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3건
경제

밑바닥 찍고 도약의 임인년 준비하는 범띠 박정원

두산그룹과 HDC현대산업그룹(이하 HDC현산)이 처절했던 경영 위기를 딛고 도약을 벼르고 있다. 수장인 박정원 두산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나란히 1962년생 호랑이띠여서 비범한 기운을 발판 삼아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얼굴 바꾸고 수소 비즈니스 전환 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2020년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의 관리를 받은 뒤 혹독한 자구안을 이행하며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1896년 설립된 최장수 기업인 두산은 지난 2년간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겪었다. 밑바닥을 찍은 두산은 박정원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리빌딩에 나서고 있다. 두산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산업은행과 채권단으로부터 긴급자금 3조원을 수혈받았다. 이후 2년간 클럽모우CC를 시작으로 네오플럭스·두산타워·두산모트롤BG·두산솔루스·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차례로 매각하며 자구안을 이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자회사 매각을 통해 3조600억원을 마련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에는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정원 회장도 사재 출연하는 등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박 회장 등 두산 오너가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그룹의 허리인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이었고, 사재 출연 규모는 5740억원에 달했다. 체질 개선을 위해 먼저 기업아이덴티티(CI)부터 26년 만에 바꿨다. 지난 3일 두산은 '인데버 블루(Endeavour Blue)'라고 이름을 붙인 파란색의 새 CI를 공개했다. 인데버는 노력, 분투라는 뜻이다. 그룹 창립 100주년을 맞아 CI를 바꾼 바 있는 두산은 올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다시 한 번 변화를 준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과거의 틀을 벗어나 미래를 향해 역동적이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두산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산업군부터 달라졌다. 과거에는 정보유통, 기술 소재 등에 집중했지만 현재 두산의 주력 사업은 중공업, 중장비, 에너지 부문이다. 이제 두산은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미래의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다. 석탄에너지에서 벗어나 수소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이제 한층 단단해지고 달라진 모습으로 전열을 갖췄다. 더 큰 도약을 향해 자신감을 갖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올해 주요 실행 목표 4가지도 제시했다. 신사업군의 본격적 성장과 수소 비즈니스 선도, 혁신적 기술과 제품 개발, 기존 사업의 경쟁우위 통한 시장 선도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및 트라이젠 시스템 개발 등 앞서가는 수소 비즈니스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박정원 회장은 “풍력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기존 수전해 방식보다 효율이 높은 고체산화물 전기분해 기술 개발, 수소액화플랜트, 수소터빈, 수소모빌리티 등 생산에서 유통·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 사업 전반에 걸쳐 우리가 보유한 독보적 제품과 기술에 자신감을 갖고 수소 산업을 선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모빌리티 대신 종합금융 라이프스타일그룹 도약 정몽규 회장은 야심차게 추진했던 모빌리티그룹 전환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통해 ‘육해공 모빌리티’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악재로 항공업이 거의 셧다운 되자 인수합병을 포기했다. 이에 재계 10위권 진입이라는 꿈도 사라졌다. 현재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계약금 2500억원 반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HDC현산은 새해부터 불공정 행위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난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대금 지연이자를 주지 않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한 HDC현산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3개 수급사업자에게 건설·제조 등 86건을 위탁하면서 계약 내용을 적은 서면을 최대 413일 지연해 하도급업체에 발급했다. 최근 HDC현산의 이미지는 썩 좋지 않다. 지난해 6월 ‘광주 재개발 참사’로 비난받았다. HDC현산의 하도급업체가 철거 중이던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나면서 9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참사였다. 이로 인해 올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다. 대규모 랜드마크 사업 발굴 등으로 종합금융 라이프스타일그룹으로의 도약을 벼르고 있다. 건설사업에서 벗어나 유통·면세·자산관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2조원대의 잠실 스포츠·MICE 민간 투자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장 1월부터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5 잠실운동장 일대 약 36만㎡를 개발하는 것으로 2029년까지 코엑스 3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과 3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 1만1000석 규모의 스포츠 다목적시설, 수영장, 900실 규모의 호텔과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HDC현산은 이 사업을 서울의 새로운 중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지향적 복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HDC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등 민간제안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HDC의 철학으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 대규모 복합개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그룹 내 40대 젊은 CEO를 3명이나 발탁하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유병규 신임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온리원 최강 디벨로퍼가 돼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삶의 가치와 행복을 높여주는 칭찬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07 07:01
스포츠일반

3선 도전 나선 정몽규 축구협회장, 전망은?

