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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3위인데…이도현, 볼더링 준결선에서 아쉬운 10위 [2024 파리]

스포츠클라이밍 볼더링 세계랭킹 3위이자 이번 대회 메달 후보로 꼽히던 이도현이 2024 파리 올림픽 볼더링 준결선에서 10위에 머물렀다. 이도현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볼더링+리드) 남자부 준결선 볼더링에서 34.0점에 그쳤다.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다양한 구조물을 정해진 시간 이내에 통과해야 하는 종목으로 총 4문제가 나온다. 퍼즐처럼 꼬인 특정 홀드들을 잡아야 하는데, 시도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0.1점씩 감점된다.이도현은 4문제 모두 10점 홀드까지는 정복했다. 그러나 25점짜리 톱홀드 공략엔 실패했다. 이날 출전한 20명 가운데 25점짜리 톱홀드를 하나라도 잡아낸 선수는 단 6명에 불과했다.이도현이 세계랭킹 볼더링 3위이자 이번 대회 은메달 후보라는 점에서 볼더링에서 10위에 처진 성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남은 리드 종목 세계랭킹은 10위, 볼더링+리드 역시 8위다.남은 콤바인 남자부 준결선 리드 경기는 오는 7일 오후 5시에 열린다. 리드는 1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돌출부와 홀드 등 인공 구조물을 잡고 6분 안에 누가 가장 높이 오르느냐를 겨루는 대회다.이후 준결선 상위 8명이 메달을 놓고 오는 9일 대회를 치른다. 볼더링 성적과 리드 점수를 합산한 점수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볼더링 1, 2위는 일본 선수들이 휩쓸었다. 볼더링과 리드 세계랭킹 1위 안라쿠 소라토는 이날 톱홀드를 2개나 잡아내며 69.0점을 기록했다. 이도현보다 볼더링 세계랭킹이 1계단 낮은 나라사키 도모아도 54.4점으로 2위에 올랐다.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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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인 “이제 연애해야지?” 서채현 “올림픽 같이 가요”

“앗! 여기 좋은 홀드가 있네.”김자인(33)이 ‘홀드(암벽 돌출부)’ 대신 인공암벽에 함께 매달린 서채현(18)의 팔을 잡으며 장난쳤다. 서채현은 “악! 언니~”라며 까르르 웃었다.서울 영등포구 실내암장 서종국 클라이밍에서 김자인과 서채현을 만났다. 둘은 최근 겹경사를 맞았다. 김자인은 지난달 최고 영예인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2014년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세계선수권대회 한국인 최초 우승 등 국제 대회를 30차례 제패한 공로 덕분이었다. 서채현은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는데, 이는 김자인 이후 7년 만이다.서채현이 “인기 종목이 아닌 클라이밍 선수로 언니가 (체육인으로서) 가장 큰 상을 받아 너무 멋지다”며 부러워했다. 김자인은 “바로 옆에서 띄워주니 부끄럽다”며 “괴물처럼 잘하는 선수는 첫해부터 반짝 빛난다. 난 월드컵 첫해 41등에 그쳤는데, 채현이는 첫해 우승했다. 세계선수권 우승도 채현이는 3년 차에 이뤄냈다. 채현이가 나처럼 예선·준결승·결선 모두 완등하는 ‘퍼펙트 우승’을 달성해 기뻤다”고 했다.둘은 15살 차이. 이모와 조카뻘이다. 김자인은 “채현이 부모님도 클라이밍을 하셔서 채현이가 ‘응애응애’ 할 때부터 봤다”고 했다. 서채현은 “언니랑 저랑, 언니랑 우리 엄마랑, 나이 차가 똑같다. 처음 봤을 때 다른 사람들은 다 떨어지는데 언니는 가볍게 올라가 신기했다. 내게는 너무 먼 분이어서 밥 먹을 때도 못 쳐다봤다”고 떠올렸다. 김자인은 “예전엔 채현이가 날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근데 내가 준 패딩을 매일 입더라. 2019년 월드컵 때 룸메이트였는데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함께 보며 친해졌다. 그때 채현이가 ‘스포(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스포일러)’를 했다”며 웃었다.둘의 주 종목은 리드(Lead, 5m 암벽을 6분 안에 높이 오르기)다. 또한 암 리치(양팔 길이)가 키보다 8~10㎝ 더 길다는 공통점도 있다. 서채현은 “외국 선수들은 빠르다. 대신 금방 떨어질 것처럼 바들바들 떠는데, 우리 둘의 경기 스타일은 차분하다. 그게 비슷하다”고 했다.김자인과 맞춘 머리끈을 매고 지난 8월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서채현은 예선에서 2위에 올랐으나 결선 8위에 그쳤다. 김자인은 “채현이가 원래 (주위에) 휘둘리지 않는다. 무표정이다. 그런데 결선에서는 쉬어가도 될 타이밍에도 빠른 페이스로 몰아치더라.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가 완등한 거로 착각했다고 나중에야 들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끝까지 올라가기만 했다면 서채현이 동메달을 따는 상황이었는데, 불필요하게 속도를 낸 것이다.