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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맨손 캐치에 실점 자초→타율은 1할 추락 직전...야생마 기질 사라진 푸이그 [IS 냉탕]

타격과 수비 모두 형편 없다. 야생마 기질은 사라졌고, 투지마저 보이지 않는다. 야시엘 푸이그(35)가 KBO리그 2025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까.키움은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0-5로 패했다. 선발 투수 케니 로젠버그가 5회까지 2점만 내주고 분투했지만, 타선은 KT 선발 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5회까지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6회 가동된 불펜진이 바로 3점을 내주며 승기를 내줬고, 타선은 고영표에게 완봉승을 헌납했다.키움은 시즌 17패(8승)째를 당했다. 9위 NC 다이노스에도 2경기 밀린 꼴찌(10위)다. 현재 유일하게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등판한 경기에서도 완패했다. 어느새 승패 차이는 마이너스 8. 2~8위 사이 승차가 3.5경기에 불과할 만큼 치열한 순위 경쟁이 정규시즌 초반부터 이뤄지고 있지만, 키움은 다른 의미에서 '무풍지대'에 놓여 있다.키움은 지난해 11월 기존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더불어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해 공격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지난 2시즌(2023~2024) 10위에 그친 가장 큰 이유를 장타력 부재로 봤다. 그렇게 2022시즌 키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푸이그, 팀 스카우트팀이 잠재력을 인정한 루벤 카디네스가 합류했다. 개막 첫 주에는 외국인 타자 2명을 포진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카디네스가 아내의 출산을 위해 짧은 휴가를 받아 이탈한 뒤 급격하게 득점력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푸이그까지 부진했다. 시즌 첫 10경기에서는 타율 0.293·2홈런·6타점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이후 15경기에서는 타율 0.138·1홈런·6타점에 그쳤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의 반등을 기대하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하위 타순에 그를 두기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20일 KT전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실책도 범했다. 선발 투수 로젠버그(키움)와 고영표(KT) 모두 호투하며 4회까지 0-0 균형이 이뤄진 채 맞이한 5회 초. 로젠버그가 1사 1루에서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다. 이때 타구를 추격한 푸이그가 맨손으로 한차례 바운드된 공을 잡으려다가 놓쳤다. 이어 펌블까지 범하는 사이 1루 주자 오윤석은 3루, 타자 로하스는 2루까지 향했다. 맨손 캐치는 기본에서 크게 벗어난 플레이다. 느린 불규칙 바운드 타구를 처리하는 내야수들이 어쩔 수 없이 행하는 플레이다. 외야수도 종종 담장에 맞고 나오는 공을 바로잡을 때 맨손을 쓰기도 하지만, 이날 푸이그처럼 타구를 직접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자제한다. 로젠버그는 이어진 상황에서 김민혁에게 희생플라이,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푸이그는 이날(20일) KT전 타석에서도 무기력했다. 홍원기 감독은 KT 3연전 1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는 등 조금 살아난 기운을 믿고 푸이그를 4번 타자로 기용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2회는 2루 땅볼, 5회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수비 실책을 한 뒤 나선 5회 타석에서는 고영표의 체인지업 3개에 모두 헛스윙을 하며 3구삼진으로 물러났다. 키움팬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타자를 2명 영입한 키움은 국내 선발진이 무너지며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6점 주면 7점 뽑는 야구를 해야 하는데, 전력 구성 핵심 선수인 푸이그가 너무 부진하다. 외국인 타자 2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 이어지더라도, 푸이그와의 동행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전망이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2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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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부 듀오 주가 상승...'국대' 윤동희도 다시 경쟁 모드→놀라운 롯데 외야 뎁스

