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오타니-저지-알바레스' MLB 최고 타자 3인방, 이제야 '동시에' 터졌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를 함께 지배했던 세 타자의 대포가 드디어 가동됐다.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 그리고 요르단 알바레스(27·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모두 4일(한국시간) 올 시즌 첫 번째 홈런포를 터뜨렸다.세 사람은 지난해까지 AL 으뜸으로 꼽히는 강타자들이다. 저지가 2017년, 오타니가 2018년, 알바레스가 2019년 각각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후 오타니는 2021년 46홈런을 시작으로 3년 연속 투타 겸업으로 활약해 두 차례 최우수선수(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했다. 저지 역시 2022년 62홈런을 쳐 MVP에 올랐다. 알바레스는 두 사람과 경쟁에선 밀렸지만, 2022년 MVP 투표 3위에 오른 경험이 있다. 당시 2위가 오타니였고, 알바레스가 두 사람 바로 뒤를 이었다.세 사람 모두 홈런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모두 3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치고 있는 이들이다. 저지와 오타니는 홈런왕 경험도 있다. 알바레스는 홈런왕은 없으나 최고 37개(2022년)를 쳤고 타격 완성도에서 두 사람 못지 않다.그런데 세 사람의 홈런 소식이 올 시즌엔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타니는 지난달 20일 한국에서 정규시즌을 개막했고, 다른 두 사람도 같은달 30일 본토 개막전부터 경기를 소화했으나 홈런이 나오질 않았다. 오타니의 경우 첫 8경기 동안 홈런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는 그가 데뷔한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무소식은 4일 동시에 깨졌다. 저지가 포문을 열었다. 저지는 4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4회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다.4회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저지의 상대는 KBO리그 SK 와이번스를 거쳐 간 '역수출' 메릴 켈리였다. MLB 복귀 후 꾸준한 활약으로 지난해 애리조나의 월드시리즈 진출도 이끈 바 있다.그런 켈리도 저지의 방망이를 넘지 못했다. 저지는 켈리의 2구째 시속 150㎞ 싱커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가 175㎞/h에 달했고, 비거리도 약 121m를 기록했다.바통을 알바레스가 받았다. 알바레스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경기에서 2번 타자로 나와 3회 말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물꼬를 튼 덕분일까. 이날 알바레스의 타격감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는 4회 말에도 1타점 2루타를 기록했고, 6회 말에도 다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더했다.
두 라이벌의 홈런 소식 덕분일까. 오타니가 드디어 터졌다. 오타니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4-3으로 쫓긴 7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 왼손 투수 테일러 로저스의 150㎞/h 싱커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1m 대형 홈런을 쳤다. 발사각 24도, 타구 속도 시속 170㎞/h였다.세 사람이 첫 손맛을 본 만큼 올 시즌 주요 타이틀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동안 MVP 경쟁을 펼친 오타니가 빠진 AL MVP 경쟁은 저지와 알바레스, 그리고 트레이드로 양키스에 온 후안 소토의 경쟁으로 점쳐진다. 반면 내셔널리그(NL)로 이적해 온 오타니는 팀 동료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그리고 지난해 MVP 1위와 4위였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맷 올슨(이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과 경쟁해야 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4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