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다. 앞서 지난 8일 마동석과 예정화의 소속사 빅펀치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두 사람이 5월 중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예식은 비공개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공개 열애를 시작해, 2021년 혼인신고 후 법적 부부가 됐으나 당시 코로나19와 바쁜 스케줄로 인해 결혼식을 진행하지 않았다. 혼인신고 3년 만에 오는 26일 양가 가족과 지인을 초대해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마동석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범죄도시4’ 천만 흥행 감사 쇼케이스에서 ‘범죄도시’ 시리즈 성공 공로를 아내 예정화에게 돌리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또한 지난 4월 ‘범죄도시4’ 개봉기념 인터뷰에서 “원래는 (결혼)식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제 와이프(예정화)도 우리끼리 잘 살면 되는 거지 식이 중요하나 했다고 했다. 근데 아무래도 부모님도 계시고 하니까 조그맣게 비공개로 식을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한편 ‘범죄도시4’는 지난 23일 누적관객수 1080만 5136명을 돌파, ‘아바타: 물의 길’의 스코어를 넘기며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24 13:26
영화

‘특수분장’ 말 타는 원숭이→‘100% CG’ 말하는 유인원, 언제나 기술에 진심인 ‘혹성탈출’

7년 만에 돌아온 ‘혹성탈출’이 또다시 기술 차력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개봉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4’)는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의 후속 시리즈.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들이 살아가는 오아시스에서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에 맞서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린다.웨스 볼 감독은 개봉 전 영상 기자간담회에서 CG(컴퓨터그래픽)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웨스 볼 감독은 작업 과정에 대해 “어려웠던 점은 특별히 없었다”며 “스튜디오 웨타FX와 3년 반 정도 합을 맞췄는데 내가 무엇을 요구해도 기술진이 마법사처럼 구현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혹성탈출’은 스펙터클이 큰 요소로 작용하고 그것을 즐기는 영화다. 눈만 즐거운 게 아닌 CG로 구현된 인물들의 연기가 정말 실제 같아서 그것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시리즈의 매력을 강조했다. 언제나 센세이셔널한 볼거리를 자랑한 ‘혹성탈출’ 시리즈, 그만큼 ‘기술에 진심’이었던 계보를 톺아본다. ◇ ‘오리지널’, 당대 최고 기술력소설로만 읽던 말 타는 원숭이의 등장은 그 시절 관객들에게 비주얼 쇼크를 안겼다. 찰턴 헤스턴 주연의 ‘혹성탈출’(1968)이 지금까지 전설로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다. 56년이 흐른 지금 보면 투박하고 입 부분이 특히 어색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인형 탈과는 차원이 다르다.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 등 생김새가 미묘하게 다른 유인원들을 특수분장사 존 챔버스가 자연스럽게 인간 배우들에게 입혀냈다. 자칫하면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던 유인원 분장을 위화감 없이 구현하기 위해 당시 5만 달러의 특수효과 개발비가 주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는 당시 총제작비의 15%에 해당했다. 분장으로 촬영한 덕에 침팬지 지라 박사(킴 헌터)와 인간 남성 조지 테일러(찰턴 헤스턴)의 입맞춤도 재밌게 다가온다. 지난 2014년 뉴욕 타임스 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이는 영화사 최초의 인간과 다른 동물 간 키스다. 동물의 털보다는 올백 머리처럼 찰랑이는 유인원들의 머릿결도 존 챔버스가 구축한 시그니처 비주얼로 극 중 인간을 지배하는 유인원다운 설득력을 풍겼다. 1968년작은 영화 분장사에도 전설을 남겼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분장상이 없던 1969년, 존 챔버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분장 부문 특별상이 마련됐다. 아카데미 분장상이 마련된 것은 그 후로부터 13년 후인 1982년이다. 