정몽규(58) 대한축구협회장이 내년 1월에 열리는 제54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3선 도전을 위한 항해에 나섰다. 정 회장의 도전은 3선을 염두에 둔 여타 종목 회장들의 거취와도 맞물려 있어 스포츠계 전반의 관심을 모은다. 대한축구협회는 “정 회장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3선 도전 심의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체육단체장 출마 자격 확인을 위한 서류 접수는 14일에 마감했으며, 심의는 오는 28일에 열린다. 정 회장이 체육회에 3선 도전 가능 여부를 문의한 건 체육회 규정상 단체장은 재선까지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현직 단체장이 3선을 위해 출마하는 건 특별한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해당 스포츠 국제단체의 임원으로 진출하기 위해 경력이 필요한 경우다. 그 외에도 해당 협회에 재정적으로 기여했거나, 주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이끄는 등 높은 공헌도가 인정될 경우 예외를 인정 받을 수 있다. 정 회장은 ^재정 기여 ^국제대회 성적 두 부문을 근거로 심의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현 축구대표팀 감독을 영입할 당시 축구 발전에 써달라며 자신이 운영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CSR(사회공헌) 자금 40억원을 출연했다. 아울러 2015년 이후 ‘포니 정 재단’을 통해 매년 60명의 중학생 축구 유망주들에게 1억2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 회장은 축구협회장이 된 이후 협회 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FIFA 회의 등 협회 업무와 관련한 해외출장도 전액 자비 부담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국제대회 성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축구 금메달을 수확했고, 지난해에는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준우승을 뒷받침했다. 국제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외교력을 끌어올릴 기회를 놓친 건 감점 요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4월 FIFA 평의회 위원직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직을 모두 잃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축구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기회 또한 사라졌다. 지난해 A매치 중계권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조건을 내걸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 자신이 운영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협회 스폰서십 업체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다 중도 포기한 점 등도 3선 출마 승인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정 회장이 3선 도전 승인을 받아 선거판에 나설 경우, 그를 견제할만한 대항마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항간에는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조광래 대구 FC 대표이사 등이 축구계 대권 도전설이 나오지만, 당사자들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차 감독의 한 측근은 “불필요한 소문 때문에 오해가 쌓여가는 상황이 답답하다. 축구협회장 선거에 차 감독이 나서는 일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정 회장의 3선 도전을 체육회가 승인하지 않을 경우다. 이른바 ‘축구 여당’으로 통칭되는 범 현대가에서 새 후보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데, 어떤 카드가 축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축구인들 사이에서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데, 진위 여부는 정 회장 출마가 좌절될 경우에나 확인할 수 있다. 축구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정 회장이 출마할 경우 무난히 3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체 후보가 나서야 할 경우라면 선거 판세에 대한 섣부른 예측이 힘들다”면서 “정 회장이 체육회로부터 출마 승인을 받을 지의 여부가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10.16 14:48
경제