도쿄올림픽에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참가한 김자인은 “작년에 바위를 오르다가 다리가 부러져 강제로 쉬어야 했다. 저체중(41㎏)에 1일1식을 하다가 산부인과에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뱃속에 아이가 보여서 너무 놀랐다”고 했다. 2015년 소방관 출신 오영환 국회의원과 결혼한 김자인은 지난 4월 딸 규아를 출산했다.‘여성 선수로서 후배에게 조언해줄 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김자인은 “채현이는 이미 잘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곧 스무살인데 연애해야지? 클라이밍하고 연애 그만하고”라며 웃었다.김자인은 2024년 파리올림픽에 도전한다. 그는 “임신 8개월에도 암장이 낮은 곳에 올랐다. 올림픽 전날 ‘내가 해설할 게 아니라 저기를 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고 있는 딸의 얼굴을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나중에 딸이 ‘엄마 왜 은퇴했어?’라고 물으면 ‘규아가 태어나서 그만뒀어’라고 말하기 싫었다.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쉽지 않겠지만, 내가 취약한 종목(스피드)이 빠졌으니 마지막까지 도전해보려 한다”고 했다.파리올림픽에서는 콤바인이 ▶리드와 볼더링 ▶스피드로 분리된다. 서채현은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들이 루트 파인딩 정보를 공유하는 게 부러웠다. 언니와 2019년 한 해 밖에 같이 못 해 아쉬웠는데, 파리 대회에는 같이 갔으면 좋겠다”며 기대했다.서채현은 “난 처음 가는 길이 아니다. 언니가 갔던 길을 따라가서 편하다. 언니는 암벽여제”라고 하자, 김자인은 “내가 채현이 나이 때는 ‘거미소녀’로 나갔다. 몇 년 뒤에는 채현이가 ‘암벽여제’로 나갈 거다”며 서채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1.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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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쉬움 훌훌 거미 소녀, 리드 '퍼펙트 우승'

2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1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세계선수권대회 리드(Lead) 여자부 결선. ‘18세 거미 소녀’ 서채현(서울 신정고·노스페이스 에슬리트팀)이 인공암벽에 거미처럼 매달려 성큼성큼 기어 올라갔다. 38번째 홀드(돌출부)를 잡아 금메달 포지션에 오르자 중계 해설자는 “믿을 수 없다. 편하게 마스터 클래스를 즐기세요”라고 외쳤다. 관중은 계속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서채현은 가장 높이 있는 43번째 최종 홀드를 잡고 ‘톱(TOP)’ 표시를 왼손으로 두드린 뒤에야 줄을 타고 유유히 내려왔다. 서채현은 37홀드의 나탈리아 그로스먼(미국), 라우라 로고라(이탈리아)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리드는 15m 인공암벽을 6분 안에 높이 오르는 종목으로, ‘스포츠클라이밍의 꽃’이라 불린다. 서채현은 2019년 IFSC 월드컵 리드 우승을 4차례 차지했지만, 2년마다 열리는 최고 권위의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건 처음이다.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리드 우승은 2014년 ‘암벽 여제’ 김자인(33) 이후 7년 만이다. 서채현은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다. 앞서 예선에서 두 루트 모두 완등해 공동 1위에 올랐다. 27명이 겨루는 준결승에서도 톱을 찍었다. 결선에서도 8명 중 유일하게 ‘완등’에 성공했다. 예선, 준결승, 결선 모든 경기에서 완등하는 이른바 ‘스포츠클라이밍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트위터에 서채현의 우승 순간 영상을 올리며 “가장 늦게 올랐지만, 가장 처음 톱을 성공했다. 놀라운 등반으로 리드 루트에서 유일하게 톱을 달성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서채현이 새로운 리드 클라이밍 월드챔피언이 됐다”고 전했다. 서채현은 도쿄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그는 지난달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리드+볼더링+스피드) 결선에서 8위를 기록했다. 동메달까지 리드에서 딱 세 걸음, 홀드 3개가 모자랐다. 도쿄에서 귀국해 이틀만 쉰 서채현은 다시 훈련에 돌입했고 국제대회에 나섰다. 