이후 유인원 특수분장은 70년대 제작된 4편의 후속 시리즈에서 계승되다가 2001년 팀 버튼 감독의 리메이크작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오스카 분장상 7관왕에 빛나는 할리우드의 ‘금손’ 특수분장사 릭 베이커가 맡았으며 본인도 오랑우탄 장로로 특별출연했다.◇ 감정까지 포착하는 ‘시저 3부작’2011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감독 루퍼트 와이엇)을 시작으로 3부작 리부트가 이뤄졌다. 이 시기 할리우드는 3D 미디어산업의 진일보를 이룬 ‘아바타’(2009)를 기점으로 동작을 그래픽으로 옮긴 ‘퍼포먼스 캡처’, 나아가 표정까지 포착하는 ‘이모션 캡처’ 기술을 갖추게 됐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부터 이 시리즈는 ‘아바타’ 제작 시각효과 스튜디오 웨타FX와 동행이 시작됐다. 그렇기에 당시 일각에서는 ‘혹성탈출’ 리부트를 두고 “이십세기폭스의 기술자랑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아바타’도 이십세기폭스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부터 유인원들은 CG로 등장했다. 인형 탈보다 사실적인 동물의 모습이지만 캡처 기술을 통해 인간 배우처럼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특수 분장의 한계를 극복하게 된 것이다. 캡처 배우가 기기를 착용하고 연기하면 동작과 표정을 감지해 CG 모델링에 입히고, 그를 제작진이 자연스러운 3D 애니메이션으로 수정하는 식으로 제작이 이루어졌다. 주인공 침팬지 ‘시저’는 모션캡처의 대가로 불리는 배우 앤디 서키스가 맡았다. 앤디 서키스는 ‘반지의 제왕’의 골룸, ‘킹콩’의 킹콩 등 인외 연기 전문 배우로 2010년대의 ‘시저 3부작’을 이끌었다. “시저 집은 여기야”, “유인원은 뭉치면 강하다” 등 명대사를 배출하는 그의 묵직한 연기는 그야말로 CG를 뚫고 카리스마를 풍겼다.◇ 털 결에 물 한 방울까지 100% CG ‘혹성탈출4’는 지난 2017년작으로부터 인간 문명이 멸망한 후 300여년, 자연을 되찾은 지구 풍경이 그려진다. 대자연 풍경 속 유인원이 지배하는 생태계는 ‘아바타:물의 길’ 이후 폭발적으로 발전한 기술로 설득력 높게 재탄생했다. 웨스 볼 감독은 ‘혹성탈출4’ 볼거리로 “100% CG로 구현된 장면”을 꼽으며 “기존 ‘혹성탈출’보다는 ‘아바타’에 가까울 정도로 우수한 실제적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웨스 볼 감독이 강조한 물 그래픽은 ‘아바타: 물의 길’이 닦아둔 제작공정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 1968년작처럼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하는 만큼 수적 강세가 도드라진다. 주인공 노아의 마을에만 유인원 70여 마리가 있고 프록시무스 군단 진영에 도착하면 수백 마리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한 마리도 똑같아 보이지 않는 유인원 군중 신을 선보인다.이 같은 CG 작업에 대해 에릭 윈키스트 시각효과 감독은 지난달 23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2011년 ‘혹성탈출’ 시리즈에 참여한 이래 디지털 캐릭터에 대한 기준을 점차 높여갔다”며 “사실적이고 감정이 살아있는 유인원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다. 표정의 미묘한 차이까지 전달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제작 참여로 화제가 된 김승석 페이셜 모델러와 순세률 모션캡처 트레커는 전작과 달라진 작업 공정에 대해 설명했다. 김승석 페이셜 모델러는 “과거에는 수동으로 했던 것들을 이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해주고 있다”며 “구현하기 어려운 ‘말하는 유인원’이 나온다는 점이 우리 영화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전작에서는 시저를 제외한 대부분 유인원들이 수어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지성을 갖추고 지배자로 거듭난 유인원들이 표정까지 생생하게 육성 대사를 소화한다. 순세률 모션캡처 트래커는 “배우들이 얼굴에 101개의 점을 찍은 뒤 이 점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웨타FX는 가상 세계를 점차 현실처럼 실감나게 구현하고 있지만 제작진은 오히려 실사의 선행을 강조했다. 컴퓨터가 제작공정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어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티브를 주도하는 인간의 능력이란 것. 그렇기에 이번 영화에선 로케이션 촬영도 있었다. 윈퀴스트 감독은 “배우가 야외에서 실제로 촬영하는 게 목표였다”면서 “그렇게 해야 배우가 맥락을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혹성탈출’ 시리즈는 직전 리부트 3부작에서 전세계 총 16억 8100만 달러를 벌며 흥행에 성공했다. 웨스 볼 감독이 ‘혹성탈출4’가 CG 비주얼 측면에서 전작보다는 ‘아바타’ 시리즈와 유사하다고 밝힌 만큼, 국내에서 쌍 천만을 달성한 ‘아바타’ 시리즈처럼 흥행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16 05:51
영화

