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IS 피플] 한국 축구 자존심 살렸다... 안효연 감독의 12일 매직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안효연 감독(44·동국대)이 이끄는 한국 대학축구 선발팀은 지난 1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일본 대학 선발팀과 2022 제20회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정기전에서 3-2로 이겼다.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0-5로 완패했던 한국 선발팀은 3개월 만에 홈에서 가진 설욕전에서 승리했다. 일본과의 대회 역대 전적은 8승 2무 8패로 동률을 이뤘다. 올해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세 이하(U-16)부터 A대표팀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잇따라 일본에 완패를 당했다. 한국 U-16 대표팀은 지난 6월 일본에 0-3으로, U-23(23세 이하) 대표팀은 같은 달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졌다. 대학 선발팀도 0-5로 무릎을 꿇었다. A대표팀은 지난해 3월 열린 평가전(0-3 패)에 이어 7월 동아시안컵에서도 일본에 0-3으로 연패했다. 안효연 감독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한국 축구가 최근 일본에 계속 패배하지 않았나. 선수들도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한국 축구를 대표해서 (연패를) 끊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이 부분이 선수들에게 (일본을 꺾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많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축구인들에게 관심이 많이 쏠린 경기였다. 그만큼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안효연 감독은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변석화 대학축구연맹 회장은 안 감독에게 코치·선수 선발에 대한 전권을 일임했고, 프로축구 K리그1(1부) 강원FC 최용수 감독은 5일부터 16일 사이 강원도 태백 등지에서 소집훈련을 갖는 대학 선발팀이 두 차례 연습경기를 하도록 배려했다. 안효연 감독은 “축구 관계자들이 안양종합경기장에 많이 와주셔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치진도 ‘일본을 이겨야 한다’고 힘을 모았다”며 “하석주 아주대 감독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최용수 감독님도 ‘효연이는 무조건 이길 수 있어’라며 용기를 북돋워 주셨다”며 돌아봤다. 이날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관전했다. 한국 선발팀은 12일간의 짧은 소집훈련을 가졌다. 지역·권역별 우수 선수를 선발해 1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일본 선발팀에 비하면 준비 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남윤성 축구해설위원도 “(짧은 기간) 패스 플레이를 통한 조직력 있는 팀을 만들기는 사실 힘들다. 안효연 감독님의 전술과 선수들의 정신력이 빛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한국 선발팀은 빠른 역습을 통한 침착한 마무리로 3골을 터뜨렸다. 높이에 대한 강점도 유지하면서 일본 수비수들에게 부담을 줬다. 남윤성 해설위원은 “무작정 롱 패스를 통한 역습을 하기보다 빠른 측면 선수들을 이용한 전진 속도가 좋았다. 훈련 기간이 짧았지만, 안효연 감독이 자신의 축구 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을 선발한 게 주효했다”고 짚었다. 안효연 감독은 “축구는 실수를 적게 하는 팀이 이기는 스포츠다. 6월에 패배도 실수 때문에 완패한 것이다. 태백에서 준비할 때 실수를 줄이는 부분에 중점을 둬 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본 경기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열망과 간절함이 실수를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9.19 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