지난 5일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IFSC 월드컵 8차 대회에서 리드 준우승을 기록했다. 14일 모스크바로 출국한 서채현은 추석 연휴에도 암벽을 오른 끝에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서채현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볼더링(로프 없이 4분 안에 암벽 4개 루트를 적은 시도로 많이 완등하기) 예선에서는 공동 37위로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고, 스피드(15m 암벽 빨리 오르기) 종목은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드에서 압도적 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콤바인이 ▶리드와 볼더링 ▶스피드로 분리된다. 스피드가 취약한 서채현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서채현은 내년 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서채현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딴 메달이 금메달이어서 너무 기쁘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든 루트를 완등해서 더욱 좋다. 한국에서 새벽까지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드 세계랭킹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서채현은 23일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한편 대한산악연맹은 다음 달 1~3일 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을 개최하려 노력했지만, 거리 두기 방역 당국 방침에 따라 개최를 취소했다. 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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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소녀' 서채현, 세계선수권 리드 '완등' 우승

‘거미 소녀’ 서채현(18·서울 신정고·노스페이스 에슬리트팀)이 스포츠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리드 우승을 차지했다. 서채현은 2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1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세계선수권대회 리드 여자부 결선에서 1위에 올랐다. 서채현은 결선에 출전한 8명 선수 중 유일하게 톱(TOP·최종 홀드)을 찍어 ‘완등’에 성공했다. 37홀드의 나탈리아 그로스먼(미국), 라우라 로고라(이탈리아)를 제쳤다. IFSC 월드컵를 4차례 제패했지만 서채현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선수로는 ‘암벽여제’ 김자인(33)이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트위터는 서채현 우승 순간 영상을 올리며 “놀라운 등반으로 서채현이 리드 루트에서 유일하게 톱을 달성했다. 도쿄올림픽에 나섰던 서채현은 새로운 리드 클라이밍 월드 챔피언이 됐다”고 전했다. 서채현은 지난달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결선에서 8위를 기록했다. 동메달까지 리드에서 딱 세 걸음, 홀드(암벽의 돌출부) 3개가 모자랐다. 도쿄에서 귀국해 이틀만 쉰 서채현은 다시 훈련에 돌입했고 국제 대회에 나섰다. 지난 5일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IFSC 월드컵 8차 대회에서 리드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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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7개월부터 등산한 거미소녀 “2024년 파리선 더 높이 올라갈 것”

“어릴 적 아빠 배낭에 업혀서 산에 간 적이 있대요.”“채현이가 생후 7개월 때였어요. 제 등 뒤의 ‘베이비 캐리어’에 앉히고 산에 올라갔죠. 정상에 도착해 채현이를 보니까, 배냇저고리와 기저귀가 다 젖어 있더라고요. 이슬 맞은 나뭇잎과 가지를 피하려고 제가 고개를 숙이며 등반했거든요. 그런데 채현이가 이슬을 다 맞은 걸 몰랐죠.”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채현(18)을 그의 아버지 서종국(48)씨가 서울 영등포에서 운영하는 실내암벽장(서종국 클라이밍)에서 만났다. 지난달 도쿄올림픽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 사이에서 “서채현이 세 살 때부터 산에 올랐다”는 말이 나왔다. 확인 결과 ‘세 살’도 아닌 ‘생후 7개월’이었다. 서종국씨는 당시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채현이가 세 살 때는 이미 클라이밍을 시작했죠”라며 웃었다.어머니 전소영(48)씨는 “2000년 산악회 등산 교실에서 남편을 만나 2년 뒤 결혼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이고, 서종국씨는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다. 