국가대표 외야수도 소속팀에선 제자리를 보장하기 어렵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는 그만큼 뜨겁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16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최근 퓨처스리그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외야수 윤동희 콜업 계획을 전했다. 결론은 더 지켜보겠다는 것. 롯데는 지난 7일 주전 외야수 윤동희(22)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출전한 13경기에서 타율 0.179·1홈런에 그쳤다.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한화생명 볼파크 8m 높이 몬스터월을 넘기며 시즌 첫 홈런을 장식했지만, 이후에도 타격감이 나아지지 않았다. 의미하는 바가 큰 엔트리 이동이었다. 윤동희는 현재 롯데 간판타자다. 데뷔 2년 차였던 2023시즌 111안타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드러냈고, 그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됐다. 2024시즌도 타율(0.293), 홈런(14개) 커리어 하이를 해낸 뒤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일원으로 국제대회를 치렀다. 스타성도 갖춰 롯데팬의 큰 응원을 받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강단 있는 지도자다. 아무리 스타플레이어라도 개선이 필요하면 바로 실천에 옮긴다. 윤동희는 그렇게 2군행 지시를 받았다. 17일이면 다시 1군에 등록할 수 있는 일수(열흘)를 채운다. 윤동희는 퓨처스리그에서 나선 7경기에서 타율 0.500(24타수 12안타) 3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다른 레벨을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콜업 계획을 묻는 말에 "1군과 2군 투수들의 공은 다르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10㎞/h 정도 차이가 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컨디션 난조로 2군에 간 투수들도 구속이나 기록이 아닌 투구 내용과 밸런스 회복 정도를 재콜업 기준으로 삼는다. 타자 역시 타율, 홈런 기록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윤동희에 대해서도 코칭스태프의 정성적 보고를 듣고 다음 단계를 밟을 전망이다. 윤동희에게 타격감을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15일 기준으로 월간(4월) 팀 타율 1위(0.309), 팀 득점 1위(67)에 올라 있다. 젊은 주축 타자 대부분이 부상 또는 부진으로 한차례 이상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김민성·정훈 등 베테랑들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며 버텼고, 전민재·장두성 등 내외야 백업 자원들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며 타선에 짜임새가 생겼다. 결국 윤동희도 다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할 상황이다. 한자리는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가 차지하고 있다. 장두성의 최근 상승세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원래 강점인 주루에 타격 성적까지 좋아졌다. 황성빈은 팀 배팅, 주루에서 자신만의 경쟁력을 증명한 선수다. 황성빈과 장두성이 지키는 외야 11~4시 방향은 그야말로 통곡의 벽이다.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 팀은 강해진다. 세대교체, 리빌딩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는 국대(국가대표) 외야수도 자리 보존이 힘겨울 정도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1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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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깔고' 시작해도 지네→한화는 지금 딱 2개만 안 된다...'오펜스'와 '디펜스' [IS 냉탕]

이번엔 이길 줄 알았는데, 한화 이글스가 또 졌다.한화는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6-5로 졌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시즌 4승 10패(승률 0.286)를 기록,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였다. 이날 경기 한화의 출발은 올 시즌 통틀어 눈에 띄게 좋았다. 한화는 1회 초부터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석 점을 뽑고 출발했다. 리드오프 황영묵이 내야안타로 나가 투수를 흔들었고,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여기에 3번 타자 노시환이 일격을 가했다. 노시환은 최승용과 승부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몰리는 슬라이더를 통타,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넘기는 타구 속도 175㎞/h의 특대 홈런을 때려냈다. 한화가 3점을 내고도 상황은 여전히 1회 초 무사. 말 그대로 3점을 깔고 바둑을 시작한 꼴이었다.쾌조의 출발이었지만, 한화는 이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우선 실점 관리가 안 됐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줬다.3점 리드를 잃는 걸 넘어 역전까지 내줬는데, 마운드보다 수비가 치명적이었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1회 말 양의지에게 추격하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4회 말 다시 그에게 솔로포를 내줬다. 