HDC현산 "1조원 할인 논의된 바 없다" 불만 토로 법적 공방 예고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아사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계약 해제 통보를 받은 지 나흘 만에 첫 공식 입장을 내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계약금 2500억원 반환을 놓고 현산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산은 15일 입장문에서 '종합 모빌리티 그룹' 비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재차 설명했다. 또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가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간 부당 지원 행위를 문제삼아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언급했다. 법률 리스크가 현실화해 거래 종결 시 임직원의 배임은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실사 요구는 무리한 것이 아니었다는 게 현산의 주장이다. 현산은 지난달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최종 담판'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면담에서 구체적인 안이 논의된 바가 없는데도 언론에 '1조 할인' 등이 보도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현산은 "산은은 이후 언론에 대한 대응은 일방이 하지 말고 서로 조율해서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협의 당일 오후부터 사실과 다른 기사가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현산은 이메일을 통해 재실사를 고수한 것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재무상태와 경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미래 존속가능성에 대한 검토 이후에는 인수조건 논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므로 향후 진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지만 산은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그동안 최종 면담 결과와 이메일 답변 등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던 현산이 뒤늦게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 계약 무산의 책임이 전적으로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현산은 이를 토대로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산은 "계약 해제와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 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약금 반환 소송을 예고했다. 현산은 특히 2008년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며 내걸었던 3000억원대의 이행보증금 중 1260억여원을 돌려받은 사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당시 계약 무산의 주요인이 확인 실사를 하지 못한 데다 최종계약 체결 전 검토가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도 받지 못했던 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채권단은 현산의 입장문 내용을 토대로 대응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15 13:33
경제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목 잡은 박삼구 총수일가 '오너리스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박삼구 총수일가의 ‘오너리스크’로 인해 결국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최종 인수자로 나섰던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지난 2일 이메일을 보내 ‘12주 재실사’ 요구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현산 회장을 직접 만나 인수대금 1조원 할인 등 추가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현산의 답변은 ‘원칙 고수’였다. 현산이 이런 파격 할인에도 인수를 사실상 포기한 배경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리스크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현산의 12주 재실사 요구는 향후 인수 계약금(2500억원) 소송을 대비한 전략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계열사 부당거래와 재무구조 등을 재점검하는 데 목적이 컸다. 현산은 지난 7월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과 함께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등을 지적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의 부당거래와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0억원을 부과했다. 이와 동시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전 회장과 경영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받은 과징금 규모만 81억81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을 부당 지원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16년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공급권을 확보하면서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금호고속BW는 신주인수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이례적으로 무이자로 발행됐다고 판단했다. 또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 9개 계열사들이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전략 경영실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에 유리한 조건의 금리로 1306억원 단기 대여한 점도 총수일가에 대한 부당지원으로 봤다. 공정위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우회적으로 이뤄지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BW발행에 회장이 직접 서명했고, 해외 기내식 업체와 투자 협상 회의 등에도 참석한 점을 고려해 박 전 회장이 지시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금호고속은 재무상태가 열악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웠다. 그러자 계열사들의 부당지원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등 그룹 지배력 강화에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금호고속이 금융기관의 시세 금리 차로 162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금호그룹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고, 사법기관에서 불기소 처분이라는 법적 판단이 나왔음에도 무리한 고발을 진행해 당혹스럽다”고 했다. 오너리스트는 이전부터 끊이질 않았다. 2018년에는 박 전 회장이 여승무원을 ‘기쁨조’로 동원한다는 ‘미투’ 사건에 연루됐고, 그해 7월에는 기내식 공급 대란으로 ‘노밀(No Meal)’ 항공기 운항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되면 박 전 회장의 아들이자 금호그룹 총수일가 3세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는 그룹 재건 작업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금호고속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으로부터 1300억원을 차입하면서 금호산업 지분 45%를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지분 45%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고, 금호그룹 총수일가는 알짜기업인 금호산업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9.07 07:00
경제

인수 가격 낮아진 아시아나항공, 정몽규 회장 결단만 남았다

이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결단만 남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2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수 주체인 HDC현산의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채권단이 1조5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산 측의 인수 부담을 낮추는 방안과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방안을 현산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단은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돌려받을 생각이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안을 의제로 한시간가량 의견을 주고받았다. 두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려고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산은은 회동 이후 자료를 통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측과 인수 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 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제안을 채권단이 제시했고, 이제 정 회장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현산이 채권단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고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27 07:45
경제