서채현은 클라이밍에 최적화한 유전자를 타고났고, ‘조기 교육’까지 받은 셈이다. 아빠 등에 업혀 새벽 이슬을 맞았던 귀여운 아이는 18년이 흘러 ‘거미 소녀’가 됐다. 서채현은 지난달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에 최연소 선수로 출전했다. 동메달까지 딱 세 걸음, 홀드(암벽의 돌출부) 3개가 모자랐다.콤바인은 ▶스피드 ▶볼더링 ▶리드의 세 종목 순위를 곱한 포인트로 순위를 정한다. 포인트가 낮을수록 순위가 높다. 서채현은 예선 20명 중 2위에 올랐다. 8명이 나선 결선에서 스피드 8위, 볼더링 7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리드(15m 암벽을 6분 안에 높이 오르기)에서 1위를 차지했다면, 동메달을 따는 거였다.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 37+개)보다 더 높은 홀드를 잡아야 했는데, 마지막 주자 서채현은 35번째 홀드를 잡고 36번째 홀드를 향해 손을 뻗다가 떨어졌다.서채현은 “함성만 듣고 야냐가 리드 완등을 했다고 착각했다. 둘 다 완등하면 더 빨리 올라간 선수가 1위가 된다. 그래서 오버 페이스를 했다. 중간에 한 번 손을 털고 쉬었다면, 충분히 갈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서채현은 리드 2위를 기록했지만, 최종 8위(8X7X2=112점)에 그쳤다. 야냐가 5점(5X1X1)으로 금메달을 땄다.서채현은 “야냐가 예선 리드에서 부진했다. 그래서 ‘야냐도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결선에서 그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부럽기도 했고, 야냐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올림픽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쏟은 서채현은 엄마와 통화하며 두 시간 내내 엉엉 울었다고 한다. 서채현은 “볼더링 과제가 너무 어려워 걱정했다. 경험이 있었다면 처음에 잘못 생각했더라도 고쳐나갔을텐데…. 코로나19 여파로 볼더링 국제대회를 한 번(2019년 출전)밖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거미 소녀’는 아쉬움을 툭 털어냈다. 도쿄에서 귀국해 이틀만 쉰 서채현은 다시 훈련에 돌입했고 국제대회에 나섰다. 지난 5일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월드컵 8차 대회에서 리드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또 16일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도쿄올림픽 후 서채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 5000명으로 늘었다. “최선 다했으니 금메달”이라는 댓글이 제일 기억 남는다고 했다. ‘암벽 여제’ 김자인(33)은 서채현에게 스테이크를 사주며 “처음이니까 괜찮다. 너무 잘했다”고 격려해줬다.서채현은 “많은 분이 ‘스파이더 걸’이라고 불러주신다. 거미처럼 잘 올라간다는 의미의 별명이라 맘에 든다. 실제로 거미를 보고 ‘저렇게 쉽게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며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모두 봤다. 배우 톰 홀랜드가 좋다. 만약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쓸 수 있다고 상상하면 스포츠클라이밍의 매력이 없어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서종국씨는 “채현이가 얼마 전 ‘올림픽이란 큰 대회를 겪어보니, 월드컵은 긴장도 안 된다’고 하더라. 도쿄에서 금메달을 땄다면 자만하고 덜 노력했을지 모른다. 걸림돌에 넘어졌으니 털고 일어나면 된다. (2024년) 파리올림픽을 위한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했다.파리올림픽에서는 콤바인이 ▶리드와 볼더링 ▶스피드로 분리된다. 스피드가 취약한 서채현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그는 “스피드는 도쿄올림픽이 마지막 경기였다. 이제 리드는 안정적인 것 같다. 볼더링을 보완하면 충분히 (메달을) 욕심낼 만하다. 파리에서는 더 높이 올라갈게요”라며 웃었다.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14 07:44
스포츠일반

끝내 ‘독도’ 아닌 ‘다케시마’로 끝난 도쿄올림픽