두 실점 모두 한화로서는 '불가피한' 사고였다. 문동주의 투구보단 양의지의 타격 컨디션이 실점의 이유였다.동점 허용 상황도 조금이지만, 다소 허무하게 실점을 내줬다. 문동주는 홈런을 맞은 4회 말 후속 타자들에게 역전 실점을 내줬다. 후속 타자 강승호에게 안타를 맞은 게 시발점이었다. 강승호는 출루 후 2루 베이스를 훔쳐 투수를 압박했다. 이어 박계범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면서 한화의 리드를 지워냈다. 단타 2개로 동점을 내준 꼴이었다.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그 다음 장면이다. 중견수 플로리얼은 박계범의 안타 타구를 처리하려 달려들었는데,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뒤로 흘렸다. 바운드가 다소 빠르긴 했지만, 내야수도 아닌 외야수가 흘릴 타구라고 보긴 어려웠다. 아쉬운 수비가 이어졌다. 플로리얼이 뒤늦게 타구를 처리하는 사이 주자 박계범이 홈까지 노렸다. 한화로서는 아웃 카운트를 더할 수 있는 기회였고, 한화 수비진은 중계 플레이로 홈 보살을 노렸다. 외야에서 내야를 거친 공은 정확하게 포수 최재훈에게 배달됐다. 그런데 최재훈이 공을 미트에 담지 못했고, 박계범은 단타 하나로 2점을 뽑는 '기적'을 이뤘다.투수가 수비를 '믿지 않고' 막았다면 이겼을 수도 있지만, 한화 마운드는 이날도 불안했다. 선발 문동주는 수비 불안을 고려해도 4이닝 4실점(3자책)으로 흔들렸다. 뒷문 계투 운영도 살얼음과 같았다. 운용 자체는 성공에 가깝다. 한화는 조기 강판된 문동주 빈자리를 조동욱과 김종수를 이어 막았고, 연달아 나오는 좌타자는 왼손 김범수(1이닝 무실점)로 막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필승조를 맡길 자원이 심각하게 부족했다. 필승조가 돼야 할 박상원은 등판했다가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았고, 위기를 막아보겠다고 올라온 한승혁은 시즌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다. 결국 그는 적시타도 아닌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계투가 부족하니 연장전을 버틸 여력도 없었다. 한화는 마무리 김서현이 9회를 책임진 뒤 루키 정우주에게 10회를 맡겼다. 시즌 초 불안감을 노출했던 정우주는 이날 최고 155㎞/h 강속구로 두산 타선을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10회 안에 승부를 짓지 못했고, 결국 11회엔 막 1군에 콜업된 이상규를 올렸다가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수비도, 마운드도 문제다. 득점이라고 좋았던 건 아니다. 한화는 냈어야 할 추가점을 못 냈다. 개막 2연전 뒤 11경기 타율 0.100(40타수 4안타)에 그치던 노시환은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한화는 5점을 내긴 했지만, 이중 4점을 노시환에게 의존했다. 선취점을 노시환이 냈고, 리드를 뺏겼을 때 동점도 노시환의 적시타가 만들었다. 테이블 세터와 이진영이 각각 2안타씩 때렸으나 해결해준 건 노시환이 전부였다. 나머지 1타점도 희생플라이(최재훈)로 만든 점수였다.시즌 내내 이어진 빈공 속에서도 경기 운용의 변화도 찾기 어려웠다. 김경문 감독은 대주자 이원석, 이상혁 등을 쓰면서 짜내기 득점을 시도했으나 이날 1군에 오른 하주석을 기용하는 등 대타 작전은 쓰지 않았다.이날 한화는 무엇 하나 안정적인 게 없었다. 막아야할 때 막지 못했고, 점수를 내야할 때 내지 못했다. 왜 최하위였는지, 팽팽한 연장 혈투를 펼쳤음에도 올 시즌 한화의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딱 2개뿐인 한화의 약점, '공격'과 '수비'는 접전 속에서 더 적나라하게 확인됐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9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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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피터 드러커도 틀렸다

‘야알못’ 대표가 있었습니다. 야구단을 가진 그룹에서 보낸 분이었죠. '야구를 알지 못한다'라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지만, 뛰어난 추진력이 발탁의 배경이었습니다. 구단을 새로 조직하는 상황에 맞춰 적임자로 뽑혔다고 알려졌습니다. 보스 기질이 강한 신임 대표는 자신 생각을 거리낌 없이 던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구단 프런트며 현장 감독과 코치들과 미팅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르는 분야나 주제에 대해 묻기보다는 자기의 생각과 판단을 사실상 주문하는 쪽이었다는 것이 당시를 기억하는 주위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선발 투수가 왜 필요해? 투수도 많은데 한 명씩 1이닝씩 나눠 던지면 되는 것 아냐?"라는 그의 말입니다. 이것이 질문이었을까요. 궁금해서 물었다기보다는 그렇게 해보라는 지시에 가까웠습니다. "단장이 왜 필요해?"라던 그는 사장인 자신이 다 할 수 있으니 중복되는 자리를 뭐 하러 두냐며 없애 버릴 정도였습니다. 그런 그를 말리느라 프런트가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그가 꺼낸 1이닝 투수 분업화는 그때는 야구 문외한의 상징처럼 야구판에서 회자됐습니다. 당시 야구 기자였던 저도 저 말을 비웃었다고 솔직히 고백합니다. 이후 세상이 바뀝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오프너(opener) 전략이 등장합니다. 선발 투수가 아닌 구원 투수를 경기 초반에 등판시켜 상대팀 상위 강타선을 막도록 했습니다.