“속편 아닌 신작”…‘혹성탈출4’ 감독의 포부, 마동석 독주 따라잡을까 [종합]

할리우드 영화 ‘혹성탈출’이 7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왔다. ‘범죄도시4’ 흥행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4’)의 화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웨스 볼 감독이 참석, 국내 취재진과 작품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다. ‘혹성탈출4’는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의 후속 시리즈.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들이 살아가는 오아시스에서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에 맞서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린다. 2편과 3편을 걸작 반열에 올린 맷 리브스 감독에 이어 ‘메이즈러너’ 시리즈를 연출한 웨스 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날 웨스 볼 감독은 ‘혹성탈출4’ 연출을 맡은 소감에 대해 “너무 즐거운 작업이었다. ‘메이즈러너’와 달리 영화 사이즈가 워낙 커서 예산이 많았다. ‘메이즈러너’부터 배운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이어 “톤이나 인물, 모험 등에서 완전히 새로운 걸 선사하고자 했다. 동시에 진실이 얼마나 연약한지 권력과 욕심, 역사, 충심 같은 유의미한 메시지를 모두 녹이려고 했다”며 “이는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혹성탈출’ 시리즈의 유산이기도 하다. 이를 계승하면서도 새 챕터를 열고자 했다”고 짚었다.전작과의 가장 차별점에 대해서는 “7년 전 전작 주인공 시저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는 세계의 몰락을 그렸으나 이번에는 유인원이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새 모험이 펼쳐진다. 그런 점에서 무거운 색채의 전작과는 대비되는 가벼운 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향을 준 시리즈로는 1968년 개봉한 찰턴 헤스턴 주연의 ‘혹성탈출’을 언급하며 “인간들은 풀숲에 숨어있고 말을 탄 유인원의 모습이 인상적이라 이번 영화에도 넣었다”며 “시퀄과 프리퀄을 합친 영화라고 봐도 좋다. 전작의 장점을 오마주로 담았기에 전작 팬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웨스 볼 감독은 전작의 명성을 이을 CG(컴퓨터그래픽)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어려웠던 점은 특별히 없었다. 세계 최고 VFX(시각특수효과) 그룹 웨타의 기술진 덕분이다. 3년 반 정도 합을 맞췄는데 내가 무엇을 요구해도 마법사처럼 구현해 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혹성탈출4’ 볼거리로는 “100% CG로 구현된 장면”을 꼽으며 “기존 ‘혹성탈출’보다는 ‘아바타’에 가까울 정도로 우수한 실제적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거다. 100% CG로 구현한 물은 ‘아바타: 물의 길’이 없었다면 해낼 수 없었을 작업이다. 유인원 털에 묻은 물의 경우 전부 CG 작업”이라고 밝혔다. 흥행 기대감도 드러냈다. 앞선 세 편의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총 16억 8100만 달러를 벌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직전 시리즈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2017)은 전 세계 4억 9072만달러, 북미 1억 4688만달러의 수익을 냈다.웨스 볼 감독은 “‘혹성탈출’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50년 이상 꾸준한 인기를 구가한 이면에는 문화와 국경을 넘는 인류 보편적 스토리와 감동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며 “즐거운 모험과 스펙터클, 큰 스크린을 통한 영화적 체험뿐 아니라 상영관을 나서면서 여러 생각과 감정, 질문이 드는 영화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글로벌 흥행에도 불구, 유난히 부진한 성적을 냈던 한국 시장 관객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앞서 세 편의 ‘혹성탈출’ 시리즈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개봉했지만, 최소 205만명, 최대 400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아쉬움을 샀다. 웨스 볼 감독은 “훌륭한 한국 영화들로 눈이 높은 한국 관객분들도 재밌게 봐주시리라 믿는다”며 “한국 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07 17:54
영화

‘혹성탈출4’ 웨스 볼 감독 “100% CG 장면 有…‘아바타’ 덕에 가능”