아시아나항공 매각 여부 9월 초 판가름 '입장 차 여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여부가 9월 초 판가름 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인수 의지 확인 등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최고 경영진 간 면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조만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만남이 성사되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의 3차 회동이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 논의를 위해 두 차례 만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표급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권순호 현산 사장과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이 만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등의 문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산은 계속해서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고집했고, 금호산업은 더 이상 실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의 이번 면담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결판을 위한 마지막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초 인수합병 여부를 조속히 종결한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성사가 되지 않는다면 산은은 B플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채권단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동의 없이 큰 규모의 자금 차입이 진행됐고, 부실 계열사에 대한 부당 자금지원도 이뤄졌다며 재실사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극적 타결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서로 계약 파기 책임에 대한 ‘명분 쌓기’를 해왔기 때문에 2500억원 계약금 소송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24 10:49
경제

현산, 대면협상 수용…아시아나 인수합병 '운명의 한주' 카운트다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금호산업의 대면협상 요구를 받아들였다.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오는 12일을 앞두고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추진에 다시 불씨가 지펴졌다. 마침 정몽규 현산 회장도 지난주 여름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다. 정 회장은 휴가 동안 인수합병 관련 서적을 읽는 등 경영 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가 현산과 금호산업이 지루한 공방전을 마치고 인수합병 작업을 계속 이어갈지, 파기할지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현산은 9일 금호산업의 대면협상 제안을 수용한다면서 ‘대표이사 간 만남’을 역제안하는 다소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현산은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만나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만 줄곧 요구해왔던 ‘재실사 전제’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번 입장 발표는 지난 7일 금호산업이 대면협상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나왔고, 이번 인수합병 추진에 있어 중대 고비를 맞는 이번 주 시작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당초 오는 11일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한 현산의 데드라인이 될 전망이었다. 계약서상 12일부터 금호산업의 계약 해제 선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호산업은 현산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내 ‘12일 이후에는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데드라인이 임박한 만큼 이번 주 대표이사 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면협상 가능성에도 양측의 입장이 워낙 팽팽한 터라 극적인 타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산은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원점 재검토 선언 이후 두 차례 재실사 요구에 이어 이날도 ‘재실사’를 대면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하지만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중재자인 산업은행까지도 재실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조건이 충족됐다. 계약 이행을 촉구한다”고 재실사를 거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영업이익 1151억원으로 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런데도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무산 때처럼 여전히 ‘노 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항공업계의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인수합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 회장도 사석에서 “손해를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오히려 대면협상을 ‘책임 공방론’에 대한 연장 선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현산과 금호산업 채권단 양측은 법적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시 현대산업개발이 계약금반환 청구 소송을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인들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계약 무산 시에 대비해 '플랜B'도 세우고 있다. 현산 역시 2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전을 내다보고 명분 쌓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재실사 요구와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 역제안 역시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소송전에서 유리한 논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수합병 계약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산은 “인수거래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와 도약을 위해서는 현산의 인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금호산업이 재실사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10 07:00
경제

HDC현산, 아시아나항공에 재실사 요구 '인수 포기 수순?'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재실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현산은 26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최근 러시아 등 해외에서 기업결합신고가 모두 끝나 인수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계약을 종결하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현산 측에 보냈는데 이데 대한 회신인 셈이다. 현산은 이번 공문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표명했다면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재실사와 관련해 현산은 ▲인수계약의 기준이 되는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 등을 언급했다. 또 공문에서 ▲아시아나항공의 2019 회계연도 내부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부적정인 점 ▲부채가 2조8000억원 추가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차입이 진행되고 있는 점 ▲영구전환사채의 추가발행으로 매수인의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점 등을 재점검하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와 계열사 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문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등에 관해서도 확인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4월 초부터 지금까지 15차례 정식 공문을 발송해 재점검이 필요한 세부사항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달했으나 지금까지 충분한 공식적 자료는 물론 기본적인 계약서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27 09:59
경제