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나 몇몇 선발진이 약한 경우 강한 공을 던지는 불펜 중에서 오프너를 기용해 예봉을 피하게 하는 겁니다. MLB나 한국 야구에서도 아주 옛날 원래 선발을 뛰던 투수 대신 다른 선수를 기용하는 변칙이 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고정적으로 구원진을 첫번째 투수 자리에 넣는 건 2018년 미국의 스몰 마켓 구단인 탬파베이 레이스가 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발 투수가 부족했던 이유와 함께 거금을 받는 수준급 선발을 구하기 힘든 팀 입장에서 꺼낸 고육책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성공합니다. 다른 구단으로 퍼져 나갔고, 몇 년간 대유행이 됩니다. 물론 잦은 투수 교체, 초반부터 전력 피칭을 하는데 따른 부상 가능성 증가, 루틴 파괴에 대한 선수들 불만 등으로 최근엔 빈도가 줄었습니다.고정 선발의 생각과 역할을 파괴한 오프너 전략이 대두될 때 저는 야구팀 프런트가 돼 있었습니다. 야구 선진국이던 미국에서 오프너가 각광받는 걸 보며 저는 ‘야알못’ 대표의 오래 전 주장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야구의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고정 관념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그 시절 주위 여러 야구 관계자와 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이 꺼낸 생각과 오프너 전략이 딱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보수적인 야구판에서 새로운 시도나 발상이 외면받거나 대놓고 무시되는 경향이 많다는 데는 대체로 수긍했습니다. 사장님이 외부인이어서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야구를 직접 하는 코칭스태프나 야구팀에서 일하는 프런트가 고민 끝에 꺼낸 화두에도 생각의 싹을 아예 잘라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면 좋으련만 고민의 시작점인 고충에 대한 공감도 없습니다. 문제점부터 찾습니다. 일부 미디어는 맥락을 충분히 전하지 못하고, 팬들도 아는 수준과 범위에서 재단합니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팀마다 빈틈이 있고, 이를 해결하려고 감독님들이 머리를 싸맵니다. 도루 작전 업그레이드(LG 트윈스), 1번 타자 실험(한화 이글스), 7선발 준비(NC 다이노스) 등이 있는데 시작하기 전부터 비아냥과 부정적인 반응이 많습니다. 경험과 지식의 한계, 또한 연구의 부족은 아닐까요.‘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1909~2005년)는 유명한 야구팬으로 종종 야구를 자신의 이론에 인용하곤 했습니다. “조직(팀)에는 야구팀, 축구팀, 테니스 복식조 같이 세 종류가 있다. 야구팀은 각자 역할이 분명하다. 투수는 야수를 하지 않고, 야수도 맡은 포지션의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고정적인 역할로 나뉜 조직과 업무가 겹치는 수평적인 조직, 역할 구분이 없는 창의적인 팀 구성을 설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때가 1970~80년대였습니다. 지금 야구팀이 어디 그렇습니까.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3.24 09:00
프로야구

신인 선수가 빠던?...신인 선수 화제성 1위→단연 여동욱 [IS 피플]

2025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인은 1순위 정현우도, 2순위 정우주도 아니다. 3라운더 내야수 여동욱(20·키움 히어로즈)이다. 키움은 시범경기 10경기에서 6승 1무 3패를 기록, KIA 타이거즈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2024) 장타율 최하위였던 키움은 팀 홈런 12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겨우내 장타력 보강을 기조로 영입전에 나선 효과가 드러나는 듯 보였다. 키움 야수 중 가장 눈길을 끄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건 신인 여동욱이다. 18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2-2 동점이었던 8회 말 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치며 키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여동욱은 지난 8일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NC 다이노스전 7회 타석에서도 목지훈을 상대로 홈런을 친 바 있다. 공이 배트에 맞은 뒤 타구 결과를 예측한 듯 호쾌한 배트 플립을 보여줘 더 화제를 모았다. 근성도 남다른 선수다. 지난 16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상대 더그아웃까지 붙은 파울 타구를 몸을 사리지 않고 잡아냈다. 부상이 우려될 만큼 위험한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사령탑 홍원기 감독은 그런 파이팅 넘치는 모습에 감탄했다. 여동욱은 지난 1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저돌적으로 파울 타구를 쫓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동욱은 3라운드, 전체 27순위에 키움 지명을 받았다. 염승원·어준서 등 그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신인 내야수도 있었지만, 탁월한 공·수 밸런스를 앞세워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찍었다. 키움은 지난 시즌(2024) 개막전에서 신인이었던 이재상을 선발 유격수로 내세웠다. 고졸 신인 기준으로 역대 5번째 기록이었다. 