웨스 볼 감독이 ‘혹성탈출4’ 속 화려한 볼거리를 예고했다. 웨스 볼 감독은 7일 오후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혹성탈출4’)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이날 웨스 볼 감독은 전작의 명성을 이을 CG(컴퓨터그래픽)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어려웠던 점은 특별히 없었다. 세계 최고 VFX(시각특수효과) 그룹 웨타의 기술진 덕분이다. 3년 반 정도 합을 맞췄는데 내가 무엇을 요구해도 마법사처럼 구현해 줬다”고 말했다.이어 “‘혹성탈출’은 관객들이 스펙터클을 가장 크게 기대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VFX 멋있다’ 말하고 끝나는 게 아닌 이 세계관에 완벽히 몰입하기를 바랐다. 이미 전작에서 작업 프로세스가 정립돼 있어 그를 기반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웨스 볼 감독은 또 100% CG로 구현된 장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30~35분 정도 100% CG 구현 장면이 이어진다. 그 모든 자연 요소, 휘날리는 풀잎 하나까지도 CG로 처리됐다. 기존 ‘혹성탈출’보다는 ‘아바타’에 가까울 정도로 우수한 실제적 환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100% CG로 구현한 물은 ‘아바타: 물의 길’이 없었다면 해낼 수 없었을 작업이다. 유인원 털에 묻은 물의 경우 전부 CG 작업이라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혹성탈출4’는 진화한 유인원과 퇴화된 인간들이 살아가는 오아시스에서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유인원 리더 ‘프록시무스’ 군단에 맞서 한 인간 소녀와 함께 자유를 찾으러 떠나는 유인원 ‘노아’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오는 8일 개봉. 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07 16:46
연예일반

마동석만 있나…할리우드 블록버스터→한국형 미스터리 5월 극장가 노크

영화 ‘범죄도시4’가 4월 끝자락 극장가를 점령한 가운데, 5월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충무로 스타들의 신작,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화들의 개봉으로 흥행 전쟁이 치열할 전망이다.지난달 24일 개봉한 ‘범죄도시4’가 첫주부터 압도적인 흥행 기록을 쓰며 극장가에 빅펀치를 날렸다. ‘범죄도시4’의 흥행에 다채로운 신작들의 개봉으로 극장가는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스케일 美친 블록버스터들…‘혹성탈출: 새로운 시대’·‘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혹성탈출: 새로운 시대’가 8일 개봉한다. 전편들 도합 16억 81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혹성탈출’ 네 번째 시리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지배하는 유인원과 사냥당하는 인간이라는 파격적 설정, 새롭게 합류한 캐스트들의 연기를 예고했다. 특히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부터 ‘엑스맨’, ‘아바타: 물의 길’ 등의 시각특수효과를 담당한 웨타 FX가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에도 참여해 화려한 볼거리를 예고한다. 웨타 FX 제작진은 최근 진행된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속 시각특수효과에 대해 “많은 장면 속 기술들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속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매드맥스’ 세계관 속 또 다른 세력의 등장과 퓨리오사(안야 테일러 조이)가 전사로 각성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지 밀러 감독은 해외 프로모션 첫 국가로 한국을 찾아 영화를 홍보하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형 미스터리·공포 온다…‘그녀가 죽었다’·‘설계자’오는 15일 개봉하는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변요한과 신혜선이 영화 ‘하루’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거짓으로 꾸며낸 삶을 사는 ‘비호감’ 구정태와 한소라로 분한 변요한과 신혜선은 믿고 보는 연기력을 앞세워 러닝타임을 채운다.강동원의 8개월만 스크린 복귀작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09년 개봉한 홍콩 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한다. 조작된 청부 살인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정은채 등 화려한 라인업은 기대를 더한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향연…‘가필드 더 무비’·‘이프: 상상의 친구’가정의 달답게 애니메이션 개봉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가필드 더 무비’는 바깥세상으로 단 한 번도 나간 적 없던 ‘집냥이’ 가필드가 세상에 처음으로 던져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어 버전에서는 크리스 프랫이, 한국어 버전에서는 이장우가 더빙에 참여했다.같은 날 개봉하는 ‘이프: 상상의 친구’는 상상의 친구 이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비(케일리 플레밍)가 아이들에게 잊혀졌던 이프를 되찾아주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비와 같은 능력을 지닌 윗집 아저씨 칼 역으로 등장, 비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이프들과 예측 불가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인다. 통통 튀는 상상력은 보는 이들의 동심을 자극할 전망이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5.01 15:25
연예일반