'손해 볼 수 없다'는 정몽규, 아시아나 인수 시각 달라졌다

“손해를 볼 순 없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이상 현산)이 사석에서 한 발언이다. 현산이 산업은행 측에 ‘원점 재검토’ 카드를 꺼냈듯이 정 회장이 아시아나 인수를 바라보는 시각도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인수 입찰 때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계산법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읽히고 있다. 대외적인 인수 압박에도 정 회장이 사업가적 계산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정 회장을 만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현산이 공식적으로 요구 조건을 밝히진 않았지만 산업은행과의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 역시 “수용 가능한 대안 제시해달라”고 정 회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가치가 달라진 게 인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 회장은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육해공 모빌리티’ 비전을 선포했다. 아시아나항공을 품은 뒤 재계 10위 진입까지 꿈꿨던 정 회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이 거의 ‘셧다운’ 되다 보니 접근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도 지난 7일 이스타항공이 1000억원가량을 마련해 선행조건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인수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러시아의 해외 기업결합 최종 승인도 떨어졌다. 대외적으로 모든 기업결합 절차가 마무리되는 등 장애물이 모두 없어졌다. 게다가 김 장관이 발 벗고 나서 명확한 인수 의지를 보일 경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까지 약속했지만 현산은 머뭇거리는 모양새다. 대신 물밑에서 요구사항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매도인 등의 진술 및 보장이 사실이어야 한다. 또 확약과 의무 모두 이행됐다는 등 다른 선행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며 “그래야 현산의 거래 종결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현산은 '계약 체결 이후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무려 4조5000억원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지난해 6월 말 대비 1만6126%나 급증하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산을 둘러싼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인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 지난 6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현산의 공모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싸늘했다. 모집금액이 3000억원이었지만 110억원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리스크가 투자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 3사가 현산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현산의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A로 떨어지게 될 전망이다. 현산의 올해 분위기는 좋다. 지난 1분기에 매출 1조67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2% 증가했다. 만약 현산이 업황 회복이 불투명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산의 선행조건 제시 등 요구 조건이 많아지고 있고, 입찰 당시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협상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10 07:00
경제

호기롭게 아시아나에 베팅했던 현산 정몽규, 결국 백기 드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원점 재검토’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호기롭게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베팅했다. 하지만 내외부의 악재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에 백기를 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육해공 모빌리티’ 기업을 발판으로 재계 10위에 진입한다는 계산을 세웠던 정 회장의 꿈도 덩달아 희미해지고 있다. 현산은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공문을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베팅했던 2조5000억원 인수금액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현산은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0일 '재검토 요청'과 관련해 "효율성 제고 등의 차원에서 이해관계자 간 논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현산에서 먼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해 달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은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현산은 '계약 체결 이후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무려 4조5000억원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지난해 6월 말 대비 1만6126%나 급증하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2020년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1386.7%에서 6279.8%로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와 현산이 주장하는 부채 비율이 다른 셈이다. 이와 관련해 현산은 “외부에서 평가를 받은 결과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의 신뢰성에 의문부호가 생긴다”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점 재검토’ 입장과 관련해 “부채로 4조5000억원이 추가되었다고 적시한 점은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겠지만, 인수 포기에 가까운 입장이라는 데 무게가 더 실린다”고 말했다. 현산의 주장대로라면 부채 증가 규모가 인수 입찰금액(2조5000억원)보다 많다. 다른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는 게 읽힌다. 채권단이 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는 지난 4월부터 커졌다. 입찰 당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던 범 현대가 모임에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을 이룬 미래에셋대우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그룹 내부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 잠식 우려가 커지면서 무리한 인수는 경영에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런 내외부의 부정적 의견으로 인해 상황이 변하자 정 회장도 백기를 드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애초 현산은 2조원의 신주 발행으로 부채 비율을 300%까지 낮춰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었다. 또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사전 동의 없는 추가자금 차입 승인과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을 지적하며 현 경영진에 대한 의문부호를 던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인수가 재협상은 불가’로 맞서고 있다. 현산은 앞으로 구주 인수가격 조정(3228억원), 5000억원 영구채 출자전환, 차입금 상환 만기 연장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헐값 매각 불가'를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하는 채권단으로서는 양측의 합의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채권단은 현산의 인수 무산 시 아시아나항공을 ‘통매각’이 아닌 분리 매각한다는 대비책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6.11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