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포커스] 빗맞아도 OK...'4타수 4안타' 노시환, 외면했던 '바빕신'이 드디어 찾아왔다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불운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노시환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팀은 1-4로 패했지만, 5월 긴 부진에 시달렸던 노시환에게는 뜻깊은 경기였다.노시환은 5월 초만 해도 KBO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5월 12일 기준 타율 0.357(2위), 8홈런(공동 1위)을 기록 중이었다. 출루율(0.432·2위)과 장타율(0.619·1위)을 합친 OPS도 1.049(1위)에 달했다.그러나 그후 끝없는 부진을 겪었다. 7경기 44타석 연속 무안타가 나오면서 타율이 2할대로 추락했다. 잘 맞은 타구가 있어도 잡혔고,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타구질까지 떨어지기 시작했다. 기량도 이전에 미치지 못했으나 불운이 자꾸 그를 따라다녔다.대표적인 게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다. 5월 12일까지 노시환의 BABIP는 0.411에 달했다. 커리어 평균 0.327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았다. 행운의 여신이 그를 따른 셈이다. 그런데 이후 무안타 기간을 겪으면서 BABIP가 급락했다. 5월 12일부터 5월 31일까지 BABIP는 0.122. 무안타 기간이 긴 만큼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고는 해도, 이 기간 최악의 성적이다.그런데 6월 들어 다시 BABIP가 오르고 있다. 그는 6월 들어 5경기 전부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월간 타율이 0.550에 달하고 BABIP도 0.579에 달한다.다만 이 기간 타구질이 뛰어나서만은 아니다. 강한 타구(타구 속도 150㎞/h 이상) 비율이 23.5%로 팀 내에서도 7위에 그친다. 잘 치던 시기 강한 타구 비율이 45.3%에 달했던 걸 떠올리면 여전히 타구질은 좋을 때에 미치지 못한다.4타수 4안타를 친 6일 경기도 마찬가지다. 이날 평균 타구 속도는 141.1㎞/h로 빨랐지만, 강한 타구로 잡힌 건 1개뿐이었다. 바깥쪽 공은 밀어치고, 실투는 당겨쳤다. 몸쪽 공도 걷어내고 당기는 기술이 빼어났다. 그렇다해도 시범경기와 5월 초중순까지 보여주던 노시환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물론 노시환은 억지로 변화를 추구하는 타자가 아니다. 4월 장타 가뭄에 시달리다 5월 폭발할 때도 자신의 폼을 유지하면서 서서히 불을 붙인 바 있다. 일단은 결과가 나오고 행운의 여신이 돌아온 것에 만족할 시기다. 4월 할때 0.277까지 떨어졌던 타율도 이제 0.308까지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표를 앞둔 시점, 노시환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2.27(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야수 3위를 지키고 있다. 국가대표 3루수의 이름이 눈앞까지 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7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