‘일본 애니=덕후 전유물’ 공식 깨졌다[상반기 결산]②

누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덕후(열광적인 팬을 뜻하는 일본어 단어 ‘오타쿠’의 변형)의 전유물이라 하는가. 이번 상반기를 기점으로 극장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그 입지를 완전히 달리 하게 됐다.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박스오피스 1위를 장기집권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최장 흥행 기록을 썼고, 3월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이 곧바로 이 기록을 경신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1위 기록을 썼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개봉한 모든 작품을 통틀어 역대 흥행 100위권까지 진입했다. 잘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에 이제 덕후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크게 호응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슬램덩크’가 끌고 ‘스즈메’가 밀었다상반기 국내 극장가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일본 영화 붐이었다. 시작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였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990년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방영되며 시대를 풍미했던 TV애니메이션의 극장판. 일본에서는 ‘스포츠 만화의 교본’이라 불릴 만큼 이후 많은 스포츠 만화에 영향을 줬다.‘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슬램덩크’ 팬이라면 누구나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을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승부를 다뤘다.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아 두 팀의 명승부를 송태섭의 시점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형을 떠나보낸 뒤 그리움과 괴로움을 품에 안고 살던 송태섭이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과정이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정신과 맞닿아 신드롬을 일으켰다. 1990년대 2D로 구현됐던 주인공들은 일본 애니메이션계 최정상 제작진의 손에서 3D CG로 업그레이드됐다. 1990년대 ‘슬램덩크’를 기억하는 중장년층까지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누적 관객 수 469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 기록을 경신한 건 약 두 달 뒤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이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작품은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가 문을 찾아 여행하고 있는 청년 소타와 만나 재난을 부르는 문이 열리는 걸 막기 위한 여정을 그렸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서정적인 작화와 감성적인 스토리가 합쳐져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스즈메의 문단속’은 ‘겨울왕국’ 시리즈에 이어 국내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가운데 역대 흥행 3위에 자리하게 됐다. 지난 3월 8일 개봉한 이 작품은 더빙판까지 추가로 개봉, 6월 현재까지도 여전히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일본이야 한국이야? 일본 톱스타들 줄내한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서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톱스타들도 줄줄이 내한하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나 ‘스즈메의 문단속’에 앞서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실사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도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 일본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친근감이 더없이 올라갔을 때를 내한 적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지난해 11월 개봉, ‘아바타: 물의 길’, ‘영웅’ 등 대작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상영관을 지키며 장기 상영했다. 이 영화가 극장에서 불러모은 관객은 약 110만 명. 이는 일본 실사 영화로서는 약 21년 만의 신기록이었다. 일본 현지에서 ‘천년돌’이라 불리는 ‘오세이사’의 주연 미치에다 슌스케는 지난 1월 한국 팬들의 성원에 감사의 의미로 내한하기도 했다.이후에도 일본 스타들의 내한은 계속됐다. 지난 2월엔 ‘궁지에 몰린 쥐는 치즈 꿈을 꾼다’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유키사다 감독은 국내에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나리타주’의 감독으로 유명하다. 또 이달 초엔 일본의 톱스타 사카구치 켄타로와 고마츠 나나가 영화 ‘남은 인생 10년’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남은 인생 10년’은 이 같은 배우들의 내한에 힘입어 누적 관객 수 13만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최근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의 ‘시 히어 러브’의 아시아투어 일환으로 주연인 야마시타 토모히사와 아라키 유코가 내한했다. 아마존의 OTT 서비스인 프라임비디오는 아직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시 히어 러브’는 극장 등 다른 창구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 만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렇듯 개봉 일자도 확정되지 않은 영화의 출연진이 한국을 찾는다는 건 그만큼 일본에서 한국 시장을 이전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 전문가들 “일본 붐보단 IP의 힘으로 봐야”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본 콘텐츠의 인기를 ‘일본 붐’이라 하기엔 아직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좋은 콘텐츠 IP(지적재산권)에 국내 관객들이 반응한 것 뿐, 올 상반기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일본 콘텐츠들이 흥행한다고 보장하긴 어렵다는 시선이 상당하다.‘스즈메의 문단속’을 비롯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을 수입해 배급한 미디어캐슬의 강상욱 대표는 “작년 11월 ‘오세이사’부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관객의 극장 관람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영화가 연달아 나온 것 뿐 이로 인해 ‘일본 영화’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시대가 왔다고 판단하기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이사’가 버틴 작년 하반기를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로 한정한다면 오히려 ‘극장용 애니메이션 열풍’이라는 표현이 조금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고 이야기했다.강 대표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엘리멘탈’의 흥행을 언급한 뒤 “이 외에도 ‘짱구’와 ‘포켓몬’ 등 시리즈물들이 극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블록버스터급 실사 영화에만 올인하는 한국 영화계가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라고 본다”고 짚었다.만화 전문 조경숙 평론가 역시 비슷한 분석을 했다. 조 평론가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모두 갑작스럽게 나온 작품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전에 만화책과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됐고,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인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와 연결돼 있다”면서 “이는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닌 그 전부터 빌드업된 콘텐츠의 폭발력이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어떤 문화권에서 대중과 상호작용을 했던 맥락이 콘텐츠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때문에 앞으로도 애니메이션, 혹은 일본 애니메이션은 무조건 흥행할 수 있다기 보다 그 맥락을 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또 조 평론가는 상반기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스카이 패밀리’와 ‘최애의 아이’를 짚으며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6.29 06:00
영화

