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의 힘 없었지만 '마운드 편견 지웠다', 패배 속 삼성의 소중한 소득 [PO3]
기대했던 홈런의 힘은 없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불안할 것만 같았던 마운드가 최소실점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2차전이 열린 대구에서 홈런을 8방이나 쏘아올린 삼성은 이날 잠실 3차전에선 한 개의 아치도 그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가능성을 봤다. 이날 삼성은 황동재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1선발 코너 시볼드가 견갑골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탈락했고, 1~2차전 선발이었던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황동재를 3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왼손 타자가 많은 LG 타선을 상대로 왼손 투수인 이승현의 투입도 고려했지만 이승현을 좌완 계투로 돌리면서 황동재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우려 속에 올랐던 황동재는 비교적 호투했다.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긴 했다. 1회 선두타자 안타에 이어 땅볼로 주자를 득점권에 출루시켰고, 2회에도 선두타자 볼넷과 도루, 외야 플라이로 1사 3루 위기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황동재가 다음 타자 황동재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안정적인 협살로 3루주자를 잡아내면서 위기를 스스로 지워냈다. 3회 1사 후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신민재에게 병살을 이끌어내면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4회엔 좌완 이승현이 올랐다. 황동재가 선두타자 오스틴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현수를 상대로 초구 볼을 내주자 삼성 더그아웃이 움직였다. 주자에 볼까지 떠안은 상황이라 어려웠다. 하지만 이승현은 올라오자마자 오스틴을 견제사로 잡아내면서 아웃카운트를 올렸고, 오지환과 문보경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5회 위기는 넘기지 못했다. 이승현이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해민의 희생번트와 문성주의 안타로 1사 1, 3루 위기를 맞았고, 홍창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실점했다. 이후 송은범이 마운드에 올라 신민재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1,2차전에서 오스틴 딘 원포인트 투수로 나와 모두 성공을 거뒀던 김윤수가 올라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번 이닝의 실점이 삼성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후 나온 불펜 투수들은 완벽했다. 이상민(⅔이닝)과 김태훈(1⅓이닝) 임창민(1이닝)이 무실점으로 3이닝을 막아내면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타선의 빈타와 아쉬운 희생플라이로 패했지만, 마운드가 약하다는 편견을 지워낸 완벽한 투구였다. 마운드뿐 아니라 야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도 돋보였다. 2회 나온 야수진의 협살과 까다로운 타구를 연달아 잡아낸 류지혁과 김영웅의 수비도 1, 2차전에 이어 안정적이었다. 타선은 아쉬웠지만 투구와 수비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삼성의 PO 3차전이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10.18 00:04