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다시 10년 전 음악으로...악뮤 이찬혁 욕심 아웃, 그리고 이수현 살리기 [종합]
듀오 악뮤(AKMU)가 초심을 살린 음악으로 돌아왔다. 팀 노래의 작곡을 도맡아 하는 이찬혁은 개인적 도전보다는 대중의 바람을 겨냥했다. 동생 이수현의 음악 슬럼프 탈피도 중요한 이유가 됐다.2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신사옥에서는 악뮤의 네 번째 싱글 ‘러브 리’(Love Lee) 발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는 라디오 DJ 형식으로 진행됐다. 라디오 부스 안 콘셉트에서 두 사람은 마주보고 앉아 앨범을 소개해 재미를 더했다.이수현은 “악뮤 활동을 하면서 점점 이찬혁 색깔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번 앨범에는 내가 원하는 걸 해달라고 요청했다. 더 이상의 도전은 싫었다”며 “‘우리 10년 전으로 돌아가자’ ‘가볍고 기분 좋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해서 만든 노래가 이번 신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찬혁도 “(수현이가) 어느 순간부터 음악에 대해 즐거워하는 게 덜 한 것 같다고 느꼈다. 악뮤는 같이 즐길 수 있는 노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악뮤는 지난 2014년 데뷔곡 ‘200%’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유의 청량감으로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이수현은 “많은 팬들이 우리 초기 음악 스타일을 기다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신곡은 ‘200%’ 2탄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그 말대로 이번 앨범은 악뮤라는 팀의 첫 인상을 대중에게 각인했던 그 시절의 감성이 듬뿍 담겨있다. 각자의 쉼과 활동을 마친 후 2년여 만의 컴백인 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이찬혁은 “2년 정도가 공백기가 있었다. 솔로를 비롯해 프로젝트성 앨범을 발표하면서 개인적으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걸 많이 한 것 같다. 이제는 하고 싶은 거 말고 악뮤로서 잘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며 전했다. 이수현 역시 “재밌게만 음악 하자라는 생각이 컸다.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라고 곁들였다.
이찬혁은 그간 음악 방송에서 뒤로 돌아 노래하는 등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선보여 왔지만 이날 만큼은 이수현보다 더 차분하고 오빠다운 진지한 모습으로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이번 앨범은 그의 진정성 깊은 음악성과 더불어 이수현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찬혁은 “내가 추구하고 도전했던 음악들이 수현이를 어려운 상황으로 밀고 가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현이의 슬럼프에는 내 책임도 있었다”라며 “악뮤는 둘이 연구해서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겠다고 방향성을 굳혔다”라고 말했다. 이수현도 “오빠가 함께 작업하면서 음악에 대한 재미를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계속 응원하고 조언해줬다”며 “이번 앨범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타이틀곡 ‘러브 리’는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드럼에 감각적인 보컬이 더해진 노래다. 과거 악뮤의 러브송들을 연상케 하는 유쾌한 구애로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한다. 제목은 사랑스러움을 의미하는 단어 ‘러블리(Lovely)’와 이찬혁·이수현의 성인 ‘이(Lee)’를 중의적으로 활용했다.악뮤는 이번 활동을 시작으로 SNS 채널 개설, 챌린지 진행 등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신선한 프로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두 사람은 KBS2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의 새 시즌 MC로 나서게 됐다. 이수현은 “함께 MC를 하게 돼 설레면서도 불안함이 공존한다. 우리 둘 성향이 너무 달라서 떨리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방송을 하면서 음악적으로도 더 성장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남겼다. 악뮤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러브 리’를 발표했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8.21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