올 시즌은 여동욱이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뿐 아니라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3루수로 나섰다. 원래 다른 신인 전태현과 경합했지만, 홍원기 감독은 여동욱에게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개막전 선발 3루수를 묻는 말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라는 답변으로 사실상 여동욱이 핫코너의 주인이 됐음을 시사했다. 최근 10년 사이 야수 신인상은 2017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18년 강백호(KT 위즈)뿐이다. 여동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비력뿐 아니라 펀치력도 갖춘 신인 내야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9 12:15
메이저리그

"지난 6년 가장 과소평가 타자" 김혜성 관심 거둔 시애틀, MLB 11년 베테랑 영입

김혜성(26·LA 다저스) 영입에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시애틀 매리너스가 다른 방법으로 내야를 보강했다.AP 통신을 비롯한 미국 현지 매체는 '시애틀이 내야수 도노반 솔라노(38)와 1년, 350만 달러 계약에 최종 합의했다'라고 14일(한국시간) 밝혔다. 솔라노는 타석 출전에 대한 성과 보너스를 최대 100만 달러로 받을 수 있는데 300타석부터 500타석까지 50타석마다 20만 달러가 추가된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솔라노는 지난 6년 동안 가장 과소평가 된 타자 중 한 명"이라고 기대했다.콜롬비아 출신 솔라노의 메이저리그(MLB) 11년 통산 성적은 916경기 타율 0.279(2735타수 764안타) 40홈런 279타점이다. 지난 시즌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타율 0.286(81안타) 8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이 화려한 유형은 아니지만 수비에서의 다재다능함이 강점. 솔라노는 2루수와 3루수, 유격수는 물론이고 1루수와 외야수도 맡을 수 있다.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솔라노를 영입한 구단이 시애틀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시애틀은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문을 노크한 김혜성의 관심 구단 중 하나로 익히 알려졌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스타 김혜성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 중 하나가 시애틀'이라며 '이번 오프시즌에도 2루는 시애틀의 (포지션 보강)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해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하며 MLB 진출 꿈을 이뤘고, 내야 보강이 필요한 시애틀은 솔라노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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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19G·5HR' 장재영, 20일 콜업 예정...타자로 1군 무대 출격 대기

장재영(21·키움 히어로즈)이 타자로 1군 무대를 밟는다. 키움은 20일 청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장재영을 1군에 콜업할 예정이다. 장재영은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19일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1회 초부터 홈런을 치며 퓨처스리그 5호포를 마크했다. 앞서 친 홈런 4개는 모두 지명타자(DH)로 나서 그린 아치였다. 이날은 중견수 수비도 소화했다. 장재영은 최근 출전한 4경기에서 홈런 3개를 쳤다. 삼진은 많은 편이지만, 힘과 주력은 감탄을 안겼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장재영의 1군 콜업 조건으로 수비 안정을 꼽았다. 고교 시절 내야수도 맡았던 장재영이지만 2021시즌 이후에는 실전 경험이 없었다. 퓨처스팀에서 내·외야 수비 훈련을 소화한 그는 지난 9일 두산 베어스 퓨처스팀과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중견수 수비를 소화했고, 이후 조금씩 경험을 쌓았다. 이번 콜업은 장재영이 타자로 1군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 같다. 아직 수비까지 소화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장재영은 그동안 '9억팔'로 불렸다. 고교(덕수고) 2학년 시절부터 150㎞/h대 중반 강속구를 뿌리며 국·내외 구단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선수다. 2021 1차 지명에서 키움의 선택을 받았고,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계약금까지 받았다. 프로 무대 진입 뒤엔 기대에 못 미쳤다. 2021~2023시즌 6점(6.45)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한 그는 재활 치료를 통해 재기를 노렸지만, 5월 1일 실전 복귀전에서 다시 저림 현상이 생겼고, 재검에서 인대가 크게 손상됐다는 진단과 함께 수술을 권고받았다. 구단과 장재영은 고심 끝에 타자 전향을 선택했다. 장재영이 전반기 전에 1군 부름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 아직 전반기지만, 키움은 꾸준히 젊은 선수 성장을 유도했다. 장재영은 19일 기준으로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2(69타수 16안타) 5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장재영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투·타 겸업을 염두에 두고 타자로 출전한 바 있다.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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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8→끝내기 승리' LG, 역대급 혈전 엘롯라시코 위닝 시리즈 장식...리그 2위 탈환 [IS 잠실]