도쿄올림픽 폐회식 다음 날인 9일.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의 성화봉송 지도에는 여전히 시마네현 위쪽에 작은 점이 찍혀있다. 독도가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해둔 것이다. 이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지난달 24일 홈페이지에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인 것처럼 표기했다가 우크라이나의 항의를 받고 수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분쟁지역이다. 드미트로 쿨례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잘못된 지도가 실린 걸 알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연락했다. 그들은 즉시 사과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기간 내내 대응하지 않은 채 9일 도쿄를 떠났다. 도쿄올림픽에서 ‘독도’는 ‘다케시마’로 남은 셈이다. 이 과정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가 논란이 됐을 때와 크게 다르다. 당시 IOC는 일본의 항의를 받아들여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독도를 삭제하도록 권고해 한반도기를 교체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8일 도쿄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 외교의 큰 성과라면 앞으로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IOC로부터 문서로 약속 받은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다음날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IOC에 사실을 확인했더니 ‘지금까지 입장과 달라지지 않았고, 사안에 따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욱일기를) 금지하겠다고 말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이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선수촌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IOC가 ‘정치적 선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올림픽헌장 50조 위반을 들어 철거를 요청했고, 대한체육회는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에도 똑같이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IOC로부터 받았다고 밝히며 현수막을 내렸다. 지난 5일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볼더링 3번 과제에서 욱일기 형상의 인공 구조물이 등장했다. 유로스포츠 등 외신들도 이를 “라이징 선(욱일)”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도 “회색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로 구성된 일본의 라이싱 선”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기흥 회장은 “관점의 차이라고 본다. (이 문제를) 생각할 여유도 없었고, 지나친 확대 해석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기자회견이 있었던 날 ‘암벽 여제’ 김자인은 인스타그램에 “군사 침략 피해국에게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다를 바 없다. 올림픽 정신을 지키고자 한다면, 올림픽 무대에서 그 디자인과 코멘트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하며, 책임자는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개최됐다. 때문에 IOC가 욱일기 응원을 금지한다는 약속은 애초에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체육회는 스포츠클라이밍의 욱일기 형상 암벽도 인지하지 못했고,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일본 골프 대표팀 유니폼도 막지 못했다. 일본 여자골프 이나미 모네는 7일 ‘라이징 투 더 챌린지’ 콘셉트의 유니폼을 입고 은메달을 땄다. 욱일기 퇴치와 독도 수호 운동을 벌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전범기를 의도적으로 형상화한 구조물도 큰 문제다. 외신과 연맹이 ‘라이징 선’이라는데, (대한체육회장이) 확대 해석이라고 한다”며 “한국 관계자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 했다. IOC의 이중 잣대가 문제지만, IOC로부터 공식문서를 받았다는 체육회가 적극적으로 항의할 기회였다. 크림반도 사례도 있는데, IOC를 압박해서 홈페이지 점(독도)을 빼고 돌아왔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10 07:58
스포츠일반

