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세·분위기 모두 KT 압도"·"우리는 위기 때 강해" 두 주장이 말했다, 우승이냐 마법이냐
“신기하게도 우리는 위기 때 잘하더라고요.”(KT 박경수)“지금 우리 기세가 KT보다 훨씬 좋아요.”(LG 오지환)시계를 돌려 지난 10월 열린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KT는 1패만 더 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에서 승리로 숨을 골랐다. 선발 고영표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배정대와 문상철의 홈런 두 방으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출했다. 경기 후 만난 주장 박경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기하게도 우리 팀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더 잘 뭉친다. 그럴 때 꼭 치고 올라왔다.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박경수의 말대로 KT는 PO에서 2패 뒤 3연승이라는 마법을 부렸고, 극적으로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KS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1차전 승리 후 내리 3연패 한 KT는 이제 1패만 더 하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치는 위기에 몰렸다. 남은 경기에서 무조건 3연승을 거둬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KT 선수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벼랑 끝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도 2패 뒤 3연승 했다. 좋은 기운이 또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주장 박경수가 말한 것처럼 위기에서 발현되는 선수들의 마법을 믿었다. 그러나 LG도 그냥 물러서지 않는다. 2차전과 3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기세를 한껏 끌어 올린 LG는 4차전에서 15-4 대승을 거두며 우승 분위기를 완전히 잡았다. 조금이라도 기세를 내주면 끌려가는 것이 단기전이다. 1승만 하면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 LG는 이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KT 쪽으로 내줄 생각이 없다. 주장이 나섰다. 오지환은 4차전 승리 후 “5차전에서 끝낼 겁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지금 기세나 타격감, 분위기 등 모든 것이 우리가 KT보다 앞서있다. 5차전 이후는 생각 안 하고, 무조건 다음 경기(5차전)에서 끝낸다”라며 5차전 우승을 자신했다.
오지환의 말대로 모든 지표가 LG의 5차전 승리를 가리키고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 후 우승한 사례는 17회 중 무려 16차례나 된다. 우승 확률이 94.1%에 달한다. 반면, KT의 우승확률은 5.9%에 불과하다. 다만 PO에서 3연승 마법을 부린 경험이 있기에, KS에서도 역전 드라마를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우승과 마법의 갈림길에서 5차전 승리의 여신은 어느 쪽을 향해 미소지을까. 두 주장의 결연한 각오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윤승재 기자
2023.11.13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