사흘 연속 불펜 데이에 나선 LG 트윈스가 역대급 혈전 시리즈를 우세로 장식했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9-8로 승리했다. '오프너' 이상영이 3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으로 버텨냈고, 타선도 1점 차까지 추격하며 박빙 양상 속에 경기 후반을 맞이했지만, 차·포 빠진 불펜진이 7회 4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저력을 발휘하며 5점 차 리드를 지우고 원점을 만든 뒤 연장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LG는 40승(2무 30패)째를 거두며 이날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패한 두산 베어스(40승 2무 31패)를 끌어내리고 다시 2위를 탈환했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3연속으로 위닝시리즈를 해냈다. LG는 선발 투수 임찬규와 최원태가 각각 허리와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한 상태다. 이번 롯데와의 3연전 모두 불펜 데이로 버텨야 했다. 1차전은 5-3으로 승리했지만, 5시간 가까이 혈전을 치른 2차전은 8-9로 석패했다. 김진성·유영찬 등 필승조 투수들이 무너진 게 뼈아팠다. 경기 전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나도 사흘 연속 불펜 데이는 처음"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투한 투수들에게 휴식을 줘야 하다 보니 마운드 운용 폭이 좁아졌다. 그게 그대로 이날(16일) 3차전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상영은 기대 이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이후 등판한 김유영·김대현·정지헌은 모두 실점했다. 신인 투수 정지헌이 마운드에 오른 7회 초 수비에서 결국 승기를 내줬다. 3-4, 1점 차 추격 사정권에 있었지만 여기에 4점을 내줬다. 정지헌은 제구 난조로 선두 타자 유강남에게 사구, 후속 황성빈에게 안타를 내줬다. 여기서 야수도 영민한 판단을 하지 못했다. 1루수 오스틴 딘이 타자 윤동희의 희생번트가 우측 선상을 흐른 상황에서 처음에는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나가길 기다리다가, 뒤늦게 잡아 송구한 게 커버에 나선 2루수 신민재 키를 훌쩍 넘겼다. 롯데는 유강남뿐 아니라 발 빠른 황성빈도 홈을 밟았다. 정지헌이 고승민을 땅볼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고, 후속 손호영에게도 평범한 땅볼을 유도했지만, LG 유격수 구본혁이 포구 실책을 범하며 실점 위기가 이어졌다. 정지헌은 후속 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중원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어쩔 수 없이 투입한 백승현이 나승엽을 땅볼 처리했지만,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이닝 4점째를 내줬다. 엘롯라시코는 8회부터 시작이었다. LG는 1사 뒤 박해민이 2루타, 투수 구승민의 폭투로 3루 진루, 신민재의 내야 안타로 1점 추격했다.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앞선 타석 침묵했던 홍창기가 안타, 후속 문성주가 추가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롯데는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투입, 승부수를 띄웠다. 이 상황에서 나선 타자는 간판 김현수. 그는 김원중의 포크볼에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4번 타자로 나선 오스틴 딘이 좌전 안타를 치며 주자 홍창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6-8, 2점 차 추격. 이어진 문보경의 타석에서 롯데는 고의4구를 선택했다. 정확히는 후속 타자 김범석을 선택했다. LG는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범석도 포크볼로 삼진을 당했다. 추격 기세는 소멸되지 않았다. LG는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대타 안익훈이 우전 안타, 박해민이 삼진을 당한 뒤 나선 신민재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동점 주자를 뒀다. 이어진 상황에서 나선 홍창기가 내야 타구를 치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제 1점 차. 문성주가 기어코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김원중과의 6구 승부 끝에 직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쳤다. 1루수 나승엽의 미트를 맞고 굴절된 공이 외야로 흘렀다. LG 3루 주자 신민재는 득점. 8-8 동점이 됐다. LG는 앞서 9회 초 시작 전 염경엽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8회 마지막 타자 김범석이 아웃을 당하는 상황에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보고, 경기 진행과 비디오 판독 관련 요청을 하다가 항의 시간을 초과했다. 