"한국 선수가 올랐을 생각하니 끔찍"…클라이밍 과제로 욱일기 형상화 논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욱일기' 형상의 암벽 과제가 출제된 것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 아오미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볼더링 3번 과제로 일본 욱일기를 연상케 한 암벽 모양이 출제됐다. 이날 전체적으로 방사형의 원 모양으로 이뤄진 남자 결선 볼더링 3번 문제를 해결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스포츠클라이밍을 관장하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는 "35도 경사면에 있는 회색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로 구성된 일본의 욱일기 모양 3번 과제에서는 모든 선수가 존(zone·가운데에 있는 홀드)에는 도달했지만 아무도 톱(Top)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IFSC가 볼더링 3번 과제 모양을 욱일기로 해석한 데 이어 유로스포츠, 아웃사이드, 플래닛마운틴 등 외신 또한 이 과제를 '라이징 선'(Rising Sun)으로 불렀다. '떠오르는 해'(욱일)라는 뜻이다. 플래닛마운틴은 "일본의 나라사키 도모아에게도 라이징 선은 풀 수 없는 과제로 보였다"고 전했다. KBS에서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해설을 맡은 '암벽 여제' 김자인도 해당 과제를 보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자인은 인스타그램에 볼더링 3번 과제와 욱일기 사진을 공개한 뒤 "욱일기 문제는 한국과 일본에서 늘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였다"며 "왜 굳이 그런 디자인을 볼더링 과제에 사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남자부에 출전한 천종원(25·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은 예선에서 10위를 차지해 8위까지 진출하는 결선에 합류하지 못했다. 스포츠 팬들은 천종원이 결선에서 욱일기 형상 구조물을 오르려고 노력했을 것을 상상하면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설마 했는데 이렇게 비교해서 보니 확실해 보이네" "올림픽에 전범기라니...대단한 발상" "결선에서 한명도 못 푸는 것 보고 문제 잘못 냈구나 했는데 욱일기 형상이었다고?" "저 형태 만들려고 난이도는 버린 건가?" "한국 선수가 결선에 못 나간 게 이렇게 다행일 줄이야" 등 의견을 내놓았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2021.08.08 11:40
스포츠일반

'거미 소녀' 서채현,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아깝게 8위

‘거미 소녀’ 서채현(18·서울 신정고·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아깝게 8위를 기록했다. 서채현은 6일 일본 도쿄의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콤바인 결선을 8위로 마쳤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스피드 ▶볼더링 ▶리드의 세 종목 순위를 곱한 포인트로 순위를 정한다. 낮을수록 순위가 높다. 서채현은 112포인트(8X7X2)를 기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올림픽 새 정식 정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 초대 챔피언에는 1위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가 올랐다. 5포인트(5X1X1)를 기록했다. 일본 두 선수가 2위(45포인트), 3위(65포인트)에 올랐다. 스피드와 볼더링까지 8위에 그쳤던 서채현은 리드에서 1위에 올랐다면 동메달을 노려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채현은 홀드 35개를 잡았다. 가른브레트가 37개를 잡았기에, 3개를 더 잡았더라면 대역전극을 노려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막판에 아쉽게 떨어졌다. 앞서 서채현 첫 세부종목인 스피드(15m 암벽 빨리 오르기)에서 8명 중 8위에 그쳤다. 8강에서 서채현(10.64초)은 알렉산드라 미로슬라프(폴란드·7.49초)에 밀렸다. 5-6위전에서도 서채현(12.85초)은 예시카 필츠(오스트리아·8.77초)보다 늦었다. 7-8위전에서 9.85초로 브룩 라부투(미국, 9초06)에 밀렸다. 그래도 스피드 개인 최고 기록을 찍은 서채현은 공중에서 기뻐했다. 그다음 세부종목 볼더링(로프 없이 4분 안에 암벽 4개 루트를 적은 시도로 많이 완등하기)에 나섰다. 3가지 문제를 두고 선수들은 '수험생'처럼 루트를 관찰했다. 그러나 서채현은 3차례 모두 꼭대기 홀드(암벽의 돌출부)인 ‘톱(Top)’, 가운데 홀드인 ‘존(Zone)’을 잡지 못했다. 미로슬라프도 똑같이 실패했지만, 예선 성적이 앞선 서채현이 8위가 아닌 7위에 올랐다. 가른브레트는 '톱'을 2개 성공하고, '존'을 3번 찍어 볼더링 1위에 올랐다. 서채현은 중간순위에서도 56포인트로 8위에 그쳤다. 마지막 세부종목은 리드(15m 암벽을 6분 안에 높이 오르기). 터치한 홀드 개수로 점수를 매긴다. 서채현은 홀드 35개를 잡았다. 김자인 해설위원은 TV 중계 도중 “육상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100m 달리기, 숟가락에 계란 얹고 달리기, 마라톤 등 세 종목을 하는 셈이다. 그만큼 콤바인 세 종목을 모두 잘하기 어렵다”고 비유했다. 작은 체구(키 1m63㎝, 체중 50㎏)의 서채현은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스피드가 분리되고, 볼더링과 리드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스피드가 약하고 리드가 강한 서채현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06 22:12
