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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심 있어요?' 물밑 트레이드 시도한 키움이 '외국인 선수'를 구성한 방법 [IS 비하인드]

외국인 투수 트레이드를 물밑에서 시도한 키움 히어로즈의 최종 선택은 '새판짜기'였다.올 시즌 외국인 선수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키움이었다. 일찌감치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27)와 접촉한 키움은 또 다른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4)와의 계약도 준비했다. 팀 내부적으로 푸이그의 복귀는 기정사실에 가까웠다.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 놨다는 소문이 외국인 선수 시장에 파다했다. 이와 맞물려 병역 이행 중인 토종 에이스 안우진이 풀타임 복귀하는 2026년 대권 도전을 목표로 2025시즌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렀다.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하면 반대급부로 국내 선발 자원을 하나 더 육성할 수 있다.관건은 외국인 선수 쿼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였다. 현행 KBO리그에선 외국인 선수를 구단별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다만 외국인 선수 고용규정 제3조에 따라 3명을 동일 포지션으로 등록할 수 없다. 대부분의 구단이 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선수 구성을 마친다. 국내 선발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과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올 시즌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 아리엘 후라도(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라는 수준급 원투펀치를 운영한 키움으로선 두 선수 중 최소한 한 명과 결별해야 '카디네스+푸이그'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쉽게 포기하기 아까운 자원이었다. 키움의 첫 번째 선택은 트레이드 시도였다. 한 구단 관계자는 "헤이수스와 후라도를 특정하지 않고 관심 있는지 정도를 물어봤다"고 귀띔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 시장에선 후라도의 재계약 규모를 이야기하는 관계자가 있었다. 리그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보류권 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오프시즌 트레이드 매물로 활용하려면 재계약 뒤 트레이드해야 한다. 만약 후라도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려면 그와의 재계약이 선결 조건이었다. 하지만 신인 지명권 등을 넘기며 리스크를 감수할 구단이 없었다. 여러 활로를 물색한 키움이 내린 두 번째 선택은 보류권을 푼 '깔끔한' 재계약 포기였다.키움은 지난 26일 카디네스와 푸이그 그리고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 영입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로젠버그. 키움은 그와의 계약에 최대 80만 달러(11억원·연봉 7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를 보장했다. 헤이수스나 후라도와 재계약한다면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했으나 '신규 영입'으로 비용 절감을 이뤘다. 다만 보류권이 풀린 헤이수스나 후라도는 리그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에 적용되는 '100만 달러(14억원) 제한'을 적용받는다. 올해 계약 총액이 최대 130만 달러(18억원)였던 후라도라선 리그 내 이적을 하더라도 연봉이 깎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해석하면 두 선수 모두 국내 구단의 군침을 흘릴 만한 '대어'인 셈이다. 이미 리그 내 기량이 검증된 선수인데 최대 100만 달러만 투자하면 유니폼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헤이수스의 이적이 우선 초읽기에 들어갔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왼손 선발을 찾은 A 구단과 연결되면서 국내 잔류가 유력하다. 조건 없이 이별한 키움의 선택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흥미롭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7 21:45
프로야구

'악동' 안우진, '괴물' 류현진의 길을 걷는다

'악동'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시즌 200탈삼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BO리그에서 국내 투수가 이 기록을 달성한 건 2012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마지막이다. 안우진은 지난 1일 KT 위즈전에서 탈삼진 9개를 추가, 리그 탈삼진 선두(49개)로 올라섰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45개)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44개)를 따돌리고 타이틀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2일까지 40탈삼진 고지를 돌파한 리그 국내 선발 투수는 안우진뿐이다. 탈삼진 페이스가 가파르다. 안우진은 시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경기당 탈삼진 8.17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규정이닝 투수의 평균 선발 등판 횟수가 28번이라는 걸 고려하면 약 180탈삼진을 추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술적으로 200탈삼진을 넘어 220탈삼진까지 가능하다.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200탈삼진은 총 14번 나왔다. 장명부(1983) 최동원(1984, 1986~87) 김시진(1985) 선동열(1986, 1988, 1991)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투수 10명만 달성했다. 2020년 댄 스트레일리(롯데)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200탈삼진을 정복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외국인 투수. 국내 투수의 200탈삼진은 2012년 류현진, 오른손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1996년 정민철 이후 명맥이 끊겼다. 한 시즌을 부상과 부진 없이 소화해야 하고 강력한 구위까지 뒷받침돼야 가능한 대기록 중 하나다. 안우진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데뷔 첫 시즌이던 2018년 9이닝당 탈삼진 10.02개를 기록했다. 이듬해 8.15개로 소폭 하락했지만 2020년 10.25개, 지난해 9.20개로 리그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이 수치를 커리어 하이인 11.92개까지 끌어올렸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직구(패스트볼)와 시속 140㎞대 고속 슬라이더 조합으로 타자를 압도한다. 지난달 14일 NC전에선 7회 오영수 상대로 시속 156.1㎞ 강속구를 던졌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국내 선발 투수가 7회 이후 156㎞ 이상 강속구를 기록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었다. 송신영 키움 투수코치는 "안우진은 올 시즌 패스트볼 구속과 제구가 모두 좋아졌다. 패스트볼 구속이 향상되면 변화구 구속도 올라간다. 안우진도 마찬가지"라며 "위력적인 공을 던지다 보니 상대 타자들이 어려워하고 마운드에서의 모습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성장한 거 같다. 주자가 있더라고 평정심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승부한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변수가 하나 있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가 중단 없이 운영된다. 태극마크를 다는 선수는 개인 기록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우진은 논외다. 2018년 입단 당시 고교 시절 저지른 학교 폭력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로 인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대한체육회 규정에서 따라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 지난달 9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총 172명)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리그에만 전념하게 됐다. 안우진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은 지난해 기록한 110개다. 그는 "삼진은 잡으려고 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탈삼진 순위를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며 "시즌 150개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03 06:00
야구