‘아바타2’ 2023년 첫 천만! 1편보다 4일 느리고, 매출은↑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이 설 연휴 마지막날인 24일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아바타2’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 수 1005만 3086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이후 42일 만이다.‘아바타2’는 국내에서 외화로는 처음으로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린 ‘아바타’(2009)의 후속작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약 13년에 걸친 작업 끝에 공개한 ‘아바타2’로 국내에서 쌍천만을 기록한 첫 번째 외국인 감독이 됐다. 시리즈가 1, 2편 모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사례는 ‘신과 함께’와 ‘겨울왕국’ 이후 ‘아바타’가 세 번째다.전편인 ‘아바타’가 워낙 글로벌한 흥행 성적을 거뒀기에 ‘아바타2’ 역시 ‘천만 영화’ 등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과 OTT 시장의 급성장, 지난해 중순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극장 체인들이 일괄적으로 단행한 1000원 씩의 영화 관람료 인상 등으로 인한 대중의 영화 관람 심리 위축,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등이 난관으로 꼽혔다. 하지만 ‘아바타2’는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천만 영화’ 등극에 성공했다. 극장가가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 맞춰 주차시간을 늘리거나 영화가 언제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넘어설지를 예측하는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관객몰이에 힘쓴 것도 도움이 됐지만 오랜만에 개봉한 3D 전용 영화인데다 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시각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관객들의 마음을 돌린 결정적 요소였다.13년 전 ‘아바타’와 비교해 4일 늦게 1000만 관객 돌파를 이뤘지만, 매출액은 전편을 상회할 전망이다. 23일 기준 ‘아바타2’의 누적 매출액은 약 1262억 9000만 원으로 1편의 총매출인 1284억 4000여만 원과 약 22억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바타’의 개봉 당시 최종 관객 스코어는 1362만 4327명으로 연휴 특수를 모두 누린 ‘아바타2’가 이 기록을 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충분히 뛰어넘을 것으로 점쳐진다.이는 ‘아바타2’의 시각효과를 스크린에서 충분히 느끼고픈 관객들이 티켓 가격이 비싼 아이맥스, 4DX, 돌비시네마 등 특별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CGV데이터전략팀 분석에 빠르면 ‘아바타2’를 관람한 관객의 65.1%는 특별관을 이용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아바타2’는 2조 473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며 전편이 기록한 3조 5734억 원의 수익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전편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흥행 수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아바타2’를 계기로 관객들의 위축된 영화 관람 심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실제 ‘아바타2’ 개봉 전인 지난해 10월과 11월의 극장가 총 관람객 수는 각각 620만, 637만 명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상태였던 2021년 10월(519만 명), 11월(651만 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만큼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이 적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바타2’가 ‘천만 클럽’ 가입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루며 다시 한 번 극장가에는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지난해 10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바타2’를 처음으로 소개하며 “‘아바타’ 같은 작품을 보고 누군가는 ‘공룡’이라고 비판할 수 있지만, ‘아바타’처럼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작품들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면서 “‘아바타’는 다른 사람들과 집단적인 체험을 하고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그런 영화”라고 강조했다. ‘아바타’2가 다시 느끼게 해준 관람 경험이 설 연휴 이후 극장가에 계속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3.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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