스포츠일반

18세 거미소녀, 오르지 못할 벽? 내겐 없어요

‘거미 소녀’ 서채현(18·서울신정고)이 도쿄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메달에 도전한다. 6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리는 여자 콤바인 결선에서다. 그는 지난 4일 예선에서 20명 중 2위에 올랐다. 결선 진출자는 8명이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새 정식 종목이다. 콤바인은 ▶스피드 ▶볼더링 ▶리드의 세 종목 점수(순위)를 곱한 포인트로 순위를 정한다. 낮을수록 순위가 높다. 서채현은 예선에서 85포인트(17X5X1)를, 1위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는 56포인트(4X1X14)를 각각 기록했다. 서채현 첫 세부종목인 스피드(15m 암벽 빨리 오르기)에서 10초01을 기록했다. 출전 선수 20명 중 중간순위 17위. 그다음 세부종목 볼더링(로프 없이 5분 안에 암벽 4개 루트를 적은 시도로 많이 완등하기)에서 5위로 선전했다. 꼭대기 홀드(암벽의 돌출부)인 ‘톱(Top)’을 2개 성공하고, 가운데 홀드인 ‘존(Zone)’을 4번 찍었다. 중간순위 10위로 올라갔다. 마지막 세부종목은 리드(15m 암벽을 6분 안에 높이 오르기). 터치한 홀드 개수로 점수를 매긴다. 서채현은 완등 직전인 홀드 40개까지 올랐다. 2위 예시카 필츠(오스트리아)가 33개였다. 7개는 압도적인 차이다. 스피드 직후 17위였던 중간순위는 2위로 수직 상승했다. 서채현은 리드 종목 세계 최강자다. 지난해에만 리드 월드컵 4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9년에는 이 종목 세계 1위였다. 이창현 대표팀 감독은 “콤바인의 경우 최소한 2개 종목은 잘해야 한다. (가장 약한) 스피드는 연습 베스트 기록(9.9초)에 근접했다. 리드와 볼더링에서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채현이는 평소 ‘벽에 매달리면 편안해진다’는 아이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챙겨준 김자인(33)의 장점을 거의 다 흡수했다. 신중함과 문제 해결능력이 (김자인을) 빼닮았다. 경기 직전 홀드와 루트 관찰할 시간을 주는데, 굉장히 빨리 흐름을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김자인은 리드 월드컵 최다우승자(28회)로 ‘암벽 여제’라 불린다. 김자인은 “채현이는 볼더링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데도, 볼더링의 경우 주 종목 선수보다도 잘했다. 긴장하지 않고, 동작이 부드럽고 본능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채현의 부모는 아이스 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종국(48)과 스포츠 클라이머 전소영(47)이다. 7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실내암장에서 놀며 클라이밍을 익혔다. 고교생인 그는 오전 수업을 마치면 교복 차림으로 실내암장을 찾아 훈련한다. 그는 “홀드를 수없이 잡아 출입국 때 지문 인식이 안 될 정도”라는 동료 말에 “아직 미성년자라서 자동 입출국 심사는 안해봤지만, 아마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그는 4일 예선 직후 “여자배구(터키전 승리)를 보고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며 결선에서도 선전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에 “결승에서는 더 즐겁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적었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06 08:49
스포츠일반

"메달 가능성 확실"···'암벽여제' 김자인이 본 18세 서채현

“(서)채현이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면 긴장을 잘 안해요. 또 등반을 오래해서 동작이 굉장히 부드러워요. 본능적이죠.” ‘암벽여제’ 김자인(33)이 바라 본 ‘18세 거미소녀’ 서채현의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메달 가능성은 어떨까. 김자인은 “채현이가 결선에서 스피드에 연연하지 말고, 볼더링에서 3문제를 천천히 풀어가고, 리드에서 힘을 조절해서 제 기량을 뽑아냈으면 한다. 그러면 충분히 메달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서채현은 6일 오후 5시30분부터 일본 도쿄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리는 여자 콤바인 결선 리드에 출전한다. 오후 6시30분부터 볼더링, 오후 9시10분부터 리드에 나선다. 