전날 2차전에서는 김태형 롯데 감독이 9회 말 퇴장을 당했고, 이어진 위기에서 롯데는 리드를 지켜내며 9-8로 이겼다. 이날은 염경엽 감독이 '퇴장 효과' 맞불을 놓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LG는 문보경이 우전 2루타를 쳤고, 대타 허도환이 사구로 진루했다. 김주성의 타석에서 투수 김도규의 보크가 나왔고, 다시 타석에 나선 김주성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박해민이 삼진을 당했지만, 신민재가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치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1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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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보다 출전 기회...김혜성이 강조한 '야구 선수' 본분 [IS 피플]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소속된 에이전시와 계약하며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설렘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비즈니스센터에서 CAA 스포츠와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CAA 스포츠 베이스볼은 지난해 12월 오타니와 LA 다저스의 북미 스포츠 역대 최고 계약(10년 7억 달러) 성사를 이끈 네즈 발레로 에이전트가 공동 대표로 있는 에이전시다. MLB 선수 121명, 100명이 넘는 마이너리거가 소속돼 있다. 발레로는 이날 영상 메시지로 김혜성과 동행을 축하했고, 그와 함께 대표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는 전 빅리거 마이크 니키스는 계약 체결식에 직접 자리했다. 니키스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김혜성에게 관심이 있었고, 지난 3월 열린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서 LA 다저스 투수 바비 밀러의 강속구를 공략해 장타를 친 것을 인상적으로 보기도 했다"라며 김혜성과 계약한 배경을 전했다. 이어 니키스는 "좋은 툴을 많이 갖고 있다. 유격수와 2루수뿐 아니라 외야수도 소화할 수 있다. 많은 팀이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계약 규모 전망, 바로미터로 삼을 수 있는 MLB 또는 국제 무대 자유계약선수(FA)를 꼽아달라는 질문엔 말을 아꼈지만, 김혜성의 빅리그 입성을 의심하지 않는 기운을 보여줬다. 김혜성은 "축하한다"라는 취재진 인사에 "축하는 계약하고 받고 싶다"라며 웃어 보였다. 아직 빅리그 구단과 협상도 시작하지 않은 시점, 소속팀 정규시즌 레이스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자신의 포부나 각오를 전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그러면서도 몇 가지 이슈에 대해서는 생각을 전했다. 일단 선호하는 팀이나 지역이 있느냐는 물음에 김혜성은 "아직 시작 단계다. 내가 선호하는 팀보다 중요한 건, 팀에서 나를 원하는 것이다. 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시즌 2루수로 뛰었던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전환을 팀에 요청했다. 수비력을 MLB 스카우트들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단은 팀 비전을 고려해 김혜성은 그대로 2루, 젊은 선수들을 유격수로 쓰기도 했다. 포지션 이슈도 유연하게 대처한다. 김혜성은 "고교 시절 가장 많이 소화했던 자리가 유격수라 애착이 있는 건 맞지만 집착하지 않는다. 야구 선수를 하다 보면 언젠가 유격수를 맡을 수도 있다. 나는 2루수 김혜성이 아니라, 야구 선수 김혜성이다. 어떤 포지션이든 준비를 잘 할 것"이라며 웃었다. 한 취재진이 주전으로 뛸 확률이 높은 팀과 몸값을 훨씬 많이 주는 팀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물었다. 김혜성은 "아무래도 시합에서 뛰기 위해, 내 목표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건 조건에 맞는 팀을 선택할 것 같다"라고 했다. 돈보다는 출전 기회라는 기회였다. 김혜성은 이미 빅리그에 진출한 입단 동기 이정후(샌프란시스 자이언츠)의 조언을 받아 에이전시를 선택했다. 현재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 그의 롤모델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혜성이다. 슈퍼스타 오타니와는 '소속사 식구'가 됐다. 김혜성은 김하성, 오타니를 향해 "같은 무대에서 뛰고 싶다"라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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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감독도 반한 김혜성 2루타...오타니 에이전트가 계약을 결정한 순간 [IS 포커스]