수직 무브먼트 30.4㎝…중력 거스르는 '악동' 안우진

투수가 던진 공은 물리적으로 떠오를 수 없다. 포수를 향해 날아가는 공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떨어지는 포물선을 그린다. 하지만 타자는 일반적인 궤적보다 '덜 떨어지는' 공을 떠오르는 것처럼 느낀다. 흔히 말하는 '라이징 패스트볼(rising fastball)'은 실제 공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타자가 느끼는 착각의 결과다. 투구의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가 클수록 '라이징 패스트볼'에 가깝다.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2)은 수직 무브먼트 값이 큰 투수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안우진의 직구 수직 무브먼트는 30.4㎝로 KBO리그 상위 8위(750구 이상 기준·리그 평균 26.4㎝)였다.투구가 회전하지 않고, 중력의 영향만 받아 떨어지는 지점을 0으로 정하면 안우진의 직구는 이보다 30.4㎝ 높다. 그만큼 타자는 공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낀다. 국내 오른손 투수 중에선 배제성(KT 위즈·33.4㎝)·김민우(한화 이글스·31.6㎝)·이태양(SSG 랜더스·31.2㎝)에 이어 네 번째다. 그런데 안우진은 앞선 세 선수와 차별화된 무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구속이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9㎞로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빠르다.키움 전력분석 관계자는 "안우진은 (다른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수직 무브먼트가 좋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에 형성되는 하이 패스트볼 효과가 뛰어나다. 공의 회전수도 많아서 (홈플레이트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구속까지 빠르니 타자가 공략하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자주 상대하지 않았던 타자들은 생소함까지 더해진다.지난 1일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선 안우진의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안우진은 7회 1사까지 삼진 9개를 뽑아냈다. 5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고, 6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 쾌투로 7-4 승리에 힘을 보탰다.패하면 시리즈 탈락하는 중압감이 큰 무대. 그는 한 가지 확실한 게임 플랜을 세운 듯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선 무조건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직구를 꽂았다. 이 높이로 빠른 공을 던지면 타자의 눈높이와 비슷해져 배트가 나오기 쉽다. '라이징 패스트볼'처럼 보이는 안우진의 결정구에 두산 타자들은 계속 착각했다.이날 안우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7㎞까지 찍혔다. 탈삼진 9개 중 삼진 5개의 결정구가 직구였고, 모두 헛스윙이었다. 김재환·박건우·양석환 등 내로라하는 두산 간판타자들의 배트가 맥없이 돌아갔다. 직구로 밑그림을 잘 그리니 변화구인 슬라이더(탈삼진 3개)와 커브(탈삼진 1개)도 더 위력적이었다. 이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곧 KBO리그에서 최고의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려면) 견갑골 근육을 잘 써야 하는데 그걸 굉장히 잘 사용하고 있다. 모든 구종을 완벽함에 가깝게 투구하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휘문고를 졸업한 안우진은 2018년 1차 지명을 받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만 무려 6억원. 고교 시절부터 전국구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지만, 입단 직후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져 2018년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구단으로부터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까지 받아 데뷔도 하기 전에 '악동' 꼬리표가 붙었다. 올 시즌에는 지난 7월 팀 선배 한현희와 수원 원정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서울에서 술을 마신 게 적발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징계로 시즌 아웃이 유력했다. 그러나 선발 보강이 필요했던 홍원기 키움 감독이 그를 1군에 불러올렸다.그가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악마의 재능'이라고 불릴 만하다. 2일 열린 WC 2차전 패배로 시리즈 탈락한 키움이 수확한 올해 포스트시즌(PS) 성과 중 하나였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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