앞서 서채현은 지난 4일 예선에서 20명 중 2위에 올랐다. 결선 진출자는 8명이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새 정식 종목이다. 콤바인은 ▶스피드(15m 빨리 오르기) ▶볼더링(로프 없이 5분 안에 4개 루트를 적은 시도로 많이 완등하기) ▶리드(15m 암벽을 6분 안에 높이 오르기)의 세 종목 순위를 곱한 포인트로 순위를 정한다. 낮을수록 순위가 높다. 서채현은 예선에서 85포인트(17X5X1)를, 1위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는 56포인트(4X1X14)를 각각 기록했다. 스피드에서 10초01로 17위에 그쳤지만, 볼더링에서 5위로 선전했다. 꼭대기 홀드(암벽의 돌출부)인 ‘톱(Top)’을 2개 성공하고, 가운데 홀드인 ‘존(Zone)’을 4번 찍었다. 리드에서 1위에 올랐다. 예선에서 완등에 가까운 40개 홀드(암벽 돌출부)를 올랐다. 2위는 그보다 7개나 적었다. 서채현은 키 1m63㎝, 체중 50㎏로 체구가 작다. 농구로 치면 단신 가드가 3점슛, 드리블 뿐만 아니라 덩크슛 콘테스트도 나서는 셈이다. 이창현 대표팀 감독은 “채현이는 평소 ‘벽에 매달리면 편안해진다’는 아이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엄청 챙겨준 김자인의 장점을 거의 다 흡수했다. 신중함과 문제 해결능력이 김자인을 빼닮았다. 경기 직전 홀드와 루트 관찰할 시간을 주는데, 굉장히 빨리 눈으로 홀드 40~50개 크기와 모양을 기록해 흐름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김자인은 리드 월드컵 최다우승자(28회)로 ‘암벽 여제’라 불린다. 서채현은 인스타그램에 “내가 가장 존경하는 클라이머”라며 김자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바 있다. 김자인에게 서채현의 결선 전망을 물었다. -서채현이 예선에서 선전한 비결은.“채현이가 다른 선수에 비해 리드를 월등히 잘해줬다. 리드에서 1등한 게 점수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전 경기 시작 전부터 ‘스피드 성적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마음 편하게 나섰으면 했다. 특히 볼더링을 채현이가 잘해줬다. 볼더링이 주 종목인 선수가 굉장히 많았는데, 채현이보다 밑에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좋은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서채현이 덤덤하게 웃으면서 암벽에 오르더라. 서채현의 장점은.“제일 큰 장점을 꼽으면 긴장감을 잘 조절하는 선수인 것 같다. 아무리 평소에 뛰어나더라도 큰 대회에 처음 나가서 그렇게 덤덤하게 기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데. 성격 자체가 다른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는다. 긴장을 잘 안 한다. 채현이는 등반 경험이 굉장히 많고 오래했다. 확실히 동작 자체가 굉장히 부드럽다. 본능적으로 등반한다. 어떤 구간에서 힘을 빼고 마무리하고, 어떤 구간에서 밀면서 쭉 가야 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도 정말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를 거의 못나가, 실전 감각이 우려됐는데.“채현이는 2019년에 리드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 많지만, 볼더링은 거의 국제경험이 없다. 볼더링은 워낙 여러가지 유형이 나오며, 국제 대회에 많이 출전해 여러 유형을 느껴보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우려됐지만, 채현이는 워낙 등반실력이 뛰어나고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는 선수다. 문제, 문제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잘 풀어나갔던 것 같다.” -결선 전망은.“야냐 가른브레트가 예선 볼더링에서 다른선수들과 레벨 차이를 보여줬다. 볼더링을 뛰어나지만, 리드에서는 채현 선수 만큼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심리적으로 리드에서 채현이에게 좀 밀리고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 야냐는 2016~18년 리드 시즌 세계랭킹 1위였는데, 19년에 채현이에게 저지당했다. 기록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리드에서 야냐를 상대로 그 누구도 더 이긴 적이 없었는데, 채현이가 그걸 뛰어 넘었다. 채현이가 결선에서도 스피드부터하지만 연연하지 말고, 볼더링에서 3문제를 천천히 풀어가고, 리드에서 힘을 조절해서 제 기량을 뽑아내 줬으면 한다. 그러면 충분히 메달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믿고 있다” 가와고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0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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