기대한 만큼 잘 준비했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타격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MLB) 거물 에이전트가 시선을 보냈다.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얘기다. 김혜성은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글로벌 에이전시 CAA 스포츠와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MLB 도전을 향해 순풍을 탔다. 올 시즌을 마치면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우는 김혜성은 이미 지난해 12월 MLB 도전 의지를 전했고, 소속팀 키움도 선수를 지지하기로 했다. 김혜성은 이후 계약을 지원할 에이전시 물색에 나섰고,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CAA 스포츠와 계약했다. CAA 스포츠는 지난해 12월, MLB 대표 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LA 다저스의 메가 빅딜을 성사시킨 네즈 발레로가 이끄는 에이전시다. 이 계약(10년·7억 달러)은 북미 스포츠 역대 최고 규모였다. 김혜성이 오타니와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된 것. 3일 계약 체결식 뒤 CAA 스포츠 대표 에이전트 마이크 니키스는 김혜성 영입 배경을 전했다.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부터, 짧은 시간 선수를 대해보며 느낀 소회를 전했다. 일단 김혜성이 CAA 등 미국 에이전시에 이름을 알린 건 지난해 3월 출전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당시 김혜성은 '어머니 나라'에서 뛴 토미 에드먼에 밀려 주전 2루수로 나서지 못했지만, 일본 리그 팀들과 치른 연습경기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전까지 리그 정상급 교타자로 보기 어려웠지만, 이어진 2023시즌 타율 3위, 안타 2위에 오르며 물오른 기량을 보여줬다. CAA가 김혜성과 계약을 결정한 결정적 순간은 지난 3월 18일 열린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이었다. 당시 다저스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MLB 개막전을 앞두고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팀(팀 코리아)과 연습 경기를 가졌다. 김혜성은 이날 팀 코리아 소속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0-1로 지고 있던 3회 초 주자를 1루에 두고 강속구 투수 바비 밀러의 157㎞/h 강속구를 공략해 타구 속도 163.5㎞/h 우중간 2루타를 쳤다. 타점을 올린 김혜성은 3루까지 밟았고, 후속 타자 강백호의 희생플라이로 역전 득점까지 해냈다. 김혜성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부터 스페셜게임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팀 코리아뿐 아니라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도 LA 다저스와 스페셜게임을 치를 예정이었다. 팀 코리아의 두 경기를 포함해 최대 세 경기를 나설 수 있었다. 당시 김혜성은 "모두 출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혜성 입장에선 MLB 무대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쇼케이스였다. 김혜성이 밀러의 강속구를 잘 공략하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감탄했다. 18일 팀 코리아와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야수 중에는 2루수가 돋보였다. 타격도 좋고, 수비할 때 움직임이 좋았다"라고 김혜성을 인상적인 선수로 지목했다. NBC스포츠도 로버츠 감독의 반응을 전했고, 김혜성이 올 시즌이 끝난 뒤 MLB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호쾌한 타구에 반한 건 로버츠 감독뿐 아니었다. CAA 대표, 오타니의 에이전트 발레로도 김혜성을 주목했다. 그는 3일 계약 체결식에서 김혜성을 향한 영상 메시지를 보내 자리를 빛냈다.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에이전트 니키스도 스페셜게임에서의 타격을 주목했다. 그는 "WBC부터 관심을 가졌고, 밀러의 공을 상대로 장타를 기록한 것도 인상 깊게 봤다"라고 전했다. 최근 방한해 김혜성의 경기를 지켜본 그는 "포수가 김혜성이 뛰는 걸(도루하는 걸) 알고 있어도 대처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발이 빠르다. 2루수와 유격수, 외야수도 소화할 수 있는 점 등 많은 툴을 갖고 있어, MLB 팀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예상 계약 규모, 바로미터로 삼을 수 있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물음엔 말을 아꼈다. 니키스 에이전트는 "금액은 나중에 얘기할 문제다. 다른 국제 선수, FA 자격을 얻을 MLB 선수들이 그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일단 스토브리그가 열려야 더 명확해 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혜성의 빅리그 입성을 자신했다. 뉴욕·네슈빌·LA 등 미국 각 지역에 서로 다른 유형의 트레이닝 센터를 보유한 CAA는 다가올 겨울, 김혜성이 이 시설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취재진이 "오타니와 만날 수 있나"라고 묻자 니키스 에이전트는 "그럴 수 있다. 적으로 만날지, 동지로 만날지는 모르겠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떠도는 평판으로 선수와 계약하진 않는다. 한상 최고의 선수, 단 한 명의 스타를 찾는다. 오늘은 김혜성의 날이다. 다른 관심 있는 (한국) 선수에 대해선 얘기할 자리가 아니"라며 김혜성을 한껏 치켜세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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